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26화

작가: 손이영
장화연은 나지막이 물었다.

“많이 피곤하시죠? 들어가서 잠깐 쉬시는 게 어때요?”

한참 후 온다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아요. 아저씨는 언제 돌아오나요?”

장화연이 답했다.

“방금 이권 씨한테 연락이 왔는데 상황이 심각해서 적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저쪽에 계실 거예요.”

온다연의 눈빛에는 실망이 스쳤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샤워하러 갈게요.”

문으로 걸어가던 온다연은 돌아서서 장화연을 바라봤다.

“그 사람들이 일부러 아저씨를 속이는 건 아니겠죠? 저랑 아저씨가 결혼하는 걸 반대하니까...”

장화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닐 겁니다. 아무리 유씨 가문이 대범한들 사람의 몸으로 협박하지는 않을 거예요. 만약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도련님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온다연은 그제야 초조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내려놓았다.

샤워를 마친 그녀는 구월을 안고 창가 자리에 앉아 입구를 바라봤다. 마치 다음 순간에 유강후의 차가 나타날 것처럼 말이다.

유강후에게 문자를 보냈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병원의 분위기를 생각해 마지못해 꾹 참았다.

유강후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온다연은 낮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기다렸다.

그 시각 유강후의 방.

장지현은 들어온 지 몇 시간이 지났지만 감히 잠들어 있는 남자에게 먼저 손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눈 앞에 있는 남자의 정보를 입수했다.

이 남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래 그룹의 실질적인 권력자이자 경원에서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유씨 가문의 아들인 유강후다.

장지현은 그동안 유강후를 TV에서만 본 적이 있었다.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어린 나이에 한국 비즈니스 리더의 자리를 꿰찼다.

물론 외모 또한 출중하다.

장지현은 그가 잘생긴 건 알았지만, TV에서보다 실물이 훨씬 더 멋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침대에 조용히 누워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귀한 분위기는 조금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뚜렷한 이목구비와 날카로운 얼굴 라인은 신의 만든 걸작이라 해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27화

    운명을 바꿀 기회가 눈앞에 주어졌다. 어쩌면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피라미드 꼭대기로 가는 길이 바로 앞에 있는데 이 소중한 기회를 어찌 놓칠 수가 있겠는가.원하는 걸 이루지 못한다 한들 이런 남자와 한번 자보는 것도 손해는 아니다.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장지현은 강해숙이 건네준 주사기를 꺼내 살펴보았다.잠시 고민한 끝에 그녀는 정한 양의 세배로 늘렸다.그런 다음 곧바로 바늘을 유강후의 피부 속으로 밀어 넣었다.약 30분 후, 유강후의 몸 변화를 느낀 장지현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그의 얼굴에 입을 맞추려고 했다.바로 이때 유강후가 몸을 움직이며 천천히 눈을 떴다.시야는 더없이 흐릿했고 몸은 너무 뜨거워져 터질 것만 같았다.그의 눈에 들어온 건 ‘온다연’의 얼굴이었다.유강후는 낮고 쉰 목소리로 버겁게 입을 열었다.“다연아...”그 반응에 흠칫한 장지현은 곧바로 유강후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는 걸 깨달았다.어쩌면 사랑하는 여자의 이름일지도 모른다.그러나 미래에 대한 열망은 그녀의 마지막 모욕감마저 떨쳐버렸다.장지현은 천천히 옷을 벗으며 유강후에게 다가갔다.다량의 약물 투여로 유강후는 이미 사고력을 잃은지 오래였고 그저 온다연에 대한 욕구와 몸이 불타는 느낌만 남아있었다.유강후는 손으로 눈앞에 보이는 여자의 얼굴을 가렸다.“다연아, 지금은 안돼. 나 좀 불편해...”‘온다연’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그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어쩔 수 없는 상황에 유강후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다연아, 나 감기 걸린 것 같아. 물 좀 따라줘.”머뭇거리던 ‘온다연’은 몸을 돌려 물 한 잔을 따랐고 잠시 망설이다가 바로 옆에 놓인 하얀 가루약까지 털어 넣었다.그 후 아주 자연스럽게 물 한 잔을 유강후에게 건넸다.갈증이 심했던 유강후는 벌컥벌컥 물을 마셨다.‘온다연’은 컵을 받아서 옆에 내려놓은 후 다시 유강후에게 입을 맞췄다.그녀의 머리를 감싸고 키스하려던 유강후는 순간 코끝에 스치는 은은한 향수 냄새를 맡게 되었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28화

    유강후는 주저 없이 장지현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그의 눈은 한 마리의 사나운 늑대처럼 핏빛으로 붉게 물들어졌다.벽에 부딪힌 후 바닥에 쓰러진 장지현은 초라한 모습으로 유강후를 바라보며 감히 앞으로 다가가지 못했다.잘생긴 외모는 흠잡을 데 없지만 눈이 빨갛게 충혈된 채로 화내는 모습은 금방이라도 사람을 찢어버릴 듯 공포스러웠다.잠시 망설이던 장지현은 바닥에 떨어진 옷을 주우려고 손을 뻗었고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유강후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조금이라도 움직이는 순간 바로 죽여버린다.”장지현은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눈앞의 남자가 너무 탐났지만 목숨이 걸린 일이니 차마 다가가지 못했다.이때 유강후가 문을 가리키며 소리쳤다.“당장 꺼져.”장지현은 그의 시선을 피하며 답했다.“대표님, 문은 잠겨있습니다. 저희가 이틀 동안 이 방에서 지내야만 밖으로 내보내 준다고 했습니다.”그녀는 긴장한 표정으로 테이블을 바라보며 말했다.“충분한 물과 음식까지 준비해 줬습니다.”동공이 움츠러든 유강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몇 걸음 만에 문 앞에 도착했다.한바탕 난폭하게 문을 당겼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여긴 예전에 유강후가 직접 고른 방이다. 당시에 가장 좋고 튼튼한 나무를 사용했기에 그의 힘만으로는 절대 이 문을 열 수 없다.게다가 외부는 인위적으로 보강되어 있어 맨손으로 여는 건 아예 불가능하다.장지현은 그의 등에 서서 벌벌 떨며 말했다.“절대 안 열려요...”그 말에 몸을 돌린 유강후는 손을 뻗어 장지현의 목을 졸랐다.다량의 약물 투여로 이때부터 약간의 환청과 환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힘은 주제할 수 없을 정도로 세졌다.장지현은 그에 의해 곧바로 허공에 떠올랐고 이내 얼굴색이 변했다.유강후는 그녀를 죽이려는 게 분명하다.겁에 질린 장지현은 손발을 마구 흔들며 울부짖었다.“대표님, 저는 단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제발 살려주세요.”그 시각 유강후의 몸은 점점 더 뜨거워졌고 심장은 수천 마리의 작은 벌레들이 갉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29화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다.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유강후의 모습에 장지현은 기회가 왔다는 걸 직감했다.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유강후에게 다가갔다.“대표님, 욕실로 갈까요? 찬물로 샤워하면 조금 나아질 거예요.”장지현은 자신이 벗으면 끄떡없던 유강후도 견디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유강후는 단번에 그녀를 밀쳤다.“꺼져.”그러더니 혼자 비틀거리며 욕실로 걸어갔다.찬물을 몸에 잔뜩 끼얹었지만 여전히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심지어 그 욕구가 점점 더 강해져 온몸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런데 이때 문득 뭔가가 머릿속에 스쳤다.유강후는 세면대 위에 칫솔을 집더니 단숨에 두 동강 냈다.그 후 옷을 찢어 왼쪽 팔의 어느 특정한 위치를 찾아 주저 없이 세게 그었다.한 번.두 번.세 번.곧 피가 팔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극심한 통증에 유강후는 정신을 조금 차렸지만 뒤따라오던 장지현은 바닥을 가득 채운 피에 겁을 먹었다.유강후가 그녀가 살면서 본 사람 중에 제일 단호하고 잔인했다.다량의 약물 투여로 인해 이성을 잃고 덮쳐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에 정신을 차리려고 자해까지 하니 정말 말이 안 나왔다.장지현은 눈앞의 남자가 무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더욱 탐이 났다.그녀는 재빨리 다가가 유강후의 손목을 잡았다.“소용없으니까 제발 그만해요. 약효는 이틀 동안 지속될 거예요. 이런다고 달라질 게 없다고요.”쿵.벽에 부딪힌 장지현은 코피를 쏟기 일보 직전이었다.유강후는 피투성이 된 자리에 대고 다시 여러 번 그었다.너무도 끔찍하고 잔인한 모습에 장지현은 더 이상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아 겁에 잔뜩 질린 채로 가만히 지켜봤다.유강후가 칫솔을 던진 후 상처 난 곳을 손가락으로 파헤치는 건 정말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상처로부터 아주 작고 얇은 칩 하나를 꺼냈다.종이에 버금가는 얇은 두께에 손톱의 3분의 1 정도의 크기였다.유강후는 희망을 발견한 듯 눈빛이 반짝이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 후 얇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30화

    장지현은 고개를 숙여 유강후에게 입을 맞추려고 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귀를 찌르는 비명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아파요...”유강후는 칫솔로 장지현의 손등을 세게 찔렀다.어찌나 힘을 썼는지 칫솔이 그녀의 손등을 꿰뚫을 지경이었다.장지현은 극심한 고통으로 거의 실신할뻔했다.유강후는 그녀의 손등에 찍힌 칫솔을 빼내더니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싸늘하게 말했다.“한 번만 더 다가오면 네 목을 그을거야.”장지현은 겁이 나서 감히 한 발짝도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주섬주섬 옷을 챙겨 몸을 가렸다.같은 시각 한옥. 장화연은 유재성에게 전화를 걸었다.당연히 그의 비서가 전화를 받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유재성이 직접 받았다.순간 불길한 예감이 장화연을 덮쳤다.“회장님, 장화연입니다. 몸이 편찮으시다고 들었는데 괜찮은가요?”유재성은 장화연을 매우 중시했다. 강현미가 직접 데려온 사람이기에 장화연은 다른 집사나 도우미에 비해 지위가 월등히 높았고 안주인과 별반 다르지 않은 대접을 받았다. “고질병이 도졌을 뿐이야. 큰 문제는 아니고 2, 3일이면 퇴원해.”장화연은 곧바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큰 도련님이 오전에 연락 왔을 때는 회장님께서 뇌출혈이 심하다고 했습니다. 셋째 도련님은 회장님을 만나러 나갔다가 아직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으셨고요.”장화연은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그리고 셋째 도련님 몸에 이식된 위치 확인 장치가 활성화됐습니다. 신호를 보낸 주소는 유씨 가문의 본가고요. 어떻게 된 일이죠?”“강후는 오늘 병원에 안 왔는데? 집으로 갔나? 그 칩은 지문인식이 되어야 작동되는 건데...”“당장 경호원이랑 헬기 준비해서 본가로 이동해.”장화연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그 후 곧바로 이권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권은 경호원 수십 명과 헬기를 동원해 유씨 가문의 본가로 달려갔다.유재성과 이권의 헬기는 거의 동시에 유씨 가문의 활주로에 착륙했다.유재성은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유자성의 따귀를 내리쳤다.“빌어먹을 놈.”이때 강해숙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31화

    유강후의 흰 셔츠도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온다연은 피가 솟구치는 느낌에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유강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저씨...”그러나 유강후는 주저 없이 옆으로 밀어내며 버럭 소리쳤다.“꺼져.”그의 목소리는 잔뜩 갈라졌고 빨갛게 충혈된 눈을 보니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고스란히 느껴졌다.온다연은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질 듯 너무 괴롭고 아팠지만 다시 그의 손을 잡았다.“아저씨, 저 다연이에요.”“나 좀 봐봐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다연이라고요.”다연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 유강후는 정신을 차린 듯 중얼거렸다.“다연... 정말 너야? 다연아...”너무 괴로워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온다연은 재빨리 유강후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갔다.“만져봐요. 나잖아요. 아저씨의 다연이.” 유강후는 눈을 감고 나지막하게 말했다.“하... 또 환각이네. 너 그 여자잖아. 당장 꺼져.”곧이어 버럭 소리를 질렀다.“꺼지라고!”환각이 보였다고 착각한 유강후는 칫솔을 집어 들더니 다시 허벅지를 세게 찔렀다.극심한 고통에 경련까지 일어나자 그나마 시야가 또렷해졌다.“다연이네...”그런 그를 보며 온다연은 수만 가지의 감정이 오갔지만 지금 이런 얘기를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이권을 보며 말했다.“병원으로 이송해요. 지금 당장.”경호원 몇 명이 황급히 달려와 유강후을 일으켰다.유강후는 온몸이 피로 물들었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잠깐만요.”온다연은 재빨리 유강후의 옷장에서 옷 한 벌을 꺼내 경호원에게 갈아입는 걸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그러다가 벽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꺼져.”장지현은 그제야 꿈에서 깬 듯 벌벌 떨며 밖으로 달려 나갔다.한편으로는 유강후가 왜 자해를 할지언정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는지 몸소 깨달았다.온다연은 너무 아름다웠다. 화려한 이목구비와 우아한 분위기는 동화 속에서 뛰어나온 인물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장지현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32화

    강해숙은 온몸이 떨릴 정도로 화를 내며 버럭 호통쳤다.“천박한 X. 네가 없었다면 강후가 이렇게 됐을까?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강후를 꼬시지 않았다면 지금도 내 말을 잘 들었을 거야. 유씨 가문의 일에 신경도 안 쓰고 눈길 한번 주지 않는 게 다 너 때문이잖아.”오늘 이 일을 겪으면서 온다연은 강해숙에 대한 마지막 인내심까지 잃었다.온다연은 수년 전 집안 도우미에게 들었던 소문들을 언급하며 반박했다.“내연녀를 가장 싫어한다고 늘 말씀하셨죠? 왜요? 바람피운 남편한테 버림받는 신세 되어서 그런가요? 혐오하고 원망하는 그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나 봐요?”이 말은 의심할 바 없이 강해숙의 상처를 드러내는 의도가 다분했다. 사람들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수십 년 동안 감히 아무도 언급하지 못했다.그 말을 들은 강해숙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고 온다연은 가리키며 몸을 떨었다.유자성도 추악한 얼굴로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야, 말을 함부로 하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온다연이 반박하려고 하자 옆에 있던 이권이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다연 씨, 상대하지 말고 얼른 가요. 도련님 건강이 가장 중요하잖아요.”온다연이 답했다.“곧 따라갈 테니까 아저씨랑 먼저 가요.”말을 마친 온다연은 극도로 차가운 표정으로 뒤돌아 유자성을 바라봤다.“유씨 가문의 가장 아픈 곳을 찔러서 화를 내는 거예요? 아니면 강후 씨가 치료받지 못하게 시간을 끄는 건가? 강후 씨가 잘못돼서 혼자 유씨 가문의 모든 걸 상속받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죠?”유자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지나가던 개한테도 괴롭힘당하던 어린 고아 소녀가 지금은 두 눈 똑바로 뜨고 말대꾸를 하고 있으니 더욱 분노를 참지 못했다.“우리 형제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작정했나 봐?”온다연은 피식 웃었다.“갈라놓을 공간이 있었어요? 동생한테 하는 짓을 봐서는 그렇게 각별한 사이는 아닌 것 같아서요.”온다연은 고개를 돌려 유재성을 바라봤다.“저분도 회장님 아들이지만 강후 씨도 회장님 아들이잖아요. 이 일은 강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33화

    온다연은 고개를 돌려 눈을 감고 있는 유강후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과 겉으로 드러난 피부는 비정상적인 홍조를 띠고 있었다.게다가 필사적으로 침대 시트를 움켜쥐고 있었는데 핏줄이 선명하게 튀어 오른 걸 보니 여전히 고통을 참고 있는 게 분명했다.그런 그를 보며 온다연은 불안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너무 힘들어 보이네요. 고통을 덜어줄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의사는 머뭇거리다가 물었다.“대표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거죠?”곧이어 의사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대표님에게 투여된 약은 성 호르몬제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부관계를 갖는 거죠. 이렇게 말하면 무슨 뜻인지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온다연은 어리둥절하더니 금세 얼굴이 새빨개져 말을 더듬었다.“최선의 방법인가요?”의사가 답했다.“네.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습니다.”귀까지 빨개진 온다연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일단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의사가 떠나자 온다연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문을 나서 장화연의 귓가에 뭔가를 속삭인 후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장화연이 돌아왔고 온다연은 그녀에게서 알파벳이 적힌 박스를 건네받고선 나지막하게 말했다.“집사님,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주세요.”장화연이 떠난 후 온다연은 유강후에게 물을 건네며 그의 손을 잡았다.“괜찮아졌어요?”유강후는 의식을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여전히 머리가 어지러웠고 몸이 뜨거웠다.온다연을 만지기는커녕 그녀의 향기만 느껴져도 주체할 수 없는 욕구가 밀려왔다.유강후는 침착하게 그녀의 손을 피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여기 있지 말고 얼른 나가.”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분명히 자제력을 잃기 십상이니 안 그래도 몸이 약한 온다연이 그런 고통에 시달리기를 원하지 않았다.온다연은 다시 그의 손을 잡았다.“안 갈 거예요.”가뜩이나 활활 타오르는 몸에 온다연의 손길이 닿자 마치 경유 한 통을 부은듯 급속도로 불길이 거세졌고 금방이라도 재가될 듯한 느낌이었다.이미 빨갛게 충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634화

    유강후는 인생 최대의 자제력을 발휘했다.“내려가.”온다연은 주저 없이 팔을 뻗어 그의 벨트를 풀었고 두 손을 그의 허리에 얹었다.“싫어요. 안 내려갈 거예요. 난 아저씨의 여자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밀어내요?”온다연의 손길에 유강후의 몸은 더욱 활활 불타올랐지만 그럼에도 이를 악물고 참으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나 지금 이상해. 시작하면 절대 자제하지 못할 거야. 네가 다치게 될 수도...”온다연은 고개를 숙여 그에게 입을 맞췄다.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손에는 하얀 박스가 들려있었고 유강후를 바라보며 말했다.“안에 여덟 개 들어있어요. 능력 있으면 오늘 다 써보든가.”박력 있게 말했지만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더불어 어느새 그녀의 목도 핑크빛으로 물들었다.어쩌면 이번 생에 한 일 중에서 가장 상식을 벗어난 터무니없는 일일지도 모른다.비로소 유강후가 간신히 붙잡고 있던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이제는 온다연을 내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유강후는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손목을 잡았다.“다연아, 너 다칠 수도 있어.”온다연은 차마 그의 시선을 마주 볼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두렵지 않거든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강후는 온다연은 번쩍 안았고 순식간에 두 사람의 위치가 뒤바뀌었다.유강후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재빨리 박스를 뜯더니 난폭하게 안에서 하나를 꺼내고선 온다연의 입가로 가져갔다.“뜯어. 나한테 끼워줘.”온다연은 조금의 반항도 없이 그가 시키는 대로 순순히 움직였다.완전히 자제력을 잃기 전 유강후는 이를 악물고 참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다연아, 예전처럼 부드럽게 못 할 수도 있어. 정말 아프거나 견디기 힘들면 나 때리고 밀쳐내.”사실 온다연도 조금 겁이 났지만 물러서지 않고 그의 어깨를 깨물었다.“참지 마요. 왜 시작하기도 전에 겁부터 먹어요? 자신 없어서 그러는 건가?”그 말은 유강후의 이성을 완전히 잃게 했다.공기 중에는 므흣한 분위기가 흘렀고 곧이어 침대가 부딪치는 소

최신 챕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20화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녀는 무려 임산부였다.게다가 그 남자의 품에 안겨 가냘픈 목소리로 아저씨를 찾기도 했다.남자는 그녀가 숨이 딸릴 정도로 입을 맞춘 것도 모자라 그녀에게 손을 쓰라고 강요하기까지 했다...그 꿈은 꽤 오랫동안 지속하였다. 바람이 사납게 불고 엄청난 천둥소리와 함께 내린 폭우가 쉼 없이 창문을 거세게 두드릴 때야 온다연은 몽롱한 상태로 잠에서 깨어났다.하지만 눈을 뜨자마자 본 광경은 키 큰 남자가 창가에서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었다.온다연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고 사람을 부르려던 찰나 그 남자가 다급히 제지했다.“부르지 말아요, 저예요!”낮은 목소리는 익숙했다.온다연은 잠시 멈칫한 끝에 남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그는 다름 아닌 꿈속의 그 남자였다!창문을 통해 들어온 것인지 의문이 가득하던 찰나 온다연의 인기척을 느낀 경호원이 밖에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아가씨,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 겁니까?”온다연은 목소리를 높여 대답했다.“아무 일도 아니에요!”경호원들은 여전히 걱정되어 물었다.“아가씨, 천둥소리에 놀라셨습니까? 같이 있어 줄 사람이라도 필요하십니까?”“필요 없다니까요!”“아가씨, 비도 많이 오고 바람도 거셉니다. 문을 열어주시면 창문에 문제가 생기진 않았는지 저희가 검사해드리겠습니다!”온다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필요 없다고 말했잖아요. 귀찮으니까 더 말 시키지 말아요!”온다연이 언성을 높이자 그제야 경호원들도 잠잠해졌다.유강후의 옷과 바지는 모두 반쯤 젖어있었고 머리카락에서도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유강후의 기세만큼은 가려지지 않았다.게다가 옷이 젖은 탓에 거의 보일락 말락 한 그의 탄탄한 몸매에 온다연은 얼굴이 붉어졌다.“강 대표님이 왜 창문으로 들어오는 거죠?”유강후는 창문을 닫고 몸을 돌려 온다연을 바라보며 물었다.“깼어요?”온다연은 여전히 유강후가 창문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는 듯 말했다.“여긴 2층이라고요!”유강후는 여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19화

    남자는 안윤희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잡아채며 그녀의 뺨을 세게 때렸다.“평범한 사람이라고?”“안 아가씨, 10년 전 금우역에서 불을 지른 일을 기억하나? 내 얼굴 좀 봐. 이 흉터, 네놈들이 지른 불 때문에 생긴 거야!”남자의 눈에는 증오가 가득했다.“우리 부모님은 그저 평범한 농민이었어. 그들의 가장 큰 소원은 나를 잘 키워 공부를 시켜 성공하게 만드는 것뿐이었다. 그분들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부모였어. 아무 잘못도 없었는데, 너희는 지나가다가 웃는 얼굴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그분들을 악의 화신이라 규정했지! 그러고는 우리를 집 안에 가둔 채 불을 질러 집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어. 우리 부모님은 필사적으로 날 품에 안으셨고, 덕분에 나는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어. 하지만 부모님은 그만 온몸이 새까맣게 타버리고 말았지.”“그분들이 무슨 죄가 있었지?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로, 살아갈 자격조차 없었다는 거야? 몇 년 동안 너희를 찾아 헤맸어. 그렇게 한 명씩 제거했지. 너희가 세상을 정화한다고? 난 너희 같은 악마들을 정화할 거다!”남자는 안윤희의 목을 세게 움켜쥐었고 두려움으로 일그러진 안윤희의 얼굴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너희들 정말 잘 숨어 있더구나. 한 놈을 찾는 데 꼬박 반년에서 일 년이 걸렸어. 그런데 오늘은 누가 너를 직접 내게 데려다주고 돈까지 준 거야. 세상에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줄이야!”그는 안윤희를 거칠게 바닥에 내던지며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짓했다.“형님들, 배 위에서 고기 구경 못한 지 오래됐지? 오늘 마음껏 즐겨보자!”“저기요, 이 아가씨는 신국 안씨 가문의 큰 아가씨입니다.”“걱정하지 마. 방금 뉴스에서 이 아가씨가 이미 죽었다고 나왔어. 심지어 시신도 확인됐다고 하더라고. 그러니 이 여자는 그저 안씨 가문의 아가씨를 닮은 여자일 뿐이야.”사람들이 크게 웃으며 허리띠를 풀기 시작했다.안윤희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안 돼! 나는 안씨 가문의 큰딸이야! 너희가 날 건드리면 우리 이모부가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18화

    유강후는 진시현의 볼록하게 나온 배를 한 번 바라보며 웃음을 띠고 말했다.“얼마나 됐어?”진시현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거의 다섯 달 됐어요.”그러면서 무의식적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덧붙였다.“움직이기도 해요.”유강후의 눈에 잠시 어두운 빛이 스쳤다. 예전에 자신의 아이도 딱 이 정도였을 때...유강후는 곧 미소를 짓고 로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로운, 대단하네. 이제 아빠가 됐구나. 결혼식 때 참석 못한 게 많이 아쉬웠는데 나중에 네 아들 태어나면 큰 선물로 보답할게.”항상 무표정하던 로운의 얼굴에 드물게 미소가 번졌다.“괜찮습니다. 이미 충분히 많은 걸 받았습니다.”유강후는 말했다.“전에 준 건 모두 준구 것이었지. 지난 몇 년 동안 잘 관리해서 자산을 두 배로 늘렸더라. 하지만 이제 아내도 있고 아이도 생겼으니 너 자신을 위해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그걸 나눠서 20% 지분을 네가 가져. 내가 네 아들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이라고 생각하고.”로운은 잠시 망설이다가 뒤돌아 진시현의 볼록한 배를 몇 초간 바라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 대표님.”“며칠 동안 도련님을 데리고 가서 함께 지내고 싶습니다. 조상님께 향도 한 번 올리고요.”유강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똑똑한 아이이니 지금처럼 잘 키우면 성년이 되기 전에 양씨 가문으로 돌아가 일을 맡길 수 있을 거다. 데려가는 건 좋지만 아직은 신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해.”로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물론입니다.”유강후는 다시 물었다.“내가 찾으라고 한 자료는 확인했어?”로운은 묶어둔 자료를 꺼내 유강후에게 건넸다.“이것은 성염 조직에 대한 정보입니다. 인원은 많지 않지만 굉장히 단결되어 있습니다. 한 번 목표로 삼으면 끈적한 반창고처럼 달라붙어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 조직은 크게 두려워할 것은 없지만 상대하기엔 매우 불쾌한 존재입니다.”유강후는 자료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안윤희는 여기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17화

    유강후는 마치 죽은 사람을 보듯 차갑고 무심한 시선으로 안윤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성염 조직, 너랑 무슨 관계야?”안윤희는 고개를 확 들어 올리며 눈빛에 불안함을 담고 대답했다.“무, 무슨 성염이요?”성염 조직은 국제적인 테러 집단으로 극단주의자들로만 이루어진 조직이었다. 그들은 불이 모든 것을 정화한다고 믿으며 자신들이 악으로 간주한 대상은 무엇이든 태워 세계를 정화하려 했다.그들의 활동은 선과 악을 가리지 않았고 그들의 눈에 악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정화의 대상이 되었다.이로 인해 암흑가뿐만 아니라 정계에서도 성염 조직에 대한 증오가 극에 달했다.유강후는 안윤희를 똑바로 응시하며 한 글자 한 글자 분명히 말했다.“네가 어떤 조직에서 왔든 상관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아둬. 만약 네가 온다연에게 손이라도 대려 한다면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거야. 너희 안씨 가문과 성염 조직 모두 비참하게 끝날 테니까.”안윤희는 고개를 숙이며 두 손을 꽉 쥐고 말했다.“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요.”유강후는 더는 대꾸하지 않고 뒤돌아 걸어 나갔다.안윤희는 그의 뒷모습을 응시하며 천천히 일어섰다.방금 발에 차여 바닥에 나가떨어진 그녀는 무릎이 긁혀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통증을 느끼는 기색은 없었다.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사라져가는 유강후의 뒷모습에 고정되어 있었다.“난 분명히 널 선택했어. 그런데 날 거부하고 그 재수 없는 여자만 원한 대가가 뭔지 제대로 보게 될 거야. 다연이가 그렇게 좋다면 두 사람 다 함께 끝장내주지.”“이모, 이모부. 저는 다연이를 해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애가 먼저 제 선택을 빼앗았어요. 뻔뻔한 사람은 다연이지 제가 아니에요. 그러니 저를 탓하지 마세요.”안윤희의 낮은 혼잣말은 복도를 스치는 바람 속에 흩어졌다. 그러나 그중 일부가 안심의 귀에 닿았다.안심은 다친 채 서 있는 안윤희를 보며 물었다.“어떻게 된 거니? 왜 이렇게 엉망이야?”안윤희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제가 실수로 넘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16화

    두 사람은 오랜 시간 함께한 연인처럼 자연스러운 호흡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들만의 공간은 다른 누구도 끼어들 수 없을 만큼 특별했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평소 고고한 태도를 유지하던 유강후가 온다연 앞에서 이렇게까지 낮은 자세를 보일 줄은.유강후는 온다연을 마치 손바닥 위에서 소중히 감싸 보호하는 것 같았다. 유강후는 모든 일을 직접 나서서 처리하며 온다연을 위해 최선을 다해 보살폈다. 그녀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성과 인내를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온다연은 그런 그의 행동을 마치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그러다 부모님의 날카로운 시선을 느끼고서야 온다연은 자신이 유강후의 옷소매를 잡고 있었다는 것과 방금 그 소매로 입을 닦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황급히 손을 놓고 어쩔 줄 몰라 했다.방 안에는 묘한 침묵이 감돌았다.안윤희만 질투 어린 눈빛으로 온다연을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하지만 유강후는 이 어색한 분위기에 개의치 않는 듯 즉시 사람을 시켜 과일을 준비하게 했다.게다가 그가 준비한 과일은 전부 온다연이 좋아하는 것들이었다.과일이 준비되고 나서 진수현은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강 대표, 당장 나가!”유강후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제가 너무 오래 있었다는 거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일을 준비했으니 다연이가 다 먹는 걸 보고 나가겠습니다.”진수현은 조금의 인내도 없이 문을 가리키며 소리쳤다.“다연이 부모가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데, 우리가 충분히 지켜줄 수 있어. 그러니까 네 도움은 필요 없어. 지금 당장 나가!”유강후는 움직이지 않고 과일 접시를 들어 올려 깎은 과일 하나하나에 이쑤시개를 꽂았다. 심지어 샤인머스캣조차도 빠뜨리지 않았다.그는 과일을 다 준비한 뒤 온다연 앞에 과일 접시를 내밀며 낮게 말했다.“먹어.”온다연은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과일 접시를 바라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왜 딸기까지 반으로 잘랐어요?”유강후는 온다연의 머리를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15화

    안윤희는 눈가가 붉어진 채 무언가 말하려다 문득 들어오는 유강후를 바라보았다.유강후는 잠을 제대로 못 잔 듯 피로가 얼굴에 드러났지만 강렬한 분위기와 또렷한 외모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그는 방 안에 있는 안윤희를 힐끗 바라봤고 단 한 번의 시선만으로도 안윤희의 온몸에 서늘한 전율이 퍼졌다.그의 눈빛은 차갑고 어두웠으며, 마치 독을 품은 칼날처럼 사람의 심장을 꿰뚫는 듯했다.안윤희는 자신이 수많은 남자를 만나봤다고 자부했지만 이렇게 무서운 눈빛을 가진 이는 유강후가 유일했다.안윤희의 마음이 급격히 흔들렸고 유강후가 뭔가를 눈치챘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그러나 이내 스스로를 다독였다. 모든 일을 빈틈없이 처리했으며 관련된 사람들은 이미 모두 사라졌으니 불안할 필요가 없었다.죽은 사람은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 법이다.안윤희는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머리를 매만지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강 대표님, 안녕하세요.”유강후는 더 이상 안윤희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곧장 온다연 앞으로 다가가 작은 약병을 건네며 말했다.“이건 곽 의사가 방금 보내준 약이야. 먹어봐.”그의 목소리에는 특유의 부드러움과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마치 세상에 수많은 아름다움이 있어도 그의 눈에는 온다연만이 유일하게 특별한 존재인 듯했다온다연은 병을 받아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았다. 특이한 향이 풍겼고 어딘가 피 냄새와도 비슷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온다연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유강후는 병을 다시 가져가 약을 꺼내 직접 하나 삼켰다.“봐, 문제없어. 이 약 총 20알이야. 곽 의사가 그러는데, 재료가 워낙 귀해서 자기한테도 40알밖에 없었대. 그중 절반을 나한테 준 거거든. 이거 먹으면 건강 진짜 좋아질 거야. 어쩌면 앞으로 약 안 먹어도 될지도 몰라.”그가 말을 마치자 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차갑게 말했다.“약이 20알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 하나를 먹었다고? 대체 무슨 생각이야?”유강후는 아무 대꾸 없이 옆에 있던 곶감을 집어 온다연의 입가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14화

    “너도 명색에 안씨 가문의 큰딸이야. 가문이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지만, 여전히 명문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좋은 물건이 부족할 리도 없는데 왜 이러는 거니...”안심은 말을 멈추고 온다연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다연아, 그저 한 세트의 장신구일 뿐이야. 너무 기분 상하지 말고, 엄마가 더 좋은 걸로 새로 준비해 줄게.”온다연은 안윤희 눈에 잠깐 스친 뚜렷한 분노를 보고는 가슴 한편이 서늘해졌다.배은망덕하다는 말이 딱 적합했다.“엄마, 더 큰 금고를 하나 마련해 주세요. 귀중한 물건들은 거기 보관하고 제가 직접 관리할게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어요.”안심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 물건은 네가 직접 챙기는 게 맞지.”안윤희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이건 분명 안윤희를 경계하려는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안윤희는 개의치 않았다. 고작 몇 개의 장신구일 뿐이었고 갚지 못할 정도의 거금도 아니었다. 대진 그룹의 부대표가 된다면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그때가 되면 아무것도 모르는 온다연은 바보처럼 자신의 손에 놀아나게 되어 있을 것이다.안윤희의 눈에 스친 냉소는 온다연도 똑똑히 읽을 수 있었다.지난 3년간 아버지 진수현 곁에서 많은 것을 배운 온다연은 속으로 생각했다.회사 관리를 원하지 않는 것과 관리 능력이 없는 건 엄연히 다른 거라고.비록 회사를 직접 관리하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았지만 가족의 사업을 결코 남의 손에 넘기고 싶지는 않았다.온다연은 진수현을 바라보며 결심한 듯 말했다.“아빠, 이제 제 신분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요. 대진 그룹을 정식으로 이어받아 앞길을 열어가고 싶습니다.”온다연의 말에 안윤희는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 안윤희는 당황한 표정으로 서둘러 말했다.“다연아, 아직 몸이 좋지 않잖아. 건강을 회복한 뒤 천천히 생각해도 늦지 않아. 회사 일은 우리한테 맡겨도 되잖아.”온다연은 안윤희의 말을 무시한 채 진수현을 향해 말했다.“아빠, 언제까지 아빠 뒤에만 숨을 수는 없어요. 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13화

    안씨 가문도 명문가이긴 하지만 겉만 번지르르할 뿐 이미 속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였다. 만약 진씨 가문이 뒤에서 받쳐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안윤희는 제대로 된 옷 한 벌도 마련하지 못했을 것이다.게다가 예전에 온다연에게서 가져간 물건 중 상당수는 이미 팔아버려 이제 와서 돌려줄 수도 없었다.그때 밖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안윤희의 눈빛이 잠시 차갑게 빛나더니 곧바로 울음을 터뜨렸다.“다연아, 이러지 마. 예전에 네가 선물로 줬던 물건들을 이제 와서 돌려달라니, 말이 돼? 난 우리를 자매처럼 생각했는데, 네가 이렇게까지 나를 몰아붙일 줄은 몰랐어...”온다연은 아무 말 없이 안윤희를 차갑게 바라보았고 그녀에 대한 혐오감이 더욱 깊어졌다.잠시 후, 진씨 부부가 방으로 들어왔다.안심은 안윤희가 온다연의 병상 앞에서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곤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일이야?”온다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안윤희가 먼저 말했다.“이모, 다연이가 제가 예전에 받았던 장신구들을 다 돌려달라고 해요. 그런데 제가 뭘 받았는지 기억도 잘 안 나고, 일부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줬어요... 어젯밤에 제가 다연이를 제대로 따라다니지 않고 혼자 둔 걸로 저를 원망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도 제 일이 있었는데 말이에요...”안심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안심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온다연을 바라보며 물었다.“다연아, 정말 그런 거야?”온다연은 상체를 일으키며 안윤희를 차갑게 쳐다봤다. 보면 볼수록 짜증이 치밀었다.“언니, 연기 그만해. 그동안 언니가 내 물건 가져간 건 전부 언니 멋대로였잖아. 빌린다고 말했지만, 내가 준 적은 한 번도 없었어. 그리고 어제 언니가 가져간 건 내가 결혼식 때 쓰려고 준비해 둔 장신구였어. 한 번도 착용하지 않은 건데, 그냥 가져가더라. 난 허락한 적이 없었는데. 아니면 진씨 가문 물건은 언니가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뜻이야?”온다연의 말투에는 서늘한 기운이 담겨 있었다.“언제부터 진씨 가문이 안씨 가문과 한 식구가 됐는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12화

    그때 유강후의 전화가 울렸다. 그는 화면에 표시된 번호를 확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갔다.몇 분 후, 안윤희가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안윤희는 연한 하늘색 발목 길이 드레스를 입고 하얀 장미 꽃다발을 품에 안고 있어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그러나 침대 위에서 창백한 얼굴로 누워 있는 온다연의 모습이 훨씬 더 사람들의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안윤희의 마음속에 묘한 질투심이 피어올랐다.안윤희는 방 안을 둘러보고는 유강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안윤희는 장미꽃을 창가에 올려놓으며 말했다.“다연아, 몸은 좀 괜찮아졌어?”하지만 온다연은 원래부터 백장미를 싫어했다. 온다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안윤희를 쏘아보며 물었다.“왜 왔어?”안윤희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깨어났다고 해서 와봤어. 그런데 아직 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이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혹시 누가 진씨 가문을 노리기라도 했어?”온다연은 이번 일에 안윤희가 직접 개입하지 않았더라도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내가 깨어난 게 언니랑 무슨 상관인데? 어젯밤에 일어난 일은 언니가 더 잘 알지 않아?”안윤희는 순간 당황했다.온순했던 온다연이 요즘은 마치 가시가 돋은 듯 상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다연아, 혹시 어제 내가 목걸이를 빌려 간 것 때문에 아직도 화난 거야?”안윤희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제 급해서 미처 말 못 했을 뿐이야. 그리고 우리 사이에 이런 일은 예전에도 많았잖아. 그런데 오늘은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는 거야?”온다연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빌린 거라고? 그럼 어제 가져간 장신구 다시 돌려줄래? 내가 다시 쓸 일은 없겠지만, 그건 어머니가 내 혼수를 위해 준비해 주신 거라 남에게 줄 수는 없어.”안윤희는 속으로 분노가 치밀었다.돌려달라고 요구하다니, 감히!원래 그 장신구는 안윤희, 자신의 것이어야 했다. 온다연이 중간에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