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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Author: 나설희
통유리창은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파도가 일렁거릴 때마다 유리창에 부딪쳤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은 아마도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진수성찬이 줄지어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종업원이 선홍색 와인을 길쭉한 글라스에 따르고 각자 두 사람의 앞에 놓았다.

고급진 식재료를 보던 소이연은 그제야 슬슬 배고팠다.

“먹자.”

육현경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전혀 사양하는 기색이 없이 포크를 들고 먹기 시작했다.

배가 고팠는지 두 사람 모두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먹기만 했다.

조금 배가 채워지자 소이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며칠 놀아?”

“넌 얼마나 놀고 싶은데?”

육현경이 되물었다.

“내가 말하면 들어줄 거고?”

소이연이 퉁명스럽게 말하자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이연이 점점 똑똑해지네.”

칭찬 소리에 소이연은 어이가 없었다.

“아마 일주일?”

아마?

소이연이 눈살을 찌푸렸다.

“떠나기 아쉬우면 어쩌려고?”

육현경이 농담 소리를 했다.

“육현경. 나 회사 일도 제대로 인계하지 않았어. 이번 대회에 우승을 따냈으니 방송국에서 은하패션과 본격적으로 협업할 건데 내가 없으면 계약도 못해.”

“걱정 마. 명진이 처리할 거야.”

그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일주일 동안 놀기만 해.”

“…”

소이연이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육현경의 앞에서는 그 어떤 협상도 통하지 않았다.

저녁 식사를 마친 소이연은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하루 종일 잤더니 그다지 졸리지도 않았다.

예수진에게서 걸려온 부재 전화를 확인하고 통화 버튼을 누르려고 할 때였다.

“수진한테 이미 얘기했어. 신경 안 써도 돼.”

육현경에게 투시안이 달린 것 같았다.

분명 휴대폰 액정을 보지 않았는데도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꿰뚫고 있었다.

소이연은 대꾸도 하지 않고 예수진에게 연락했다.

예수진이 첫 번째 촬영을 마치고 두 번째 촬영을 기다리고 있을 때 소이연한테서 연락이 왔다.

“두 사람 이제 다 잤어요?”

“…”

“콜록콜록, 내 말은 깨어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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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수의 전화를 받은 소이연은 그녀의 목소리만 듣고도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지수 씨, 무슨 일 있어요?”“문수 씨가 오늘 어머님이랑 좀 다퉜는데 핸드폰도 다 깨져버려서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나도 문수 씨가 걱정되는 데 아버님이 승우 오빠 먼저 설득해달라고 해서 지금 병원으로 가는 중이거든요.”“그래서 현경이랑 친구분들더러 문수 씨 찾아달라고 하라는 거죠? 혹시 문수 씨가 안 좋은 생각 할까 봐?”“네.”아직 본론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바로 알아맞히는 소이연이 제 친구라서 하지수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현경이한테 말할 테니까 지수 씨는 걱정 말고 승우 씨한테 가요. 찾으면 연락할게요.”“고마워요 언니.”“아니에요.”전화를 마친 하지수는 아무리 심호흡을 해봐도 답답한 가슴을 안고 병원에 들어섰다.바로 중환자실로 향한 그녀 눈에 보이는 건 복도에 앉아 쉴 틈 없이 울고 있는 허영지였다.하지수가 병원을 나설 때도 울고 있더니 아직까지도 진행 중인 것 같았다.저 눈물이 송승우를 위해 흘리는 건지 아니면 송문수와 다퉈서 흘리는 건지는 몰라도 하지수는 어떻게 위로를 전해야 할지 몰랐다.솔직히 말하면 별로 위로를 하고 싶지도 않았다.허영지가 송문수를 대하는 태도는 하지수마저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기 때문이다.“지수 왔구나”“네, 아버님.”“승우가 너 빼곤 아무도 보지 않겠대. 승우 아니었으면 너 이렇게 급하게 오라고 하지도 않았을 거야.”“네.”그들은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들을 위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사람이었으니 하지수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옷 갈아입고 들어가 볼게요.”고개를 끄덕이는 송기명에 하지수가 몸을 돌리던 찰나, 허영지가 아직도 화난듯한 어투로 물었다.“송문수는 안 온대?”“모르겠어요.”“어디 갔어?”“그것도 몰라요.”“걔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지? 지금이 어떤 상황인 줄 뻔히 알면서 뭐 하는 짓이야!”하지수는 눈물을 흘리며 발악하는 허영지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2화

    “무슨 일로 전화한 거냐니? 넌 동정심이라곤 없니? 네 형이 지금 중환자실에 있다고!”하지만 계속해서 화를 내는 허영지에 송문수의 인내심도 결국 바닥나버렸다.“그럼 엄마는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데요? 형 병실 앞에서 매일 밤낮으로 지키길 바라세요? 아니면 사고 난 게 형이 아니라 나였으면 하는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 집안의 쓰레기 같은 존재였잖아요, 그런 내가 죽으면 다들 아무렇지도 않았겠죠!”담아뒀던 서러움이 터지듯 말을 쏟아내는 송문수에 잠에서 깬 하지수가 그를 말리기 시작했다.“문수 씨.”하지만 송문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핸드폰을 붙잡고 있었다.한동안 조용하다가 입을 연 허영지는 목이 멘 채로 말했다.“송문수, 너까지 나 힘들게 할 거야? 내가 죽는 꼴이라도 봐야겠어?”“내가 엄마를 죽이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날 죽으라고 내몰았던 사람이 엄마 아빠예요.”말을 마치고 나서 바로 핸드폰을 내던지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바닥에는 깨진 핸드폰이 나뒹굴고 있었고 송문수는 방문을 세게 닫으며 밖으로 나갔다.어릴 때부터 참지 않던 송문수라도 그가 이렇게 화내는 건 처음 본 하지수는 다급히 뒤쫓아가려 했지만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때문에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네, 아버님.”“지수야, 너 지금 문수랑 같이 있어?”“아까까진 같이 있었는데 문수 씨 방금 나갔어요.”“문수 괜찮은 거야?”“모르겠어요. 어머님은 좀 어떠세요?”“화나서 계속 울지 뭐.”제 아내를 말릴 수도 없었던 송기명은 뒤늦게 허영지를 대신해 해명했다.“사실 이 사람도 문수한테 뭐라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너무 슬퍼서 순간 아무 말이나 막 한 것 같아.”“알아요.”하지수도 허영지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송문수에게는 상처가 되었을 거라 마음이 안 좋았다.“지금 병원으로 좀 올래?”“문수 씨 핸드폰도 안 가지고 나가서 전 문수 씨 찾으러 가야겠어요.”“걘 아무 일도 없을 거니까 걱정 마.”“왜 문수 씨는 아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1화

    “송승우가 또 수술받으니까 어머님 아버님이 못 버틸 것 같아서 그냥 입 다물고 있은 거잖아. 그렇게라도 응어리 좀 풀라고.”“나 그 정도로 속 깊은 사람 아니야. 그냥 말하기 싫었을 뿐이지.”“난 못 속인다니까.”매번 거짓말을 할 때마다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송문수이기에 하지수는 그가 무슨 마음으로 그랬는지 다 알 수 있었다.“문수 씨는 진짜 좋은 사람이야.”하지수는 송승우보다 송문수가 더 좋은 사람인 것 같았다.물론 송승우도 부모님을 아주 공경했지만 어릴 때부터 사랑을 독차지해온 그는 다 커서도 집안의 관심만 바랐지 집안에는 그 어떠한 공헌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늘 형에게 밀려나 찬밥신세이던 송문수는 항상 부모님 곁을 지키며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하는데 발 벗고 나서곤 했다.“나 이제 잘 거야.”그래서 대견스러워서 한 말인데 송문수는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는 게 부끄러웠는지 귀가 빨개져서는 욕실로 도망가버렸다.그런 송문수의 뒷모습을 보던 하지수는 자신이 따라온 게 정말 다행이라고 여겨졌다.만약 송문수를 혼자 보냈다면 그는 지금까지도 가족들의 이해를 받지 못한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었을 텐데 하지수 덕분에 조금이나마 나아진 것 같았다.어릴 때부터 모든 사람의 시선은 송승우에게 집중되어있었다, 물론 그 사람들 중에 하지수도 포함이었다.그럼 송문수도 질투하고 부러워할 만도 할 텐데 하지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송문수가 송승우의 것을 탐내는 걸 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그 속이 얼마나 문드러졌을까 싶어 하지수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지금은 송승우도 중환자실에 누워있고 시부모님도 아들을 지키겠다고 몸을 혹사시키고 있었기에 하지수가 이런 슬픔에 잠겨있을 때가 아니었다.그래서 그녀는 이런 생각이 일파만파 퍼져나가는 걸 막고자 눈을 감았다 뜨며 모든 일이 제자리로 돌아온 다음에 송문수를 제대로 달려줘야겠다고 다짐했다.샤워를 마친 송문수는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누웠지만 자신이 정말 잘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눈만 감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0화

    병원을 나선 송문수가 택시를 잡아타려고 할 때 하지수가 뛰어나오며 그를 불렀다.“문수 씨!”하지수를 본 송문수는 당장이라도 차를 출발시키고 싶었지만 그녀가 아주 다급해 보여서, 그녀에게 욕을 먹더라도 그냥 돌려보내고 싶지는 않아서 문을 연 채로 하지수가 탈 때까지 기다렸다.사실 하지수도 송문수가 저를 기다리지 않고 그냥 가버릴까 봐 걱정됐는데 여전히 멈춰있는 차에 안심하며 빠르게 올라탔다.기분이 나빠서 호텔이든 어디든 가서 혼자 있고 싶어 하는 건 알겠지만 그러다가 연락이라도 안 되면 하지수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기에 이렇게 따라 나온 거였다.하지수가 차에 앉은 걸 확인한 송문수가 차를 출발시켰고 둘은 정적 속에서 호텔로 향했다.하지수는 몇 번이나 그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말을 걸어보려 했지만 무심히 창밖만 내다보는 송문수에 차마 입을 뗄 용기가 생기지 않아 그저 침묵을 유지했다.송문수에게도 혼자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그런데 호텔 방으로 들어오자 송문수는 하지수가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말을 꺼냈다.“하지수, 나 욕할 거면 빨리해. 참을 필요 없어. 욕 다 하면 나도 잘 거야.”“뭐?”예기치 못한 말에 하지수가 어리둥절해 하며 묻자 송문수가 말을 이었다.“송승우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와중에 잠이나 자겠다는 내가 이해 안될 수도 있지만 나도 어제부터 못 자서 지금 좀 피곤해. 사람이 오랫동안 잠을 못 자도 심장마비로 죽거든.”“나 당신이랑 같이 자러 온 거야. 어제 나도 잘 못 잤어.”“당신이 마음 불편해서 못 잘까 봐 온 거라고. 나는 당신이 안 잔다고 버틸까 봐 그게 더 걱정됐어.”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하지수의 반응에 송문수는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나도 당신한테 화낼 줄 알았어?”“화내는 게 당연하잖아.”씁쓸한 투로 말하며 시선을 돌리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어차피 송승우도 언젠가는 알게 될 사실이었어.”그 말을 들은 송문수는 역시나 하지수도 제가 송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9화

    “왜 이래? 왜 갑자기 안 보이는 거야?”눈도 깜빡이지 않고 송승우를 바라보던 허영지는 갑자기 내려진 커튼에 슬픈 눈을 하고 병실을 나서는 간호사에게 물었다.“환자분 쉬셔야 하니까 일단은 다들 돌아가 계세요.”“난 안 가요. 내 아들 옆에 있을 거예요.”“환자분이 가족들 보는 걸 원치 않습니다.”간호사의 입에서 나온 믿기지 않는 말에 허영지는 또 눈물을 터뜨렸다.“왜 우릴 안 보겠다는 거예요? 안에서 혼자 있으면 힘들 텐데...”“환자분한테도 혼자만의 시간을 줘야죠.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드릴 테니까 일단은 돌아가 계세요.”“난 안 가요.”허영지가 고집을 피우자 마찬가지로 송승우 옆에 있고 싶었던 송기명도 움직이지 않았다.“문수 넌 이제 그만 가.”“어젯밤도 샜으니 돌아가서 자.”쌀쌀맞은 엄마의 말투에서 저건 관심이 아니라 타박임을 눈치챈 송문수는 엄마가 저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전 호텔에 가 있을게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세요. 바로 올게요.”하지만 송문수의 말에도 허영지는 대답 없이 차가운 등을 보일 뿐이었다.그에 고개를 떨군 송문수는 돌아서기 전 마지막으로 줄곧 허영지의 곁을 지키며 한마디도 않고 있던 하지수를 쳐다보았다.말없이 눈물만 흘리던 그녀도 제가 송승우에게 사실을 말해버렸다고 원망하는 것 같아서 송문수는 결국 씁쓸하게 발걸음을 돌렸다.하지만 하지수는 원망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송문수를 안쓰럽게 쳐다보고 있었다.송문수가 먼저 다리를 잘라냈다는 말을 했을 리가 없다고 믿고 있던 하지수는 그가 해야 할 말을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는 것 같아 입술을 말아 물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예전의 송문수라면 모르겠지만 함께 일 하면서 봐왔던 송문수는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만약 그가 정말 상황파악도 못 하는 사람이었다면 그 큰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지는 못했을 것이다.혹시라도 너무 속상해서 해명하길 거부하는 것일까 봐 하지수는 용기를 내어 시부모님을 보며 말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8화

    의사의 질문에 송문수는 입술을 말아 물며 답했다.“오른쪽 다리가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그걸 말하면 어떡합니까! 아직은 회복도 채 안 됐고 그런 큰 충격을 받으면 회복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가족분들이 그 정도는 주의해주셔야죠.”의사의 말이 끝나자 허영지도 분노의 화살을 송문수에게로 돌려버렸다.“넌 어쩜 아직도 이러니? 승우가 어떤 상황인지 뻔히 알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해! 그 나이 먹었으면 할 말 못 할 말 정도는 가려야지. 만약 승우가 너 때문에 잘못되기라도 하면 나도 따라 죽을 거야!”허영지가 목놓아 울자 송기명도 미간을 찌푸린 채로 허영지를 다독이며 말했다.“오늘 일은 나도 실망이다 너한테. 서른 살 넘으면 뒤도 안 보고 일부터 저지르는 버릇은 좀 고칠 줄 알았는데.”가족들의 질타에 해명을 하려던 송문수는 그만 입을 다물어버렸다.어릴 때부터 송승우와 송문수가 싸울 때면 부모님은 늘 송승우의 편만 들어줬기에 송문수는 지금 이 상황에 송승우가 스스로 알아챘다고 한들 저를 믿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그래서 입 아프게 더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선생님, 그럼 이제 어떡해요?”“애가 제 몸 상태를 알았으니 죽겠다고 하면 어떡해요... 선생님, 우리 아들 좀 살려주세요, 이제 고작 서른 좀 넘은 앤데 미래가 창창한 애를 제가 먼저 보낼 순 없잖아요...”대성통곡을 하는 허영지를 향해 의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지금은 별문제 없는데 계속 이렇게 우울해하다가 갑자기 이성을 잃으면 그땐 정말 위험할 수도 있어요. 이미 환자분이 본인 몸 상태를 다 알게 됐으니 가족분들은 위로해주면서 환자분이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세요.”“우리 아들 국내 최고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애예요, 어릴 때부터 1등을 놓친 적이 없던 애라 절대 받아들이지 못할 텐데... 승우가 제 몸 상태를 알게 됐을 때 얼마나 충격이 컸을지만 생각하면 저도 죽을 것 같아요...”“차라리 그냥 내가 다치고 말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7화

    장기들은 다 있는 것 같은데 오른쪽 다리에만 느낌이 없는 게 아무래도 불길했다.“형, 진정하라니까.”“마취가 아직 안 풀려서 그런 거야. 마취만 풀리면 정상으로 돌아올 거니까 좀 기다려봐.”“아니야, 아무 느낌도 안 나잖아. 그냥 없어진 것 같아...”송문수의 위로에도 흥분하며 몸을 움직이던 송승우는 점차 제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지금 송승우는 자신이 다리를 잃었다는 생각에 송문수의 말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환자의 강한 움직임에 여러 가지 중요한 수치가 변하자 중환자실에서부터 경보음이 울려고 빠르게 뛰어온 의사들은 모니터에 표시된 수치들을 보더니 곧바로 송승우를 수술실로 데려갔다.송승우의 심장박동이 놀라울 정도로 느려진 걸 본 송문수는 깜짝 놀라며 재빨리 의료진들을 도와 송승우를 수술실로 옮겼다.한편 하지수의 거듭되는 설득에 밥을 먹고는 송기명과 허영지는 아들 걱정에 일찌감치 병원으로 나왔는데 때마침 수술실로 뛰어가는 송문수와 침대에 누워있는 송승우를 보게 되었다.위험한 고비는 넘겼다더니 또 무슨 일로 수술실에 가는지 몰랐던 그들은 어두워진 의료진들의 안색을 살피며 놀란 심장을 부여잡았다.마음 약한 허영지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 하자 송기명과 하지수가 그녀를 부축했고 하지수는 괜찮을 거라고 허영지를 다독이며 그녀와 함께 수술실 앞으로 다가갔다.가족들이 온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초조하게 문 앞을 서성이던 송문수를 하지수가 나지막하게 불렀다.“문수 씨.”그에 고개를 홱 돌린 송문수는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아까 의료진들을 도와 송승우를 수술실로 옮길 때 송승우의 손이 그의 손에 닿았는데 그게 사람의 손이라고는 전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가워서 송문수는 아직도 진정을 할 수가 없었다.“왜 그래, 말 좀 해봐.”“승우, 우리 승우 괜찮은 거지?”하지수는 하얗게 질린 송문수가 걱정됐지만 허영지는 송문수의 안색은 신경 쓰지 못하고 송승우의 안부를 물었다.송문수는 가족들의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송승우가 본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6화

    “너 혼자야?”힘겹게 내뱉은 목소리였지만 그게 너무나도 미약해서 송문수는 송승우에게로 가까이 붙은 채 몸을 숙여야만 그가 뭐라고 하는지 그나마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엄마 아빠도 너 걱정했어.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당분간은 면회 못한다고 해서 어제 호텔로 먼저 보냈어. 보고 싶으면 지금 바로 전화할게.”송문수의 말에 괜찮다며 고개를 젓던 송승우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나 많이 다쳤어?”“생명엔 지장 없대, 그런데 교통사고가 워낙 크게 나서 장기들이 많이 손상됐대. 그래서 여기 당분간 있는 건데 최고로 좋은 의료진들만 붙였으니까 걱정 마, 곧 괜찮아질 거야.”“나 얼굴은 멀쩡해?”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멈칫하던 송문수는 솔직하게 말해주었다.“얼굴이 붕대로 다 감겨있어서 안 보여.”“눈, 코, 입, 귀는 멀쩡한 것 같아.”“팔다리는 다 있어?”하지만 또다시 들려온 질문에는 곧바로 답을 하지 못하는 송문수였다.이렇게 빨리 저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지만 교통사고에서 깨어난 환자가 가장 궁금해할 게 본인의 목숨과 몸 상태일 테니 송문수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교통사고에서 가장 흔한 후유증이 얼굴 흉터와 장애라서 저런 질문을 하는 건 알겠지만 송문수는 바로 대답을 못 하고 눈을 피하기만 했다.“송문수.”“다 있어.”결국 의사의 당부 때문에 송승우의 회복을 돕고자 거짓말을 하긴 했지만 송문수의 긴장한듯한 반응에서부터 송승우는 무언가 눈치를 챈 듯했다.그 힘든 와중에도 그는 흥분을 한 건지 언성을 살짝 높였다.“너 아까 망설였어.”“거짓말이지?”“아니야. 정말 다 멀쩡해.”“맹세해 그럼.”“맹세할게.”죄책감이 점점 켜졌지만 송승우의 감정변화를 느낀 송문수는 아직은 중환자라 큰 충격은 피해야 하는 송승우를 위해 일부러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그게 거짓말이면 넌 평생 하지수랑 같이 못 있어.”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하는 송승우에 송문수는 마른 침을 삼켜냈다.제 목숨을 담보로는 맹세할 수 있어도 하지수와의 감정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5화

    예수진:[그럼 너랑 지수 다 서울에 있는 거야? 아직 병원이야?]예수진:[부모님은 좀 어떠셔? 충격이 크시지?]그들의 문자에 하나하나 답장을 하던 송문수는 점점 더 침울해졌다.누구한테 일어나도 참혹한 비극인데 그 일이 제 형한테 일어났으니 송문수는 어떻게 송승우를 바라봐야 할지 몰랐다.근심 속에서 밤이 깊어지자 하지수가 송문수에게 문자를 보냈다.[자?][아니.][병원에서 잘 수 있으면 어디서 눈이라도 좀 붙여. 문수 씨도 쉬어야지, 어머님 아버님이 못 버티시면 남은 건 당신뿐이야.][알아 나도. 넌 왜 아직 안 자? 시간 늦었는데.][당신이 걱정돼서.][뭐하러 날 걱정해, 난 괜찮아. 송승우가 문제지...]그의 문자에 어떤 말로 답을 해야 할지 몰랐던 하지수는 말을 잇지 못했고 송문수도 그만 대화를 끝내려 했다.[늦었으니까 얼른 자.][응.][나 대신 부모님 좀 잘 챙겨줘, 엄마 아빠 쓰러질까 봐 나 너무 무서워.][내가 계속 옆에 있을 거니까 걱정 마.]핸드폰을 내려놓은 송문수는 중환자실 앞에 놓인 딱딱한 의자에서 밤을 지새웠다.중환자실에서 나온 송승우가 바로 입원할 수 있게 병원에서 VIP 병실을 열어줬지만 송문수는 그 편한 곳도 마다하고 굳이 송승우 옆을 지키고 있었다.아무리 송승우라 해도 이런 곳에 혼자 있으면 무서울까 봐.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아침까지도 제대로 정신을 못 차리던 송문수는 간호사의 친절한 부름에 서서히 눈을 떴다.“보호자분?”잔뜩 충혈된 눈을 하고 몸을 일으킨 송문수는 의아한 눈으로 간호사를 바라보았다.“환자분이 보호자분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송승우 씨가요?”중환자실을 가리키며 당황한 듯 묻는 송문수를 향해 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송문수 씨가 중환자실로 와줬으면 하세요.”“면회 안된다면서요?”“좀 전에 선생님이 또 몸 상태 체크하셨는데 이젠 다 정상수치로 돌아와서 면회 가능하시대요. 대신 시간만 좀 주의해주세요. 아직 몸이 약하셔서 이럴 때는 저희도 환자분 부탁이라면 뭐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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