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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7화

Author: 금추
“여진구는 졸업하던 해, 아버지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 병원에 두 달 가까이 누워 계셨죠.”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아무런 경력이나 인맥도 없이, 바로 회사를 떠맡게 됐어요.”

임유진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엔 지나온 시간에 대한 무게가 스며 있었다.

“선배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많았어요. 겉으로만 순종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딴짓했죠. 가까운 친척들조차도 그를 없애고 싶어 했어요.”

“선배의 비서도 매수당했고, 회사의 중요한 결정들도 대부분 맨 마지막에야 전달됐죠.”

“삼촌들이 협조라는 명목으로 회사에 강제로 들어와선 매일 술자리에 끌고 다녔어요. 결국 한 달도 안 돼서 위천공이 생겼어요.”

“한 번은 완전히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에 취했는데, 친삼촌이 프로젝트 팀장들까지 끌고 와서 술상에 선배를 억지로 눌러 앉혔어요.”

“그날 선배 어머니가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려 했지만, 문 앞에서 쫓겨났죠.”

“결국 제가 갔어요. 그리고 제가 직접 선배를 데리고 나왔어요.”

은정은 짙은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았고, 그의 말투에는 어딘지 모를 날카로운 조롱이 담겨 있었다.

“걔를 위해선 꽤 용감했네.”

유진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날 내가 안 갔으면, 선배는 진짜 술자리에서 죽었을지도 몰라요. 그 사람들은 나한텐 어떻게 하지도 못했어요.”

“물론, 나를 무서워해서가 아니라, 제 삼촌을 두려워했죠.”

유진은 당시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 방에 들어섰을 때, 말도 없이 정신을 잃은 여진구를 부축하려 했고, 누군가가 막아섰지만, 옆에 있던 이가 정중히 말했다.

“임씨 집안 사람이야!”

다른 사람이 물었다.

“임씨 집안?”

“임구택 사장님의 조카야.”

그 순간 방 안은 일순 조용해졌고, 유진이 여진구를 부축할 때는 오히려 사람들이 의자를 치워주며 도와주겠냐고 물었다.

약한 자를 괴롭히고, 강한 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뻔뻔함. 그들의 이중적인 얼굴은 그날 그대로 드러났다.

그날 이후 진구는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고, 그는 알게 된 것이다. 자신이 약한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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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회장님께도, 사모님께도 죄송해요!”조명순 아주머니는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리며 울먹였다.“아들이 막 졸업했는데, 그동안 모은 돈 다 털어 집 사줬어요. 배상할 돈도 없고, 그래서 거짓말을 했어요. 정말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임유진은 냉소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아주머니가 진짜 사과해야 할 대상은, 누명 씌워진 고양이랑, 그 고양이의 주인이죠.”조명순은 자책하듯 자기 뺨을 한 대 때렸다.“맞아요. 제가 도련님께 죄를 지었어요.”“애옹이한테도 미안해요. 제가 죄인이에요!”서선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나무랐다.“아주머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겨우 드레스 하나 때문에 그런 거짓말을 해요? 설마 진짜 배상받으라고 했을 줄 알아요?”“제가 어리석었어요!”조명순은 다시 한번 자기 뺨을 때렸다. 서선영은 곧장 구은태를 향해 말했다.“아주머니도 고의는 아니었잖아요.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는 거니까요.”유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여사님은 참 관대하시네요. 근데 삼촌의 고양이한텐 왜 그 관대함이 없으셨어요?”“이렇게 뚜렷한 차이를 두시니, 제가 삼촌이라도 이 집에 마음 붙이기 어려울 것 같네요.”그동안 서선영이 애써 유지해 오던 자상한 계모 이미지가 유진의 말 한마디에 철저히 무너졌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유진이 임씨 집안의 손녀라는 사실 때문에 감히 티도 못 내고 억지 미소를 지어야 했다.“유진 씨 말이 맞아요. 제가 그땐 너무 성급했어요. 진실을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은정을 오해했네요.”유진은 구은태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보시다시피, 대부분의 일은 소문이나 왜곡, 혹은 누군가의 고의적인 조작에서 시작되는 거예요. 삼촌에 대한 외부의 이야기들도 그런 경우가 많지 않을까요?”은태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서선영을 날카롭게 쏘아보며 말했다.“사실 확인도 안 하고 은정을 몰아붙이고, 은서까지 나서서 그러더니, 지금 생각해 보면 은정이 얼마나 억울했겠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3화

    임시호가 차를 마시며 조용히 앉아 있는 것 외엔, 구은태조차 더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다만 직접 꾸짖지는 않고, 타협을 구하는 말투였다.“집안일 가지고 경찰까지 부르는 건 좀 과한 거 아니겠니?”“맞아요, 소문나도 좋을 게 없잖아요!”서선영이 급히 덧붙였다. 그러나 임유진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귀엽게 웃었다.“할아버지, 여사님의 드레스 아주 비쌌겠죠? 그 정도면 고가 자산 손실 아닌가요? 어떻게 그게 작은 일이겠어요?”서선영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일도 꽤 지났고, 드레스도 그렇고 고양이 털도 다 버렸어. 설사 경찰을 부른다 해도, 뭘 조사할 수 있겠어.”“아니요, 조사할 수 있어요!”유진은 자신감 있는 어조로 말했다.“집에 CCTV 정도는 있겠죠? 방 안에는 없다 해도, 복도에는 있을 거예요.”“경찰이 오면 그날 삼촌 고양이가 정말 방에 들어갔는지, 누가 고양이 방에 들어가 털을 가져간 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만 해도 전부 밝혀지죠?”순간, 거실 안은 고요해졌고, 유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여사님이 옛정을 생각해서 경찰 부르기 싫으시면, 제가 대신 악역 할게요. 제가 직접 신고하죠.”말을 끝내자마자, 유진은 핸드폰을 꺼내 신고 전화를 걸려 했다.“사모님!”조명순 아주머니가 다급히 외쳤고, 서선영도 얼굴이 굳어졌다.“유진아!”유진은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여사님, 드레스 하나 때문에 삼촌은 집을 나가야 했어요. 도대체 도우미 한 명이 중요한가요, 아니면 삼촌이 더 중요한가요?”“정말 이해가 안 가요. 왜 여사님이랑 은서 이모는 항상 외부 사람만 감싸고, 정작 식구는 챙기지 않으세요?”“아니면, 애초에 삼촌을 식구라고 생각도 안 하시는 건가요?”유진의 말투는 한없이 순하지만, 하는 말 하나하나가 급소를 찔렀다. 이에 구은태는 눈빛이 어두워지며, 서선영을 차갑게 바라보았다.서선영은 몸을 움찔하며 손가락을 꽉 움켜쥐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유진이가 너무 과하게 말했네. 당연히 은정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2화

    서선영은 애써 웃으며 두어 번 헛기침하듯 웃었다.“그건 조명순 아주머니야. 그분도 미안해했어. 원래 아주 세심한 분인데, 그날은 내가 문을 제대로 안 닫아서 생긴 일이라, 내 문제였지.”그러나 임유진은 바로 반박했다.“그 말씀을 드리려는 게 아니에요.”“제 말은요, 어떤 도우미는 실수로 주인의 귀한 물건을 망가뜨리고 나서, 혼날까 봐 책임을 고양이한테 떠넘기는 경우도 있다는 거예요.”“말도 못 하고 해명도 못 하는 고양이야말로, 가장 만만한 희생양이 되기 쉬우니까요.”서선영의 얼굴빛이 살짝 달라졌다.곧장 말을 받았다.“그 아주머니는 그런 사람 아니야.”“그런 사람인지 아닌지는 직접 물어보면 되겠죠?”임유진은 옆에서 차를 따르던 도우미에게 고개를 돌렸다.“조명순 아주머니 좀 모셔 와 주세요.”서선영은 반사적으로 구은태를 바라봤다. 이건 엄연히 집안일인데, 외부인인 임유진이 너무 앞장서는 게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물론 속으로만 생각할 뿐, 입 밖에 낼 수는 없었다.임시호는 누구보다 예의를 중시하는 사람이었기에, 그 역시 상황의 선을 아는 사람이었지만, 이번엔 나서지 않고 오히려 농담을 건넸다.“자네가 아까 손녀 칭찬하더니 말이야. 봐, 이젠 하늘 높은 줄도 모르고 다 나서잖아. 자네가 칭찬했으니, 자네가 책임져야겠군.”구은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칭찬한 거 맞으니, 내가 감싸는 것도 당연하지. 오늘은 우리 집안일, 유진이한테 다 맡겨보지.”그러고는 도우미에게 지시했다.“유진 양이 하라는 대로 해요. 오늘은 다들 유진이 의견 따르도록 해요. 나도 궁금해졌어. 그 드레스, 정말 고양이가 망가뜨린 건지 아닌지.”“네.” 도우미는 머리를 숙이고 물러났다. 서선영은 입꼬리를 억지로 올리며 앉은 자세를 더 꼿꼿이 세우고는 유진을 향해 말했다.“그래요. 우리 유진이 기분 맞춰줘야죠.”표면상으론 다정한 말이었지만, 그 안엔 괜히 일을 크게 만든다는 비아냥이 섞여 있었다.구은태는 조용히 서선영을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1화

    유진의 또렷한 이목구비에 냉랭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가족이라면, 먼저 이유를 묻고 내 편을 들어야죠. 그런데 은서 이모는 왜 아무 설명도 듣지 않고 먼저 외부 사람 말을 믿으세요?”“삼촌은 이제 막 회사를 맡았어요. 당연히 인정받지 못하고 견제받을 수도 있어요. 삼촌이 때렸다는 그 사람들이 정말 아무 잘못이 없었다면, 벌써 경찰에 신고했겠죠.“그런데도 조용히 뒷말만 하고, 몰래몰래 이의 제기만 한다는 건, 그 사람들이 평소 얼마나 겉과 속이 다른지 보여주는 거 아닌가요? 그런 말을, 믿을 수 있나요?”“만약 제 동생 임유민의 친구가 우리 집에 와서 유민이가 잘못했다고 말한다고 쳐요.”“그리고 전 유민의 누나, 즉 제일 가까운 사람이니, 전 당연히 유민이 말을 먼저 듣고 사실을 확인하려고 하겠죠.”“다짜고짜 친구 말을 믿고 동생부터 의심하진 않아요!”그때, 현관 쪽 꽃나무 사이로 드리운 그림자 너머에 서 있는 구은정의 시선이 거실 한가운데 있는 임유진의 맑고 단단한 얼굴을 향해 닿았다.가슴이 뜨겁게 요동쳤다. 파도처럼 넘실대는 감정이 가슴속에서 요란하게 솟구쳤고, 온몸의 피까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구은태는 구은서를 한번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유진이 말도 일리 있어.”은서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가 붉어졌다. 입술을 깨물고 억지로 웃음을 감췄다.“유진이가 오빠를 정말 잘 아는구나?”유진은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말했다.“전 그런 상황을 겪어봤어요. 제 사장님도 예전에 같은 방식으로 배척당하고, 억울한 누명을 썼거든요. 입장 바꿔 생각하면, 아주 쉬운 일이에요.”구은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앞으로는 회사 일도 좀 더 꼼꼼히 살펴야겠구먼. 은정이한테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게 말이야.”유진은 환히 웃으며 말했다.“할아버지는 정말 가장 합리적이세요!”그 칭찬에 구은태는 기분이 좋아져 임시호를 향해 말했다.“당신 손녀 참 똑똑해. 말도 잘하고, 눈도 밝고. 앞으로 크게 될 아이야.”임시호는 눈가에 잔잔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0화

    서선영이 급히 말했다.“은정이 잘못이 아니에요.”“은정이가 집에 돌아오고 나서 우리와 잘 어울리진 못했지만, 그건 성격이 조금 고집스러워서 그렇고 사실 따지고 보면 제가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탓이 크죠.”구은서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엄마, 모든 책임을 엄마가 다 떠안을 필요는 없잖아요. 회장님은 우리 집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오빠는 스무 살도 안 됐을 때 집을 나가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고, 아빠가 몇 번이나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연락 한 통 없었어요.”“그때마다 엄마가 혼자 곁에서 간병하고 돌봤죠.”은서는 임시호를 바라보며 억울함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회장님, 저희 부모님의 일은 회장님도 잘 아시잖아요. 처음에는 아빠가 실수로 엄마를 임신시킨 거였어요.”“엄마는 아빠 가정을 망칠까 봐, 임신한 몸으로 멀리 떠났어요. 원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였죠.”“나중에 오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그제야 아빠가 저희 모녀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죄책감을 느껴서 저희를 데려온 거예요.”“처음부터 엄마는 잘못한 게 없었고, 저는 더더욱 잘못한 게 없어요. 그런데도 오빠는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분노를 전부 저희한테 돌렸어요.”“저한테는 늘 적대적이었고, 엄마에게도 전혀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 적 없어요. 지금까지 수년 동안 저희 모녀에게는 늘 냉대뿐이었죠.”“이번에 오빠가 겨우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는 정말 진심으로 챙기고 배려했어요.”“그런데도 오빠는 여전히 저희에게 등을 돌렸고, 밖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와선, 저를 할퀴고, 엄마 옷도 망가뜨리고, 집안이 난장판이 됐어요.”“그런데도 엄마는 아무 말도 안 했고, 오빠는 오히려 화를 내고는 혼자 짐 싸서 나가버렸어요.”서선영이 서둘러 말했다.“은서야, 그만 좀 해. 문을 제대로 안 닫은 건 내 잘못이야. 고양이 잘못은 아니야.”임유진은 비웃듯 조용히 코웃음을 쳤다. ‘할 말 다 해놓고, 책임 다 떠넘긴 후에야 이제 와서 말린다고?’하지만 이제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49화

    구은서도 단정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회장님, 오랜만에 뵙네요!”예전에 구은서는 노정순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틀에 한 번꼴로 임씨 저택을 드나들었지만, 요즘은 확실히 뜸해졌다.임시호는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은서야, 요즘은 작품 안 들어갔니?”은서는 공손하게 대답했다.“새 드라마가 막 끝났어요. 지금은 집에서 쉬고 있어요.”유진은 임시호 옆에 서 있다가 서선영 모녀에게 인사했다.“여사님, 은서 이모!”은서는 웃던 표정이 약간 굳으며 농담 섞인 말투로 말했다.“벌써 내가 이모야?”유진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호칭은 바꾸면 안 되죠.”은서는 머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지, 오랜만인데 유진이는 여전히 예쁘고 착하네.”그러면서 임시호의 팔을 살짝 받치려 손을 내밀었다.“회장님,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시죠.”유진은 바로 임시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제가 할게요. 은서 이모까지 나설 일은 아니에요.”은서는 본래도 연예인 이미지가 있어 나이에 민감했기에, 유진이 한마디 한마디마다 이모라고 부르는 게 속이 부글부글 끓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우리 두 집안은 거의 한 식구잖니. 유진아, 그렇게 거리 둘 필요 없어.”구씨 일가 사람들은 임시호와 유진을 에워싸듯 둘러싸고 저택 안으로 향했다. 도우미들도 일렬로 서서 정중하게 맞이했다.구은태가 다실에서 나와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말했다.“어서 오게!”유진을 본 순간, 표정은 더없이 부드러워졌다.“유진이도 왔구나. 점점 더 예뻐지네. 우리 은서보다 더 연예인 같아! 남자친구는 있나? 생기면 너희 할아버지가 제대로 심사하셔야겠는걸?”유진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남자친구 없어요. 아직 어리고, 일에 집중해야죠!”구은태는 금세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임시호에게 말했다.“자네, 임씨 집안은 어린 여자아이도 이렇게 일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군!”그때 서선영이 과일을 들고 다가오며 다정한 얼굴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48화

    유진은 늘 생각해 왔다. 구은정이 웃을 때 참 잘생겼다고. 정말 잘생겨서, 방연하처럼 꽃미남에 약한 사람이라면 바로 반해버릴 그런 미소였다. 하지만 유진은 그 순간 잊고 있었다. 은정이 그렇게 웃는 모습은, 그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다는 사실을.“들어가서 푹 자.”은정의 평소처럼 차가운 목소리에는, 미세한 따스함이 스며 있었다. 그리고 유진은 손을 흔들며 웃었다.“잘 자요!”유진은 문을 열고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어 들어서기 직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등 뒤에서는 긴 그림자가 드리워진 채, 은정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천장 조명이 은정의 그림자를 길게 만들어 주었고, 유진은 문득 느꼈다. 오늘 밤을 기점으로, 두 사람 사이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서로가 좀 더 익숙해지고, 좀 더 친밀해졌다고.유진은 미소 지으며 조용히 문을 닫고 들어갔다. 전날 밤,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 덕분인지 주말 수업은 자연스레 쉬게 되었다.토요일 이른 아침, 유진은 은정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고 임씨 저택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마주친 건 동생 임유민이었다.그는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왜 어젯밤에 안 들어왔어?”평소 주말이면 금요일 밤부터 꼭 집에 오던 유진이었기에, 유민이 그렇게 묻는 것도 당연했다.사실 유진은 전날 밤, 은정이 바쁠 때 애옹이를 돌보았고, 그가 돌아온 후엔 또 한 시간 정도 수업까지 함께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그래서 대충 둘러댔다. “어제 야근이 늦게 끝나서 그냥 집에 있었어.”유진은 말을 마치고, 유민이 어깨에 멘 가방을 보며 물었다.“어디 가?”“친구들이랑 드론 날리기로 했어.”유민은 고개를 숙이고 신발을 갈아신으며 대답하자, 유진은 조용히 당부했다.“위험한 데 가지 말고, 정해진 구역에서만 날려.”“알았어!”유민은 손을 휘휘 저으며 집을 나섰다. 유진은 점점 남자다워지는 동생의 뒷모습을 보며, 어느새 저 아이도 훌쩍 자랐다는 사실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47화

    “여진구는 졸업하던 해, 아버지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 병원에 두 달 가까이 누워 계셨죠.”“그래서 졸업하자마자 아무런 경력이나 인맥도 없이, 바로 회사를 떠맡게 됐어요.”임유진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엔 지나온 시간에 대한 무게가 스며 있었다.“선배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이 많았어요. 겉으로만 순종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딴짓했죠. 가까운 친척들조차도 그를 없애고 싶어 했어요.”“선배의 비서도 매수당했고, 회사의 중요한 결정들도 대부분 맨 마지막에야 전달됐죠.”“삼촌들이 협조라는 명목으로 회사에 강제로 들어와선 매일 술자리에 끌고 다녔어요. 결국 한 달도 안 돼서 위천공이 생겼어요.”“한 번은 완전히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에 취했는데, 친삼촌이 프로젝트 팀장들까지 끌고 와서 술상에 선배를 억지로 눌러 앉혔어요.”“그날 선배 어머니가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려 했지만, 문 앞에서 쫓겨났죠.”“결국 제가 갔어요. 그리고 제가 직접 선배를 데리고 나왔어요.”은정은 짙은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았고, 그의 말투에는 어딘지 모를 날카로운 조롱이 담겨 있었다.“걔를 위해선 꽤 용감했네.”유진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그날 내가 안 갔으면, 선배는 진짜 술자리에서 죽었을지도 몰라요. 그 사람들은 나한텐 어떻게 하지도 못했어요.”“물론, 나를 무서워해서가 아니라, 제 삼촌을 두려워했죠.”유진은 당시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 방에 들어섰을 때, 말도 없이 정신을 잃은 여진구를 부축하려 했고, 누군가가 막아섰지만, 옆에 있던 이가 정중히 말했다.“임씨 집안 사람이야!”다른 사람이 물었다.“임씨 집안?”“임구택 사장님의 조카야.”그 순간 방 안은 일순 조용해졌고, 유진이 여진구를 부축할 때는 오히려 사람들이 의자를 치워주며 도와주겠냐고 물었다.약한 자를 괴롭히고, 강한 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뻔뻔함. 그들의 이중적인 얼굴은 그날 그대로 드러났다.그날 이후 진구는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고, 그는 알게 된 것이다. 자신이 약한 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46화

    유진은 눈을 가늘게 접으며 환하게 웃었다.“왔네요!”“응.”구은정의 콧소리에 힘이 실려 있었다.그날, 은정이 유진의 집에서 여진구와 방연하를 마주친 이후로, 그는 다시 찾아올 때마다 꼭 문을 두드렸다. 혹시라도 또 누군가와 마주치게 되어 오해가 생길까 봐서였다.은정은 안으로 한 걸음 들어오며 몸을 숙여 애옹이를 안았다. 그 순간 진한 술 냄새가 퍼졌다. 짙고 독한 향이었지만, 이상한 불쾌함은 없었다.유진이 물었다.“술 많이 마셨어요?”은정의 눈빛은 여전히 짙고 맑았다.“그렇게 많이는 안 마셨어. 안 취했어.”유진은 웃으며 말했다.“술에 취한 사람들 전부 그렇게 말하죠.”은정은 유진의 눈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그럼, 꿀물 좀 타 줘.”유진은 살짝 당황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문을 닫고, 두 사람은 함께 은정의 집으로 향했다.문을 열고 들어가자, 집 안 인테리어는 차분한 쿨톤 위주라 그런지 비 오는 밤의 정적이 더 깊어지는 듯했다.유진은 신발을 갈아 신고 바로 주방으로 향했다.“꿀 있어요?”“있어.”은정은 애옹이를 거실에 내려주고, 곧장 주방으로 따라 들어왔다. 그는 유진의 등 뒤에 서서 위쪽 찬장을 열었다.은정이 앞으로 몸을 기울이자, 유진은 거의 은정의 품 안에 들어가게 되었고, 고급스러운 셔츠 자락이 그녀의 이마 옆을 스치며 닿았다.유진은 순간적으로 몸을 긴장시키고 옆으로 살짝 몸을 틀었다.“여기.”은정은 꿀을 건네주었는데, 눈빛은 전보다 더 짙어져 있었다. 그러고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유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쉬고 계세요. 금방 만들어 드릴게요.”은정은 자신에게서 술 냄새가 날까 봐 걱정되었는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샤워 좀 할게.”은정이 돌아서 나가자, 유진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10분 후해장국을 들고 거실로 나온 유진은, 샤워를 마친 은정과 마주쳤다. 은정은 목욕가운을 입고 나왔고, 젖은 머리카락은 따로 말리지 않은 듯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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