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05화

작가: 나설희
"그녀를 보호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에요."

육현경의 진지한 말에 천우진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번 생각해봐요..."

"더 생각할 거 없어요. 우리 힘을 합치죠."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육현경의 말이 다 맞았기 때문이다.

육현경이 임씨 가문과 함께 천씨 가문을 맞섰다면 천씨 가문은 아마 많은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는 육현경의 능력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다.

"좋아요. 내가 먼저 연락할게요."

육현경이 말을 뱉었다.

"먼저 연락하지는 말라는 뜻이군요."

"네, 좋기는요."

"알았어요."

"그리고 다른 요청이 있어요."

"말해요."

"나한테 당신의 사람을 붙여줘요."

육현경이 말했다.

"지금 임씨 가문이 나를 감시하고 있어요. 임아영은 똑똑하고 예민한 사람이라서 잘못하면 뭔가를 발견할 거예요. 그래서 나를 보호하면서 임씨 가문의 눈길을 돌릴 수 있는 스파이가 필요해요."

"임씨 가문에 사람을 붙이는 건 조금 어려워요."

"내가 기회를 만들어볼게요."

천우진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럼 당신이 기회를 봐서 사람을 붙여봐요."

"그래요."

천우진은 또 한 번 승낙했다.

이상하게 육현경의 말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

"먼저 갈게요."

육현경은 말을 마치고 바로 떠났다.

천우진은 반이나 남은 담배꽁초의 불을 끊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피비릿한 싸움이 또 시작될 것이다.

...

장안시.

예수진과 계지원의 예능 프로의 두 번째 녹화는 내일부터 시작이었다.

이번엔 4 박 5일의 여정이었다.

갈 지역이 꽤 멀었기에 예수진은 아침부터 쌀 물건을 준비했다.

"엄마, 아빠랑 또 가는 거야?"

하연이 언짢은 듯 물었다.

"그래, 며칠 후면 돌아올 테니까 그동안 외할머니랑 얌전히 있어. 알겠지?"

"나도 가고 싶어."

"일하러 가는 거지 놀러 가는 게 아니야."

"일하러 가면 나를 데리고 가면 안 돼?"

"당연하지."

"엄마 미워."

예수진에게 거절을 당하자 하연은 화가 도망쳤다.

하연은 하루에도 몇 번씩 화를 냈기에 예수진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얼마 후, 계지원이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06화

    "하연이와 같이 놀아주는 건 내 기쁨이에요."계지원이 진지하게 말했다."하지만 당신의 업무에 방해가 되잖아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영화를 다음 달부터 찍는 걸로 되어 있었죠. 그런데 어제 비서랑 전화 통화를 할 때 다음 달로 연기할 거라고 했었죠.""...""나는 길바닥에서 자고 싶지 않아요."예수진이 중얼거렸다."그... 지금부터 일하지 않아도 지금 돈으로 당신과 하연은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어요."지금 사랑하는 것인가?어이없다는 듯 말했다."하지만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돼요. 계속 배우고 노력해야 돼요. 아무리 돈이 많아 봤자 소용없어요.""내가 노력하지 않는 게 아니에요. 영화가 한 달 미뤄진 것도 여자 주인공이 한 달 뒤에야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예수진이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할까봐 계지원은 급히 설명했다."엄마."하연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재촉했다."우리 같이 놀이동산에 가면 안 돼?""안 돼."예수진이 단박에 고졸하자 하연은 입을 삐쭉 내밀며 억울해했다.그 모습에 예수진은 한숨을 쉬었다.하연은 그녀의 마음을 녹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계지원도 하연이라면 꼼짝도 하지 못했다."그래, 가지 뭐."예수진이 손의 물건을 내려놓으며 말했다."하지만 지원 씨, 그거 생각해 본 적 있어요? 우리가 이렇게 나가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텐데 그러면 곤란한 점도...""보디가드 몇 명 구했어요."계지원이 재빨리 설명했다."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그들이 우리를 지켜줄 거예요."" 그래요, 알겠어요."예수진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더 말했다가는 하연이 당장이라도 울 것만 같았다."옷 바꾸러 갈게요."그녀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나왔다.하연을 데리고 나가면 조금 걷다가 다시 안아주어야 했지. 하지만 계집원은 다리가 불편해 하연을 안기 힘들기에 그녀가 하연을 안을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편한 복장으로 나왔고 메이크업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세 사람은 외출했고 보디가드들도 옷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07화

    "저번에는 나보고 통통하지 않다고 하더니 오늘은 또 자기 관리해야 한다고 하는 거예요?"예수진은 화가 치밀었다.역시 남자들이란 시각의 동물이었다."안 통통해요. 아이스크림 많이 먹으면 충치 생기잖아요.""..."그녀를 세 살짜리 아이로 보는 것인가?이런 말은 딸에게나 해야 하는 것이다.예수진은 계지원의 손에서 아이스크림을 뺏어왔다. 아까까지는 조심스럽게 한입 한입 먹으며 더 이상 먹지 말아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으나 이제는 보란 듯이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계지원에게 보라고 행동하는 것이다.그녀가 통통하다고 핀잔을 주다니.지금 여자 연예인들이 얼마나 힘든지 것인가?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은 다 참고 한 입만 먹어도 마음속으로 죄책감을 느낀다.그런 그녀를 위로하기는커녕 비웃다니...예수진은 다시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아..."이가 너무 시려 표정이 자동으로 찡그러졌다.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던 그때 예수진은 입술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그리고 이 따뜻함이 천천히 그녀의 이와 입술과 차가움을 완화시키고 있었다.예수진은 그렇게 그 자리에 멍해 있었다. 계지원이 그녀에게 입을 맞춘 것이다. 그것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이 사람 부끄러운 것도 모르는 것인가?그러고 보니 그들은 한참이나 관계를 가지지 않았다.저번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계지원이 그녀를 일부러 피하는 것 같았다.아마 김지원은 정말 자존심이 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계지원에게 위로를 주기 전에 그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예수진은 정신을 차리고 그를 밀쳤다. 계지원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예쁘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정말 맛있네요. "예수진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화가나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하윤이 불만스럽다는 듯 말을 뱉었다. "아빠 나빠. 엄마 아이스크림을 빼서 먹다니." 계지원은 조금 당황했다. 예수진도 하연의 말에 놀라 화가 쏙 들어갔다. "엄마 입속의 아이스크림이 더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08화

    예수진이 남은 아이스크림을 다시 먹을까 말까 생각하던 그때 계지원이 그녀에게 입 맞추던 장면과 그 촉감이 떠올랐다. 그녀는 즉시로 아이스크림을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계지원은 참 똑똑했다. 그녀가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하게 수를 둔 것이다. 예수진은 앞질러 가는 계지원과 하연을 따라잡으려 큰 보폭으로 걸었다. 셋은 관람차 앞에서 줄을 섰다. 그들은 먼 곳에서 자신들의 사진을 찍는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랜 줄을 기다리고 나서야 관람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 하윤은 관람차 타기를 좋아했다. 매번 관람 차가 올라갈 때면 하연은 몹시 흥분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연은 관람차의 유리에 몸을 기대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하연아, 유리에 기대지 마. 너무 위험해 보여." 예수진의 타이름에 하연은 입술을 삐쭉 내밀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하연은 유리에서 몸을 떼지 않았다. 참 이 아이 고집은 엄청났다. 아빠가 생긴 후로 예수진의 말을 좀처럼 듣지 않았다. 예수진이 그런 하연의 모습에 화가 나서 소리를 치려고 할 때 계지원이 입을 열었다. "걱정 마요, 안전하니까." 예수진이 계집원을 째려보자 그는 꼬리를 내렸다. 그는 하연을 안아 들고 자신이 다리에 올려놓았다. "하연아, 이렇게도 밖을 볼 수 있어." "하지만 저기가 더 예쁘단 말이야.""똑같아, 이래도 밖을 볼 수 있잖아. 그리고 이렇게 보면 아빠랑 가까이에 있을 수 있잖아. 아빠는 하윤을 앉고 싶어."하윤은 한참 고민하더니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을 보며 예수진은 조금 언짢았다. 하연은 정말 계지원을 잘 따랐다. 서로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았다. 3년이나 하윤을 키운 예수진이 계지원에게 밀리다니...관람차는 천천히 최고점을 향해 올라갔다. "아빠, 우리 사진 사진 찍어도 돼?" 하연이 갑자기 물었다. "그럼." 계집원이 핸드폰을 내밀어 하연과 셀카를 찍었다. 둘은 그렇게 셀카를 연속으로 찍었다. "아빠, 엄마랑은 사진 안 찍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09화 

    예수진은 정말 그를 자극 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그를 싫어하지도 않았다. 계지원이 이렇게 힘든 모습을 보며 그녀는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이런 말이 머릿속을 거치지 않고 바로 튀어나온 것이다. 계지원이 반응을 보자 그녀는 자신이 또 한 번 그에게 상처를 주었음을 깨달았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나는 그저..." 예수진이 설명하라고 했지만 매번 이런 순간에 그녀는 긴장하여 말이 자꾸 꼬였다. "의사는 회복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어요. 예전에 물리치료를 받아봤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어요." 계지원이 담담히 대답했다. 그에게서 별다른 감정은 보이지 없었다. 하지만 상처받은 그의 모습은 보아낼 수 있었다. 계지원은 하윤을 안고 휠체어에 앉아 앞으로 먼저 앞질러 가는 바람에 예수진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런 계지원의 뒷모습을 바아보았다. 그에게 너무 미안했다. 놀이공원에서 하루 동안 놀고 점심도 아무렇게나 먹고 하윤의 넘치는 힘에 이끌려 온 하루 놀았다. 그래서 놀이공원을 떠날 때에는 배가 너무 고팠다. 하윤도 너무 피곤했는지 차에 타자마자 잠에 들었다. 아까까지 계지원과 이야기를 하며 웃고 떠들다가 지금은 아무런 소리 없이 잠에 들었다. "내가 안을게요." 예수진이 말했다. 하윤은 10킬로로 무겁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았다. 너무 오래 안으면 그것도 힘들었다. 심지어 다음날은 팔도 쑤셨다. 오늘 그녀도 하윤이와 함께 놀았지만 계지원이 하윤을 안는 시간이 더욱 길었다. 계지원이 그녀를 돌아보며 담담히 말했다. "나는 다리 병신일 뿐이에요."팔은 쓸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의 말에 예수진은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계지원은 역시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 이 남자는 너무 속이 좁았다. 그렇게 차에는 기분 나쁜 적막이 돌았다. 예수는 자석의 기대어 이 어색함을 이겨내고자 눈을 감고 그대로 잠에 들어 버렸다. 오늘 하루는 어린아이와 성인 모두에게 너무 고되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10화 

    예수진은 그의 뒤를 따랐고 둘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예수진은 몇 번이나 입을 열려고 했지만 엘리베이터 유리 앞의 진지한 얼굴의 계지원을 보고 주춤했다. 그들은 분명히 연애를 시작하기로 했지만 아직 불편한 구석이 있었다. 집에 도착하자 예수진은 맛있는 냄새를 맡았다. 그녀는 지금 너무 배가 고팠다. 온 오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하연이와 놀았기 때문이다. 오늘 밤에 많이 먹어도 괜찮겠지? "돌아왔어?" 가연이 열정적으로 물었다. "아이구, 하연이는 잠에 들었네."가연은 계지원에게서 하연을 건네받았다."오늘 하루 노느라고 힘들었을 텐데 자게 해요." 계집원이 말했다. 가연은 항상 하연을 아꼈다. 그런 하연이 지금 잠에 들었으니 깨우기도 아까워 하연을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밥은 이미 다 해놨어. 손 씻고 와서 먹어." 예수진은 헐레벌떡 식탁 앞으로 달려갔다. 예수진이 연예계에 진출한 뒤 가연은 항상 그녀를 위해 다이어트식을 준비했다. 예수진의 것만 빼고 다른 건 모두 평범한 메뉴였다. 오늘 예수진은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먹기로 했다. 맛있어 보이는 갈비찜을 보고 그녀는 군침이 돌았다. 가윤이 식탁으로 돌아오자 예수진이 갈비찜을 집어 들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았다. 매번 그녀를 위해 다이어트식을 준비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예수진이 정상적으로 밥을 먹었으면 하는 게 그녀의 바람이었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 말이다. "배고파?"가연이 물었다. "배고파 죽겠어. 놀이동산에는 맛있는 게 없어." 예수진은 갈비찜을 뜯으며 무엇인가 생각났는지 말을 뱉었다. "오늘 빨리 저녁 먹네." 시간은 아직 5시밖에 되지 않았다. "지원이 미리 나한테 문자를 줬어." 가연이 설명에 예수진은 고개를 돌려 계지원을 바라보았다. 계지원은 여유롭게 천천히 반찬을 집어 들었다. "나도 배가 너무 고팠어요." 계지원이 대답했다. 예수진도 그가 그녀를 위해 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하연을 위해 했을지도 모른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11화

    "하루 많이 먹는다고 해서 살찌지 않아요." 계집원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니요. 내일 일어나면 분명히 2키로가 쪄 있을 거예요. 만약 그 살이 다 내 얼굴에 붙는다면, 혹은 내 허리에 붙는다면..." 예수진은 내일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 아니, 상상하기도 싫었다. "지원 씨, 아까 내가 많이 먹는 거 보면서 왜 뭐라고 하지 않았어요?" "말하지 말라면서요." 진짜 하나도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다. 예수진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식탁에서 벗어났다. 그녀는 분명히 체중계에 올라갔을 것이다. 이윽고 방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사실 얼마 오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원아, 많이 먹어." 가연이 계지원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 그녀는 예수진이 체중에 대한 집념에 이미 습관되었다. "그래요." 계지원이 밥을 먹기 시작했다. 저녁밥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연은 잠에서 깨었다. 계지원은 잠에서 깬 하연과 놀아 주었고 같이 밥을 먹어주었다. 하연이는 밥을 먹은 뒤 계지원과 함께 아파트 아래로 내려가 산책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그들은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시간이 되자 하연은 가연과 함께 샤워를 하러 들어갔고 샤워를 마친 뒤 계지원은 하연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늘 오후에 너무 피곤했기에 하연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잠에 들어 버렸다. 계지원이 하연이 방에서 나온 시각은 밤 10시였다. 그는 그대로 자신이 방으로 들어갔다. 그때 예수진은 샤워를 마치고 짐을 싸고 있었다. 그때 계지원은 갑자기 아침에 예수진을 도와 함께 짐을 싸기로 했던 약속이 생각났다. "짐 다 쌌어요? 내가 도와줄까요?"계원이 물었다. "괜찮아요." "고마워요." 둘은 그렇게 어색한 대화를 한참이나 나누었다.원래 연애하는 사이는 편한 관계가 아닌가? 지금 그들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간 것만 같았다. "샤워하러 갈게요." "그래요." 그가 샤워하러 들어간 뒤 예수진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까 차에서 잠깐 눈을 붙였더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12화

    그는 정말 조금의 유혹도 견디지 못했다. 그녀는 정말 궁금했다. 전에 육씨 가문에 있었을 때 예수진이 그렇게 그를 유혹했는데 그는 어떻게 참았단 말인가.지금은 그는 조금만 다쳐도 금방 달아올랐다. 예수진이 손으로 더듬거리자 계지원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빨리 자요. 내일 한참 차로 이동해야 돼요.” “내일 가면 우리 이거... 못해요.” 밤에 카메라가 없어도 녹화를 하는 중이었기에 아무렇게나 할 수 없었다. “수진씨...” 계지원이 입을 열었다. “지원 씨, 내가 싫어요?” 예수진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녀의 말에 계지원은 멍해졌다. “당신이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에요?” 역시 이 남자는 뒤끝이 너무 길었다. “그러니까 우리 같이 연구해야죠.”예수진은 당당하게 말했지만 얼굴은 빨개졌다. 계지원의 심장 박동 소리도 빨라졌다. 사실 오늘 그는 정말 실망했다. 예수진이 예전에 그의 테크닉이 좋지 않다고 한 건 인정한다. 그가 다른 여자와 경험도 없었고 첫 경험에 이성을 잃었었다. 하지만 오늘 예수진이 그의 다리 얘기를 한 건 그는 견딜 수 없었다.계지원은 다른 사람의 이목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매번 외출할 때 다른 사람들의 이상한 눈길에도 개의치 않았다.하지만 예수진의 한마디 말에 그는 마음이 아팠다. 예수진을 탓하는 타는 것이 아니었다. 그 누구도 그럴 수 있었다. 그는 단지 완벽한 몸을 가지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는 것이다. 그는 예수진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다. 계지원은 몸을 움찔거렸다. 예수진이 이미 그의 몸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약한 불빛 아래서 예수진의 몸은 몽환적이었다. 그녀의 모습에 계지원은 침을 꿀꺽 삼켰다. 예수진이 그의 테크닉이 좋지 않다고 했기에 그는 일부러 참고 있었다. 사실 매일 밤 그는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이렇게 적극적이니 그는 밀칠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예수진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의 귓가에 뜨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13화

    “몇 시예요?” 예수진이 피곤한 듯 물었다. ‘오늘 녹화를 하러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아직 일러요. 피곤하면 조금 더 자요.” “늦지 않겠어요?” 예수진이 물었다. 그녀는 사실 침대에서 좀 더 자고 싶었다. “괜찮아요.” “그럼 조금 더 잘게요.” 예수진은 몸을 뒤척였다. 몸을 움직일 때도 조금 힘들었다. 다시 그에게 장난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건드리면 반응이 너무 컸다. 예수진은 계지원에게 등을 대고 누웠지만 그에게 백허그를 당했다. “걱정 말고 자요. 내가 참을 테니까.” 믿기지 않았지만 예수진은 결국 잠에 들어 버렸다.그렇게 잠을 자고 예수진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등 뒤의 계지원이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녀가 잠에 들었을 때 누군가가 누르는 것 같더라니, 다 그의 탓인 것이다. “깼어요?”계지원이 물었다. 그는 항상 어떤 상황에서도 기운이 넘쳤다. 정말 힘들지 않은 것인가.그는 힘을 쓸 필요가 없었다. 다리가 불편해서 그녀가 움직였으니까... 예수진은 다시 혼자 얼굴이 달아올랐다. “지금 몇 시예요?” “오후 2시요.” “네?” 예수진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튕겨져 올랐다. “그럼 지각한 거 아니에요?”“내가 제작진한테 미리 말해놨어요.” “그럼 안 되죠? 지금 권력 남용하는 건가요? 이런 소문이 돌면 나 연예계에서 퇴출 당할 수도 있어요.” “걱정 말아요. 정해진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어요.” “무슨 뜻이에요?” “당황하지 말아요.” 계지원이 침착하게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가 이불을 펄럭이자 예수진은 급하게 시선을 다른 데로 옮겼다. “이미 몇 번 본 적 있지 않아요?” 계지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 남자는 부끄러운 것도 모르나.’ “좀 더 누워있어도 돼요. 우리 1시간 후에 출발해요. 나 먼저 하연이랑 놀다 올게요.” 계지원은 진짜 딸바보임이 틀림없었다. 예수진은 편하게 침대에 누었다. 생각해 보니 아직 시간이 남았다. 카메라가 없으니 그녀는 메이크업할 필요도 없었다.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5화

    예수진:[그럼 너랑 지수 다 서울에 있는 거야? 아직 병원이야?]예수진:[부모님은 좀 어떠셔? 충격이 크시지?]그들의 문자에 하나하나 답장을 하던 송문수는 점점 더 침울해졌다.누구한테 일어나도 참혹한 비극인데 그 일이 제 형한테 일어났으니 송문수는 어떻게 송승우를 바라봐야 할지 몰랐다.근심 속에서 밤이 깊어지자 하지수가 송문수에게 문자를 보냈다.[자?][아니.][병원에서 잘 수 있으면 어디서 눈이라도 좀 붙여. 문수 씨도 쉬어야지, 어머님 아버님이 못 버티시면 남은 건 당신뿐이야.][알아 나도. 넌 왜 아직 안 자? 시간 늦었는데.][당신이 걱정돼서.][뭐하러 날 걱정해, 난 괜찮아. 송승우가 문제지...]그의 문자에 어떤 말로 답을 해야 할지 몰랐던 하지수는 말을 잇지 못했고 송문수도 그만 대화를 끝내려 했다.[늦었으니까 얼른 자.][응.][나 대신 부모님 좀 잘 챙겨줘, 엄마 아빠 쓰러질까 봐 나 너무 무서워.][내가 계속 옆에 있을 거니까 걱정 마.]핸드폰을 내려놓은 송문수는 중환자실 앞에 놓인 딱딱한 의자에서 밤을 지새웠다.중환자실에서 나온 송승우가 바로 입원할 수 있게 병원에서 VIP 병실을 열어줬지만 송문수는 그 편한 곳도 마다하고 굳이 송승우 옆을 지키고 있었다.아무리 송승우라 해도 이런 곳에 혼자 있으면 무서울까 봐.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아침까지도 제대로 정신을 못 차리던 송문수는 간호사의 친절한 부름에 서서히 눈을 떴다.“보호자분?”잔뜩 충혈된 눈을 하고 몸을 일으킨 송문수는 의아한 눈으로 간호사를 바라보았다.“환자분이 보호자분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송승우 씨가요?”중환자실을 가리키며 당황한 듯 묻는 송문수를 향해 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송문수 씨가 중환자실로 와줬으면 하세요.”“면회 안된다면서요?”“좀 전에 선생님이 또 몸 상태 체크하셨는데 이젠 다 정상수치로 돌아와서 면회 가능하시대요. 대신 시간만 좀 주의해주세요. 아직 몸이 약하셔서 이럴 때는 저희도 환자분 부탁이라면 뭐든 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4화

    시부모님의 몸 상태를 안 그래도 걱정하고 있던 하지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송기명은 더욱이 쓰러진 지 얼마 안 된 터라 이렇게 몸을 혹사시키다가는 정말 큰 일이 날 것 같았다.“아버님, 어머님, 여긴 문수 씨한테 맡기도 우린 먼저 호텔에 가 있어요.”하지수의 거듭되는 권유에 송기명과 허영지는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전화하라고 송문수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알겠다니까요. 걱정 마시고 가세요. 제가 입구까지 모셔다드릴게요.”송기명과 허영지를 차에 태운 송문수는 조수석에 앉은 하지수를 바라보았다.모든 감정을 가슴속에 꾹꾹 눌러 담은 채 한마디도 하지 않던 그녀도 송문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두 사람의 눈엔 미련이 가득했지만 누구 하나 먼저 입을 여는 이는 없었다.그렇게 차가 출발하고 방향등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가 돼서야 송문수는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다.중환자실 복도에 앉은 송문수는 그제야 정신을 좀 차리고 핸드폰을 켜보았다.역시나 수많은 문자와 부재중 전화가 그의 알림창을 꽉 채우고 있었다.다른 문자는 싹 다 무시한 송문수는 친구들과의 방, 그리고 소이연, 예수진이 함께 있는 단톡방, 이렇게 두 곳에만 답장을 했다.육현경:[대체 무슨 일이야?]계지원:[문수야, 너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아저씨 생신 파티는 왜 취소하는 거야?]하도경:[말 좀 해봐, 전화도 안 받고. 이러다가 다들 답답해 죽겠어,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또 다른 단톡방에 있던 소이연과 예수진 역시 걱정스러운 문자를 보내왔다.소이연:[문수 씨, 무슨 일 있는 거죠?]예수진:[송문수, 답장 안 해? 기사 보니까 아줌마 안색도 엄청 안 좋던데 무슨 일이 나긴 난 거지?]예수진:[말 좀 하라고 이 자식아!]소이연:[수진 씨 진정해요 일단. 문수 씨랑 지수 씨가 바빠서 답장을 못 하는 것 같은데 급한 일 다 보고 나면 우리한테도 알려줄 거에요.]예수진:[알겠어요, 기다려봐야죠 뭐.]자신의 화면을 가득 채운 문자를 보던 송문수는 손가락을 움직여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3화

    송문수가 사 온 물을 건네도 부모님은 고개만 저으며 손을 모으셨다.그래서 하지수에게 건네자 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물을 받아들었다.서울에 온 뒤 송씨 일가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줄곧 자리를 지키며 송승우의 수술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이번에는 송승우가 눈을 뜨길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수는 받아든 물이라 몇 모금 마시기는 했지만 물을 마시면서도 신경은 온통 송승우에게 쏠려있었다.그런데 그때 하지수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송승우의 몸을 보게 되었다.너무 아파서인지 아니면 힘이 없어서인지 몸은 미세한 떨림 외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송승우의 눈이 서서히 떠지고 있어 하지수는 잔뜩 흥분한 채 외쳤다.“승우 오빠 일어났어요!”“문수, 문수야! 얼른 의사 불러와!”하지수의 말에 정신을 차린 부모님이 송문수에게 의사를 데려오라 했고 송문수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의사는 중환자실에서 각종 검사를 진행했다.방음효과가 워낙 좋은 중환자실이라 의사와 송승우의 대화를 듣지 못했던 가족들은 또다시 초조해 났다.한참이나 지나서 중환자실 빠져나오는 의사에 허영지가 다급히 달려가 물었다.“선생님, 저희 아들은 좀 어떤가요?”“방금 검사 진행했는데 생명엔 아무 지장 없습니다. 이제 안심하셔도 돼요.”“하지만 아직 회복이 덜 돼서 여기서 며칠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일반병실로 옮겼다가 세균감염이라도 되면 큰일이거든요.”“알겠습니다, 입원은 며칠 하든 상관없으니까 저희 애 잘만 치료해주세요. 그런데 저희가 들어가서 같이 있어 주는 건 괜찮을까요?”“아직은 들어가지 마세요. 환자분도 방금 깨어나셔서 머리가 어지러울 겁니다. 오늘은 그냥 쉬게 놔두시고 내일 상태 좀 나아지면 그때 들어가 보시게 도와드릴게요.”“감사합니다 선생님!”“아닙니다.”감격 어린 허영지의 말에 의사가 한마디 더 보탰다.“환자가 아직은 본인 몸 상태에 대해서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내일 면회하실 때도 다리 절단한 사실은 일단 말하지 마세요. 환자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2화

    그 말에 허영지는 대성통곡을 했고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도 끄떡없던 송기명마저 아들 일에 눈물을 보였다.평소에 사이는 안 좋았지만 그래도 친형이었기에 송문수도 어두운 표정으로 침묵을 유지했고 하지수 역시 송승우가 다리를 잃는다는 말에 눈물을 떨어뜨렸다.상황이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는데.어릴 때부터 본인 잘난 멋에 살던 사람이 자신이 다리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되려 죽겠다고 난리를 칠 것 같아 하지수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목숨이 다리 한쪽보다는 더 중요했기에 결국 사인을 한 송기명은 온몸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기분 좋게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인 줄로만 알았는데 갑작스레 닥친 비극에 송문수도 아버지를 부축하며 착잡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 뒤로도 한참 동안 이어지는 수술에 다들 정신을 반쯤 놓은 채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고요한 복도에 갑자기 인기척이 들리더니 수술실 문이 열리고 의사가 걸어 나왔다.가족들 못지않게 속을 태우던 장지석은 피곤한 듯 마스크를 벗는 의사에게로 한달음에 달려가 물었다.“승우는 좀 어떻습니까?”그제야 가족들도 정신을 차리고 하지수와 송문수가 어머니 아버지를 부축한 채 의사에게로 다가갔다.하지만 다른 말보다 먼저 나온 게 의사의 한숨이라 허영지는 쓰러질뻔한 걸 간신히 버텨내며 물었다.“왜 그래요 선생님, 우리 아들 잘못된 거 아니죠?!”“생명엔 지장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런데...”“그런 데라뇨!”“환자분이 다리를 잃었으니 깨어나시고 나서도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정할 겁니다. 가족분들도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오른쪽 다리 외에도 몸 각 부위가 다 강한 충격을 받아서 일단은 중환자실에서 회복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의식 돌아오고 모든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오면 그때 일반병실로 옮길 겁니다.”의사의 말에 허영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송기명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지금 그들은 전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있었다.그들도 송승우가 다리를 잃었다는 사실을 받아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1화

    만약 하지수가 송승우의 교통사고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제가 그런 하지수를 제대로 바라볼 수나 있을지 송문수는 지금 모든 게 미지수였다.송승우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그를 정말 친오빠처럼 생각했던 하지수는 역시나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채 당황스러워하며 물었다.“서울 가장 좋은 병원에 입원해 있대.”“나 서울 가야겠어.”“그래요 여보.”마침내 정신을 차린 허영지가 입을 열자 송기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나섰다.“갈 거면 다 같이 가야죠. 오늘 파티는 일다 취소하죠.”부모님이 고개를 끄덕이자 송문수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내가 파티장 취소할 테니까 지수 너는 서울 가는 티켓이랑 차량 좀 준비해줘.”“알겠어.”이미 혼이 반쯤 나간 부모님을 모시려면 본인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했기에 하지수는 바로 기사에게 연락하며 공항까지 데려다줄 것을 부탁했다.그리고는 한 시간 뒤에 출발인 항공편까지 끊어놓았다.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송문수는 서둘러 파티를 취소하고 있었는데 직원을 시켜 손님들께 나중에 아버지와 직접 찾아뵙고 취소이유를 말씀드리고 사과까지 드린다는 말도 전하게 했다.공항에 도착한 뒤에도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송문수는 여러 가지 일을 지시하느라 바삐 돌아치고 있었는데 그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 침착하고 차분했다.하지만 다들 송승우를 걱정하고 있어서 확 달라진 송문수에게 주의를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1시간이 넘는 비행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내린 송씨 일가는 바로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서울 대학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하자 이미 나와 있던 송승우의 동료가 그들을 맞아주었다.“아주머니, 아저씨 오셨어요? 저는 승우 형 직장 동료 이찬혁이라고 합니다. 형은 안에서 수술 중이에요.”“우리 아들 많이 심한가요 지금?”안으로 들어가면서도 걱정을 멈출 수 없었던 송기명이 이찬혁을 붙잡고 묻자 그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저도 좀 전에 연락받고 온 거라 상태가 어떤지는 정확히 몰라요. 형이 실려 올 때는 의식이 있었다고 하니까 아마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60화

    문자를 본 허영지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지자 그녀를 주시하고 있던 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사모님, 무슨 일이라도 난 겁니까? 왜 그러십니까?”특종을 잡은 것마냥 달려드는 기자들에 송씨 일가 사람들도 다 같이 허영지를 주목했다.안색이 눈에 띄게 창백해진 그를 보며 송기명이 물었다.“여보, 왜 그래요?”아내가 아무 말도 못 하고 눈시울만 붉히고 있자 조급해 난 송기명이 다시 한번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요?”“엄마, 무슨 일 있어요?”남편에 이어 아들까지 긴장한 채로 물어왔지만 허영지는 아무 말도 못하고 눈물을 후두둑 떨어뜨리기 시작했다.그에 미간을 찌푸린 송문수는 아직 켜져 있는 엄마의 핸드폰을 가져와 문자를 확인했는데 그 역시 문자를 보자마자 표정을 굳혔다.“송 대표님, 무슨 일입니까? 핸드폰으로 뭘 봤길래 사모님이 저러시는 겁니까?”기자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그는 바로 허영지의 핸드폰을 들고 기자회견장을 벗어났다.“대표님, 어디 가시는 겁니까! 무슨 일인지 한 말씀 해주세요!”하지만 그런 무시에도 굴하지 않는 기자들이 송문수를 따라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경호원들이 몸을 던져 그들을 막기 시작했다.송문수의 표정으로부터 심상치 않은 일임을 알아챈 하지수도 입술을 말아 물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가 복도로 나오자 송문수는 이미 통화 중이었는데 통화가 거듭될수록 그의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송문수의 표정이 저 정도로 굳어있다는 건 무언가 큰일이 났다는 뜻이었다.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도 본 적 없던 표정이라 하지수는 자연스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음주운전으로 잡혀갈 때도 침착하기만 하던 사람이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저러는지 하지수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한참 동안 통화를 하다 전화를 끊은 송문수는 입술을 말아 문 채 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하지수에게로 다가갔다.밖으로 나온 허영지와 송기명도 그저 장난 전화이길 바라며 송문수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는 가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힘겹게 말을 이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9화

    “오해 아닙니다, 전에는 저 그런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이젠 아닙니다.”“변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송 회장님의 입원 때문입니까?”“제 우상이시던 아버지가 쓰러지신 것도 하나의 이유죠. 제 눈에 아버지는 늘 이 집안을 지키는 영웅이셨고 절대 늙지도 않을 것 같던 분이셨는데 갑자기 아프다고 하시니까 그때 이 집안을 책임질 사람은 저뿐이더라고요.”이젠 다 커서 자신의 고초도 이해해주는 어엿한 아들을 보며 송기명은 아주 감동스러워했다.“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제 아내인 하지수 씨입니다.”송문수가 하지수를 바라보자 모든 카메라도 그녀에게 집중되었다.갑작스러운 이목에 놀랄 새도 없이 송문수는 말을 이어나갔다.“제 아내가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회사를 지키기 위해 같이 밤을 새우면서도 불평불만 한마디 없었던 사람입니다. 성격 안 좋은 저를 보듬어주고 격려해주면서 제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줬어요. 그래서 저는 제 아내한테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저를 언급하며 고맙다고 하는 송문수에 하지수의 심장은 아주 빠르게 뛰고 있었다.“소문에 의하면 두 분 사이가 좋지 않아서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하던데, 진짭니까?”“당연히 사실이 아닙니다.”“저희 사이좋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철이 없어서 아내한테 상처 주는 일도 많이 해서 사이가 위태로웠겠지만 앞으로는 그럴 일 없을 겁니다.”“지금 혹시 사모님한테 고백하시는 겁니까?”기자의 능청스러운 질문에 반박하기는커녕 오히려 얼굴을 붉히는 송문수를 보며 다들 제 눈을 의심했다.파파라치한테 찍힐 때도 이미지 따위는 신경도 안 쓰고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까지 휘두르던 사람이 언제 이렇게 쑥스러움이 많아졌나 싶어 다들 당황해하고 있는데 하지수는 그의 모습을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으면 그간의 이상하던 태도와 관계를 피했던 이유도 더 이상은 따지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송승우 씨는 왜 오지 않으신 겁니까, 오늘은 불참하시나요?”“두 분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8화

    화장을 마치고 머메이드 드레스로 갈아입은 하지수는 불빛 아래에서 더 반짝이는 드레스를 보며 아무래도 자신이 허영지를 가리는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마음에 다시 한번 송문수를 불러보았다.“문수 씨, 이게 진짜 괜찮다고?”정말 아닌 것 같아서 한 질문이었지만 송문수는 역시나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걱정 마, 이거 네 거 맞다니까.”“진짜 어머님이 준비하신 거 맞지?”“너 나 안 믿을 거야?”송문수가 목소리를 깔며 말하자 하지수도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입을게.”정말 허영지의 뜻이라면 하지수도 걱정할 게 없었다.사실 평소 하지수에게 검소하다는 말을 자주 하던 허영지였기에 그녀가 이런 드레스를 준비했다 해도 이상할 건 전혀 없었다.이번 기회에 저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시어머니의 마음인가보다 하며 하지수는 나갈 준비를 마쳤다.“가자 이제.”“엄마가 인터뷰 있다고 빨리 오래. 사진도 찍어야 한대.”“그래.”차에 탄 뒤에도 송문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다리를 덜덜 떨며 자꾸만 핸드폰을 확인했다.평소와는 다른 모습에 하지수가 그를 부르자 송문수는 화들짝 놀라며 대꾸했다.“문수 씨.”“어?”“더워?”에어컨을 틀어 시원한 차 안에서도 땀을 흘리는 게 이상해서 한 질문인데 송문수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강하게 부정했다.“아니.”“땀 나는데?”“그래?”제 이마에 묻은 땀을 훔치던 송문수가 또 말을 바꾸자 하지수는 그를 수상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좀 더운 것 같기도 해.”“오늘 왜 이래? 당신 좀 이상한 것 같아.”“아무것도 아니야.”송문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어깨를 으쓱해 보였지만 그렇다고 쉽게 넘어갈 하지수가 아니었다.“어디 아파?”“그럴 리가, 나 소처럼 건강한 남자야, 병도 잘 안 걸린다고.”“...”누가 봐도 오바하는 것 같았지만 사정이 있겠지 싶어 하지수도 더는 묻지 않았다.그들이 호텔에 도착했을 때도 이른 시간이었지만 매체들에서는 더 빨리 와 있었기에 기자들과 송기명, 허영지 모두 그들 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7화

    아침 일찍 디자이너를 불러 단장을 마친 송기명과 허영지는 나이 들면 가만히 잊지 못한다는 말이 맞다는 걸 증명하기라도 하듯 이른 시간부터 호텔로 향했다.그리고는 아들이 아닌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었다.어차피 송문수는 전화를 잘 받지 않으니 그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하지수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 이미 습관처럼 몸에 배 있었다.좀 전에 일어나서 스타일링을 받고 있던 하지수는 시부모님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다급히 통화버튼을 눌렀다.“네, 저희 일어났어요. 문수 씨는 씻고 있고 저는 화장하고 있어요.”“네, 먼저가 계시면 저희도 금방 갈게요. 8시 전엔 도착할 거에요.”통화를 마친 하지수는 거울 속에 비친 제 모습을 보며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싶었다.본인이 주인공도 아닌데 화장이 너무 화려한 것 같았다.게다가 원래는 송문수와 커플룩으로 어머니께서 맞춰주신 복고풍 드레스를 입기로 했으니 어찌저찌 의상을 수정하다 보니 오늘 입어야 할 건 민소매인 머메이드 드레스가 되어버렸다.예쁘긴 예쁘지만 꾸민 티가 너무 많이 나서 고민됐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불렀다.“문수 씨, 나 진짜 이거 입어? 이거 어머니가 골라주신 것도 아닌데...”오늘 아침은 하지수보다도 더 빨리 일어난 송문수는 아까부터 소파에 앉아있었다.그가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일이라 알람 소리에 눈을 뜬 하지수는 제 옆에 없는 송문수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었다.출근할 때도 알람이 몇 번이나 울려서야 화를 내며 일어내던 사람이 오늘은 웬일인가 싶기는 했지만 아버지의 60세 생일파티라 신경을 쓰는 건가 싶어 하지수도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었다.“뭐라고?”그런데 제가 한참 불러서야 모습을 드러낸 송문수가 혼이 반쯤 나간 사람처럼 덜덜 떨고 있자 하지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당신 오늘 뭐 발언이라도 할 거야?”“아니, 왜?”“그런데 왜 이렇게 긴장해?”“내, 내가? 아, 아니야! 그럴 리가!”“아직 잠이 덜 깨서 그래!”송문수는 말까지 더듬으며 손사래를 쳤고 하지수는 또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