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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작가: 손이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1-27 19:00:00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

“다만 그 아이, 두 사람의 아이는...”

최금영이 화를 냈다.

“그년이 가지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게 해. 상간녀가 낳은 아이라 유씨 가문 족보에 들어가지도 못해. 몇 년 후, 강후가 그년한테 싫증 나고 다른 아이도 생기면 상간녀가 낳은 아이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야.”

“아무리 못해도 우리에겐 민준의 아들이 있잖아. 진설아가 하인의 딸이긴 하지만 상간녀보다 낫지. 내가 살면서 제일 싫어하는 게 상간녀야.”

유자성이 말했다.

“찾은 사람은 도착했어요?”

최금영이 문밖에 대고 소리쳤다.

“들어와.”

얼마 안 지나 흰옷을 입은 아가씨가 방으로 들어왔다.

청초한 외모를 가진 여인은 눈매가 온다연과 비슷했다. 하지만 이목구비가 온다연처럼 세련되지 않고 조금 거칠어 온다연의 저퀄리티 버전 같았다.

최금영은 경멸에 찬 눈으로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강후가 이런 스타일을 좋아해. 이번에 강해숙을 따라간 그 여자도 이런 타입이라 마음에 들었을 거야.”

그녀는 턱을 치켜들고 여인에게 말했다.

“네가 모셔야 할 사람이 누군지 알아? 비천한 집안의 여식이 강후의 아이를 가지게 되면 운이 트인 거지.”

그 여인은 고개를 숙이고 눈길을 피했다.

“알, 알아요...”

최금영이 코웃음을 쳤다.

“알면 됐어. 경원대학교 대학원생이니 집안이나 용모 같은 것이 그런대로 봐줄 만 해. 네가 유씨 가문의 아이를 가지게 되면 네 아버지 회사 빚은 청산될 거야. 들어가 봐.”

여인이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유자성이 미간을 찌푸렸다.

“나은별이 온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저런 애를 데려왔죠?”

최금영이 말했다.

“내가 조사해 봤는데, 나은별은 깨끗하지 않더라. 소이섭이라는 사람과 애매한 사이여서 강후의 짝으로 맞지 않아. 그리고 나은별은 욕심이 너무 많아. 오히려 저런 비천한 집안의 여식이 말도 잘 듣고 좋아.”

유자성은 그래도 걱정이 앞섰다.

“강후가 깨어나면 무슨 소동이 일어날지 모르겠네요...”

최금영이 일어서더니 지팡이로 땅을 두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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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 임정아에 관한 기사였다.온다연은 재빨리 연예계 카테고리를 눌렀고 순식간에 임정아에 관한 기사가 쏟아져나왔다.[대세 여배우 임정아, 영화 오디션 탈락이라니?][임정아, 앰버서더에서 물러나다? L사와 B사에서 돌연 계약 해지한 이유는?][드라마 대박 난 임정아, 정말 촬영장에서 텃세 부리며 조연을 괴롭혔나? 여주인공 전격 교체?][유명 여배우 임정아가 열애설에 휩싸인 내연녀라는 목격자의 증언이 잇달아...][사실 임씨 가문의 딸이 아니다? 임정아의 신분은...][임정아, 그동안 숨겨왔던 추악한 면모가 드러나자 팬들도 등을 돌려...]...기사를 본 온다연은 손발이 차가워졌다.임정아는 집안 배경이 탄탄하고 스스로 프로듀서와 감독할 만큼 능력이 뛰어났기에 아무리 구설수에 휩싸인다 한들 이렇게 한순간에 나락가지는 않을 것이다.이렇게 하루아침에 무너진 이유는 단 하나,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에게 미움을 샀기 때문이다.온다연의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은 유강후뿐이었다.유선전화기로 걸어간 온다연은 유강후에게 왜 그랬는지 따지고 싶었지만 수화기를 들자마자 다시 내려놓았다. 왜냐하면 유강후와의 정상적인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니까.한참을 생각한 그녀는 부엌으로 들어갔다.그곳에는 저녁 식사 재료를 준비하는 도우미 여러 명이 있었다.온다연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모두들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멀지 않은 테이블 위에 핸드폰 여러 대가 놓여있는 걸 발견한 온다연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저녁 메뉴가 뭔지 궁금해서 온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할 일 하세요.”잠시 후, 부엌에서 나온 온다연의 손에는 핸드폰 하나가 들려있었다.다행히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온다연은 재빨리 방으로 돌아가 임정아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온다연의 전화를 받은 임정아는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가득 담겨있었다.그녀의 말투에서는 유강후에 대한 원망이 느껴졌다.온다연은 이 일이 자신 때문에 일어난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직접 끝내고 싶었다.그러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5화

    온다연의 말투는 한없이 싸늘했다.“그래요? 전 그냥 감시 같은데요? 사람을 가두고 내보내지 않는 게 사랑이라면 차라리 큰 새장을 만들어서 언제든지 옮기며 곁에 두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요? 항상 감시할 수 있잖아요.”집사는 발끈한 온다연의 모습을 보고선 감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온다연은 유강후가 무슨 말을 하든 개의치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만 골라서 먹었다.유강후 쪽에서 점심이 배달되었다.매우 단출한 식사여서 그런지 지금 온다연이 먹고 있는 음식과 매우 대비되었다.예전이라면 가슴이 미어졌을 텐데 이제는 그를 쳐다보고 싶은 마음조차 생기지 않았다.그들 사이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가로막혔고 이제는 돌이킬 방법이 남아있지 않았다.유씨 가문, 아이, 나은별, 바깥의 여자들까지 모두 넘을 수 없는 큰 장벽이다. 유강후가 이유를 대며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다 한들 깨진 그릇을 다시 붙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온준휘의 죽음과 허한의 부러진 손은 깨진 그릇을 붙이려는 희망마저 잃게 만들었다.게다가 유강후는 온다연의 기분과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유강후의 강요로부터 시작된 관계는 유강후로 인해 끝나게 되었다.물론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그동안 받은 상처를 회복하기에는 쉽지 않다.겉모습이 아무리 좋아도 천성적으로 악한 사람은 강탈과 협박에 익숙해져 있다.온다연은 유강후가 그런 사람일 거라는 의심이 들었다.어쩌면 연민의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모를 수도 있다.이제는 모든 걸 끝내야만 한다.식사를 마친 온다연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곧바로 유강후의 목소리가 들려왓다.“오후에 붙임머리 해주는 사람이 올 거야. 말 잘 들어.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네가 예전의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온다연은 사방에서 옥죄는 느낌에 숨이 턱턱 막혔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차가운 어조로 답했다.“내 머리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거네요? 우리 사이에 더 이상 희망이란 없잖아요. 제발 강후 씨에 대한 좋은 기억 좀 남겨줄 수는 없어요?”유강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4화

    집사는 솔직하게 답했다.“대표님께서 핸드폰은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통화하려면 거실에 있는 유선전화기로 하면 됩니다.”역시나 예상대로다.온다연의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의 분노를 억눌렀다.“강후 씨는요?”집사는 정중하게 말했다.“대표님은 급한 일이 있으셔서 아침 일찍 회사로 나가셨습니다. 저녁쯤에 돌아온다고 하셨고 보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연락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이 별장 안에서는 사모님이 하고 싶으신 대로 자유롭게 행동해도 됩니다. 아참, 그림 그리고 싶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도구는 준비되었으니 원하시면 바로 화실을 정리하겠습니다.”“괜찮아요.”누가 봐도 감금하는 상황인데 듣기 좋은 말만 늘어놓았으니 어이가 없었다.‘이딴 것도 자유라고 하는 거야? 지하실에 갇혀있어야 감금이라고 생각하나 보네.’“컴퓨터는 있어요?”온다연의 질문에 집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답했다.“대표님 서재에 있기는 한데 다만...”“다만 뭐요?”온다연의 집사의 말을 잘랐다.“인터넷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하던가요?”집사는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그건 아닙니다.”집사는 이곳에 온 지 하루 만에 온다연이 유강후의 목숨과도 같은 존재라는 걸 눈치챘다.말은 감시라고 했지만 오늘 아침 회사로 가기 전 유강후는 아주 작은 세부 사항까지 명확하게 지시하며 신신당부했다.회사에 급한 일이 없었다면 하루 종일 곁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기세였다.유강후는 별장을 나설 때 핸드폰을 사용하면 안 되고 외부와 연락을 하면 안 된다고만 지시했지,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하지는 않았다.게다가 온다연이 컴퓨터를 사용할 때 옆에서 어떤 걸 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한참을 생각하다가 답했다.“외부와 연락하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는 없었으니 다른 도우미분들에게 서재에서 뭘 하려는 건지 말씀 안 하신다면 별일 없을 것 같습니다.”말을 마친 집사는 고개를 들어 온다연을 바라봤다.표정이 전보다 조금 풀린 듯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3화

    집사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사실 이곳으로 오기 전 유강후와 온다연의 부부관계가 매우 좋으니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고 있을 땐 눈치껏 행동하며 함부로 방해하지 말라고 교육을 받았다.그런데 오자마자 온다연의 몸에 키스마크가 가득한 걸 보게 되었으니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하지만 아무리 좋아한들 피부가 찢겨질 정도로 물어뜯는 건 지나친 행동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잠깐 생각에 잠겼을 뿐인데 곧바로 유강후의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이 집에서 나가지 못하게 잘 감시해. 실수하면 바로 해고야.”집사는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알겠습니다. 대표님.”‘분명히 사이가 좋다고 했는데 왜 감시하라는 거지?’유강후는 말을 이었다.“음식은 장 집사가 만든 식단표에 맞춰서 하면 돼. 그리고 지금 당장 조치해서 경호원이랑 도우미를 세 배로 늘려.”“알겠습니다. 대표님.”유강후는 온다연은 안고 방으로 데려가 침대에 눕혔다.반쯤 풀린 타올 사이로 그녀의 하얗고 여린 몸이 반쯤 드러났다.단지 쳐다보기만 해도 유강후는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혹시나 열이 나는건가 싶어 온다연의 체온을 재 보았지만 열은 없었다.그런데 웬일인지 평소보다 체온이 높았고 그 덕분에 유강후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다.게다가 흥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꾹 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괴롭히고 싶은 욕망을 최대로 끌어올려 유강후를 미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자 유강후도 몸이 뜨거워져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온다연의 타올을 벗기고선 건장한 몸으로 순식간에 덮쳤다.날을 이미 어두워졌지만 그들의 밤은 이제 시작이었다.다음날, 온다연이 잠에서 깼을 때는 이미 점심이었다.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찾던 온다연은 그제야 핸드폰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몸은 이곳저곳 쑤셨고 동시에 광란의 밤이 떠올랐다.처음에는 참을만했다. 유강후가 여보라는 호칭을 듣고 싶어 일부러 유인할 때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약기운이 점점 세졌다. 게다가 유강후는 그녀의 예민한 곳을 잘 알고 있었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2화

    그러나 온다연이 입구에 다다르기도 전에 문이 쾅 닫혔다.문이 닫히는 둔탁한 소리는 온다연의 유일한 희망마저 닫아버렸다.필사적으로 문을 두드렸지만 밖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개를 돌린 온다연은 자신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오는 유강후를 보게 되었다.그녀는 겁에 질린 채 벽 모퉁이에 숨더니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마치 시간이 처음으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유강후가 막 귀국했을 때 온다연은 지금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향기를 맡아도 숨이 막힐 정도였으니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이제는 괜찮겠지 싶었지만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두려움은 마치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아니, 어쩌면 그때보다 더 절망적인 상황일지도 모른다.만약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온다연은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멀리 도망칠 것이다.하지만 이 세상에 시간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어느새 유강후는 그녀의 앞에 도착했다.그는 온다연을 번쩍 안아 올려 다시 의사에 앉혔고 온다연도 더 이상 반항하지 않았다.그녀는 주삿바늘이 자신의 피부를 찌르는 것 지켜보며 차가운 액체가 몸속으로 들어가는 걸 느꼈다.아프거나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왔다.눈앞의 이 남자는 그녀에게 희망을 주고 또 절망을 주었다.남에게 의지하는 것보다 본인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게 어쩌면 더 현명할 방법일지도 모른다.유강후가 스스로 두 사람의 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으니 온다연도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밖에 없다.안정제를 투여한 그녀는 곧바로 진정되었으나 두 눈은 초점이 없었고 공허함만 가득했다.유강후는 기운이 빠진 그녀를 바라보며 마음이 심란해졌다.예전처럼 순해졌지만 그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알 수 없는 착잡한 기분을 뒤로하고 곧바로 이성을 되찾아 정신을 차렸다.이제부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온다연의 곁을 지키리라 마음먹었다.그녀에게 나쁜 물에 물들인 임정아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시술은 순식간에 끝났다.입술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1화

    온다연은 뒤로 물러서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싫어요. 다시 찍고 싶지 않다고요.”유강후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도망치지 못하게 막았다.그는 자신의 소유물을 바라보듯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단호하게 말했다.“입술에 있던 점은 원래 위치에 그대로 찍어.”“눈가에 있는 점은 당장 지우고.”“그리고 머리도 다시 붙여.”말투는 차갑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온다연은 호흡이 힘들 정도로 숨이 막혔다.온다연은 유강후가 강하고 지배적인 성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하지만 그녀 또한 평범한 사람인데 이런 취급을 받으니 마치 유강후의 장난감이 된 것 같았다.유강후의 세계에서는 그가 왕이었고 온다연은 자신의 머리카락조차 마음대로 자를 권리가 없었다.사랑하지 않더라도 그의 소유물은 반드시 취향에 맞게 그가 원하는 모양이어야 한다.유강후에게서 벗어나려면 반항하며 심기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말 잘 듣는 순진한 사람을 좋아하니 이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면 그만이다.온다연은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의도적으로 그에게서 멀어졌다.“싫어요. 전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유강후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의사 바로 앞에 있는 의자에 강제로 데려갔다.“착하지, 말 들어. 아프지 않을 거야.”그의 말투는 매우 차분했으나 온다연은 그 속에 담긴 뜻을 알았기에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이런 말투가 가장 공포스럽다.온다연은 단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조금 했을 뿐인데, 유강후는 그것마저도 용납할 수 없어 그녀의 의지를 조금씩 억누르고 싶어 했다.이때 의사가 마스크를 쓰고 도구를 손에 든 채 다가갔다.온다연은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쳤다.“싫다고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강후 씨, 제발 나 좀 놔줘요.”유강후는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한 채 단호한 말투로 얘기했다.“금방 끝날 거야. 조금만 참아.”의사가 다가오자 온다연은 기다렸다는 듯이 작업대를 걷어찼다.이를 본 유강후의 표정은 한없이 어두워졌고 그는 강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80화

    하지만 두 발짝도 못 내딛고 곧바로 유강후에게 붙잡히고 말았다.그는 온다연의 턱을 움켜쥐었다.가느다란 손가락은 그녀의 얼굴에 생긴 작은 점에 닿았다.유강후는 듣도보도 못한 싸늘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이거 뭐야?”온다연은 그에게 잡힌 턱이 이따금 아파졌다.그러나 이 정도는 마음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온다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만 눈에 담긴 분노와 원망은 그녀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유강후는 가슴이 미어졌고 숨 막히는 고통이 너무 괴로웠다.그는 온다연의 착함을 알았기에 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뜻밖에도 온다연은 임정아를 알고 있었고 게다가 두 사람은 친밀한 관계처럼 보였다.그 말인즉 온다연은 사실 일찍부터 유강후의 통제에서 벗어났고 보이지 않는 곳에는 그가 모르는 수많이 비밀이 숨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손에 잡히지 않고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이 느낌은 온다연이 그에게 칼을 꽂는 것보다 훨씬 더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다.온다연은 여전히 도발적인 눈빛으로 유강후를 바라봤고 그의 마음속에는 어느새 어두운 생각이 자라나기 시작했다.유강후는 손끝으로 그녀의 눈가에 찍힌 작은 점을 쓰다듬더니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그 사람을 기억하려고 이 점을 찍은 거야?”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안다.온다연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차갑게 그를 바라봤다.그녀의 고집스러운 모습은 유강후를 미치게 만들었고 당장이라도 모든 걸 산산조각 내버릴 충동이 밀려왔다.그는 손에 힘을 주며 이를 악물고 몰아붙였다.“말해.”온다연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단호하게 답했다.“맞아요.”동공이 급격하게 흔들린 유강후는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을 더했다.“온다연, 이제는 막 나가는구나.”“누가 찍으라고 했어?”“설마 이것도 임정아가 찍어준 거야?”온다연은 턱이 부서질 것 같은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그의 손을 긁었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79화

    유강후는 눈시울을 붉히며 단호하게 말했다.“놔. 그냥 마음대로 하게 냅둬.”그는 온다연이 아직 자신에 대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 총을 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그러나 온다연은 결코 총을 내려놓지 않았고 오히려 총구를 그에게 겨누었다.“정아 씨는 잘못이 없어요. 제가 도와달라고 부탁한 거예요. 그러니까 제발 그 손 좀 풀어요.”임정아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고 금방이라도 질식할 지경이었다.온다연은 다급함이 밀려와 저도 모르게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순간 총알이 날아갔고 결정적인 순간에 경호원이 그녀의 손에 들린 총을 옆으로 쳐냈다.날아간 총알은 유강후 뒤에 있는 스크린을 명중했다.쨍그랑 소리와 함께 스크린이 산산조각이 났고 마치 지금 이 순간 유강후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그는 손을 풀고 꼼짝하지 않은 채 멍하니 온다연을 바라봤다.사실 온다연도 자신이 총을 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헛걸음 물러섰고 많이 놀랐는지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그 시각 숨통이 트인 임정아는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연거푸 기침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온다연은 재빨리 달려가 임정아를 부축했다.“괜찮아요?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찾아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정말 죄송해요...”임정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잘못한 건 다연 씨가 아니라 저 사람이죠.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요. 사람을 제멋대로 통제하고 괴롭히고 해치는 게 잘못된 행동이니까.”임정아는 싸늘한 눈빛으로 유강후를 째려봤다.“정말 너무하시네요. 대표님의 이런 행동이 두 사람의 관계를 더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겠어요?”“대표님은 제정신이 아니에요. 단언컨대 나중에 이 모든 걸 똑같이 돌려받을 거예요.”이때 문이 열리며 송지원이 사람을 데리고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유강후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임정아가 내 여자를 데리고 이딴 곳에 온 것도 모자라 남자까지 불러서 술 마셨어. 쟤를 어떻게 처리하든 내가 알바는 아니지만 다음부터는 조심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78화

    이때 경호원에게 제지당하던 임정아가 달려와 유강후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내가 잘랐어요. 문제 있어요? 머리를 자르든 말든 다연 씨의 자유가 아닌가요? 대표님이 무슨 자격으로 다연 씨의 자유까지 통제하려는 거죠?”“그리고 아까 그분은 옆에서 술 마신 게 전부예요. 손을 짓밟아 부러뜨리는 건 너무 잔인한 행동이 아닌가요?”“대표님처럼 막무가내인 사람들이 아무런 시련도 없이 잘만 살고 있는 게 저는 솔직히 너무 억울해요.”“대표님도 봉현수랑 똑같은 미친X이잖아요. 당신들은 다른 사람의 진실한 마음과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요.”유강후는 고개를 돌리더니 그녀를 매섭게 쏘아보았다.눈빛은 극악무도했고 마치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처럼 온몸으로 스산함을 뿜어냈다.그 모습에 임정아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았고 더욱 분노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다연 씨도 사람이에요. 대표님 소유의 장난감이 아니라고요. 왜 머리를 자르는 것까지 간섭하고 통제하는 거죠? 대표님이 뭔데요? 신이라도 되는 거예요?”임정아는 온다연을 자신의 옆으로 끌어당기며 말을 이었다.“다연 씨는 대표님을 좋아하지 않아요. 옆에 있는 것조차 싫어하는데 정말 모르겠어요?”“대표님이 능력 좋은 사람인 건 알겠어요. 이 바닥에서 대표님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알지만 그게 뭐 어때서요?”“다연 씨는 언젠가 대표님을 버리고 도망칠 거예요. 이건 시간문제라고요. 아무리 잡고 있어도 소용없어요.”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 임정아는 눈앞의 유강후가 눈이 뒤집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간신히 붙잡고 있던 이성의 끈은 임정아의 폭언에 끊어진 지 오래였고 순식간에 악마에 빙의되어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졸랐다.온다연을 조를 때와는 많이 달랐다. 지금의 유강후는 일말의 이성도 남아있지 않았으니까.그는 임정아를 죽이려는 마음뿐이었다.온다연을 데려간 건 둘째라 치고 머리를 자른 것도 모자라 클럽에서 남자까지 불렀으니 행동 하나하나 그의 마지노선을 넘어버렸다.특히나 마지막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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