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석은 거기까지 말한 뒤 뜸을 들였다가 이어서 말했다.“매부가 아니었으면 내게 오늘 같은 날은 오지 않았을 거야.”이태호는 신민석이 이렇게 많이 달라질 줄은 몰랐다. 그는 이태호가 벌을 줬던 일로 앙심을 품지 않았고 심지어 이태호에게 고마워했다.이태호 또한 술잔을 들며 웃었다.“하하, 그냥 얻어걸린 거지, 뭐.”“잠시만요,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전 이해가 안 가는데요?”옆에 있던 백정연은 어리둥절한 얼굴이었다.“제 말이 맞는다면 신민석 씨는 이태호 씨와 내기했다가 져서 벌을 받았는데 그로 인해 인플루언서가 되었다고요?”신민석은 이내 멋쩍은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하하, 사실이에요. 전 인플루언서가 돼서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 게다가 최근에는 한 감독님이 제게 연기해 볼 생각 없냐면서 제안해 줬어요. 하하, 그건 제 오래된 꿈이었는데 이렇게 제 꿈을 이룰 기회가 생길 줄은 몰랐어요.”신민석에게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는 중요치 않은 듯했다. 연기 자체가 그에게는 즐거운 일이었기 때문이다.백정연은 쓴웃음을 지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왜 벌을 받았는데 인플루언서가 된 거라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너무 궁금해졌어요.”신민석은 멋쩍은 얼굴로 대답했다.“정연 씨, 흠. 이 일은 말로 설명하기 좀 어렵네요.”신수연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앱 다운받아서 신민석 검색해 봐요. 가장 위에 있는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백정연은 싱긋 웃었다. 속세를 벗어난 종문의 엘리트 제자인 그녀도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결국 백정연은 휴대전화를 꺼내 앱을 다운받은 뒤 그 영상을 찾았다.모자이크 처리가 된 영상을 본 백정연은 웃음을 터뜨리더니 살짝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신민석 씨에게 이렇게 대담한 모습이 있을 줄이야, 정말 대단하네요.”신민석은 멋쩍게 웃으며 잠깐 고민하다가 참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말했다.“정연 씨, ‘좋아요’ 누르는 거 잊지 말아요. 아, 참. 그리고 저 팔로우 해주세요. 헤헤,
그들은 화기애애하게 식사했고 신씨 집안 사람들도 아주 기뻐했다.그러나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그들이 식사를 마치고 그곳을 떠나려고 할 때, 신수민의 할머니가 갑자기 이태호에게 말을 건넸다.“태호야, 너랑 수민이, 그리고 지연이는 잠시 뒤에 내가 지내고 있는 별장으로 찾아와. 너희에게 해줄 얘기가 있다.”이태호와 신수민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의 눈동자에서 의아함이 보였다.이제 신씨 집안은 남군의 군주부가 되었으니 예전과는 지위가 전혀 달랐기에 대화를 미룰 수가 없었다.그리고 신수민의 할머니는 오랫동안 신씨 집안 일에 관여하지 않고 여유롭게 살았다.그런데 왜 오늘 갑자기 그들에게 할 얘기가 있다고 하는 걸까?“알겠어요, 할머니.”비록 세 사람 모두 어리둥절했지만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이내 그들은 집으로 돌아왔고 각자의 별장으로 쉬러 돌아갔다.그리고 이태호와 신수민, 백지연은 신수민의 할머니가 살고 있는 별장에 도착했다.“할머니, 저희는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신수민은 잠깐 생각한 뒤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먼저 물었다.신수민의 할머니는 싱긋 웃더니 말했다.“수민아, 태호야, 그리고 지연아. 너희도 알다시피 예전에 우리 신씨 집안은 스스로가 잘난 줄 알았다. 그러나 그건 작은 태성시에서나 그랬지. 심지어 우리는 그때 고작 삼류 가문이었어. 지금과는 비교할 수도 없지.”거기까지 말한 뒤 신수민의 할머니는 감개하며 말했다.“우리 신씨 집안이 이렇게 빨리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주로 태호 덕분이야. 태호가 재능이 출중해서 그렇지. 나는 태호에게 큰 포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이태호는 미간을 좁히며 어르신에게 물었다.“할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오늘 저녁 저희를 이곳으로 부른 건 단순히 제 칭찬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시죠?”
신수민의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널 칭찬하려고 부른 거 아니야. 이 속세는 너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지. 내 말은 우리 신씨 집안의 지위만 안정시키면 네가 뭘 원하든 다 하라는 뜻이야.”거기까지 말한 뒤 그녀는 잠깐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이 풍월종은 너에게 좋은 기회야. 넌 연단사고 백정연과도 아주 가까운 사이지. 백정연은 아마 풍월종에서 꽤 좋은 대우를 받을 거야. 만약 백정연이 널 추천해서 네가 풍월종에 들어간다면 넌 그 종문의 제자가 될 수 있을 거야. 게다가 넌 그들의 호법을 죽일 정도의 실력도 갖추고 있으니 어쩌면 그들의 장로가 될 수도 있어. 넌 어떻게 생각하니?”신수민과 백지연은 이상한 표정으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신수민의 할머니가 그들을 부른 건 이태호를 풍월종에 가입시키기 위해서였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신수민의 할머니는 실망할 것이다. 예전에 그들도 이태호에게 같은 제안을 한 적이 있었지만, 이태호는 그들이 안중에도 없는 건지 전혀 흥미가 없어 보였었다.이태호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궁금한 듯 물었다.“할머님, 풍월종에 가입하라고 절 설득하실 생각이었다면 저만 불렀으면 됐을 텐데, 수민이랑 지연이는 왜 부르셨어요?”신수민의 할머니는 웃으며 대답했다.“수민이랑 지연이는 내공이 조금 낮은 편이지만 넌 연단사니까 얘들이 널 따라간다면 분명 내공을 많이 쌓을 수 있을 거야. 네가 풍월종에 가입해서 장로가 된다면 수민이랑 지연이를 파벌에 가입시키는 건 문제 되지 않을 거야.”백지연이 웃으며 말했다.“할머니, 풍월종에 들어가든 들어가지 못하든 전 상관없어요. 저는 그냥 태호 오빠가 가는 곳에 갈 생각이에요. 전 평생 태호 오빠 여자니까요. 어쨌든 전 태호 오빠에게 딱 달라붙어 있을 거예요.”백지연은 신수민을 보며 말했다.“전 수민 언니도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신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전 평생 태호 씨의 여자니까 뭐든 태호 씨의 말에 따를 거예요
이태호의 말에 백지연은 뻘쭘해졌다. 그녀는 이태호를 향해 눈을 흘기더니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전 사실을 얘기한 건데요. 다들 성격도 좋고 사람도 좋아 보이잖아요.”신수민의 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태호처럼 이렇게 훌륭한 남자라면 더 많은 여자를 만날 자격이 있지.”말을 마친 뒤 신수민의 할머니는 이태호에게 물었다.“태호야, 정연이는 어떤 것 같니? 물론 이건 내 건의일 뿐이야. 난 그냥 이렇게 해야 네가 더 멀리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야. 앞으로 네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이태호는 그제야 말했다.“할머니, 이런 일은 전혀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사실 이 풍월종은 괜찮은 편이고 꽤 발전했지만 제가 알고 있는 세력 중에서는 그냥 평범한, 작은 종문일 뿐이에요.”거기까지 말한 뒤 이태호는 뜸을 들인 뒤 이어서 말했다.“제가 예전에 제 사숙에 관해 말씀드렸었잖아요? 저희 사숙 남두식은 정말 강해요. 그는 천청종의 종주이고 이제 몇 달 뒤 저희가 천청종에 가게 되면 기연을 얻게 될 거예요. 그때가 되면 저희는 풍월종보다 훨씬 더 강해질 거예요.”그 말을 들은 백지연과 신수민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 모두 내심 기뻐했다.신수민의 할머니는 매우 흥분하며 말했다.“세상에, 네 사숙이 종문 문주라고? 게다가 천청종이 풍월종보다 더 강해? 그렇다면 풍월종에 가입하는 것보다 훨씬 낫겠네.”신수민의 할머니는 너무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는 매우 기쁘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지금 보니 내가 쓸데없이 참견한 것 같구나. 너한테도 생각이 있겠지. 네 말을 들으니 앞으로 내가 걱정할 건 없는 것 같구나.”이태호는 웃으며 대답했다.“할머니, 나이도 지긋하신데 앞으로는 그냥 편히 즐기시면 돼요.”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손바닥을 뒤집어 영주 한 병을 그녀에게 건넸다.“할머니, 이 영주 한 병 드릴게요. 나이가 있으시니 많이 마시면 안 되고 하루에 한 모금씩만 마시세요. 10ml 정도면 돼요. 이걸 마시면 조금 더
“할머니, 이 팔찌 정말 예뻐요!”백지연은 팔찌를 차더니 그것을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팔찌에는 녹색이 꽤 많이 보였는데 아주 아름다웠다. 녹색이 구름처럼 퍼진 곳은 몽환적인 느낌을 주기도 했다.이태호는 두 미녀를 보며 말했다.“이 팔찌 확실히 예쁘긴 해. 미녀 둘이 팔찌를 차고 있으니 더 예뻐 보여.”신수민은 이태호를 향해 눈을 흘겼다.“정말 점점 더 느끼해진다니까.”“늦었으니 너희는 이만 돌아가 쉬거라.”할머니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이내 세 사람은 할머니의 별장에서 나와 그들이 묵는 곳으로 향했다.별장 2층 복도에 도착하자 이태호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웃었다.“오늘은 많이 늦었으니까 우리 셋이 잘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느 방으로 가든 다른 한 명은 섭섭해할 수 있잖아. 혹시 질투하면 어떡해? 셋이서 자는 게 공평하고 좋은 것 같아.”신수민이 곧바로 말했다.“꿈 깨. 난 오늘 밤 수련할 생각이야. 넌 어제 내 방에 왔으니까 오늘은 지연이 방으로 가.”말을 마친 뒤 신수민은 이태호가 들러붙을까 봐 두려운 사람처럼 부랴부랴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녀는 이내 방 안으로 들어가 방문을 걸어 잠갔다.“세상에, 수민 언니 진짜 빨리 갔네요?”백지연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망친 신수민의 모습을 보고 미간을 구겼다.이태호는 백지연을 바라보며 히죽 웃었다.“지연아, 그러면 오늘은 어쩔 수 없겠어. 오늘 밤에는 네 방에 가서 자야겠어.”백지연은 뻘쭘하게 웃으며 말했다.“자는 건 괜찮지만 오늘 밤에는 제 몸에 손대지 않으면 안 돼요?”이태호는 백지연을 끌어안고 말했다.“그러면 안 되지. 아까는 내 옆에 평생 딱 붙어 있을 거라면서?”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백지연을 끌고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백정연은 침대에 누워서 오늘 저녁 호텔에서 이태호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사람들과 수다를 떨던 광경을 떠올리고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띠었다.그중에서도 이태호의 멋진 미소를 떠올리자 백정연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그러나 그녀는 이내 고개를 저으
‘백정연, 여자라면 조신해야 해. 넌 얼굴도 예뻐서 종문의 우수한 제자들이 다 널 좋아하잖아. 그런데도 네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었지. 그런데 네가 왜 굳이 아내도 있는 남자를 좋아해야 해?’‘하지만 저렇게 훌륭한 사람은 정말 만나기 힘들다고. 게다가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잖아. 그런데 그냥 이렇게 놓칠 거야?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지.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법이라고!’침대에 누운 백정연의 마음속에서 두 가지 목소리가 끊임없이 싸웠다. 그로 인해 백정연은 잠들지 못하고 밤새 뒤척였다.그런데 바로 이때, 백정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옆방에서 백지연의 야릇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그 목소리를 들은 백정연은 처음엔 눈살을 찌푸렸다가 이내 상황을 눈치챘다. 그러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며 얼굴이 붉어졌다.“세상에, 여기 방음이 전혀 안 되잖아. 난 왜 하필 백지연 씨 옆방을 선택한 거야.”백정연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오늘 그녀는 아무 방이나 선택했다. 이 방은 꽤 좋았고 인테리어도 꽤 마음에 들어 선택한 것이었다. 그런데 백지연이 바로 옆방일 줄은 몰랐다. 게다가 밤에 그런 소리를 내서 백정연은 심장박동이 빨라졌다.사실 일반인이었으면 소리를 듣지 못했을 거란 걸 백정연은 몰랐다. 그녀가 소리를 들은 건 그녀의 내공이 높기 때문이었다. 내공이 높으면 청력이든 시력이든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그녀는 그 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시간은 그렇게 일분일초 흘러갔고 백정연은 점점 더 괴로워졌다. 그녀는 심장이 두근댔고 망상을 멈출 수가 없었다.그렇게 십여 분이 지났고 백정연은 침대에 앉아 최대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만 더 지나면 그런 소리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삼십 분이 지나도 여전했다. 백정연은 기가 막혔다. 그녀는 아직도 소리가 멈추지 않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두 시간쯤 돼서야 그녀를 기가 막히게 했던 소리가 사라졌다. 백정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화장실로 들
“잠시 뒤 수민이랑 지연이가 깨어나면 너랑 같이 쇼핑할 거야.”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백정연은 은근히 실망했다. 그녀는 이태호도 그들을 따라 같이 쇼핑할 줄 알았는데 이태호의 말을 들어보니 그는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녀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오빠는 볼일 봐요. 전 지연 씨랑 수민 씨랑 같이 쇼핑갈게요.”말을 마친 뒤 백정연은 곧장 아래층으로 향했다.이태호는 상대방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말했다.“참, 내가 네게 단약을 줬다는 건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마. 혹시라도 누가 물어본다면 내가 줬단 말만 하지 않으면 돼.”“알겠어요.”백정연은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이태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잠시 뒤 그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어쩐지 나한테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소박맞은 여자처럼 구네.”이태호는 쓴웃음을 짓더니 한참 뒤에야 내려갔다.백지연과 신수민은 아래층으로 내려온 뒤 신수연도 불러서 백정연과 함께 쇼핑하러 갔다.이태호는 마당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파벌의 당주들이 각자 장로 두세 명들과 함께 찾아왔다.“신전 주인님, 저희는 무슨 일로 찾으셨습니까?”한성연은 이태호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이태호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그날 내가 너희 실력을 한 번 살펴봤었어. 난 여기서 각 파벌의 당주들을 위해 단약을 준비했어. 어떤 사람은 한 알이고 어떤 사람은 두 알, 내공이 낮은 사람은 세 알일 수도 있어.”말을 마친 뒤 이태호가 손을 휘젓자 탁자 위에 8개의 작은 도자기 병이 나타났다. 도자기 병에는 각 파벌 당주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다들 가져가. 이 단약들은 너희가 9급 무왕이 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내공이 높은 사람들은 한두 달쯤 걸릴 거고 내공이 낮으면 아마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거야. 다들 9급 무왕이 되면 나한테 얘기하는 거 잊지 마.”이태호가 또 말했다.“신전 주인님, 정, 정말 통이 크시네요.”
“신전 주인님, 정말 저희에게 너무 잘해주시네요. 이렇게 꼼꼼히 챙겨주시다니.”연희는 무척 감격해서 말했다.만약 이태호가 각 파벌의 장로들 모두 9급 무왕이 될 수 있게 돕는 이유가 단순히 기연을 얻기 위해, 사숙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면 그가 이렇게 많은 시간과 정력을 들여 다른 이들의 단약까지 준비하지는 않을 것이었다.이태호가 이렇게 세심히 챙겨주자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당주들과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 온 장로들과 호법들 또한 자신의 파벌을 위해 자신의 청춘을 바쳤으니 아주 큰 공로가 있었다.이태호는 또 단약들을 꺼내 8개 파벌에 나눠줬다. 파벌마다 30알씩 나눠줬는데 그것은 이태호가 최근 만들어낸 것들이었다.단약을 다 나눠준 뒤 이태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휴, 드디어 단약을 다 나눠주었네. 이제 너희 모두 실력이 많이 늘 거야. 그런데 아쉽게도 이젠 사물 반지 안에 연단에 적합한 재료가 얼마 남지 않았어.”이때 범용 등 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결국 류서영이 앞으로 나서며 사물 반지 하나를 이태호에게 건네더니 웃으며 말했다.“신전 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이건 제가 제자들을 시켜 최근에 찾아 수집한 것들입니다. 어떤 것들은 경매장에서 사 온 재료들이기도 해요. 안에 영초가 꽤 많아서 당분간은 쓸 수 있을 거예요.”거기까지 말한 뒤 류서영은 잠깐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안에 들어있는 영초들은 대부분 다 1품이나 2품이에요. 3품은 아주 보기 드문 보물이라 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3품 영초는 20여 뿌리 될 거예요. 그중에서도 대부분은 3품 저급 영초예요. 3품 중급은 5뿌리 있어요.”이태호는 그 말을 듣더니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사물 반지 속을 살피더니 눈을 빛냈다. 3품 영초들도 괜찮았고 2품이나 2품 영초가 꽤 많았다.그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난 아주 만족스러워. 3품 영초는 원래 찾기가 힘들어. 특히 이런 속세에서는 찾기가 더욱 어렵지. 이렇게 많은 영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