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소이연은 육현경을 보지 못하고 메시지와 소식도 전달받지 못했다.그녀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솔직히 그동안 바쁘게 보냈다. 한 달 동안 은하 그룹의 고급 의류를 순조롭게 출시하여 사회에서 아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은하 그룹의 주가도 상승하여 짧은 시간 내에 기업 가치가 올라 장안시에서 수많은 상류 그룹을 초과하기도 했다. 이 그룹에서도 몇 대를 거쳐 이어온 사업이라 소이연이 갑자기 기세가 높아지자 상업계에서 모두 향후 10년 동안 최고의 다크호스라고 여겼다.상업계에서 전설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외계에서 그녀에 대한 평가가 너무 높아 소이연은 오히려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명성이 높을수록 다른 사람의 시기를 받는다는 도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심지어 누군가 일부러 추켜 세운다고 의심했다.그녀가 상황을 통제할 수 없으면 순응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본인 외에도 자신의 파트너를 책임져야 하니까.심문헌과 협력한 한 달 동안, 그는 장안에 올 시간이 많지 않아 대부분 메일로 교류했다.그녀는 마케팅 기획안과 수익 보고서를 제때에 심문헌에게 보내주면서 계속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소이연은 일주일 동안의 매출 보고서를 심문헌에게 제출한 후, 그의 전화를 받았다.“낙성에 올래요?”심문헌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한 달 동안 접촉한 후 심문헌은 겉으로는 점잖지만 일 처리하는 속도가 절대 꾸물거리지 않고 번개처럼 빠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시간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겼다.“네?”“할아버지가 이연 씨를 만나고 싶어 하셔요.”“왜요?”소이연이 물었다.“아마도 이연 씨가 마음에 드시나 보죠.”심문헌이 웃었다.“문헌 씨, 우리 협력은 비즈니스 가치를 기반으로 하고 심아윤이라는 공통 목표가 있기 때문이에요. 다른 누구도 연루시킨다고는 하지 않았어요.”“걱정 마세요. 할아버지가 잡아먹지 않아요.”“죄송해요. 거절할게요.”“다음 주에 심아윤의 가문에서 낙성시에 자선 파티를
”왜?”소이연은 애써 자신을 진정시키며 물었다.“돌아가서 설명할게.”“결혼 날짜를 발표하는 거야?”소이연이 직설적으로 말했다.그러자 그가 한참을 침묵했다.“예상했던 결과야. 나한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아.”소이연이 분명하게 말했다.“그것만은 아니야.”“육현경, 가끔 넌 정말 무서울 정도로 이기적이야.”소이연이 또박또박 말을 끊어서 했다.육현경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너와 심아윤의 결혼이 어쩔 수 없다고 쳐. 그래도 심아윤 입장에서 두 사람이 연인 사이이고 정당한 관계야. 이렇게 나한테 집착하고 놓아주지 않으면 심아윤에게 공평할까? 물론 나도 너그럽지 못해서 나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을 동정하지는 않아. 난 그냥 너의 무책임함이 지겨워서 그래. 심아윤한테도 그렇고 나한테도.”“난 심아윤과 결혼하지 않을 거야.”육현경이 다시 반복했다.말투가 강한 것이 분노를 억누르는 것 같았다.“그건 네 일이야. 어떻게 하든 다 네가 선택할 일이야. 나 지금은 열심히 노력해서 내 인생을 살고 싶어. 더는 날 방해하지 않으면 안 돼?”소이연도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낙성에 오지 마. 내가 약속할게. 내 개인적인 일을 해결하기 전에 다시는 널 귀찮게 하지 않을게.”육현경이 약속했다.“누가 나한테 초대장을 보냈어? 심태섭이야?”소이연이 물었다.“그래.”“내가 심태섭을 거절하면 상업계에서 계속 몸을 담을 수 있을까?”“지금은 너의 칼끝을 거두어야 할 때야.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너를 노리고 있어.”“내가 칼끝을 거두면 그 사람들이 날 노리지 않을까? 육현경, 내가 뭘 하든 다른 사람에겐 눈엣가시야. 이 모든 것이 다 너 때문이고.”“내가 다 보상할게.”“필요 없어!”소이연이 단호하게 거절했다.“무조건 낙성에 갈 거야. 자선 파티에도 갈 거야. 너와 심아윤이 결혼 날짜를 발표하든 말든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소이연, 내 충고를 들어. 감정적으로 그러지 말고.”“너는 내가 화풀이하려고 낙성에 가는 줄 알아? 내가
”현경은 이연 씨를 해치지 않아요.”“근데 정말 내 한계를 건드렸어요!”소이연이 벌컥 문을 닫아버렸다.계지원도 소이연이 화났다는 걸 알고 있다.육현경의 처사 때문에 그녀가 쉽게 용서해주지 않을 것 같았다.소이연은 속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았다.그래도 자신을 계속 진정시키며 어떻게 나갈 방법이 없는지 냉정하게 생각했다.그녀의 세계에서 육현경이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그 누구라도 허락하기 싫었다!소이연이 눈을 찔끔 감고 심문헌에게 전화했다.“몇 시에 도착해요? 내가 마중하러 갈게요.”심문헌이 전화를 받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누가 길을 막아서 가지 못해요.”상대방의 당황함이 휴대폰 너머로 느껴졌다.“육현경인가요?”“네.”“내가 도와줄까요?”“네.”“지금 바로 갈게요.”심문헌은 고민도 하지 않고 말했다.“알겠어요.”소이연이 전화를 끊었다.유일한 희망은 심문헌밖에 없었다.점심 시간이 되자 소이연이 문을 열었다.계지원이 아직도 밖에 서있고 몇몇 경호원들도 여전히 공손한 자세로 서있었다.“들어오세요.”소이연이 계지원을 집으로 불렀다.계지원이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봤다.“점심 드세요.”“네.”계지원은 거절하지 않고 소이연의 집으로 들어갔다.“면 끓이는 것 외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드실래요?”소이연이 물었다.“고마워요.”소이연이 주방에 들어가서 국수 두 그릇을 들고 왔다.두 사람은 식탁에 앉아 아주 점잖게 먹기 시작했다.“육씨 저택에서 나왔어요?”소이연이 먼저 물었다.“네.”“가능성이 없다면 떠날 필요도 없잖아요.”“될 대로 되겠죠.”계지원이 담담하게 말했다.왠지 속세를 다 꿰뚫어본 느낌이 들었다.마치 자신이 잘 지내든 안 지내든 어떻게 지내든 상관없는 것 같았다.슬픔은 마음이 죽은 것보다 더 컸다.“수진이 지금 잘 지내고 있어요.”소이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밥할 줄도 알아서 시간이 되면 자기 음식 솜씨를 맛보라면서 집에 지수 씨랑 나를 초대하기도 해요.”“네.”계지원
점심을 먹은 뒤, 소이연은 계지원을 쫓아내지 않았다.계지원도 자발적으로 나가지 않고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했다.소이연은 서재에서 일을 처리하고 두 사람은 겉보기엔 화기애애했다.계지원이 소파에 앉아서 계속 하품을 했다.그동안 계속 불면증에 시달렸고 가끔 밤새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졸려서 안절부절못하지는 않았다.그냥 텔레비전을 보는 게 너무 지루해서 졸린다고 생각했다.계지원은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보다가 또 뉴스도 검색했다.뉴스에 온통 오늘 저녁 심씨 그룹에서 여는 자선 파티에 대한 소식으로 가득했다.보다가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계지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쥔 채로 잠들어버렸다.그때 소이연이 서재에서 나왔다.계지원이 소파에 쓰러져 고르게 숨을 쉬는 것을 확인했다.소이연이 그에게 수면제를 먹인 것이다.평소 그녀도 불면증이 있어 수면제를 집에 챙겨 놓고 있었다.수면제의 효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빨랐다.적어도 30분에서 1시간은 기다려야 완전히 숙면을 취할 거라 생각했다.계지원이 엊저녁에 제대로 자지 못해서 몸이 피곤하여 효과가 빨리 퍼진 것 같았다.“지원 씨.”소이연이 그를 불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저 미간을 찌푸리는 게 다였다.계지원은 이미 깊은 잠에 들어서 눈을 뜨지도 못했다.소이연은 그가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문 쪽으로 향했다.심호흡을 한 뒤 벌컥 문을 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빨리 들어와 보세요. 지원 씨가 갑자기 쓰러졌어요.”문 앞에서 지키고 있던 두 남자는 서로 멀뚱히 쳐다보기만 할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빨리 들어와서 병원에 데려가세요! 혹시 죽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질 거예요?”소이연이 다급하게 재촉했다.두 남자가 더 생각할 사이도 없이 소이연이 잡아당겼다.그들도 따라서 집으로 들어갔다.계지원이 소파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다.“계 선생.”한 경호원이 그를 불렀다.계지원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눈을 뜰 수가 없었
앞에서 검정색 승용차에서 두 사람이 내리더니 차 앞을 막았다.“내가 나가서 볼게.”뒷좌석에 앉은 경호원이 그들을 발견하고 차에서 내렸다.귀찮은 일을 빨리 해결하고 병원에 가려고 했다.소이연은 손잡이를 잡은 손에서 식은땀이 났다.경호원이 내려서 몇 걸음 가는 것을 확인하더니 재빨리 차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운전석에 앉은 경호원이 눈치를 채고 차에서 내려 그녀를 막으려고 했다.하지만 소이연은 이미 뒤를 따라오던 검정색 차량에 앉은 뒤였다.경호원에 달려간 순간 승용차는 이미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떠나버렸다.어쩔 수 없는 경호원은 얼굴을 찡그리며 휴대폰을 들고 보고했다.“육 선생. 소이연 씨가 도망쳤어요.”…소이연은 심문헌의 승용차에 올라탔다.가슴이 지금도 두근거렸다.그녀는 심호흡을 하며 자신을 진정시켰다.심문헌은 옆에 앉아 그 모습을 보고 싱긋 웃었다.소이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돌아봤다.재미난 구경이라도 보는 것 같은 태도에 기분이 언짢았다.“소이연 씨의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어요.”심문헌이 입을 열었다.“육현경이 철저하게 감시해도 이렇게 쉽게 빠져나오다니.”소이연은 대답하지 않았다.쉽게 빠져나온 것이 아니라 계지원이 무방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그녀는 자신을 믿는 사람을 속인 것이다.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결국은 거절해버렸다.소이연은 심문헌과 같이 그의 개인 비행기를 타고 낙성시에 도착했다.심문헌은 그녀를 데리고 낙성시에서 최고급 개인 병원으로 향했다.“가시죠.”심문헌이 말했다.“당신을 믿어도 되는 거죠?”“오늘 나와 낙성시에 오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이연 씨는 나를 믿었어요.”심문헌은 자랑으로 여기며 미소를 지었다.소이연이 입술을 깨물며 그를 따라 병원으로 들어갔다.지금 그녀가 만나러 가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바로 심문헌의 할아버지, 심태정이다.소이연은 심태정을 본 적도 없고 뉴스에서 그의 사진을 본 적도 없다.하지만 병상에 누운 사람이 그렇게 큰 살상력이
심씨 자선회 현장.연회장 밖은 이미 인산인해로 들끓었다.기자, 팬, 경호원 그리고 둘러싼 군중들로 시끌벅적했다.이런 자리는 어떤 연예인의 콘서트에도 뒤쳐지지 않았고 오히려 지나치기까지 했다.검정색 롤스로이스 한 대가 레드 카펫 끝자락에 멈춰 섰다.심문헌은 옆에 앉은 소이연을 바라봤다.병원에서 나온 뒤 그녀를 따라 드레스르 갈아입으러 갔다.지금 그녀는 연두색 드레스를 입고 있다.그 모습이 넋을 잃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자꾸 시선이 갔다.“내릴까요?”심문헌이 물었다.하지만 그는 보통 사람처럼 정신력이 나약하지 않았다.소이연에게 매우 담담하게 대했다.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도 여전히 불안했다.육현경이 오지 말라고 했지만 그녀는 온갖 수단을 써가며 와버렸다.그를 만나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모르겠지만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네.”소이연이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봤다.희미한 불빛이 그녀의 까만 눈동자를 비추었다.마치 수많은 별들이 눈부시게 빛나는 것 같았다.“뭐예요?”소이연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그제야 심문헌이 정신을 차리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하지만 그 웃음은 희미해서 눈에 띄지 않았다.그가 눈짓을 하자 조수석에 앉아 있던 경호원이 차에서 내려 뒷좌석으로 오더니 공손하게 문을 열어줬다.심문헌이 가슴을 쭉 펴며 차에서 내렸다.내리자마자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들었다.카메라 플래시가 그의 주변에서 요란하게 반짝거렸다.심문헌은 반대편 차문에 다가가더니 신사처럼 문을 열고 손을 내밀었다.가늘고 흰 손이 그의 손바닥에 살포시 얹혀졌다.현장은 1초 동안 정지되었다.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차에서 내리는 여주인공을 기다렸다.심씨 큰 도련님이 직접 현장에 데려오고 직접 허리를 굽혀 손을 잡으려고 하는 여자가 누군지 궁금하기도 했다.왜냐면 그동안 심문헌은 공식적인 자리에 여자 파트너를 데려온 적이 없고 그 흔한 스캔들도 없었기 때문이다.어떤 사람들은 심문헌의 성적 취향에 문제가 있지 않는지 의심했다.필경
심문헌은 항상 옅은 미소를 짓고 있어 사람들에게 점잖고 예의 바른 인상을 주었다.“이연 씨 덕분에 레드 카펫을 걷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처음 알게 됐어요.”그는 웃음을 머금고 소이연의 귀에 속삭였다.“아마도 지금 육현경은 나를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겠죠?”“걷기나 하세요.”소이연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말투는 상당히 차가웠다.심문헌의 미소가 점점 더 번졌다.기자들은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를 모두 사진으로 찍었다.두 사람이 기자들 앞에 서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심문헌 씨. 어떻게 소이연 씨와 함께 오게 되었습니까? 두 사람 혹시 특별한 사이입니까?”“심문헌 씨. 할아버지가 병상에 누우셨다던데 사실입니까? 오늘 저녁에 할아버지는 자선 파티에 오십니까?”“심문헌 씨. 듣자니 이번 자선 파티에 자선 모금을 하는 외에 심씨 가문에서 깜짝 발표할 것이 있다고 하던데 미리 알려주면 안 되겠습니까?”…”“소이연 씨는 심문헌 씨와 어떤 관계입니까? 오늘은 심문헌 씨의 여자 파트너 신분으로 오신 건가요? 아니면 심씨 감문에서 특별히 초대를 받았습니까?”“소이연 씨. 오늘 저녁에 입은 드레스는 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겁니까? 아니면 주문한 겁니까?”“소이연 씨. 최근 은하 패션에서 출시한 고급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를 훨씬 앞서고 있는데 혹시 글로벌 시장으로 발전할 의향은 없습니까? 앞으로 브랜드 마케팅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기자들이 정신없이 질문을 들이댔다.심문헌이 먼저 대답했다.“저와 소이연 씨가 같이 행사에 참석했다고 오해하지 마세요. 저희는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입니다.”“그니까 심문헌 씨와 소이연 씨가 공동으로 은하 패션의 고급 브랜드를 경영한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는 말씀입니까?”“절반은 사실입니다.”심문헌이 대답했다.“절반이요?”기자가 의아해하며 물었다.“공동 협력은 맞지만 공동 경영은 아닙니다. 저는 투자만 책임지고 모든 브랜드의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 판매 등 문제는 소이연
소나은도 현장에 도착했다.그녀는 소씨 그룹의 회장 신분으로 참가했다.예전 같으면 소씨 그룹은 낙성에서 1년에 한번 열리는 최대 규모의 자선 파티에 참가할 자격이 없었다. 바로 심아윤이 단독으로 그녀에게 초대장을 준 것이다.협력 관계인 이상 심아윤은 자신의 능력 범위 내에서 소나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소나은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일부러 소씨 가족들 앞에서 한바탕 자랑을 늘어놓았다.지금 그녀는 소씨 별장에 살지 않고 자신의 명의로 된 별장을 사서 지낸다.양화랑이 사적으로 그녀를 찾아왔었다.“드디어 우리 모녀가 소씨 가문에서 발언권이 생겼어.”그녀는 겉으로는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그 외에도 유백희는 지금 소승영에게 별장에서 나오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것과 계속 양화랑을 추켜세우며 소씨 재산을 나누려 한다는 말도 했다.소나은도 수완이 좋았다.어려서부터 양화랑과 같이 살아서 그녀의 속셈을 다 꿰뚫고 있었다.양화랑이 이렇게 말하는 목적은 먼저 소나은의 비위를 맞춰 주다가 천천히 소씨 주식을 가져가려는 속셈이다. 결국은 전부 소준환의 몫이 될 것이다.소나은은 양화랑에게 체면을 주지 않고 바로 집에서 쫓아냈다.양화랑이 태도를 바꾸고 그녀에게 욕설을 퍼부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그 누구도 나한테서 소씨 주식을 1전도 가져갈 생각하지 마!소나은은 지금 이 순간 심씨 자선 파티의 레드 카펫을 걷고 있다.이 기회에 자신을 내세우기 위해서 엄청 신경을 써서 치장했다.이렇게 고급스러운 연회에서 미모를 발산하려고 말이다.그런데 일부러 발걸음을 늦추어도 기자들이 부르지 않고 심지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전에 소씨 그룹을 인수했을 때 분명 상업계에서 파문을 일으켰지만 그 뒤로 기자와 직접 대면하여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이번에 그녀가 얼굴을 내밀면 어떻게 기자들에게 대응할지 만단의 준비를 했다.그런데 누구도 그녀를 아는 체하지 않았다.분명 천천히 걷고 다양한 몸짓을 취하며 주의를 끌었지만 누구도 인터뷰하러 다가오지 않았다
송문수는 깍지를 끼고 있는 두 손을 바라보았다.심장은 더욱 빨리 뛰고 따뜻함은 배가 되고 있었다.그녀의 마음에 화답이라도 하듯 송문수 역시 더욱 세게 손을 잡았다.하지수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고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로, 로비로 들어갔다.그곳에는 문수의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셨다.문수의 형, 송승우도 앉아 있었다.둘이 손을 잡고 들어오는 모습을 본 승우의 눈에는 분노가 차올랐다.지금 도발하는 건가? 송문수와 하지수가 일부러 도발을?송문수의 부모님 역시 그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채고 흐뭇하게 웃고 계셨다.이 얼마나 바라왔던 일인가.문수의 어머님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아주시며 말씀하셨다.“얼른 들어와, 지금 바로 저녁 준비하라고 할게.”“네, 엄마.”송문수는 하지수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어머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수도 그런 문수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그녀는 누군가와 손을 잡는 게 이렇게도 설레는 일인지 처음 깨달은 듯싶었다.그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송문수와 하지수는 나란히 앉아 밥을 먹을 때에도 서로 눈길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님은 흐뭇하기 그지없었다.유독 송승우만 얼굴이 굳은 채로 한 술도 먹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너무 고생 많았어. 오늘은 특별히 너희가 좋아하는 반찬들을 준비했으니까 많이 먹어.”송문수 어머님은 반찬을 덜어주며 따뜻하게 말을 건넸다.송문수 아버님도 문수의 업무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질문도 하시곤 하셨지만, 문수를 지지해 주시는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저녁 식사는 시끌시끌하였다. 송승우만 빼고 말이다.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아무도 그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혼자만 쓸쓸한 저녁 식사였다.식사가 끝난 후, 수다는 계속되었다. “곧 너의 아버님 환갑인데 난 시끌벅적 크게 보내고 싶은데 어때?”“좋아.” 송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원하는 대로 해. 엄마랑 아빠가 기분 좋은 게 최고
업무를 마친 송문수가 고개를 들자, 하지수가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문수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지수?”지수는 화들짝 놀라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송문수를 바라보다가 넋이 나간 것이었다.전에는 문수가 멋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멋져 보였다.선명한 옆선, 뚜렷한 이목구비…문수의 얼굴에는 남성미가 흘러넘쳤다.눈에 콩깍지가 씌었나?지수는 마치 첫사랑을 만나기라도 한 듯 심쿵하고 말았다.그녀는 작심이라도 하듯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더 이상 문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그러고는 용기를 내어 돌아서서 송문수와 눈을 마주쳤다.송문수 역시 지수가, 그녀의 눈빛이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지고 있었다. 서로의 눈길이 오가는 순간, 송문수는 자신이 그녀를 원하고 있음을 느꼈고 그녀를 꽉 끌어안고 싶었다.사무실 분위기는 어느새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었다.그때, 송문수의 전화벨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타오르던 분위기가 천둥번개를 맞은 것처럼 부서지고 말았다.하지수는 고개를 숙이고 책상 위의 물건들을 정리하며 한편으론 자신의 일렁이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송문수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전화를 받았다.“엄마.”“아직도 퇴근 안 했어?” 전화기 너머로 문수 어머님의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금 퇴근하려고.”“기다리고 있을게.”“알겠어.”송문수는 통화를 마치고 하지수한테 말했다.“엄마가 빨리 오라고 하시네.”“그래.”하지수는 가방을 챙기고 송문수랑 같이 퇴근했다.차에 탄 두 사람은 서로 어색해하고 있었다.평소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업무를 논의하던 두 사람이 오늘은 서로의 눈은커녕 얼굴을 마주보기조차 부끄러운 상황이 되었다.하지수는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을 진정하려고 애썼다.송문수도 역시 창밖을 내다보았다.그의 심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빨리 뛰기 시작했다.수도 없이 많은 여자를 만나봤던 그가 하지수한테 빠지다니!그녀 앞에만 서면 심장이 고장 날 것만
허영지는 송문수의 사무실에 들어가서 말했다.“문수, 지수, 수고했어.”송문수와 하지수는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둘이 너무 일에 몰두한 나머지 허영지가 말하지 않았으면 사무실에 들어온 것조차 몰랐다.“엄마, 어떤 일로 오셨어요?”송문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네 아버지가 기어코 오겠다고 해서 같이 왔지.”“아버지도 오셨어요?”송문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기어코 오겠다고 해서 말리지도 못했어. 근데 두 시간 후에 네 아버지를 데리고 갈 거야.”허영지는 웃으면서 말했다.“아버님은 많이 좋아지셨어요?”하지수는 다정하게 물었다.“의사 선생님은 큰 문제가 없다고 하셨어. 하지만 다시 그럴까 봐 걱정돼.”“맞아요. 아버님은 확실히 주의하셔야 해요.”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하고 나서 물었다.“어머님, 뭐 좀 드시겠어요? 비서보고 준비하라고 할게요.”“됐어. 그냥 너희 얼굴을 잠깐 보러 온 거야. 일하는 걸 방해하지 않을게.”허영지가 상냥하게 말하고선 떠나려고 하자 하지수는 일어서서 배웅하려고 하였다.그러나 허영지는 나오지 말라고 했다.“나 신경 쓰지 말고 일이나 해. 난 여기저기 구경하고 있을게. 참, 저녁에 집에 와서 먹어. 이제 곧 아버지 60세 생신이잖아. 얼마 전에 또 죽다가 살아났으니 축하할 겸 나쁜 기운도 제거하려고.”“알겠어요.”송문수가 대답하자 하지수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오늘 문수 씨에게 일찍 퇴근하라고 할게요.”“내가 오씨 아줌마에게 반찬을 몇 개 더 준비하라고 할 테니 잊지 말고 와.”“네.”허영지는 기쁜 심정으로 떠났다. 얼마 전에 정말 너무 지쳤다.송기명의 일, 회사의 일, 송문수와 송승우의 일, 허영지는 하마터면 우울증에 걸릴 뻔했다. 지금 모두 순조롭게 풀려서 다행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서 다시 송문수와 하지수를 바라보았다.두 사람도 이제 아이를 가질 때가 되겠지?이것은 지금 그녀의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다섯 시 반.하지수는 송문수에게 퇴근하자고 하였다. 요새는 매일
“회사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넌 신경 쓸 필요 없다.”송기명가 담담한 표정으로 한 말에는 송승우가 괜한 말을 했다는 뉘앙스가 들어 있다.송승우도 알아들었다.송문수가 회사를 이끌고 어려운 고비를 넘긴 후부터 모든 사람이 그를 다시 보게 된 건가? 그가 보기에 송문수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아서 운 좋게 성공한 것이었다.그는 늘 송문수를 얕잡아 보았다.“그럼 먼저 가볼게요.”송승우는 자기의 물건을 간단히 정리하고 나서 말했다.“그래.”송승우가 사무실에서 나오기 전에 문 앞에 잠시 멈춰서 말했다.“저는 장안시에 출장하러 왔어요. 여기에 며칠 머물다가 월요일에 서울로 돌아갈 거예요.”“알었어. 뭐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주머니에게 말해.”아주머니는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오씨 아주머니였다.송승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예전에 그가 돌아올 때마다 집에서는 늘 열정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었고 아버지는 출근하지도 않고 그와 함께 있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쌀쌀한 태도로 대하다니!송문수가 잘하고 있으니까 자기는 소용없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송승우는 굳은 얼굴로 떠났다.허영지는 송승우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원래 좋은 말을 하고 싶지만 왠지 모르게 말하지 않았다.허영지는 송기명에게 다가가서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문수의 능력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서 대견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승우에게 차갑게 대하면 안 돼요. 예전에 우리가 문수에게 불공정하게 대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지금은 문수 때문에 승우에게 불공정하게 대하고 싶지 않아요. 두 아이를 평등하게 대해야죠.”송기명은 대꾸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여전히 불쾌했다.어쨌든 자기는 아직 은퇴도 안 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늙지 않았는데 송승우가 어찌 자기 사무실에 있는 의자에 앉을 수 있겠는가?그는 그동안 자기가 송승우에 대한 사랑과 칭찬이 너무 지나쳐서 그를 자고자대하게 만들었고 기본적인 예의와 공손함도 잊
송승우가 막 재무제표를 보려고 할 때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인기척을 들었다.그는 고개도 들지 않고 강력한 어조로 말했다.“꺼져! 들어오기 전에 노크할 줄도 몰라?”문 앞에 선 송기명과 허영지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그들은 줄곧 송승우를 그들의 자랑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들 앞에서 예의 바르고 말을 잘 듣는 아들이 갑자기 이런 말투로 말하는 것을 보자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송기명이 회사에 있을 때도 아무 이유 없이 직원을 욕하지 않았다.송승우는 문 앞에 있는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자 계속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말귀를 못 알아...”그가 말하면서 고개를 들어 보니 송기명과 허영지가 문 앞에 서 있었고 뒤에는 송기명의 비서가 보였다.송승우의 안색이 굳어졌고 눈빛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쳤다.그는 원래 화나 있었다. 회사의 재정이 갈수록 좋아졌고 송문수가 회사를 점점 잘 이끌고 있는 것을 보자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생겼다. 그래서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버럭 화를 낸 것이었다.“왜 여기에 있어?”송기명은 들어오면서 송승우에게 물었다.송승우는 그제야 자기가 아버지의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을 알아챘다.그는 아버지가 갑자기 회사에 오는 이유를 몰랐다.며칠 전에 그가 특별히 전화해서 물어봤을 때 어머니는 아버지를 집에서 좀 더 쉬게 하고 빨리 회사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였다.“회사에 제가 필요하는지 보러 왔어요. 문수가 혼자 회사에 있어서 걱정돼서요.”송승우는 다급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래?”송승우에 대한 송기명의 태도는 차가웠다.그는 자기의 사무실 의자를 향해 다가갔다.송승우는 급히 자리를 비켜주었고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아무리 친부자 간이라도 권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남이 자기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것은 자기 권위에 대한 도전이었다.사실 송승우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송기영은 자기의 의자를 힐끔 쳐다보고는 앉지 않았다.분명 꺼려서 앉지
“왜 이렇게 하는 거지? 쓸데없는 짓이 아닌가? 사든지 말든지 그들이 결정하라고 하면 우리의 매출에 도움이 안 되잖아!”송승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송문수에게 물었다.“제가 다시 한번 말할게요. 저는 판매량을 높이려는 목적이 아니고 직원의 피를 빨아먹으려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이것은 일종의 직원 복지이고 보상입니다.”송문수는 정중한 표정으로 설명하였다.“그동안 회사에 변고가 생겼는데 직원들은 우리와 함께 어려운 고비를 넘겼어요. 이때 우리가 직원에게 복지를 주면 직원들의 열정을 자극할 수 있죠.”“그럼 직접 직원들에게 현금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이에 송승우는 비아냥거렸다.“직원에게 너무 큰 기대를 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이런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가 또 다른 문제가 생길 때 그들은 회사에서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할 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직원은 부정적인 정서가 나타나게 되죠. 반대로 우리가 적당한 보상을 주고 그들이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게 할 수도 있으면서 혜택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송문수의 말이 끝나자 한 이사가 바로 입장을 밝혔다.“찬성합니다.”기타 이사도 연달아 맞장구를 쳤다.“나도 찬성하오.”“문수야, 어린 나이에 인심을 잘 아는구나. 참으로 대단한 친구야.”“송 회장도 드디어 후계자가 생겼네. 전에 우리가 괜한 걱정을 한 거였어.”“다음에 송 회장에게 축하 인사라도 해야겠어. 이런 아들을 둬서 정말 복을 받았다고.”송문서처럼 뻔뻔한 사람도 지나친 칭찬에 민망했다. 옆에 있는 송승우는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이사들이 송문수에게 아첨하는 모습을 보자 송승우는 울화가 치밀어 올라왔다.언제부터 송문수가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을 받게 되었고 자기는 들러리가 되었지?회의가 끝난 후 각 부문은 신에너지 자동차의 홍보 마케팅을 합리적으로 분업해서 진행하기 시작했다.보름 후, 신에너지 자동차가 다시 출시되었다.출시
지금 송문수는 짧은 시간 내에 세계 최첨단 기술의 총 책임자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였다.이 소식이 전해지면 송씨 그룹의 매출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주식도 많이 오를 것이다.파산 직전에 있었던 송씨 그룹이 갑자기 몇 단계 업그레이드될 줄은 누가 알겠는가?이 모든 것은 송문수 덕분이었다.송승우는 믿기지 않아서 확실하게 조사했었다.송씨 그룹의 자금이 부족할 때 송문수가 개인 명의로 육현경을 찾아 돈을 빌려서 부족한 자금을 메웠다.지금 크레지의 기술 투자도 송문수가 하지수를 데리고 외국에 가서 받아온 것이고 회사에서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송승우는 말로 할 수 없는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회사를 지킬 수 있어서 송승우도 매우 기뻤다. 어쨌든 아버지는 회사의 일 때문에 중환자실에 들어갔으니 아버지가 무사하기를 바랐다.그러나 회사를 지킨 사람이 송문수라는 사실이...어렸을 때부터 송문수가 자신에게 뒤떨어진 사실에 익숙했는데 갑자기 잘나가니까 왠지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송승우는 이를 악물고 자신의 속마음을 숨겼다....송문수는 크레지와 계약을 체결한 후 기술에 대한 검토와 연개발을 진행하기 시작했다.물론 이것은 전문가가 해야 할 일들이다. 송문수는 모든 연구개발 플랫폼을 제공하였고 지원 작업도 완료했다. 이제부터 앉아서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지금 급선무는 신에너지 자동차를 생산한 후의 판매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모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마지막에 뜻대로 될 수 있는지 모르기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송문수에게 있어서 신에너지 자동차가 다시 출시되고 예상 매출액을 실현하며 자금이 되돌아온다면 송씨 그룹의 모든 위기가 해결된 것이다. 그는 이사회 회의실에 앉아서 이사들과 판매 방안을 논의하였다.회의실 현장의 분위기가 매우 뜨거웠다.지금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서 이사들도 의욕이 불타올랐다.송승우가 제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송문수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이사들이 송문수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송문수의 지시를 순순히
“늦었으니까 일찍 쉬자. 회사가 힘든 고비를 빨리 넘겼으면 좋겠어.”하지수는 송문수를 보면서 말했다.“그래.”송문수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럼 내 방으로 갈게.”“알겠어.”“잘 자.”“잘 자.” 하지수는 일어나서 가기 전에 뭐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갑자기 허리를 굽혀 송문수의 머리를 안고 그의 이마에 뽀뽀하였다.송문수의 심장이 멈춘 것 같았다. 곧바로 폭풍우가 휘몰아친 것처럼 심장의 박동을 제어할 수 없었다.그는 손가락이 꼼지락거리면서 하지수를 끌어안으려고 하였다.그러나 하지수는 이미 그의 곁을 떠나서 손가락은 그녀의 옷을 스쳐 지났다.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고 그는 1초간 멈칫하다가 포기하였다.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까 봐 두려웠다.그리고 지금 시간이 너무 늦었고 하지수의 피곤함을 느낄 수 있었다.이 기간이 지나고 며칠 지나서...그와 하지수는 아직 많은 시간이 있으니까 조급할 필요가 없었다.송문수는 하지수가 그의 방을 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심장은 여전히 제어되지 않고 벌렁벌렁 뛰고 있었다.그는 미래를 기대하기 시작했다.예전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곧 현실로 다가올 것 같았다.송문수는 하늘이 드디어 그를 돌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하늘이 그와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며칠 후.크레지는 그의 팀을 거느리고 송씨 그룹에 왔다. 송문수를 비롯한 임원들은 최고의 대우로 맞이하였다.송문수는 송씨 그룹에서 여러 번 수정한 가장 완벽한 제안서를 크레지에게 보여주었고 크레지는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그러고는 크레지를 데리고 신에너지 자동차를 참관하였고 그들이 연구개발한 기술을 소개했다.그날 크레지는 바로 송씨 그룹과 합작해서 기술 투자를 해주기로 결정했다.다시 말하면, 세계 최정상 신에너지 자동차 연구개발 부서의 최고 등급의 총책임자가 곧 송씨 그룹의 신에너지 자동차의 연구개발에 참여한다는 것이다.이러면 송씨 그룹의 신에너지 자동차는 대중의 인정을
사실 송문수도 내성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지수의 앞에서 늘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송문수의 말에 하지수는 한숨을 내쉬었다.“왜 모두 날 못 믿는 거지?”송승우가 그녀를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송문수도 그녀를 믿지 않았다. 자신의 말이 이렇게 신뢰성이 없단 말인가?“그냥 송승우는 나보다 훨씬 나은데 당신이 날 선택하는 것이 이해가 안 돼서 그래.”송문수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지만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그는 너무 긴장해서 숨이 막힐 정도였다.“승우 오빠가 문수 씨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하지수는 망설이지 않고 말하였다.“응?”하지수의 말에 송문수는 눈썹을 치켜세웠고 자기의 귀를 의심하였다.송승우는 자기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더 똑똑한 것은 모두에게 알려진 사실이었다.반대로 자신은 그냥 못난 놈이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무능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승우 오빠가 문수 씨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 점점 그런 생각이 들어.”하지수는 다시 한번 말하였다.“근데 너 어렸을 때부터 형만 좋아했잖아? 몇 년 동안 좋아했지?”“지금 생각하면 그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해서 그런 것 같아.”하지수는 송문수에게 약을 발라주면서 말하였다.“어렸을 때 승우 오빠가 성숙하고 듬직하고 성격도 좋다고 생각했어. 당신처럼 걸핏하면 나를 괴롭히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난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또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안전감을 줄 수 있는 듬직한 사람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아.”하지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때 승우 오빠는 나를 지켜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난 정말 승우 오빠와의 감정을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어. 승우 오빠에 대한 의지를 사랑으로 착각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하면 아니야.”하지수는 연고를 내려놓고 송문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지금은 승우 오빠가 날 결혼식장에 버려두고 간 것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아. 그리고 승우 오빠와 다시 잘되고 싶은 생각이 없고 심지어 나와 더 멀리 떨어졌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