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87화

Author: 나설희
소이연은 진심으로 벌떡 일어나서 바로 루카스와 싸우고 싶었다.

발가벗은 사람은 난데, 대체 왜 본인이 화를 내는 거야?!

왜 손가락질까지 하면서 욕을 하냐고!

“내가 여기에서 옷 갈아입고 있는 거 뻔히 알면서 들어오는 건 무슨 심보야?!” 소이연은 큰소리로 말했다. “내 몸에 관심이 있는 거지? 아닌 척은 왜 해!”

“미친년!” 루카스는 화난 채로 소이연에게 욕을 했다.

그리곤 소이연이 발가벗고 있든 말든, 그대로 그녀의 앞으로 가 언제 떨어졌는지 모를 그의 휴대폰을 줍더니 다시 나갔다.

소이연은 화가 나서 몸이 덜덜 떨려왔다.

어떻게 이렇게 악랄한 남자를 만날 수 있지.

그녀는 화를 내며 옷을 입고, 더 이상 조금도 더 드러내지 않고 욕실을 나섰고, 루카스는 또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하고 있었다.

소이연이 나오는 것을 보자, 그는 눈을 얇게 뜨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이연 또한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녀는 그대로 방의 전화기를 들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죠? 도대체 저는 어떤 방에 있는 거예요?!”

“이연 씨세요?” 전화 너머 사람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

“저희 999호실 앞에 있는데, 제가 설명드려도 괜찮으실까요?”

소이연은 거세게 전화를 끊고 화가 나서 방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4-5명이 서있었다.

가장 앞에 있던 사람은 호텔 매니저였고, 그 뒤엔 직원 여러 명이 서 있었다.

“들어오세요.”

소이연은 뒤돌아 들어갔다.

호텔 직원은 뒤를 따랐다.

루카스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할아버지 같았다.

“이연 씨 죄송합니다. 오늘 저희 프런트 데스크에서 체크인해드린 직원이 오늘 처음 온 친구였습니다.

이연 씨의 666호실을 999호실 카드로 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매니저는 허리를 90도로 굽혀 급히 사과했다.

뒤에 있던 4명의 직원들도 급히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잘못을 저지른 그 직원도 매니저에 의해 앞으로 끌려와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또 몇 번이고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이때, 옆에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588화

    그러니까 이 말은 팩이 지금 루카스의 방에 있다는 뜻이다.그녀는 매일 저녁 팩을 하는 습관이 있다.이제 곧 29살인데, 관리를 안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만약 그녀가 지금 가서 팩을 가져온다면, 루카스에게 무슨 말을 들을지 몰랐기에 차라리 안 가는 게 낫다.시간도 너무 늦어서 배달을 시킬 수도 없었다.그녀는 그대로 침대로 가 잠들었다.오늘 하루 종일 바빴던 탓에, 침대에 누우니 확실히 힘들었다.오늘 저녁에는 아마 멜라닌 같은 수면제를 먹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그녀가 비몽사몽하며 막 잠에 들때, 갑자기 밖에서 들린 노크 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나 버리고 말았다.그녀는 정말 자연스럽게 스르륵 잠드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이다.근데 겨우 잠들었는데 도대체 누구인 것인가!소이연은 화를 내며 이불을 걷어 내고 일어났다. 머리는 엉망이였는데, 문을 여니 더 더욱 화가 났다.문 앞에 서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샤워 가운만 입고 있는 루카스였다.머리에서는 아직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몸도 축축해 보였다.헐렁한 샤워 가운 사이로 그의 가슴이 보일 듯 말 듯했다.“오밤중에 이렇게 입고 뭐 하려고?!” 소이연은 퉁명스럽게 물었다.“이연 씨, 내가 좋은 마음으로 팩을 가져다주러 왔는데, 이런 태도로 나올 거야?!” 루카스는 손에 있던 팩을 그녀에게 건넸다.소이연은 입술을 만졌다.이제 보니, 방금 씻고 나오면서 그녀의 팩을 발견해서 가지고 온 건가?이렇게나 착하다고?!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대가 없는 친절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줘 말아? 싫으면 버린다?” 루카스는 소이연의 의심스럽다는 듯한 눈빛을 보니 또 심술이 났다.소이연은 루카스의 손에 들려 있던 팩을 홱 낚아채고 방문을 쾅 닫았다.“쾅” 하는 소리가 났다.그녀는 아주 화가 난 듯했고 루카스는 문에 부딪힐 뻔했다.루카스는 꾹 참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고, 소이연도 다시 침대에 누웠다.망할 놈의 루카스, 전생에 도대체 누구의 원수였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589화

    소이연은 그나마 두꺼운 옷으로 골랐다. 하지만 옷을 입어도 여전히 추웠기에 이따가 호텔을 나서면 천우진이랑 같이 가서 두꺼운 옷을 사야겠다고 다짐했다.그녀는 호텔 방문을 열고 나가 막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정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이 사실인가!어떻게 어딜 가던 루카스를 만날 수가 있지?루카스도 그녀를 보곤 얼굴이 어두워져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타이밍 한 번 끝내주네.”소이연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이렇게 교양 없는 남자랑은 한 마디도 섞고 싶지 않았다.엘리베이터가 내려가고, 중간에 잠시 멈췄는데,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탔다.아마 아줌마 단체 여행객인 것 같았다.소이연은 조금 밀려났다.한 아줌마가 실수로 소이연을 밀쳤다.소이연은 그대로 뒤로 밀려나 루카스의 몸에 기댔다.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루카스는 분명 알 수 없다는 듯, 한 마디 할 것이다.그녀는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루카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루카스에게 떨어지려고 안간힘을 썼다.설마, 사람들 앞에서 루카스도 체면을 챙기는 건가?!그녀는 이 남자가 다른 사람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칠지 생각 없이 사는 줄 알았다.엘리베이터 안.아줌마들이 너무 많아서 아주 시끄러워졌다.소이연은 몇 번이고 밀쳐났다.그녀는 이미 최대한으로 루카스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앞에 있는 아줌마가 계속 밀치는 바람에 무게를 견딜 수가 없었다.그녀가 뭐라 한 마디 하려던 그 순간, 머리 위에서 아주 불쾌한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어머니, 매너 좀 챙겨요. 엘리베이터 안에서 계속 시끄럽게 하시고 이게 뭡니까? 뒤로 밀지 말아 주시죠? 뒤에 있는 사람도 생각하셔야죠!”목소리는 아주 컸고, 예의도 없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끄럽던 엘리베이터는 순간 고요해졌다.루카스에게 한 마디 들은 아줌마는 고개를 돌려 루카스를 보았다. 확실히 표정이 좋지 않았다.“요즘 젊은이들은 진짜 예의가 하나도 없어. 어른들 존중할 줄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590화

    “요즘 젊은이들은 예의가 없어, 예의가!” 아줌마는 화가 안 풀렸는지 계속 욕을 퍼부었다.“늙어서 나빠진 게 아니라, 나쁜 사람이 늙는 거구나.” 루카스도 지지 않고 반박했다.소이연은 그 아줌마가 화병으로 죽을 것 같은 모습을 보았는데, 속으로는 뭔가 통쾌한 기분을 느꼈다.평소에 이런 아줌마들은 자기 나이를 들이밀며 노인도 존중하지 않는다.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그 아줌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욕을 하며 사라졌다.소이연이 몸을 조금 움직이자, 루카스는 급히 그녀를 놓아주었다.그 모습이 마치 더러운 물건이라도 만진 것 같아 보였다.독한 말도 잊지 않았다. “오해하지 마, 너 때문에 아줌마랑 싸운 거 아니니까.아줌마가 널 밀면, 네가 날 미니까, 난 누가 내 몸에 닿는 게 싫거든.”“오해 안 해.” 소이연은 성큼성큼 걸어나갔다.원래 그래도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는 하려고 했는데, 역시 그에게는 필요 없었다.소이연은 그대로 호텔 입구로 걸어갔다.호텔 문이 열리자, 찬 바람이 들어왔고, 소이연은 참지 못하고 몸서리를 쳤다.그녀는 너무 추워 몸을 부르르 떨었다.밖에서 들어오던 두 여자 중 한 명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와, 이렇게 추운 날 저거 밖에 안 입다니! 그래도 몸매는 예쁘네, 분위기도 있고.”“이게 바로 분위기는 챙기고 따뜻함을 버리는 건가? 나는 이렇게 추우면 차라리 곰처럼 꽁꽁 싸맬래.” 또 다른 여자가 말했다.“나도, 나도. 난 이렇게 추운 날 도대체 왜 저렇게 입는지 이해가 안 돼.”이때 소이연은 이미 호텔 문을 나서고 있었다.천우진이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그녀가 확실히 얇게 입은 것을 보더니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아 조수석에 태웠다.“왜 때문이겠어?” 그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저런 롤스로이스를 끌고 데리러 온다면 난 아무것도 안 걸쳐도 돼.”“슬프네.” 두 여자는 깔깔대며 웃었고, 루카스는 그들 옆으로 지나쳐갔다.당연히 소이연이 한 남자의 고급 차에 타는 것도 보았다.그의 입꼬리에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591화

    어제부터 지금까지 그녀가 루카스와 이렇게 우연찮게 마주친 건 몇 번째인지 셀 수도 없이 많았다.루카스의 눈빛을 보니, 그녀는 이 사람이 고의로 자신을 따라다닌다고 생각할 듯해 보였다. 그녀는 급히 천우진을 붙잡았다.천우진은 아마 조금 놀란 것 같았다.그동안 소이연은 그에게 먼저 스킨십을 하지 않았다.그 순간 갑자기 그에게 팔짱이 끼워졌다......천우진의 말없이 웃던 얼굴에 장난기가 발동했고, 그는 루카스를 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올라간 입꼬리엔 비웃음이 담겨있었다.소이연의 낯빛이 조금 어두워졌다.이 남자는 그녀에게 보인 적 없는 다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하지만 마린의 작업실에서 그를 파악했던 것이 전부였는데, 아마도 이 남자는 인상이 깊었던 것 같다.낯선 사람에게 그렇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필요도 없었다.그녀는 천우진의 팔짱을 끼고 루카스의 옆을 지나쳐 한쪽으로 걸었다.판매원이 나와 급히 응대했다.소이연은 어떤 옷을 살지 생각도 안 해봤고, 따뜻하기만 하면 되니 판매원에게 골라 달라고 했다.판매원은 당연히 한 벌만 고르지 않았고, 급히 디자이너의 신제품 3벌을 꺼내며 말했다.“이 3벌이 다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맞다, 이건 커플룩이에요. 남성복도 있는데 입어보시겠어요?”소이연은 흘끗 보더니 말했다. “아니요, 제 것만 포장해 주시면 돼요.”“네, 계산은 이쪽입니다.” 판매원이 공손히 말했다.“내가 갈게.” 천우진이 그대로 따라갔고, 소이연도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천우진은 돈이 많으니까 이 정도는 문제없었다.그녀는 방금 구매한 패딩을 바로 입었다.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쇼핑몰의 난로는 아주 따뜻했지만, 소이연은 여전히 추웠다.그녀는 옷을 입고 거울을 보며 천우진이 계산하는 것을 기다렸다.그 순간 탈의실에서 루카스가 나왔다.소이연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루카스가 입은 그 옷은 방금 판매원이 말한 그 커플룩의 남자 옷이었다.마침 그녀도 지금 여자 옷을 입고 있었다.루카스도 한눈에 알아보고 또 경멸하는 듯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592화

    “근데 저 사람 육현경 씨 닮았어요, 느낌도 비슷하고. 설마......”“하나도 안 닮았어요.” 소이연은 바로 그의 말을 끊었다. “얘기해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육현경이랑 점 하나도 닮은 구석이 없어요.”천우진은 담담히 웃었다.소이연이 어느 한 사람 때문에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날이 오다니 너무 놀라웠다.두 사람은 다시 차로 돌아왔고, 천우진은 그대로 천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소이연이 숨을 깊이 들이마시자 천우진이 물었다. “아직까지도 긴장돼요?”“그건 아니고.. 그냥 익숙치 않아서요.”“자주 오면 익숙해질 거예요.”“타이르지 마세요.” 소이연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저희 엄마가 그때 떠났다는 건, 여기가 좋지 않다는 거예요.”“......” 천우진은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천씨 가문은 확실히 좋지 않았다.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이모, 즉 소이연의 엄마는 그의 할아버지와 관계를 끊고 집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소이연이 돌아오기로 한 것도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두 사람은 같이 거실로 향했다.거실에서는 천씨 어르신과 천제진이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의 옆에는 천우진의 아버지 천정류와 어머니 진양숙, 천우진의 동생 천우빈도 있었다.그 옆에는 천우진의 작은 아버지네 가족이 있었는데, 천제진의 둘째 아들 천정엽과 며느리 임단아, 손주 천재린, 그리고 손녀 천재희도 있었다.천씨 가문의 관계는 아주 복잡했다.소리 없는 전쟁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만약 육현경이 죽지 않았다면, 천우진이 바로 그를 데려와 권력을 빼앗았을 것이다.소이연이 원래 부모 밑으로 호적을 옮긴 것도 사실 최근 몇 년의 일이였고, 천제진이 직접 장안시까지 그녀를 찾아와 그녀 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찍은 사진 여러 장과 천씨 가문 사람들의 사진을 꺼냈다.그러고는 사진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그녀의 어머니는 천제진의 딸이고, 그녀가 천제진의 손녀라고 했다.그녀는 이제서야 왜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으려 했는지 깨달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593화

    가족들은 화기애애하게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먹었다.소이연은 두껍게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웠다. 정신도 맑지 않아서 계속 하품만 나왔다.그러자 천제진이 관심을 가지며 물었다. “어제 잘 못 잤니? 호텔에서 자면 안 좋다고 집에 와서 자라니까.”“어젯밤에 일 때문에 바빠서, 잠을 조금밖에 못 잤어요.” 소이연은 거짓말로 둘러댔다.“일은 항상 끝이 없단다. 그래도 건강은 챙겨야지.” 천제진이 말했다.“네, 조심할게요.”“이제 올라가서 좀 잘래? 사람 시켜서 방 준비해뒀어. 앞으로 서울 오면 집에 와서 자.”“괜찮아요 할아버지. 조금 있다가 또 마린이랑 일정 논의해 봐야 해서 곧 가야 해요.” 소이연은 대답을 피했다.비록 사람들은 아주 우호적이였지만 그녀는 이 집이 싫었다.당연히 겉으로만이겠지만, 그녀는 이익적으로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해주어도 좋을 것이 없었다.하지만 천씨 가문에서 소리 없는 전쟁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만약 천제진이 아직 살아서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았더라면, 두 아들은 진작에 다른 태도로 임했을 것이다.“이렇게나 일찍 가려고?” 천제진은 눈에 띄게 아쉬워했다.“이번에 온 것도 전시회 참여하는 김에 온 거고, 아직 장안시에 남은 일이 많아요. 다음에는 휴가 내고 올게요. 그럼 이렇게까지 안 바쁠 거예요.”“다음이 언젠데?” 천제진이 물었다.그는 소이연이 거짓말을 할까 봐 두려웠다. 그러자 소이연이 웃으며 말했다. “다음 달이요. 다음 달에는 꼭 제가 연차 낼게요.”“분명 다음 달이라고 말했다? 그때는 집에 와서 자. 호텔 가지 말고.”“......아, 네.” 소이연은 억지로 대답했다.천제진을 여러 번 거절했기 때문에 그녀도 조금은 죄책감이 들었다.오후 2시 반.소이연은 마린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천제진은 직접 그녀를 차까지 데려다주었고, 역시 천우진이 그녀를 데려다주기로 했다.천제진이 그녀를 배웅했기 때문에, 천씨 가문 모든 사람들이 나와 그녀를 배웅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594화

    차가 플래티넘 라운지에 도착했고, 천우진은 소이연이 내릴 때 말했다. “필요하면 연락해요. 서울에 있으니까, 저 24시간 대기하고 있을게요.”“저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 소이연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고, 솔직히 별로 신경 쓰지 않아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천우진이 그녀에게 잘해주든 말든, 그녀는 상관이 없었다.하지만 갑자기 조금은 그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천우진은 잠시 침묵하더니 가볍게 말했다. “첫 느낌이 좋았어요. 처음 봤을 때부터 친근하게 느껴졌거든요.”“......” 이 대답은 대답하지 않은 것과 같았다. 만점이다.역시 천씨 가문 사람들은 다들 교활하다.“조심히 가세요.” 소이연은 예의를 갖추며 인사를 건넸다. 천우진은 살짝 웃었다.그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다. 근데 아마 소이연은 안 믿는 것 같았다.그는 차를 돌려 나갔다.아마 그중에는 고모의 원인도 있을 것이다.그가 어렸을 때, 그의 고모는 그녀에게 아주 잘 해주었다.아쉽게도...... 이제 만날 수 없다.소이연도 지체 없이 플래티넘 라운지로 향했다.마린은 내일 귀국인데, 어제 밥도 제대로 못 먹은 것 같아 오늘 오후에 시간을 내서 차를 마시기로 했다.소이연은 최고급 VIP 룸으로 들어갔다.들어간 그 순간, 잠시 멈칫했다.루카스를 보니 그녀는 정말 뒤돌아 나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그녀는 마린이 두 사람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면, 최소한 두 사람이 마주치는 일은 피할 줄 알았다.“lovely.” 마린은 그녀를 보고 친근하게 불렀다. “어제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 오해였어. 그래서 오늘 루카스도 불렀어. 오해 풀려고.”소이연은 루카스를 보았다.그는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그녀는 신경도 안 쓰는 모습이었다.“오해는 무슨.” 소이연도 어제처럼 뒤돌아 나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예의는 없었다.마린이 서울에 오는 일은 흔치 않으니, 잘 접대하는 게 옳다.당연히 저런 품위 없는 남자 때문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595화

    소이연은 갑자기 조금 화가 났다.루카스를 마주하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자신의 심술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어떻게 이걸 살 수가 있어?” 그녀가 물었다.루카스는 차갑게 웃으며 소이연을 보고 말했다. “너 진짜 웃긴다. 내가 사고 싶은 옷을 사는 건 내 자유야. 내가 허락도 맡아야 해?”“너 내가 똑같은 옷 산 거 알고 있었잖아!”“그건 네 일이고,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내가 좋아서 샀다는데, 네 생각은 미안하지만, 이연 씨 우리 안 친해.그리고 당신은 내가 원하는 사람 범주에도 없고.” 루카스는 말에 약간의 조롱을 담고 있었다.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속으로 천 불이 났다.루카스의 말에 말문이 그대로 막혀버렸다.이 사람 외국에서 자랐다면서, 말은 또 왜 이렇게 잘 해?“이건 너희들 취향이 같다고 할 수밖에 없다.” 마린은 급히 수습했다.“역시 다들 패션 선두주자라서 그런가? 나도 디자인이 예쁜 것 같다고 방금 루카스한테 얘기했어.”소이연은 입술을 만지며 침착하려 커피를 홀짝홀짝 마셨다.그리고 계속 이 사람 때문에 몸이 안 좋아지면 안 된다고 되뇌었다.“아, 말 나온 김에 하반기에 해외 전시가 있는데 전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이 다 참여할 정도로 커.혹시 관심 있어? 너 작품 안 낸 지도 오래됐잖아. 사람들이 다 네 디자인 기대하고 있는데, 미리 준비하는 건 어때?”“언제쯤인데?”“6, 7월쯤?”“알겠어, 시간 나면 준비해 볼게.”“그럼 하는 걸로 알고 있을게?”“응.”“그럼 그때 내가 데리러 갈게, 너 직접 올 거지?”“만약 다른 일 없으면 내가 직접 갈게.”“넌 진작에 세상에 나왔어야 했어. 그동안 너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상태가 안 좋아 보였어. 디자인 실력을 말하는 게 아니라, 네 건강이… 뭐랄까? 기운이 없어졌다고 해야 하나?”“응.” 소이연은 그저 담담히 대답하고,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그에게 그녀와 육현경의 일에 대해서 얘기한 적도 없었다.더 이상 마음 아픈 얘기를 계속

Latest chapter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4화

    그리고는 간호사 하나가 걸어 나오며 말했다.“소이연 씨 보호자 계세요?”“네!”“아기 나왔습니다. 3.15킬로...”“산모는요?”간호사의 말에 우렁차게 대답한 육현경은 아이는 신경도 안 쓰고 소이연의 상태부터 물었다.“산모분은 아주 건강하십니다. 지금 선생님께서 상처 처리하고 계시니까 곧 나오실 겁니다.”“아빠 맞으시죠? 아이 한 번 안아보실래요?”그제야 안도한 육현경이 아이를 안아 들자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오며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어머, 어쩜 이렇게 하얗지? 내가 본 아기들 중에 제일 예쁜 것 같아.”“지금 네 아들은 못생겼다는 소리야?”“솔직히 말하면 좀 못생기긴 했어.”하도경의 시비에 예수진이 너무 솔직히 답하자 계지원이 그게 사실인 걸 알면서도 자기 아들 외모를 저렇게 평가하는 게 썩 기분 좋지는 않았는지 헛기침을 해댔다.“나도 안아볼래.”예수진의 말에 육현경은 바로 아이를 넘겨주었다.“우리 공주님, 너무 귀엽다. 왜 하필 혈연관계인 거야!”피가 섞인 남매라서 자기 아들과 맺어줄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는 예수진에 하지수도 궁금해서 다가가 보았다.“나도 봐봐.”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떡잎부터 남다른 예쁜 아이였다.장차 아주 예쁘게 클 것 같아서 하지수는 아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딸이야?”“딱 보면 딸이지, 이 얼굴이 남자일 리는 없잖아.”간호사가 대답하려던 그때 분만실 분이 또 한 번 열리고 소이연이 휠체어를 타고 나오자 육현경은 다급히 달려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고생했어.”“이제 돌아가서 쉬자. 우리 이제 아이는 그만 가지자.”소이연이 고생하는 게 마음 아팠던 육현경은 잔뜩 굳은 얼굴로 간호사에게서 휠체어를 받아 병실로 향했다.친구들도 그런 육현경을 따라 병실로 향하고 있었는데 성큼성큼 걷던 하지수가 휑한 옆자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송문수가 아직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왜 움직이지 않는지 의아해진 하지수가 그를 바라보자 송문수가 그녀와 시선을 맞추며 입꼬리를 올려 보였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3화

    “뭐라고요?!”놀란 예수진이 언성을 높이자 육현경도 표정을 굳히고 소이연을 바라보았다.늘 소리소문없이 일을 처리하던 육현경은 이번에도 다들 벙쪄있는 틈을 타 소이연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예수진도 그 뒤를 따라 나가려 하자 계지원이 그녀를 잡아 세웠다.“수진아, 오늘 이 자리 우리가 만든 거야.”“그래도 갈 거야. 당신은 엄마랑 현경 오빠 어머님한테 손님들 좀 부탁한다고 전해줘. 난 언니한테 가봐야겠어.”예수진을 말릴 수 없다고 생각한 계지원도 잠시 고민하다가 그녀의 뒤를 따라 나가자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감을 눈치챈 송문수와 하지수도 아쉬운 듯 서로에게서 떨어졌다.“키스 다 했으면 빨리 병원 가. 이연 씨 출산한대.”출산이라는 말에 하지수도 다급히 뒤 따르려 하자 송문수가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천천히 가. 그래도 안 늦어.”그렇게 몇 분도 안 된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파티장을 빠져나갔다.예수진이 둘째를 위해 연 백일잔치는 사라진 엄마 아빠 때문에 아이 혼자 남겨진 채로 끝이 나버렸다.그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양수가 터진 소이연이 분만실로 옮겨진 뒤였다.상황이 많이 급박한지 늘 침착함을 유지하던 육현경조차도 많이 초조해 보였다.아까부터 입구에서 서성이는 육현경을 보다 못한 예수진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오빠, 가만히 좀 있어 봐. 지금 다들 긴장하고 있는데 오빠 때문에 더 진정할 수가 없잖아.”직설적인 그녀의 말에 육현경이 예수진을 보자 계지원이 다급히 나서며 분위기를 풀었다.“아무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마. 수진이도 그때 오래 걸렸잖아. 낳으면 된 거지 뭐.”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계지원도 육현경 못지않게 초조해했었다.당장이라도 분만실로 뛰어 들어가 예수진 대신 아이를 낳아주고 싶어 했었다.그런데 그때, 분만실에서 소이연의 고통스러운 비명소리가 흘러나왔다.주먹을 쥐고 있던 육현경의 손이 점점 하얗게 질려감에 따라 지켜보던 친구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었다.다들 긴장하고 있는 와중에 송문수가 갑자기 하지수의 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2화

    “임신 때문에 살쪄서 그런 거야. 문수 씨 탓 아니야.”하지수가 당황한 송문수를 달래주자 그는 벙찐 표정으로 물었다.“그럼 어떡하지?”“살 빼고 나서 다시 끼지 뭐.”“그래.”하지수에게 반지를 직접 끼워주는 건 송문수가 꿈에서도 그리던 장면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이유로 못하게 되는 그는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하지수가 자신과 결혼만 해준다면 앞으로의 날은 길 것이기에 송문수는 그만 몸을 일으켰다.그런데 그가 일어서자마자 사람들이 소리높이 외치기 시작했다.“키스해! 키스해!”갑작스러운 호응에 하지수의 얼굴이 빨개지자 송문수는 그녀가 난처해지지 않게 당분간은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기로 했다.사실 그날 밤, 하지수와의 잠자리는 송문수에게 많은 미련을 남겨주었다.잠을 자다가도 쉴 새 없이 흥분해서 밤에 속옷을 몇 번이나 씻기도 했었다.그렇게 그녀를 원했어도 자리가 자리인 만큼 송문수는 하지수의 손을 잡고 내려가려 했는데 그 순간, 하지수의 입술이 송문수에게 닿아왔다.그녀가 먼저 한 입맞춤은 송문수의 심장을 뒤흔들기 충분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입맞춤을 당한 송문수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그때 하도경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뽀뽀 한 번에 바보 된 거야?”“...”그 말에 욱한 송문수였지만 여자친구도 없는 친구를 위해 한번은 참아주기로 했다.“신경 쓰지 마. 우리 내려갈...”그런데 그때, 하지수가 또다시 입을 맞춰왔다.하지만 이번에는 아까처럼 닿았다가 금방 떨어지는 입맞춤이 아니라 오래도록 이어지는 키스였다.작은 그녀의 혀가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송문수의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그의 심장박동 또한 정직하게 빨라졌다.정말 자신을 죽이려 드는 하지수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송문수는 하지수의 뒤통수를 손으로 잡고 키스를 이어가기 시작했다.임신을 해도 작기만 한 체구의 하지수는 금방 송문수에게 주동권을 뺏겨버렸다.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기라도 하듯 무대 위로 장미꽃잎이 흩날리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1화

    다들 숨을 죽이고 송문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수의 눈엔 눈물이 가득해서 눈을 조금만 깜빡여도 쏟아질 정도였지만 그녀 역시 온 힘을 다해 참아내고 있었다.송문수는 그 정적 속에서 입술을 말아 물며 많은 고민을 거쳐 마침내 입을 열었다.“결혼하자.”그 대답이 들리기까지의 몇 분이 하객들에게는 한 세기만큼 길게 느껴졌다.송문수의 말이 끝나자마자 하지수도 기쁨의 눈물을 왈칵 쏟아냈고 송문수는 그런 그녀를 향해 한 번 더 소리높이 외쳤다.“하지수, 결혼하자. 너랑 결혼하는 게 내 평생의 소원이었어.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네가 지금 충동적으로 결정한 거라 해도 넌 이제 평생 내 여자야. 다시는 너 다른 남자한테 안 보내. 아주 박력 넘치는 남자가 될 거라고.”“난 후회 안 해.”송문수와의 결혼을 하지수가 후회할 리는 없었다.그때 예수진이 무대 위로 올라가자 송문수는 그제야 이 자리의 주인공이 예수진이었다는 걸 깨닫고는 다급히 하지수를 데리고 내려가려 했다.그런데 그때 예수진이 빨간 보석함 하나를 송문수에게 보여주었다.“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알지?”그 안에 들어있는 건 송문수가 하지수를 위해 준비한 프러포즈 반지였다.익숙한 상자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그 사실을 기억해낸 송문수였다.송문수는 하지수에게 가장 특별한 반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세계적인 디자이너까지 초빙하며 큰 공을 들였었다.“이제 네가 가져.”예수진이 그것을 송문수에게 건네주자 그는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고는 천천히 보석함을 열어보았다.반짝이는 5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마침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반짝이는 반지를 집어 든 송문수는 하지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자신이 상상해왔던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지자 하지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는데 송문수 역시 눈가가 촉촉해진 채로 목멘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지수야.”송문수의 부름에 하지수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는 내가 진짜 나쁜 놈이었어. 맹세할게, 앞으로는 진짜 좋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10화

    그런데 하지수가 이런 마음을 전하기도 전에 송문수가 그 먼 타지로 떠나버린 것이다.그래도, 송문수가 정말 자신을 싫어한다 해도, 정말 자신과 헤어지고 싶어 한다 해도 송승우와 함께하지 않겠다는 하지수의 마음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물론 자신을 쉽게 포기하는 송문수에 잠깐 실망도 했었다.그러면서 송문수에게 자신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예수진과 소이연이 저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송문수가 준비해온 모든 것들을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하지수는 영원히 송문수가 오래도록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눈에 눈물을 가득 매단 하지수를 보던 송문수는 가슴이 아파와 손을 뻗으려 했지만 다시 움츠러들었다.지금 송문수는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할 지 몰랐다.혹여나 자신의 선택이 하지수에게 부담으로 다가갈까 봐, 그녀의 모습을 보며 송문수는 괴로워하고 있었다.너무 괴로워서 생긴 착각인지, 송문수는 하지수도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하지수 배 속의 아이였다.물론 송승우의 아이라 해도 송문수는 상관없었지만 하지수도 개의치 않을 수 있을까가 그의 의문이었다.“나 너랑 결혼하고 싶어. 네가 나한테 잘해줘서가 아니고, 네가 오래전부터 날 좋아해서도 아니고, 날 위해 많은 걸 준비해줘서도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그래서 결혼하고 싶어. 다른 거랑은 아무 상관없어.”하지수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송문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네가 좋아하는 건 송승우잖아.”“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난 송승우 안 좋아해.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끝난 사이였어. 말했잖아, 그때 좋아한다고 느꼈던 감정은 그냥 습관 같은 거였다고.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미안해서가 아니라 그냥 네가 좋아!”매번 좋아한다고 할 때마다 믿질 못하는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화가 치밀어올랐다.물론 송문수가 자신을 믿지 못해서 화가 난 게 아니라 송문수가 본인한테 자신감이 너무 없는 것 같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9화

    파티장 안의 모든 불빛은 송문수와 하지수에게 집중되어 있었다.무대 중앙에 선 하지수는 송문수를 바라보고 있었고 송문수도 사람들 틈에서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다.지금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냥 가버릴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웠다.하지수는 자신이 이런 용기를 내는 것도 마지막일 것 같았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조용한 그 공간에서 송문수가 갑자기 무대로 향해 걸어갔다.한발 한발, 무거운 발걸음이었지만 그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확실했다.그래서 하지수의 심장박동도 빨라졌다.더 이상 컨트롤이 되지 않을 정도로.모두들 숨죽인 채 송문수와 하지수를 보고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마음을 졸이는 건 예수진과 소이연이었다.겁이 많은 송문수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송문수가 책임감은 있어서 하지수를 혼자 남겨두진 않았다.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송문수가 하지수에게로 다가섰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응시했다.송문수의 눈은 빛나고 있었고 울대는 잔잔히 떨리고 있었다.심경에 크나큰 변화가 일었지만 애써 본인을 진정시키려 하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지수야, 이건 마음에 담아두지 마.”그러다 갑자기 내뱉은 말에 하지수는 송문수를 빤히 쳐다보았다.“그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런 걸 찍었는지도 모르겠어.”송문수는 이번에도 장난인 척 너스레를 떨며 상황을 넘기려 했다.“너도 알잖아 나 이상한 거. 충동적으로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말을 마친 송문수가 직원을 찾아가 영상을 지우려 하자 하지수가 입을 열었다.“난 이미 진지하게 받아들였어.”그 말에 발이 잡힌 송문수는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애써 늦추며 말했다.“미안해.”송문수의 갈등과 무력함을 보아낸 하지수의 눈에도 어느새 눈물이 차올랐다.“너 헷갈리게 해서 미안해. 만약 네가 신경 쓰인다면... 앞으로 네 앞에 안 나타날게. 너도 나 같은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 그럴 가치 없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8화

    오늘 온 손님들은 하나같이 외향형인지 호응도 아주 잘해줬다.“네! 궁금해요!”“한 여자를 위해선데요.”“누구예요?”“바로 하지수입니다.”영상 속의 자신이 한 자 한 자 내뱉는 말들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이게 자신의 프러포즈 영상이었음을 깨달았다.처음에는 이게 어떻게 여기 있는지 당황스러웠지만 항상 일 처리에 미흡한 예수진이 이번에도 실수한 거라 생각해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 영상을 멈추려 했다.그런데 그가 발을 내디디자마자 육현경과 하도경이 그 앞을 막아섰다.그리고 영상은 계속해서 재생되었다.“하지수는 제 아내입니다.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한 번도 제대로 사랑해준 적이 없었죠. 사실 저는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사랑할 용기가 없었던 겁니다. 제가 너무 비겁해서 그 사람 앞에만 서면 저 자신이 쓸모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늘 유치한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상처만 줬어요.”영상 속 송문수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미안해 지수야. 나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어. 괜한 질투로 널 몇 년 간 힘들게 한 걸. 매일 밤 널 안고 자고 싶었는데도 난 자존심 때문에 그런 말 한마디 못했어. 그래서 내 인생이 좀 덜 재밌었던 것 같아. 너라는 복지가 부족했잖아.”감동하며 영상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마지막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참 울지도 웃지도 못하게 하는 고백 영상이었다.“사랑해, 지수야.”뒤이어 마침내 사랑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그때 송문수의 눈은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널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었어. 그런데 네가 좋아하는 게 내가 아니니까 점점 비참해지더라. 그래서 네가 싫어하는 방법으로 네 시선을 끌려고 했어. 그때만 생각하면 아무리 나라도 너무 멍청한 것 같더라.”“하지만 이젠 아니야.”“내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못 돼도 세상에서 너한테 가장 잘해주는 남자는 될 수 있어.”“더 이상 너한테 성질도 안 내고 부려먹지도 않을게. 괜한 질투 때문에 너 상처받게 하지도 않아. 우리 집은 이제 너한테 맡길 거야. 돈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7화

    파티장에 들어와 보니 계지원과 예수진이 아들딸과 함께 와준 손님들에게 인사를 해주고 있었다.인사를 마친 예수진은 흥분된 목소리로 하지수를 불렀다.“이번에는 제 가장 친한 친구이자 우리 아들의 영원한 이모일 하지수 씨를 모셔보겠습니다.”파티장 한구석에 선 송문수는 무대 위로 올라가는 하지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까는 제대로 볼 엄두가 안 나서 애써 무시하려 했던 그녀의 배가 꽤나 불러온 것 같았다.옷을 입어도 다 가려지지 않는 게 이미 임신 몇 개월은 된 것 같았다.정말 자신은 안중에도 없었는지 이렇게 빨리 임신한 하지수가 송문수는 조금은 원망스러웠다.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하지수는 누군가를 찾는 듯 무대 아래를 훑어보았다.한참이 지나 자신에게로 향하는 그녀의 시선에 다급히 눈을 피하던 송문수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하지수의 시선은 이미 사라져있었다.그에 송문수는 그녀가 찾던 건 아마 송승우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다.그런데 끝까지 모습을 비추지 않는 송승우 때문에 그저 시선을 거둔 것 같았다.“우선은 수진이 아들 이모가 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스럽고요.”“수진이가 제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딸이면 꼭 사돈을 맺자고 그러더라고요.”“저도 우리 조카 귀여워서 너무 사랑하거든요.”“하지만 사돈은 저 혼자 맺는 게 아니잖아요. 애 아빠 입장도 있고 하니까요.”그러자 예수진의 격앙된 목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다.“그럼 얼른 애 아빠부터 불러서 오늘 사돈 한번 맺자!”“아이 아빠는...”그녀의 말에 담담히 웃던 하지수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마른 침을 삼키며 그 모습을 보던 송문수는 정말 송승우를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내어줬는데도 책임을 다하지 않고 이런 날에 하지수를 혼자 이곳에 보내고 또 혼자 무대 위에 올리는 게 어떻게 남편이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싶었다.“수진아, 내가 무대 좀 써도 돼?”“당연하지, 오늘 이 자리는 널 위한 거야.”“아, 아니다. 내 미래의 며느리를 위한 거지.”예수진의 한마디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506화

    하지수의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의 시선이 맞물리자 송문수가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당연하지.”“진짜야?”“내가 왜 널 속이겠어?”“그런데 왜 안 데려왔어?”“이번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괜히 고생만 할까 봐 안 데려왔어.”“나중에 기회 되면 데리고 올 거야.”“예뻐?”“내가 안 예쁜 여자 사귀는 거 봤어? 외국 여자들은 몸매도 좋아. 원래 S라인이 내 취향이잖아.”“사진 있어?”하지만 저 질문에는 송문수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몇 초 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다시 능청스레 대답했다.“있지.”“내가 봐도 돼?”“왜? 뭐 심사라도 해주게?”“아니, 그냥 궁금해서. 네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여자는 어떻게 생겼는지.”“보면 너 상처받을까 봐 안 보여줄 거야.”“괜찮아.”송문수도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며 거절하려 했지만 하지수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다음에 직접 데려와서 보여줄게.”“지금 보고 싶어.”“카메라는 잘 안 받아서 실물보다 별로야.”“왜 안 보여주는 거야? 설마 없는 거야?”“설마 내가 너 못 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걱정 마. 난 원래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거든. 절대 너한테 매달리지 않을 거야.”송문수가 확신에 찬 말을 하자 하지수는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매달린 적이 있긴 해?”그런 하지수의 모습을 보니 또 가슴이 아파왔지만 송문수는 꾹 참기로 했다.송승우의 아이를 가진 하지수는 이미 자신에게서 너무 멀어져 있으니까.“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하지수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멀어져가는 송문수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한편 화장실로 들어온 송문수는 물을 틀어놓고 손을 몇 번이니 씻어댔다.더 이상 손에 감각이 없을 정도로 아까부터 한 동작만 반복하고 있었다.“더 씻으면 손 터져.”그 모습을 본 하도경이 직접 물을 꺼주자 송문수는 넋 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도경이 건넨 휴지를 받아 손을 닦아냈다.“고마워.”“이게 진짜 뭐 하는 짓이냐. 그렇게 좋으면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