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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49화

Penulis: 유애
황후 등장

원경릉이 웃으며, “한 나라의 국모가 쉽게 출궁할 수 있겠어?”

사실 황후는 아홉째를 모함한 일로 또 금족령이 내려졌으나 원경릉이 이렇게 얘기한 건 황후의 체면을 유지해 주기 위해서 였다.

제왕이 다가와 원용의를 부축하며, “아닐 수도 있어요. 오늘 상황이 특수한 만큼 어마마마께서 올 방법이 있으실 겁니다. 아바마마는 어마마마와 싸우고 싶어하지 않으시니 은혜를 베푸시겠죠.”

제왕은 효심이 깊지만 오늘은 어마마마가 와서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그녀가 오면 제왕부는 온통 법도가 넘쳐나 사람들이 정말 정신이 혼미해 질 것이다.

원경릉이 이 말을 듣고 공포스러웠다. 원용의 상태를 보니 저녁에도 꼭 낳을 거란 보장이 없는데 황후 성격에 기다리다 짜증이 날 것이다.

제왕은 역시 황후를 잘 알고 있었다. 과연 신시(오후3시~5시)경에 황후가 온다는 외침이 들렸다.

시어머니께서 왕림하셔서 진두지휘하는 전장터를 원경릉은 한 번 겪은 적이 있고 좋은 일은 절대 단 하나도 없다는 걸 안다.

아니나 다를까 황후가 마당에 들어서서 모두가 예를 취하기를 기다렸다가 원경릉의 배를 보고, “태자비도 아이를 가진 몸에 내일 집에 경사가 있는데 경사 신이 서로 충돌하니 적합하지 않구나. 자네는 역시 돌아가게.”

원용의가 제왕에게 눈짓을 하자 제왕이 알아듣고 황후의 어깨를 부축하며, “어마마마, 일단 본관에 가서 차 한잔 하시지요. 소자 마침 상의드릴 일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지? 내일 할 수 없느냐?” 황후는 제왕의 수법에 넘어가지 않고 날카롭게 원경릉에게, “태자비, 내가 또 가라고 해야 떠나는 건 아니겠지?”

원경릉이 거스르기 어려워, “제왕비 마마를 방에 모셔드리고 검사한 후 바로 가겠습니다.”

그래서 원용의를 분만실에 데리고 들어가는데 막 들어가자 마자 황후가 희상궁을 질책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네는 궁에서 늙은 사람이 경사 신이 서로 충돌하면 얼마나 심각한지 몰라서 태자비를 데리고 여기를 와?”

희상궁이 잘못했다고 하며, “황후 마마 고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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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용의의 출산황후가 직접 지키고 앉아 지휘를 하는데 산파와 어의 모두 좀 당황스러워 하고, 특히 사람을 보내 가라고 몇 번을 해도 원경릉이 가지 않자 아주 화가 잔뜩 났다.해질 무렵 제왕이 몰래 공주들에게 알려 공주들도 와서 지키고 앉았는데 특히 문영공주는 원래부터 황후의 속내를 잘 알아서 황후를 살살 달랬다. 안 그러면 황후가 아주 신나서 이래라저래라 삿대질을 해대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기 때문이다.날이 어둑어둑해 지자 원용의의 자궁수축이 빈번해졌다. 원경릉은 사람을 시켜 먹을 것을 가져오게 해 먹을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먹여 힘을 가지게 했다.원용의는 무술을 한 사람이라 임신 초기에 입덧을 몇 개월 했지만 나중에 천천히 몸이 좋아져서 자궁수축 통증 정도는 그렇게 심하게 고통스럽지 않았다.저녁 해시(9시~11시)무렵 출산이 임박해 져서 황후는 방 밖에 칸막이에서 낮은 목소리로 지휘를 하는데 제왕은 옆에서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초조하고 애가 탔다. 이 와중에 황후가 가타부타 잔소리하는 걸 듣고 있자니 그 놈의 주둥이를 확 막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았다.원용의는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게 원경릉이 소리를 지를 힘으로 밀어내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궁수축이 엄습하고 아이가 막 나오려고 할 때는 원용의도 고통의 비명을 참지 못했다.제왕이 안절부절 하며, “하늘이시여, 하늘이시여, 반드시 순산하게 보우 하소서.”황후가 눈을 흘기며, “여자들은 다……”“닥쳐!” 황후가 뭐라고 하려고 하자 제왕이 다급한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황후가 놀라서, “너 지금 뭐라고 했어?”문영공주가 옆으로 얼른 와서, “어마마마 얘가 초조하잖아요. 처음 아빠가 될 때 다 그런 거 아시죠. 그거 기억 나세요? 어마마마께서 절 낳으실 때 아바마마도 밖에서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 어땠어요? 어마마마께서 저한테 말씀해 주셨잖아요.”“그러니까요, 처음 아빠가 될 때는 다 이래요!” 공주들이 나서서 이구동성으로 시끄럽게 떠들며 황후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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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발한 아버지명원제가 호비를 완전히 공감할 수 없지만 그런 상황은 상상이 되는 것이 확실히 잔혹하다.“남자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호비가 말을 마치고 아이를 안고 가며 화가 난 뒷모습만 덩그러니 남겨두었다.이게 바로 연상연하 결혼의 장점으로 연하는 늘 연상에게 성질을 부릴 수 있다.명원제는 탁자를 치며, “어서방에 가게 가마를 대령하라, 재상을 불러라!”이 늦은 밤 당연히 재상을 부를 수 없으나 성지를 내려, 다음날 아침 일찍 재상 집에서 가마가 한대 황궁 내로 들어왔다.재상이 어서방에 들어온 후 얼굴이 새파래져서 바로 황후궁으로 갔다.황후는 답답해서 속이 상해 있는데 아버지가 온다는 말에 얼른 맞으러 갔다.주재상은 전에 늘 신중하게 군신의 예를 다했으나 오늘은 신하가 아니라 노기등등한 아버지였다.황후를 보더니 사람들이 있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따귀를 때리며,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갈수록 국모의 도량이 없어진 주제에 황후랍시고 세도를 부려? 내일 아침 조례에서 폐하께 황후에게 성지를 내려 달라고 할 거다!”황후가 이를 듣고 화들짝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아버지……”“알아서 잘도 했어!” 재상은 황후가 변명조차 하게 두지 않고 바로 고개를 돌려 나갔다.황후는 전신에 힘이 풀리는 게 아버지가 벽력같이 노하니 황제가 화내는 것보다 무서웠다. 그리고 특히 무서운 건 재상은 자신이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킨다는 점이다.황후가 부들부들 떨며 그동안 뭘 하든 어떤 소란을 피우든 전부 베짱을 부릴 수 있었던 건 황제는 결코 아버지를 함부로 하지 못하고 주씨 집안이 독보적이므로 이 나라의 절반을 아버지 한 사람의 어깨 위에 걸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가 궁에서 난리를 쳐도 황제는 주씨 집안의 체면을 봐서 절대로 황후를 폐할 리 없다고 말이다.그런데 만약 아버지께서 황후를 폐하라고 주청하시다니. 황제의 심정을 대변하는 게 황제는 전부터 그 재수없는 호비 년을 승격시킬 마음이 있었다.황후는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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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밖의 손님명원제가 바둑을 치워버리며 차를 한 모금 한 후 담담하게, “황후를 폐하는 일은 주재상이 머릿속으로 수천수만 번 생각했겠지, 현비 일이 있은 뒤로 아마 황후를 폐하는 일을 생각해 왔을 텐데 어쨌든 자기 딸이다 보니 기회를 주고 싶었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황후는 기회를 소중히 여길 줄 몰랐어. 짐의 강산이 여전히 주씨 집안에 기대고 있다고 생각한 거야. 주씨 집안은 어쩌면 이 강산을 우문씨 집안의 강산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던 거야. 나이든 신하들 마음속에 강산은 그들이 싸워서 쟁취한 강산이야. 모든 건 이 강산에 길을 비켜야 하지. 그들은 심지어 짐보다 더 신경 쓰고 있어. 짐이 조정일을 그만 살핀다고 해볼까? 재상과 태부가 득달같이 달려와서 짐의 귀에 피가 나게 설교를 해 댈 걸.”냉정언이 미소를 지었으나 명원제는 아직 황후를 폐할 것인지 언급하지 않았다.이야기 후 냉정언이 일어나 물러나며, “신은 이만 잔칫집에 다녀오겠습니다. 요즘 초왕부가 갈수록 사람사는 냄새가 납니다.”명원제 눈초리가 축 처졌다. 강산을 끌어 안고 있지만 인간세상의 번화함은 언제나 자신과 무관했기에 호비가 시골 고향마을 얘기를 해주는 게 좋았다.전에는 침착을 되찾곤 했던 마음이 오늘은 특히나 붕 뜨는지 모르겠다.차를 마시더니 상소문을 한쪽으로 치워 두고 낮은 목소리로, “가마를 대령해라 초왕부로 가자.”서일은 관직에 오르고 돈을 벌기 전에 아내를 맞으려 하지 않았다.서일은 처음엔 사식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게 사식이는 진짜 늘 서일의 체면을 살려주지 않았다.하지만 나중에 사식이가 생활력 있고 여자들 중에서 무공이 괜찮은 편이며 장군 집안 아가씨라고 뻐기는 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당연히 사식이를 아내로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고, 자기 혼례를 초왕부에서 치르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태자전하의 체면이 있는지라 이렇게 많은 하객이 온 것이다.그리고 자신의 혼례에 이토록 어마어마한 존재가 올 거라고 더군다나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막 아내를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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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부 사식이“서씨 집안 쪽은 미치고 팔짝 뛰겠군.” 손왕비가 앉아서 예식을 보며 몰래 옆에 앉은 미색에게 말했다.미색이 바쁜 가운데도 여유만만하게, “괜찮아요, 아들을 데려가도 되죠. 대신 집 짓는 거 책임지고, 그 땅값도 물어주면.”“그거 좋겠네! 사식이가 섭섭하지 않게!” 손왕비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사식이는 봉황관에 예복을 입었는데 15살이 될 때 지은 것으로 잘 간직해 새것 같고 금빛 찬란한데다 곱게 수놓아진 화려한 원앙 도안, 보석과 비단 자수가 사치스럽기가 이를 데 없다.붉은 면사포 아래 사식이는 상당히 긴장해서 서일의 큰 손에 잡혀 있으면서도 여전히 바들바들 떨고 있다.황제 폐하께서 자신의 혼례에 오다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절을 마치고 신방에 들어가 붉은 면사포를 벗기고 아름답게 빛나는 사식이를 보더니 서일은 그만 눈을 떼지 못하고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는 게 할 말을 잊고 말았다. 그동안 사식이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신부가 쿡 찌르니 그때서야 사식이의 손을 잡고 같이 앉아 합환주를 마셨다. “사식아, 우리 혼인했다.” 서일이 진중하게 선포했다.전에 세상 겁나는 게 없던 사식이가 얼굴을 붉히며 오늘만큼은 모든 다른 신부처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충만하고 결혼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했다.합환주를 마시고 서일은 나가서 손님들을 접대해야 했고 여자 손님들은 신방에 들어와 신부와 얘기하며 긴장을 풀어주었다.원경릉이 동서들을 데리고 같이 들어오고 만아와 기라, 녹주도 따라 들어오는데 다들 눈시울이 붉다. 분명 오늘은 기쁜 날인데 자꾸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에 감격의 정서가 밀려왔다.만아가 자신의 예물을 주는데 자신이 직접 조각한 한 쌍의 목각 인형으로 서일과 사식이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조각했다.사식이가 좋아하며 보물을 보듯이 일어나 만아를 끌어안고, “진짜 만아도 얼른 시집갔으면 좋겠어.”만아가 어색하게 웃으며, “전 시집 안가요, 전 평생 태자비 마마를 모실 거예요.”원경릉이 감동해서 만아의 귀하고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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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 보면 이렇게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혼사를 정하는 것이 얼마나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가 남녀인지도 모르면서 성급한 부모들이 충동적으로 혼사를 결정해 버리다니 말이다. “대두가 아직 이리도 어린데, 벌써 혼사를 이야기하다니요, 우리 만두는 아직 애 입니다.”우문호는 괜히 기분이 답답해졌다.현대로 다녀온 뒤, 사람들이 늦은 결혼과 출산을 선호하는 것을 본 그는 생각이 바뀌었다. 열몇 살에 혼사를 하는 것은 성장의 억압이나 다름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혼사 이야기를 한다고 당장 하는 건 아니오. 그저 약속만 하고, 몇 년 후에 하겠다는 거네.”“어찌 이리도 태연한 것이오?”우문호가 원경릉의 여유로운 표정을 보며 그녀가 그들이 빚을 받으러 온 걸 모르는 건가 싶었다.“난 걱정 없소. 딸을 보내고 싶지 않으면 당신처럼 쓸데없는 부담감 없이 그냥 바로 거절할 것이오. 형제간의 정이 거절로 인해 상할까 봐 고민한다니, 억지로 혼사를 성사하는 것이 더 정을 상하게 할 것이오.”그러자 우문호가 말했다.“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마음이 편치가 않소.”후궁에서의 우문호는 조정에서의 단호하고 강력한 모습과는 완전히 딴 사람이었다. 조정에 나서기만 하면 단호하고 과감하며, 마치 번개 같은 결단력을 보여주는 반면, 후궁에서의 그는 망설임도 많고 잔소리도 많은 사람이었다. 원경릉이 다른 왕비들과 대화할 때, 그들도 가끔씩 이 얘기를 꺼내곤 했었다. 다들 다섯째의 평소 잔소리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며 놀라했다. 하지만 다른 친왕들의 의견은 달랐다. 그들은 그가 예전보다 훨씬 결단력이 있어졌다고 말했다.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리 나리는 한숨을 쉬며, 결국 결단력 넘치는 황제도 결국 자식들 문제에서는 고민에 빠지는구나 싶었다.8월 14일, 정정 대장군 가족이 북당의 수도에 도착하자마자 초왕부에 머물렀다.그들은 초왕부에 머문 직후 탕양의 안내로 우문호를 만나기 위해 궁으로 들어갔다.아무리 큰 걱정도 오래된 벗 앞에서

  • 명의 왕비   제3179화

    예전에 원가에서 온 가문이 강북부로 이주한 적이 있었다.북쪽은 바람과 모래가 거셌지만 원가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았고, 오히려 고향과 비슷한 정감을 느끼게 했다.이리 나리는 원가의 사업을 줄이도록 도우며, 관리하기 쉬운 몇몇 가게만 남겼다.탕양은 일곱째 아가씨에게 장사를 내려놓아도 괜찮은지 물은 적 있었는데, 그때 일곱째 아가씨가 말했었다.“그런 말 마시오. 내 능력을 충분히 증명했으니 이제 만족스럽소. 열심히 해서 큰 성과를 얻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오. 평생 바삐 지낼 수도 없잖소.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서 뭐 하겠소? 다 잘 살기 위해 번 것이오. 가업을 나눠 받은 돈만 해도 평생 다 못 쓸 만큼 많소. 그리고 가게들도 계속 돈을 벌 텐데 뭐가 아쉽겠소?”탕양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손에 익은 일이라, 혹시라도 아쉬워할까봐 걱정했소. 사실 나도 당신이 이렇게 고생하는 것이 싫었소. 당신만 괜찮다면 다행이오.”일곱째 아가씨는 미소를 지었고, 그의 말에 모두가 기뻐했다.“한가해지는 것도 괜찮소. 1년에 두세 달은 약도성에 가서 지내면 얼마나 여유롭겠소.”하지만 탕양이 눈살을 찌푸렸다. 1년에 두세 달이면, 왕복하는 시간까지 더해 최소 반년은 걸릴 것이고, 그 말은 반년 동안이나 그의 곁에 없다는 뜻이었다.게다가 그도 경성을 몇 달씩 떠나는 건 불가능했다. 지금은 황제 곁을 하루라도 떠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녀가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물론 그는 늘 함께하고 싶었지만, 오래된 부부였기에 항상 붙어있을 필요는 없었다.북당은 점점 부유해지고 있었다. 원가가 일부 사업을 매각하면서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가게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싸웠고, 좋은 위치에 있는 가게들은 더더욱 귀한 존재가 되었다.원래 원가는 모든 가게를 이리 나리에게 넘기려 했지만, 이리 나리는 거절했다.그리고 안풍친왕이 먼저 나서서 이리 나리가 이미 너무 많은 가게를 보유하고 있고, 특히 경성에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독점 우

  • 명의 왕비   제3178화

    원경릉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일곱째요? 일곱째는 분명 원용의에게 말할 것이고, 원용의는 또 사식이에게 얘기할 것이고, 사식이도 분명 서일에게 전할 것일 텐데요. 만약 서일이 알게 되면, 이제 북당 전체가 다 알게 될 것이오.”우문호는 순간 당황해하며 말했다.“그건 내가 생각지도 못했네.”원경릉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아마 지금쯤 황실 친왕들 사이에서 이미 탕양의 이야기가 뒷말로 오가고 있을 것이었다. 겨우 부인을 얻었는데, 밤에 함께 자지 못한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할 것이다.우문호는 탕 대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들 뒤에서 탕양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여인들이 수군거리니, 남자들은 그를 도우려 했다.물론 부부 사이의 일에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는 없었기에, 대신 탕양을 술자리로 초대해 술로 고민을 푸는 방법을 제안했다.그렇게 며칠째 술을 마시던 탕양은 자신의 비밀이 모두에게 알려졌다는 사실을 깨달아 한숨을 쉬며 말했다.“제 탓입니다. 폐하가 비밀을 지키지 못한다는 걸 깜빡했습니다.”제왕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너무 신경 쓰지 말거라. 이런 일은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다. 여인은 때로 달래줄 필요가 있는 법이다.”그러자 탕양이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말했다.“제가 폐하께 이 이야기를 했을 땐, 혼례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습니다.”“알고 있다. 서두르지는 말거라.”모두가 이해한다는 눈빛으로 탕양을 바라보았지만, 탕양은 더 이상 해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그들은 이미 혼인했지만, 오랜 부부 생활을 한 터라, 남녀 간의 정이 때로는 하루아침에 급격히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탕 대인은 돌아가자마자 일곱째 아가씨에게 이 일을 전했다.그러자 일곱째 아가씨가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정말이지, 어찌 허구한 날 남의 부부 일에만 관심을 가지니, 할 일이 없나 보오.”“신경 쓰지 마시오. 우리가 잘 살면 그만이니.”탕양은 일곱째 아가씨를 안으며 자신감에 찬 표정을 지었다.

  • 명의 왕비   제3177화

    원경릉은 궁으로 돌아와 이 일을 다섯째에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다섯째가 말했다.“사실 한 번 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소? 그저 경성만 한 바퀴 둘러보면 되지 않소.”“아이들을 데려다줄 때 휘종제 어르신께서 슬퍼하셨소. 이번 생에 고향으로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돌멩이 하나를 건네주니, 그걸 안고 울었소.”“정말 안타깝소!”다섯째는 증조할아버지 생각에 마음 아파했지만,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하지만 큰할아버지께서 그를 데려오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이오. 휘종제 어르신을 잘 아는 것도 아니지 않소? 몇 번 만나보니, 활달하고 산만한 성격에 무슨 사고를 일곱째인지 모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소.”“맞소.”원경릉도 깊이 공감했다. 특히 그가 전화로 끈질기게 설득할 때는 정말 무서울 정도였다.“다른 일은 없었소? 부모님 건강은 어땠소? 처남은 여자 친구가 생겼소? 만두는 공부를 잘하고 있소?”다섯째가 끊임없이 질문했다. “괜찮소. 부모님 건강도 괜찮긴 하지만, 아버지께서 고혈압이 생겨서 약을 오래 드셔야 하오. 오빠는 여자 친구가 없네. 주진과 아직도 서로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은 상황이오. 만두는 걱정 안 해도 되네. 내년에 돌아올 것이니.”“다행이오!”다섯째가 기뻐해 하며 말했다. 그는 늘 만두의 능력을 눈여겨보았기에, 그가 돌아오면 나라의 일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비록 많은 부담을 짊어지진 못하지만 그래도 괜히 기대가 되었다.“추 할머니 병은 어떠하신가?”다섯째가 또 물었다.“아직은 괜찮소. 아주 좋아졌네. 약에 내성이 생기지만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오.”원경릉이 말하자 다섯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분들이 늘 건강해지시길 바랄 뿐이오.”평범한 사람들조차도 적성루 사람들에게 감동하기 쉬운데, 하물며 북당의 황제인 자신은 오죽하겠는가.“계란은 소식 왔소?”원경릉이 물었다.“왔네. 보시오!”다섯째는 소매 안에서 구겨진 편지를 꺼냈는데, 비둘기를 통해 받은 그 편지에는 몇 줄의 짧은

  • 명의 왕비   제3176화

    “별다른 뜻은 없소. 오늘 밤에 유난히 감성적이라 그저 한마디 해본 거네. 사실 너무 감동해서 그러네. 비록 항상 탕 대인에게 빨리 혼인하라고 재촉하긴 했지만, 그가 일곱째 아가씨와 혼인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소.”“괜찮소!”원경릉은 그의 품에 안겨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말했다.“어쨌든 탕양은 우리와 함께 걸어온 사람이오. 그러니 그가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하게 된 건 우리 모두에게 기쁜 일이오.”우문호는 벌써 술에 취한듯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술에 취하면 항상 눈앞의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곤 했는데, 익숙한 천장, 익숙한 사람, 익숙한 탁자와 의자. 취기가 돌며 모든 것들이 꿈처럼 느껴졌다.그는 마치 다시 초왕 우문호로 돌아간 듯했고, 갓 원경릉과 마음이 통했던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그 당시 외부 정세는 불안정했고, 태자 자리를 둘러싼 다툼이 막 시작되었던 때였다. 형제끼리 반목하며, 치열하게 싸웠던 시절을 돌아보면 잃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었다.우문호가 원경릉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원 선생, 몇 년간 아주 긴 꿈을 꾼 것 같지만, 되돌아보니 정말 다행이라고 느껴지네. 사실 모든 행운과 행복은 원 선생의 잘못된 연구에서 비롯된 것이오. 원 선생이 오지 않았다면 내 인생이 어땠었을까 싶네.”그러자 원경릉이 말했다.“누군가가 이 세상에 몇 시간과 공간이 존재한다고 했소.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다른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네. 아마도 어떤 공간에서는 내가 없는 대신 다른 사람이 당신과 함께 있을 수도 있소.”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 세상 속의 나는 정말 불쌍할 것이오.”“그건 모르오. 어쨌든 그곳의 당신은 나를 모르고, 우리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도 모를 것이오. 각자가 행복을 정의하는 방식은 다르오. 어떤 사람들은 매 끼니 고기가 있는 게 최대의 행복일 수도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봉급이 오르길 바랄 것이오. 또 가족이 화목하고 건강하기를 바라기도 하고

  • 명의 왕비   제3175화

    우문호는 혼인을 하사하는 조서를 내렸다. 이는 탕양의 혼사에 화룡점정을 더하는 일이었다.온 경성 사람들이 탕양이 황제를 모시는 신하인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혼사에 주목했다.탕양은 왕부에서부터 황제를 지지해 온 충신이었으며, 군신 간의 정은 형제의 관계에 못지않았다.거기에 황제가 직접 혼인을 하사했으니,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다. 그래서 다들 두터운 예물을 준비해 축하하러 왔다.혼례는 초왕부에서 열렸다. 비록 초왕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이번 경사에 많은 지원이 몰렸다. 여러 왕부에서 사람을 보내왔고, 미색은 돈에 힘까지 보태며 혼사 지출의 3할이나 부담했다.희상궁도 돌아와 모든 일을 총괄했다. 희상궁은 비록 나이가 많았지만, 여전히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났다. 그녀는 여러 왕부에서 온 사람들을 지휘하며 완벽하게 일을 조율했다.혼례 당일, 황제와 황후도 참석했다.신부가 도착하여, 혼례를 올릴 때 우문호와 원경릉은 상석에 앉아 신랑 신부의 절을 받고는, 그 다음으로 기상궁도 절을 받았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으며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탕 대인이 드디어 철이 들었고, 가정을 이루었으니 정말 기쁘네.”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제 마음이 풀립니까? 그러니 앞으로는 더 이상 잔소리하지 마시지요.”“잔소리는 계속할 것이다. 이젠 아이를 낳으라고 해야지.”우문호는 걱정이 끝이 없다는 듯 말하자, 원경릉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아이 낳는 일은 하늘에 맡겨야 하네.”“그래도 몇 가지 비법을 전수해 줄 수는 있소.”우문호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좀 더 크게 말해보시오. 다른 사람들이 못 들을까 봐 걱정이오?”원경릉이 그를 흘겨보았다.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들을 바라보며 부러움 섞인 표정을 지었다. 많은 사람이 첩을 두고도 황제만큼 자식을 많이 두지는 못했지만, 황제는 복도 많고 자식도 많은 사람이었다. 저녁 연회에서 우문호는 과음했지만 원경릉은 그를 막지 않았다. 이런 노부의 감격은 술로 달래야 한

  • 명의 왕비   제3174화

    탕양이 뜨거운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거짓말이라면 제 목숨을 앗아가도 됩니다.”일곱째 아가씨가 그의 시선을 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돌고 돌아 결국 대인과 함께하게 되었네요. 하지만 미리 말하자면 혼사가 너무 급작스럽게 성사되어 저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시집간 후에도 그저 명목상 부부로만 살 뿐, 당분간은 벗으로 지낼 것입니다.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혼사를 승낙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없던 걸로 하시지요.”그러자 탕양이 거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대답했다.“받아들이겠습니다. 무엇이든 다 좋습니다. 혼사만 승낙한다면 그저 명분이라도 상관없습니다!”이로써 드디어 그의 수년간의 바람이 이루어졌다.일곱째 아가씨가 담담히 말했다.“그렇다면 어디서 지낼지 생각해 보시지요. 하지만 대인 방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으니, 그곳에 지낼 수는 없습니다.”탕양이 다급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황후 마마와 상의를 해보았습니다. 지금 초왕부에 아무도 살지 않으니, 우선 그곳에서 지내시지요. 전에 그 방은 저도 쓰지 않고, 바로 서일에게 줬습니다.”그러자 일곱째 아가씨가 물었다.“저택을 따로 살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전에 혼자였을 땐 그런 생각까지 하지 못 했습니다. 초왕부도 누군가 관리해야 하는 터라... 하지만 아가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돈을 모아 작은 집이라도 살 수 있습니다.”일곱째 아가씨는 초왕부를 둘러보았는데, 그리 호화롭지는 않았지만, 분위기가 몹시 편안했다. 하지만 황제의 옛 저택이라, 평생 이곳에서 지낼 수는 없을 것이다.“우선은 이곳에서 지내고, 나중에 땅을 사서 직접 집을 지으십시다.”땅을 사고 집을 짓는다는 것은 돈 많은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탕양은 순간 자기가 보잘 것 없게 느껴졌다.그가 쭈뼛거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일은… 꼭 마음속에 깊이 새겨 두겠습니다.”일곱째 아가씨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땅도 제가 사고, 집도 제가 지을 것입니다. 나중에 대인이 잘못이라

  • 명의 왕비   제3173화

    노태군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안 된다. 혼인 전에는 신랑 신부가 만날 수 없어. 이건 풍습이고 규칙이니, 어길 수 없다.”그러자 일곱째 아가씨가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이 혼사에 정해진 규칙이 있긴 합니까? 어머니께서는 제가 그를 만나 오히려 싸움이 나서 혼사가 그릇될까 봐 걱정되시는 것 아닙니까? 어머니께 약속했으니, 반드시 혼사를 올릴 것입니다. 이제 마음이 놓이십니까?”노태군은 이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좋다. 너도 장사하는 사람이니 신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약속했으니, 절대 번복할 수 없어. 목을 매겠다는 이 어미의 결심은 너가 반대하면 언제든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일곱째 아가씨가 이를 갈며 투덜댔다.“이렇게 얄미운 늙은이는 정말 처음입니다!”“나도 너처럼 고집 센 딸은 처음 본다.”노태군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웃음소리가 들려오자, 원가 사람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일곱째 아가씨가 시집가는 것이 정말 꿈만 같게 느껴졌다.일곱째 아가씨의 혼사는 원가 사람들에게 마음의 짐과도 같았다.탕양은 일곱째 아가씨가 무사히 경성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을 내쉬고 나니,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은 감정이 북받쳤다. 그녀에게 아무 일도 없다는 생각에 그는 코끝이 다 시큰 거렸다.그날 밤, 일곱째 아가씨가 초왕부로 탕양을 찾아가자, 탕양은 그녀를 안으로 들인 후, 단둘이 방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탕양은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붉은색 옷차림에 머리를 단정히 올려 깔끔하고 우아한 모습이 여전히 돋보였다.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 남아 있었지만, 오히려 그녀의 매력을 더해 주었다.그녀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패기 넘치던 청춘 시절이었는데, 눈 깜짝할 새에 이렇게나 많이 늙어 버렸다.탕양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수많은 감정이 얽혀 있었지만, 한마디 말도 제대로 꺼낼 수가 없었다.특히 약도성에서의 일을 겪고 난 뒤라, 첫마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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