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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코라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2-22 19:50:11
바로 그때, 나는 맞은편 백화점의 대형 스크린에서 임서현의 생일 파티 영상을 보았다.

임서현은 1.8미터 크기의 대형 케이크 앞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입은 채 눈을 감고 소원을 빌고 있었다.

[제 소원은 부모님과 평생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과,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빨리 나을 수 있는 거예요.]

밑에서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고 선물은 문 앞까지 잔뜩 쌓였다.

아빠는 커다란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제 딸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아픈 아이들을 위해 20억을 기부하겠습니다.]

박수소리는 더 커졌다. 모두 아빠와 임서현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함께 서 있는 세 식구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나는 더 이상 넘쳐 오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내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이 백화점을 빈틈없이 둘러쌌다.

“이 기부금 덕분에 우리 아이가 살아날 수 있었어요! 서현 씨가 아니었다면 제 아이는 벌써 죽었을 거예요. 꼭 서현 씨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요!”

“맞아요, 저도 아이한테 꼭 감사인사를 전해라고 말해야겠어요. 이 은혜는 평생 갚아야 해요!”

그때 조금 전에 내게 약을 처방해 준 의사가 쫓아왔다.

“환자분, 병원에서 방금 암 치료를 위한 기부금을 받았어요. 임씨 가문에서 기부한 던데 제가 환자분 이름을 리스트에 적어 올릴까요?”

의사의 자애로운 눈빛을 보자, 나는 방금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낯선 사람조차도 내게 손을 내밀어주는데, 내 친엄마는 내가 죽기를 기다리 있다니.

“대답하지 않으시면, 동의한 거죠? 어쨌든 저희는 살아갈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돼요!”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아빠는 나더러 임서현에게 사과하고 당장 생일 파티가 열린 연회장으로 오면 방금 일은 넘어가주겠다고 말했다.

‘그래, 마지막으로 얼굴은 봐야겠지.’

나는 서둘러 갔지만, 그들은 나를 비웃듯이 쳐다봤다.

“이게 무슨 옷이야? 넌 우리 서현의 생일 파티를 망치고 싶은 거야?”

결국 그들은 나에게 웨이터와 똑같은 복장을 던져주었다.

내가 입고 있던 옷이 얇았기에 한 벌 더 껴입어도 여전히 추웠다. 아니, 마음이 차가운 것이다.

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사람들이 가득한 곳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곳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귓가에는 사람들의 칭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현 씨는 정말 예쁘네요. 역시 임씨 가문의 외동딸이라 그런가 봐요!”

“그럼요, 임씨 가문에는 자식이 하나뿐이니 당연히 아끼겠죠. 방금 들었는데, 임씨 가문에서 서현 씨의 이름으로 작은 별 하나를 샀다고 하더라고요!”

외동딸.

나는 눈을 살짝 내리깔고, 그저 웃기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닌데, 뭘 기대하고 있었던 걸까?’

나는 돌아서려 했지만, 부잣집 아가씨들이 나를 막아섰다.

“웨이터 주제에 감히 게으름을 피워? 우리가 서현이한테 말하면 넌 당장 잘릴 거야!”

“감히 나를 노려봐? 내가 오늘 이 년을 제대로 혼내줘야겠어!”

그녀들은 내 얼굴에 샴페인을 뿌렸다.

나는 눈살을 찡그리며 뒤로 물러서다가 발이 미끄러져 수영장에 빠지고 말았다.

나는 수영할 줄 모른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팔을 휘저으며 물속에서 버둥거렸다. 그런데 그녀들은 점점 더 크게 웃으며 나를 비웃었다.

“정말 웃기네, 얼른 헤엄쳐 올라와봐!”

그때 임서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여기서 뭐 해?”

“서현아, 너희 집 웨이터가 게으름을 피우고 있어서 혼 좀 내주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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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안으로 들어가자, 안에는 온통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고 악취가 진동했다.안에는 낡고 더러운 매트리스 하나가 놓여 있었고, 그것이 내 침대였다. 내 유일한 짐은 집에서 가져온 인형이었다.인형은 이 방 창고 안에서 너무나 눈에 띄었다. 그 인형은 이미 오래 지난 것이 분명했지만, 여전히 주인의 손길이 느껴졌다. 인형은 여기저기 수많은 곳이 수선되어 있었다.매트리스에는 피 자국이 가득했다. 그것은 내가 죽기 전 남긴 흔적이었다.부모님은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임서현은 문 밖에서 그들을 부르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 더러웠기에 들어오지 않으려 했다.“그만 불러! 지금 애교 부릴 때라고 생각해? 네 투정 들어줄 생각 없으니까 당장 꺼져!”임서현은 부모님이 자신을 꾸짖을 줄 몰랐는지 곧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 행동이 부모님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울긴 왜 울어?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부모님은 급히 부검사를 불러 내가 살던 곳을 확인했다.확인 결과, 이곳은 분명 내가 살던 곳이었고, 피 자국을 통해 내가 이미 1년 전에 죽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이 소식을 듣자 부모님은 즉시 기절했다.엄마는 혼수상태에서 끊임없이 내 이름을 외쳤다.“수진아, 돌아와! 엄마가 다신 너한테 화내지 않을게.”“수진아, 제발 돌아와 줘.”엄마는 5일이 지나서야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간호사는 그녀가 깨어났다는 소식에 곧바로 달려왔고, 엄마는 간호사를 붙잡으며 물었다.“제발 말해줘요. 내 딸 어디에 있나요? 제발...”엄마는 너무 절박해서 간호사 앞에서 무릎을 꿇기까지 했다.그녀는 눈앞의 간호사를 예전에 나를 도와주던 간호사로 착각했다. 간호사는 엄마를 얼른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엄마는 고집을 부리며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해서 내 이름만 부르며 울었다.그때 아빠가 들어와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나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그 사람은

  • 뒤늦은 사랑, 돌이킬 수 없는 후회   제4화

    부모님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사는 매우 불쾌한 태도를 보였다.“수진이는 정말 강한 아이입니다. 그렇게 심각한 병을 앓고 있었는데, 우리 앞에서 한 번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어요. 처음엔 초기라 제가 항암 치료를 하자고 했더니, 돈이 없다며 몰래 떠나버렸습니다.”“항암 치료? 당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내 딸은 건강해!” 아빠는 앞으로 달려가 의사를 때리려 했다.의사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선 뒤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아빠를 쳐다보았다. “당신들 같은 부모는 정말 처음입니다. 아이가 죽은 지 그렇게나 오래되었는데 여태껏 모르고 계셨던 거예요?” 부모님은 미친 듯이 의사의 옷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수진이, 우리 수진이는 어디 있어? 내 딸이 죽었다고?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내 딸이 갑자기 죽었을 리가 없잖아! 당신들이 나를 속이고 있는 거겠지! 나 이 병원 고소할 거야!”그 모습을 보자 지나가던 환자들이 수군거렸다.“저 사람 임서현의 부모님 아니에요? 혹시 임서현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수진이가 누구예요? 그 집 딸은 임서현 하나 아니었나요?”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자리를 떠났고, 남아있던 간호사가 부모님을 병실로 안내했다.“이곳이 우리가 수진이를 위해 준비한 병실이었어요. 그런데 수진이는 치료비가 없다며 집으로 돌아갔어요.”“집으로 돌아갔다고? 우리 수진이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어! 1년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고. 당신들이 나를 속이고 있는 거겠지!”간호사는 내 진단서를 부모님에게 보여주었다.“이 기록을 보세요. 임서현 환자분께서 감기로 병원에 오던 그날입니다.”“거짓말이 아니라고?”“그럼 내 딸은 지금 어디에 있어?”이 말을 듣자마자, 엄마는 바닥에 쓰러져 울음을 터뜨렸다.“말도 안 돼! 오늘이 우리 수진이 18살 생일인데, 케이크도 준비하고 수진이가 좋아하는 음식도 모두 차렸는데...”“우리 수진이...”아빠는 바닥에 쓰러진 엄마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엄마는 숨이 넘어갈 정도로 울고 있었다.

  • 뒤늦은 사랑, 돌이킬 수 없는 후회   제3화

    임서현은 고개를 높이 들며 웃었다.“됐어, 빨리 안으로 들어가자. 그냥 웨이터일 뿐이잖아. 파티가 끝나면 우리 부모님께서 혼내주실 거야.”차가운 물이 코로 밀려 들어오자 나는 더 이상 발버둥 칠 힘이 없었다. 그냥 몸이 물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느끼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눈을 감기 전, 귓가에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저희 사랑하는 딸의 생일 파티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내가 죽은 후 영혼은 계속 집에 머물렀다.나는 부모님이 대화를 나누시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다음 달이 수진의 생일인데, 요즘 왜 이렇게 안 보이는 거야? 집에 좀 들어오라고 해. 우리 딸이 벌써 18살이 되다니.”“이제 하다 하다 전화까지 안 받네. 차라리 밖에서 떠돌다 죽어라 그래!”‘아빠, 엄마. 저는 이미 죽었어요, 그것도 차가운 겨울밤에.’난 더 이상 18살 생일을 보낼 수 없었다.어릴 적 우리 집 형편은 지금처럼 좋진 않았다. 그래도 아빠는 내가 좋아하는 한정판 인형을 사주셨다.그때의 나는 언제나 인형처럼 예쁜 옷을 입고 큰 집에서 살고 싶었다.그 후, 부모님은 갑자기 전국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 그때부터 내가 원하던 것들은 모두 가질 수 있었다. 큰 집, 예쁜 옷, 부모님의 끝없는 사랑까지.하지만 난 임서현이 입양된 뒤로 모든 것을 잃게 되었고, 심지어 집조차 없는 아이가 되었다. 그로부터 3개월이 더 지난 후, 부모님은 내가 전화할 거라고 기대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내 연락을 받지 못했다.부모님은 학교에 가서 나를 찾으려 했지만, 매번 임서현이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며 부모님을 돌려보냈다.“우리 수진이가 왜 연락을 안 하지? 보니까 카드에도 돈이 없던데, 지금 뭐 하고 있을까?”“공부는 안중에도 없고 날라리 같은 놈이랑 같이 놀고 있겠지.”“아빠, 엄마. 언니를 너무 나쁘게 말하지 마세요. 언니는 잠깐 삐져서 돌아오지 않는 걸 거예요. 분명 화가 풀리면 금방 돌아올 거예요.”“서현아, 네 언니 편을 들지 마. 넌 착한 아이지만, 네 언니

  • 뒤늦은 사랑, 돌이킬 수 없는 후회   제2화

    바로 그때, 나는 맞은편 백화점의 대형 스크린에서 임서현의 생일 파티 영상을 보았다.임서현은 1.8미터 크기의 대형 케이크 앞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입은 채 눈을 감고 소원을 빌고 있었다.[제 소원은 부모님과 평생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과,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빨리 나을 수 있는 거예요.] 밑에서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고 선물은 문 앞까지 잔뜩 쌓였다.아빠는 커다란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제 딸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아픈 아이들을 위해 20억을 기부하겠습니다.]박수소리는 더 커졌다. 모두 아빠와 임서현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함께 서 있는 세 식구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나는 더 이상 넘쳐 오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내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이 백화점을 빈틈없이 둘러쌌다.“이 기부금 덕분에 우리 아이가 살아날 수 있었어요! 서현 씨가 아니었다면 제 아이는 벌써 죽었을 거예요. 꼭 서현 씨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요!”“맞아요, 저도 아이한테 꼭 감사인사를 전해라고 말해야겠어요. 이 은혜는 평생 갚아야 해요!”그때 조금 전에 내게 약을 처방해 준 의사가 쫓아왔다.“환자분, 병원에서 방금 암 치료를 위한 기부금을 받았어요. 임씨 가문에서 기부한 던데 제가 환자분 이름을 리스트에 적어 올릴까요?”의사의 자애로운 눈빛을 보자, 나는 방금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낯선 사람조차도 내게 손을 내밀어주는데, 내 친엄마는 내가 죽기를 기다리 있다니.“대답하지 않으시면, 동의한 거죠? 어쨌든 저희는 살아갈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돼요!”그때 핸드폰이 울렸다.아빠는 나더러 임서현에게 사과하고 당장 생일 파티가 열린 연회장으로 오면 방금 일은 넘어가주겠다고 말했다.‘그래, 마지막으로 얼굴은 봐야겠지.’나는 서둘러 갔지만, 그들은 나를 비웃듯이 쳐다봤다.“이게 무슨 옷이야? 넌 우리 서현의 생일 파티를 망치고 싶은 거야?”결국 그들은 나에게 웨이터와 똑같은 복장을 던져주었다. 내가 입고 있던 옷이

  • 뒤늦은 사랑, 돌이킬 수 없는 후회   제1화

    암 말기 판정을 받은 날, 나는 적어도 깨끗한 차림으로 죽고 싶었기에 부모님께 2만 원을 부탁했지만, 부모님은 내 부탁을 듣더니 나를 3시간 넘게 혼내기 시작했다.[2만 원이 가난한 시골 아이들에겐 얼마나 큰돈인지 알기나 해? 내가 어쩌다 너같이 철없는 딸을 낳은 건지.][어렸을 때부터 고생 한 번 안 해본 년이 무슨 수로 암에 걸려? 내 눈앞에 죽지 않는 한 내가 믿을 것 같아?]나는 절망스러운 마음에 병원 앞에 주저앉았다. 주머니에는 집으로 가는 버스 요금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며칠 동안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내 부모님은 입양해 온 동생을 위해 디즈니랜드를 전세 내며 돈을 펑펑 썼다.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돈을 아끼는 버릇을 키워야 한다며 나를 외딴 창고로 쫓아냈다.창고로 돌아온 후, 나는 내 유일한 인형을 품에 안았다. 그 집에는 다신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내가 잠에 들려할 때, 아빠가 전화를 걸어왔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자, 핸드폰 너머로 들려온 건 화가 잔뜩 난 아빠의 목소리였다. [네 카드에 돈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이 년아, 또 돈 훔친 거야?][네 카드에 들어있는 돈은 이미 전부 네 동생한테 이체했으니, 그런 줄 알아! 적어도 네 동생은 너처럼 망나니가 아니거든!]내 카드에 입금된 400만 원은 내가 지난달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이었다.나는 주먹을 꽉 쥔 채 씁쓸한 마음을 참아냈다. 부모님이 나를 구해줄 거란 생각은 역시나 내 착각이었다.설명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아빠는 내가 훔친 돈이라고 확신했기에, 몇 마디 욕을 한 뒤 전화를 끊었다.나는 몸이 너무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뼛 속까지 전해지는 찌릿한 고통이 온몸에 퍼지며, 결국 침대 옆에 엎드려 토하기 시작했다.계좌에 6천 원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몸을 일으켜 병원에 가서 진통제를 사려고 했다.병원에 들어서자, 임서현이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그녀의 이마에는 해열 패치가 붙어 있었고, 뒤에는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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