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고 분노하는 표정을 지으며 이강현을 노려보았다.‘이 찌질이 자식이 도대체 무슨 뜻이야?’그는 주제도 없는 놈이 계속 자신을 도발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났기 때문이다!‘내가 병든 고양이인 줄 알아?’그러나 서윤이 일어서서 이강현을 욕하러 할때, 최순은 이미 손을 들어 이강현의 뺨을 쳤다.이강현은 갑작스러운 뺨에 약간 멍해져서 책상 밑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장모님께서 얼굴을 때리다니, 그는 너무하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무슨 헛소리야? 서윤의 체면을 봐서가 아니라, 설마 너 같은 놈의 체면을 봐서야? 너는 먹기만 좋아하고 게으르고,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찌질이야, 단지 내가 너를 불쌍히 여겨 사위로 불러들였는데, 정말 주제가 없네? 서윤은 서씨 그룹의 도련님이야! 그와 비기면 하늘과 땅 차이지! 주제없는 놈!”최순은 정말 화가 치밀었다. 오늘 기분이 좋았는데, 모두 이강현이라는 놈에 의해 망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어머니, 왜 이래!"고운란은 이강현이 얻어맞고 혼나는 것을 보고 얼른 일어나 최순을 끌고 앉았다. 그리고 매우 불만스러워하며 이강현을 쳐다보았다.“됐어, 그만해.”고운란은 오늘 이강현에게 매우 실망했다.무슨 일도 해결하지 못하고, 단지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고 있지 말이다.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남편이고 솔이의 아버지다.그녀는 결국 그를 4년 동안 사랑했고, 지금 어머니가 이렇게 바깥 사람 앞에서 그의 뺨을 때리는 것을 보고, 고운란도 매우 속상했다.그러니 차라리 그를 보고 입을 다물게 하는 게 낫지."됐어요, 아주머니, 화 푸세요. 아마도 이강현이 질투가 좀 났을 뿐이죠. 괜찮아요."서윤은 원래 화를 내려고 했지만, 최순이 이강현의 뺨을 호되게 때리는 것을 보고 마음도 되려 상쾌해졌고, 위선적인 말을 하기 시작했다.‘이강현같은 남자가 있다니, 정말 재수 없어.'‘이렇게 보면 최순의 눈에는 나 서윤이야말로 으뜸가는 사위감이 되는 게 아니야?’“서윤아, 그를 무시해. 찌질이들은 원래 그
이강현은 웃으며 말했다.“나는 필요 없어. 네가 시켜.”고운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렇게 찰싹 달라붙어서 귀엣말을 주고받으며, 미소를 짓는 장면이 서윤의 눈에 들어와서, 그를 매우 분개하게 만들었다!‘이강현!’‘이 몸이 조만간 너를 죽여버릴 거야!’고운란은 메뉴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매우 의심스러웠다. ‘이 스카이 가든은 최고급 룸이 아닌가? 왜 이곳의 호주 랍스터는 한 마리에 만 원밖에 들지 않지?’‘캐비어조차도 한 숟가락에 천6백원…….’고운란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아, 눈썹을 치켜뜨고, 최순과 이야기하고 있는 서윤을 보았다. ‘설마 이 가게에서 정말 그의 체면을 봐 준 걸까?’이렇게 생각하자, 그녀는 갑자기 방금 아래층에서 한 장면이 생각났다. 용모는 그 오도문, 오사장처럼 보인다. 이강현이 엄마에게 꾸지람을 듣는 것을 보고, 그들을 대신해서 룸을 바꿔주었다. 게다가 방금 떠나기 전에, 오도문도 이강현 쪽을 한 번 쳐다보았다.다시 생각해 보면, 앞서 들어올 때, 이강현은 얼마를 쓸지 걱정하지 말고, 그가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었다.‘혹시 이강현 때문인가?’고운란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옆의 이강현을 쳐다보았다. 그는 단지 조용히 거기에 앉아서, 자신이 그를 보는 것이 눈에 띄자, 자신을 향해 부드럽게 웃기까지 했다.고운란은 고운 눈썹을 찌푸리고, 별로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잘못 보았을지도 몰라.’이강현이 어떤 모습인지, 결국 그녀는 4년 동안 이미 습관이 되었다.‘내가 도대체 무슨 헛된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고운란은 한숨을 쉬며, 마음대로 요리를 몇개 주문했고, 또 이강현을 도와 몇 개를 주문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궁중복장을 한 특별히 훈련된 종업원이, 일자로 넓게 펼친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관인당의 궁중 요리다!10여명의 종업원들이 손에 쟁반을 들고, 순서대로 룸에 들어왔는데, 위쪽에는 스테인리스 뚜껑을 엎어 놓아서, 접시 아래 맛있는 요리를 덮고 있었다. 그 뚜껑을 열자, 사람을 취하게 하는
한 병에 20억 원짜리 술, 술병에 다이아몬드와 보석이 박힌 술!술의 귀족.‘지금 결국 이강현에게 준 거야?’관인당이 출혈이 클 텐데, 배후의 큰 사장은 지금 한사코 이강현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당신…… 당신 무슨 소리예요?!”최순은 바로 멍해졌다가 일어나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오도문을 바라보며 물었다.“오 사장님,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예요? 이게 어떻게 이강현이라는 찌질한 인간을 위해 준비한 거예요? 당신네 큰 사장님이 멍청한 거 아니예요? 분명히 윤이, 윤이가 귀한 손님이예요.”‘이게 무슨 일이야?’최순은 또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보았는데, 그도 표정이 무겁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이강현은 지금 아주 좋지 않은 표정으로 오도문을 보고 있다. ‘이 녀석, 설마 좀 전의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한 건가?’서윤은 화가 나서 얼굴도 붉어졌다. 그는 거기에 서서, 붙잡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한 채, 매우 난처했다!그는 본래 고씨 집안 사람들 앞에서 잘난 척을 하려고 했는데, 지금 이렇게 되자, 오히려 가장 창피한 사람이 되었다.‘이강현, 다 이강현 때문이야!’‘그리고 이 오도문하고 그의 배후에 있는 큰 사장은 제 정신이야?’‘이렇게 비싼 술을, 이강현 저 루저한테 주다니?!’‘미쳤나 봐!’“오 사장님, 정말 잘못한 거 아니에요? 이강현은 철두철미한 병신이에요. 한성에서는 절반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어요. 그는 고씨 집안의 처가살이하는 사위인데, 전적으로 기둥서방에다가 마누라한테 기대서 사는 사람이에요. 당신이 이 술을 그에게 주면, 그가 알아요? 개한테 줘서 마시게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어요?”서윤은 화가 치밀어 올라, 지금 말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었다.오도문은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서윤을 보았다.그런데 이 자리에서 이강현은 옅은 냉소를 지으며“어? 그 말 뜻은, 서 도련님이 술에 대해 잘 안 다는 건가?”“쓸데없는 소리! 이 몸이 마신 술이 네가 마신 물보다 많아. 너 같은 쓰레기도 이 술을 마실
단번에 서윤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오 사장님, 소인배에게 속으면 안 됩니다. 그는 이강현입니다. 찌질한 놈인데, 무슨 덕이 있어서 그렇게 크게 체면을 세울 수 있습니까? 그가 당신들의 큰 사장님을 도왔습니까? 무엇을 도왔습니까? 나는 믿지 않습니다!”서윤은 정말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다!‘오늘, 내가 이강현과 고운란 앞에서 허세를 좀 부리려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내 마음이 괴롭구나!’고운란도 고개를 돌려, 눈빛을 반짝이며 이강현을 지켜보다가 물었다.“무슨 큰 사장님이야?”이강현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너도 그날 보지 않았어? 병원 입구에서, 김미나와 함께 있을 때 말이야.”이 설명을 듣고, 고운란은 문득 크게 깨달았다.“오, 그 롤스로이스…….”여기까지 말하다가, 고운란은 자신의 작은 입을 막았다. ‘알고 보니 그 노인이 바로 관인당의 큰 사장이구나.’이 상황을 보자, 최순은 초조해하며 물었다.“운란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너는 알고 있어?”고운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러 사람들을 보면서 말했다.“나는, 이강현이 확실히 한 노인을 도와준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바로 이 가게의 큰 주인인지는 모르겠어요.”오도문은 재빨리 말했다.“네, 다행히 이 선생님이 그날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럼 이 술은, 제가 먼저 여기에 놔 둘 테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분부하시면 됩니다.”말이 끝나자, 오도문은 룸에서 나갔다.룸의 분위기는 지금 매우 무겁다.서윤은 자리에 앉아 있는데,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 것 같았다.최순은 이전에는 시종일관 서윤의 환심을 사려 했는데, 지금은 그저 허허 웃기만 할 뿐이었다. 이전과 같은 그런 열정은 없어졌지만, 너무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서윤은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사적인 일이 있다는 핑계로, 먼저 떠났다.그러나 떠나기 전에, 그는 매섭게 이강현을 노려보고, 자신이 그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눈빛으로 표시했다.서윤도 간 이상, 모두 파장 분위기였다.아래층에서
이 분노한 호통에, 모든 관인당의 손님과 종업원들이, 전부 놀라 눈을 돌렸다.오도문이 위층에서 총총히 내려오는 것이 얼핏 보였다. 그는, 고청아가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이렇게 저속한 말로 이강현을 꾸짖는 것을 보자, 자연히 마음속으로 대단히 화가 났다!‘이 분은 큰 사장님의 귀한 손님이다!’‘손님은 절대 조심해서 맞아야 한다.’‘이 사람들이 어찌 감히 이럴 수 있겠는가?!’“오…… 오 사장님.” 종업원 몇 명이 얼른 공손하게 한쪽에 서 있었다.오도문도 다가왔다. 싸늘한 표정으로 기고만장한 고청아를 위아래로 몇 번 훑어보고, 몸을 돌려, 매우 공손하게 이강현에게 말했다.“이 선생님, 방해받지 않으셨죠?”‘이 선생님?’오도문이 이강현을 이렇게 공손하게 대하는 장면은, 자연히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고청아는 지금 털을 세운 고양이처럼,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를 보고, 이 선생님이라고?’‘농담하지 마!’“이봐, 당신 뭐야, 내가, 우리 고씨 집안의 쓸모없는 사위한테, 그렇게 말하는게 어때서? 당신이 뭔데, 감히 나한테 호통을 쳐?”고청아는 그 큰아가씨의 성질이 치밀어 올라와서, 매우 불쾌했다.‘이 눈앞의 중년 남자, 바보지?’‘이강현 같은 멍청이를 이렇게 존경하다니, 웃겨!’그러나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란 눈빛으로 당황해 하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야?’고청아도 어리둥절했다.‘내가 무섭게 생겼어?’이때, 그녀 뒤에 있던 한 미녀 재벌 2세가, 재빨리 뛰어올라서 고청아의 팔을 잡아당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청아야, 너 미쳤어? 그는 관인당의 총지배인 오도문이야!”‘오도문?’고청아는 뜨끔해서, 눈빛이 오도문에게 쏠렸는데, 순간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관인당의 사장이라니!’오도문은, 겉으로는 관인당의 총지배인으로, 한성 요식업계에서 지위와 신분이 있다.그러나, 그의 또 다른 신분을 아는 사람은, 오히려 많지 않았다.그것은 바로, 한성의 지
말을 마치자, 그녀는 얼굴을 돌려 비웃는 표정으로, 오도문을 보면서 손으로 그를 제쳤다. 그녀는 이강현의 앞으로 걸어가, 거드름을 피우면서, 욕설을 퍼부었다.“이강현, 너는 도대체 뭐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 나타나? 지금, 나는 네가 무릎을 꿇고, 나에게 사과하라고 명령한다, 너의 방금 전의 태도에 대해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너는 뜨거운 맛을 보게 될 거고, 운란도 너 때문에 고통받을 거야!”고청아는 위협했다. 이 수법은 이전에 여러 번 시도해도, 언제나 효과가 있었다.매번 자신에게 번거로운 일이 닥칠 때마다, 이강현을 찾아와 화를 낸다.매번, 모두 이 위협적인 말들이다.그러나 오늘은 분명히 다르다.이강현은 두 손을 꼭 쥐고, 눈에는 한기가 어렸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내 태도 하나 때문에, 내가 너에게 사과해야 하니?”“맞아! 너 같은 쓰레기는, 고개를 들어 나를 똑바로 볼 자격이 없어. 나에 대한 그런 태도는, 더욱 자격이 없어!”고청아는 손을 들어, 손바닥으로 이강현의 얼굴을 후려갈겼다!짝!낭랑한 따귀 소리가 홀 전체에 울려 퍼졌다!“헛! 헛!”모두들 숨을 들이마셨다.왜냐하면, 이강현은 멀쩡히 서 있었고, 얼굴에는 아무런 손바닥 자국도 없었기 때문이다.오히려 고청아는 지금 얼굴을 가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반응했다. 그녀는 분노하여, 한쪽에서 손을 휘두른 오도문을 향해 소리쳤다.“당신이 감히 나를 때려? 당신이 정말 저 찌질이 때문에, 나를 때린 거야?”오도문은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소리쳤다.“우리 가게에 들어온 이상, 모두 나의 손님이다. 네가 누구든, 감히 여기서 소란을 피우면, 나는 반드시 가만두지 않는다! 여봐라, 저들을 쫓아내라!”뒤이어, 경비원 몇 명이 뛰어들어서, 떼를 쓰며 행패를 부리는 고청아를, 바로 끌고 나갔다.다른 재벌 2세들도, 길바닥에 나온 쥐새끼처럼, 부랴부랴 뛰어나갔다.고청아는 바닥에서 일어났는데, 내던져져서 엉덩이가 아팠다.그녀는
공기 중에 미묘한 느낌이 감돌면서, 고운란은 눈을 반짝이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이강현은 웃으며, 요를 깔고 누웠다.“없어, 일찍 자. 내일 할아버지와 고흥윤, 그들이 너를 난처하게 할 거야.”고운란은 단념하지 않은 것처럼 물었다.“정말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없어?”잠시 침묵하다가, 이강현은 얼굴을 돌려 고운란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정말 없어.”고운란은 고개를 끄덕이며, 옆으로 누웠다.탁-불이 꺼졌다.방안에는, 두 사람의 고른 숨소리만 남았다.그러나 지금, 고운란과 이강현 모두 잠이 들지 못했는데, 그들은 각기 생각을 하고 있었다.“미안해, 이강현. 아까 식당에서, 우리 엄마가 너에게 화를 내고 너를 때렸지, 내가 엄마를 대신해서 사과할게.”어두컴컴한 가운데, 고운란의 부드러운 목소리였다.“응.” 이강현은 가볍게 대답하고, 얼굴을 옆으로 돌려, 자신을 등지고 있는 고운란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몸매가 달빛에 비추어, 정말 매혹적이었다.이 여자를, 그는 4년 동안 사랑했다.“요 몇 년 동안, 나 때문에 수고했어.”이강현이 그윽하게 말했다.고운란은 찍소리도 하지 않고, 이강현을 등진 채 두손으로 머리를 베고, 입가에는 천천히 따뜻한 미소가 떠올랐다.“일찍 자. 잘 자.”“잘 자.”이튿날 아침.고운란은 일찍 일어나, 한바탕 씻고 치장했다. 검은색 랩스커트에 흰색 블라우스를 매치하고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었다. 길고 곧은 다리는 검정 실크스타킹으로 싸서, 요염하지만 깔끔해 보였다.그녀는 현관에서 한 손으로 벽을 짚고 하이힐을 신고서, 계약서를 들고서, 그릇과 젓가락을 치우고 있는 이강현에게 말했다.“회사에 갈께.”이강현이 보고,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운란아, 이번 합작은 네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 만약 고흥윤과 할아버지가 이 계약을 빼앗으려 한다면, 너는 책임자가 되는 것을 거절할 수 있어. 네가 서명하지 않는 한, 강성 그룹은 운생제약과 합작하지 않을 거야. 그때는 할아버지와 고흥윤 그들이, 너에게 부탁하러 올 거야
고흥윤은 몸을 돌려, 고청아가 이렇게 화가 난 것을 보고 물었다.“왜 그래, 고운란이 너를 건드렸어?”“그녀가 아니라, 이강현 그 개자식이야!”고청아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팔짱을 끼고 있는데, 아주 좋지 않은 안색으로, 이렇게 말했다.“어젯밤에, 내가 관인당에 가서 밥을 먹었는데, 뜻밖에도 이강현 그 병신 새끼도 있는 걸 우연히 보았어. 바로 내가 몇 마디 욕을 했는데, 그 관인당의 사장이라는 무슨 오도문이,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때렸어. 이 원수를, 나는 반드시 갚아야 해!”“관인당? 그 거지 새끼가 어떻게 거기에 갔을까?”고흥윤은 의아해하며, 따라 물었다.“너는 오도문이 이강현 때문에 너를 때렸다고 말했지? 그럴 리가 없어. 오도문은 한성 지하세계 4명 중 한 명인 오야봉인데, 그가 어떻게 이강현 그 찌질한 새끼 때문에 너를 때릴 수 있어? 너는 우리 고씨 집안의 셋째 딸인데, 이건 말이 안 돼.”고흥윤은 다행히, 자기 할아버지를 따라 관인당에 한번 갔고, 오도문의 신분도 알게 되었다.고청아는 이 일을 떠올리자, 마음속으로 매우 화가 나서, 그때의 일을 덧붙여서 한바탕 늘어놓았다.고씨 집안의 젊은 세대들은 분분히 분개했다.“빌어먹을 오도문, 정말 우리 고씨 집안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거지! 그는 지하세계의 인물에 불과한데, 정말 자신이 상류층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고흥윤도 한 주먹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침울하게 말했다.“그 오도문도 정말, 쓰레기 하나 때문에, 우리 고씨 집안 사람을 건드리다니! 괘씸하네!”“내가 보기에, 청아 언니, 언니도 마음에 두지 마, 그 이강현이, 어쩌면 과거에 단지 종업원에 지원했을 뿐일 거야, 그런 쓰레기가, 어떻게 관인당에 가서 밥 먹을 돈이 있을 수 있어?”누군가가 끼어들어 말했다.이렇게 말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그때 어떤 비서가 들어와서 알렸다.“고 사장님, 고 본부장과 회장님이 모두 도착해서, 모두 회의실에 있습니다.”고흥윤은 이 말을 듣고, 힘이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