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냉기를 들이마셨다!‘닮았어, 정말 너무 닮았어!’‘그런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그 이강현 찌질한 병신 새끼가 어떻게 롤스로이스에 올라갔지, 게다가 박문선이 저렇게 공손하게 대하게 만들었지?’모두들 말은 하지 않지만 표정은 어두웠다.“헛소리하지 마! 그 쓰레기가 무슨 이 도련님일 리가 있겠어!”서윤은 분개하여 한마디 외쳤지만, 잔뜩 눈살을 찌푸린 채, 마음속에도 의혹이 가득했다.‘진짜 이강현은 아니겠지…….’‘당연히 불가능할 거야.’“됐어, 돌아가자.” 서윤은 말을 하고,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갔지만, 걸음을 떼다가 여전히 뒤를 돌아보았다.롤스로이스가 주차장을 떠나고 나서야, 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마음속의 의혹은 더욱 깊어졌다.시선은 고흥윤 쪽으로 돌리면, 그는 이미 운생제약 회의실로 급히 돌아갔다.지금 회의실에는 고씨 집안의 여러 친척들이 모두 있었다. 결국 이렇게 중요한 합작인데, 만약 착오가 생긴다면, 그것은 1년의 이익이 없어지는 것이다.고씨 집안의 할아버지는, 지금 유유히 이사장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는 실눈을 뜨고, 고흥윤이 침착한 얼굴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는 흰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냐?”“할아버지.” 고흥윤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이 모습을 보고, 그의 손이 텅 빈 것을 다시 보면서, 고 노인은 조금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엄숙하게 소리치며 물었다.“계약은? 설마 강 사장에게 잘못을 저지른 건 아니겠지?”이 말이 나오자, 여러 친척들의 눈빛은 잇달아 고흥윤에게 쏠렸고, 걱정으로 가득 찼다.특히 고민국, 그는 방금까지도 사무실에서 자신의 아들이 얼마나 유능한지 자랑했는데, 만약 지금 강성그룹과의 합작이 구흥윤에 의해 그르쳤다면, 그야말로 체면을 구기게 되는 것이다!“흥윤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빨리 말해. 강사장님은 뭐라고 말했어? 계약은? 너 차에 놓아두었어? 빨리 내려가서 가져와!”고민국은 매우 급하게 말했다.“할아버지…….”털썩!고흥윤
고 노인은 지금 분노를 처리하고, 싸늘한 표정으로 노하여 말했다.“전화해서 고운란한테 당장 오라고 해! 그리고, 이강현에게 통지해서, 함께 튀어오라고 해! 정말 천리를 져버렸어. 고씨 가문의 손녀와 손녀사위가 가정을 배신하다니, 어찌 이럴 수가 있어!”고 노인은 마음속으로 정말 화가 났다.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흥윤 때문이 아니라면 된 것이다.고운란과 이강현에 관해서는 완전히 쌤통이었다.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고흥윤은 무릎을 꿇은 채 냉소를 지었다.‘허허, 고운란, 너는 끝났어.’‘이번에는 할아버지가 너를 회사에서 쫓아낼 거야!’‘이강현에 대해 말하자면, 니미럴, 방금 이몸에게 오만하게 굴었으니, 이번에는 반드시 너를 고씨 집안에서 쫓아내겠어!’고 노인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고흥윤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일어나라, 저쪽에 서있어.”그도 쇠가 강철이 되지 않는 것을 한스러워했다. 이렇게 큰 고씨 집안의 기업을, 결국에는 틀림없이 고흥윤에게 맡겨야 한다.‘저 녀석이 이렇게 능력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에이, 보아하니 빨리 키울 수밖에 없어.’고흥윤은 일어서서 순순히 한쪽에 섰다. 이때, 그는 더욱 영리하게 표현할수록, 노인네의 마음속에서 더욱 호감을 얻을 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고운란은 집에서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 저쪽에서는 화를 내며 꾸짖었다.“고운란, 회사로 튀어 와!”탁!이 말을 하고, 전화는 바로 끊어졌다.고운란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거실에는 드라마를 보던 최순이 앉아 있었는데, 이때 의아하게 물었다.“왜 그래? 할아버지가 너를 찾으시니? 왜 저렇게 크게 화가 나셨지.”고운란은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며 말했다. 그녀는 일어나 정리한 다음, 옷을 갈아입고 핸드백을 들고서 외출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회사에 도착해서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그 안의 침울하고 음산한 분위기에 놀랐다.모두들 냉혹하고 조롱하며 분노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고운란의 발걸음이
이 지팡이로 고운란의 종아리를 세게 때리자, 고운란은 통증을 느끼고 끙끙거리면서,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그러나, 그녀는 마음속으로는 승복하지 않고, 영롱한 턱을 고집스럽게 치켜들었다.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 찼고, 얼굴을 옆으로 돌려, 한쪽에서 고소해하는 고흥윤을 노려본 다음에, 고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할아버지, 왜 무릎을 꿇으라고 하세요, 내가 뭘 잘못했어요!”원망과 억울함을 안고서, 고운란은 고집스럽게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할아버지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고흥윤이 뛰쳐나와서 뒷짐을 지고, 고운란의 곁을 돌면서 냉소하였다.“고운란아, 고운란. 때가 되었는데도, 너는 아직도 입만 살아가지고, 진실을 말하려 하지 않는구나, 굳이 가법으로 너를 모셔야, 네가 잘못을 인정하겠어?!”고흥윤은 지금 속이 시원해 죽을 지경이었다.특히 고운란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그는 비할 데 없이 감격했다.‘줄곧 청렴하다고 교만하던 고운란, 너는 여전히 내 앞에 무릎을 꿇지 않았어.’“내가 무슨 잘못을 했어!”고운란은 분개하여 고흥윤을 노려보았다.고 노인은 화가 나서, 수염을 불면서 눈을 부릅떴다. 그는 손을 들어, 부들부들 떨면서 고운란을 가리키며, 호통을 쳤다.“좋아, 아직 잘못을 인정하지 않겠다면, 내가 너를 뽑아 죽일 거야!”말을 마치자, 고 노인은 바로 지팡이를 짚고 고운란에게 다가가, 두말하지 않고 손을 들어,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고운란의 따귀를 때렸다.“잘못을 인정하지 않느냐? 나는 네가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때리겠다!”고 노인은 분개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고운란은 빨갛게 달아오른 뺨을 가리고, 눈에서는 둑이 무너지듯 눈물을 쏟아냈다.그녀는 정말 자신이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몰랐다. 들어오자마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흉악하게 자신을 쳐다보면서, 또한 고소해했다.특히 고흥윤은, 한쪽에서 사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선동질을 했다.고 노인은 차가운 음성으로 물었다.“내가 묻겠다. 너는 이강현 그 쓰레기
고흥윤 등 고씨 집안의 친척들은, 지금 무관심한 표정으로 한쪽에 서 있는데, 아무도 앞으로 나가 저지하거나, 말을 하려 하지 않았다.그들의 마음속에는 온통 악마 같은 생각뿐이다.‘죽여, 죽여야지!’이것은 그들 모두의 마음이다. 고운란의 능력이 정말 너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런 사람이 고씨 집안에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팡!갑자기 회의실의 대문이 부딪쳐 열리면서, 최순이 비틀거리며 달려왔다. 그녀는 즉시 시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다.“아버지, 제발요, 때리지 마세요. 그녀는 당신의 손녀입니다, 아버지.”“흥!“고 노인은 냉랭한 소리와 함께, 최순을 발로 차며, 차가운 얼굴로 소리쳤다.“오늘, 누구도 그녀를 위해 사정해서는 안 된다. 누가 감히 그녀를 위해 사정하면, 함께 가법으로 처리한다!”고운란이 얻어맞는 것을 보고, 최순은 마음이 매우 초조했지만, 아버지의 말은 또 성지와 같았다.그녀는 평소에 이강현 앞에서 화를 내는데, 진정으로 일을 만나면 절대적으로 가장 빨리 도망치는 사람이다. 약자를 업신여기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운람아, 네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인정해. 또 맞으면 너는 맞아 죽을 거야.” 최순은 낮은 목소리로 고운란에게 말했다.고운란은 고집스럽게 입을 다물었다. 입가의 피는 이미 멈출 수 없었다.그녀는 잘못이 없는데, 왜 스스로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가!고 노인은 이 장면을 보고, 화가 나서 손을 뿌리치고, 호통을 쳤다.“좋아, 네가 언제까지 버틸지 보자. 계속 때려!”사람들 속에 있던 고청아는, 지금 팔짱을 끼고 눈가에는 차가운 웃음기를 띤 채, 급히 휴대전화를 꺼내, 할아버지가 고운란을 훈계하는 장면을 녹화했다.그리고 나서, 그녀는 자신의 지인들에게 글을 올렸다. ‘고씨 가문의 패륜아! 계약 하나를 위해 육체를 팔아먹다가, 결국은 고씨 가문을 배신했다! 때려 죽여! 천박한 년!’이 모든 것을 마치고, 고청아는 흐뭇하게 감상했다.이때,
고흥윤의 지금 위세를 부리는 모습은 정말 짜증났다!그의 손은 방금 이강현의 어깨를 찍으려 했다.돌연.회의실내에, 짐승의 낮은 포효처럼 냉랭한 말이, 이곳의 기온을 갑자기 빙점까지 떨어뜨렸다.“너희들은 고운란을 때려서는 안 돼.”이강현은 고개를 숙이고, 눈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분노를 뿜으며, 품안에서 가늘게 숨을 쉬는 고운란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그의 용문 작은 도련님의 여인이, 어찌 남에게 이렇게 업신여김을 당할 수 있는가!그 후, 이강현의 입가에는 비할 데 없이 냉엄한 웃음이 떠올랐다.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고흥윤을 바라보았고,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나는 너, 너, 그리고 너희들이, 그녀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그 순간, 이강현의 몸에서는 끝없는 한기가 밀려와 회의실 전체를 가득 메웠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지금 직면한 것이, 4년 동안 구질구질하던 쓰레기가 아니라, 저항할 수 없는 존재라고 착각하게 만들었다!‘어떻게 된 거야?’‘이강현이 어떻게 이런 기세와 눈빛을 가질 수 있어!’‘너무 무서워.’고흥윤은 이 말을 듣고, 즉시 ‘허허’ 하고 크게 웃으며, 손을 귓가에 놓고 오만한 자태로 조롱하였다.“뭐라고? 너 뭐라고 말했어? 다시 한 번 말해봐, 나는 똑똑히 듣지 못했어.”‘젠장!’‘이강현, 이 찌질한 머저리 새끼가,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런 뻔뻔스러운 큰소리를 치다니.’‘그가 미친 거야, 아니면 하늘로 올라가려는 거야?!’‘쓰레기, 바로 쓰레기야!’정세를 전혀 분간할 수 없는데도, 아내를 대신해서 억지로 나섰다.그러나 이때, 이강현은 가볍게 고운란을 한쪽으로 부축한 후, 천천히 일어나 주먹을 잡아당겼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 태도가 오만방자한 고흥윤을 주시하면서, 차갑게 말했다.“당신들은 이미 나의 한계선을 건드렸어. 나는 당신들 모두가 운란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하하!”고흥윤은 크게 웃으며 욕설을 퍼부었다.“씨발! 너 이 쓰레기 새끼야, 무슨 자격으로 여
‘철썩’하며 갈기는 따귀 한 대가, 바로 고흥윤의 얼굴을 세게 때렸다.순식간에, 고흥윤은 어리둥절해서, 눈을 크게 뜨고 한참동안 반응하지 못했다. 왼쪽 뺨이 화끈거리고 아팠고, 귀에서도 윙윙거리면서, 사방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그리고 회의실에는, 고씨 집안의 친척들이 지금도 어리둥절했다.‘이…… 이강현, 그 쓸모없는 놈이 감히 고흥윤을 때리다니?!’‘고약한 놈, 고약한 놈이야!’고청아의 안색은 바로 냉소에서 충격으로 바뀌었고, 이어서 분노하면서 음침해졌다.옆에서 고운란을 지켜보던 최순은, 지금 자신의 사위가 고흥윤을 때리는 것을 보고 경악하여, 한참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그녀의 인상에서, 이강현은 외부의 압력에 순종하는, 찌질한 놈이었다.‘그가, 그가 어떻게 감히 고흥윤에게 손을 댔어?’“아! 이강현, 감히 나한테 손찌검을 해? 죽여 버릴 거야!”고흥윤은 반응한 뒤에 분노하여 포효하고 있었다.‘이강현, 이 쓸모없는 놈이,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얼굴을 때리다니?!’‘젠장!’이것은, 고흥윤 그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얼굴을 맞은 것인데, 게다가 기둥서방 노릇을 하는 찌질한 새끼에게 맞은 것이다.고함을 지르면서, 고흥윤은 다른 한 손을 들어, 이강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하지만.이강현의 눈매가 틀어지면서 표정이 싸늘해졌다. 그의 동작은 매우 빨랐고, 원래 쥐고 있던 고흥윤의 오른손을 ‘뚝’소리를 내면서 부러뜨렸다. 동시에 한 주먹으로는 고흥윤의 복부를 때렸다!고흥윤은 아파서 하마터면 어제 먹은 것까지 토해낼 뻔했다. 그는 배를 구부리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모두들 놀라서 멍해졌다.‘이게 아직도 쓸모없는 이강현인가?’이강현은 연이어 단단하게 주먹을 쥐고, 또 치려고 했다.그러나 매섭고 나지막한 호통 소리가 들렸다. “그만 해!”고 노인은 소리를 질러 제지하며, 얼굴 가득 노기를 띠었다.그는 원래 이강현이 무엇을 할지 보고 싶었는데, 이 폐물이 이렇게 오만 방자할
이 질문에다가 이강현이 감히 반격하자, 단번에 여러 친척들을 놀라게 했다!고 노인도 더욱 분노하여 소리쳤다.“고약한 놈! 이 못난 놈이 감히 나에게 질문을 해? 게다가 감히 반격을 해?”고 노인은 지금 얼굴이 온통 새파랗다.‘고흥윤과 고민국의 말이 맞았어. 이 이강현은 반골 기질이 있어. 앞으로 자신이 만약 100년 후에, 이 운생제약회사를 고운란에게 맡긴다면, 반드시 이 녀석에게 빼앗길 것이야!’‘안 돼, 절대 안 돼!’옆에 있던 고흥윤은, 이강현이 감히 반격하는 것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즐거워졌다. 얼굴 표정은 음흉하기 그지없었고, 화를 내며 말했다.“이강현, 너는 방자해! 너는 무엇을 하고 싶어? 할아버지에게도 손찌검을 하고 싶니?”말을 마친 후, 그는 즉시 고개를 돌려, 할아버지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우리 고씨 집안은 절대 이 새끼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것 보세요, 저 새끼는 감히 당신조차도 존경하지 않아요. 이 후에 할아버지가 없다면, 저 이강현이 어찌 난리를 치지 않겠어요!”이 말은 악한 속마음을 규탄하였다!원래 고 노인은 이 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고흥윤이 이렇게 언급하자, 순식간에 그의 마음속의 분노와 우려를 무한히 확대시켰다.“네가 만약 다시 감히 막는다면, 나는 너와 고운란을 고씨 집안에서 쫓아내고, 고씨의 족보에서 제명할 것이다!”고 노인은 큰소리로 소리쳤다.이 말은 너무 무겁다!이강현은 마음은 멍했다. 그는 할아버지가 이렇게 하실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다른 쪽에 있던 최순은, 이 말을 듣고 애가 탔다!할아버지가 뜻밖에도 고운란을 고씨 가문에서 쫓아내려고 하다니, 이 결과는 감당할 수 없다.그녀는 무서웠고, 바로 단번에 분노가 치솟자, 달려들어서 손바닥으로 이강현의 얼굴을 세게 후려치며, 호통을 쳤다.“이강현, 너 미쳤구나. 할아버지의 말도 감히 듣지 않다니. 너는 운란을 집에서 쫓겨나게 하고 싶니? 너는 우리 집이 너 때문에 연루되게 하고 싶니? 너는 나에게 무릎을 꿇고, 흥윤과 할아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자신을 위해, 기꺼이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했다.고씨 할아버지도 피곤해서, 숨을 몇 번 쉬고 콧방귀를 뀌며, 호통을 쳤다.“네가 이제야 잘못을 알았니?”고운란은 이강현을 감싸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잘못했어요.”옆에 있던 고흥윤 등은, 이 장면을 보고, 잇달아 냉소하고 있다.“고운란, 지금 잘못을 인정하면 늦은 것 같아. 강성 그룹은 이미 계약을 회수했어. 네가 정말 잘못을 인정한다면, 다시 계약을 가져와.” 고흥윤은 지금 옆에서 말했다.이 일은 본래 고흥윤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당시 강빈의 말도 분명했지만, 그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바로 모든 잘못을 고운란과 이강현에게 떠넘겼다.지금도 고운란이 그를 대신해서 뒷처리를 하도록 하고 싶었다.그 마음은, 비할 데 없이 악독했다.고운란은 멍해졌다. 그녀가 어떻게 강빈, 강 사장을 알 것이며, 계약이 철회된 것은 또 어떻게 된 일인가?“나…… 나는…….”고운란은 우물쭈물하며, 작은 주먹을 쥐고 망설였다.고 노인도 계속 매달릴 생각이 없어, 직접 명령했다.“이 일은 네가 알아서 해. 내일, 내가 계약서를 볼 수 없다면, 너와 이강현은 고씨 집안에서 꺼져라. 회사에도 너의 자리는 없다!”말을 마치고, 고 노인은 사람을 데리고 회의실을 떠났다.이렇게 큰 회의실에 고흥윤, 고청아 등 몇 사람만 남았다.고흥윤은 기세등등하게 고운란을 쳐다보며 말했다.“고운란, 너는 하루밖에 시간이 없어. 네가 빨리 하기를 바래. 그렇지 않으면 너는 쫓겨날 거야.”이어서, 그는 고개를 돌려, 더없이 원한을 품은 눈빛으로 이강현을 쳐다보고, 자신의 부러진 오른팔을 안고 매섭게 말했다.“이강현, 이 팔은, 내가 너에게 두 배로 돌려달라고 할 테니 기다려!”말이 끝나자, 고흥윤은 급히 나갔다. 그는 병원에 팔을 보이러 서둘러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회의실에는 이강현과 고운란만 남았고, 최순도 원망하는 눈빛으로 한쪽에 서 있었다.이강현은 얼른 가서
“무슨 소리야! 이강현 그 자식 내 손자 발 뒤꿈치에도 못 가! 딴 소리 말고 그냥 할 건지 말 건지나 말해.”어르신은 말을 마친 후 분노에 찬 눈으로 이강현을 노려보았다. 고운란이 이강현의 감언이설에 속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저 역시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강현이 한 말이 바로 제 뜻이예요.”“너 정말! 나 너 같은 손녀 없어, 너희들 우리 고씨 집안 자식 아니야!”어르신이 소리를 지른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고 화가 나서 고건민에게 더 심한 말을 하려고 할 때 고건강은 어르신을 힘껏 잡아당겼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몸이 상해요, 진정하세요.”고건강은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만약 고씨 집안이 무너지면 고운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기회를 잡아 잘 보이려고 하였다.어르신은 고건강을 노려보며 고건강까지 욕하려고 하였다.“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형님한테 끌려가면 안 돼요. 큰 형이 둘째 형한테 원한이 많은 거 아시잖아요. 우리 사이가 틀어지면 그게 큰 형이 바라는 거예요.”“근데 지금 둘째 형 쪽이 대세인데 앞으로 그쪽한테 기대할 지도 모르니까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도 득 볼 게 없어요. 일단 넘어가세요.”이득 외에 고건강 눈에는 도덕 같은 게 보이지 않았다. 충분한 이득만 얻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다 팔아먹을 수 있었다.그래서 지금 고건강은 자기 먹거리를 챙기기 위해 고민국 생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르신도 늙은 여우라 고건강 말을 듣고 속으로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방금 화가 난 김에 하마터면 일을 그를 칠 번 했다. 지금 고운란의 위세든, 이강현이 말한 진성택과의 관계든 두 사람의 세력이 강해짐을 보여주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고나서 어르신은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건강의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셋째야, 네 말이 맞아, 방금 내가 큰 실수를 할 뻔했어.”“잘 생각했어요. 이럴 때 강력하게 나가면 두 쪽 다 다치게 돼요.”어르신 표정이 느긋해지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강현의 손에서 득을 못 보게 될 것을 알아차리고 어르신은 즉시 전략을 바꿔 고운란을 찾기로 하였다.뭐라해도 자기 친 손녀인데 할아버지가 부탁하면 아무리 싫어도 자기 말을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어르신이 좀 지나치시다고 생각했다. 할말 못할 말 다 했는데 늙은 티를 내면서 덕 좀 보려고 하니 어이없었다.“할아버지, 상황은 다 얘기했고, 계속 고집부리시겠다면 운란에게 전화하세요.”“보자 보자하니,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너는 그냥 이 집안의 데릴사위일 뿐이야!”고민국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허허.”이강현은 가볍게 웃으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너 무슨 태도야! 거기 서!”고민국은 앞으로 나가 이강현의 팔을 잡아당기며 이강현을 혼내려고 하였다.고건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형님, 말로 하시죠, 화내지 마시구요.”“흥! 쟤 말 잘하는 거 좀 봐? 너무 건방지잖아!”어르신이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입 다 다물어, 운란이한테 전화할 거야!”고민국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강현을 잡은 손은 놓지 않았다.이강현은 차가운 눈으로 구민국을 바라보았다. 고민국은 뒷머리가 섬뜩한 것을 느끼며 이강현의 눈빛에 완전히 겁을 먹고 손을 놓아버렸다.“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내 명령없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고민국은 겁을 누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어르신 전화가 연결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 할아버지.”“빨리 돌아와, 할 말이 있어.”고운란이 어리둥절했다. 지금은 손님을 접대해야 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할아버지, 아빠랑 이강현이 돌아가지 않았나요? 무슨 일 있으세요?”“이강현 그 새끼 얘기 꺼내지도 마! 그 자식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재주 있어. 너 지금 원일그룹 사장 아니야? 집안 사업 망하게 생겼어, 원일그룹이 사라고 해.”고운란이 듣던 중 자기 할아버지 상업도덕에 어긋하는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할아버지, 지금 손님을 접대해
어르신은 전혀 놀라지 않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이강현을 보고 있는데 마치 금덩어리를 발견한 눈빛이었다.“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어르신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고민국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황급히 몸을 숙이고 어르신 귀에 대고 말했다.“아버지, 이 쓰레기랑…….”“흥!”건국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은 사람을 잡아먹는 듯한 매서운 눈빛으로 고민국을 노려보았다.“쓰레기는 네가 아니야?! 회사를 너한테 맡기고 나서 지금 무슨 꼴이야!”“아버지,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무 쓸모 짝도 없어, 이강현을 봐봐, 이게 진정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어르신은 말하면서 고민국에게 눈짓을 했다.이강현 때문에 들어온 오더이니 다시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이때 좋은 말 몇 마디로 이강현을 안정시키면 잃어버린 오더를 모두 찾아올 수 있고, 고씨 집안 사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아, 네네, 이강현 너 얼른 할아버지 옆에 앉아, 내가 의자 가져다 줄게.”고민국은 의자를 들고 어르신의 옆에 놓았다. 의도적인 호의였다. 이강현은 의자에 앉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갔다.“큰 아버지가 들어온 의자 제가 감히 어떻게 앉겠어요. 할아버지의 뜻도 이해합니다. 근데 고씨 집안 제품을 사면 진성택도 돈을 내면서 받는 거니까 저도 진성택이 계속 손해보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어르신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이강현이 한 마디로 그가 곧 꺼낼 말을 막아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색하게 웃고 나서 어르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진성택이 어떻게 손해를 봐, 그 사람 돈 많잫아.”“돈은 많는데 손해보면서 우리를 돕는 건 사실이잖아요. 전에 저를 도와준 건 갚을 게 있어서 그랬고, 지금 약속한 시간이 되었으니 거두어들여도 당연한 거죠.”이강현은 그들을 돕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이 상황에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술궂게 굴어 이강현으로 하여금 그들을 도울 생각을 단념하게 했다.만약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다. 고씨
“진성택과 제 관계는 말할 필요 없고, 말 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만 움직인다고 아시면 돼요.”이강현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어 상위권의 기세를 보여주었다.이강현의 도도한 모습에 고민국과 고건강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진성택이 왜 네 말을 들어, 네가 뭐라고!”고건강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강현은 고건강을 상대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르신만 바라보았다.어르신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굳은 얼굴로 고민국에게 말했다.“전화해서 진성택 지시 맞는지 확인해봐.”“아버지! 그걸 왜 물어봐요. 순전히 허튼소리예요! 믿을 필요 없어요!”“하라면 하지, 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어르신의 표정이 더욱 언짢아졌다.고민국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어 마지못해 휴대전화를 꺼내 바이어들의 전화를 뒤지기 시작했다.고건민은 그 틈을 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솔직히 말해 봐, 진성택이랑 무슨 관계야?”“제가 진성택 손자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때 운란이 힘들어 하니까 그냥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고건민은 눈알을 굴리더니 이강현을 깊이 들여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고건민의 속으로 이강현의 해명을 믿지는 않았지만 진성택이 이강현의 지시를 따른 다른 말은 믿었다.예전에 왕씨 어르신 생신 때 진성택이 이강현을 데리러 차를 몰고온 장면이 떠올리고 고건민은 이강현과 진성택 사이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더욱 깊이 믿었다.그러나 지금 고건민은 깊이 따질 마음은 없고, 오히려 고민국과 고건강이 망신을 당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였다.몇 년 동안 고건민은 고민국과 고건강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으며 많은 고통을 겪었으니, 지금 그들이 좌절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더없이 기쁜 일이다.고민국이 건넨 전화는 이미 상대방에게 연결되었고, 연결된 후 상대방이 말하기도 전에 먼저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형님, 저 민국이예요.”“어 그래, 나 지금 회의 들어가봐야
“운란이 아무리 사장이라고 해도 도우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도움을 수 있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족 사업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요.”이강현이 말을 마치자 그들 모두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지만 반박할 말이 없었다.체면이 깎인 어르신은 고민국을 매섭게 노려보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그를 원망했다.고민국은 이를 악물고 억지를 부리며 말했다.“네가 뭘 안다고 나서? 그래, 네 말이 맞다고 치자, 그래도 운란이 우리 회사 제품 독점판매해서 도와줄 수 있잖아!”“그건 돕는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거죠, 그럼 한 달도 못 버티고 쫓겨날 건데 그걸 바라세요?”이강현이 되물었다.할 말을 잃은 고민국은 이강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말해, 우리 제품 사다가 중간에서 가격을 올려 팔면 되잖아, 실적도 올리고!”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국의 말에 동의하였다.“민국이 말이 맞아, 회사 제품을 사가서 다시 팔면 문제없어.”“허허.”이강현은 약간 경멸하는 눈빛으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왜 오더가 빠지는지 아직 잘 모르시는군요. 기술, 생산라인, 원가 아무 것도 경쟁력이 없는 제품 누가 사겠어요?”“전에 장사가 잘 됐다는 얘기하지 마시구요, 그건 제가 받아온 오더예요! 운란이 너무 힘들어 하니까 제가 진성택에게 사람을 시켜 오더 내리라고 부탁했어요!”이강현의 말이 나오자 방 안의 사람들 모두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사실 그들도 회사 제품이 가격이 높지만 그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운란이 오더를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자신의 미모로 고객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강현이 한 말은 그들의 생각을 뒤엎었다.이강현의 말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 너 여기서 무슨 헛소리야! 네가 무슨 능력이 있다고 진성택을 찾아? 진성택이 무슨 사람인데 네가 부탁해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인 거 같아?!”고민국은 이강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어르신의 엄격한 말투에 고건민의 마음은 두려웠다.“그래요 아버지, 운란이 사장이라도 아버지 손녀딸이에요.”“흥!”어르신이 콧방귀를 뀌며 눈을 지긋이 감고 말했다.“사장이라고 집 장사도 잊은 게야?! 있는 지분을 다 팔았다고 연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그게…… 일도 그만뒀는데 그럴 명분이 안 되죠.”고건민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너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운란이 나가고 나서 오더 크게 줄었다고 들었어, 네 딸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별말 없이 지분 팔 때 알아봤다니까, 갈 곳을 찾아두고 가족 사업 망치려고 작성한 거 맞죠.”고건강이 따라 말했다.그들의 비난에 고건민은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꼈다.이미 마음속 선입견을 두어 고건민이 뭐라고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고건민도 지금 말하고 있는 이유 모두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왜 말이 없어? 인정 못하겠어? 너희들 정말 이렇게까지 비열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족 사업 망치고 나서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아?!”고민국이 노호했다.얼굴이 하얗게 변한 고건민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아니요, 집안에 해가 되는 일 정말 한 적이 없어요. 아버지 믿어주세요.”“다른 말은 필요 없고, 원일그룹도 의약업을 하고 있지, 운란이 집안 사업에 도움을 보태라고 말해, 오더도 주고, 지금 그만한 능력이 있는 거 아니야?”어르신이 이제서야 용건을 말했다. 고건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목이 쉬어 말했다.“운란이 사장이지만 아직 막 부임해서 너무 티 내서 하면 안 돼요, 그보다 지금 회사일 운란이 한 마디로 움직이는 거 아니잖아요.”“그래서 안 하겠다는 거야? 눈뜨고 집안 사업이 망하는 거 보고싶어? 너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어르신은 눈을 부릅뜨고 고건민을 노려보며 죽여버릴 것만 같았다.고건민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려 이강현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빨리 와서 도와주기를 바랐다.“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건민은 이런 대우에 푹 빠졌다. 마치 제왕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다리를 꼬이고 흔들면서 고건민 머리를 쳐들고 말했다.“여보세요, 누구세요?”“누구겠어! 네 형이지!”고민국이 화 내며 소리쳤다.고건민은 귓가에 있는 전화를 내려 발신자를 확인하였다. 고민국 번호이다.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에 고민국 전화를 받은 고건민은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아, 제가 지금 바빠서 누구 전화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어요. 무슨 일이예요?”“아버지가 널 찾아, 빨리 돌아와.”고민국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요? 아버지가 왜요? 혹시 몸이…….”“닥쳐! 아직 건강해, 돌아오라고 하면 빨리 돌아와!”고건민의 마음이 비로소 놓였다. ‘몸이 안 좋은 줄 알았잖아.’‘근데 이때 왜 날 불러, 왠지 수상해.’“네, 곧 돌아가겠습니다.”전화를 끊고 고건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강현을 향해 걸어갔다.지금 고운란은 한성 거물들을 모시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강현을 찾아갔다.“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어, 나보고 어르신 만나러 가래.”고건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강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할아버지도 뵐 겸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게…….”잠시 머뭇머뭇하다가 고건민은 이강현이 따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강현이 따라가면 번거로운 부분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 그럼 지금 출발하자.”“네.”이강현은 고건민과 함께 차를 몰고 어르신의 집으로 향했다.곧 두 사람은 어르신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서자마자 어르신의 싸늘한 눈빛에 고건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건민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방금 밖에서 산 과일과 영양제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어르신 앞으로 걸어갔다.“아버지, 저 왔어요.”“흥! 날 잊은 건 아니고?”어르신이 무뚝뚝한 얼굴로 말했다.“제가…….”“뭘 말하고 싶은데?! 네 딸이 사장이 됐다며, 이제 고씨 집안과도 인연을 끊을 거야?!”고건민의 이마에 식은
고민국과 고건강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어르신을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위급한 상황에서 어르신이 나서야 했다.두 사람이 상의를 마친 후 급히 어르신 거처로 달려갔다.의자에 누워 라디오를 끌어안고 듣고 있던 어르신은 두 아들이 황급히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곧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너희 둘 무슨 일로 왔어? 할말 있으면 그냥 말해.”어르신은 이미 알아차렸다는 듯이 바로 말했다.고민국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헤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니 아버님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세요.”“내가? 집안일에만 손댈 수 있는 노인한테 경영은 아니지.”어르신이 눈을 감았다.“집안일 맞아요. 둘째가 경영에서 물러났잖아요. 저랑 건강이 2억으로 그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고운란도 회사에서 퇴직한 거 아버지도 알고 있죠.”“맞아, 그건 나도 알고 있어, 2억이면 은혜를 셈이지.”일찍이 고건민 집안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어르신이라 그들이 경영에서 물러난 것도 바라는 바이다.고민국은 조금 난처한 듯 고건강을 쳐다보고는 고건강에게 계속 말하라고 눈길을 주었다.“운란이가 회사 업무 쪽 일을 맡았잖아요, 그래서 걔가 퇴사한 후 원래 바이어들이 주문을 취소해서 회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요. 근데 운란이가 원일그룹 사장이 된 거 있죠!”눈을 감고 있던 어르신이 눈을 번쩍 뜨며, 눈에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뭐?! 고운란이 어떻게 원일그룹 사장이 돼?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 이제 겨우 몇 살인데, 어떻게 사장이 될 수 있어?”“정말이예요, 아까 티비에도 나왔다니까요, 한성에 이름을 댈만한 사람들이 다 참석했어요. 고운한 그 년이 분명 무슨 거래를 한 게 분명해요.”“콜록콜록.”고건강 말이 빗나간 것을 보고 고민국은 힘껏 기침을 두 번 했다.“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운란이 보고 원일그룹 오더를 우리한테 넘기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기업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요.”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나서 어르신은
“작은 좌절일 뿐이야, 이겨내야 해! 고운란이 없으면 회사가 망해? 예전에도 힘든 적이 있었잖아!”고민국은 책상을 힘껏 치며 소리내어 말했다. 조금만 시간을 더 주면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건강은 입을 삐죽거리며 이상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난국도 고운란이 해결한 거잖아요, 잊었어요?”빵!구건국의 주먹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무슨 뜻이야?”“솔직히 말해 지금 이 상황 고운란과 관련이 있는 거 분명해요. 그 바이어들은 대부분 고운란이 데려온 겁니다, 형님, 잘 생각해보세요.”고민국이 아무 말없이 의자 등받이에 힘없이 기대어 앉았다.사실 고민국도 생각을 못한 바는 아니다. 바이어 주문 취소가 고운란 퇴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이미 구운람을 쫓아냈고, 지분까지 헐값에 사들였는데 지금 후회하여 고운란을 모셔온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tv 속 화면은 원일그룹 정문 앞으로 옮겨졌고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되었다.센터에는 고운란과 이강현이 서 있었고, 기타 한성 거물들도 모두 테이프 커팅식 대열에 포함되었다.곧바로 원일그룹 테이프 커팅식이 시작됩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원일그룹 고운란 사장이 서 있고…….”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며 고민국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두 손으로 가슴을 꽉 쥐었다.고건강은 부러운 듯 질투의 눈빛으로 센터에 선 고운란을 바라보며 그 자리가 자기 자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품었다.수천억의 대그룹을 손에 넣는 기분 정말 상상할 수 없었다.“푹!”고건강이 한창 부러워하고 있을 때 고민국이 피를 토했다.피가 멀리 뿜어져 나와 TV의 스크린에 튀어 스크린에 핏기를 보였다.“형, 형님 왜 그러세요? 갑자기 왜 피를 토해요!”고건강이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해하였다.고민국은 입가의 피를 닦았다. 피를 토하고 나니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난 괜찮아!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고운란이 원일그룹을 사장이 될 줄은, 그러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얼마간 혜택을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