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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Author: 은광수
곧이어 몇 놈이 달려와 형수와 애교 누나를 붙잡았다.

놈들은 형수와 애교 누나가 예쁜 걸 발견하고는 두 사람을 잡을 때 은근슬쩍 제 사심을 채웠다.

애교 누나와 형수가 잡힌 걸 보자, 나는 순간 화가 나 소리치며 일어나려고 버둥댔다.

하지만 수적으로 밀리다 보니 일어나기도 전에 상대에게 눌려 다시 바닥으로 직행했다.

한 놈이 아예 내 등을 밟는 바람에 나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때 아까 나한테 맞은 놈이 나에게 걸어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까 나 신나게 팼잖아? 지금도 신나?”

“이 개자식, 두 사람 건드리면 절대 가만 안 둬.”

나는 놈을 향해 이를 갈았다.

그때 놈이 내 뺨을 후려갈기더니 내 머리를 움켜잡고 억지로 얼굴을 들어 올렸다.

“이 상황에 나를 협박해? 네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줄 알아?”

“수호 씨 해치지 마, 때리지 말라고...”

“그만 때려. 제발, 수호 씨, 괜찮아요?”

형수와 애교 누나는 모두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괴롭힘당하자 두 사람 모두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놈은 나를 한바탕 더 모욕한 뒤 형수와 애교 누나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면서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둘이 한 놈을 봉사하고 있었어? 저 자식이 뭐가 좋아서 그래?”

형수는 놈을 째려보며 이를 갈았다.

“지금 당장 이거 풀어. 안 그러면 당신 가만 안 둬.”

“헤헤, 어떻게 가만 안 둘건데?”

놈은 형수의 턱을 들어 올리며 음흉한 표정을 짓더니 형수에게 스킨십을 시도했다.

그런 놈의 행동이 역겨웠는지 형수는 놈을 물어뜯을 기세였다.

그때 놈이 껄껄 웃으며 제 패거리한테 말했다.

“여기 있는 둘, 우리 다 같이 재미 보는 거 어때?”

놈들은 순간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나는 그 말에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형수와 애교 누나가 다치는 건 원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나 혼자 힘으로 놈들을 뿌리치는 건 역부족이었다. 그러니 형수와 애교 누나를 지켜주는 건 더 무리였다.

‘젠장, 미치겠네.’

애교 누나와 형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여인이다. 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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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중간마다 가끔 나오는 삽화는 수위가 너무 높았다.나는 이런 걸 이해할 수 없지만 요즘 많은 여자애들 사이에서 비엘이 인기라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그런데 이영미도 그중 하나였을 줄은 몰랐다.나는 책을 다시 책장에 밀어 넣고 다른 책 하나를 골랐다. 이번에는 비엘 만화였다. 이영미가 이 정도로 심각하게 베엘에 빠져 있는 사람이었다니.나는 그 책을 도로 꽂아 넣고 또 다른 책을 골랐다. 하지만 이번 역시 비엘 만화였다.알고 보니 책장 전체에 이런 책들뿐이었다.나는 너무 어이없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보아하니 이영미는 평소 이런 책을 즐겨 보고 윤해철은 이영미를 무척이나 아끼기에 특별히 아내를 위해 전문 책장까지 만들어준 모양이었다.볼 수 있는 책이 없어 나는 결국 새를 구경하러 갔다.어떤 새들은 마치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무척 재밌게 행동했다.그중에 말할 수 있는 앵무새 두 마리가 있었는데, 나는 참지 못하고 그 앵무새들을 건드렸다.그때 한 앵무새가 갑자기 이영미와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여보, 샤워해.”그러자 다른 앵무새가 잇따라 소리 냈다.“같이 씻을래?”“좋아. 난 역시 욕실이 좋아...”대화가 이어지는 두 앵무새를 보니 나는 넋을 잃었다. 앵무새까지 이 정도로 밝히는 걸 보면 평소 이 집 부부가 얼마나 붙어 있는지 알 수 있었다.그 뒤로 무려 2시간 뒤에 윤해철과 이영미는 함께 내려왔다.나는 속으로 윤해철의 지속력에 감탄했다.이영미는 얼굴이 발그스름했고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오래 기다렸지?”“아니에요.”나는 예의상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지만 솔직히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었다. 아니, 참기 힘들다는 게 더 맞을지도.집안 곳곳에서 느껴지는 야릇한 분위기에 보통 사람들이 오면 정말 견디지 못할 거다.“수호 군, 잠깐만 기다려. 내가 바로 수표를 써줄 테니까.”윤해철은 내려올 때 넓은 어깨와 가는 허리가 돋보인다던 양복을 입고 내려왔다. 그 모습은 같은 남자인 내가 봐도 너무 멋있었다.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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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흠...”나는 일부러 헛기침하며 뒤에 나도 앉아 있다는 걸 티 냈다.그런데 이영미는 오히려 깔깔 웃으며 말했다.“수호 씨는 한숨 자. 나는 우리 남편과 볼일이 좀 있으니까.”‘이건 무슨 상황이지?’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잘 수 있을 리가 있나?“저기 두 분 좀만 참으세요. 이따가 집에 도착하면 마음껏 하셔도 돼요.”우리 부모님과 비슷한 또래의 부부에게 이런 말을 하려니 나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그때 이영미가 애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이런 걸 어떻게 참아? 수호 씨도 경험 있을 거 아니야. 하고 싶을 때 쉽게 참아져?”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대답했다.“그럼 저 먼저 내렸다가 두 분 끝나면 다시 올게요.”“그럴 필요 없어. 그냥 앉아 있어. 차는 움직일 때 더 느낌 있으니까.”내 옆에 앉은 기사는 이런 대화를 듣고도 덤덤한 표정이었다. 보아하니 자주 있는 일이라 익숙해진 듯했다.결국 나는 억지로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올 리가 만무했다.그도 그럴 게, 귓가에 자꾸만 이영미의 애교 섞인 웃음소리가 들렸으니까.비록 두 사람은 정말 몸을 섞지는 않았지만 서로 희롱하며 불장난하는 모습만 봐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심지어 가끔 몸을 저릿하게 하는 말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이 점으로 보면 두 사람이 평소 자주 야릇한 농담을 주고받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둘의 대화를 몰래 듣고 있다 보니 나는 점점 부러웠다. 그러면서 속으로 나도 나중에 늙어서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집으로 가는 내내 화끈한 장면이 뒤에서 생중계되는 바람에 영화를 관람할 때보다 더 괴로웠다.심지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윤해철은 이미영을 안고 서둘러 침실로 돌진했다.운전기사이자 윤씨 가문 집사인 손정현은 나를 거실로 데리고 가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그때 나는 문득 궁금해서 물어봤다.“혹시 기사님은 아무 반응도 없어요?”손정혁은 덤덤하게 대답했다.“나도 이제 50이 넘는데 무슨 반응이 있겠어요?”“50이 넘는다고 나이 든 건 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43화

    하지만 윤지은은 겉으로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뜬금없이 왜 이래?”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윤지은이 대놓고 거절하지 않았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뜻이니까.나는 말을 이었다.“우리가 서로 날을 세우고 있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수많은 사람 중에 서로 만난 것도 인연인데. 안 그래요?”“그런 거 묻지 마. 난 몰라.”윤지은은 답변을 거절했다.이에 나는 싱긋 웃었다.“저는 지금 이대로가 편한 것 같아요. 사실 지은 씨가 말은 독하게 하지만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는 거 알아요.”“내가 그딴 감언이설에 넘어갈 것 같아? 그럴 시간에 사업이나 일궈.”“안 그래도 사업은 할 거예요. 참, 이틀 뒤에 천수당이 개업하는데 지은 씨도 와요.”“시간 봐서. 스케줄 없으면 가고, 있으면 못 가.”윤지은은 항상 이런 식이다. 어느 한번 애교 누나나 형수처럼 확정된 대답을 할 때가 없다.하지만 윤지은이 이렇게 말한 것만 해도 나는 무척 기뻤다.나는 다른 걸 바라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이렇게 평화롭게 지내면 친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서로 틀어져 영원히 얼굴 보지 않는 관계보다는 나으니까.우리가 한창 대화하고 있을 때 이영미와 윤해철이 짐을 챙겨 나왔다.나는 얼른 앞으로 다가가 짐을 대신 들었다.윤지은은 아버지한테 여전히 쌀쌀맞게 굴었지만, 오늘 저녁 식사 자리에 나오라는 건 고분고분 동의했다.차에 오른 뒤 윤해철은 참지 못하고 한탄했다.“지은이 쟤는 성격이 누구를 닮았는지 아주 고집불통이야.”“누구를 닮았긴? 당연히 당신을 닮았지. 당신도 젊었을 때 저랬잖아.?”“내가 그랬다고? 난 당신 앞에서 저런 적 없는데?”윤해철은 인정할 수 없었다.그때 이영미가 윤해철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내 앞에서는 그런 적 없어도 아버님 앞에서는 그랬잖아. 잘 생각해 봐. 지은이 성격 당신이랑 똑 닮았지?”윤해철은 난감한 듯 얼굴을 붉혔다.생각해 보니 확실히 그런 것 같았다.젊었을 때 윤해철은 사업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42화

    “지금이야 그렇게 말하지만 정말 그런 사람 만나면 생각이 바뀔 거야.”윤해철은 여전히 자기 생각을 고수했다.다만 윤지은도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하, 쓰레기가 얼굴에 쓰레기라고 써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 부잣집 도련님 중에 쓰레기가 없다는 건 어떻게 장담해요? 아빠는 그동안 이 바닥에서 오래 굴러 봤잖아요. 그럼 아빠가 한번 말해 봐요. 평소 만났던 부잣집 도련님 중에 한 사람만 바라보는 사람이 몇이나 있었어요?”“다 싸잡아서 욕하지 마. 부잣집 도련님이 얼마나 많은데 그중에 누군가는 네가 말한 그런 사람이 있겠지...”“저는 싸잡아서 욕한 적 없어요. 그저 어떤 신분의 남자든 쓰레기는 똑같이 존재한다는 걸 말하고 싶을 뿐이었어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래요. 그 누구도 저를 강요할 수 없어요.”“아빠가 정말 저를 아끼고 사랑하고 저를 위해 생각한다면 제 의견도 존중해 줘야 하잖아요. 계속 그렇게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할 게 아니라...”“내가 언제 강요했다고 그래? 몇천억짜리 회사를 그냥 주겠다는데 그게 왜 강요야?”두 부녀가 싸움 날 것 같자 이영미는 얼른 끼어들어 분위기를 풀었다.“됐어. 그만 싸워. 어쩜 부녀라는 사람들이 만나기만 하면 싸워대? 지은아, 가업을 잇고 싶지 않으면 잇지 마.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엄마가 네 편 들어줄게. 오늘 식사 자리에 꼭 참석해. 엄마 체면 봐서라도. 알았지?”윤지은은 소파에 기대앉아 건성으로 대답했다.“나중에 주소 보내줘요.”그 말에 이영미는 활짝 웃었다.“그래. 레스토랑 예약하면 바로 알려줄게.”“여보, 나 짐 싸는 거 좀 도와줘.”이영미는 윤해철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홀로 남겨진 나는 윤지은을 빤히 보다가 조심스럽게 그녀 곁으로 움직였다.그때 윤지은이 갑자기 나를 째려보며 물었다.“뭐 하는 거야?”“얘기 좀 해요.”“우리 사이에 할 얘기가 있던가?”“아무 거나 얘기하면 되죠. 그러고 보니 우리 안 본 지 꽤 됐잖아요.”“차라리 평생 내 눈앞에서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41화

    윤지은은 오늘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벨 소리에 문을 연 순간 어머니와 아버지가 같이 있는 모습에 잠깐 넋을 잃었다.나 역시 잠옷을 입고 머리를 부스스하게 풀어 헤친 윤지은을 보고 잠시 넋을 잃었다.윤지은은 평소 병원에 있을 때 항상 머리를 높게 얹고 흰 가운을 걸치고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때문에 윤지은이 잠옷 차림으로 머리를 부스스하게 풀어 헤친 이웃집 동생 같은 모습을 한 걸 보는 건 오랜만이었다. 게다가 손에 의학서적 한 권을 들고 있어 박학다식한 학자 가문 집 딸내미 같은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이건 너무 큰 반전이었다.그때 윤지은은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홱 째려봤다.“뭘 봐? 여긴 왜 왔어?”나는 얼른 생각을 정리한 뒤 해명했다.“저도 윤지은 씨 어머님 아버님과 함께 왔어요.”이영미는 얼른 내 편을 들었다.“지은아, 엄마랑 아빠가 화해한 거 다 수호 씨 덕분이야. 오늘 저녁 수호 씨한테 밥 사주기로 했는데 너도 같이 와.”“저는 됐어요. 바빠요.”윤지은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 색다르게 보였다.그때 이영미가 친근하게 딸의 팔짱을 끼며 애교 부렸다.“가자. 우리 가족이 오붓하게 식사하는 거 오랜만이잖아. 엄마가 부탁할게. 응?”이영미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윤지은도 더 거절할 수 없었다.그때 윤해철이 대뜸 물었다.“넌 여기서 언제까지 살 거야?”“그게 아빠랑 뭔 상관인데요?”“지은,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저 원래 이런 거 알잖아요. 듣기 싫으면 듣지 말던가요.”윤지은은 말을 마친 뒤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그 모습을 보며 윤해철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우리 부녀는 전생에 원수였나 봐. 오랜만에 만나는데 가족애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네. 하.”나는 이 상항에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윤지은이 나한테만 쌀쌀맞게 구는 게 아니라 친아버지한테도 쌀쌀맞게 구는 것 같았다.‘원수를 스스로 만드네.’윤지은은 자기 눈에 거슬리는 사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40화

    강용재라면 바로 임천호 곁을 지키던 그 덩치다.전에 백조의 호수 근처에서 강용재가 나를 미행했던 적이 있다. 다만 내가 정신없을 때 양동준이 나타나 위기를 넘긴 거였다.나는 이제야 임천호가 나를 쉽게 놓아줄 리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동안 윤지은이 양동준더러 은밀히 나를 지켜주라고 한 덕에 그동안 내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거였다.그런데 이제 양동준이 출장 갔으니 강용재는 나 혼자 상대해야 한다.예전 같았으면 나는 분명 불안했을 테지만 지금은 두렵지 않았다.두려움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 사람들은 상대가 두려워한다고 동정하거나 불쌍하게 여길 사람이 아니다.나는 알겠다고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요즘 나와 윤지은은 거의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하지만 그게 양동준더러 나를 보호하라던 것까지는 영향이 미치지 않은 모양이다.자세히 생각해 보니 내 목숨은 윤지은이 구해준 것이기에 나는 윤지은한테 화를 낼 자격이 없었다.나는 그저 이영미 쪽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랐다. 그러면 이영미가 나를 도와 좋은 소리 몇 마디 해주면 나와 윤지은의 관계도 완화될 수 있으니까.아파트 단지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마침 이영미와 윤해철을 만났다.이영미는 다정하게 윤해철의 팔짱을 끼고 있었고 얼굴이 발그스름한 게 한눈에 봐도 사랑을 듬뿍 받은 티가 났다.윤해철 역시 활기가 차 넘치는 게 전에 여색에 관심조차 없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두 사람 사이가 더 화목해진 걸 보니 나는 흐뭇했다.“사모님, 윤 회장님.”나는 먼저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러자 이영미가 꽃처럼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수호 씨 정말 대단하더라? 우리 남편 지금 엄청 끝내줘. 호호호...”이영미는 말하는 와중에도 흐뭇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그때 나는 이내 겸손하게 말했다.“별말씀을요. 다 윤 회장님이 꾸준히 단련하고 보양에 신경 쓴 덕분이에요. 그 기초에 제가 약물로 조금 치료해 드리니 바로 나은 거예요. 기반이 좋지 않으면 제가 아무리 약을 들이부어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39화

    하정현의 아버지 하대철은 재직할 때, 많은 지역의 거물들에게 미움을 샀었다. 때문에 하대철이 무너지자마자 그를 원수로 여기는 사람들이 하정현과 하정현의 어머니 진수향을 잡으려고 쫓아다녔다.그래서 진수향은 할 수 없이 몸을 숨겼고 하정현 역시 강북으로 도망쳐 와서 윤지은을 찾았다.하지만 하정현은 이런 일들을 윤지은한테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동안 윤지은의 기분이 안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하정현은 평소 털털하고 덤벙거리는 것 같지만 사실 매우 섬세했다. 때문에 기분도 안 좋은 친구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 사람들이 아직 강북까지 쫓아온 건 아니기에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날 밤 용천 호텔에서 하정현은 아버지를 구해내라는 진수향의 전화를 받았다.하정현도 답답한 마음에 푸념했다.“제가 무슨 수로 아버지를 구해요? 제 코가 석 자인데...”[그런 건 모르겠고 우리가 너를 힘들게 키워 놨으니 이제 너도 은혜를 갚을 때가 됐어. 만약 네 아버지를 구해내지 못하면 앞으로 너 같은 딸 둔 적 없다고 생각할 거야.]진수향의 말은 너무 모질고 무자비해 하정현은 기분이 계속 안 좋았다. 심지어 그때 하정현은 생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하지만 나와 사모님이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본 순간, 하정현은 스스로 자멸할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정현은 나쁜 놈 손에 유린당할 바에는 차라리 처음을 원하는 사람한테 주고 싶었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강요는 아니니까.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하정현은 나를 찾아왔었다. 진실을 끝까지 얘기하지 않은 건 단순히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서였다.하정현은 자신의 비참한 가정사를 들키고 싶지 않았고 내가 그 때문에 자기를 동정해서 도와줄까 봐 싫었다.매일 가슴 확대 수술을 입에 달고 사는 듯하지만 사실 그건 하정현이 스스로를 속이려는 말이었다.생존조차 어려운 여자가 가슴 확대 수술에 신경 쓸 여력이 있을까?하정현은 단지 몸매를 더 예쁘게 만들어 모델 일이라도 하거나 아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38화

    “보니까 은근히 지은이길 바라네?”나는 윤지은이라고 확신했기에 하정현의 표정은 눈치채지 못했다.그건 아마도 그 상대가 윤지은이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 너무 커서였을 수도 있었다. 정말 윤지은이면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생각하니 웃음이 흘러나왔다.“당연하죠. 그럼 더 이상 알아내려고 머리 굴리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동안 내가 이 일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했는데, 이제 진실을 알았으니 안심할 수 있겠어요.”“너무 쉽게 생각하네. 수호 씨가 비록 임유미 씨와 끝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딱 한 끗 차이였어. 본인이 키스했던 사람이 수호 씨라는 걸 발견했을 때 유미 씨 표정이 어땠는지, 수호 씨는 아마 모를 거야.”그 말은 단번에 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어떤 표정이었는데요? 놀라던가요? 아니면 실망하던가요?”“딱히 뭐라 말할 수는 없어. 놀라움과 실망감도 있긴 했지만 뭔가 더 있었어.”“뭐가요? 무슨 뜻인데요?”나는 꼬치꼬치 캐물었다.그러자 하정현은 귀찮았는지 손을 휘휘 저었다.“몰라. 나도 제정신이 아니라 제대로 보지 못했어.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지. 유미 씨는 상대가 수호 씨라는 걸 발견한 뒤에도 수호 씨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계속할지 말지 고민했어.”“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사모님은 그런 사람 아니에요.”나는 사모님을 대신해 해명했다.하정현은 그 말에 키득키득 웃었다.“유미 씨가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 수호 씨가 어떻게 알아?”“아무튼 알아요.”“그럼 내 친구 지은이는 그런 사람이고?”“그런 뜻 아니에요.”“정수호, 수호 씨는 항상 본인 입장에서 남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더라. 그 사람을 진짜 알지도 못하면서. 지은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심지어는 수호 씨네 형수와 애교 씨도 제대로 알아본 적 없지? 두고 봐, 두려워할수록 그 일이 닥칠 테니까.”하정현의 애매모호한 말을 도저히 읽어낼 수가 없어 나는 마음이 초조했다.“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어요?”“아무것도 아니야. 할 말은 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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