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6화

작가: 나설희
하지만 업계 내막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그의 이번 일거수일투족은 부인도 잃고 병사도 잃는 격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는 한 번 또 한 번 소이연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었다.

문서인은 주먹을 세게 쥐고 매섭게 화면 속의 소이연을 노려보았다.

이때 사회자가 입을 열었다.

“저희는 소이연 씨가 lovely라는 것을 믿습니다. Lovely 씨가 이번 대회에 참가 해주신 것에 대해 아주 영광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번 대회의 규칙은 현장에서 디자인해야 하며 카피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심사위원과 기획팀 과반수의 의견으로 소이연 씨는 자신의 과거 작품을 사용했을지라도, 카피로 판명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소이연 씨의 이번 대회 참가 자격을......”

“저도 디자인했는데요.”

소이연이 사회자의 말을 끊었다.

사회자는 멍하니 서있었다.

“사회자님, 저도 현장에서 디자인했는데요. 다른 사람이 바꿔 가긴 했지만요.”

소이연은 한마디 한마디 아주 정확하게 끊으며 말했다.

현장은 다시 술렁였다.

이거 예능 아니야?!

이건 영화야, 게다가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있는 그런 영화!

관중들은 환호했다.

댓글 창은 너무 많은 댓글로 읽을 새도 없었다.

[나 심장이 너무 아파.]

[아수라장이다 아수라장! 대박.....]

[죽을 거 같아, 심장이 배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예능 좀 보자는데 목숨까지 걸어야 해?!]

[이런 리얼리티 예능은 본 적도 없어, 이건 절대 대본 아닐 거야. 빨리 배틀 해!]

사회자는 몇 초간 멍해져 있다가 급히 현장을 수습했다.

“이연 씨의 말은, 그러니까 옷을 만들었는데, 서아 씨가 그 옷을 안 입고 다른 옷을 입었다는 말씀입니까?”

갑자기 이름이 언급된 문서아는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소이연이 다시 유명해지는 건 정말 참을 수 없어서 화만 냈었다.

그녀는 원래 질투가 많아서 자기보다 예쁜 여자를 싫어했다.

소이연이 문씨 가문에서 출근할 때 능력도 뛰어나서 자신과 많이 비교되었다.

그런 소이연을 계속 미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77화

    모든 시선이 나나에게 집중되었다.관중들 시선에 나나는 너무 놀라 온몸을 덜덜 떨며 정신을 잃었다.사회자, 현장 관중, 카메라 앞에서 나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가 그 옷을 바꾼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모든 진상이 낱낱이 밝혀졌다.소이연은 누군가에 의해 함정에 빠졌다.이번 사건의 장본인은 당연히 나나가 아니었다. 나나는 그녀에게 아무런 원한도 없었으니 그 화살이 문서아에게 돌아갔다.문서아는 창백한 얼굴로 무대 위세 서 있었다.반박할 수가 없었다.사회자도 놀라 윽박질렀다. “서아 씨, 왜 이연 씨의 옷을 바꿨나요, 왜 그런 짓을 하신 거죠?!”문서아는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렇게 많은 조명 아래 전 국민 앞에서 이렇게 까발려지니 믿어지지 않았다.그녀의 뒤에 얼마나 큰 조력자가 있던 앞으로의 그녀의 연예계 생활이 걸려있었다.그녀는 계속 고개만 저었다.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소나은을 바라보았다.소나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자 했다.아무런 도움도 없이 이렇게 혼자 무대에 서 있을 수 없었다.소나은도 이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분노가 더 컸다.문서아의 시선이 느껴지자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그녀는 절대 이 일로 그녀의 콘셉트와 평판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이 사건을 계획할 때 이미 도망갈 구멍을 찾아 두었다.무슨 일이 생기면 당연히 문서아에게 뒤집어씌울 생각이었다.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슬픈 얼굴로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서아야, 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아무리 문씨 패션을 위해서라도 그렇지, 우리 언니가 대회에서 이기는 게 싫다고 이렇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모함하다니, 넌 내 제일 친한 친구잖아. 난 네가 이런 짓을 했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아......”말을 하던 소나은이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마음이 찢어져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문서아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나은을 바라보았다.어떻게, 어떻게 모든 일을 그녀에게 뒤집어씌울 수가 있는가?!도대체 왜 그녀 혼자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78화

    [소나은 왜 이렇게 여우 같지?!][바람 피운 여자가 낳은 애는 역시 쪼잔하네, 진짜 치사하다.][소나은은 이번엔 진짜 정떨어진다. 질 거면 당당하게 지던가. 진짜 밥 맛 떨어져.]“심사위원 여러분, 여러분이 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공정하게 이번 대회를 평가해 주셨으면 합니다. 관중들과 시청자 여러분, 그리고 친구들 역시 명분이 있는 결과를 원할 거라고 생각합니다.”소이연이 다시 한번 간절히 말했다.사실 관중들도 소이연이 결승전에서 만든 옷이 뭔지 궁금했다.그래도 lovely니까 작품은 당연히 잘 만들었을 것을 거라 생각했다.“우리도 소이연의 작품이 보고 싶어요!” 한 관중이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소이연에게 공평하게 해줘라!”“대회를 계속해 주세요! 우리도 명분이 있는 결과를 원합니다!”현장의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댓글 창도 소이연에 대한 각종 응원이 가득했다.육현경의 단톡방도 고요했다.아마 이 극적인 전개에 다들 놀랐을 것이다.이때 하도경이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미친, 이거 너무한 거 아니야?! 문서아가 이 정도까지 한다고? 지원아, 네 와이프 대단한데, 너 앞으로 조심해라.” @계지원.“문서아가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닌데, 문서인이 뒤에서 조종하고, 문서아는 당한 거 같아.” 송문수가 평가했다.“내 생각에도 그래. 문서아는 가슴만 크고 머리는 비었어. 문서아를 무시하는 건 아닌데 너랑 안 어울리긴 해.” @계지원.“하도경, 너 말이 많다.” 송문수가 하도경에게 한마디 했다.“내가 말이 많긴 해. 그럼 문서아 얘기는 안 할게. 소나은 얘기 좀 해보자. 진짜 역겹다. 내가 그렇게 많은 여자들을 만나봤는데, 이렇게 쓰레기 같은 애는 처음이야. 진짜 이런 애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긴 해? 문서인은 대가리에 똥이 들어찬 거냐?!” 하도경은 다소 흥분했다.“그게 아니면 현경이가 어떻게 기회를 잡았겠어?” 두 사람은 단톡방에서 열렬하게 토론할 때 이른바 두 “가족”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스튜디오 현장.현장 논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79화

    온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스크린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은 본 적이 없었다.그녀의 놀라운 미모와 아름다운 몸매 외에 푸른 밤 같은 보석으로 장식한 드레스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모든 사람들이 숨죽이고 바라보았다.숨을 조금만 크게 쉬었다간 눈앞의 아름다운 장면이 산산조각 날까 두려웠다.세련되고 고귀한 드레스가 사람을 예쁘게 보이게 하는 건지 사람이 예뻐서 드레스가 세련되고 고귀해 보이는 건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그냥 사람과 옷이 물아일체 되었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너무 예뻐서 분간이 되지 않았다.댓글 창은 폭발했다.[너무 예쁘다, 너무 예뻐, 나 숨도 못 쉬겠어!][소이연 진짜 예쁘다. 왜 데뷔 안 하지? 드라마, 영화에 나오면 매일이라도 볼 텐데. 안구 정화 그 자체야.][이 옷 소이연 몸에 박제해 주세요.]단톡방에서도 난리가 났다.하도경은 “코피 흘리는 이모티콘”을 최소 10개 이상 보냈다.“보라면 못 볼 것 같아? 그랬다 가는 헛된 욕심이 생길 것 같아.” @육현경.“현경아, 소이연이 이렇게 예뻤어? 너 빨리 데려가라, 더 나왔다간 누구라도 다치겠어.” @육현경.“나 갑자기 문서인 생각났어. 걔 진짜 웃기다. 세상에서 제일 웃겨. 지원아, 다음에 네 삼촌 만나면 눈이 어떻게 된 건 아닌지 물어봐 줘.” @계지원.화면 속에서도 하도경의 비웃음이 느껴졌다.스튜디오 현장.충격적인 현장에서 마침내 관중들이 정신을 차렸다.그러고는 서로 질세라 환호성을 내질렀다. 소이연과 소이연이 입고 있는 옷이 정말 예뻐서였다.소나은은 옆에서 얼굴이 구겨질 만큼 웃고 있었다.오늘 소이연에게 치욕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시 그녀를 치켜세우는 꼴이 되어버렸다.그녀는 심지어 다음에 소이연의 인기가 얼마나 많아져 있을지 자신의 이미지가 어디까지 깎아져 내려질지 상상되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소이연이 자신보다 잘하는 것을 가장 견딜 수 없었다.소이연이 잘하는 것은 무조건 망쳐 놓아야 직성이 풀렸다.18살이 되던 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80화

    [문서아 은퇘해. 이런 사람은 연예인 할 자격도 없어.][문서아 법 위반한 거 아니야? 관련 부서에서 반드시 공정하게 처리 부탁드립니다.]예능 대회가 드디어 끝났다.원래 2시간인 프로그램이 장장 4시간 동안 방영되었다.시청률도 역 대급인 기록을 세웠다.녹화 종료 후 모든 사람들이 순서대로 스튜디오를 떠났다.무대 뒤로 돌아온 소이연은 우선 마린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했다. 그제야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방송국을 떠났다.입구에서 기자들이 떼로 몰려왔다.소나은과 문서아는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걸을 수도 없었다.“문서아씨, 왜 소이연 씨에게 누명을 씌우셨죠? 소이연 씨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문씨 그룹에 어떤 영향이 있는 건가요?”“이런 행동이 부끄럽지는 않으신가요?”“이런 행동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계셨나요?”“문서아 씨 대답 좀 해주세요!”기자들이 불친절한 목소리로 각자 질문을 했다. 문서아는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됐어요, 됐어!” 문서아가 소리쳤다.그녀도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기자들은 여전히 굴하지 않고 그녀가 미쳐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다 비켜요, 저 갈 거예요! 비키라고!” 문서아가 울면서 소리쳤다.소나은은 여전히 옆에서 좋은 사람인 척 연기를 하고 있었다. “서아야 진정해, 기자님들도 다 일하시는 거잖아, 좀 도와줘.”“소나은!” 문서아가 드디어 폭발했다.무대에서부터 소나은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버리고 싶었다.그런데 일을 키우면 안 되니 우선 하는 수 없이 참고 있었는데, 지금 좋은 사람인 척을 하니 자신이 더욱 교양 없고 더 미친 사람 같았다.문서아가 매섭게 소나은의 뺨을 때렸다.소나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불쌍한 얼굴로 말했다. “서아야......”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억울해 보였다.“문서아 씨, 어떻게 사람을 때려요! 너무 못됐다!”“맙소사, 난 이렇게 막무가내인 사람은 또 처음 보네! 문서아 씨 진짜 교양 없네요!”“소나은 씨는 위로하는 거잖아요. 근데 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81화

    계지원이 나타나서 문서아를 데리고 가자 소나은도 적잖게 놀랐다.하지만 계지원과 문서아의 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열애설을 공개적으로 오픈한 뒤로 데이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그런데 계지원이 문서아가 난감한 상황에 나타나 대중들이 보는 앞에서 데리고 간 것이다.남친 역할 제대로 하는데?모든 여자들이 기대하고 부러워하는 남친상이 이런 게 아니야?소나은은 속으로 은근 샘이 났다.문서인은 뭐 하고 있는지 코빼기도 안 보이네.비록 이번 대회에서 졌지만 다행히 명예를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문서아가 간 뒤, 소나은은 기자들 앞에서 동정심을 유발하려 했다.그런데 기자들이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전부 스쳐 지나갔다.이를 악물며 부르르 떨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떴다.“소이연 씨, 이번 대회에서 문서아의 모함을 당했는데 소감 한마디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많이 괴롭고 받아들이기 힘든 가요?”“상처를 받으셨죠? 문서아는 전 남친의 여동생인데 어떻게 이렇게 대할 수 있어요?”“소이연 씨, 왜서 lovely 신분을 숨긴 겁니까?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이번 대회에서 소나은이 디자인한 옷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기자들이 흥분하며 질문 공세를 퍼붓자 소이연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답했다.“제가 모함을 당했지만 괴로운 사람은 따로 있을 겁니다. 마지막에 진상이 밝혀졌기 때문에 난처하게 된 건 제가 아니까요. 그리고 저보다 상처를 더 많이 받은 사람도 있잖아요.”소이연이 말한 상처를 더 많이 받은 사람은 문서아를 가리킨다.여태 절친이라고 여겼던 자매한테서 배신을 당했으니 소나은을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lovely 신분을 감춘 것인 온전히 사적인 이유로서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부디 양해를 부탁드릴게요.”그녀는 더는 기자들과 얽히기 싫어 떠나려고 했지만 기자들이 나갈 틈을 주지 않고 더 몰려들었다.“소이연 씨, 혹시 이번 일이 문서인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까?”“한때 문서인과 연인 사이였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82화

    주책스럽게 마음이 또 들뜨기 시작했다.소이연이 손을 내밀어 육현경의 손바닥에 얹었다.그의 입술선이 살짝 올라가더니 손을 꼭 잡고 기자들 속에서 떠났다.다들 두 사람이 가는 뒷모습을 쳐다보았다.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은 소이연은 훤칠한 남자의 옆에 서 있으니 몸매가 한층 더 돋보였다.마치 부잣집 아내가 도망쳤다가 잡혀가는 그림을 보는 듯했다.드라마 속에서나 나올 듯한 장면을 현실에서 보고 있으니 기분이 짜릿할 정도로 아름다웠다.기자들이 다시 카메라를 들고 두 사람의 뒷모습을 찍느라 분주했다.헬리콥터가 떠나자 카메라 셔텨음이 점점 사라졌다.…헬리콥터에 탄 소이연은 창밖으로 멀어지는 지면을 바라보았다.이렇게 요란하게 등장해서 데리고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계지원처럼 차를 타고 올 것이지.큰 소동을 일으켰으니 내일 뉴스에 어떤 글들이 올라올지 생각하지 않아도 상상이 갔다.그래도 가슴은 생각과 다르게 점점 빠르게 뛰고 있다.마치 수면 위에서 파도가 넘실거리는 것 같았다.“소이연 씨, 축하드려요.”귓가에 쉰 남자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렸다.소이연이 고개를 돌려 육현경과 눈을 마주쳤다.잘생긴 얼굴을 이렇게 보고 있으니 조금 쑥스러웠다.그때 꽃다발이 불쑥 눈앞에 나타났다.소이연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이 남자 서프라이즈는 정말 잘 한다니까.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꽃다발을 받았다.“고마워.”“대표님께서 직접 만든 겁니다. 오전 내내 꽃다발을 만드느라 진땀을 빼셨어요.”이명진이 뒤에서 불쑥 끼어들었다.“…”그 바람에 소이연이 깜짝 놀랐다. 뒤에도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요염하게 물든 붉은 장미꽃을 보다가 장미꽃보다 더 설레게 만드는 육현경을 바라보았다.소이연이 갑자기 몸을 기울이며 그의 볼에 뽀뽀를 했다.육현경의 몸이 움찔했다.그녀는 뽀뽀한 뒤에 왠지 후회가 되었다.빤히 쳐다보는 그의 시선에 어쩔 바를 몰랐다.이명진까지 뒤에서 보고 있다는 것도 잊은 채 감동을 억제 못하고 충동적으로 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83화

    예수진은 승합차를 타고 촬영장을 떠났다.하루 내내 감정기복이 심한 야간극을 찍었더니 주인공의 역할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다.차에 올라탄 뒤 진정시킬 겸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오늘 매니저가 데리러 와서 지금 한창 옆에 앉은 실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다인 언니, 저녁에 ‘솔로디자인쇼’를 보셨어요?”실장이 물었다.“오는 길에 띄엄띄엄 봤어.”“저도 띄엄띄엄 보긴 했는데 오늘 소이연과 소나은의 대회가 너무 드라마틱하더라고요. 드라마를 본 것보다 반전이 더 많았어요. 지금 뉴스에 숱한 글들이 올라왔는데 궁투극보다 더 재미있어요.”실장의 말에 예수진의 눈꺼풀이 살짝 움직였다.오늘 소이연의 대결이 있다는 걸 새까맣게 잊어버렸다.촬영에만 집중하느라 대회를 챙겨보는 걸 까먹었다.그녀가 눈을 뜨고 물었다.“소이연이 이겼어?”“당연하죠. 그것도 아주 통쾌 상쾌하게 이겼어요. 오늘부터 나 소이연 팬 할래요.”실장이 흥분하면서 말하더니 이내 한마디 덧붙였다.“물론 수진 언니가 내 마음속에 최고이긴 하지만요.”알랑방구쟁이!그래도 예수진은 소이연이 이겨서 기분이 좋았다.만약 소나은이 이겼다면 얼마나 콧대를 쳐들고 다닐지 상상이 갔다.“수진 언니, 촬영하느라 아직 뉴스를 못 봤죠? 오늘 저녁 대회 현장에 문서아가 소이연을 모함하려다가 대중들 앞에서 들통났잖아요. 그때 얼마나 속이 시원하던지, 10년 묵은 체중이 쫙 내리는 기분이에요.”실장은 말하면 말할수록 격동했다.“그래?”예수진도 가십거리를 논하기 좋아했다.실장의 말을 듣고 갑자기 흥분되기 시작했다.피곤해서 손가락 움직일 힘도 없지만 그래도 휴대폰을 들고 뉴스를 검색했다.대회에 관한 뉴스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와 있었다.한창 신나게 보고 있을 때 한 뉴스 제목이 눈에 띄었다.“계지원은 문서아의 스캔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중들 앞에서 당당하게 여친을 보호했다”예수진이 미세하게 떨리는 손으로 뉴스를 터치했다.먼저 글을 대충 훑어보다가 사진을 주시해 보았다.계지원이 인파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84화

    소이연에게 전화했더니 전원을 꺼버렸다.전원을 끄고 다닐 사람이 아닌데?다급하게 오빠한테 전화를 했더니 또 전원이 꺼져 있다.두 사람 설마 납치된 거 아니야?그럴 일은 없겠지만 은근 긴장이 되었다.망설이다가 하도경에게 연락했다.“우리 오빠 어디 갔는지 알아? 연락이 안 돼!”“나도 몰라.”하도경이 대답했다.“이연 씨와 축하 파티하고 있겠지. 오늘 저녁 이연 씨 그렇게 예쁘던데 남자라면 못 참는 게 당연해. 내가 네 오빠래도 주저없이…”“우리 오빠는 그런 사람 아니거든?”예수진은 무서운 오빠 바라기였다.“그래도 남자들은 다 똑같아.”그저 답답한 면이 있다 뿐이다.“모르면 됐어.”예수진은 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어 바로 끊어버리려 했다.“예수진.”그때 하도경이 불렀다.“뭐?”“술 마시러 나올래?”하도경이 불쑥 물었다.그 말에 예수진이 미간을 찌푸렸다.이 시간에 무슨 술이야, 미쳤어?“내일 촬영 있어.”예수진이 딱 잘라 거절했다.“다음에 마시자. 이번 촬영이 끝나면 며칠 쉴 거야. 그때 이 누나가 실컷 마셔 줄게.”하도경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그깟 술을 마시지 못해서 안달이 난 게 아니라 예수진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말한 것이다.“그럼 일찍 쉬어.”“응.”예수진이 통화를 끊고 소파에 벌러덩 누웠다.하도경의 말을 들어보니 소이연이 육현경과 같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그렇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다시 마음이 가라앉았다.한 사람을 잊는데 얼마나 걸릴까?아마 오래오래 지나야 하나도 아프지 않겠지.…소이연과 육현경은 8시간 비행기를 타고 발리에 도착했다.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전용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그랜드 호텔에 도착했을 때 현지 시간으로 오후 2시가 조금 지났다.소이연이 이동 중에 잠들어서 호텔에 도착했는데도 눈을 뜨지 못했다.결국 육현경이 안고 방으로 이동했다.조심스럽게 그녀를 푹신한 베개에 눕히자 더 깊이 잠들었다.육현경이 자는 모습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씻으러 가려고 할 때 소이연의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3화

    하지수의 전화를 받은 소이연은 그녀의 목소리만 듣고도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지수 씨, 무슨 일 있어요?”“문수 씨가 오늘 어머님이랑 좀 다퉜는데 핸드폰도 다 깨져버려서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나도 문수 씨가 걱정되는 데 아버님이 승우 오빠 먼저 설득해달라고 해서 지금 병원으로 가는 중이거든요.”“그래서 현경이랑 친구분들더러 문수 씨 찾아달라고 하라는 거죠? 혹시 문수 씨가 안 좋은 생각 할까 봐?”“네.”아직 본론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바로 알아맞히는 소이연이 제 친구라서 하지수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현경이한테 말할 테니까 지수 씨는 걱정 말고 승우 씨한테 가요. 찾으면 연락할게요.”“고마워요 언니.”“아니에요.”전화를 마친 하지수는 아무리 심호흡을 해봐도 답답한 가슴을 안고 병원에 들어섰다.바로 중환자실로 향한 그녀 눈에 보이는 건 복도에 앉아 쉴 틈 없이 울고 있는 허영지였다.하지수가 병원을 나설 때도 울고 있더니 아직까지도 진행 중인 것 같았다.저 눈물이 송승우를 위해 흘리는 건지 아니면 송문수와 다퉈서 흘리는 건지는 몰라도 하지수는 어떻게 위로를 전해야 할지 몰랐다.솔직히 말하면 별로 위로를 하고 싶지도 않았다.허영지가 송문수를 대하는 태도는 하지수마저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기 때문이다.“지수 왔구나”“네, 아버님.”“승우가 너 빼곤 아무도 보지 않겠대. 승우 아니었으면 너 이렇게 급하게 오라고 하지도 않았을 거야.”“네.”그들은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들을 위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사람이었으니 하지수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옷 갈아입고 들어가 볼게요.”고개를 끄덕이는 송기명에 하지수가 몸을 돌리던 찰나, 허영지가 아직도 화난듯한 어투로 물었다.“송문수는 안 온대?”“모르겠어요.”“어디 갔어?”“그것도 몰라요.”“걔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지? 지금이 어떤 상황인 줄 뻔히 알면서 뭐 하는 짓이야!”하지수는 눈물을 흘리며 발악하는 허영지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2화

    “무슨 일로 전화한 거냐니? 넌 동정심이라곤 없니? 네 형이 지금 중환자실에 있다고!”하지만 계속해서 화를 내는 허영지에 송문수의 인내심도 결국 바닥나버렸다.“그럼 엄마는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는데요? 형 병실 앞에서 매일 밤낮으로 지키길 바라세요? 아니면 사고 난 게 형이 아니라 나였으면 하는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나는 이 집안의 쓰레기 같은 존재였잖아요, 그런 내가 죽으면 다들 아무렇지도 않았겠죠!”담아뒀던 서러움이 터지듯 말을 쏟아내는 송문수에 잠에서 깬 하지수가 그를 말리기 시작했다.“문수 씨.”하지만 송문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핸드폰을 붙잡고 있었다.한동안 조용하다가 입을 연 허영지는 목이 멘 채로 말했다.“송문수, 너까지 나 힘들게 할 거야? 내가 죽는 꼴이라도 봐야겠어?”“내가 엄마를 죽이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날 죽으라고 내몰았던 사람이 엄마 아빠예요.”말을 마치고 나서 바로 핸드폰을 내던지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바닥에는 깨진 핸드폰이 나뒹굴고 있었고 송문수는 방문을 세게 닫으며 밖으로 나갔다.어릴 때부터 참지 않던 송문수라도 그가 이렇게 화내는 건 처음 본 하지수는 다급히 뒤쫓아가려 했지만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때문에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네, 아버님.”“지수야, 너 지금 문수랑 같이 있어?”“아까까진 같이 있었는데 문수 씨 방금 나갔어요.”“문수 괜찮은 거야?”“모르겠어요. 어머님은 좀 어떠세요?”“화나서 계속 울지 뭐.”제 아내를 말릴 수도 없었던 송기명은 뒤늦게 허영지를 대신해 해명했다.“사실 이 사람도 문수한테 뭐라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너무 슬퍼서 순간 아무 말이나 막 한 것 같아.”“알아요.”하지수도 허영지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송문수에게는 상처가 되었을 거라 마음이 안 좋았다.“지금 병원으로 좀 올래?”“문수 씨 핸드폰도 안 가지고 나가서 전 문수 씨 찾으러 가야겠어요.”“걘 아무 일도 없을 거니까 걱정 마.”“왜 문수 씨는 아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1화

    “송승우가 또 수술받으니까 어머님 아버님이 못 버틸 것 같아서 그냥 입 다물고 있은 거잖아. 그렇게라도 응어리 좀 풀라고.”“나 그 정도로 속 깊은 사람 아니야. 그냥 말하기 싫었을 뿐이지.”“난 못 속인다니까.”매번 거짓말을 할 때마다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송문수이기에 하지수는 그가 무슨 마음으로 그랬는지 다 알 수 있었다.“문수 씨는 진짜 좋은 사람이야.”하지수는 송승우보다 송문수가 더 좋은 사람인 것 같았다.물론 송승우도 부모님을 아주 공경했지만 어릴 때부터 사랑을 독차지해온 그는 다 커서도 집안의 관심만 바랐지 집안에는 그 어떠한 공헌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늘 형에게 밀려나 찬밥신세이던 송문수는 항상 부모님 곁을 지키며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하는데 발 벗고 나서곤 했다.“나 이제 잘 거야.”그래서 대견스러워서 한 말인데 송문수는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는 게 부끄러웠는지 귀가 빨개져서는 욕실로 도망가버렸다.그런 송문수의 뒷모습을 보던 하지수는 자신이 따라온 게 정말 다행이라고 여겨졌다.만약 송문수를 혼자 보냈다면 그는 지금까지도 가족들의 이해를 받지 못한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었을 텐데 하지수 덕분에 조금이나마 나아진 것 같았다.어릴 때부터 모든 사람의 시선은 송승우에게 집중되어있었다, 물론 그 사람들 중에 하지수도 포함이었다.그럼 송문수도 질투하고 부러워할 만도 할 텐데 하지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송문수가 송승우의 것을 탐내는 걸 본 적이 없었다.그래서 그 속이 얼마나 문드러졌을까 싶어 하지수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지금은 송승우도 중환자실에 누워있고 시부모님도 아들을 지키겠다고 몸을 혹사시키고 있었기에 하지수가 이런 슬픔에 잠겨있을 때가 아니었다.그래서 그녀는 이런 생각이 일파만파 퍼져나가는 걸 막고자 눈을 감았다 뜨며 모든 일이 제자리로 돌아온 다음에 송문수를 제대로 달려줘야겠다고 다짐했다.샤워를 마친 송문수는 잠을 청하려고 침대에 누웠지만 자신이 정말 잘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눈만 감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70화

    병원을 나선 송문수가 택시를 잡아타려고 할 때 하지수가 뛰어나오며 그를 불렀다.“문수 씨!”하지수를 본 송문수는 당장이라도 차를 출발시키고 싶었지만 그녀가 아주 다급해 보여서, 그녀에게 욕을 먹더라도 그냥 돌려보내고 싶지는 않아서 문을 연 채로 하지수가 탈 때까지 기다렸다.사실 하지수도 송문수가 저를 기다리지 않고 그냥 가버릴까 봐 걱정됐는데 여전히 멈춰있는 차에 안심하며 빠르게 올라탔다.기분이 나빠서 호텔이든 어디든 가서 혼자 있고 싶어 하는 건 알겠지만 그러다가 연락이라도 안 되면 하지수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기에 이렇게 따라 나온 거였다.하지수가 차에 앉은 걸 확인한 송문수가 차를 출발시켰고 둘은 정적 속에서 호텔로 향했다.하지수는 몇 번이나 그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말을 걸어보려 했지만 무심히 창밖만 내다보는 송문수에 차마 입을 뗄 용기가 생기지 않아 그저 침묵을 유지했다.송문수에게도 혼자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그런데 호텔 방으로 들어오자 송문수는 하지수가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말을 꺼냈다.“하지수, 나 욕할 거면 빨리해. 참을 필요 없어. 욕 다 하면 나도 잘 거야.”“뭐?”예기치 못한 말에 하지수가 어리둥절해 하며 묻자 송문수가 말을 이었다.“송승우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와중에 잠이나 자겠다는 내가 이해 안될 수도 있지만 나도 어제부터 못 자서 지금 좀 피곤해. 사람이 오랫동안 잠을 못 자도 심장마비로 죽거든.”“나 당신이랑 같이 자러 온 거야. 어제 나도 잘 못 잤어.”“당신이 마음 불편해서 못 잘까 봐 온 거라고. 나는 당신이 안 잔다고 버틸까 봐 그게 더 걱정됐어.”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하지수의 반응에 송문수는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나도 당신한테 화낼 줄 알았어?”“화내는 게 당연하잖아.”씁쓸한 투로 말하며 시선을 돌리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어차피 송승우도 언젠가는 알게 될 사실이었어.”그 말을 들은 송문수는 역시나 하지수도 제가 송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9화

    “왜 이래? 왜 갑자기 안 보이는 거야?”눈도 깜빡이지 않고 송승우를 바라보던 허영지는 갑자기 내려진 커튼에 슬픈 눈을 하고 병실을 나서는 간호사에게 물었다.“환자분 쉬셔야 하니까 일단은 다들 돌아가 계세요.”“난 안 가요. 내 아들 옆에 있을 거예요.”“환자분이 가족들 보는 걸 원치 않습니다.”간호사의 입에서 나온 믿기지 않는 말에 허영지는 또 눈물을 터뜨렸다.“왜 우릴 안 보겠다는 거예요? 안에서 혼자 있으면 힘들 텐데...”“환자분한테도 혼자만의 시간을 줘야죠.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드릴 테니까 일단은 돌아가 계세요.”“난 안 가요.”허영지가 고집을 피우자 마찬가지로 송승우 옆에 있고 싶었던 송기명도 움직이지 않았다.“문수 넌 이제 그만 가.”“어젯밤도 샜으니 돌아가서 자.”쌀쌀맞은 엄마의 말투에서 저건 관심이 아니라 타박임을 눈치챈 송문수는 엄마가 저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전 호텔에 가 있을게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세요. 바로 올게요.”하지만 송문수의 말에도 허영지는 대답 없이 차가운 등을 보일 뿐이었다.그에 고개를 떨군 송문수는 돌아서기 전 마지막으로 줄곧 허영지의 곁을 지키며 한마디도 않고 있던 하지수를 쳐다보았다.말없이 눈물만 흘리던 그녀도 제가 송승우에게 사실을 말해버렸다고 원망하는 것 같아서 송문수는 결국 씁쓸하게 발걸음을 돌렸다.하지만 하지수는 원망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송문수를 안쓰럽게 쳐다보고 있었다.송문수가 먼저 다리를 잘라냈다는 말을 했을 리가 없다고 믿고 있던 하지수는 그가 해야 할 말을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는 것 같아 입술을 말아 물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예전의 송문수라면 모르겠지만 함께 일 하면서 봐왔던 송문수는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만약 그가 정말 상황파악도 못 하는 사람이었다면 그 큰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지는 못했을 것이다.혹시라도 너무 속상해서 해명하길 거부하는 것일까 봐 하지수는 용기를 내어 시부모님을 보며 말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8화

    의사의 질문에 송문수는 입술을 말아 물며 답했다.“오른쪽 다리가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그걸 말하면 어떡합니까! 아직은 회복도 채 안 됐고 그런 큰 충격을 받으면 회복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가족분들이 그 정도는 주의해주셔야죠.”의사의 말이 끝나자 허영지도 분노의 화살을 송문수에게로 돌려버렸다.“넌 어쩜 아직도 이러니? 승우가 어떤 상황인지 뻔히 알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해! 그 나이 먹었으면 할 말 못 할 말 정도는 가려야지. 만약 승우가 너 때문에 잘못되기라도 하면 나도 따라 죽을 거야!”허영지가 목놓아 울자 송기명도 미간을 찌푸린 채로 허영지를 다독이며 말했다.“오늘 일은 나도 실망이다 너한테. 서른 살 넘으면 뒤도 안 보고 일부터 저지르는 버릇은 좀 고칠 줄 알았는데.”가족들의 질타에 해명을 하려던 송문수는 그만 입을 다물어버렸다.어릴 때부터 송승우와 송문수가 싸울 때면 부모님은 늘 송승우의 편만 들어줬기에 송문수는 지금 이 상황에 송승우가 스스로 알아챘다고 한들 저를 믿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그래서 입 아프게 더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선생님, 그럼 이제 어떡해요?”“애가 제 몸 상태를 알았으니 죽겠다고 하면 어떡해요... 선생님, 우리 아들 좀 살려주세요, 이제 고작 서른 좀 넘은 앤데 미래가 창창한 애를 제가 먼저 보낼 순 없잖아요...”대성통곡을 하는 허영지를 향해 의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지금은 별문제 없는데 계속 이렇게 우울해하다가 갑자기 이성을 잃으면 그땐 정말 위험할 수도 있어요. 이미 환자분이 본인 몸 상태를 다 알게 됐으니 가족분들은 위로해주면서 환자분이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세요.”“우리 아들 국내 최고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애예요, 어릴 때부터 1등을 놓친 적이 없던 애라 절대 받아들이지 못할 텐데... 승우가 제 몸 상태를 알게 됐을 때 얼마나 충격이 컸을지만 생각하면 저도 죽을 것 같아요...”“차라리 그냥 내가 다치고 말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7화

    장기들은 다 있는 것 같은데 오른쪽 다리에만 느낌이 없는 게 아무래도 불길했다.“형, 진정하라니까.”“마취가 아직 안 풀려서 그런 거야. 마취만 풀리면 정상으로 돌아올 거니까 좀 기다려봐.”“아니야, 아무 느낌도 안 나잖아. 그냥 없어진 것 같아...”송문수의 위로에도 흥분하며 몸을 움직이던 송승우는 점차 제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지금 송승우는 자신이 다리를 잃었다는 생각에 송문수의 말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환자의 강한 움직임에 여러 가지 중요한 수치가 변하자 중환자실에서부터 경보음이 울려고 빠르게 뛰어온 의사들은 모니터에 표시된 수치들을 보더니 곧바로 송승우를 수술실로 데려갔다.송승우의 심장박동이 놀라울 정도로 느려진 걸 본 송문수는 깜짝 놀라며 재빨리 의료진들을 도와 송승우를 수술실로 옮겼다.한편 하지수의 거듭되는 설득에 밥을 먹고는 송기명과 허영지는 아들 걱정에 일찌감치 병원으로 나왔는데 때마침 수술실로 뛰어가는 송문수와 침대에 누워있는 송승우를 보게 되었다.위험한 고비는 넘겼다더니 또 무슨 일로 수술실에 가는지 몰랐던 그들은 어두워진 의료진들의 안색을 살피며 놀란 심장을 부여잡았다.마음 약한 허영지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 하자 송기명과 하지수가 그녀를 부축했고 하지수는 괜찮을 거라고 허영지를 다독이며 그녀와 함께 수술실 앞으로 다가갔다.가족들이 온 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초조하게 문 앞을 서성이던 송문수를 하지수가 나지막하게 불렀다.“문수 씨.”그에 고개를 홱 돌린 송문수는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아까 의료진들을 도와 송승우를 수술실로 옮길 때 송승우의 손이 그의 손에 닿았는데 그게 사람의 손이라고는 전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가워서 송문수는 아직도 진정을 할 수가 없었다.“왜 그래, 말 좀 해봐.”“승우, 우리 승우 괜찮은 거지?”하지수는 하얗게 질린 송문수가 걱정됐지만 허영지는 송문수의 안색은 신경 쓰지 못하고 송승우의 안부를 물었다.송문수는 가족들의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송승우가 본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6화

    “너 혼자야?”힘겹게 내뱉은 목소리였지만 그게 너무나도 미약해서 송문수는 송승우에게로 가까이 붙은 채 몸을 숙여야만 그가 뭐라고 하는지 그나마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엄마 아빠도 너 걱정했어.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당분간은 면회 못한다고 해서 어제 호텔로 먼저 보냈어. 보고 싶으면 지금 바로 전화할게.”송문수의 말에 괜찮다며 고개를 젓던 송승우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나 많이 다쳤어?”“생명엔 지장 없대, 그런데 교통사고가 워낙 크게 나서 장기들이 많이 손상됐대. 그래서 여기 당분간 있는 건데 최고로 좋은 의료진들만 붙였으니까 걱정 마, 곧 괜찮아질 거야.”“나 얼굴은 멀쩡해?”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멈칫하던 송문수는 솔직하게 말해주었다.“얼굴이 붕대로 다 감겨있어서 안 보여.”“눈, 코, 입, 귀는 멀쩡한 것 같아.”“팔다리는 다 있어?”하지만 또다시 들려온 질문에는 곧바로 답을 하지 못하는 송문수였다.이렇게 빨리 저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지만 교통사고에서 깨어난 환자가 가장 궁금해할 게 본인의 목숨과 몸 상태일 테니 송문수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교통사고에서 가장 흔한 후유증이 얼굴 흉터와 장애라서 저런 질문을 하는 건 알겠지만 송문수는 바로 대답을 못 하고 눈을 피하기만 했다.“송문수.”“다 있어.”결국 의사의 당부 때문에 송승우의 회복을 돕고자 거짓말을 하긴 했지만 송문수의 긴장한듯한 반응에서부터 송승우는 무언가 눈치를 챈 듯했다.그 힘든 와중에도 그는 흥분을 한 건지 언성을 살짝 높였다.“너 아까 망설였어.”“거짓말이지?”“아니야. 정말 다 멀쩡해.”“맹세해 그럼.”“맹세할게.”죄책감이 점점 켜졌지만 송승우의 감정변화를 느낀 송문수는 아직은 중환자라 큰 충격은 피해야 하는 송승우를 위해 일부러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그게 거짓말이면 넌 평생 하지수랑 같이 못 있어.”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하는 송승우에 송문수는 마른 침을 삼켜냈다.제 목숨을 담보로는 맹세할 수 있어도 하지수와의 감정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5화

    예수진:[그럼 너랑 지수 다 서울에 있는 거야? 아직 병원이야?]예수진:[부모님은 좀 어떠셔? 충격이 크시지?]그들의 문자에 하나하나 답장을 하던 송문수는 점점 더 침울해졌다.누구한테 일어나도 참혹한 비극인데 그 일이 제 형한테 일어났으니 송문수는 어떻게 송승우를 바라봐야 할지 몰랐다.근심 속에서 밤이 깊어지자 하지수가 송문수에게 문자를 보냈다.[자?][아니.][병원에서 잘 수 있으면 어디서 눈이라도 좀 붙여. 문수 씨도 쉬어야지, 어머님 아버님이 못 버티시면 남은 건 당신뿐이야.][알아 나도. 넌 왜 아직 안 자? 시간 늦었는데.][당신이 걱정돼서.][뭐하러 날 걱정해, 난 괜찮아. 송승우가 문제지...]그의 문자에 어떤 말로 답을 해야 할지 몰랐던 하지수는 말을 잇지 못했고 송문수도 그만 대화를 끝내려 했다.[늦었으니까 얼른 자.][응.][나 대신 부모님 좀 잘 챙겨줘, 엄마 아빠 쓰러질까 봐 나 너무 무서워.][내가 계속 옆에 있을 거니까 걱정 마.]핸드폰을 내려놓은 송문수는 중환자실 앞에 놓인 딱딱한 의자에서 밤을 지새웠다.중환자실에서 나온 송승우가 바로 입원할 수 있게 병원에서 VIP 병실을 열어줬지만 송문수는 그 편한 곳도 마다하고 굳이 송승우 옆을 지키고 있었다.아무리 송승우라 해도 이런 곳에 혼자 있으면 무서울까 봐.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아침까지도 제대로 정신을 못 차리던 송문수는 간호사의 친절한 부름에 서서히 눈을 떴다.“보호자분?”잔뜩 충혈된 눈을 하고 몸을 일으킨 송문수는 의아한 눈으로 간호사를 바라보았다.“환자분이 보호자분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송승우 씨가요?”중환자실을 가리키며 당황한 듯 묻는 송문수를 향해 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송문수 씨가 중환자실로 와줬으면 하세요.”“면회 안된다면서요?”“좀 전에 선생님이 또 몸 상태 체크하셨는데 이젠 다 정상수치로 돌아와서 면회 가능하시대요. 대신 시간만 좀 주의해주세요. 아직 몸이 약하셔서 이럴 때는 저희도 환자분 부탁이라면 뭐든 다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