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2366화

Author: 유애
두 쌍둥이 얼굴에 행복한 미소는 사라진 채 어찌할 바를 몰라 천천히 우문호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옷자락을 잡고 조그마한 얼굴을 들어 올려 깊은 반성의 눈빛으로 말했다.

“아버지, 미안해요!”

우문호는 고개를 들고 싶었지만, 원경릉이 계속 고개를 숙이게 했다.

바닥에 피가 뚝뚝 떨어지면서 작은 웅덩이를 이루었고 그중 두 방울이 두 쌍둥이의 손에 툭 떨어졌다.

그는 두 쌍둥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그냥 코피가 좀 난 건데 뭘?”

환타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왜 피하지 않으셨어요?”

우문호는 그들이 그 공을 받아 다시 차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힘을 다 쓰지 않아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아버지 머리통이 깨졌을지도 몰라요.”

칠성이 뒤늦게야 입을 열었다.

그러자 우문호가 박장대소하며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별거, 별거 아니야!”

그는 최근 몇 년간 줄곧 아들에게 푸대접을 받아왔었다.

그는 원경릉에게 두 쌍둥이와 놀아주라고 하고 본인은 청소하러 들어가려고 했다.

원경릉도 따라가고 싶다고 했지만, 그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홀로 집으로 쿵쾅거리며 들어갔다.

하지만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것은 그가 찬 바람을 들이마시며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는 소리뿐이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가 아니어도 우리가 지켜드릴게요!”

칠성은 원경릉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원경릉이 고개를 끄덕이며 두 아이를 꼭 끌어안고 말했다.

“그래, 너희들이 엄마를 여러 번 지켜주긴 했지, 엄마는 너희를 믿는단다!”

칠성이 손을 뻗어 원경릉의 이마를 문질러주면서 말했다.

“어머니, 겁내지 마세요!”

원경릉이 당황한 듯 말했다.

“엄마 하나도 무섭지 않은데, 왜 엄마가 무서워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가 무섭다고?”

칠성이가 그녀를 바라보며 환한 웃음을 짓자 마치 용안처럼 검은 동공이 빛나듯 눈동자가 번쩍였다.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뇌가 전류에 맞은 것처럼 아팠다.

그 고통이 순식간에 사라지긴 했지만 실제로 충격을 받은 것처럼 손끝이 마비된 듯한 느낌을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Locked Chapter

Kaugnay na kabanata

  • 명의 왕비   제 2367화

    얼마 전 떡들에게 머리에 빛이 아직 남아 있는지 물었더니 그들은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셋째를 임신한 후로 사라졌거나 약간 옅어진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자기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환타, 칠성아, 엄마 머리 좀 봐 봐. 빛나는 게 아직도 보여?”두 쌍둥이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네, 보여요!”원경릉의 마음이 조금은 안심이 되었는데 빛이 남아 있다는 것은 당분간은 큰 위기가 없을 거라는 의미였다.소월각에 돌아온 우문호는 콧등에 약을 바르고 있었다.코가 약간 비틀려 있어 그는 스스로 바로잡아 주었다.우문호는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는데 원경릉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별일 아니라는 듯이 옅은 미소를 띄며 말했다.“두 쌍둥이가 그렇게 힘이 세다니, 놀랐어.”“걔네는 원체 보통 사람들과는 달라!”원경릉이 그에게 다가가서 부은 콧등을 살펴보며 물었다.“괜찮아?”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무릎에 앉혀 그녀의 선한 눈매를 바라보며 말했다.“음, 괜찮아! 왜? 기분이 안 좋아?”원경릉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에는 임신 사실을 숨기기로 했다.“아니, 그냥 우리 떡들이 보고 싶어서.”우문호가 그녀에게 가볍게 키스하더니 입을 열었다.“며칠 뒤에 같이 입궐해서 한 번 보러 가도록 하자.”원경릉이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의 말에 응했다.“그래.”이틀이 지난 후 원경릉은 우문호와 함께 입궐했다.그녀가 생각하기에 떡들이 궁궐 생활이 매우 힘들어서 그녀를 보게 되면 다짜고짜 투정부터 부릴 거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그들은 차분했고 심지어 머리를 빙빙 돌리며 원경릉에게 시를 읊어 주기도 했다.원경릉은 우문호와 태상황이 담소를 나누는 틈을 타 만두를 데리고 산책에 나섰다.정자에 이르자 그녀가 만두에게 매우 진지하게 물었다.“네가 말해봐 봐, 엄마 머리에 있는 빛이 아직도 보여? 많이 옅어진 거 같지?”만두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용히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어머니, 이미 삼

  • 명의 왕비   제 2368화

    제 아무리 유능해도 결국은 어린아이에 불과했다.며칠 뒤 경호에서 나온 상자를 귀영위가 밤새 원경릉에게 전달했다.상자 속에는 녹음 펜 하나가 들어있었고 원경릉이 들어보니 주진이가 그녀에게 녹음해준 것이었다.한 시간 분량의 이 녹음은 현대 육체에 대해 말하고 있었는데 비정상적인 뇌파 방출로 인해 그녀의 몸을 해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만약 해동에 성공하고 현대 육체로 살아날 수 있다면 고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의식은 단절될 것이다. 즉 고대의 육체는 죽게 되고 현대의 육체가 살아난다는 뜻이었다.해동하지 않으면 현재의 비정상적인 상태에 따라 1년 후 뇌사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 말인 즉 어느 쪽도 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만약 그녀가 이에 동의하고 만두에게 답을 주면 즉시 항공우주 인공 냉동연구소에 육체를 보내 해동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했다.주진은 또 자신이 살았던 시대에도 성공한 사례가 많았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끝으로 주진은 만약 해동에 실패하더라도 마지막 마법의 무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측정 불가한 강한 의식을 가진 두 쌍둥이고 그들이 그녀의 의식과 뇌세포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주진은 큰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고 걱정하지 말고 평소와 같이 생활하고 나머지 일들은 모두 그녀에게 맡기면 된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것이 그녀가 지금 한창 연구 중인 일이고 그녀가 원경릉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주진의 말로 원경릉은 그제야 한시름 놓게 되었는데 셋째를 출산하기까지는 적어도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기 때문이었다.더욱이 주진은 근거 없는 위로는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녀는 주진을 믿었다.그녀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면 그녀도 웬 만큼의 확신이 있다는 뜻이다. 아니면 주진은 함께 해결책을 찾자고 했을 것이다.예전에 한 번 돌아갔을 때 연구소에서 주진은 그녀에게 자신의 뇌파도를 보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녀가 보지 않게 되자 아마도 주진은 이 측면에 더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

  • 명의 왕비   제 2369화

    원경릉은 잠잠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일을 저질렀다. "누가 이런 짓을 꾸몄는데? 그동안 독고 사람들을 제거하지 않았어? 왜 아직도 경성 근처에서 활동하는 거야?"우문호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독고의 밀정은 거의 다 제거되었어. 그러나 독고와 북막의 진씨 집안이 결탁한 지 이미 오래되었던 터라 북막에 섞여 있던 사람들이 들어온 것 같아. 북막은 군을 주둔시키고 물러나지 않네. 때를 기다리고 있겠지. 소문을 퍼뜨려 백성이 조정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하려는 수작 같아, 걱정하지 마. 나도 방법이 있어."그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나는 싸우고 싶지 않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한다면 북당 군사들은 절대 물러서지 않아."원경릉은 그의 냉엄한 눈빛을 바라보며 자랑스러운 한편, 마음 한쪽이 아렸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 황실의 큰 경사가 그런 헛소문에 휘둘리게 할 수 없잖아? 우린 황실의 새 생명을 기쁘게 맞이하는 거야." 우문호가 차가운 표정을 지우고 웃으며 말했다."새 생명이라..." 원경릉이 그를 바라보며 온화하게 말했다. "우리도 한몫 해야지."우문호의 눈빛이 따뜻해졌다. "그래. 사식이도 이젠 우리 집안 사람이고, 서일도 곧 아비가 되잖아. 그간 우리와 함께 한 햇수도 있는데 꼭 보답할 거야. 만약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를 위해 성은을 빌고, 사내놈이 태어나면 어릴 때부터 잘 가르쳐 큰일을 하게 해야지."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딸이면 어떤 성은을 바랄 건데?"우문호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태자비의 수양딸이 되는 거야,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그럼 당신은 그 아이의 의붓아버지고?" 원경릉은 그의 속셈을 모를 리 없었다. 원경릉은 바로 눈치챘다.우문호가 기침을 하며 말했다. "난 줄곧 열심히 살았어, 그러니 의붓아버지라고 못할까?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어쨌든 나중에 딸 아이는 우리와 함께 살게 될 거니, 우리 자식과 마찬가지야.""장난해? 서일이 그걸 원하겠어? 서일이 동의를 한다 해도

  • 명의 왕비   제 2370화

    "임신까지 다 한 마당에, 지금 때려서 어찌할 건데?" 원경릉이 쏘아붙였다.우문호는 자리에 벌떡 일어나 주변을 방황하며 중얼거렸다. "어쩌지? 낳아야 하는 건가?"원경릉이 목소리를 높였다. "싫다는 거야?""그게 아니라..." 우문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온 회임 소식에 그의 머릿속은 하얀 백지장이 되었다.그는 진정할 수 없었다.원경릉은 다가가 우문호를 껴안았다. 나지막이 말했다. "이러지 마, 다 잘 될 거야. 우린 새 생명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지."우문호가 그녀를 다시 껴안았다. 그는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괴로움을 느꼈다. 한 번은 사고라지만, 이렇게 또 다시 아이가 찾아오면 위기는 더 커질 것이다. 그걸 뻔히 알면서 조심하지 않은 자신을 자책했다.딸을 갖고 싶다고 말했지만, 신께서 그 소원을 정말 이뤄줄 줄은 몰랐다."이건 다른 사람은 가지지 못하는 행운이야." 원경릉이 말했다."우리를 찾아온 복이니 우리가 책임져야지. 이제 와서 아이를 포기할 수도 없잖아?" 원경릉은 그가 방금 했던 말이 신경 쓰였던 것 같다. "내가 잠시 당황해서 말실수한 거야." 우문호가 어색하게 웃으며 그녀를 품에서 놓아주었다. 그녀의 마른 얼굴이 신경이 쓰여 다시 통통하게 할 생각이었다.그는 당분간 회임 소식을 밖에 알리지 않기로 했다. 상관없는 유언비어로 황실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민심을 혼잡하게 만드는 일이다.소문이 소문을 낳는 법이다.하지만 원경릉은 이 사실을 할머니에게 알리는 수밖에 없었다. 아직 초기 임신 상태라 항상 몸 조심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다행히도 그녀의 맥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살은 빠졌지만, 원기는 충분했다.첫 번째 교육생은 곧 출사할 것이다.원은 우문호에게 경중에 관공서 의관을 몇 개 더 만들어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정에서 다시 돈으로 의관을 기르고 백성은 최소의 약값만 감당하게 하자는 의견이다.우문호 역시 현재 개인 의관의 가격이 너무 높아서 많은 가난한 백성들이

  • 명의 왕비   제2371화

    이러한 행동은 자연스레 경중 백성들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의원에서는 현재 태자가 혜민서 진료를 증설하기 위해 약초를 통제하여 약방의 부분 약초들이 불충분해졌다고 책임을 조정과 태자에게 떠넘겼다.멀리 미래를 보았을 때, 이는 백성들에게 좋은 조치이다. 하지만 병에 걸린 백성들은 지금 병을 보지 못하니 당연히 소란을 피울 수 밖에 없다. 원래의 의약시장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비록 비싸더라도 병을 볼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의원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하층 백성들이 아니다 보니 그들은 혜민서 진료를 개설하든 말든 개의치 않는다. 혜민서 진료는 비록 싸지만, 이전의 인식에 따르면 좋은 의사들은 모두 나와 의원을 개설하고 의술이 정교하지 못한 의사들만 남을 것이다. 그러니 넉넉한 사람들은 모두 혜민서에 가 줄을 서지 않을 것이다.물론 진정한 권력가들도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그들은 경중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에 의원에서 하루 50명의 환자를 제한하더라도 그들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들이 사람을 파견해 청하기만 하면 반드시 의사를 집으로 청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소란을 피우는 것은 바로 중간 층의 백성이였다.그리고 사실은 일부 권력가들도 태자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다. 탕양은 원경릉에게 성중 몇 개의 의원은 혜평 공주의 소유라 알려주었다. 혜평 공주는 과거 부중에서 태자가 관리해야 할 것은 관리하지 않고 관리하지 말아야 할 것을 관리한다 욕설을 퍼부었다.혜평 공주는 고 숙태비(肅太妃)의 딸로 내의원 전임 원판의 아들과 부부가 되었다. 부마도 내의원에 들어가려 했으나 부마가 된 후 궁중 어의에 임직할 수 없어 혜민서에서 의관(醫官)을 하였다. 그 후 공주는 아예 의원을 몇 군데 개설해 그에게 관리를 맡겼다.숙태비가 세상을 뜬 후부터 혜평 공주는 요 몇 년 동안 태상황의 환심을 사지 못했다. 태상황은 예전에 혜평이 너무 공리적이고 포악해 인심을 얻지 못한다고 말한 적 있다.하지만 너무 과하지만 않으면 태상황은 보통 얘

  • 명의 왕비   제2372화

    "쇤네... 쇤네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기라는 우문호를 여러 해 동안 따라다녔고 초왕부의 시녀로서 태자비 또한 따라다녔다. 어느 집에서 그녀에게 체면을 조금 주지 않을까? 이런 대접을 받은 적 없는 터라 그녀는 억울하고 황송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태자비에게 도움을 청했다.고개를 돌리자 혜평 공주는 바로 명을 내렸다. "여봐라, 뺨을 때리거라!"그녀 뒤에 서있던 시녀들이 나섰고 두 사람은 동시에 기라에게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때리려 했다."잠깐만요!" 그때, 원경릉이 소리치며 혜평 공주를 바라보았는데, 눈빛은 매우 날카로웠다."저희 초왕부에는 자고로 이런 큰 예를 갖추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공주께서 이렇게 신경을 쓰시는 분인 줄도 몰랐습니다. 다만 시녀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다하더라도 저희 초왕부 사람이니 공주께서 나서서 훈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혜평 공주의 그 말은 기라를 향해 하는 말이 아니라 그녀를 노리고 하는 것이다. 기라는 무고하게 상처를 입었다. 그녀의 두 손이 빨갛게 데인 것을 보고 원경릉은 마음속으로 화가 치솟아 기라에게 차갑게 말했다."이만 물러가거라! 기 상궁을 불러 공주께 차를 올리라 하거라!"기라는 눈물을 참으며 일어나 몸을 숙이고는 물러갔다.혜평 공주는 이 광경을 보자 눈살을 찌푸리며 포악한 기색을 드러내고 콧방귀를 뀌었다."아는 사람들이 보면 태자비가 아랫사람을 배려한다고 생각하겠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초왕부에 규칙이 없다 생각할 거예요. 본 공주도 다 태자비를 위해서예요,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받지 않도록."원경릉의 얼굴에는 참기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공주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헌데 공주께서는 오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혜평 공주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태자비는 뭐가 그리 급하죠? 본 공주가 앉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차를 좀 마시고 얘기하면 안 될까요?"원경릉은 그녀를 참아주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 탕양이 말한 의원에 관련된 얘기를 듣고, 그녀가 온 뜻을 알아보려 했다.기라는

  • 명의 왕비   제2373화

    혜평 공주는 화가 나 봉안이 더욱 야박해졌고 사식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원경릉을 바라보며 말했다."본 공주가 찾아온 건 할 말이 있어서에요, 이런 잡스러운 사람들은 물러가게 하세요.""초왕부에는 잡스러운 사람이 없습니다!"원경릉이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혜평 공주는 얼굴을 치켜세우고 냉소를 지었다."그래요, 규칙이 없는 곳이니 나도 할 말이 있으면 직설적으로 할게요, 태자가 혜민서 진료를 증설하려는 거, 태자비의 뜻이죠?""전 조정의 일들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원경릉이 답하자 혜평 공주는 냉담하게 말했다."인정하지 않다니, 태자비가 무슨 학원인지를 차린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까? 태자비는 엄청난 화를 일으켰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2~3년에 의사 한 명을 양성해 내다니, 8년, 10년 없이 어떻게 의사로 출사를 한단 말입니까? 만약 태자비의 학원에서 나온 의사가 돌팔이에게도 미치지 못해 치료를 하다 사람이라도 죽인다면, 태자비가 책임 지실 겁니까?"원경릉은 이곳에서 의학을 배우려면 어려서부터 스승의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심지어 몇 년간 약을 캐고 말리며, 약을 지어 제련하고 그 외에 또 스승의 집에서 모든 일상생활을 모셔야 한다. 그 모든 과정을 다 끝내고 나이가 어느 정도 되고 나서야 의술을 가르칠 수 있다.하지만 학원의 학생들은 3년 동안 다른 것들을 하고 배울 필요가 없다. 유일하게 해야 하는 일이 바로 배우는 것이다. 지금 할머니께서 진료를 개설함에 따라 학생들도 번갈아 곁에서 따라다니며 증상을 판별하고 임상 경험을 늘이고 있다. 원경릉은 그녀의 학생들이 새로 가르쳐 낸 의사들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 확신했기에 혜평 공주의 말을 듣고는 그녀가 말했다."이 일들은 공주께서 걱정하실 일이 아닙니다, 혜민서 진료를 증설하는 것은 나라와 백성들에게 이로운 일이자 정사(政事)이니 저희 모두 간섭할 수 없습니다."온 뜻을 알고 나니 원경릉은 얼버무리기도 귀찮아져 일어났다."손님을 배웅하거라!""원경릉, 네가 감히

  • 명의 왕비   제2374화

    원경릉의 말을 듣고 기 상궁과 기라는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느지막이 우문호가 돌아오자 기 상궁은 먼저 그에게 이 일을 보고했다. 우문호는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걱정하지 말라고 달래며 소월각으로 돌아갔다.원경릉이 안에서 쌍둥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는 들어가자마자 쌍둥이를 안고 뽀뽀를 해준 다음에서야 유모에게 데리고 가라고 했다.그는 손을 뻗어 원경릉을 품으로 끌어안았다."혜평 고모가 다녀가셨어? 억울했지?"원경릉이 고개를 들었는데, 눈가에는 온화한 웃음기를 띠고 있었다."어떻게 나를 억울하게 할 수 있겠어? 기 상궁이 알려줬어?""응, 정말 너무해. 내일 고모에게 사람을 보내 말을 전할 거야, 만약 또 제멋대로 막아 나선다면 그때는 고모와 조카의 정을 생각하지 않을테니 탓하지 마시라고!"우문호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원경릉도 동의했다. "조금 눈치를 주는 것도 좋지, 스스로 수렴할 줄 알기 바래야겠네.""앞으로 또 오면 바로 문 앞에서 막아. 들어와서 널 방해하게 하지 말고."우문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눈가에는 짙은 걱정이 가득했다.원경릉은 웃기 시작했다."나도 이렇게 분부를 내렸어, 건드리지 못하면 피하지도 못하겠어?"우문호가 거만하게 말했다."누가 건드릴 수 없대? 북당 전체를 봐도 네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 부황과 황조부께서도 모두 너를 지지하시는데."원경릉은 웃으며 말했다."아마 궁으로 가 황조부를 찾으시진 못할 거야.""기껏해야 진국대공주님한테 가서 울며불며 하소연을 할 거야." 우문호가 담담히 말했다.우문호의 예상대로 혜평 공주는 초왕부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진국대공주댁으로 향했다.진국대공주는 요즘 두풍(頭風)이 발작하여, 그녀가 문안하러 온 줄로 알고 곁에 있는 상궁에게 조카딸이 그래도 효도를 한다고 말을 했다.진국대공주는 두통을 무릅쓰고 조카딸을 만나러 나왔지만 혜평 공주의 얼굴에 분노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 혜평 공주는 그녀는 보자마자 무릎을 꿇고 도

Pinakabagong kabanata

  • 명의 왕비   제3259화

    소요공은 얼굴을 찌푸리며 무상황을 한 번 쏘아보았다.하지만 무상황은 신경 쓰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물었다."요부인이 아이를 낳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오?"원 할머니는 말했다."의사로서 저는 그저 의견만 드릴 수 있습니다. 아이를 지킬지 말지는 그들이 결정할 문제입니다."무상황도 이내 얼굴을 찌푸렸다."형식적인 말은 그만하고, 웃어른으로서 말해보라는 것이오."그러자 원 할머니는 자리에 앉아 잠시 생각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지하지 않습니다. 위험이 너무 크고,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를 포기한다면, 그녀는 후회할 것입니다."이것은 몹시 어려운 결정이었기에, 태상황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들이 결정을 내리도록 기다려야 하네. 만약 그들이 아이를 지키기로 결정하면,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하네. 그 외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네. 이것도 어쩌면 지지하는 것이네."어른스러운 그의 말에 원 할머니가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그의 마음은 참 소중했다. 어쨌든 요부인은 더 이상 황실의 사람이 아니기에, 무상황은 사람을 보내 원경릉에게 명을 전했고, 원경릉은 곧바로 그 명에 응했다.사실 무상황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는 최선을 다할 것이었다.약을 처방하긴 했지만, 그녀는 요부인이 훼천을 설득하여 이 아이를 지킬 것이라 생각했다.말솜씨에서 훼천은 요부인에게 한참 뒤떨어지기 때문이다.다음 날 아침, 그녀는 궁을 떠나 집으로 향했다. 역시나 요부인이 그녀에게 간절히 부탁한 것이었다."아이를 지켜보기로 결정을 내렸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게. 아이를 지키려다가, 문제가 생기면 바로 아이를 포기할 것이니. 그 후에는 모든 것을 당신에게 맡기고, 절대로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을 것이네."원경릉이 훼천을 바라보았는데, 훼천은 불안에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두 사람의 창백한 안색으로 보아, 어젯밤 밤새 격한 토론을 했고, 훼천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부인이 애절하게 부탁하는 눈빛을 보며, 원경릉은

  • 명의 왕비   제3258화

    원 할머니는 요부인의 맥을 짚으며, 몇 가지 상황을 물었다.요부인은 숨기지 않고 모든 것을 털어놓았고, 원 할머니는 다시 맥을 짚은 후, 잠시 침묵을 지켰다. 무상황이 재촉하자, 그제야 원 할머니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상황이 정말 좋지 않구나. 기운과 폐기운이 부족하고 허약하며, 심장도 다쳤다. 몸이 찬 편이라 아이에게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정말 낳고 싶다면..."요부인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마지막 희망마저 끊어지자, 너무 슬펐다.훼천이 물었다."원 할머니, 그동안 몸조리를 잘 해왔는데 어찌 몸 상태가 이렇게 나쁠 수 있습니까?"기혈이 부족하고, 몸이 찬 편이라고 이야기하자, 그는 걱정으로 가득 찼다.원 할머니가 말했다. "워낙 허약하니, 쉽게 회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몇 년 전, 지나치게 고생한 탓에 몸을 다쳤고, 그 후에 폐병에 걸려서 폐까지 상했다. 몸조리로 상황이 더 악회하진 않겠지만 나아지지도 않을 것이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니, 무리하며 아이를 낳으면 결국 꼼짝없이 누워 지내야 할 것이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치료받아야 할 것이다. 침대에서의 생활은 아이를 낳을 때까지, 아홉 달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하지만 요부인의 눈에는 다시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계속 누워 있으면, 이 아이를 지킬 수 있는 것입니까?""지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이 아이를 지키려면 꼭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확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원 할머니는 말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황후를 찾아보았느냐?""예. 오늘 황후가 오셨습니다."요부인이 말했다."무엇이라 했느냐?"요부인은 말했다."너무 심각하게 말하진 않았습니다. 저희에게 결정을 내리라 했지만, 아이를 남기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황후의 약이 나의 약보다 나을 것이다. 하지만 황후도 그렇게 말했다면, 정말 위험한 것이다. 사실 의원으로서, 우리도 그저 조언만 할 수 있는 법이다. 아이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위

  • 명의 왕비   제3257화

    원경릉은 못내 조금 흥분했지만, 이내 다시 차분해졌다.약상자에 어떤 약이 나타났든, 지금 상황에는 여전히 위험이 컸다. 그리고 그 약들을 사용한다는 것은, 요부인의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게다가 두 번째 층에는 출산 중 사용할 응급 약도 있었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뜻이었다."다 그들의 팔자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게."우문호는 말하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어찌 고민할 때마다 이마를 찡그리는 것이오.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아 보이면 안 되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리프팅을 해야 하네.""당신은 리프팅 안 했소."원경릉은 웃으면서 말했다."난 괜찮소. 리프팅을 했든 안 했든, 예전보다 확실히 젊어 보이니 괜찮소."우문호는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스스로 만족해했다. 어쨌든, 원경릉이 좋아하면 되었다."정말 리프팅 안 했소. 다 그 약 덕분이오."원경릉이 말했다."정말이오?"우문호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다행이오. 난 당신이 내가 늙었다고 싫어할 줄 알았소."원경릉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 있소? 사랑하는 사람의 흰머리를 볼 수 있다는 건, 사실 행복한 일이네."우문호도 느끼는 바가 있었다."맞소."원경릉이 그의 품에 기대며 조용히 말했다."아마 오늘 밤 요부인과 훼천은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오."정말 그러했다.모두가 나가자마자, 요부인이 약을 보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훼천은 그녀 곁에 있었지만, 위로는 서투른 사람이라, 그저 그녀의 손을 잡고 조용히 곁에 있었다.이 아이는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 오지 말았어야 했다. 아이가 오지 않았으면 이런 슬픔도 없었을 것이고, 그들의 삶도 잘 흘러갔을 것이다.왔지만 떠나니, 정말 상처가 될 뿐이었다. 앞으로 이 일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아플 것이다."어르신을 찾으러 가겠네."요부인이 갑자기 그를 보며 말했다."어르신?"훼천은 누구를 말하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숙왕부에 가려 하니, 함께 가시게."요부인이 벌

  • 명의 왕비   제3256화

    원경릉은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약을 다 처방한 후에 원경릉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일부터 약을 드시게. 잊을 수도 있으니, 며칠 동안 자주 올 것이네. 게다가 또..."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바로 그녀의 말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약을 먹는 과정에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하는 것이었다.그들은 이 나이에 아이를 낳든, 낙태하든, 모두 위험이 따른다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당부를 마친 후, 훼천이 그녀들을 배웅했다.모두 지금은 그들이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했다. 아이와 함께, 셋이 하루를 보낼 시간이 필요했다. 그들에게는 오직 오늘 하루만이 남아 있었다.미색은 집을 나서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한참 뒤 눈물을 닦고 나서 원경릉에게 물었다."방법이 없는 것입니까? 정말 이렇게 해야만 합니까?""그저 지지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미색 또한 이 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었기에, 원경릉은 더 이상 위험에 관해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그래도, 요부인의 목숨이 더 중요한 법이지요."미색은 말을 마친 후, 말을 타고 그곳을 떠났다."며칠 동안 계속 그녀의 곁을 지킬 셈 같아 보이니, 내일 다시 오겠습니다."원용의가 말했다."그래. 나도 올 것이다."그러자 손왕비가 덧붙였다.한편, 궁에 돌아온 원경릉은 바로 실험실로 가지 않고, 창가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셨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슬픔에 가득 찬 요부인의 얼굴만이 떠올랐다.강한 여자의 눈물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저녁 무렵, 다섯째가 돌아왔다. 그는 원경릉이 혼자 앉아 있는 것을 보고서는 대충 눈치챘다. 그는 다가가서 그녀를 안으며 물었다."요부인의 상태가 좋지 않소?""알아챈 것이오?""나이가 나이인지라."우문호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물었다."결국 아이를 포기하기로 했소?""그렇소.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니..."원경릉은 비록 이렇게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 명의 왕비   제3255화

    요부인의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의 말은 항상 그녀의 불안을 사라지게 해주었다.그녀가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아이가 정말 우리를 만나고 싶어 하고, 정말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네. 이렇게 좋은 아버지를 두었으니. 아이가 우리 곁에 올 수 있기를 너무 바랐네."그가 아버지로서 얼마나 훌륭한지, 희열과 희성은 여러 번 그녀에게 말했었다.그들은 밖에서 모두 아무 말 없이 침묵하며, 두 사람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러다 마침내, 미색이 참다못해 물었다."나이가 좀 많다는 것 외에, 다른 위험이 있습니까?""나이가 많다는 것 자체가 큰 위험이다. 출혈도 있고, 다른 증상도 있을 텐데 말하지 않더구나.""무슨 증상이요?"미색이 잠시 멈칫했다."혹 어떤 증상이 나타납니까? 증상 때문에 아이를 지킬 수 없다면 그때 다시 아이를 포기해도 됩니까?""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가정할 수는 없다. 너무 많은 경우가 생겨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그저 지금의 상황과 몸 상태를 고려해 볼 뿐."나이가 많은 여인이 임신하면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어머니뿐만 아니라 태아에게도 위험이 생길 것이다. 임신 중에는 자간, 경련, 두개내출혈, 태반 조기 박리가 있을 수 있고, 출산 후에는 선천적 결함이나 선천성 심장병 등이 있을 수 있었다. 물론, 임산부의 위험이 더 컸다. 임신성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그리고 신장병 등 여러 가지 질병이 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이 증상들이 꼭 나타난다는 뜻은 아니지만, 정상 연령대의 임산부보다는 확률이 훨씬 더 높고, 흔히 보는 증상이었다.원용의가 물었다."그럼, 가장 나쁜 결과는 무엇입니까?"원경릉이 고개를 흔들었다."가장 나쁜 결과는 모두가 예상한 것처럼 어머니와 아이 모두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문제가 클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고, 모든 것이 알 수 없지만, 아이를 지키기로 결정을 내린다면, 큰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바로 그때, 훼천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

  • 명의 왕비   제3254화

    미색은 오히려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정말 잘됐습니다! 정말 임신이라니요!"원용의와 손왕비는 서로 눈을 마주쳤을 뿐, 미색처럼 기뻐하지는 않았다. 사실 오늘, 이곳에 온 두 사람의 마음은 무거웠다.그들은 모두 요부인이 이 나이에 임신한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었다.특히, 요부인이 황후와 함께 걸어 나올 때, 황후의 눈빛에서도 기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의술에 정통한 그녀마저도 낙관적이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은 더더욱 낙관할 수 없었다.원경릉이 미색과 나머지 사람들에게 말했다."요부인과 훼천이 할 이야기가 있으니, 먼저 나가자꾸나."미색은 잠시 멈칫했다."우리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입니까?""그래. 부부끼리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원경릉이 미색을 끌어당겼고, 미색은 워낙 눈치가 빨라 이 말을 듣자마자 단번에 깨달았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요부인에게 물었다."설마... 아이를 포기할 셈입니까? 왜요?""미색아, 헛소리하지 말고, 먼저 나가자."원경릉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문밖으로 향했다. 손왕비와 원용의도 이 모습을 보고는 함께 따라 나갔다.미색은 잠깐 머뭇거렸지만 결국 원경릉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계속 원경릉을 붙잡고 캐물었다."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입니까?"뜰로 나와서 원경릉은 말했다."나이가 있으니, 지금 상태로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이 잘 상의해서 결정해야 할 일이다."손왕비와 원용의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미색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그러니... 지금 두 분은 아이를 가질지 말지를 논의 중이신 것입니까?""이건 그들 부부의 일입니다. 어떤 결정을 하든, 우린 그저 지지해 주면 됩니다."원용의가 담담히 말했다.그러자 미색이 갑자기 마음이 아파왔다."예. 물론 지지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저는 꼭 지지할 것입니다."그녀는 돌의자에 앉아 무릎 위에 손을 올려 천천히 문지르고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이도 이 세상을 한번 보고 싶었을 텐데요."다들 아이

  • 명의 왕비   제3253화

    원경릉은 도무지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훼천이 자네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고, 심지어 이 아이보다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안다고 하는데, 어찌 위험을 감수하려 하는 것인가? 자네가 없는 세상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는가? 그에게 이 아이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네."그들은 혼사 후 줄곧 행복하게 지냈다. 아이가 없어도 아주 만족스러워했다.만약 그녀의 몸이 견딜 수 있다면 문제 없겠지만, 이제 막 임신한 상태에기에 벌써 출혈이 생겼다. 게다가 이후에 그녀가 말하지 않은 다른 증상이 생길 가능성도 높았다.그러면 너무 위험해진다.요 부인이 아랫배를 어루만졌는데, 얼굴에는 모성애가 감돌고 있었다."처음 임신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도 이 아이를 포기해야 겠다고 생각했네. 내 몸이 임신과 출산을 견뎌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아이를 없애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순간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네. 난 간절하게 그와의 아이를 갖고 싶네. 너무 이기적인 걸 알지만, 그 바람이 나를 흔들었네. 그가 아버지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네.""그는 이미 아버지네. 훼천은 언제나 희열과 희성을 친자식처럼 여겼네."원경릉이 말했다."아버지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했고, 심지어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네. 그래서 더욱 미안한 것이네. 다른 여인을 부인으로 맞이했더라면, 자식을 가질 수도 있었을 텐데. 나를 선택한 탓에, 그는 자신의 아이를 가질 수 없네. 그도 정말 아이를 원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아이를 원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원한 적은 없네. 임신한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말할 용기가 없다는 건, 그도 위험을 감수하는 걸 원치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네."요 부인의 얼굴이 복잡하게 일그러졌다."나도 알지만... 참 아쉽네."그녀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사실 혼사를 올렸을 때, 그도 아이를 더 가질 필요 없이 희열과 희성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네. 하지만 두 딸은 그의 성을 따를 수 없네. 임신한 적

  • 명의 왕비   제3252화

    과거에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미색은 풍부한 출산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훼천은 그녀의 경험이 필요했다.훼천은 미색을 한 대 쥐어박으려 튀어나오려는 손을 억누르며 원경릉에게 다가가 공손히 예를 올렸다."황후 마마, 부디 맥을 짚어 상태를 확인해 주시옵소서."원경릉이 물었다."이미 의원에게 진맥을 받지 않았는가? 회임이 확실한 것인가?""몸이 좋지 않다고 하니, 그제 돌아온 희열이가 맥을 짚어 보고는 임신했다고 했네. 나도 잘 모르겠네."요 부인은 살짝 얼굴을 붉혔다. 이 나이에 임신이라니, 정말 부끄러웠다.그녀는 원경릉을 불러 가까이 오라고 부르더니, 조용히 속삭였다."사실 아닐 수도 있네. 몇 달째 월경을 하지 않아서...""몇 달 동안 하지 않았다니요? 그럼… 임신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내력이 깊은 미색은 요부인이 원경릉에게 바짝 다가가 낮게 말했지만, 여전히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말았다. 그리고 미색은 바로 입 밖으로 말을 꺼냈다."조용히 하거라!"원경릉이 웃으며 그녀를 나무랐다.‘미색도 참...’"정말 임신한 것인지, 어서 확인해 보게나."손 왕비가 말했다."그럼, 방으로 가세."원경릉은 요 부인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미색도 따라가려 했지만, 훼천이 그녀를 막았다."여기서 기다리시지요. 어차피 의술도 모르잖습니까.""나도 도우려는 것이다. 훼천아, 너도 참... 호의를 몰라주는구나."미색은 목을 길게 빼고 가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그녀는 지금 상황을 제일 먼저 알아내야 했다. 그러자 원용의가 그녀를 붙잡았다."그냥 앉아서 기다리시지요. 임신이 맞는다면 원 언니가 곧 알려줄 것이니."미색에는 다시 훼천을 바라보며 물었다."아이를 낳지 않기로 하지 않았느냐? 어찌 임신을 막는 약을 쓰지 않은 것이냐?"훼천은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지금 너무 걱정되었다.이 나이에 아이를 가지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게다가 희열과 희성도 효심이 깊었고, 외손자까지 얻었기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 명의 왕비   제3251화

    이리 나리가 말했다."훼천이 집으로 왔는데, 기쁘면서도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소. 그래서 물으니 다 말해주었소. 석 달 동안 비밀로 하려 했지만, 그래도 사전에 검사도 하고 미리 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황후에게 알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소."목여 태감은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원경릉을 찾아갔다.원경릉은 실험실에 틀어박혀 있다가 요 부인이 임신했다는 목여 태감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실험 도구를 급히 내려놓으며 물었다."정말인가?""부마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목여 태감이 대답하자, 원경릉이 말을 이었다."정말 큰 일이네. 요부인의 건강 상태가 원래 좋지 않았는데, 이제야 임신하다니. 그래도 큰 경사니, 내일 당장 찾아가야겠소."지금은 이미 오후였기에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았다.저녁이 되어 우문호가 궁으로 돌아오자, 원경릉이 말했다."내일 요부인을 만나러 갈 것이오. 아마 밤늦게 돌아오게 될지도 모르오.""다녀오시오."우문호가 말했다.그는 겉옷을 벗으며 물었다."이 나이에 임신해도 괜찮소?""아직 쉰 살은 안 됐지만, 고령 임산부인 건 맞소. 게다가 건강 상태가 원래부터 좋지 않아서 나도 좀 걱정되오.""그럼 당신이 곁에서 잘 챙겨주시오."우문호가 배려하며 말했다.그는 오래전부터 어디서든 원경릉의 도움이 필요하면 무조건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오늘 저녁 여섯째도 궁에 왔소. 그래서 이 소식을 전했으니, 아마 내일 미색도 갈 것이오."우문호가 말했다."미색이 알게 됐다면 내일 아주 많은 사람이 몰리겠소."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미색은 비록 수다스럽지는 않았지만, 기쁜 일에는 지나치게 열정적이었다.다음 날 아침, 원경릉은 이른 아침부터 약상자를 들고 출발했다.요부인의 저택 앞에 도착하니, 역시 미색의 마차뿐만 아니라 원용의와 손 왕비의 마차까지 줄지어 서 있었다.문을 들어서자마자 미색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언제부터입니까? 대체 언제부터 우리한테 비밀로 하고 있었던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