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 출구 앞.이태호는 현장에서 대전이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는 것을 감지하였다. 그는 무표정이지만 마음속으로 이미 예상하였다.심운이 죽은 소식은 숨길 수 없었다.더구나 조광학 등이 먼저 나왔기에, 이 소식을 신소문에게 전했을 것이다.신소문은 자신의 천교가 죽은 사실을 듣고 당연히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이태호는 자기가 나오자마자 성자급 수사가 공격해 온 것을 보자 마음속으로 냉소를 지었다.눈앞의 이 곽진섭이란 장로에 대해 잘 모르지만, 신소문의 인솔 장로로 될 수 있다면 필연코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갖고 있을 것이다.성자급 수사가 화를 내면 천지가 변색하고 큰 산과 같은 위압을 분출할 수 있다.이태호는 자신의 곁에 있는 신수민 등이 위험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그는 바로 하늘로 솟아올라서 제7봉 봉주 맹동석의 곁으로 갔다.맹동석이 이태호가 온 것을 보자 그는 곽진섭의 팽배한 기운에 저항하면서 신식으로 이태호에게 전음했다.[자네 때문에 내가 고생하고 있네.]맹동석은 투덜거리면서 쓴웃음을 지었다.그는 이태호가 정말 신소문의 천교 심운을 죽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이번에 큰 사고를 쳤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태호가 이화 성왕의 전승 공법과 최상급 영보를 얻은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이 두 가지 보물은 수많은 성자급 수사들이 탐나고 있었다.맹동석은 각 문파의 인솔 장로는 지금 모두 속으로 이태호를 죽이고 보물을 빼앗으려는 꿍꿍이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자칫하면 자신의 실력만으로도 창망산맥을 벗어나기 힘들 수도 있다.맹동석은 검수이고 전투력은 같은 경지의 성자급 수사를 훨씬 능가했으나 창망산맥에서 성자급 수사는 곽진섭뿐만 아니었다.가까운 곳에 있는 조씨 가문의 조시환도 지금 옆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살기와 탐욕의 기색이 역력했다.이 자도 조광학을 위해 복수하고 싶었다.좀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청허파의 장로, 묘음문의 장로 선월아, 풍씨 가문의 장로 등은 모두 수수방관하는 태도였
곽진섭은 어두운 표정으로 맹동석을 바라보면서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좋소!! 그럼 우리 실력으로 말합시다!”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는 장포를 휘날리면서 온몸의 세포에서 뜨겁고 신성한 빛을 뿜어냈다. 농후한 천지의 힘은 마치 찬란한 빛처럼 하늘로 치솟았다.순식간에 창망산맥에서 휘황찬란한 빛이 폭발하여 대지를 비추었다.빛이 비치면서 끝없는 공포스러운 기운이 상승했다.이 광경을 본 수많은 사람은 이태호에 대한 대전이 드디어 막을 올렸다는 것을 알았다.지금 이 순간에 많은 사람은 찬란한 빛에 휩싸인 곽진섭이 천천히 손가락 하나를 내민 것을 보았다.그러자 온 하늘이 진동하였고 하늘을 꿰뚫을 수 있는 듯한 빛기둥이 손가락에서 뿜어 나오면서 곧장 아래에 있는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순식간에 하늘에서 광풍이 세차게 휘몰아쳤고 천둥번개가 치면서 은색 빛줄기가 춤을 추었다. 지금의 창망산맥은 마치 세계의 종말을 맞이하는 것 같았다.“철컥...”손가락처럼 생긴 거대한 통천인(通天印)이 떨어지면서 주변의 공간에서 감당할 수 없듯이 깨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그 통천인이 곧 이태호에게 떨어지는 것을 보자 풍씨 가문 구역 내의 풍민국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이태호를 뚫어져라 노려보면서 입꼬리를 올렸다.“이태호! 이제 어떻게 도망치는지 보자고!”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허파에서 이태호와 원수를 진 안재남은 이 광경을 본 후 비웃음을 머금은 표정을 지으면서 콧방귀를 뀌었다.“흥. 성자급 강자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 수 있겠어?”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다.“내 손으로 직접 죽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군.”궁전 내에서 성왕의 유물을 쟁탈할 때 이태호에게 강제로 쫓겨난 후, 안재남은 화가 나서 살의를 품었다.당시 이태호의 위압 때문에 그는 이길 자신이 없어서 할 수 없이 궁전에서 물러났다.지금 성자급 장로가 직접 손을 썼으니 안재남은 당연히 마음속으로 기쁨을 금치 못했다.이때 검은 장포를 입은 청
풍민국은 맹동석이 곽진섭의 공격을 막아낸 것을 보자 원래 기쁨을 머금은 표정이 사라졌고 울화통이 터져서 속으로 욕설을 퍼붓고는 아쉬워했다.풍민국뿐만 아니라 이태호가 무사한 것을 보고 아쉬워하는 자들도 많았다.맹동석은 앞으로 한 걸음 나서서 온몸의 웅장한 기운을 미친 듯이 확산하였고 지켜보는 모든 사람에게 위압감을 주었다.이와 동시에 맹동석도 이태호에게 전음하였다.[어서 도망쳐!]이에 이태호는 추호의 망설임 없이 온몸의 내공을 발동시켰고 곧바로 하늘로 솟아 올라가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창망산맥의 밖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하늘로 치솟은 것을 본 곽진섭은 바로 신소문의 제자들에게 명을 내렸다.“신소문의 제자들은 명을 들어라. 모두 가서 이태호를 막아라. 절대로 도망치게 하면 안 돼.”그의 말이 떨어지자, 신소문의 제자들은 잇달아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신소문의 제자들이 싸움에 개입하자 현장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맹동석의 옆에서 이를 본 한용운과 권민정도 맹동석의 명령을 받았다.“자네들도 이태호가 도망치는 것을 도와주게. 내가 곽진섭과 조시환을 막을 테니.”그는 말을 마치고 손을 휘두르자 영보 장검이 나타났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팽배하고 뜨거운 검의가 화려한 빛을 발산하였고 하늘을 꿰뚫듯이 허공에 치솟아 올랐고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었다.동맹석이 영보를 꺼낸 것을 보자 곽진섭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양손으로 결인을 하자 온몸의 장포는 미친 듯이 휘날렸다.그가 결인을 한 동시에 몸에서 번개빛이 분출해 나와서 그의 앞에서 물통처럼 굵은 뇌정장모를 형성하였고 장모에서 끊임없이 압박하는 기운이 흘러나왔다.곽진섭은 대갈일성 하였다.“죽으라!”그러고 나서 천지가 심하게 뒤흔들었고 강렬하고 불길한 기운이 미친 듯이 이 천지 사이에서 확산하였다.이 기운을 느낀 후 멀리서 구경하고 있는 청허파 등 장로들도 안색이 확 변했다.“신소문의 뇌정 무기이군. 곽진섭은 이태호를 죽이려고 작정했네.”그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뇌정장모를 만
이태호가 몸을 안정시키자 뒤에 있었던 신소문의 제자들이 이미 쫓아왔다.이를 본 이태호는 즉시 곁에 있는 한용운과 권민정에게 말하였다.“저의 아내들을 호송해 주세요. 저는 쫓아온 자들을 해결하겠습니다.”그의 말을 들은 한용운은 안색이 변하였다. 그는 맹동석에게서 이태호를 호송하는 명을 받았는데 지금 이태호가 맨 뒤에서 엄호하겠다고 하니 본말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그는 마음속으로 이태호가 혼자서 최고의 보물들을 독차지하는 행위를 싫어하였다. 그러나 지금 종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해서 그는 음흉한 소인배처럼 행동할 수 없었다.그래서 한용운은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되오! 태호 사제는 반드시 우리와 같이 떠나야 하오!”이태호는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제가 같이 가면 모두 떠날 수 없게 돼요!”바로 이때 뒤에서 쫓아온 신소문의 제자들이 점점 많아졌다. 이를 본 한용운은 더 이상 따지지 않고 바로 신수민 등 여인들을 데리고 창망산맥의 밖으로 날아갔다.신수민 등 아내들이 떠난 것을 보고 이태호는 돌아섰다. 그는 바로 현황종과 적소검 두 영보를 꺼냈다. 그는 온몸에서 지극히 강렬한 기운을 뿜어 내면서 쫓아온 신소문 제자들을 향해 날아갔다.“펑! 펑! 펑!”이태호는 내공이 최대 6~7급인 존황 경지의 신소문 제자들을 채소를 자르듯이 단칼에 한 사람을 죽였다.그는 사람들을 죽이면서 창망산백의 밖으로 철수하였다.신소문의 제자들의 포위공격도 이태호를 막을 수 없는 것을 보자 조시환은 맹동석과 싸우고 있는 곽진섭을 힐끔 쳐다보면서 속으로 초조해졌다.그래서 그는 대갈일성 하면서 손을 들고 손가락을 오므렸다.“빌어먹을 놈,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다치게 해놓고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하늘에서 갑자기 큰 산처럼 거대한 짐승 발톱 형태가 나타났고 무서운 기운을 발산하여 현장의 모든 사람은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을 얻었다.조시환이 염치 불고하고 직접 어린 후배에게 손을 쓰자 곽진섭과 싸우고 있는 맹동석은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살의를 잔뜩 품은
노호와 함께 어마어마한 위압감이 덮쳐왔다. 마치 웅장한 큰 산이 어깨를 짓누르는 것처럼 사람들은 숨쉬기가 어려웠다.하늘에 치솟은 분노를 감지한 현장의 모든 사람은 안색이 확 바꾸었다.특히 푸른색 장포를 입고 어두운 표정을 지은 빼빼 마른 곽진섭은 이 소리에서 위압감을 느낀 후 저도 모르게 가슴이 떨렸다.그는 멀리서 나타난 무지갯빛을 보면서 눈동자가 거세게 뒤흔들었고 말투마저 더듬거렸다.“선우...선우정혁!”곽진섭 장로의 휘청거리는 모습과 내뱉은 ‘선우정혁’이라는 이름은 창망산맥의 모든 사람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태일종 종주 선우정혁이라고?!”“와...태일종의 종주, 성왕 경지의 강자야!”“태일종 종주 선우정혁이 직접 왔다니! 그럼 이태호가 목숨을 건졌다는 거잖아!”“...”사방이 발칵 뒤집어졌다.창망산맥의 상공에서 한 무지갯빛이 빠르게 이태호를 향해 날아왔다.무지갯빛 속에는 회색 장포를 입은 중년 남자가 있었다. 그 강직한 얼굴에 분노가 어려 있었고 웅장한 체구는 무궁무진한 힘을 담고 있는 듯하며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넘쳐흐르고 있었다.이 사람이 바로 태일종의 종주 선우정혁이었다!지금의 선우정혁은 날아오면서 만면에 노기를 띠고 있었으며 장포가 미친 듯이 휘날렸다.그의 어두운 눈빛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신소문의 장로 곽진섭, 그리고 이태호에게 손을 쓴 조씨 가문의 장로 조시환을 노려보았다.“곽진섭, 간덩이가 부었구나!”선우정혁의 노호에 천지 사이에서 끊임없이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순식간에 기세가 충만한 위압이 미친 듯이 아래로 퍼지면서 곧바로 곽진섭을 향해 날아갔다.선우정혁의 대갈일성에 방금 기세등등한 신소문의 장로 곽진섭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우물쭈물하며 입조차 열 수 없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검은 장포를 입은 조씨 가문의 장로 조시환의 차가운 표정이 굳어졌고 놀랍고 두려운 기색이 역력하였다.선우정혁은 명실상부의 성왕급 강자였다.그러나 조시환은 불과 9급 성자급 수사이라 선우정혁 같은 강자와 마주하면 저항하고
“종주님, 드디어 오셨군요.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저는 아마도...”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리는 맹동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었다.이에 선우정혁은 시선을 곽진섭에서 거두고 아래에 있는 이태호의 몸에 곧 떨어질 거대한 손가락 모양의 허영을 바라보았다. 그는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조씨 가문의 절학(絶學), 통천인(通天印)?”그가 말하는 순간에 천지 사이에서 갑자기 광풍이 휘몰아쳤고 끝없는 기운이 하늘에서 아래로 퍼졌다.선우정혁은 회색 장포 사이로 바싹 마른 손바닥을 내밀었고 반짝거리는 별빛이 보였다.그는 두 손가락의 끝을 맞붙이고 튕기더니 오색찬란한 무지갯빛으로 변했다.이 무지갯빛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심지어 허공을 깨뜨리면서 곧장 아래의 통천인을 향해 날아갔다.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지갯빛이 스쳐 지나가면서 격렬한 굉음을 터뜨렸다.이런 굉음과 함께 천지가 뒤흔들기 시작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방금 기세등등했던 거대한 통천인이 바로 영광(靈光)으로 부서져서 하늘에 흩어졌다.영광으로 부서진 찰나에, 선우정혁은 다시 허공에서 이태호를 향해 손가락을 오므리자 이태호를 바로 자기 곁으로 데려왔다.선우정혁의 곁에 온 이태호는 급히 고마움을 표하였다.“종주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이에 선우정혁은 싱긋 웃었다.“이놈아, 역시 우리 태일종의 진전 제자답군. 7급 존황의 내공으로 신소문의 심운을 격살했다니.”종주가 이 일로 화내지 않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조용히 옆에 서 있었다.모든 일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었다. 사람들이 반응하기 전에 이태호는 이미 구출되었다.“제길! 빌어먹을!”이태호가 위기에서 빠져나간 것을 본 조씨 가문 구역 내의 조광학은 몸이 부들부들 떨리도록 화가 났다. 그는 분노의 눈빛으로 구출된 이태호를 죽어라 쳐다보았다.그는 이번에 이태호는 꼭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태일종의 종주 선우정혁이 직접 나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바로 이때 조광학의 머릿속에서 조시환의
“자네들도 우리 태일종 천교의 목숨을 노렸어?”선우정혁은 차분한 말투로 말했으나 이 한마디 말에서 공포스러운 위압과 만물을 진압하려는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근처에 있는 각 종문의 성자급 장로들이 이 말을 듣자 모두 흠칫 놀랬고 상대방의 눈빛에서 두려운 기색을 볼 수 있었다.선우정혁은 명실상부한 8급 성왕 경지의 강자이다.이제 성자 경지에 불과한 그들은 실력의 격차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만면에 노기를 띤 선우정혁의 질문에 청허파의 장로 하태원은 황급히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말하였다.“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저희 청허파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하태원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말하고 나서 바로 청허파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신속하게 이곳을 떠났다.선우정혁이 오기 전에 그들은 어부지리라도 얻으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냥 재빨리 먼 곳으로 도망치고 싶었다.선우정혁과 같은 성왕급 강자 앞에서 현장의 수사들이 모두 덤벼도 승산이 없었다.청허파가 떠난 순간에 기타 종문들의 장로들도 연달아 절대로 그런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나서 제각기 제자들을 데리고 떠났다.떠날 때는 모두 날개라도 달아서 빨리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들도 두려워했다. 선우정혁이 불쾌해서 갑자기 그들에게 손을 쓴다면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청허파, 묘음문, 풍씨 가문, 그리고 대부분 산수는 바로 물러갔다.원래 떠들썩했던 창망산맥이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유독 신소문과 조씨 가문의 사람들만 남아 있었다.사람들이 줄줄이 떠났고 고공에 서 있는 회색 장포를 입은 선우정혁은 예리한 눈빛으로 아래에 있는 곽진섭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물끄러미 곽진섭만 쳐다보았다.바로 이때 곽진섭은 공포스러운 죽음의 위기가 순식간에 덮쳐온 것을 느꼈다. 그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고 본능적으로 방어하고 싶었다.다만 그의 방어 속도가 너무 느렸다.선우정혁의 그림자가 번쩍이더니 순식간에 곽진섭의 코앞에 나타나서 가차 없이 일장(一掌)을 내질렀다.가벼운
곽진섭은 고개를 들고 입가의 핏자국을 닦은 후에 공손한 말투로 선우정혁에게 말했다.“선우 종주님은 당당한 성왕급 강자이신데 저를 때리는 것은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행위가 아닙니까?”이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코웃음을 쳤다.“하하. 방금 자네도 약한 자를 괴롭히지 않았는가?”이에 곽진섭은 안색이 확 변했고 꿀 먹은 벙어리로 되었다. 그러나 곽진섭은 여전히 오기를 부렸다.그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태일종의 진전 제자 이태호가 유적 내에서 저희 신소문의 천교 제자를 죽였는데 태일종이 신소문에게 사죄를 해야죠.”선우정혁은 그의 말을 듣고 옷소매를 뿌리쳤다. 원래 냉소를 머금은 얼굴이 순식간에 엄숙해졌고 예리한 두 눈으로 곽진섭을 노려보았다.“동천 유적 내에서 보물을 쟁탈할 때 원래 강한 자가 가져가는 법이야. 자네 신소문의 천교는 실력이 부족해서 우리 종문의 진전 제자에게 죽은 건데 이건 하늘의 뜻이기도 하지. 다만 자네는 성자급 장로로서 염치 불고하고 어린 후배에게 손을 썼어. 오늘 이 일을 잘 해결하지 않으면 자네는 여기에 남아 있을 거야.”선우정혁의 말투가 점점 차가워졌고 몸에서도 더욱 공포스러운 위압으로 곽진섭을 뒤덮었다.그는 맹동석의 구원을 간청한 연락을 받은 후 가장 먼저 달려왔다.아니나 다를까 그가 도착하자마자 곽진섭과 조씨 가문의 조시환이 이태호에게 손을 쓰고 있는 것을 보았다.두 성자 경지의 장로가 존황 경지인 후배에게 손을 쓰는 것은 정말 염치 불고한 만행이 아닐 수가 없었다.선우정혁의 질문과 하늘을 뒤덮은 공포스러운 기세는 원래 중상을 입은 곽진섭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되었으며 온몸의 기운도 흐트러졌다.‘제길!’곽진섭은 속으로 가장 먼저 조력자를 청한 맹동석을 욕하였다.이런 공포스러운 기운 아래 억지로 버티고 있는 그는 진퇴양난에 빠졌고 선우정혁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이와 동시에. 한편으로 조시환은 곽진섭이 눈 깜짝할 사이에 중상을 입는 것을 보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그
호족은 이번에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몰래 그 지도를 통해 기연을 찾으려고 했는데 성공 전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경구를 만났고 그에게 빼앗겼다.여경구는 지도를 얻은 후 3대 성역에 들어가서 찾으려고 했지만 청구 호족의 추격을 받게 되었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후 이태호는 여경구의 폭발적으로 좋은 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아무나 만난 요족 수사에게서 이런 기연을 얻을 수 있으니.그를 더욱 흥분하게 만든 것은 여경구의 말에 따르면, 이 기연은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남긴 것이라는 것이었다.그는 태일종에서 나봉과 얘기할 때 수백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신비로운 산수가 바로 그의 스승인 미친 어르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는 자신과 대장로 등을 데리고 창란 세계에 온 소흑초도 아마 이 성공 전장에서 나온 것이고 심지어 선계와 관련이 있을 것이고 의심했다.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지체할세라 이 자주색 옥간을 이마에 바짝 대고 지도에 있는 정보를 확인하였다.잠시 후에 이태호의 입술을 타고 짙은 숨결이 흘러나왔다.옥간 위에 새겨진 글씨체를 보자, 그는 단번에 이 옥간은 확실히 어르신이 남긴 필기라는 것을 알아챘다.옥간의 기록에 따르면 어르신은 북두 고성(北斗古星)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을 수 있는 물건을 두었다고 한다. 당시에 그는 바로 이 물건을 빌어 기연을 얻고 신선으로 비승했다는 것이다.“북두 고성, 성공 고전... 보아하니 성공 전장에 많은 비밀이 숨어 있군.”이태호는 머리를 흔들고 사색을 멈춘 후 정중하게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상처를 치료 중인 여경구를 보면서 차분하게 말했다.“확실히 큰 기연이네요. 여 사제, 빨리 상처를 치료하고 같이 북두 고성으로 갑시다. 보물을 발견하면 한몫 챙겨줄게요.”이태호는 절대로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천재지보를 발견하면 자기는 큰 몫을 챙기고 채유정과 여경구에게는 작은 몫이라도 챙겨줄 것이다.이 기연은 여경구가 발견한 것이고 자
이태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채유정의 말에 동의하였다.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담담하게 말하였다.“채 도우의 말에 일리가 있어요. 지금은 요족 수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방금 여경구가 신선으로 비승하는 기연이 있다는 말에 이태호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참,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요족 수사의 추격까지 받았어요?”옆에 있는 채유정도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그녀는 전에도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았는데 이태호의 도움으로 살아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이미 죽었을지 모른다.그녀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은 이유는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지난번에 성공 전장이 열릴 때 들어온 명씨 가문 제자가 남긴 사물 반지를 발견했고 그중에서 유리선금과 관련된 단서를 얻었기 때문이다.성왕급 대능력자도 눈독을 들이는 유리선금이기에 채유정은 명씨 가문의 추격을 받게 된 것이다. 지금 눈앞의 여경구도 분명히 그때의 자기와 비슷한 상황이었다.그녀는 속으로 여경구가 발견한 기연이 자기가 당시에 얻은 유리선금과 관련된 기연과 크게 뒤지지 않으리라고 추측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요족이 끈질기게 추격하지 않았을 것이니까.더더욱 살신 이태호을 알아보고도 이태호에게 여경구를 내놓으라는 압력을 넣지 않았을 것이다.여경구는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을 느끼자 바로 사물 반지에서 옥간 하나를 꺼냈다.그는 공손히 이 자주색 옥간을 이태호에게 주면서 말했다.“태호 사형, 제가 성공 전장에 들어올 때 우연히 뇌택의 땅에서 온 요족 수사를 만났어요. 그 수사는 내공이 높지 않지만 많은 보물을 가지고 있어서...”이태호는 여경구의 이야기를 통해 이 옥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여경구의 운도 정말 폭발적으로 좋았다.그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우연히 우시월이란 요족 수사를 만났는데 뇌택의 땅에 있는 청구 구미호 일족의 소주였다.뇌택의 땅에서 사는 요족은 인간 세계와 완전히 다른 질서를 갖고 있다.그쪽은 혈맥의 힘을 가장 중요시했
이태호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우여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고 벌레를 먹는 것처럼 괴로워했다.“좋아요. 이 도우가 저런 사람을 위해 우리 요족과 척지겠다고 하니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요.”그녀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쏘아붙였다.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이 분명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고 있는 것이었다. 다만 이태호의 무서운 전투력 때문에 덤비지 못하고 으름장만 놓을 수밖에 없었다.“우리 요족과 원수가 되면 제명에 죽지 못할 거예요.”말을 마친 우여진은 결인을 하자 크기가 산만 한 성공 거수는 곧바로 멀리 날아갔다.잠시 후에 그녀와 성공 거수는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우여진이 떠난 것을 보자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고 입가에 피를 흐르며 생명이 위태로워진 여경구는 탁한 기운을 내뱉은 후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원래 이태호가 자기를 구하기 위해 요족과 같은 대세력과 척지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다.그와 이태호는 친분이 별로 없는 일반 사형제의 관계였으니까.허무맹랑한 신선으로 될 수 있는 기연이라도 자신이라면 심사숙고했을 것이다.정신을 차린 여경구는 이태호를 향해 공손하게 포권을 취하면서 허리를 굽혔다.“목숨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형이 나서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백골로 되었을 겁니다.”여경구는 거짓이 아닌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우여진의 내공이 자기보다 두 경지나 높은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또 두 부하와 성공 거수가 옆에 있어서 이제 내공을 완성한 2급 경지인 그로서는 절대로 반항할 수 없었다.여경구의 감사에 이태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상대방을 향해 손을 휘젓자 보이지 않는 힘이 허리를 굽힌 여경구를 부축해서 일으켰다.“괜찮소. 같은 동문 사형제 사이에 상부상조해야죠.”이태호는 미소를 머금고 사물 반지에서 상처 치료용 단약 두 알을 꺼내고 여경구에게 던졌다.이태호의 단약을 받은 여경구는 바로 입에 넣었다.순식간에, 순수한 약효가 팽배한 영력으
이태호에게 아무 수단도 방법도 통하지 않는 것을 보자 우여진의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녀는 종래로 실패한 적이 없는 매혹술이 효과가 없는 걸 알아채자 가련한 척한 표정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냉혹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어두운 안색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다시 성공 거수의 등 위에 서서 말했다.“이 도우, 정말 저런 2급 성자급 때문에 우리 요족과 적이 될 생각이에요? 이 도우가 명해성을 죽인 후 지금 명씨 가문에서 이미 추살령을 내렸어요. 심씨 가문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황천성지에서 이 도우가 그들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인 것을 알고 엄청나게 진노했다는 말도 있다고요.”우여진은 여경구를 내놓으라고 이태호를 설득하려고 애썼다.여경구가 가진 그 지도는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가 남긴 전승과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고전(古殿)을 여는 단서와도 관련이 있으며 신선을 비승하는 기연과도 관련이 있다.이 지도를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요족 성녀의 자리를 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반대로 이 지도를 가지지 못하고 요족으로 돌아가면 벌을 받을 수 있다.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발밑에 있는 성공 거수는 갑자기 난폭하게 포효를 하였고 천둥과 같은 포효소리가 별하늘에 울려 퍼졌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는 우여진의 말을 듣고 온몸이 경직해졌다.‘내가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이태호가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과 황천성지의 진전 제자 주용수를 죽였다고? 이 두 사람은 모두 5급 성자급 천교가 아닌가? 이태호가 언제 이런 강자들을 죽일 수 있는 실력을 가지게 되었지? 성공 전장에 들어올 때 기껏해야 3급 성자 경지 초기가 아니었나?’속으로 이렇게 구시렁대는 여경구는 매우 곤혹스러웠다. 그러나 우여진의 표정을 보면 거짓은 아닌 것 같아서 그는 7~8할 정도는 믿게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이태호를 본 순간 그렇게 당황하고 대경실색하지 않았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여경구의 마음에 거센 파도가 일어났고 호흡도 멈춘 듯하였다. 그는 눈을
여경구라도 친분이 별로 없는 동문 제자를 위해 선뜻 나서서 남과 싸우지 않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여경구는 가슴이 무거워졌다.‘이 지도를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것 같군. 신선으로 되는 기연은 역시 2급 성자급 수사인 나에게 너무 과분해...’지금 목숨을 부지하려면 오직 이 물건을 이태호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어쩌면 동문의 정을 봐서 조금이라도 챙겨주겠지.그는 속으로 결정을 내린 후 고개를 들고 이태호에게 말했다.“태호 사형, 절대로 저 요녀의 말을 믿지 마세요.이 기연을 사형에게 드리겠어요.”우여진은 여경구의 말을 듣자 눈살을 찌푸렸고 눈에서 날카로운 살기를 내뿜었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여경구는 이미 우여진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 죽었을 것이다. 우여진은 속으로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바로 여경구를 찢어버리고 상대방의 정신기를 깡그리 빨아먹고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이태호가 바로 앞에 있어서 그런 용기가 없었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이태호의 마음이 흔들렸다.‘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 요족이 이렇게 중요시하고 기어코 뺏겠다는 물건이니 정말 비승하는 것과 관련된 기연이 아니더라도 높은 가치가 있겠지.’우여진은 이태호의 약간 관심이 생기는 듯한 표정을 보자 불시에 조급해졌고 아련하고 불쌍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도우, 소주와 성녀는 제가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면 요골을 뽑아버리고 만 개의 화살로 가슴을 뚫는 가혹한 벌을 주겠다고 하셨어요... 이자를 저에게 넘기면 여진이는 이 도우의 어떤 부탁이라도 들어줄 수 있어요...”마지막에 우여진은 유혹적인 말을 하면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이태호를 향해 쑥스러운 듯한 미소를 날렸다.안타깝게도 이태호는 오랫동안 신수민, 백지연과 같은 절세의 미인과 같이 지내서 이미 미색에 대해 면역력을 갖고 있었다.우여진의 가식적인 모습은 그의 눈에는 방탕한 여우에 불과했다.이태호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표정으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내 앞에서 불쌍한 척하지 마오.
우여진은 그냥 한 인간을 추격해서 죽이려고 했는데 이태호란 살신(殺神)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명해성이 죽었다는 소식이 온 성공 전장에 퍼진 후 모두 이태호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3급 성자 경지의 내공으로 5급 성자 경지의 명해성을 격살해서 명씨 가문에서 추살령까지 내렸다고 한다.그래서 수많은 내공이 5급 성자 경지의 천교들은 모두 암암리에 옆에 있는 호위나 부하들에게 절대로 이유 없이 이태호와 맞서 싸우지 말라고 분부했다.5급 성자 경지였던 명씨 가문의 소주 명해성도 단숨에 이태호에게 격살당했으니 자기와 같은 보잘것없는 실력으로 더더욱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차분한 표정으로 허공에 서 있는 이태호가 여경구를 도와주려고 작심을 한 듯 여경구의 앞에 막아섰다. 이를 본 우여진의 아름다운 얼굴에 처음으로 험상궂은 표정을 지었다.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 수사로서 그녀는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지만 성공 거수를 조종하는 능력 덕분에 5급 성자 경지 수준의 전투력을 가졌다. 일반 적수라면 그녀는 절대로 안중에도 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하필이면 눈앞의 상대가 이태호였다.최근 이태호의 명성에 대해 이미 족인들을 통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우여진은 떨리는 가슴을 추스리고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고 나서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도우, 저는 뇌택 구미호 일족의 성녀예요. 도우의 사제는 저희 호족의 중요한 보물을 빼앗아 갔으니 돌려주셨으면 좋겠어요.”그녀는 명성이 자자한 살신 이태호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거세게 몰아붙이지 못했다.게다가 방금 이태호가 눈앞의 여경구가 그의 동문 사제라고 하였다.이태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표정이 약간 어색한 우여진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음, 내 사제가 요족의 무슨 보물을 빼앗아 갔단 말이오?”이에 우여진은 그대로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한 지도 때문에 여경구를 쫓아다닌 것이었다.그 지도는 200년 전에 그 신비로운 산수(散修)가 신선으로 비승한 후 성공
여경구는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을 찾기 위해 일찌감치 북두 성역에 들어온 것이었다.그러나 요족 수사들은 그의 일거일동을 진작에 주시하였고 그의 뒤를 밟고 북두 성역에 들어온 후 즉시 내공을 완성한 3급 성자 경지의 실력을 가진 성공 거수를 조종해서 그를 공격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여경구가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실력이 다소 강해졌지만 기껏해야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니 어찌 성공 거수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더군다나 성공 거수의 등위에 있는 요족 수사 세 명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는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한편으로 요족 수사들은 이미 궁지에 몰린 여경구를 보고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이 세 요족 수사 중, 우두머리는 녹색 장포를 입고 음산하면서도 아름다운 봉안을 가진 소녀였다. 그녀의 보라색 긴 머리카락은 바람에 휘날렸고 연보라색 눈동자는 차갑고 매혹적이었다.분명히 소녀인데 지극히 요염해 보였고 심지어 몸에서 기녀보다 더 음란한 기운을 풍겼다.우여진은 담담하게 말했다.“항복해. 그 기연을 내놓으면 목숨을 살려 줄게! 물론 죽을죄를 면할 수 있지만 벌은 피할 수 없지. 나와 하룻밤만 보내면 돼.”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고 농염한 붉은 입술을 핥으면서 유혹하였다.여경구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눈앞의 요족 수사들을 노리면서 냉소를 머금었다.“꿈 깨!”그동안 이 요족 수사들의 추격을 받으면서 그가 어찌 이들의 정체를 모를 수 있겠는가?모두 여우였다.눈앞에 있는 여우와 하룻밤을 지내다가 정기가 모두 빨려서 죽을지도 모른다.그런 괴롭힘에 시달리다 죽는 것보다 통쾌하게 죽는 것이 더 낫겠다.여경구의 말을 들은 우여진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흥! 주제넘은 놈!”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해서 성공 거수에게 여경구를 죽이라는 지시를 내렸다.바로 이때, 그녀는 수상한 기운을 느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줄기의 빛이 빠르게 이
이태호는 그 성공 거수를 조종한 자가 바로 요족 수사라고 확신하였다.요족 수사들의 기운은 모두 약하지 않았고 심지어 4급 성자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들의 외모도 인류와 별반 다름이 없었다.하지만 이태호는 신식으로 상대방의 기운에서 요수, 흉수와 비슷한 혈맥의 기운을 감지했다.이들은 뇌택의 땅에서 온 요족임이 틀림없었다.뇌택의 땅은 동황 북쪽의 북해에 있으며 해외에 고립된 구역이었다.그들은 북해의 만족과 함께 북해 구역을 다스렸다.소문에 따르면, 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은 한때 창란 세계를 지배했던 패자(覇者)였는데 원고시대에 수많은 요족이 온 창란 세계를 통치했다고 한다.그때 인간은 미개했고 방금 야만적인 생활을 마쳤다. 연약한 인족(人族)은 강한 요족과 마주하면 당연히 저항할 힘도 없어서 요족의 먹이로 될 수밖에 없었다.후에 수련하는 인간이 많아졌고 점점 많은 인간이 수련을 통해 강대한 전투력을 가지게 되었다. 인족과 요족은 수차례의 대전을 진행하여 창란 세계는 쑥대밭으로 되었다.결국 기고만장했던 요족의 수가 급감했고 환경이 험악한 북해 경내에 있는 뇌택의 땅으로 물러가게 되었다.현재 창란 세계에서 요족 수사가 가장 적었는데 심지어 마문의 제자들보다 적었다.마문은 그래도 두 성지가 있고 건주, 나주 등 구역을 가지고 있으며 수많은 후손을 양성했다.이태호는 머릿속에 있는 요족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돌이켜 보면서 미간이 점점 좁아졌다.솔직히 말해서 여경구가 그들의 추격을 받은 것은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두 사람은 모두 태일종 출신의 동문 수사이지만 그가 모른 척하고 강 건너 불구경해도 상관이 없었다.그러나 북두 성역에 들어온 후 이태호는 기타 구역의 천교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지금 옆에 채유정 한 사람만 있어서 기세가 다소 약했다.반대로 중주, 동황 등 지역에서 온 대세력의 천교들은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이런 생각에 이태호는 순식간에 결정을 내렸다.‘그래. 독불장군이 되면 홀로 기연을 차
이때, 이태호는 별하늘에서 가장 눈에 띈 한 줄기의 별빛을 포착했는데 바로 자기의 앞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거기서 발산한 빽빽한 별빛이 지극히 밝았다.특히 중심부에 있는 7개 별은 태양처럼 강렬하고 뜨거운 빛으로 주변 수만 리의 구역을 비추었다.무시무시한 구천강풍과 공간 난류도 그것의 눈부신 빛을 막을 수 없었다.이태호는 이곳이 바로 북두 성역의 중심, 북두칠성(北斗七星)이라는 것을 알았다.이 7개의 큰 별은 북두 성역에서 가장 유명한 별이었다. 그것이 발산한 별빛으로 인해 북두 성역에 성신신철과 같은 특수한 천재지보가 많이 생겼다.성공 전장이 열릴 때마다, 북두 성역은 많은 천교가 쟁탈전을 벌이는 주요 지점이었다.이렇게 많은 허공 틈새에서 시공의 도운을 깨달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한 성신신철을 얻을 수 있다. 운이 정말 좋으면 성황급 대능력자도 갖고 싶은 선금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흥분한 기색이 역력한 이태호는 다소 지쳐 보이는 채유정을 보자, 그제야 상대방의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다.그래서 그는 다정하게 말했다.“채 도우, 우리 이미 북두 성역에 도착했어요. 잠시 좀 쉬세요.”어차피 지금 북두 성역에 도착했으니 급히 기연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이에 채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이 도우, 감사합니다.”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급히 북두 성역의 중심 구역으로 날아가서 근처에 있는 큰 별에 잠시 머물려고 하였다.그러나 두 사람이 막 날아가다가 계속 주변의 환경을 주시하고 있던 이태호는 갑자기 근처에서 전해온 치열한 전투의 여파를 느꼈다.그와 채유정의 몸이 즉시 굳어졌고 몰래 체내에 있는 천지의 영기를 운행하면서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는 곧 칼집에서 나올 신검(神劍)처럼 온몸에 수많은 날카로운 검의를 담았다.이태호는 신식을 방출해서 전투 여파가 전해온 곳을 탐사하였다.그는 신식을 통해 백여 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전투를 구경하였다.어느 한 큰 별 옆에 몸집이 산처럼 웅장하고 가죽이 검은 갑옷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