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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문을 열고 장한은 손을 흔들며 용도와 이강현에게 얼른 마당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이강민이 방금 토하는 바람에 장한도 이강현을 자세히 살피지 않았다.

전일금이 사람을 데리고 도착했기 때문에 장한의 마음속에는 담력이 충분했고, 이강민이 일을 저지를 만한 그릇이 안 될 것 같아서 몸을 수색하는 절차는 생략했다.

이강민은 긴장한 표정으로 이강현을 쳐다보고는 뒷어금니를 깨물고 마당으로 들어갔다.

어차피 한쪽만 골라 베팅할 수밖에 없는데 이강민의 카드는 일찌감치 이강현의 편에 놓였다.

임시현은 의자에 앉아 와인잔을 들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옆에 있는 전일금을 보았다.

전일금은 붉은 옷을 입고 하얀 얼굴에 고상한 기색을 띠었다. 보기에 흉악무도한 무도인 같지 않았다. 오히려 대학교수 같았다.

전일금 뒤에는 검은 옷차림을 한 십여 명의 장한들이 서 있었는데, 그 장한들은 하나같이 흉악해 보였다.

우관은 다리에 난 상처의 통증을 참으며 후프 의자에 앉아 손님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도련님, 전일금은 돈만 받으면 꼭 일을 잘 처리할 거니까 이번 일 걱정 마세요, 전일금 말고 다른 분들도 있는데 한성에서 상대가 될만한 사람 없을 겁니다.”

전일금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저으면서 말했다.

“과찬이예요, 그저 신용은 지킬 뿐이고, 무자라면 이건 당연한 거죠.”

“그리고 한성에서 상대할 사람이 없다는 건 아직 모르는 일이예요, 내가 그동안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일을 처리해서 정말로 천하무적이라도 해도 겸손함을 보여줘야죠.”

전일금의 허세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임시현도 순간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았다.

이태까지 그냥 겉으로만 남을 누르려고 했지 전일금 같은 허세는 처음이다.

“정말 좋은 말만 골라서 하네요, 겸손이라니, 오늘 많은 걸 배웠습니다. 저도 앞으로 더 겸손해야겠어요.”

임시현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이강민과 이강현을 데리고 마당으로 들어간 장한은 성큼성큼 임시현에게 다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이강민이 도착했습니다.”

임시현은 이강민과 고개를 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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