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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1화

“프레드.”

전화기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프레드가 대답했다.

“네.”

“그들에게 협조해.”

“?!!”

프레드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은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의 답변을 기다리는 듯 서 있었다.

프레드는 다시 몸을 돌려 밖으로 몇 걸음 더 나가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계속 말했다.

“여왕 폐하, 이 사람들이 무엇을 하러 왔는지 아세요? 소독이 아니라 소독이라는 핑계로...”

“사람을 찾는다, 그렇지?”

그의 말을 끊은 여왕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아시면서 왜...”

프레드는 깜짝 놀랐다.

여왕이 상대방의 속셈을 모르기 때문에 풀어주겠다는 말을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있으면서 어떻게 이 사람들을 들여보내라고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이 들어오게 한다는 건...

“프레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 여기는 대사관이지 Y 국 왕궁이 아니야. 프레드가 한번 거절할 수 있지 두 번, 세 번 거절할 수 있겠어? 그들은 단념하지 않을 거야.”

잠깐 뜸을 들이던 여왕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을 들여보내. 막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게 그냥 내버려 둬.”

“한 번 철저히 수색하라고 해야 진짜 체념할 것이고, 다음번에도 핑계를 대기가 쉽지 않을 거야.”

그 말을 들은 프레드는 그제야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전화를 끊고 난 프레드는 다시 생각하더니 그제야 돌아서서 뒤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는 상대방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나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모두 몇 명이지?”

“다섯 명입니다.”

상대방이 대답했다.

“각자 다른 층에 있는데 모두 불러서 지시를 들을까요?”

대답은 이렇게 하면서도 말투는 조금 무례했다.

“아니, 소독해야 하는 거 아니야? 가봐, 모든 층과 방을 잘 소독하고, 지저분한 바이러스나 역병 같은 것이 우리 대사관에 퍼지지 않도록 해. 우리 이곳 사람들이 병에 걸리면 당신들 나라가 책임져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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