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9화

작가: 나설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소이연은 하는 수 없이 차에서 내렸다.

비록 격식을 차리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캐주얼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육현경에 비해서는 조금 대충인 듯한 느낌이었다.

육현경은 그녀의 차림새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그녀를 데리고 높이 솟은 건물로 들어갔다.

룸은 28층에 있었다.

육현경이 고른 장소는, 장안시의 고위급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소이연은 육현경을 따라 웅장하고 화려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육현경이 갑자기 외투를 벗더니, 넥타이를 풀고, 흰 셔츠의 단추 두 개를 풀었다.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가 조금 사그라들고, 소탈하고 구속받지 않는 느낌이 조금 강해졌다.

“이것 좀 들어줘.” 육현경이 갑자기 입을 열며 외투와 넥타이를 소이연에게 건넸다.

소이연은 받아 들었다.

그리고 육현경이 느릿느릿 셔츠의 소매를 걷어 올려 탄탄한 팔뚝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있었다.

순식간에 사람이 캐주얼해보였다.

그 순간, 소이연은 육현경이 무엇을 위해 이렇게 하는지 깨달았다.

그는 그녀와 스타일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그녀는 속으로 죄책감이 들었다.

그러니까, 육현경은 그녀가 그의 생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결국 그는 그녀가 중요시하지 않은 것까지 맞추고 있었다.

소이연은 자신의 마음속에 느껴지는 감정을 무시하려 애썼다. 어쨌든 그녀는 오늘 밤 그녀만의 목적이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육현경은 그의 옷과 넥타이를 가져갔다. 직원들은 정중하게 그들을 맞이했고, VVIP 룸을 향해 걸어갔다.

룸은 호화스러운 양문형 디자인이었다.

그들이 지나가자, 문 앞에 서 있던 두 직원이 각각 한쪽 문을 열어 아주 귀한 손님을 맞이하듯 했다.

소이연은 육현경을 따라 룸으로 들어가서야 깨달았다. 사실...... 그녀와 육현경 두 사람만의 자리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녀가 알고 있는 계지원, 하도경, 송문수도 있었다.

계지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육씨 가문의 의붓자식이었다. 나머지 두 사람도 모두 장안시의 유명한 재벌 2세였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0화

    “안녕하세요, 이연 아가씨. 이름 백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뵙는 게 낫죠. 저번 기자회견 때 보다 더 예뻐지셨네요.” 송문수는 진심으로 칭찬했다.“칭찬 감사합니다.” 소이연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쪽도 멋지시네요.”송문수는 의기양양한 듯 웃었다. 마치 미간으로 육현경을 도발하는 듯했다.육현경은 못 본 체했다.그는 소이연에게 의자를 끌어다 주어 앉히면서 말했다. “다 내 소꿉친구들이야. 근데 내가 해외에 있는 시간이 많고, 자주 돌아오지 않으니까, 올해가 장안시에서 보내는 첫 생일이야. 그래서 애들이 축하해 주고 싶대.”이건 원래 그녀와 단둘이 생일을 보내려고 했다는 뜻인데, 왜 이 자식들이 아직도 붙어있냐는 것이다.“편하게 해, 쟤네들 신경 안 써도 돼.” 육현경은 그녀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그녀를 아주 많이 신경 쓰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육현경의 생일은 당연히 그가 하고 싶은 것 위주였다.다만...... 그녀가 오늘 저녁 준비한 많은 말들을 전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이때.갑자기 룸의 거대한 문이 열렸다.입구에서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아직 도착 안 했는데, 벌써 먹고 있어? 기다려주지도 않고!”소이연은 고개를 돌려 예수진이 꽃다발을 들고 친근하게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았다.“연예인이 안 왔는데, 누가 감히 젓가락을 들어!” 하도경이 일부러 장난을 쳤다.“역시 뭘 좀 안다니까.” 예수진이 한번 웃고는, 바로 육현경을 향해 걸어가, 다정하게 그의 목을 끌어안고 말했다. “생일 축하해.”육현경은 조금 과장되기까지 한 꽃다발을 흘끗 보더니 굉장히 불쾌한 티를 냈다. “이게 그 SNS 게시물에서 팬들까지 동원해서 준비한 생일 선물이야?”“나 엄청 신경 썼어.” 예수진이 있는 힘을 다해 변명했다. “이거 다 내가 한 송이 한 송이 골라서 포장까지 직접 한 거야.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어. 마치 너에 대한 내 마음처럼.”“연기하는 데 재미 들었네.” 하도경이 놀리며 말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1화

    ”참, 지수는 왜 안 왔어?”예수진이 송문수에게 물었다.송문수가 대답하기 전에 하도경이 끼어들었다.“문수가 있는 자리에 하지수가 오는 걸 봤어?”“그럼 왜 지수와 결혼했어?”예수진이 못마땅해하며 물었다.“그건 본인한테 물어봐.”하도경은 어깨를 으쓱하며 저도 모른다는 태도를 표시했다.송문수가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정략결혼이다. 이제 알겠어?”“남자는 다 개자식이야.”예수진은 대놓고 경멸했다.사촌 오빠 덕분에 몇몇 사람과 꽤 사이 좋게 지냈다. 하지만 하지수와 송문수의 결혼에 있어 전적으로 하지수 편에 섰다.“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하도경이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바로잡았다.“우리 셋은 그런 남자가 아니야. 현경은 비록 아들이 있지만 그동안 여자한테 얼씬도 하지 않아서 몸이 아주 깨끗해. 지원은 더 말할 것도 없지. 그 흔한 여친도 없으니 순결하기 짝이 없고, 이 도련님은 겉보기엔 주변에 여자들이 많아도 감히 이 오빠를 감당할 여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단다.”“뭐래!”예수진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예수진, 너 점점 이 오빠들을 우습게 본다?”하도경이 꾸짖었다.“술도 이기지 못하면서!”“요것 봐라!”예수진의 도발에 하도경은 뚜껑이 열렸다.“오늘 밤에 취하면 이 오빠가 괴롭혔다고 탓하지 마.”“꿈 깨. 평소에도 이기지 못했으면서, 오늘은 이연 언니가 내 옆에서 흑기사 해줄 거니까 일찌감치 포기해.”“이연은 술 안 마실 거야.”육현경이 불쑥 말을 던지자 예수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아무튼 마시면 안 돼. 마시고 싶으면 너희들끼리 마셔.”예수진은 너무나 불쾌했다.소이연은 옆에서 조금 난처했다. 예수진과 몇몇 남자들 사이가 좋은 것이 눈에 확 띄었다. 육현경이 예수진을 데리고 종종 친구들과 놀았던 것 같다. 그런 육현경이 갑자기 자신을 두둔해 나서니 예수진이 불쾌한 건 당연하다 여겼다.소이연이 다급하게 해명했다.“내가 귀를 다쳐서 의사 선생님이 당분간 술을 끊으라고 했어요.”“귀를 다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2화

    방금 하도경과 너무 급하게 마셔서 속이 울렁거렸다.계속 이렇게 마시다간 무슨 실수를 할지 상상이 안 되었다.“괜찮아요?”소이연이 걱정스럽게 물으며 따뜻한 물을 건넸다.“급하게 마시면 위가 나빠져요.”“고마워요.”예수진이 물컵을 받았다.소이연의 걱정스러운 말투에 감동하여 저도 모르게 진심을 말해버렸다.“소이연 언니, 정말 좋아해요.”그 말에 소이연의 가슴이 움찔했다.“하지수라고 알아요?”“알아요, 저번에 같이 밥 먹었잖아요.”“내 절친 중 한 명이에요.”예수진이 진지하게 말했다.“오늘부터 내게 절친 한 명이 더 생겼어요.”소이연이 어떻게 반응해야 될지 몰라 애먼 입술을 깨물었다. 솔직히 예수진이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진심으로 대하기 때문에 마음이 더 복잡하고 고민이 되었다.소이연이 시선을 돌려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육현경을 바라보았다.더는 미루지 말고 오늘 저녁에 다 말할 작정이다.식사가 끝난 뒤에도 흥이 쉽게 가시지 않는지 하도경이 한사코 노래방으로 가자고 난리를 쳐서 16층 노래방으로 갔다.VIP 룸을 잡고 일행이 들어갔다. 대여섯 명이 놀기엔 좁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여유롭지도 않았다. 그저 인테리어만 과하게 화려했다.하도경은 워낙 외향적인 데다 술까지 마셔서 더욱 흥을 주체하지 못했다.제일 먼저 마이크를 잡고 혼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예수진도 술김에 흥이 나서 하도경의 마이크를 빼앗으며 노래를 불렀다.두 사람은 마치 어린 아이처럼 정신없이 뛰며 놀았다.“재미없으면 먼저 데려다 줄게.”육현경이 술 냄새를 풍기며 말했다.“아니야.”소이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다들 한창 흥이 나서 놀 때 주인공인 육현경이 자신과 나가버리면 분위기가 썰렁해질 것이 뻔했다.“가고 싶으면 얘기해. 내가 데려다줄게.”육현경이 중얼거리듯 계속 말했다.“내가 어떻게 사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소이연은 가슴이 뜨끔했다.육현경이 몸을 일으켜 계지원 옆으로 걸어갔다.남자들끼리 또 마시기 시작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3화

    음악이 흘러나오자 소이연이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그 순간 술을 마시던 사람들이 소이연의 노랫소리에 전부 행동을 멈추었다.소이연의 노래 실력에 다들 깜짝 놀랐다.예수진이 귀를 어루만졌다.“가수해도 되겠어. 나보다 더 잘 부르는데?”“너 연기과 아니었냐?”하도경이 일깨워주었다.“멀티로 발전하면 안 되나?”“노래는 잘 부르는데… 가사가 좀…”하도경이 육현경에게 물었다.“뭘 암시하는데?”육현경이 눈을 질끈 감았다.“무슨 생각하는 거야? 그냥 노래야. 설마 우리 오빠가 제3자라고?”예수진은 어이가 없었다.“…”하도경이 급하게 선을 그었다.“난 아무 말도 안 했어.”한 곡이 끝나자 다들 박수를 보냈다.소이연은 노래에만 집중하느라 옆에서 다들 열심히 듣고 있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박수소리에 왠지 쑥스러워 부랴부랴 마이크를 놓고 화장실로 들어가버렸다.친하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어쨌든 마음 놓고 부를 수 없었다.게다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육현경에게 확실하게 말한 뒤 이들과 더는 만날 일도 없을 테니까.소이연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화장실 문을 열었다.문 앞에 육현경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집에 데려다 줄게.”자신이 어색하고 불편한 걸 눈치챈 모양이다.“육현경.”소이연이 용기를 내서 말했다.“할 말이 있어.”“응?”육현경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술을 마신 탓인지 눈 앞이 흐려서 왠지 평소보다 더 가깝게 느껴졌다.“우리 헤어지자.”소이연이 애써 차분하게 말했다.육현경의 늘어뜨린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무뚝뚝한 얼굴에서 왠지 한기가 느껴졌다.하지만 화를 내거나 다그치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내가 뭘 잘못했어?”너무 갑작스러웠다.내가 뭘 잘못했지?내 친구들이 마음에 안 들었나? 아니면 내 생활 방식이 마음에 안 들었나?소이연이 더는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고 해서,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기 위해 하도경이 축하해 주겠다고 할 때 허락한 것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서 자신을 이해하고 익숙해지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4화

    육현경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말 몰랐다.“당신과 예수진, 둘이 사귀는 사이지?”소이연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확실히 말하지 않으면 계속 얽히게 되니까.전에는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다 큰 어른들끼리 적이 아닌 이상 서로 난처하게 지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몇 번이나 거절해도 말 길을 알아듣지 않으니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순간 육현경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충격을 받았는지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소이연이 계속 말했다.“내가 아는 예수진은 좋은 여자야. 성격이 털털해서 걱정이긴 하지만 마음씨가 착하고 순수해. 두 사람 사이에 정확히 무슨 사연이 있는지 난 잘 몰라. 어쩌면 그저 각자의 수요에 의해 만날 뿐, 영원히 함께하자는 약속 같은 건 필요치 않은 사이일 수도 있지. 난 수진이가 너한테 좋은 대접을 받을 가치가 있는 여자라고 생각해. 만약 가정을 이루어서 육민에게 엄마를 찾아주고 싶다면 수진은 괜찮은 선택일 거야.”“괜찮긴 하지.”육현경이 인정했다.소이연은 가슴이 조여오듯 괴로웠다.하지만 무시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산전수전을 겪고 났더니 감정 때문에 받은 상처에 이젠 면역력이 생긴 모양이다.게다가 자신과 육현경 사이는 죽고 못 사는 사이까진 발전하지 않았다.“그래서 당신이 물러나겠다?”육현경이 물었다.“그 때문이 아니야. 그저 두 사람이 잘 어울려서 진심으로 축복해 주고 싶어.”소이연이 진심을 털어놓았다.“우리 둘, 그리고 수진이까지. 앞으로도 친구처럼 지냈으면 좋겠어.”“내가 친구가 부족해 보여?”육현경이 되물었다.“그럼 앞으로 안 보면 되겠네.”소이연이 마지막 말을 던지고 돌아섰다.육현경이 마른 침을 삼키며 싸늘하게 말했다.“소이연, 정말 대범하네.”소이연이 입술을 오므렸다.솔직히 놓아줄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특히 육민, 두 사람 사이에서 가장 아쉬운 건 육민 뿐이었다.“그렇게 내가 싫어?”육현경이 갑자기 소이연의 손목을 잡았다.소이연이 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5화

    오빠?소이연이 움찔했다.육현경이 품에 안긴 그녀의 움직임을 감지했다.“이리 와.”육현경이 부르자 예수진이 우물쭈물하며 다가왔다.술을 거하게 마셔서 얼굴이 빨개진 데다 걸음걸이마저 휘청거렸다.예수진은 은근히 두려웠다. 그 모습은 마치 잘못을 저질러서 부모님한테 혼날까 봐 잔뜩 겁을 먹은 어린아이 같았다.“오빠, 난 절대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을 훔쳐보려고 온 게 아니야. 그냥 쉬가 마려워서.”그녀는 억울하기 그지없었다.소이연은 원래 육현경의 입술을 피하려고 발버둥을 쳤었다.그런데 이 순간 너무나도 난처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차마 얼굴을 들 수 없어 육현경의 가슴을 점점 파고들었다.육현경이 소이연의 난처함을 알아차리고 가만히 있으면서 또 물었다.“너 내 할아버지를 어떻게 부르지?”“오빠, 무섭게 왜 이래?”예수진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크게 떴다.헐, 무슨 연애를 IQ까지 버려가면서 하냐?하지만 육현경의 따가운 시선에 고분고분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외할아버지.”“이연 씨, 이제 나와 예수진의 관계를 알겠지?”육현경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소이연에게 물었다.방금 육현경이 깨물었던 귓불이 아까보다 더 빨개졌다.소이연은 얼굴을 묻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아니면 내가 가족증명서까지 보여줄까?”소이연이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었다.예수진이 이상한 눈초리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오빠, 왜 그래?”“아니야, 어떤 사람이 글쎄 내가 양다리…”육현경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소이연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 작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기 때문이다.소이연이 눈빛으로 더는 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이렇게 창피한 일을 육현경 외 제3자가 아는 걸 원하지 않았다.육현경이 눈웃음을 쳤다.손바닥에서 육현경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 느낌이 마치 따뜻한 입술이 몸에 입맞춤하는 것 같아 얼른 손을 떼었다.두 사람의 엉뚱한 모습을 지켜보던 예수진은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대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6화

    ”궁금해서 그래. 어떻게 나와 예수진이 사귄다고 생각하는지 말이야.”육현경이 진지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소이연이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좀 풀렸다.소이연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문서인이 잘못 알려줘서 오해했다고 말하면 분명 가만두지 않을 거다.“더 궁금한 건, 정말로 내가 수진과 사귀면서 이연 씨까지 불러, 두 여자를 한 곳에서 만났다고 생각했어? 내가 그렇게 무책임하고 양심 없는 인간으로 보였어?”소이연은 반박하지 못했다.평소 그녀의 냉철한 판단력으로 따져봤어도 절대 의심할 부분이 아니었다.그런데 왠지 모르게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해버렸다. 이제 생각해 보니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다.설마 문서인한테서 멍청이 바이러스가 감염된 건가?아니면…소이연의 가슴이 움찔했다.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한 사람이 한 가지 일에 너무 신경을 쓰면 오히려 가장 원시적인 판단을 잊게 된다.“그래서 그동안 내게 애매한 태도를 보인 거야?”육현경은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또 질문을 던졌다.“그게 나를 거절했던 이유야? 심지어 오늘 내 생일인데 선물도 준비하지 않았어?”그 말에 소이연이 고개를 들었다.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생일 선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줄 알았다.그걸 가슴에 묻고 여태 말을 안 한 거야?육현경의 말에 소이연은 부끄러웠다. 용기를 내서 사과하려고 할 때.“됐어.”지금껏 물아붙이던 육현경이 갑자기 따지는 걸 포기해 버렸다.소이연이 눈을 깜박거리며 그를 쳐다보았다.“솔직하게 말했으니 됐다고.”육현경은 자기 입으로 말하고도 한숨을 내쉬었다.충분히 알았으니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그리고 더는 화를 내지 않았다.소이연은 육현경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마음이 넓은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아껴주는 것인지, 아무튼 마지노선이라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한 번 만난 인연으로 육현경이 이 정도로 자신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리고 자신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다.“그래도 오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27화

    소이연과 육현경이 다시 룸으로 돌아갔다.룸에 들어서기 바쁘게 육현경은 하도경에게 끌려 술 마시러 갔다.소이연은 불편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혼자 노래를 신청해 불렀다.룸에서 각자 알아서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며 나름대로 즐겼다.어느새 늦은 밤이 되었다.예수진이 얼마나 마셨는지 소이연의 몸에 눕다시피 기대어 혀꼬부랑 소리를 내며 물었다.“오빠가 방금 언니한테 무슨 짓을 했어요?”“아무 짓도 안 했어요.”소이연이 재빨리 고개를 휘저었다.“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요?”예수진이 미간을 찡그리며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두 사람이 들어오고 나서 오빠 기분이 확 달라졌어요. 처음엔 억지로 술을 마시더니 지금은 알아서 막 들이붓는데요?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요?”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소이연은 안절부절못했다.“알 것 같아요.”예수진은 마치 지나온 사람처럼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런 게 아니에요.”소이연이 다급하게 설명했다.하지만 예수진은 이미 그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았다.“그런 건 뭔데요? 오빠 팔뚝에 손톱자국이 있던데. 솔직히 말해 봐요. 오빠 기술이 좋았어요? 역시 잘생긴 사람들은 잘 꼬시죠?”거침없는 말에 소이연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예수진!”소이연이 허둥대며 해명하려고 할 때 머리 위에서 육현경의 엄숙한 소리가 들렸다.예수진이 흠칫 놀랐다.방금까지 하도경이랑 술을 마시던데 눈이 소이연 몸에라도 달린 거야?“화장실 급해!”예수진이 도망치듯 달려가자 소이연이 참지 못하고 웃었다.육현경을 이토록 무서워할 줄은 몰랐다.그런데 생각해 보면 육현경이 말없이 그저 웃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선뜻 친해지기 쉬운 사람은 아니었다.“가자.”육현경이 소이연에겐 부드럽게 대했다.“저 사람들은?”소이연이 물었다.이미 밤 12시를 넘은 시간이다.“오래 버티지 못할 거야.”육현경이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이 가면 어떡해?”“이미 12시 지났어. 내 생일도 지났으니 더는 주인공이 아니야.”육현경은 당연하다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11화

    송문수는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다. 그는 하지수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가 이런 말의 위험성을 알고 있을까?정말 자각이 없는 걸까?하지수는 송문수의 붉어진 얼굴과 귀를 바라보며 찡그렸다. 이건 착각일까? 송문수가 부끄러워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많은 전투를 경험한 사람이 이런 표정을 보이다니?그녀가 잘못 본 걸까? 하지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송문수의 뺨을 만졌다. 송문수는 순간 얼어붙었다.하지수가 말했다.“정말 뜨거워.” “너 뭐 하는 거야?” 송문수는 재빨리 몸을 떼었다. 하지수는 찡그렸다. 그가 정말로 자신을 싫어하는구나. 하지만 하지수는 그들 사이에 단지 소통과 교류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감정은 천천히 쌓일 수 있다고 믿었다. “나는 네가 얼굴이 붉어졌다고 생각해.”하지수가 말했다. “내가 붉어졌다고? 내가 그런 사람이야?”송문수는 부인했다.“이건 화가 난 거야 알겠어? 화가 나서 가슴이 두근거려서.” “뭘 그렇게 화내?”하지수가 물었다. “내 사람을 쫓아냈으니 내가 뭐로 화내지 않겠냐?” “내가 보완할 수 있어.” “하지수, 너 조금 자제할 수 없어? 누구한테 배운 거야? 이렇게 무례하게.” 송문수는 화가 나서 성질을 부렸다. “내가 내 남편한테... 그게 무례한 거야?”하지수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그녀의 얼굴도 붉어지고 귀와 목도 빨갛게 변했다. 마치 익은 게살 같았다. 송문수의 아담한 목이 움직였다. 그 깊은 욕망이 그를 자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게다가 그녀가 방금 뭐라고 했지? 남편... 그는 시선을 아래로 돌려 하지수의 벌거벗은 몸을 보고 다시 화가 치밀었다.“아직도 안 입고 있니?” 하지수는 붉어진 입술을 깨물었다. 결국 그녀는 송문수를 흔들지 못했다.비록 그녀가 이 날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지만 준비한 것이 많았다. “정말 성가셔.”송문수는 하지수가 오랫동안 아무 행동을 하지 않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10화

    그는 다른 여자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늘 그 여자도 그냥 형식적으로 불렀을 뿐이었다. 송승우가 하지수를 도덕적으로 강요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하지수의 관계를 깔끔하게 끊고 싶어 했다. “한번 해보면 어때?”하지수는 단호하게 말했다. “해보지 않을 거야.”송문수는 단칼에 거절했다.“하지수, 너...” 송문수는 정말 화가 나버릴 지경이었다. 하지수가 몰래 연습했다는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어올랐다. “해보지 않으면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 알겠어?” “필요 없어.” “송문수, 그렇게 싫어해?”하지수는 겨우 참았던 눈물이 이제는 미친 듯이 쏟아졌다.“울지 마.”송문수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하지수가 언제 이렇게 잘 울었어?크면서 울고 있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 특히 결혼한 후 하지수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렸다. 성숙하고 침착해져서 울지도 웃지도 않았다. 송문수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수가 이런 감정을 억누르고 송승우에게만 보여줬다는 것을. 하지만 지금 하지수는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 평소의 침착함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 여자를 내보내.”하지수는 침대에 앉아 있는 여자를 가리켰다. 여자는 이 순간 두 사람의 시선에 충격을 받았다. 오늘 큰 거래를 성사했고 가격이 맨몸으로 뛰어다니게 할 만큼 좋았다. 여자는 올 때 모든 매력을 한껏 발산하려 했고, 돈이 문제인 게 아니라 진짜 남자를 보고 나니 뭔가 대박을 터뜨린 기분이었다.잘생길 뿐만 아니라 경험이 많은 여자는 직감적으로 이 남자가 큰 만족감을 줄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여자는 자신의 모든 기술을 사용했지만 남자는 여자를 한 번도 보지 않고 규칙을 지키라고 했다. 둘은 같은 이불 속에 누워 있었는데 여자를 만지지 말라고 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여자는 혼란스러웠지만 돈을 위해서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지금 이 장면이 벌어졌다. 여자는 입을 다물고 있지 않았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09화

    “하지수, 너 미쳤어?” 송문수는 하지수의 등을 강하게 바라보며 눈이 금세 충혈되었다. 그의 표정은 분노라기보다는 당황스러움이 더 컸다.하지수가 자신이 바람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의 여러 가지 반응을 떠올려보았다. 송문수를 때리며 분을 풀 수도 있다. 하지만 하지수의 성격을 생각했을 때, 그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둘째, 침대에 있는 여자를 쫓아낼 수도 있었다. 예전에 그런 적이 있었다. 셋째, 돌아서서 그냥 떠날수도 있었다.이 세 번째 가능성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상관없다면 아무 반응도 없을 것이다. 사실 하지수는 방금 떠났었다. 그런데 왜 다시 돌아온 거지?그리고 이런 이상한 행동을 하다니, 송문수는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웠다. 송문수는 서둘러 하지수의 옷을 올려주며 말했다.“하지수, 너 미쳤어?” 하지수는 그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억울한 모습에 송문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송문수는 하지수가 자신을 위해 울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갑자기 이렇게 울어버리다니. 하지수가 버림받은 듯 처참한 마음이었다.그런데 하지수는 송승우를 좋아하는 것 아닌가?송문수는 하지수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서 있었다. “송문수, 나도 할 수 있어.”하지수는 절규하듯 말했다. “뭐?”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송문수의 눈에는 오직 하지수의 눈물만 보였고, 닦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도 너와 함께 잘 수 있어.”하지수는 울먹이며 말했다. 슬픔에 차서 그녀는 계속 흐느꼈다. 송문수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무슨 말을 해도 하지수를 더 울릴 것 같았다. 송문수는 갑자기 그녀가 울어버릴까 두려워졌다. 어릴 적처럼. 그는 사실 매번 하지수를 울리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수의 시선이 항상 송승우에게 향해 있었기에 그가 장난을 치지 않으면 하지수는 그를 전혀 주목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08화

    이렇게 보니 그 여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방금 송문수가 침대에 누웠을 때 하지수도 그가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설마... 하지수는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 송문수는 찡그린 얼굴로 하지수의 행동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송문수는 하지수가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하지수가 갑자기 돌아왔으니... “아!”여자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하지수가 여자의 이불을 잡아당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이 침대는 어젯밤 하지수가 덮었던 것이고 지금은 다른 여자가 그 이불을 품고 있었다. 송문수는 정말 더럽지 않은가? 정말 더럽다고 느끼지 않는가? 다른 장소로 옮길 수는 없었나?굳이 그녀가 잤던 침대에서 하겠다는 것인가?굳이 이렇게 그녀와 마주쳐야만 하는가? “뭘 하는 거야!”송문수가 하지수를 힘껏 잡아당겼다. 힘이 세서 하지수는 비틀거리며 거의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 송문수는 본능적으로 하지수를 받쳤다. 다음 순간 그는 즉시 하지수를 놓아버렸다. “나가.”송문수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송문수는 바로 몸을 돌렸다. 하지수는 송문수의 냉담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수는 방금 송승우에게 송문수가 함부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지금 이렇게 큰 타격을 받았다. 정말 아프게 맞았다. 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어 하얗게 변했다. 조용한 방에서 하지수는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침대에 누워있던 여자는 하지수의 행동에 놀랐다. 이 여자는 그들과 함께하려는 건가?이건 너무 자극적 아닌가?아직 준비가 안 되었었다. 송문수는 하지수의 등 뒤를 바라보며 하지수가 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송문수는 하지수가 돌아온 걸 알고 있었다. 송승우가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송승우는 그들 사이에 감정이 없다면 더 이상 엉켜 있지 말라고 했다. 그는 하지수가 예전의 일로 송문수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서 그를 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07화

    “지수야, 너는 좋은 아이라는 걸 알아. 네가 얼마나 착한지도 알아. 하지만 네가 이렇게 집착하는 건 원하지 않아.”송승우가 좀 더 진지해졌다.“너의 방식은 너 자신을 다치는 것뿐만 아니라 문수에게도 상처를 주고 있어.” 하지수는 잠시 멈칫하며 송승우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알다시피 너와 문수의 결혼은 네가 이끌어 가고 있는 거야. 네가 이혼하지 않는 한 부모님은 너희를 이혼할 수 없어. 그런데 네가 이렇게 송문수와 얽히고 있으면 그의 감정을 생각해 본 적 있어? 그는 이혼하고 싶지만 이혼할 수 없고 놀고 싶어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돼. 지금 문수도 진퇴양난이야.” “하지만 나는 송문수가...” “그가 너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니? 그날 밤 음주 운전까지 하면서 너를 만나러 오려 했던 거?”송승우가 물었다.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실제로 송문수가 자신을 어느 정도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왜 그런 일을 했을까? 술을 마셨는데도 쉽게 떠날 수 없었던 그는 그녀의 전화를 받고 빗속을 뚫고 오는 데 두려워하지 않았다.그때 그녀의 마음이 흔들렸다고 인정한다.송문수에게 처음으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 후 그녀는 그가 출소하기를 기다리며 진심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어 했지만 송문수 계속 거절했다. “지수야, 너는 너무 순수해.”송승우가 말했다.“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나면 당연히 신경 쓰게 돼. 송문수가 네 사고 이후에 너를 찾아온 건 인간적인 걱정일 뿐이고, 그의 음주 운전은 법을 무시한 행동이었을 뿐이야. 혼동하면 안 돼.” “하지만...” “지금 나는 너를 강요하지 않아. 네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할 시간을 줄게.”송승우가 하지수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다.“나는 네가 상처받는 걸 원하지 않지만 지금 보니 너는 끝까지 가봐야만 마음을 바꿀 것 같아.” 하지수는 침묵했다. 그래. 하지수는 더 노력하고 싶었다. 하지수는 송문수와의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06화

    송문수는 차갑게 물었다.하지수는 송문수가 술을 마셨는지 전혀 몰랐고, 그냥 주소를 알려주었다.말을 마친 후 차 안에서 오랫동안 송문수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다. 사실 전화를 끊고 나서 하지수는 후회와 놀라움을 느꼈다. 왜 송문수에게 전화했을까? 가장 도와주지 않을 사람은 송문수였다. 하지수는 경찰에 전화했야 했다. 아니면 보험사나 4S 매장에 전화해야 했다. 아마도 그때부터 하지수는 이미 송문수와 잘 지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송문수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결국 송문수는 오지 않고 전화로 물었다.“심각하게 다쳤니?” “크게 다친 것 같진 않아. 차 앞부분이 가드레일에 부딪혔고, 내 머리도 좀 긁힌 것 같아.” “우선 경찰에 신고하고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가. 그리고 보험 회사와 4S 매장에 연락해 손해를 평가받아.”송문수는 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었다. “안 오니?”하지수가 그에게 물었다. 그 순간 그녀는 눈물이 핑 돌았다. 사실 하지수는 이렇게 하는 게 맞다는 걸 알고 있었다. 변호사이기 때문에 정해진 절차를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냥 사고가 나서 의지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오늘 밤의 사고는 하지수에게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떠올리게 했다.“안 갈 거야.”송문수가 차갑게 말했다.“하지수, 너는 변호사잖아. 사고 후의 절차를 더 잘 알지 않을까?” 말을 마친 송문수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때 그녀는 송문수에게 정말 실망했다. 어떤 정도로 실망했냐고? 하지수는 그들 사이에 다시는 발전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이혼도 생각했다. 그 후 그녀는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한 후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을 때 온몸이 피투성이인 송문수를 만났다. 옆에는 두 명의 경찰이 있었다. 하지수는 자신이 잘못 봤다고 생각해 달려가서 물었다. “송문수, 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피투성이야?” “내 피가 아니야.”송문수는 무관심하게 대답했다. “그럼, 누구 거야?”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05화

    송승우는 잠시 얼어붙었다. 그는 놀라서 물었다.“이제 막 한 관광지를 갔는데 다른 두 곳도 준비했어. 먼 곳도 아니야. 왜 벌써 피곤해? 아니면 오후에 일이 있어?” “아니에요.”하지수가 고개를 저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더 놀다 가자.”송승우가 농담처럼 말했다.“걱정하지 마, 미아로 만들지는 않을게.” “승우 오빠, 우리 서로 거리를 두는 게 좋겠어요.”하지수는 솔직하게 말했다. 송승우의 얼굴에 있는 미소가 서서히 굳어졌다. “지수야, 내가 그렇게 싫어?” “우리 사이에는 더 이상 가능성이 없어요. 오빠에게도 나에게도 송문수에게도 오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왜?”송승우가 하지수에게 물었다.“나는 네 마음을 알아. 너는 송문수를 좋아하지 않고 나를 좋아했잖아. 그런데 왜 지금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데 다시 거부하는 거야? 부모님이 강요한 거야? 걱정하지 마, 내가 부모님에게 잘 설명할게. 어떤 일이든 내가 감당할 거야.” “부모님 때문이 아니에요.”하지수가 그의 말을 끊었다.“이제는 오빠를 좋아하지 않아요.” 송승우는 멍해졌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충격에 그는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자신이 잘못 들었는지 의심했다. “지수야, 너 뭐라고 했어?” “예전에 오빠를 정말 좋아했어요. 결혼 준비 중에 오빠가 떠나서 많이 힘들었어요. 왜 갑자기 결혼식에 도망갔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래서 송문수와 결혼하기로 한 것뿐이에요. 오빠 부모님이 나를 키워주신 은혜도 있지만 오빠한테 화가 난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왜...” “하지만 그건 예전 일이고 지금은 송문수와 잘 지내고 싶어요.”하지수가 한 단어씩 강조하며 말했다.“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감정은 식기 마련이고 오빠를 향한 그리움은 이제 없어요. 지금은 송문수와 함께 있고 싶어요.” “송문수한테 미안해서 그래?”송승우가 하지수에게 물었다. 그는 하지수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을 수 없었다. 송승우가 하지수를 계속 사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04화

    맛이 아주 좋았다. 송승우는 하지수가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하고 있었다. 감동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송승우와 송문수의 태도는 완전히 달랐다. 하지수는 두 사람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맛있어?” “아주 맛있어요.” “다 먹을 수 있어?”송승우가 물었다. “다 못 먹어요.”하지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가득 찬 작은 만두 한 바구니에서 그녀는 많아야 절반 정도만 먹을 수 있었다.“괜찮으면 하나만 줘. 나도 아침을 안 먹었거든.”송승우가 말했다. “오빠 아침 안 먹었어요? 기다리는 동안 먹을 수도 있었잖아요.”하지수는 놀라서 물었다. “열고 나면 김이 빠져서 식으면 맛이 없잖아. 그리고 나도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았어.” 하지수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만두를 집어 송승우의 입술에 내밀었다. 만두가 작아서 송승우는 한 입에 물었다. 송승우의 입술이 하지수의 손가락에 닿았다. 하지수의 손가락이 잠시 굳었다. 그리고 그녀는 만두를 옆의 팔걸이에 놓았다.“편할 때 다시 먹어요.” 송승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분명한 미소가 떠올랐다. 방금의 접촉이 지수도 부끄러워하겠지. 목적지에 도착했다. 서울에는 특별히 재미있는 곳이 없지만 유적지가 많았다. 송승우는 첫 번째로 하지수를 성벽으로 데려갔다. 하지수는 체력이 괜찮았다. 송승우과 함께 오랫동안 걸었다. 송승우는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두 사람은 고대 인들이 남긴 지혜를 감상하며 하지수는 송승우의 설명을 들었다. 가이드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우리도 인증샷 찍자.”송승우가 말했다. “네?” 송승우는 스마트폰을 꺼내 셀카 모드로 전환했다. “지수야, 조금 더 들어와야 찍혀.” 하지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송승우의 카메라에 나왔다. 하지만 거리를 두기로 했다. “웃어봐.”송승우가 말했다. “웃으면 안 예뻐요.”하지수가 거부했다. “말도 안 돼 너 웃으면 제일 예뻐.”송승우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303화

    “가식 떨지 마!”송문수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수는 송문수의 분노가 느껴졌다. 그녀는 송문수를 바라보며 눈가가 붉어졌다. 그녀는 정말로 호의로 말했다.“빨리 나가. 내 잠 방해하지 마!” 하지수는 입술을 깨물며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돌려 나갔다. 그녀는 원래 호텔 고객 서비스에 전화를 걸어 아침을 준비해 주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송문수는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아마도 하지수가 그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전화한 것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수가 나가자 송문수는 화난 기색으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하지수에게 깨어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가 전화를 받는 소리를 듣고 송승우가 전화한 것임을 눈치챘다. 어젯밤 송승우가 전화를 걸어 오늘 하지수와 함께 서울을 구경하자고 했을 때 그는 아무 생각 없이 거절했다. 그는 하도경과 약속이 있다고 했다. 사실 본능적으로 거부한 것이었다. 송승우는 송문수가 안 가면 자기가 하지수와 놀러 가겠다고 말했다.송문수는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송승우는 그에게 알리기 위해서만 말한 것 같고 하지수와의 관계 때문에 그에게 체면을 세워주려 한 것일지도 모른다. 체면을 참 중시하는구나!송문수는 소파에서 내려와 침대로 갔다. 하지수는 어떻게 사귀던 연인과 비밀 데이트를 할 수 있는데 자기는 소파에서 자야만 하는 것인가. 송문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큰 침대 위에 하지수의 냄새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다. 송문수는 더욱 짜증이 났다. 원래 그는 하지수가 거절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하지수가 최근 보여준 호의에 변화를 기대하고 착각한 것이었다.어쩌면 진짜 감정이 생겼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결국 송문수는 스스로를 모욕한 것이었다. 하지수는 어릴 적부터 송승우를 좋아했으니 그녀가 자신을 사랑할 리가 없다!하지수는 급히 호텔 출입구로 나갔다.그녀는 지각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다른 사람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