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연은 에드워드 가문에서 종합 전투력이 손에 꼽히는 고수였다. 특히 동방과 서방의 무술 기술을 동시에 수련한 마연은 다른 동급 고수보다 훨씬 강했다.게다가 동방과 서방의 기술을 곁들인 그의 공격은 싸움에서 방어하기 쉽지 않아 자칫하면 기괴한 공격에 맞아 죽기 따름이었다.그러나 바로 이렇게 강한 사람이 쉽게 목숨을 잃었으니, 그들은 바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수백 명의 에드워드 가문의 고수들은 서로를 한번 마주 보고는 두 눈을 부릅뜨고 화면을 바라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결국, 모든 사람은 에드워드 87세에게 눈길을 돌려 가문의 수장이 결정을 내리기를 기다렸다.이때 에드워드 87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지만, 표정은 무서울 정도로 차분했다.전에 그의 얼굴에는 아들이 살해당한 것 때문에 노여움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노여움 대신 침착함이 가득했다.그러나 그의 움푹 파인 눈에는 강렬한 살기가 서려 있었고 그 살기는 눈빛에서 시작하여 온몸에 퍼지는 듯했다.“수장님,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대마법사 한 명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사색에 잠긴 듯한 에드워드 87세는 이 말을 듣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모두가 수장이 겁에 질려 정신을 놓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할 때, 벽에 걸려 있는 화면은 이미 5층의 모습이었다.이도현은 식은 죽 먹기로 5층의 경비병을 죽이고 6층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7층까지 올라왔다.마치 고성을 지키는 모든 고수와 경비병, 그리고 강력한 기관은 이도현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의 앞길을 전혀 막지 못하는 것 같았다.“보아하니 일반 고수는 이 녀석을 제압할 수 없는 것 같군! 레인, 가서 조상님을 모셔라! 조상님이 이 녀석을 죽일 수 있다!”“네, 아버지!”“레타이, 넌 가서 조상님의 사수와 호위병을 모셔라!”“네, 아버지!”에드워드 87세는 두 아들을 시켜 지원군을 부르게 했고 두 아들은 명을 받들고 나서 고성 꼭대기 층인 13층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레인은 재빨리 어두운 방으로 들어갔다. 방문
“너 뭐 하는 사람이야! 왜 날 깨운 거지?”관 속의 노자는 빨개진 눈으로 레인을 바라보며 그의 피를 끊임없이 빨아들이고 있었다.“조상님, 저는 에드워드의 자손, 에드워드 가문 87세 수장의 장자입니다. 가문이 강적을 만났기에 수장이 저보고 조상님을 모셔오라고 했습니다.”레인은 몸을 파르르 떨며 말했다. 그는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아 조상이 그의 피를 계속 빨아들이도록 꼼짝하지 않았다.불과 몇 초 만에 레인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얘졌고 그는 조상이 자신의 피를 다 빨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이 몹쓸 놈! 회복 기간에 직계 혈통과 특이체질의 여자가 결합한 후의 정혈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 제대로 부활할 수 없다는 거 몰라! 계산해보면 이번 세대에서 가장 걸출한 자손도 결혼할 나이가 됐는데 왜 아직도 정혈을 보내지 않은 거냐! 결합하고 난 후의 특이체질의 여자는 왜 안 보이는 거냐!”에드워드 조상은 성을 내며 피를 갈망하는 눈빛을 드러냈다.에드워드 조상의 의식은 이 세상에 존재한 지 꽤 오래되었다. 애당초 사망할 때 그는 흡혈귀 드라큘라 가문과 흡혈귀 정혈 한 방울을 교환하면서 살아남았던 것이었다.하지만 그는 결국 흡혈귀가 아니었기에 한 방울의 정혈로 죽음을 되돌릴 수 있었지만, 신체적 기능의 노화를 방지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드라큘라 가문과 흡혈귀의 몸체 하나를 교환했다.드라큘라 가문의 비법으로 그의 의식을 흡혈귀의 몸속으로 이전하여 삶을 연장했다.그러나 그의 의식과 흡혈귀의 몸이 완전히 융합되지 않았기에 각종 배척 반응이 일어나면서 그를 고통에 시달리게 했다. 이후 그는 많은 고대 서적을 열람하면서 자신을 완전히 부활시키는 방법을 찾았다.바로 직계혈족의 정혈을 흡수함으로써 그 속의 알맹이를 흡수하여 자신의 신혼 의식을 더 강하게 만들고 원래 흡혈귀 몸이 갖고 있던 의식을 완전히 소멸시키는 방식으로 진정한 융합을 이루는 것이었다.그러나 실천해본 결과, 자손의 정혈만 흡수하는 것은 효과가 미약했다.에드워드 가문은 이미 수천 년 동안
“조상님, 원래 오늘이 레니의 결혼식 날이었습니다. 결혼식을 치르고 7일 지나면 여자를 이곳으로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그 여자는 수련이 깊은 동방 고무계의 여자로서 천 년에 한 번 있을 수 있는 금봉 체질입니다. 만약 조상님께서 그 여자의 정혈을 흡수한다면 더는 이 관속에 잠들지 않고 완전히 부활할 수 있을 것입니다.”“그런데 그 여자의 후배가 모든 것을 망쳤습니다. 그 여자를 데려갔을 뿐만 아니라 레니를 죽였습니다. 저의 세대에서 혈통이 가장 우수한 자손을 죽였습니다! 게다가 그 염국 사람은 이미 고성에 쳐들어왔습니다! 이미 에드워드 가문의 많은 제자를 죽였고 저희 가문을 멸망시키겠다고 합니다!”“아주 강한 녀석입니다. 가문의 많은 고수가 나섰지만 모두 그를 막지 못했습니다. 조상님께서 친히 나서서 그 녀석을 죽여주십시오!”“뭐야! 금봉체질의 동방 여자이고 게다가 무사이기까지 했다고! 젠장! 멍청한 놈! 무능한 놈들아, 그 여자의 정혈을 얻었더라면 난 무조건 완전히 회복되었을 것이다!”“동방의 혈통은 가장 강대하고 신기로운 혈통이다. 특히 특이체질을 가진 여자의 정혈은 서방 여자의 정혈보다 훨씬 강한데 말이다! 이런 정혈을 도망가게 했다니, 무능하기 짝이 없구나...”“조상님, 노여움을 가라앉히십시오. 저희가 무능한 것이 아니라, 염국의 녀석이 너무 강합니다. 저희는 그의 상대가 전혀 못 됩니다. 녀석은 이미 고성의 7층까지 쳐들어왔습니다! 부디 조상님께서 나서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저희 에드워드 가문은 완전히 끝장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여자는 아직 여기에 있습니다. 조상님께서 이도현을 죽이기만 하신다면 그 금봉체질을 가진 여자의 정혈을 다시 얻으실 수 있습니다!”레인은 아양을 떨며 말했다.“오호라!”에드워드 조상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는 레인의 손가락을 놓고 관 속에서 일어나 앉았다.“네가 말한 염국 남자를 한번 만나보고 싶구나. 그렇게 강하다면 정혈도 무조건 맛있을 거다! 동방 남성 무사의 피를 맛본 적이 없었는데 이참에 남자와
이때의 이도현은 파죽지세로 거침없이 강력하게 싸우면서 어느덧 11층까지 쳐들어왔다.그리고 이 길에 매 층을 지키던 경비병들은 다 에드워드 가문에서 손꼽히는 마법사들이었다. 그러나 이도현의 한방을 막아낼 수 있는 자가 한 명도 없었다.4층에서 만난 마연도 막강한 고수였지만 이도현의 공격을 받아내지 못했다. 그러니 뒤에서 만난 고수들은 그 순간에 이미 놀라서 간이 콩알만 해졌다.이도현을 마주한 그들은 이미 심리상에서 그리고 기세상에서 모두 이도현에게 패배했다. 이로부터 그들의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이도현은 단번에 고성까지 쳐들어갔고 고성의 모든 통로는 에드워드 가문 경비병들의 새빨간 피로 붉게 물들었다. 이건 분명히 에드워드 가문 천년 역사이래 처음으로 겪는 일일 것이었다.이 고성은 건립되어서부터 지금까지 이처럼 외부 사람이 쳐들어온 것도 역시나 처음이었다.이도현은 11층을 지키던 경비병을 제치고 12층으로 올라갔다.그러나 12층은 텅 비어 있었고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으며 기관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이도현은 계단을 따라 계속 위로 올라갔고 곧바로 이 고성의 제일 꼭대기 층까지 올라갔다. 이 고성은 건립되어서부터 지금까지 꼭대기 층에 오른 사람이 몇몇 안 되었다.그는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걸어 나갔으며 문이 활짝 열린 홀 바깥까지 걸어갔다. 잠시 발걸음을 멈춘 뒤 그제야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이도현이 홀에 발을 내디딘 순간, 수많은 시선이 그의 몸에 떨어졌다.장내에는 수백 명이 거대한 붉은 관 앞에 공손하게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돌려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관 안에는 어떤 노자 한 분이 앉아계셨다. 피에 굶주린 듯한 그의 표정은 이도현에게 아주 오싹한 느낌을 주었다.죽음의 기운, 사악한 기운, 피를 빨아먹을 것만 같은 음험한 기운이 모두 그의 몸에 가득 차 있었다.그는 이도현에게 사람이 아니라 시체인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또 단순한 시체는 아니었다.그의 몸에서 느끼지는 혈기 때문에 이도현은 이 사람이 흡혈귀
“듣자 하니 내 자손의 아내가 될 사람이 금봉 체질이라고 하던데 그 여자가 우리 에드워드 가문의 사람과 결합하기만 하면 그 여자 몸에 있는 정혈은 내게 아주 강대한 에너지를 제공해줄 수 있다.”“원래는 7일만 지나면 그 여자가 내 관 안으로 보내져서 내 먹이가 될 거였다! 그 여자의 정혈을 흡수했다면 우리 위대한 에드워드 1세가 재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모든 것이 다 네 놈 때문에 망했다. 네 이놈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하지만 괜찮다! 너의 출현은 어르신에게 서프라이즈가 되었어. 네 몸에서 느껴지는 강대한 기운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피는 내가 봤던 사람 중에서 제일 강대해! 너의 정혈을 흡수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일지도 몰라! 하하하...”에드워드 조상은 아주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도현을 완전히 자신에게 정혈을 제공해주는 존재로 생각했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의 몸에서 더욱 짙고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에드워드 가문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이도현은 에드워드 가문이 다섯 번째 선배 기화영을 레니에게 시집보내려고 강요한 것은 그저 선배의 아름다운 미모를 탐내서 그런 것인 줄 알았다.하지만 에드워드 가문에 이런 음모가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선배를 다른 사람에게 정혈을 제공하는 물건으로 생각하다니. 이런 빌어먹을 놈들!’이도현은 분노가 가슴을 뚫고 뿜어져 나올 것만 같았다.‘에드워드 가문이 감히 선배를 이런 식으로 대하다니. 난 이 빌어먹을 놈들을 엄하게 징벌하고 말 거야.’이도현의 두 눈은 분노 때문에 붉어졌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기와 살기는 형태화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는 관 안에 앉아있는 에드워드 조상을 보며 입을 열었다.“천지에 남아있는 의식 주제에 감히 거드름을 부리다니. 오늘에 내가 너를 제대로 사라지게 해주마!”이도현은 이를 악물며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간덩이가 부었나! 어디서 온 잡종 놈이 감히 우리 조상님한테 불경을 저지르는 거야! 당장 이자를 죽여라!”
“짐승 같은 놈! 배짱은 좋아! 죽어라!”“저놈을 해치워라!”이도현이 공격을 날린 것을 보고 두 사수는 삽시에 크게 노하였다. 한 명이 왼쪽으로 다른 한 명이 오른쪽으로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이 두 사람은 모두 에드워드 가문의 최강자였고 최상위의 마법사였다. 염국의 내공 경지 계산법으로 계산하면 두 사람의 내공은 모두 성급 후기에 달했다.이 두 사람 역시 또 하나의 높은 벽이었다. 이도현이 무도를 접촉한 이래 이처럼 강대한 적을 만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성급 후기에 도달한 강자는 한패를 군림할 능력이 충분했으며 산을 열고 파벌을 꾸릴 수 있는 정도였다.하지만 이 두 사람은 오로지 에드워드 조상의 사수라는 신분뿐이었다. 이는 수천 년을 계승해 온 에드워드 가문의 저력이 얼마나 강대한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그리고 이는 또 하나의 사실을 말해주기도 했다. 바로 서방인이 일단 종이 된다면 나중에 아무리 강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자신을 종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사실 이런 노예 사상은 그 어느 시기의 염국 사람보다 더 깊게 뿌리 박고 있었다.“다 물러서거라! 두 사람이 있는 한 이 짐승 같은 애송이는 목숨을 부지하기 힘들 거다!”에드워드 조상은 마치 귀신의 왕처럼 관 안에 앉아있었는데 그 모습은 음험하고 사악하기 그지없었다.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가문의 지위 높은 분들은 이 말을 듣고 동시에 마음을 내려놓았다. 자기들의 조상이 있는 데다가 두 명의 사수 고수가 있으니 이도현 따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도현은 기필코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조상에게 피가 빨려 시체가 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리고 조상은 이도현의 강한 정혈을 이용하여 완전히 부활할 것이었다.그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에드워드 가문에게 능욕을 준 이놈은 이제 우리 가문이 앞당겨 일어설 희망이 될 거야.’에드워드 가문 사람들의 흥분된 눈빛 속에서 이도현은 두 성급 후기의 강자들과 이미 기술을 수십 번 주고받았다.이도현은 성급 초기와 후기가 정말 완전히 다른
그러나 지금의 이도현은 싸우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더구나 이곳에는 그의 다섯 번째 선배의 정혈을 노리는 흡혈귀가 있었다. 그래서 어찌 됐든 그는 절대 물러설 수 없었다.다섯 번째 선배의 위기를 철저하게 해결하려면 반드시 에드워드 가문의 조상을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해야만 했다.‘에드워드 가문은 반드시 멸망해야 한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도현은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몸 안의 변화를 생각할 틈도 없이 공력을 끌어모아 최선을 다해 싸울 준비를 하면서 먼저 이 두 성급 후기의 강자를 죽일 생각이었다.이도현이 자기 체내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에드워드 가문을 쓸어버리려고 마음먹은 이때 홀 밖에서 큰 소리가 울렸다.“네 이놈! 또 충동적으로 나올 생각이야? 대선배가 이미 몇 번이나 말했잖아. 충동적으로 나서지 말라고!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는 거야! 정말 엉덩이를 맞아야 정신 차릴래?”“당신들 같은 양귀자들은 정말 간덩이가 부었나? 감히 내 여후배를 강제로 시집보낸 것도 모자라 도현 후배의 심경을 깨뜨리기까지 하다니! 당신들은 정말 우리 태허 일맥이 만만한 줄 아나? 아니면 우리 태허산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나?”주옥같이 아름다운 목소리가 고성의 13층 밖에서 울려 퍼졌다. 이에 긴장하고 괴이하던 고성의 분위기는 삽시에 변화가 생겼다.“누구야? 당장 기어 나와!”에드워드 87세가 큰 소리로 외쳤다.“예의가 없구나! 뺨을 맞거라!”여자의 목소리가 떨어지기 바쁘게 홀에서 갑자기 아주 우렁찬 소리가 울렸다.짝!맑고 우렁찬 소리였다.이어서 사람들은 조금 전 입방정을 떤 에드워드 87세의 몸이 거꾸로 날아서 고성의 벽에 세게 부딪히는 것을 보았다.이어서 사람들은 에드워드 87세의 통통한 얼굴에 보기만 해도 아찔한 손바닥 자국이 생겨나고 입가에서 피가 철철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뭇사람의 놀란 눈빛 속에 그의 뚱뚱한 얼굴은 신속히 부어올랐고 순식간에 돼지머리가 되었다.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목소리의 주인이 보이지 않았지만
“당신이 정말 나의 선배인가요?”이 여자가 말하는 것을 듣고 보니, 그녀가 언급한 선배가 아마도 이도현의 대선배일 가능성이 높았다. 게다가 그녀에게서 풍겨 나오는 기운을 통해 이 여자가 수련한 무공이 태허산 계열임을 이도현도 감지할 수 있었다.그래서 이도현은 그 여자가 자기의 머리를 함부로 헝클이고 여기저기 두드려도 감히 저항하거나 움직이지 못했다. 경험상 선배가 무슨 짓을 하든 절대 막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다. 선배의 행동을 막을 용기를 내는 순간 그 결과가 참혹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다행히도 이 선배는 손이 조금 가벼웠다. 머리를 쓰다듬는 습관이 있긴 했지만, 다른 선배들, 특히 여덟째, 열째, 아홉째, 그리고 다섯째 선배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방식이 달랐다. 무엇보다도 지금 이 선배는 남들 앞에서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최소한 체면은 지켜준 셈이다.“너는 나를 본 적이 없어도 난 이미 너를 몇 번이나 보았어. 너의 몸에 있는 반쪽짜리 교룡 척추골도 내가 교룡을 베어서 너에게 준 거야! 당시 너를 봤을 때 너는 말 그대로 죽은 시체나 다름없는 평범한 사람이었어. 그러나 너의 재능이 이렇게 뛰어날 줄은 몰랐어. 몇 년 지나지 않아 이렇게 성장하다니. 스승님의 안목이 정말 훌륭했어. 우리 태허산도 후계자를 얻었네! 다만 너는 너무 성급한 게 문제야. 너의 이 다혈질 성격은 좀 더 다듬어져야 해." 하얀 옷을 입은 이 여자는 이도현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두 번째 선배? 당신이 저의 두 번째 선배에요?" 이도현은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산에 있을 때 이도현의 스승님은 그의 생명을 연장해 주는 교룡 척추골은 바로 그의 두 번째 선배와 스승님이 함께 교룡을 베어 얻은 것이라 알려주었었다.그러기에 이도현은 이 선배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으며, 언젠가 직접 만나 구해준 은혜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여덟 해가 넘도록 한 번도 두 번째 선배를 만나본 적이 없
“너...”태상 장로는 괴물 보듯 놀란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이도현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올 줄 몰랐다. 한 번 맞붙은 데로부터 이도현이 그에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러나 그는 방금 그 강력한 음양의 힘이 이도현의 체내에서 뿜어져 나온 것인지 아니면 손에 들고 있던 무기에서 나온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의 음양검을 한참 동안 관찰한 후에야 비로소 방금 그를 물리친 음양의 힘이 이도현의 무기에서 솟아난 것임을 알아차렸다.그러자 그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쩌면 태상 장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도현이 자신보다 강할까 봐 두려웠다. 그는 이도현 본인이 그렇게 강한 것이 아니라 병기 때문에 그런 공격을 날릴 수 있기를 바랐다.만약 그것이 이도현 본인의 실력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서른도 안 되어 보이는 젊은이가 수많은 세월을 수련한 그보다 강하다는 것은 매우 무서운 일이었다.“자네... 자네 이 부채는 도대체 무슨 병기지? 등급이 어떻게 되길래...”태상 장로는 어설픈 목소리로 물었다.비록 이도현 본인의 실력이 아닌 것에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부채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부채는 무서울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특히 음과 양 두 가지 상극되는 힘이 하나의 부채에 기묘하게 융합되었으니 말이다.부채에서 나오는 음양의 힘은 상대방에게 막을 시간, 반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좋은 병기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냥 평범한 부채일 따름이야. 그런데 태상 장로도 생각했던 만큼 강한 것이 아니네. 도도한 척 오지게 해서 아주 강한 줄 알았는데 당신도 변변치 않네.”이도현의 말에 태상 장로는 화가 나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는 강대한 태허산이 두려워서 손을 쓰지 않았던 것뿐인데 이도현의 눈에는 도도하고 잘난 척하는 것이 되어버렸다.“너...”태상 장로는 화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여태까지 살면서 이렇게 건방진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 그들도 일 계 고수지만 이렇게 강력한 살의를 느껴본 적이 없다.방금 한순간 그들은 고전 저승사자의 살의를 느낀 것 같았다. 발밑에서 몸서리치는 냉기가 올라왔고 죽음의 기운이 서서히 다가오는 듯했다.장로들이 발길을 멈추었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빛을 반짝이는 푸른색 은바늘을 날려 보냈다.은바늘의 속도는 맨눈으로 보아내기 힘들 정도로 빨랐다.푸른 빛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몇몇 사람들은 허겁지겁 병기를 꺼내 막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푸른 빛을 띤 은바늘은 놀랍게도 그들의 무기를 단번에 뚫어버렸다.장로들은 미간이 따끔거렸고 곧 머리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뒤이어 우르릉 소리와 함께 장로들의 머리는 피안개로 변했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모두가 반응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머리 없는 시체들을 바라보며 깊은 두려움에 빠졌다.화가 단단히 난 태상 장로는 몸을 부르르 떨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도현, 자네 정말 죽고 싶은 건가.”“날뛰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노부는 여태까지 살면서 자네처럼 무례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오늘 태허산의 고수가 온다고 해도 노부는 자네를 죽이고 말겠어.”“죽어라...”태상 장로는 포효하며 제자리에서 순간 이동해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기운이 순식간에 자미각 대전 전체를 뒤덮었다.같은 시각 태상 장로는 손에 검은 부채를 거머쥐고 검은 기운을 내뿜으며 이도현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이도현의 차가운 눈동자에 빛이 반짝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음양검이 사라지고 대신 부채 한 개가 나타났다.바로 음양탑에서 계속 수리를 받던 음양부채였다.지금, 이 순간 음양부채에 음양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며 강력하고 공포스러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원래 파손되었던 부채 면이 복원된 음양부채는 이전보다 많이 강해졌다. 부채의 양면은 진정한 황금빛 태양처럼 뜨거운 빛을 발산했고 음면은 푸른 기운을 풍기며 사람에게 서늘하고 섬뜩한 느낌
짝짝짝.뺨 때리는 소리가 자미대전에 울려 퍼졌다. 이도현은 양손으로 자미각 각주의 얼굴을 번갈아 후려 패자 얼마 안 되어 각주의 얼굴은 호빵처럼 팅팅 부어올랐다.“아... 이도현. 널 죽일 거야... 널 죽이겠어...”자미각 각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소리치며 이도현과 싸우려고 발버둥 쳤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영급 강자인 그는 이도현에게 목이 졸려 체내의 원력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이도현에게 잡힌 그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일반인처럼 전혀 반항할 수 없었다.짝.“어디서 대들어. 고작 뺨 때린 것뿐인데 뭔 말이 그렇게 많아? 나를 물 힘도 없으면서.”이도현은 뺨을 때리면서 말했다.“짐승 놈... 널 죽일 거야...”짝.이도현이 또 한 뺨을 날렸다.“아... 이놈, 널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짝.이도현은 콧방귀를 뀌며 또 한 뺨 갈겼다.“이놈, 차라리 날 죽여. 그렇지 않으면 오늘 내가 받은 치욕을 태허산 전체에서 갚게 할 거야...”짝.짝짝짝.자미각 각주의 얼굴은 이미 형편없이 부어올라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비명만 낼 뿐이었다.심지어 입에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왔는데 울화 때문인지 구타 때문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자미각의 모든 사람은 눈앞의 광경에 어안이 벙벙했고 반나절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들은 자미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눈앞에서 각주가 이도현에게 뺨 맞는 장면, 게다가 한 번 맞는 것도 아니고 수백 번 맞았으니 말이다.그들은 눈앞의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자기들이 평소에 그토록 우러러보던 각주가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남에게 뺨을 맞았기 때문이다.“이도현, 너 정말 죽고 싶어.”이도현이 자미각 태상 장로의 체면을 전혀 세워주지 않자 태상 장로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태상 장로가 좋은 말로 타일렀건만 이도현은 물러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로 앞에서 자미각 각주의 뺨을 때렸다. 이것은 누가 봐도 적나라한 도달이었다.“마지막으로 충고한다. 각주를 놓아줘라
“이도현, 난 태허산 선배들의 체면을 봐서 여태까지 가만히 있었던 거지, 네가 두려워서 그랬던 게 아니야.”“자미각이 정말 너처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을 무서워할 것 같아?”틀린 말이 아니었다. 회도 경지에 이른 자미각의 태상 장로는 이도현을 두려워할 리가 없었다.그가 이도현에게 거듭 양보하는 이유는 이도현이 태허산의 제자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태허산이지 이도현이 아니었다.“하하하. 그럼 지금 똑똑히 말하지. 그쪽은 태허산의 체면을 전혀 살려주지 않아도 되고 우리 태허산 선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돼.”“분명히 말하는데 이 모든 일은 내 개인적인 일이지 태허산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그러니까 모든 결과는 내가 스스로 책임질 거야.”“당신도 이제 거리낌 없이 나에게 덤벼...”이도현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나 태상 장로는 그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이 가문에서 오냐오냐 키워서 이렇게 방자한 줄 알았다. 마치 어릴 때부터 가문에서 횡포를 부리던 대가족의 제자들이 밖에 나와서도 집안 배경 때문에 시비를 거는 사람이 없자, 자신이 너무 잘나서 다른 사람이 건드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태상 장로의 눈에 이도현이 바로 이런 사람이었다. 자신이 천하무적인 줄 알고 이렇게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었다.이도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어린 이상 성장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하하하. 이 자식, 허풍도 정도껏 해야지?”“배후에 태허산이 없다면 넌 아무것도 아니야. 난 손가락 하나로 널 거뜬히 죽일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당장 사람을 놓아주고 이곳을 떠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널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그리고 우리 자미각이 절대 너와 맞서지 않겠다고 약속하지.”태상 장로는 냉랭하게 말했다.이도현에게 목을 조르고 있는 자미각 각주는 분노하며 말했다.“당장 날 놓지 못해? 죽고 싶어?”짝.맑은 뺨따귀 소리가 자미각 각주의 얼굴에서 울려 퍼졌다. 이도현이 각주의 뺨을 때린 것이다.“지금
이도현은 태상 장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자미각과 원한을 맺은 이상, 그는 오늘 이곳에서 물러서면 반드시 공작제국에 당했던 것처럼 뒤통수를 맞을 것이었다.게다가 자미각은 공작제국보다 더 얍삽하게 처음부터 그의 주변 사람을 조사했다. 만약 이도현이 오늘 자미각을 놓아준다면 내일 그의 주변 사람들은 자미각에 박해당할 것이 분명했다.그렇기에 이도현은 이 일을 이쯤에서 넘기라는 태상 장로의 말을 듣지 않았다.“끝내라고?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오늘 자미각을 놓아준다면 당신들은 내일 내 주변 사람들을 건드릴 거잖아.”“난 절대 사람을 먼저 건드리지 않아. 내가 공작제국을 상대할 때 너희 자미각에서 억지로 끼어들었다가 실력이 부족해서 도망친 거지. 그 일은 내가 깊이 파고들지 않았어.”“그런데 너희들이 나를 조사하고 위험에 빠뜨리게 했어. 인제 와서 나더러 그만하라고? 그게 가능할 것 같아?”자미각의 태상 장로는 이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자네는 뭘 원하는데?”“뭘 원하냐고? 좋아, 물었으니까 대답하지. 난 이 일에 관여한 사람들이 모두 죽길 바라지...”이도현이 또박또박 말했다.“뭐라고?”이도현의 말이 끝나자 자미각은 순간 들끓었다.‘이도현, 말이 너무 건방지고 방자해.’‘이번 일에 참여했던 사람이 모두 죽기를 원한다고 말하다니, 그럴 거면 차라리 자미각을 멸망시키겠다고 말하지.’알아야 할 것은, 자미각이 하는 모든 일은 각주와 모든 장로가 상의 끝에 내린 결정들이다.이도현의 말대로 이 일에 참여한 사람이 모두 죽어야 한다면 자미각의 각주와 호법 장로는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죽어야 한다.자미각의 고수가 모두 죽는다면 종파가 멸망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이도현의 말에 자미각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그들은 이도현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듣고 모든 불만이 한꺼번에 용솟음쳤다.“이도현, 너무 건방지게 굴지 마. 네가 뭔데.”“무슨 용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좋은 말로 하니까 우리 자
“우리 자미각 각주의 팔도 잘랐겠다. 이 정도면 화가 풀리지 않았어? 그만하게.”“난 자네가 태허산의 제자라는 것을 알고 있어. 그래서 태허산과 적이 되고 싶지 않아 계속 나서지 않고 분풀이할 때까지 내버려 뒀던 거야.”“이제 그만할 때도 됐어. 손 놓으시게.”이 말을 듣자 자미각의 수만 명 제자뿐만 아니라 장로와 각주 그리고 잡일을 도맡은 일반 제자까지 모두 어안이 벙벙하여 놀라운 얼굴로 조상을 바라보았다.그들은 방금 출관한 조상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게 믿겨 지지 않았다.더욱이는 자미각의 태상 장로, 회도 경지를 돌파한 강자의 입에서 이런 멍청한 말이 나올 줄 몰랐다.설사 강자가 아니라 일반인이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눈앞에서 가족이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무기를 들고 적과 맞서 싸웠을 것이다.그러나 그들의 강한 내공을 가진 태상 장로는 가문 사람이 죽어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상대에게 화가 풀렸으면 그만하라고 타이르며 그와 원수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그들은 조상의 반응에 어이가 없어 혀를 찰 지경이었다.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머릿속에 멍청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조상님, 지금 무슨 말씀이세요?”“이 짐승 놈이 자미각의 장로 여덟 명을 죽이고 각주의 팔까지 잘랐습니다. 저희 자미각에 이토록 큰 모욕을 안겨주었는데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까?”“그냥 넘어가면 저희 자미각을 어떻게 여기겠습니까? 동네북으로 여기지 않겠습니까?”패기 넘치는 제자 한 명이 못마땅하여 큰소리로 따졌다.혈기 왕성한 젊은이는 남에게 업신여기는 것을 두고 볼 리가 없었다.지금 집 안까지 쳐들어와서 사람을 죽이고 있는데 조용히 넘어가라고?만약 체면이 깎여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존엄이 짓밟혀도 반항하지 않는다면 사는 게 의미가 있을까?젊은이의 눈에는 체면이 제일 중요하고 심지어 목숨보다 중요했다.태상 장로는 젊은 제자의 질문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하룻강아지 주제에 뭘 안다고... 아직 시련을 겪어보지 못해
“이도현... 네가 감히... 너... 너 무슨 배짱으로... 자미각에서 이 각주의 팔을 잘라... 오늘 살아서 자미각을 걸어 나갈 생각, 꿈도 꾸지 마...”자미각 각주는 어깨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안색이 창백했고 통증 때문에 얼굴이 일그러졌으며 이도현을 노려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조상님, 왜 아직도 손을 쓰지 않는 겁니까? 정말 눈 뜨고 자미각 각주인 제가 이렇게 모욕당하는 것을 지켜 보고만 있을 겁니까?”“정말로 천년을 이어받은 자미각의 가업이 이놈의 손에 망치는 것을 지켜 보고만 있을 겁니까? 각주가 모욕당하고 자미각이 모욕당하는 것을 차마 보고만 있을 겁니까?”“조상님, 저의 생사는 중요하지 않지만, 우리 자미각의 천년 명성만은 지켜주십시오. 오늘 이곳에서 소란을 피운 짐승 놈을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 자미각은 앞으로 고무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공작제국보다 더 심하게 놀림당할 것입니다.”자미각 각주는 조상에게 실망하여 분노하며 소리쳤다. 그는 마음속으로 조상을 살짝 원망하기도 했다. 폐관 수련을 끝내고 막 관문을 나선 조상은 내공이 회도경지에 도달했기에 손을 거들기만 하면 이도현을 단숨에 죽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조상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눈을 뜨고 이도현이 여덟 명의 자미각 장로를 죽이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심지어 지금 각주인 그가 이도현에게 목을 조르고 팔을 베여도 꿈쩍하지 않았다. ‘정말 자미각의 태상 장로가 맞고 내가 알던 자미각의 조상님이 맞아?’이 상황은 외부인이거나 자미각의 친구가 봐도 나서서 도와주었지 손 놓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자미각의 태상 장로, 자미각에서 조상으로 불리는 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그곳에 서서 이도현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어떻게 자미각의 제자를 남몰라 할 수 있어? 이러고도 자미각의 태상 장로가 될 자격이 있어? 무슨 자격으로?’“허허허. 오늘은 하느님이 와도 널 지킬 수 없어. 유언 남길 기회를 줄 테니까 말해봐.”이도
“너... 너 잘 생각해... 여기는 자미각이야...”“날 죽인다면 우... 우리 자미각 수천수만 명의 제자는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은 거야...”자미각 각주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힘겹게 협박의 말을 내뱉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겁먹은 게 분명했다.그 자리에 있던 자미각 제자들은 이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자미각에서 그들의 각주, 자미각에서 황제와 같은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 목을 조르고 있다.‘미친 거 아니야?’‘이 이도현이란 자, 간덩이가 부은 건가? 아니면 정말 피 터지게 싸울 작정인가?’이도현이 자미각 각주를 함부로 대할 때부터 그들의 원한 관계는 이미 맺어졌다.이도현이 각주를 죽이지 않더라도 각주는 체면을 잃었기에 모든 것을 걸고 이도현을 죽여 자신의 치욕을 씻을 것이다.만약 이도현이 각주를 죽인다면 자미각의 나머지 사람들은 당연히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각주가 눈앞에서 살해당했는데 구성원이 손 놓고 가만있으면 자미각의 명예도 완전히 실추되기 때문이다.이도현을 죽이지 않는다면 자미각은 앞으로 고무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조상님, 빨리 사람을 구하십시오. 빨리 각주님을 구하십시오.”장로들은 다급히 소리쳤다.그러나 태상 장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이도현을 보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을 뿐 손쓸 생각이 없었다.사람들은 조상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결국, 호법 장로 한 명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도현. 건방진 놈. 당장 각주님을 놓아주지 못해? 정말 우리 자미각과 맞서 싸우겠다는 건가?”“시끄러워.”이도현은 화를 내며 그 장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중의 음양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오색 검기는 장로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퍽.묵직한 소리와 함께 장로는 폭파하여 피안개로 되었고 즉석에서 목숨을 잃었다.“이도현, 네가 감히...”“너 이미 우리 장로 여덟 명을 죽였어. 뭘 더 어쩌자는 거야? 우리 자미각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꼭 너의 모든
“짐승 같은 놈. 죽음을 자초하네.”자미각의 기타 장로들이 화를 번쩍 냈다.“죽어라.”몇 명의 장로는 마음속의 분노를 누르지 못해서 소리 지르며 달려들었다.순식간에 대여섯 명의 자미각 장로 호법이 사면 팔방에서 나와 이도현을 향해 달려들었다.장로들은 제각기 곧바로 병기를 내세웠고 모두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죽어...”이도현도 그들을 봐주지 않고 음양검을 손에 들었으며 검을 한번 휙 휘두르자 다섯 갈래의 검기가 오색의 빛을 내뿜으면서 여러 장로를 향해 베어졌다.쿵쾅.커다란 소리와 함께 이도현을 중심으로 오행의 힘이 쾅 하고 자미대전의 문 앞에 터져 나왔다.강대한 위력 아래에 자미각의 여러 장로는 이 힘 때문에 옆으로 날아갔으며 저 멀리 땅에 떨어지면서 거대한 소리를 냈다.쿵, 쿵, 쿵.몇 명의 장로의 몸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딱딱한 바닥 때문에 박살이 났다. 그들은 오장육부가 순식간에 위치가 변한 것처럼 아팠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너...”“어떻게 이럴 수가...”“악...”장로들은 잔뜩 놀란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거의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곧이어 많은 사람의 놀란 눈빛 아래서, 장로들의 몸에 갑자기 피 구멍이 군데군데 자라났다. 그리고 피 구멍에서 검기가 한 줄기씩 나타나더니 피범벅이 되었다. 몹시 무서운 광경이었다.비명 속에서 자미각의 장로들은 축 쓰러졌고 잠시 발버둥 치더니 바로 숨을 거두었다.그저 채 딱딱해지지 않은 몸뚱이만 남긴 채 계속 피를 뿜으면서 바닥을 빨간색으로 물들였다.“스읍...”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도현이 이렇게 강력하게 나오자마자 바로 사람을 죽이며 전혀 기회를 주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도현은 단번에 자미각의 몇몇 장로 호법을 베어 죽였다. 그것도 자미각 사람들의 보는 앞에서, 자미각 각주, 태상 장로와 모든 장로 호법 그리고 수만 명의 제자 앞에서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