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모님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20억이 뭐가 대수야. 우리도 그만한 돈은 있어. 하지만 신수민이 이씨 가문과 혼약을 맺는다면 우리한테 많은 도움이 되겠지.”“맞아요. 제 말이 그 말이에요.”소지민의 눈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신수민이 가문에서 쫓겨난 후 가문이 그녀의 카드에 들었던 모든 돈을 회수했었다.소지민, 신영식과 신수연은 신씨 가문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줄곧 신민석의 괴롭힘을 당했었다. 신영식은 능력이 없어 회사의 창고에서 일하고 있었고 월급도 많지 않았다. 게다가 신민석이 갖은 이유로 그의 월급을 깎는 바람에 세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져 갔다. 소지민은 종래로 일해본 적이 없었고 시간만 나면 친구들과 화투를 쳤다. 신수연은 대학에서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마음에 드는 직업을 찾지 못했고 웬만한 직업은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 예전에 신수민이 회사에서 부장으로 일하고 있었기에 세 사람은 마음 편히 삶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신수민이 쫓겨난 후 세 사람은 수입원을 잃어 생활이 어려워졌고 회사에서 배치한 차도 신민석한테 빼앗겼다. 맨날 남한테 당하다 보니 그들은 항상 억울하고 화가 많았다.하여 소지민은 20억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돈이 손으로 들어온다면 가족이 다시 편안한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다.비록 가문에서 매달 돈을 주지만 몇십만 원에 불과해 세 사람의 지출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신수민이 있을 때 그들은 매달 200만 원씩 받았고 신수민의 월급도 몇백만 원에 달했으니 종래로 돈 걱정을 한 적이 없었다.그러나 왕사모님이 예상 밖의 대답을 내놓았다.“안 돼. 이영호는 인성이 글렀어. 게다가 여자를 너무 좋아해. 아내가 있는 유부남인데도 매일 아가씨랑 술 마시잖아! 하지만 우리가 아직 이태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일단 이태호랑 신수민을 집으로 불러들여.”소지민은 안절부절못했다.“어머님, 용씨 어르신은 그냥 밥 한 번 사준 걸 거예요. 용씨 어르신이 무슨 이유로 갓 출소한 범죄자랑 가까이 지내겠어요?
이에 소지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오로지 20억만 바라보고 있던 그녀한테 프로젝트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지민아, 이영호를 거절하라는 말이 아니야. 일단 이태호와 용우진이 어떤 사이인지 살펴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도움을 받아야지 않겠어? 그러면 너도 이태호를 인정해줄 거지? 만약 이태호가 우리를 도울 수 없다면 그때 신수민을 설득해도 늦지 않아. 하지만 신수민이 싫다면 나도 어쩔 수 없어.”“네, 알겠어요.”소지민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신수연이 뭔가를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애당초 언니가 고집을 부렸던 건 배속에 든 아이 때문이었지 이태호 때문이 아니었어요. 지금 언니를 다시 받아들인다면 분명 기쁜 마음으로 돌아올 거예요. 언니는 효심이 넘치고 또 은재만을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이태호를 과감히 버릴 수 있을 거예요.”이에 왕사모님이 허허 웃었다.“그건 나중에 생각해야 할 일이야. 두 사람을 갈라놓고 싶다면 나중에 하도록 해. 지금은 이태호가 우리를 도울 수 있는지 없는지가 관건이야. 이태호가 우리를 도울 수 없다면 신수민을 이씨 가문에 시집가도록 설득해야지.”신수연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할머니의 주도면밀한 생각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결과를 맞이하든 손실이 없기 때문이다.같은 시각, 이태호와 신수민은 식사를 마친 후 은재와 함께 1층으로 내려왔다.“태호야,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용씨 어르신의 얼굴엔 계속 미소가 걸려있었다.“네, 앞으로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이태호가 답했다.그러나 곁에 있던 신수민이 콧방귀를 뀌었다.“용씨 어르신이 왜 태호 씨 도움이 필요하겠어요? 용씨 어르신한테 누를 끼치지 않아도 다행이죠.”“하하, 그건 장담할 수 없습니다. 태호 군이 보통 사람이 아니거든요.”용씨 어르신과 용지혜는 곧 차를 타고 떠났다.이태호는 신수민을 데리고 데스크로 향했고 데스크에 있던 미녀한테 물었다.“아가씨, 정희주라는 사람이 돈
“근데 열쇠는 왜 받은 거예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신수민이 눈살을 찌푸렸다.“다시 돌려준다고요? 이미 받았는데 어떻게 돌려줘요? 에이, 어차피 집 한 채에 불과하는데, 그냥 거기서 삽시다. 집도 없는 마당에 마침 잘 됐잖아요. 제 부모님이 사는 곳도 너무 누추해서 얼른 이사해야 하고요.”“집 한 채에 불과하다고요? 그게 말이에요, 방귀에요? 그 집이 얼마나 비싼지 알아요? 용안 별장 구역의 집은 사고 싶어도 없어서 못 사는 곳이에요! 그곳에 사는 건 부만 아니라 신분도 과시할 수 있다고요!”신수민은 입에 모터 단 듯 말을 이어갔다.“그 별장은 적어도 160억은 넘어요! 게다가 용씨 가문이 산 건 그 구역에서 가장 좋고 큰 별장이에요!”“그래요? 용씨 어르신이 돈 좀 썼네요.”이태호가 감탄했다.“그런데 진짜 안 돌려줄 셈이에요?”별장 한 채를 받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그녀였다.“생각해봐요. 우리한테 선물한 건데 다시 돌려주면 용씨 어르신 체면이 서겠어요? 저도 그렇게 비싼 집인 줄 몰랐어요. 기껏해야 4, 50억하는 줄 알았다고요.”이태호가 쓴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 앞으로 용씨 가문에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면 돼요. 그리고 제가 용씨 어르신 목숨을 구했는데 이까짓 집 한 채는 아무것도 아니죠!”“알겠어요.”신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받은 열쇠를 다시 돌려주자니 용씨 어르신이 언짢아하실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태호가 용씨 가문을 도울 거라는 말은 믿지 않았다.신수민은 또다시 한참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태호 씨는 너무 충동적인 것 같아요. 하씨 가문한테도 밉보이고 태수 님의 눈엣가시가 되고. 오늘 용씨 어르신 덕분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거예요. 앞으로 그놈들이 또 찾아오면 어떡할 거예요? 오늘 밥도 얻어먹고 집도 받았으면 용씨 어르신이은혜를 다 갚은 거나 마찬가지인데. 앞으로 위기에 처할 때마다 손 내밀 수는 없잖아요.”그러나 이태호는 태연하게 웃음을 보였다.“걱정하지 마
“여기 옷은 너무 비싸네요. 다른 데로 가죠.”신수민은 쇼핑몰로 들어서는 이태호를 붙잡았다. 그러나 이태호는 어깨에 멘 봉지를 두드리며 말했다.“이 안에 2억 6천 만 원이 있는데, 뭐가 걱정이에요?”“돈이 있다고 흥청망청 쓸 거예요?”이태호가 그녀를 보며 웃었다.“제가 뭘 입든 상관없지만 아내와 아이는 챙겨야 하잖아요. 오늘은 그냥 선물 받는다 생각하고 마음껏 사요.”신수민의 표정은 무덤덤했지만 사실 마음은 따뜻했다. 지난 5년 동안 그녀의 생활은 하나도 쉬운 게 없었다. 첫 2, 3년 동안은 아이를 업고 남의 눈치를 받으며 배달을 뛰었었다. 지금은 아이가 조금 크고 말도 잘 들어 집에 혼자 두어도 알아서 잘 논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수민은 빠듯한 생활에 숨돌릴 틈이 없었다. 은재도 이제 유치원 다닐 나이가 되었고 유치원생을 볼 때마다 은재는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과거 아직 5년이나 더 기다려야 이태호가 나온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신수민은 포기하고 싶었었다. 차라리 부잣집 아들을 만나 결혼할까 고민도 심각하게 해봤었다. 비록 신세가 몰락하여도 그녀를 따르는 부잣집 도련님은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그녀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살았지만 은재가 고생하는 건 죽어도 싫었다. 이태호가 출소하면 은재가 9살이 될 텐데 그때까지 은재를 학교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하지만 이태호가 5년이나 빨리 출소해 한숨을 돌렸다. 그녀는 단지 이태호가 새사람이 되어 은재의 좋은 아빠가 되어주기만을 바랐다.“맞아요. 당신은 우리한테 해줘야 할 게 많아요. 흥, 그럼 오늘은 마음 놓고 마음대로 고를게요. 5년 동안 사지 못한 옷을 오늘 다 사버릴 거예요!”이태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걱정하지 마요, 앞으론 내가 당신과 은재를 보호해줄게요.”이태호의 미소를 보며 오랜만에 안정감이란 걸 느껴본 신수민은 마음이 흔들렸다.“보, 보호할 필요 없어요.”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려 얼른 말을 돌렸다.“절 쫓아다니는 귀공자들이 적지 않아요. 제가 당신을
“괜찮아요, 아무 걱정하지 말고 마음대로 사요!”이태호가 미소를 지었다.“엄마, 아빠, 빨리 와요!”은재는 앞에서 뛰어다니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은재가 이렇게 기뻐하는 걸 오랜만에 보네요.”신수민은 아이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여태까지 버텨온 것도 딸을 위해서였으니 말이다.“엄마, 아빠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니까 그런 거죠.”이태호의 입이 귀에 걸렸다.“언제 사랑했다고 그래요?”신수민은 쑥스러운 듯 발길을 재촉했다.“2층은 가지 마요.”신수민이 2층으로 올라가려는 이태호를 말렸다.“왜 그래요?”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렸다.“여성 브랜드는 2층에 있다고 쓰여 있는데?”“1층 옷이 좀 더 싸요. 2층은 전부 유명 브랜드라 옷 한 벌에 몇백 만원은 할 거예요.”그러나 이태호는 봉지를 메고 다른 손으로 은재를 안으며 엘리베이터로 올라탔다.“비싼 옷을 사야 돈을 좀 쓰죠. 그리고 자기가 이렇게 예쁜데 좋은 옷 좀 사면 어때요?”“참...”신수민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비록 그가 돈을 낭비하는 것 같아 아까웠지만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그래, 오늘 한번 큰돈 쓰지, 뭐!”그녀는 찡긋 웃으며 2층으로 따라 올라갔다.2층에 도착한 후 이태호는 은재를 내려주고 아이의 손을 잡 채 매장으로 향했다.“여기 괜찮은데요?”이태호는 비싼 옷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얼른 가보죠!”신수민은 뒤를 따르며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의 그녀는 명품 브랜드 옷을 꿈도 꾸지 못한다.“안녕하세요.”여성 직원이 이태호 가족을 보며 인사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태호의 옷차림과 그의 손에 들린 봉지를 보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태호는 직원의 표정을 보고 불쾌함을 드러냈다.“왜요? 손님을 반겨야 하는 거 아니에요?”여성 직원은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당연하죠. 환영합니다. 손님이 곧 왕이거든요.”그러나 그녀는 속으로 이태호를 깔보고 있었다. 그가 멋도 모르고 이곳에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옷 가격을 보고 깜
여성 직원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다른 젊은 직원을 불렀다.“얘, 너 이리 와봐. 이 손님들 좀 보살펴줘. 실습하러 왔으니까 제대로 해야지.”“네, 알겠습니다!”젊은 여성 직원은 이태호와 신수민을 보며 말했다.“어서 오세요, 손님. 여기 있는 건 모두 새로 나온 옷들입니다. 아내 분이 몸매가 좋고 우아하니까 잘 어울리실 거예요.”한편, 방금 그 여성 직원은 구석으로 가 다른 직원들과 수군수군 얘기를 나눴다.“인턴이라 그런지 아직 눈치가 없어. 저런 손님도 덥석 받고 말이야. 헛수고할 게 뻔한데.”“딱 봐도 이곳에 올 사람들이 아닌데. 너도 참 나빴어. 저런 손님들은 항상 쟤한테 넘겨주잖아.”“칫, 눈치가 없으니까 그렇지. 나 같았으면 저런 손님들은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을 거야. 차라리 그냥 내쫓는 게 더 빠를걸. 쟤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그녀들은 비록 작은 소리로 속닥거리고 있었지만 모든 대화가 이태호의 귀로 흘러 들어갔다.“엄마, 이거 예뻐요! 이거 입어봐요!”은재가 하얀 치마를 잡고 천진난만하게 웃었다.이 모습을 본 여성 직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와 인턴을 나무랐다.“야! 지금 뭐 하는 거야? 아이가 옷을 만지려고 하면 얼른 말려야지! 때 탄 옷을 사지 않는다면 네가 대신 살 거야?”인턴은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답했다.“아이 손이 엄청 깨끗해요.”여성 직원은 어이가 없는 듯 피식 웃었다.그녀의 고함에 깜짝 놀란 은재는 얼른 이태호 뒤로 숨었다. 이에 이태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지금 손님한테 뭐 하는 겁니까? 제가 불만 신고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요?”신고라는 말에 여성 직원이 흠칫 놀랐다.“죄송해요. 따님한테 그러는 게 아니라 새로 온 인턴을 나무라고 있었던 거예요. 다름이 아니라 이 옷이 너무 비싸서 때가 타면 다른 손님들이 사지 않거든요.”“비켜요.”“네.”여성 직원은 언짢았지만 순순히 자리를 떴다.이태호는 몸을 쪼그리며 은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괜찮아. 무서워할 필요 없어. 은재 손이 얼마나
몇 년 동안 신수민을 바라봤던 이영호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애당초 신수민의 부모님도 허락한 혼인을 신수민이 자기 발로 차버렸었다. 그러니 이영호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신수민은 하얀 치마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선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이태호는 잠시 넋이 나갔다. 그녀는 도도한 여신의 아우라를 숨길 수가 없었다.“어때요? 예뻐요?”신수민은 자기를 뚫어져라 보는 이태호 때문에 얼굴이 빨개졌다.“너무 예뻐요. 이 치마가 수민 씨를 위해 만든 것처럼 너무 잘 어울려요!”이때, 이태호의 뒤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영호 씨, 여긴 어떻게?”갑작스러운 이영호의 등장에 신수민이 적잖게 놀랐다. 이류 가문의 도련님인 그는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신씨 가문마저 그 앞에서 덜덜 떠니 말이다.이에 이태호가 몸을 돌려 이영호를 봤다.“당신이 이영호군요. 결혼 예물로 20억이라니, 참으로 대단한걸요?”이영호의 표정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수민아, 이놈 누구야? 설마 남자친구야? 날 버렸으면 적어도 부잣집 놈이랑 만나야지, 이 거렁뱅이 같은 놈은 뭐야! 이건 날 모욕하는 거나 다름이 없어!”“거렁뱅이?”이태호는 두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왜? 치게? 내가 누군지 알지? 우리가 태생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걸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이영호는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깔보듯 내려다봤다. 그의 뒤에 있던 4명의 보디가드들이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태호 씨, 참아요!”잔뜩 화가 난 이태호를 보며 신수민이 깜짝 놀랐다. 일촉즉발의 상황에 그녀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태호는 이를 꽉 깨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내 말에 순종하겠다고 맹세하는 게 아니었다. 안 그러면 눈앞의 사람은 이미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신수민의 말 대로 이태호는 가만히 있었다.“걱정하지 마요. 안 싸워요.”이영호는 손을 맞잡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눈알이 뒤집어질 듯했다.“야, 얼른 손 놓지 못해? 진짜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
이때, 이영호 옆에 있던 여자가 비웃기 시작했다.“오빠, 아직도 모르겠어요? 저 여자가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예요? 오빠 몰래 얼마나 많은 남자를 만났을지 모르는 일이죠. 그러니까 이 여자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돼요.”이태호가 주먹을 꽉 쥐었다.“그만 하세요.”“오빠, 이 사람이 날 때리려고 해!”여자는 얼른 이영호 뒤에 숨어 어쩔 거냐는 표정을 지었다.신수민은 이태호를 붙잡고 그를 진정시켰다.“영호 씨, 제가 그런 여자로 보이나요? 그리고 영호 씨는 아내가 있는 유부남인데, 대낮에 이렇게 여자랑 다녀도 괜찮아요? 그러니까 제가 영호 씨의 사랑한다는 말을 믿을 수 없는 거예요!”이에 이영호의 여자가 맞받아쳤다.“영호 오빠는 돈이 많잖아, 밖에서 여자 좀 만나면 안 돼? 순진한 척하지 마. 영호 오빠를 찬 주제에 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어?”짝!그러나 이때, 이영호가 그녀의 뺨을 때렸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행동이었다.“젠장, 조용히 해! 수민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 것 같아? 넌 수민이 발뒤꿈치도 못 따라잡았어!”“오빠...”여자는 억울했지만 반박할 용기가 없었다.“꺼져!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이영호가 밖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여자는 할 수 없이 신수민을 한번 째려보고는 밖으로 나갔다.직원들은 멀찌감치 서서 겁에 질려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이영호가 매번 다른 여자랑 데이트하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가끔 예쁜 직원의 엉덩이를 만져도 그 누구도 손가락질하지 못했다. 기분이 좋다면 그가 팁으로 몇십 만 원을 주기 때문이다. 하여 남의 매장에서 소란을 피워도 나서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여자가 떠난 후 이영호는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는 두 팔을 축 늘어뜨렸다.“신수민, 네가 그런 여자가 아니라면 이놈이 누군지 똑바로 말해. 안 그러면 오늘 이놈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야.”“고작 3명이서 날 상대한다고?”이태호는 어이가 없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세 보디가드가
명운택이 갑자기 강경하게 나선 모습에 전성민은 눈살을 찌푸렸고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오수혁이 도착한 후 그의 마음속에 압력이 차올랐다.이에 전성민은 지금 이태호를 위해 억지로 나선다면 곧 치열한 대전을 피할 수 없다는 예감이 들었다.그러나 나서지 않는다면 방금 이태호가 태일성지의 제자라고 적극 지지했던 자기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난처함에 빠지게 된다.안색이 어두워진 전성민과 달리, 옆에 있는 이태호는 표정이 하나 변하지 않았고 차분해 보였다.오수혁이 나타날 때 그는 다소 놀라웠지만 의아한 표정을 숨겼고 억지로 침착한 척하였다.그는 암암리에 체내에 있는 이화 현황봉과 성왕 호신부를 운행하고 있었다.이 두 보물을 사용하면 잠시나마 버틸 수 있고 그가 두 사람의 포위망을 무사히 벗어나기에 충분했다.현장에 도착한 오수혁은 금룡의 모습에서 자금색 장포를 걸친 소년으로 변신했다.그는 기이한 눈동자로 이태호를 뚫어져라 노려보았고 내뿜은 살기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살벌했으며 웅장한 기운은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그 지도를 통해 얻은 영패와 보물을 내놓고 순순히 모가지를 내밀면 완전한 시신 정도는 남겨주지.”물밀듯이 밀려온 무시무시한 기운에 이태호는 강타를 당한 듯 호흡이 어려워졌다.7급 성자 경지의 위압은 마치 웅대한 천지가 진압해 온 것처럼 그의 단전에 있는 영기가 정체되어 운행하기 어려워졌다.그러나 바로 이때 옆에 있는 전성민이 움직였다.그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보이지 않는 힘은 봄바람이 스쳐 지나간 듯 그의 몸에 떨어진 위압을 모두 날려버렸다.그러고 나서 그는 고개를 들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오수혁과 명운택을 보면서 포권을 취했다.“허허. 내 체면을 봐서 성공 전장이 끝난 후에 다시 얘기하는 것이 어떻소?”지금 그는 아직 이태호와 협력 관계였고 이미 내뱉은 말을 철회할 수도 없었다.그래서 그는 이태호를 적극 지지해서 태일성지의 체면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오수혁은 피식 웃으면서 비아냥거렸다.“그렇다면 일단
길이가 백 장에 이른 금룡이 구름과 안개를 타고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큰 별의 근처에 떨어졌다.인간처럼 말한 금룡은 살기를 가득 품은 시선으로 이태호를 쏘아보았다.이 금룡이 바로 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 천교, 오조금룡(五爪金龍)의 혈맥을 각성한 오수혁이었다.그는 요족 수사들을 거느리고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영항 성역에서 달려왔다.그러나 이 부근에 도착하자마자 명운택과 전성민의 대화를 들었고 전성민이 이태호를 도와주려는 의도를 알아채고 바로 나섰다.태일성지는 확실히 강했지만 요족의 분노도 쉽게 평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지난번에 이태호가 오현을 죽여서 요족이 큰 망신을 당했고 용족 태자인 그의 체면도 완전히 구겨졌다.그 지도를 되찾고 성공 영패를 찾아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요족 천교가 목숨을 잃었다.그가 뇌택의 땅에 돌아가면 장로들에게 어떻게 해명하는 것도 큰 문제였다.그래서 명운택이 전성민의 앞에서 망설이고 있을 때 그가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바로 말한 것이었다.주변의 사람들은 불쑥 나타난 오수혁을 보자 현장이 시끌벅적해졌다.“용족? 오수혁이야!”“오수혁도 도착했군.”“오늘은 이태호의 제삿날이겠는데.”“며칠 전에 용족의 천교 오현이 죽었잖아. 오수혁의 태도를 보면 이태호를 절대로 봐주지 않을 것 같아.”“쯧쯧... 7급 성자급 수사 두 명이 동시에 이태호를 공격해서 이태호가 죽게 되더라도 창란 세계에 이름을 남길 것이야.”“...”오수혁이 나타나면서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수군거렸다.이태호와 요족 사이의 원한 관계로 요족은 절대로 쉽게 이태호를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들 잘 알고 있었다.다만 누구도 요족이 이렇게 빨리 복수할 줄은 몰랐고 명운택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전성민이 이태호를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고 원래 이태호를 잠시 놔주고 나중에 이태호가 중주로 가면 복수하고자 하였다.그것은 태일성지 서열 제자인 전성민의 체면을 봐주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지금의 급선무는 곧 나타날 마지막 영패를 쟁탈
성공 전장에 들어오기 전에 종주 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한 옥패를 주었다.이것은 진정한 비장의 무기로 성왕급 수사가 직접 만든 호신부이었다. 7급 성자급 수사가 온 힘을 다해 던진 일격을 막을 수 있었다.그래서 이태호가 이렇게 자신만만한 태도로 명운택을 마주 볼 수 있는 것이었다.이태호가 자신의 신분을 표명하자 명운택은 실소를 터뜨렸다.그의 미소는 매우 차가웠고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지금 이 순간, 그의 몸에서 지극히 날카로운 기운을 내뿜었고 먹장구름이 그의 뒤에서 피어올랐으며 붉은 번개가 별하늘에서 기승을 부렸다. 그의 난폭한 기운에 주변 백 리 내에 있는 내공이 낮은 수사들은 오금이 저렸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살기등등한 기운은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고 넓은 공간을 산산조각으로 잘라냈다.일촉즉발한 위기에 큰 별 근처에 있는 수사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물론 강 건너 불구경하면서 속으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심씨 가문의 구역 내에서 심무영은 명운택이 화를 낸 것을 보자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마치 이태호가 명운택의 손에 죽은 장면을 본 것 같았다.심무영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살기등등한 명운택을 보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이태호는 너무 건방져서 문제야. 오늘은 명씨 가문의 신자 손에 죽게 생겼군.” 그의 옆에 있는 심인경은 미간을 찌푸렸고 엄숙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담담한 말투로 명운택와 말할 때의 표정은 그가 명운택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 듯해 보였다. 심인경은 이런 이태호에 대해 의아해하면서 이태호에게 대단한 비장한 무기가 있는지 궁금해했다.북해 만족의 구역에서 소주 백가민은 무슨 생각한 듯이 이태호를 한참 바라보다가시선을 거두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그는 이태호의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이태호가 명운택의 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4급 성자급 수사가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급 수사를 죽일 수 있겠지만 7급
심씨 가문의 사람들이 오자 주변에 있는 수사들에게 화젯거리를 제공하였다.이윽고 그들의 시선은 잇달아 도착한 다른 천교들에게 빼앗겼다.심인경 등이 큰 별의 근처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 여러 줄기의 무지갯빛이 나타났다.이 무지갯빛들은 모두 팽배한 위세를 방출했고 날카로운 기운은 허공을 스쳐 지나가면서 내공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사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가장 먼저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난 것은 은백색의 보물선이었다.크기가 작은 산만하고 온통 백옥으로 만들어졌으며 속도가 매우 빨라서 스쳐 지나갈 때 수많은 강풍을 휘몰아쳤고 주변의 모든 물질을 부숴버렸다.누가 이 보물선의 비행을 막는다면 아마 가루로 되어 사라졌을 것이다.보물선의 돛대에 커다란 ‘명’자가 걸려 있는데 찬란한 금빛을 발산하였고 대단한 기세를 뽐냈다.어떤 수사는 보물선에 있는 사람의 정체를 알아보고 비명을 질렀다.“어서 봐, 명씨 가문의 보물선이야!”“동황의 명씨 가문, 며칠 전에 그들의 소주 명해성이 이태호의 손에 죽었다는데.”“흥, 이번에 이태호도 있는데 잠시 후에 복수할지 모르겠네.”“명운택의 횡포한 성격으로 볼 때 이태호가 큰일 날 것 같아.”“듣자 하니 명운택은 7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고급 신체(神體)에 못지않은 구양선천골(九陽先天骨)을 가졌고 체내에서 선인의 혈맥과 융합되어 있대. 그래서 성황급 수사들마저 명운택이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어.”“지난번에 이태호가 죽인 명해성이 명운택의 동생이어서 완전 철천지원수겠네.”“...”명운택은 가부좌 자세로 보물선의 뱃머리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빛은 횃불처럼 밝았고 마치 금색 불꽃이라고 튕겨 나올 듯하였으며 허공을 꿰뚫을 수 있듯이 날카로웠다.그가 보물선을 운행하면서 십여 명의 동문 자제들을 데리고 큰 별의 부근에 이른 후, 아직 사람이 없는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그러고 나서 그는 일어서서 고개를 들고 현장을 둘러보다가 마지막에 시선을 이태호에게 고정했다.명해성이
창란 세계에서 동황 8대 세가는 일류 대세력에 속했다.상고시대부터 동황 8대 세가에 모두 신선으로 된 조상이 나타나서 창란 세계에서 이름을 날렸다.시간이 흐르면서 8대 세가의 후세 중에 더 이상 신선으로 비승한 자가 없었지만 가문의 내공이 깊어서 각 가문의 실력은 성지들에 비해 뒤지지 않았다.심씨 가문의 사람들이 도착하자 현장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헐. 동황 8대 세가의 심씨 가문이야.”“저 심씨 가문의 신자가 이미 체내에 있는 신선의 혈맥을 각성해서 심씨 가문에서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래.”“심인경이 4급 성자 경지일 때 6급 성자급 수사를 처치할 수 있었는데 지금 실력이 더 강해졌을걸?”“지금 심씨 가문이 나타났으니 기타 성지들의 천교들도 곧 도착하겠지?”“마지막 영패가 도대체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 모르겠군.”“...”많은 사람은 심인경의 몸에서 내뿜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느낀 후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낮은 소리로 수군거렸다.지금 동황의 전체적인 실력은 각 성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창란 세계에서 정상급 세력에 속했다.심씨 가문은 8대 세가에서 기둥 역할을 하였고 심인경의 실력도 당연히 약하지 않았다.그가 내뿜은 7급 성자 경지의 위압에 이태호마저 약간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이태호가 심씨 가문의 사람들을 살펴보고 있을 때 심무영 등도 현장에 있는 수사들을 훑어보았다.심무영이 이태호를 발견한 후 속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지난번에 자신이 운석띠에서 대리의 구황자 강한남과 성신신철을 쟁탈하고 있을 때 이태호가 튀어나와서 가로채 간 것을 잊지 않았다.당시 이태호는 강력한 육신의 힘으로 그의 상급 영보를 깨뜨려서 그는 어쩔 수 없이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후에 그는 복수하기 위해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퍼뜨렸는데 이태호는 황천성지 주용수의 표적이 되었다.처음에 심무영이 주용수가 이태호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태호가 틀림없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주용
전성민은 오는 사람들을 보자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이태호에게 신식으로 전음했다.[저 사람들은 북해의 만족이야.]이태호도 만족은 육신만 수련한다는 소문을 들은 바가 있었다.지금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이 만족 수사들은 짐승 가죽을 걸쳤고 온몸에 문신인 듯한 기이한 무늬가 가득 새겼다.이 무늬에서 순수하고 팽배한 기혈의 힘을 발산하고 있어서 천지의 도가니와 마주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북해의 만족이 도착하자 주변에 있는 기타 수사들은 불시에 시끌벅적해졌다.특히 북해 소주 백가민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와, 백가민이 직접 나타났어.”“저자의 육신이 매우 단단해서 최상급 영보의 공격도 막을 수 있다고 들었어.”“세상에, 육신이 최상급 영보에 필적하다니. 7급 성자급 수사도 대항하기 힘들겠는데?”“그뿐이겠어? 백가민이 5급 성자 경지 때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내공을 완성한 6급 수사를 격살한 적이 있었어. 지금 내공이 더욱 강해졌고 각 성지의 성자들도 함부로 덤비지 못할걸?”“...”북해 만족인들이 큰 별의 근처에 도착한 후 영패 주변의 공간이 불안정한 것을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추고 기다렸다.기다리는 동안 만족인들에게 에워싸고 있는 백가민도 전성민과 이태호 일행을 주목했다.족인을 통해 이태호 등의 신분을 알게 된 후 그는 다소 놀라워했다.태일성지의 서열 제자 전성민이라니.“전성민의 옆에 있는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급 수사가 바로 요새 성공 전장에서 명성이 자자한 이태호야?”전성민은 태일성지의 서열 제자라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말할 것도 없었다.그는 내공을 완성한 6급 경지에 불과하지만 전투력은 7급 성자급 수사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이태호의 이름은 백가민도 최근 귀에 못이 박도록 들었다.요족 오현이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까.백가민은 의아해했지만 이태호를 오래 바라보지 않았다. 그가 보기엔 이태호가 아무리 천부적 자질이 대단해도 지금은 내공이 겨우 4급 성자 경지의 수사일 뿐이었다.곧 이곳에 도착해서 그
명씨 가문의 신자인 명운택은 흥분한 마음을 안고 제자들을 이끌고 영항 성역에서 자미 성역으로 출발했다.어느 황량하고 소박한 큰 별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고된 수련을 하는 서역 불문의 불자 법웅 스님도 별하늘에 나타난 이상 현상을 보고 안색이 확 변했다.곧이어 그는 추호의 주저 없이 하늘로 솟아올랐고 한순간에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이 외에 동황 8대 세가인 허씨, 양씨 등 가문의 천교들도 이상 현상을 본 순간, 보물이 세상에 나타난 것을 알아챘고 동문의 자제들을 거느리고 자미 성역으로 출발했다.무릇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대세력들의 천교 제자들은 들뜬 마음을 안고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달려갔다.이 성공 고전의 영패가 일으킨 천지의 이상 현상은 순식간에 온 성공 전장의 만 리 이상의 구역으로 퍼졌다고 할 수 있었다.수많은 천교들은 영패를 기필코 손에 넣으려는 기세로 빠르게 날아갔다....자미 성역에서 온통 황사가 흩날리고 영기가 희박한 큰 별에 이상 현상이 끊임없이 나타났고 손바닥만 한 은백색의 영패는 눈부시고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이 큰 별과 멀지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여러 줄기의 무지갯빛이 별하늘을 스쳐 지나가면서 다가오고 있었다.이들이 바로 전성민과 이태호 일행이었다.그들은 북두 성역의 천선성에서 출발했는데 온 힘을 다해 날아서 매우 짧은 시간에 자미 성역 근처에 이르렀다.큰 별의 근처에 도착한 이태호는 이미 많은 사람이 주변에 모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이들은 대부분 3급이나 4급 성자 경지의 수사들이었다. 비록 그들의 내공은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이미 수십 명이 성공 영패의 주변에 모였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였다.이태호는 고개를 들고 큰 별 위에 나타난 영패를 바라보았다.지금 이 순간, 이 성공 영패는 금제에서 벗어났고 수백 년 동안 햇빛을 보지 못해서 그런지 파멸의 기운을 지닌 공간의 파동을 느낄 수 있었다.단지 조금만 새어 나온 기운으로도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고 넓은 공간 틈새가 생겼다.이런 힘
별하늘의 깊숙한 곳에 있는 북두 성역의 7개 고성 중의 하나인 요광성에 있는 황량한 큰 산의 꼭대기에 천둥소리가 끊임없이 울렸고 먹장구름 아래에 있는 자의 그림자를 쉴 새 없이 강타하고 있었다.그자는 기골이 장대하고 10척이 넘었으며 체구는 작은 산처럼 우람했다.위에는 가죽 상의를 입었고 아래는 호피 치마 같은 것을 둘렀으며 온몸의 피부는 구릿빛이 흘렀고 빽빽한 부문이 정교하게 새겨 있다.번개가 먹장구름을 뚫고 그의 몸에 떨어질 때마다 그의 기혈이 더욱 강렬해졌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는 먹장구름 안으로 뛰어들었고 입을 벌려서 깊이 들이마시자 파멸의 기운을 지닌 번개가 바로 입으로 들어갔다.“꺽~”그가 트림하자 먹장구름이 걷혔고 각종 이상 현상이 사라졌다.이때 체구가 건장한 사람들이 이 남자의 양쪽에 나타났다.이자가 바로 북해 만족의 소주 백가민이었다.북해 만족은 전문적으로 육신을 수련하는 종족이었다.그들의 수련 방식은 창란 세계의 다른 세력과 완전히 달랐고 최종 목적은 육신을 영보, 심지어 호도신병, 선기(仙器)의 수준으로 수련하는 것이었다.그들은 부족의 토템을 무기(武技)로 삼았고 육신에 새겨서 육신의 강도를 높였다.그래서 북해 만족의 수사들은 몸집이 거대하거나 온몸에 문신 같은 기이한 문양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백가민이 방금 수련을 마치고 지면으로 내려올 때 갑자기 한 만족의 수사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별하늘을 가리키고 소리를 질렀다.“어서 봐, 저게 뭐야?”번개를 소화하고 있는 백가민은 족인의 놀란 소리를 듣고 위로 올려다보니 멀지 않은 별하늘에 거대한 영패의 허영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이 웅장한 이상 현상은 모든 사람에게 곧 보물이 세상에 나올 것이라는 소식을 알리는 것 같았다.백가민은 영패의 허영을 보자 동공이 흔들리면서 소리쳤다.“고전 영패!”북해 만족의 소주로서 그는 곧바로 자신의 기연이 찾아왔음을 깨달았다.과거에 북해 만족이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성공 고전을 찾고 신선이 될 기연을 찾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
이태호도 전성민을 따라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가 고공에서 발걸음을 내딛는 늠름한 모습이 평지에서 걷는 것처럼 안정적이고 대범해 보였다.여경구와 채유정이 상처 치료를 마친 것을 보자 그는 전성민에게 말했다.“전 사형, 가시죠. 지금 많은 천교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겁니다.”말을 마친 이태호는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옆에 있는 전성민도 일말의 주저 없이 바로 따라갔다....이와 동시에.아홉 번째 영패의 이상 현상이 나타난 순간, 영항 성역의 한 허공 틈새의 앞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공간의 대도를 깨우치고 있는 오수혁은 눈을 번쩍 떴다.그는 별하늘에 나타난 이상 현상을 보자 가슴이 벅차올랐고 얼굴에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하하. 아홉 번째 영패는 꼭 이 오수혁 거야!”그는 호탕하게 웃었다.옆에 있는 몇몇 요족 천교들은 이를 보고 모두 오수혁에게 잘 보이려고 아첨하기 시작했다.“태자 전하, 이상 현상이 나타난 곳의 거리가 여기서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영패는 필연코 전하의 것으로 될 것입니다.”“태자 전하, 미리 축하드립니다. 이 영패가 있으면 전하께서 성공 고전에 들어가시고 전설의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이런 들뜬 분위기를 본 우여진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예전에 호족의 성공 영패와 관련된 지도가 이태호가 빼어간 후 그녀는 오수혁 앞에서 머리조차 들 수도 없었고 요족 천교들의 멸시를 받았다.특히 오현이 이태호의 손에 죽은 후 그녀는 더욱 간담을 졸이면서 안절부절못했다.그녀는 성격이 변덕스러운 오수혁이 자기에게 화풀이할까 봐 두려웠다.지금 이 마지막 영패가 나타났고 그들과 가까운 곳에 있는 걸 본 우여진은 드디어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긴장이 풀렸다.그녀는 웃음을 머금고 오수혁을 바라보면서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전하, 지금 서둘러야 합니다. 저 이상 현상이 나타난 후 주변 만 리 내 있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어서 필연코 많은 천교의 주목을 끌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