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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작가: 골든트리
이도현이 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문 앞에 여러 사람이 와있었는데 심지어 경호원까지 달고 있었다. 딱 봐도 신분이 심상치 않은 사람이었다.

젊은이는 줄을 서지 않고 곧장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하지만 밖에 줄 서 있던 사람들은 어제 이도현을 대하던 것처럼 그 젊은이를 막아서지도, 뻔뻔하다고 욕하면서 줄 서라고 욕하지도 않았다. 반대로 젊은이가 성큼성큼 걸어들어오게 내버려 두었다.

역시나 사람은 다 약자를 무시하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법이었다. 일반인에게 쉽게 달려들지만, 신분이 고귀하고 건드리기 어려운 사람 앞에서는 함부로 나서지를 못했다.

젊은이는 경호원을 거느리고 곧장 한의원 안으로 걸어들어오더니 입을 열었다.

“어느 분이 이도현 이신의인가요?”

이도현은 듣자마자 자신을 노리고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듣고 그들을 훑어보며 대답했다.

“접니다. 무슨 일이신지요?”

이도현은 환자에게 진료를 봐주고 약 처방을 써주는 동시에 젊은이의 말에 대답하였다.

“당신이라고? 당신이 이신의라고? 이렇게 젊다고?”

젊은이는 깜짝 놀라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소문으로만 듣던 이 마을의 신의가 이토록 젊은 청년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신의는 저에게 과분한 칭호예요. 하지만 제가 이도현은 맞아요!”

이도현이 대답했다.

젊은이는 살짝 당황했다. 이토록 젊은 사람이 신의라고 하자 조금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학이 어디 게임처럼 그렇게 쉽게 마스터할 수 있는 것인 줄 아나? 의학 공부는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야 하니까 일정한 나이를 먹을 수밖에 없거든. 서양 의학도 마찬가지인데 경험을 매우 중요시하는 한의학은 더 말할 것도 없지. 그런데 이렇게 어리고 젊은 친구가 나보다 몇 살 많아 보이지도 않는데, 기껏해야 병원에서 실습생하고 있을 것 같은 사람이 이곳의 신의라고? 설마 사기꾼은 아니겠지?’

“이곳에 이도현이라는 사람이 혹시 당신 한 명뿐인가요? 저는 이신의를 찾으러 왔어요.”

젊은이는 이도현의 말을 믿지 않고서 물었다.

“이도현이라는 사람은 저뿐이에요. 이곳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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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지세요!”“그쪽은 제 도덕성을 의심할 자격은 없어요! 저는 이곳의 환자들을 우선으로 합니다. 그쪽 아버지는 환자이지만 이분들도 환자이십니다. 제가 그쪽의 말을 따를 필요가 없어요. 아버지의 병을 봐주지 않았다고 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됩니까?”예전 같았더라면 이도현은 이런 사람과 이렇게 예의를 차리고 말하지 않고 바로 한 대를 쳤을 것이다.“돈이 있다고 해서 제멋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당장 꺼지세요. 그쪽 아버지를 환자로 받을 생각은 없어요!”“당신... 당신은 의사인데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모른 척해도 돼요?”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남자는 화난 눈빛으로 이도현을 쏘아보면서 고함쳤다.“환자가 병원에 오면 당연히 치료할 의무는 있죠. 하지만 이렇게 많은 환자를 버리고 그쪽 아버지만 봐줄 수 없어요. 죄송하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요! 의사에게 있어서 환자들은 모두 똑같습니다. 어느 환자의 목숨이 다른 환자보다 더 귀중하다고 할 수 없어요!”이도현은 냉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진료비 10배를 줄게요! 내 아버지의 병을 고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어요!”남자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꾹 참으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남자는 금성 양씨 가문의 도련님 양정재였다. 이 금성 지역에서 여태까지 이도현처럼 그와 말하는 사람이 없었고 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자도 없었다.양씨 가문은 금성의 제일 가문으로서 경제와 정치에 모두 관여하였고 양씨 가문의 산업은 염국에서도 손꼽히는 존재였다.물론 제도나 황성과 같은 지역의 대가문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세력이 있는 가문이라 할 수 있었다. 금성에서 ‘황제’와 같은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양정재는 양씨 가문 가주의 막내아들이었다. 가문에서 애지중지 키워와서 법규 따위 안중에 없고 제멋대로 날뛰는 자였다.오늘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도현을 청하려고 이런 외진 곳에 와서 이미 기분이 매우 나빴다. 하지만 이런 외진 곳에서 그의 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이 있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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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요. 그렇다면 안으로 들어가시죠.”이도현은 이렇게 말하였다.“네, 감사합니다. 이신의! 정말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양정인은 너무 감격스러워서 목소리가 떨렸다.두 형제는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반죽음이 된 노인을 한의원에 밀고 들어갔고 구석에 있는 침대 위에 눕혔다.이 침대의 유래를 한 번 언급할 필요가 있다.이 침대가 있기 전에 누워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모든 환자는 이도현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그 침대에 누워서 치료를 받았다.조강 아내의 일을 들은 주현진은 노영식에게 접이식 간이 침대 하나를 사서 밖에 두고 환자에게 사용할 것을 강렬히 요구하였다.주현진은 이도현이 잔 침대에 환자를 눕히고 병을 본다면 비위생적이고 불길하다고 하면서 단호히 반대하였다.노문호도 주현진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허락하였다. 그래서 여기에 이 침대가 있게 된 것이다. 커튼까지 쳐서 간단한 격리병실로 만들었다.주현진은 정말 진심으로 이도현을 잘 보살펴주었다.모든 것을 하고 나서 이도현은 양택균의 맥을 짚었다. 한바탕 검사를 마친 후 이도현은 대체로 어떻게 치료하면 되는지 알았다.사람은 구할 수 있지만 자신도 많은 정력을 소모해야 했다. 이 사람을 구하는 것은 염라대왕의 손에서 목숨을 빼앗는 것과 같기에 쉽지가 않았다.이도현은 쓸데없는 생각을 그만하고 선학신침을 꺼내고 18개 음침을 모두 빠르게 노인의 몸에 찔렀다.드라마에서 나오는 정경과 똑같았다. 남자를 치료할 때는 옷을 벗지 않아도 되지만 여자를 치료할 때는 반드시 옷을 벗어야 했다.그래서 이도현은 양택균의 옷을 벗으라는 요구를 하지 않고 바로 침을 놓았다.양택균의 이 병은 일반 은침을 사용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반드시 선학신침과 같은 보배를 사용해야 한다. 선학신침으로 양택균 체내의 오기를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음기와 양기가 조화를 이루게 하고 체내에 생성한 사기(死氣)를 모두 사라지게 해야 한다. 이것은 아주 큰 공사로서 반드시 진지하게 대해야 했다.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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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드디어 깨어나셨어요! 정말 잘 됐어요. 지금 괜찮으세요?”양정인은 다급히 노인을 부축하면서 물었다.“아버지! 지금 괜찮아요? 이신의가 구해주신 거예요!”“느낌은 아주 좋아.”양택균은 아무 일 없듯이 간이 침대에서 내려오면서 말했다.그다음 시선을 이도현에게 돌리고 말했다.“구해줘서 고맙네. 방금 질문이 있다고 했는데 무엇이든 물어보게.”“어르신은 고무계의 사람들과 어떤 관계이죠?”이도현은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고무계? 고무계가 무엇이지?”양택균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어르신의 체내에 여러 개의 기가 있어요. 이런 것이 없다면 어르신의 나이에 이 병에 걸릴 수가 없어요.”이도현은 이렇게 말하였다.“내가 이렇게 된 것은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누구의 음모란 말인가?”양택균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잘 생각해 보세요. 생각해 내는 것이 좋을 거예요. 이번에 어르신을 구할 수 있지만 두 번은 구하지 못해요.”이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가 이렇게 묻는 이유는 방금 그가 침을 놓을 때 양균택의 체내에서 익숙한 기운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이 몇 가닥의 기운은 당시 그가 봉래도에서 격살한 고무계 공작제국의 사람들이 사용한 공법에서 내뿜은 기운과 똑같았다.그래서 양택균의 목숨을 노리는 몇몇 사람들은 공작제국의 사람과 관련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생각났어! 그놈들이야, 틀림없이 그놈들이야! 나쁜 놈들, 제길... 네놈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양택균은 무슨 생각이 난 듯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아버지! 아버지를 해친 놈이 누구인지 말씀하세요!”양정인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누구겠어? 장기혁 그 빌어먹을 놈이지!”“장씨 가문이라고요?”“그래, 바로 장씨 가문이야! 두 달 전에 장씨 가문이 사업 관련 얘기를 상의하자고 날 술자리에 초대한 것이 있었어. 너희들도 기억나지? 그날 갔는데 당시 장기혁 옆에 본 적이 없는 세 사람이 있었어. 장기혁은 우리 가문이 전국에 연 술집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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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사실이야? 이신의! 다른 방법이 없어?”양택균의 안색이 안 좋아졌다.“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돌아가세요...”“휴...5년이라, 이번 생이 5년밖에 남지 않았다니! 나는 어릴 때부터 가족을 위해 돈을 많이 벌려고 열심히 살아왔네. 지금 생각해 보니 난 자신을 위해 산 적이 없었어. 5년! 인생이 이렇게 짧았구나!”양택균은 감탄을 금치 못했고 내심 괴로워했다.잠시 후에 양택균은 마음을 잘 추스르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어쨌든 이신의 덕분에 내가 살아났어. 이런 큰 은혜는 다음 생에 꼭 갚겠네!”그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정인아, 이신의에게 진료비를 드리고 가자. 돌아가서 가문의 원로들을 소집해. 이 가문의 장사도 이제 너희 형제들에게 맡길 때가 됐어. 그럼 이신의, 이만 가볼게. 다음에 또 봅시다!”양택균은 말을 마치고 양정재의 부축을 받으면서 한의원을 떠났다.양정인은 가방에서 은행카드 한 장을 꺼내서 이도현의 앞에 두었다.“이신의, 작은 성의를 받아주세요. 아버지의 치료비라고 생각하세요. 카드는 비밀번호가 없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이도현이 말도 하기 전에 양정인은 재빠르게 떠나버렸다.두 형제가 떠난 모습을 보면서 이도현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한참 서 있었다.“도현 씨, 어서 가서 좀 쉬세요! 아주 피곤할 텐데 어서 누워서 쉬세요!”주현진은 제일 먼저 달려와서 이도현을 챙겼다.“네, 형수님.”이도현은 주현진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 나서 양정인이 두고 간 카드를 들고 노강인에게 넘겼다.“강인아, 이따가 나가서 이 카드에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해 봐. 모두 꺼내서 너와 영식이 형이랑 똑같이 나눠서 가져.” 이도현은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어차피 이 돈을 가지고 있어도 소용이 없었다. 원래 진료비를 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그래도 받았다. 그는 필요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필요하기 때문이다.“형, 안 돼요. 돈은 형이 가져야죠!”노강인은 거절하였다.“가서 확인해 봐. 난 돈이 필요가 없거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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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현 씨! 사고 났어요! 어서 약 챙기고 와요. 빨리...”전화가 연결되자 노문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노 선생, 무슨 일이에요?”이도현은 놀라서 침대에서 뛰어 내려오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현진이가 사고가 났어요.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드니까... 어서 와요. 꼭 빨리 와요... 늦으면 현진이가 죽을 수 있어요! 어서... 우리는 지금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도현 씨, 어서요...”노문호는 거의 소리를 지르면서 말하였다.“형수님이 어떻게...”이도현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는 다른 건 신경 쓸 새도 없이 다급히 신을 신었다. 그리고 나서 몸을 날려 원래 자리에서 사라졌다.그는 내력을 빠르게 운행하면서 표묘신공을 사용했다. 가장 빠른 속도로 노문호의 집으로 달려갔다.일반인은 반 시간이 걸려야 도착할 수 있지만 그는 3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도현은 바로 앞에 있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누구인지 알아챘다. 노영식은 땅에 주저앉아서 주현진을 껴안고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노문호와 노강인은 옆에 있고 노문호는 응급처치 방법으로 주현진을 구하려고 애쓰고 있었다.“현진아, 자면 안 돼. 정말 자면 안 돼. 제발 자지 마! 지안이가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자면 안 돼! 도현 씨는 곧 올 거야. 도현 씨가 오면 넌 괜찮을 거야! 자지 마! 조금만 버텨! 눈 떠, 주현진! 눈 떠라고! 우린 어렵게 아이를 낳았고 이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자면 안 돼! 정신 차려! 눈 떠 봐! 지안이가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현진아...”노영식은 큰 소리로 울부짖었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의 품에 안긴 주현진은 이미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죽은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비켜요! 형수님을 흔들지 말고 어서 형수님을 바닥에 놓으세요!”이도현은 인사할 새도 없이 자신의 겉옷을 벗고 바닥에 깔고 큰 소리로 외쳤다.“도현 씨... 이렇게 빨리...”이도현이 갑자기 나타나자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이도현에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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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내가 이 태양대전 안에서 죽을 거라고 생각해? 왜 그렇게 자신만만해? 이 태양대전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해?”이도현이 차갑게 웃으면서 물었다.“오마이갓. 지금 이 멍청한 원숭이가 뭐라는 거야.”태양왕이 과장한 액션으로 웃으면서 말했다.“벌레만도 못한 주제에 우리 태양신전의 태양대전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려는 거야? 오마이갓. 농담도 참. 엥겔스 마법사, 들었어? 이건 내가 올해 들은 가장 웃긴 농담이야. 하하하.”태양왕은 웃으면서 고꾸라질 것만 같았다. 그 표정과 동작은 절대 연기가 아니었다.“전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이건 제가 들은 가장 웃긴 농담입니다.”엥겔스 마법사가 옆에서 거들었다. 다만 말투는 약간 어쩔 수 없이 대답하듯 가식적이었다.왜냐하면 엥겔스는 진법에 대해서는 염국인들이 더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진법은 애초에 염국에서 시작되기도 했고 실력과 이해 또한 염국이 가장 뛰어나니까 말이다.그리고 이 태양대전도 사실은 아주 오래전 염국인이 만든 진법이었다.엥겔스 마법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염국인인 이도현이 그들보다 진법에 능통하여 태양대전을 풀어버릴까 봐서였다. 태양대전이 무너지면 태양신전은 꼼짝없이 죽을 것이다.하지만 이내 엥겔스 마법사가 가장 걱정하는 일이 일어났다.태양대전 속의 이도현이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그러면 두 눈 똑바로 뜨고 잘 봐. 내가 너희들이 아끼는 태양대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말을 마친 이도현은 정을 하나 꺼내 들었다. 정은 염국인들의 성물이었다. 왜냐하면 염국인들의 이해에 따르면, 정에는 자연의 섭리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염국에는 정과 얽힌 신화들도 많았다.이도현은 음양탑에서 이 정을 얻은 후 딱 한 번 사용했다. 그것도 연단을 하기 위해서 쓴 것이었다. 그리고 이 정을 받을 때, 이도현은 이 정의 특점을 기억했었다. 이것은 전 세계의 어떠한 불도 집어삼키는 정이라고 말이다. 그러니 지금 이 태양대전의 불을 삼키는 것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이... 이

  • 마왕귀환   제1418화

    손가람은 진법에 갇힌 이도현을 보면서 속이 풀리는 것 같았다.밖에 앉은 손가람은 큰 소리로 웃으면서 아까 쌓인 울분을 토해냈다.“어때? 그 자식이 진법에 갇혔나?”손가람이 화를 풀고 있을 때 태양왕이 태양신전의 장로들을 데리고 도착했다.“태양왕 전하를 뵙습니다. 이도현은 이미 진법에 갇혀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손가람이 공경하게 얘기했다.“하하하, 잘됐네. 수고했어, 손 장로. 이 공은 내가 잊지 않으리. 누구든지 이 태양진법 안에 갇히게 되면 저절로 고분고분해질 거야. 하하하.”태양왕이 흥분해서 얘기했다.“존경하는 태양왕 전하. 축하드립니다!”에릭이 얼른 아부하면서 입을 열었다.“하하하, 좋아. 얼른 가서 다른 장로와 마법사들에게 알려라. 진법을 잘 제어하라고. 이 동양인에게 살 희망조차 주지 말라고 말이야!”태양왕이 으스대면서 얘기했다.“알겠습니다, 존경하는 태양왕 전하. 충신인 이 에릭이 지금 당장 명령을 전하겠습니다.”에릭은 태양왕의 개처럼 바로 시키는 일을 하러 갔다.개노릇도 오래 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숙련된다. 에릭은 태양왕의 개로 오랜 시간 일하며 이미 이 모든 것에 익숙해졌다.태양왕은 불에 휩싸인 이도현을 보면서 웃음을 지었다.“이도현, 나는 태양신전의 왕이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유감이군. 너를 이곳에 가둔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 널 해치고 싶은 건 아니야. 그저 너한테 얘기할 게 있어서 그래. 만약 네가 가만히 있어 준다면 너를 꺼내주지.”진법 안의 이도현은 날아오는 공격들을 피하면서 물었다.“무슨 얘기지? 한 번 들어나 보자.”“그래, 역시 시원시원해서 좋아. 나는 너처럼 단도직입적인 사람이 좋아. 그러니 나도 솔직하게 얘기하겠어. 칠색 동백꽃을 내놔. 그리고 곤륜옥에서 얻은 모든 물건을 다 나한테 내놔! 네가 모든 비책과 보물들을 꺼내놓는다면, 그리고 곤윤옥의 신비한 힘도 꺼내놓는다면 널 살려주도록 하지. 어때?”태양왕이 큰 소리로 물었다.진법 안의 이도현은 불빛을 상대하면서 소리쳤다.“

  • 마왕귀환   제1417화

    손가람은 미간을 찌푸리고 진중한 시선으로 이도현을 쳐다보았다. 그는 눈앞의 이도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이도현은 모든 것을 다 알면서 자진하여 태양대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걸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이도현은 개의치 않고 태양대전 중의 선학신침으로 걸어갔다. 태양대전이 무슨 진법인지 알아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다른 술수들은 소용없으니까 말이다.테이블 앞에 온 이도현이 바로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붉은색의 선학신침이 놓여있었다. 태양의 빛을 받은 선학신침은 익숙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이도현이 손을 휘저어 선학신침을 손에 넣었다.그리고 그가 선학신침을 갖게 된 그 순간, 육각형 건물의 각 위에서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윽고 그곳에서 불같은 빛이 하늘로 치솟더니 공중에서 커다란 구 모양의 불을 만들어냈다.그 불은 마치 태양처럼 이글거리며 뜨거웠다.불은 그치지 않고 점점 커갔고 너무 뜨겁고 밝아서 눈이 부실 정도였다. 그리고 어느새 육각형의 건물은 이 불로 뒤덮여버렸다. 이도현도 그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하지만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용암 같은 비가 하늘에서 내려와 태양 그림 위에 쏟아졌다. 이도현은 빠르게 그 용암들을 다 피해버렸다.용암을 맞은 태양 그림은 갑자기 각성한 것처럼 점점 더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의 힘까지 흡수해 더욱 많은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어느덧 건물뿐만이 아니라 건물 주변의 바닥도 불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태양대전은 이 불로 완벽히 감싸져 있었다.쿵.태양 그림에서 불빛이 쏘아 나오더니 이도현을 공격했다.이도현은 또 빠르게 몸을 놀려 피했다. 발밑은 이미 불바다가 되어 이도현은 공중에 떠 있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태양대전은 이도현에게 쉴 틈도 주지 않았다. 제단에서 또 불빛이 쏘아져 나와 이도현을 공격했다.“젠장...”이도현은 놀라서 욕설을 뱉으며 또 공격을 피했다.하

  • 마왕귀환   제1416화

    그리고 태양 그림 중앙에는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상자 하나가 있었다.그 상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이도현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이도현은 바로 알게 되었다. 이건 선학신침의 기운이라고 말이다. 이도현은 선학신침의 기운을 잘 알고 있었다.드디어 찾았구나!이도현은 속으로 기뻐했다.손가람이 이도현에게 태양신전에 선학신침이 있다고 했을 때, 이도현은 믿지 않았다. 그저 본인을 유인해 가려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태양신전에 진짜 선학신침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태양신전에서 이도현에게 던진 미끼가 진짜 미끼여서 다행이었다.함정을 만드는 데 있어서 동양인은, 그중에서도 특히 염국인들은 세상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강했다. 염국인이 만든 함정 앞에서 다른 사람들은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헤실헤실 웃으면서 덫에 걸려들 것이다.하지만 그것도 예전의 일이 되었다.이제는 서양인들이 기술 면에서 발달하여 염국인들을 넘어서게 되었다.그 당시의 염국에는 부패한 관료들이 많았다. 그리고 국왕이 백성을 통치하기 위해 폐관 쇄국을 실행하며 사람들의 사상을 통제했고 발전을 싫어했다. 그래서 어느덧 이런 것들은 미신이라고 믿게 되었다. 이도현은 그런 사람들이 웃겼다. 폐관을 실행하여 외부의 것은 배우지 않으려 하지만 또 선조들이 남겨준 지혜는 미신이라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서양인들의 과학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던지, 함정과 책략 면에서는 동양인을, 특히 염국인을 이길 수 없었다. 그리고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 보면 서양에서 쓰는 무기들도 원래는 다 동양에서 만든 것이었다.물론 서양인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은 아니지만, 책략과 함정 면에서는 동양인을 따라올 수 없었다.“이도현 씨, 아마 이도현 씨도 뭔가를 느꼈을 겁니다. 제가 이도현 씨를 속인 게 아니에요!”이도현의 표정을 본 손가람이 웃으면서 얘기했다.“속인 게 아닌지 맞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거예요. 원래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정말 못 참겠네요. 이런 비열한 수는 세

  • 마왕귀환   제1415화

    “도착입니다. 이도현 씨, 이 앞이 바로 태양신전의 대문입니다.”손가람은 자만하는 이도현을 못 봐줄 정도였다. 다행인 것은 이제 태양신전에 거의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손가람은 인내심이 다 해 이도현에게 주먹을 날렸을지도 모른다.“벌써 도착이라니. 그러면 길을 안내해요. 나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것도 다 꺼내고 덤비세요. 굳이 숨기면서 연기할 필요 없어요.”이도현이 직설적으로 얘기했다.“이도현 씨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태양신전은 그저 이도현 씨와 친구가 되고 싶은 거랍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견한 선학신침을 이도현 씨에게 드리려는 것이고요. 그러니 이렇게 자꾸만 태양신전을 모독하거나 깔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손가람이 약간 화가 난 것처럼 얘기했다.“하하하, 그래요? 연기 좀 그만해요. 힘들지도 않아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당신은 나한테 화를 7번 냈고 15번이나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 감정들을 다 억눌렀죠. 불편하지도 않아요? 참을 인 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데. 당신은 도합 21번이나 참았어요. 정말 대단하네요. 다른 사람이었다면 진작 나한테 손을 댔거나 화병으로 죽었을 겁니다.”이도현은 손가람의 연기에 같이 놀아나 줄 생각이 없는 듯 바로 얘기했다.손가람은 그 말을 듣고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린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도현을 쳐다보았다.손가람은 이도현이 이렇게 무서운 사람인 줄 몰랐다. 여기까지 오면서 이도현은 손가람의 호흡, 느껴지는 기운을 다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 소름이 돋아서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였다.손가람은 본인이 오는 길에 화를 몇 번 냈는지, 몇 번이나 살기를 품었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도현은 그걸 모두 알아차리고 기억했다.“하하하, 이도현 씨, 오해입니다. 저는 이도현 씨에게 그런 감정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농담도 참. 제가 만약 분노하거나 살기를 가졌다면 그건 이도현 씨를 향한 감정이 아니라 이도현 씨를 위협하는 사람들을 향한 감정일 겁니다.

  • 마왕귀환   제1414화

    “설마 태양신전에 잡혀가는 사람인가?”“그럴 리가! 저 이도현이라는 사람, 꽤 대단한 사람 같던데. 손가람 혼자서 이도현을 이길 순 없을 거야!”“그건 모르는 일이지. 손가람도 쉬운 사람은 아니야.”한 사람이 얘기했다.“얼른 소문을 내. 그 동양인이 태양신전의 사람과 같이 태양신전으로 가고 있다고.”“어서... 가서...”...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이 이도현을 먹잇감 보듯이 지켜보았다. 하지만 손가람의 뒤를 따르는 이도현을 보면서, 아무도 이도현을 건드리지 못했다.태양신전과 척을 질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지금 이도현을 건드리는 것은 태양신전의 지위에 도전하는 것과 같았다.태양신전과 사탄 지옥 조직은 성지의 양대세력이다. 두 조직이 양대세력으로 불리는 것은 다른 세력들에 비해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래서 태양신전의 사람들이 이도현을 데리고 가니 다른 사람들은 뭐라 할 수 없이 그저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태양신전으로 향하는 길, 이도현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도현을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이도현을 훑어보고 있었다.이도현은 손가람이 속한 조직이 성지에서 영향력이 있는 조직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도현을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이다.이도현은 지금 이 상황이 나름 만족스러웠다. 손가람 덕분에 불필요한 걱정을 덜었기 때문이다.“이도현 씨! 바로 앞이 태양신전입니다. 곧 도착할 수 있어요.”손가람이 뒤를 돌아 이도현을 보면서 얘기했다.손가람의 말투에는 오만함과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래서 이도현은 손가람이 쓸데없이 나댄다고 생각했다.“왜 그렇게 자신만만해하는 거죠?”이도현이 싸늘한 말투로 물으면서 불만을 드러냈다.손가람은 이도현이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을 줄 몰라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대답을 이어 나갔다.“이도현 씨, 오해입니다. 우리 태양신전은 성지에서 가히 1등이라고 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들

  • 마왕귀환   제1413화

    “선학신침?”이도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손가람이 선학신침을 알고 있을 줄 몰랐다.“그렇습니다! 바로 선학신침입니다!”손가람은 이도현의 표정이 변한 것을 보고 환한 웃음을 드러냈다.“저는 이도현 씨가 태허산의 제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태허산은 의술에 능하여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죠. 태허산은 또 아주 대단한 침술을 갖고 있는데, 그게 바로 대대로 내려오는 선학신침입니다! 선학신침은 몇 년 동안 보이지 않아 사라진 줄로만 알았지만 마침 태양신전에서 우연히 선학신침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도현 씨가 성지에 왔다는 것을 알고 찾아온 겁니다. 이도현 씨와 함께 태양신전에 가서 이 신침이 정말 선학신침인지 알아보려고 말입니다.”손가람은 아주 조리 정연하게 얘기했다.사실 손가람도, 이도현도 알고 있었다. 그들이 선학신침을 이용해 이도현을 유인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하지만 그런 더러운 본질을 그럴싸한 말로 감싸니 꽤 듣기 좋았다.“그러면 앞장서요.”이도현은 더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길을 떠났다.이도현이 성지에 온 원인이 바로 선학신침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이제 선학신침이 어디 있는지 알았으니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상대방이 이도현을 위해 함정을 짜놓았다고 해도 두렵지 않았다.“하하하, 역시 이도현 씨는 말이 잘 통하는군요. 태허산의 제자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십쇼. 전 그저 이도현 씨와 친구가 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다른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손가람은 반복해서 얘기하며 강조했다.“말 다 했습니까? 얼른 앞장서요!”이도현이 귀찮다는 듯 얘기했다.손가람은 그저 입술을 비죽 내밀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동양인, 특히 염국인들은 예의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서 손가람은 예의가 없는 이도현이 불쾌하게 느껴졌다.억지로 가식적인 미소를 짓느라 어느새 얼굴 근육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할 줄 아는 아부란 아부는 다 했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그대로였다.그런 이도현을 보면서 손

  • 마왕귀환   제1412화

    손 장로는 꽤 오래전에 이곳에 왔었다. 지금은 6, 70대로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살았다.“당신은 누굽니까.”이도현이 차갑게 물었다.“저는 손가람이라고 합니다. 이도현 씨를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이네요.”손 장로가 대답했다.“손가락?”이도현이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뭔 이런 이상한 이름이 다 있지?’“하하하, 역시 농담도 재밌군요. 제 이름은 손가람입니다. 손 씨에 가자, 람자를 쓰고 있죠.”손가람이 해명했다.하지만 속으로는 예의 없는 이도현을 욕하고 있었다.‘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노인을 상대로 이름으로 놀리는 게 재미있나? 누가 미쳤다고 이름을 손가락이라고 지어! 정말 어이없군.’“당신도 동양인이네요?”이도현이 물었다.“네. 맞습니다. 전 연경시 출신입니다. 하지만 이곳에 온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죠. 지금 그곳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오늘 이도현 씨 같은 훌륭한 고수를 만나서 영광입니다. 젊은 나이에 이런 기능을 익혔으니 정말 자랑스럽네요. 동방에서는 천년에 한 번씩 천재가 나온다고 하더니, 그게 바로 이도현 씨인 것 같습니다!”손가람은 이도현을 칭찬하면서 얘기했다. 원래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손가람은 온화한 얼굴로 웃으면서 이도현과 얘기했다.하지만 이도현한테는 먹히지 않는 것 같았다. 이도현은 그저 차갑게 손가람에게 대답했다.“쓸데없는 말이 많네.”“하하하, 이도현 씨는 말이 적은 편인가 봅니다. 다 같은 출신 사람으로서 타지에서 만난 것도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저를 그리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손가람은 가볍게 웃으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다.“난 당신이랑 친하지 않은데 왜 굳이 그래야 하죠? 이곳에 온 목적을 얘기해 봐요!”이도현은 체면을 봐주지 않고 밀어붙였다.왜냐하면 이 시점에 나타난 낯선 사람은 의심스러웠으니까 말이다. 이도현은 손가람에게 불순한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곳은 성지다. 사람 사이의 불신이 가득한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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