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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8화

우문호는 어린 시녀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네가 옮겼다는 관음보살은 어떻게 생겼느냐? 색깔은 무슨 색이고?”

“어…… 그게……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옥 백색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녀는 덜덜 떨며 그의 물음에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우문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기왕비를 보았다.

“형수님께서는 본왕을 바보로 아시는 겁니까?”

기왕비의 동공이 흔들렸다.

“다섯째,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겁니까?”

“사건 조사를 계속해야겠다는 뜻입니다.”

기왕비는 싸늘한 눈빛으로 주먹을 쥐었다가 천천히 폈다.

“제상궁! 네 죄를 네가 알 테다!” 기왕비가 호통을 쳤다.

어린 시녀를 때리던 상궁이 창백해진 얼굴로 털썩 무릎을 꿇었다.

제상궁은 기왕비가 혼인할 때 데리고 온 상궁으로 기왕비와 매우 가까운 사이로, 기왕비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 사람이다.

“들어오거라!”

우문호는 기왕비의 변명은 듣기 싫다는 듯 밖에 있는 호위를 불렀다.

“예! 부르셨습니까!”

“여기 제상궁을 끌고 가, 곤장 삼십 대를 치거라!”우문호가 말했다.

기왕비는 침통한 표정으로 제상궁을 보더니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벌렸다가 닫았다.

우문호는 피도 눈물도 없는 표정으로 기왕비를 보았다.

기왕비는 처량하게 웃으며 “미천한 상궁이 벌인 일로 이렇게 화를 내실 필요가 있으십니까?”라고 말했다.

“입장을 바꿔서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우문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기왕비는 그를 노려보며 고개를 저었다.

“왕야께서 이렇게 여자들 문제에 관심이 많으신지 몰랐네요. 하지만 여자들끼리 싸움에 남자는 끼지 않는 것이 좋죠. 이렇게 끼어드신다면 속 좁다고 욕먹습니다.”

우문호는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기왕비를 노려보았다.

“형수께서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으니, 저도 한 마디 하겠습니다. 앞으로 제 부인의 손 끝하나라도 건드리신다면 본왕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여자들의 싸움이요? 싸우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제가 응수해 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기왕비가 크게 웃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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