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190화

Author: 금추
하명아가 떠난 후, 방연하는 임유진의 팔짱을 끼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 송연석, 진짜 징그럽다. 근데 저 둘이 나영하를 만난 것도 재수 없긴 하지.”

여진구는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

“유혹을 못 이겨서 저지른 건 본인 책임이야. 운이 나빴던 게 아니라 그냥 스스로 자초한 일이지.”

“맞는 말이에요!”

연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 선배를 칭찬해야 해. 그런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직한 사람!”

진구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이제 알겠지?”

그러면서도 눈 끝으로는 슬쩍 유진을 바라봤으나, 유진은 곁눈질로 구은정을 바라보았다.

은정은 묵묵히 짐을 정리하고 있었고, 평소처럼 유진이 쳐다보면 자연스럽게 눈을 맞춰주던 반응도 없었다.

‘화가 난 걸까?’

유진은 속으로 의아해하며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

다들 산에서 내려갈 즈음, 영하와 예나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고, 명아도 차를 몰고 먼저 떠났다. 명아가 차에 타려 하자, 송연석이 차 문을 붙잡고 애원했다.

“명아야, 내 말 좀 들어봐!”

연석은 급하게 휴대폰을 열어 보여주며 말했다.

“봐, 나영하가 먼저 나한테 연락해서 유혹한 거야! 내가 먼저 접근한 게 아니라고! 대화 기록을 보여줄게!”

그러더니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애원했다.

“명아야, 내가 잘못했어. 우리가 이렇게 오래 만났잖아. 한 번만 용서해 줘, 응?”

“다시는 안 그럴게. 정말이야!”

사실, 영하는 떠나기 직전 명아에게 일부러 연석과 잠자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영하는 뻔뻔하게 모든 걸 털어놓고선 가버렸고, 결국 연석만 남아 이 사태를 수습해야 했다.

하지만 명아의 반응은 냉정했다. 그녀는 연석이 차에 타려 하자 힘껏 밀쳐내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 차는 내가 산 거야. 우리 이제 헤어졌으니까 알아서 돌아가.”

그 말과 함께 명아는 차 문을 닫고 바로 출발했다.

유진은 조수석에 앉아 지나가면서, 길 위에서 분노에 찬 얼굴로 욕설을 퍼붓는 연석을 보게 되었다.

“잘했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91화

    유진은 살짝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방연하가 왜요?”구은정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나영하가 우리 둘이 새벽에 밖에 나갔던 걸 은근히 언급했잖아. 굳이 방연하한테 해명할 필요 없어.”“첫째, 나는 방연하와 아무런 관계도 없어. 내 눈엔 그저 네 친구일 뿐이야.”“둘째, 나는 걔를 좋아하지 않아. 단지 걔가 나를 좋아한다고 해서, 네가 나를 걔의 소유물처럼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은정은 단호한 어조로 덧붙였다.“기억해 둬. 너는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 걔에게 설명해 줄 의무가 없어.”유진은 순간 멍해졌다가, 곧 그의 말뜻을 깨달았다. 그리고 은정은 계속해서 말했다.“이번 주말은 즐겁게 보내려고 나온 거니까 분위기를 망치고 싶진 않아.”“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방연하한테 분명하게 말할 거야. 더 이상 나한테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유진은 가만히 듣다가 중얼거렸다.“이 말,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은데?”은정은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가 예전에 유진에게 했던 말과 똑같았다. 이제는 그 말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만 같아, 왠지 모르게 신경이 쓰였다.은정은 목소리를 조금 부드럽게 낮추며 물었다.“그런 말을 전에 들어본 적 있어?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나?”유진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은정은 약간 실망한 듯했지만, 유진을 바라보는 눈빛은 한층 깊어졌다.“그냥 내가 한 말만 기억해 두면 돼.”그러자 유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진짜로 연하한테 마음을 줄 생각 없어요?”‘이번 여행에서 연하와 함께 지내면서, 연하의 성격도 어느 정도 알았을 텐데.’은정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그의 목소리는 더욱 낮고 깊어졌다.“그럼 너는? 정말 나랑 걔가 이어지길 바라는 거야?”은정의 깊은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유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순간적으로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은정은 유진의 부드러운 얼굴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지만, 결국 참았다.“그냥 신경 쓰지 마. 난 걔를 좋아하지 않아. 그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92화

    강렬한 햇살이 차 안으로 스며들었다. 차 안은 따뜻했고, 반복되는 도로 풍경이 졸음을 유발했다.전날 밤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임유진은 지루한 차 안에서 금세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잠들었다.햇살이 유진의 얼굴을 비추며 피부를 더욱 맑고 투명하게 만들었다. 살짝 벌어진 입술과 편안하게 잠든 모습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다.구은정은 차 속도를 줄이고, 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운전했다.한 시간이 지나 강성에 도착하자, 유진은 잠에서 깨어났다. 여진구와 방연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고, 이후 남쪽 도심으로 향했다.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질녘이었고, 유진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크게 기지개를 켰다. 그녀의 휠체어를 밀어주던 은정에게 활짝 웃으며 말했다.“이틀 동안 챙겨줘서 고마워요. 집에 들어가서 차 한잔 마시고 갈래요?”저녁노을이 은정의 얼굴을 물들이며 원래 차가운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곧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괜찮아. 다음 주에 보자.”유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주엔 출근해야 해요. 오래 못 가서 업무가 많이 쌓였을 거예요. 토요일에도 출근할 수도 있어서 못 가게 되면 미리 연락할게요.”은정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그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리 바빠도 건강 챙겨.”“알았어요!”유진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노을빛이 유진의 얼굴을 더욱 선명하게 비추었고, 그녀의 밝은 미소가 더욱 돋보였다.“그럼 들어갈게요. 운전 조심해요!”“잘 가.”은정은 역광 속에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유진은 배낭을 메고 직접 휠체어를 밀며 도로 건너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문턱 앞에서 한 번 더 돌아보았다.은정이 여전히 그 자리에서 서 있는 것을 보고, 유진은 환하게 웃어 보인 후 문 안으로 들어갔다.유진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은정은 조용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희미한 연기가 황혼 속에서 퍼지며, 그의 깊고 어두운 눈빛을 가렸다.유진이 집으로 돌아오자, 유진을 챙겨주는 노하숙 아주머니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93화

    “열어 보면 알겠지!”유진은 상자를 집어 들고 임유민의 품에 안겨주었다. 유민은 혹시나 장난이 아닐까 싶어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던 물건을 꺼내 본 순간, 유민은 순간 말을 잃었다. 그것은 도자기로 만들어진 마트료시카 인형이었다.“이거 정말 못생겼네!”유민은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난 어린애도 아닌데, 이런 걸 왜 줘? 아니, 어린애들도 이런 거 안 좋아할걸?”유진은 웃으며 그의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이건 네가 원래 아이 같다는 걸 상기시키려는 거야. 너무 어른스러운 척하지 마!”유민은 찌푸린 얼굴로 유진의 손을 피하며 반박했다. “누가 어른스러운 척했어? 누나가 가볍게 구는 거지, 나까지 누나처럼 행동하라는 건 아니잖아!”유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나처럼 사는 게 뭐가 어때서?”유민은 손에 든 마트료시카의 둥근 얼굴을 바라보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누나가 항상 그렇게 행동하니까, 내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거야. 그래야 누나를 보호할 수 있잖아.”변성기를 지나고 있는 유민의 목소리는 아직 어딘가 거칠었지만, 그 속에는 단단한 결의가 서려 있었다.이에 유진은 웃으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유진은 자신의 키와 거의 비슷해진 유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난 나를 지킬 수 있어. 진짜로 어린애가 아니라고!”그러자 유민은 코웃음을 치며 마트료시카를 손에 들고 문 쪽으로 향했다.“나 갈게. 누나도 푹 쉬어.”“마음에 안들면 네가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선물해!”유진은 문틀을 잡고 몸을 내밀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임유민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걸어 나갔다.‘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선물하라고?’그랬다간 그 여자애가 유민의 취향을 의심하며 멀어질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직 좋아하는 여자애도 없었다.방으로 돌아온 유민은 마트료시카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유민은 싫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결국은 자신의 피규어 컬렉션 진열장 한쪽에 올려두었다.다른 피규어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94화

    구은서는 한때 많은 사람에게 찬사를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였다. 그런 은서에게 손성후의 과한 친절과 아부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치게 촌스럽고 가벼워 보였다.성후는 은서의 무뚝뚝한 태도를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 떠들어댔다. 그리고 은서는 무심하게 듣기만 하며 형식적으로 몇 마디 응대했다. 그러다 문득 성후의 삼각형 눈매를 보고 속이 울렁거렸다.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은서는 적당한 핑계를 대고 서선영이 있는 곳으로 갔다.서선영은 하화현과 몇몇 부인들과 함께 마작을 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때 하화현이 비꼬듯 말했다.“은서는 이렇게 훌륭한데, 왜 구은정은 제대로 된 사람이 못 되는 걸까요? 확실히 부모의 영향이 중요한 것 같아요.”옆에 있던 다른 부인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제 남편 말로는, 구은정도 꽤 유능하다고 하던데요? 그룹을 맡은 지 얼마 안 됐지만, 운영을 체계적으로 잘해 나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하화현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건 잘 모르고 하는 소리죠.”“대학도 제대로 졸업하지 않고, 젊었을 때 친구들과 방탕하게 놀다가 결국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집안으로 돌아간 거예요.”“그러니 경영을 잘할 리가 없죠. 사실상 서선영 여사님의 동생이 회사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제대로 버티지도 못했을걸요?”이런 이야기는 모두 서선영이 조금씩 흘려 들려준 내용이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은정은, 집안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한심한 인물이었다.하화현은 말을 끝내고 서선영에게 확인하듯 물었다.“맞죠, 여사님?”서선영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어쩌겠어요? 전 은정을 친아들처럼 생각했어요.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계속 돌봐주려고 노력했죠.”“그런데 은정이 회사를 망쳐버리도록 내버려둘 순 없잖아요. 그래서 동생에게 도와주라고 한 거예요.”하화현은 비꼬듯 웃으며 말했다.“후계자가 그렇게 무능하면 후견인이 더 힘들겠어요.”“가족끼리 돕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95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새하얀 페르시안 고양이 한 마리가 3층 창문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2층 난간을 밟고 한 번 더 도약한 뒤, 부드럽게 정원으로 내려섰다.오사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탄했다.“세상에! 정말 예쁜 고양이다. 네가 키우는 거야?”구은서는 애옹이를 바라보며 냉소적으로 웃었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구은정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 고양이까지 데리고 왔다.은정은 이 고양이를 보물처럼 여기며 전담 관리인을 붙여 돌보게 했고,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인지 은서는 이 고양이가 마치 은정을 떠올리게 해서 더욱 눈에 거슬렸다.하지만 은서가 은정을 싫어하는 진짜 이유는 집안 문제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소희와 연관된 사람들은 모두 싫었다.사라는 애옹이가 너무 마음에 들어먹을 것을 이용해 유인했다. 이윽고 그녀는 가볍게 애옹이를 품에 안았다. 그런데 애옹이는 사람을 경계할 줄도 몰랐다. 항상 은정에게 보호받아 왔기에, 쉽게 속아 넘어가고 말았다. 얼떨결에 품에 안긴 애옹이는 당황하며 불안한 듯 울어댔다.사라는 원래 고양이를 키우던 사람이었기에, 고양이를 다루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능숙하게 애옹이를 품에 안고 쓰다듬었다. 그러자 애옹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이 눈 색깔 좀 봐! 맑은 갈색이야. 게다가 완전 새하얀 털이라니, 정말 보기 드문 고양이야!”사라는 감탄하며 애옹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을 본 은서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마음에 들면 너한테 줄게.”그 말에 사라는 깜짝 놀라며 은서를 바라보았다.“이거 너무 갑작스러운데? 주인이 있는 고양이를 내가 어떻게 데려가?”은서는 냉랭한 시선으로 고양이를 내려다보았다.“난 촬영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도 적고, 돌볼 여유도 없어. 사실 예전부터 누군가에게 맡기고 싶었어. 네가 키우면 고양이한테도 행운이겠지.”사라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정말이야? 농담하는 거 아니지?”“진심이야.”은서는 애옹이를 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96화

    오사라도 거들며 말했다.“이 고양이가 누구 것이든 난 상관없어요. 어쨌든 은서가 나한테 준 거니까, 불만이 있으면 은서한테 가서 따져요.”“아가씨!”도우미는 간절한 표정으로 구은서를 바라보았다.“이 고양이는 도련님이 제게 맡긴 거예요. 아가씨가 함부로 보내버리면 도련님께서 저를 탓하실 거예요!”애옹이는 더욱 애처롭게 울어댔다. 불안한 듯 좁은 철창 안을 이리저리 맴돌며 탈출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은서는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뭐죠? 이 집에서 이제 내가 고작 고양이 한 마리도 마음대로 못 한다는 건가요?”은서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도우미를 노려보았다.“당신들 같은 도우미들은 상황을 봐가면서 행동할 줄 안다더니, 결국은 내 오빠한테 붙겠다는 거네요?”“좋아요, 그렇다 쳐도 나한테 대놓고 대들 생각은 하지 마요. 안 그러면 너 후회하게 될 거니까.”도우미는 눈앞의 은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예전에는 그저 조금 도도한 성격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는 점점 더 극단적이고 날카롭게 변하고 있었다.자신은 단지 맡은 바 책임을 다하려 했을 뿐이었다. 고양이를 돌보는 것은 그저 일일 뿐, 누구에게 붙고, 누구를 거스르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은서의 위협적인 태도를 보고, 도우미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라는 어색하게 웃으며 두어 번 헛기침했다. 그녀는 이 상황이 단순한 고양이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이건 구씨 남매의 힘겨루기다. 사라는 고양이 이동장을 번쩍 들고, 마치 승리자처럼 손을 흔들었다.“그럼 난 간다, 은서야!”은서는 냉정하게 말했다.“가. 누가 감히 막나 보자.”사라는 자신만만하게 걸어 나갔다.한편, 고양이를 돌보던 도우미는 걱정스럽게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는 조용히 퇴장한 뒤, 바로 은정에게 연락을 취하려 했다.‘이건 반드시 알려야 해!’도우미는 조용한 곳으로 가 핸드폰을 꺼냈다. 하지만 전화번호를 누르기도 전에,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가 스쳤다.순식간에 누군가 그녀의 손을 쳐버렸다.탁!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97화

    은정은 차가운 분노를 내뿜으며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곧장 은서의 방 앞에 도착한 그는, 문을 세게 두드렸다.잠시 후, 문이 열렸다. 은서는 실크 잠옷 차림으로 문을 열고,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물었다.“이 밤중에 무슨 일이지? 오빠?”마침 도우미가 은서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려다가, 문 앞에 선 은정을 보고 재빨리 뒤로 물러섰다. 그녀는 몰래 숨을 죽이며 이복남매의 대치를 지켜보았다.두 사람이 사이가 안 좋은 건 집안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심상치 않은데? 싸움이라도 벌어지려나?’은정의 눈빛은 싸늘했고, 낮게 깔린 목소리는 살기를 띠고 있었다.“내 고양이는 어디 있어?”은서는 이미 은정이 왜 온 건지 예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문틀에 기대며 태연하게 웃었다.“내 친구가 그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길래, 그냥 선물로 줬어요.”은정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그건 내 고양이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멋대로 남한테 줘?”은서는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고작 고양이 한 마리잖아요. 내가 결정하면 안 되나? 게다가 이건 오빠를 위해서이기도 해요.”“이제 막 회사를 맡았으면, 일에 집중해야죠. 고양이 키우는 게 뭐 그리 중요해요?”은정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났다. 그의 차가운 시선이 마치 칼날처럼 구은서를 꿰뚫었다.“네가 누구한테 고양이를 줬든 상관없어. 당장 전화해서 무사히 돌려놓으라고 해.”그러나 은서는 시선을 살짝 돌리며 여전히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다.“아마 못 돌려줄걸요? 내 친구가 오늘 저녁 8시 비행기로 BL시에 갔어요. 야외 촬영이 있어서 말이죠. 고양이도 같이 데려갔겠지.”은정의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다시 한번 말할게. 지금 당장 고양이를 데려와.”“진짜로 못 데려와... 으악!”은서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은정이 그녀의 목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은서는 본능적으로 몸부림치며 버둥거렸다.“놔, 놔줘요!”은정의 팔 근육이 단단하게 수축하며, 손가락이 서서히 조여졌다. 그의 목소리는 살기가 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98화

    서선영이 다급하게 물었다.“주사 맞았어? 고양이 몸에도 광견병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구은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늦었어. 원래는 내일 아침에 맞으러 가려고 했어.”서선영은 안타까운 나머지 목소리가 쉬어버렸다.“여보, 사람을 문 고양이는 절대 키우면 안 돼요! 한 번 사람을 물면 또 물게 돼요. 물어대는 개랑 똑같아요. 재앙이라구요!”구은태가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은서가 잘한 거다. 고양이는 그냥 남에게 주면 돼.”은정은 아무 말 없이 은서를 향해 걸어갔다. 은서는 차가운 살기를 내뿜는 남자를 보자 본능적으로 두려움이 밀려와 한 발짝 물러섰다.“오빠, 어쩌려고요?”구은정은 냉랭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고양이, 반드시 되찾아와야 해. 누가 뭐라고 해도 소용없어. 내 물건은 다른 사람이 결정할 수 없어.”“오늘 밤 고양이가 돌아오지 않으면, 너랑 너희 어머니 둘 다 이 집에서 나가!”은서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며, 그녀는 고통스럽게 고개를 돌려 구은태를 바라보았다.“아빠, 저랑 엄마는 이 집안사람이 아니에요? 고작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오빠가 저희를 내쫓겠다고요?”서선영은 더 심하게 흐느껴 울었다.“나는 알고 있었어요. 내가 이 집을 위해 아무리 희생해도 결국은 남이에요. 내가 낳은 딸도 마찬가지죠. 성이 서씨라도 이 집에서 제 자리는 없는 거예요.”“은정아, 은서를 겁주지 마라.”구은태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은정의 표정은 냉혹하기만 했다.“겁주는지 아닌지, 직접 확인해 봐.”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은정은 은서의 잠옷 깃을 움켜쥐고 그대로 그녀를 질질 끌고 나갔다.은서는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평소의 단정하고 오만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고, 은정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완전히 무력해졌다.“은서야!” 서선영이 울며 따라붙으며 필사적으로 애원했다.“은정아, 제발 놔줘! 부탁이야!”하지만 은정은 그 말을 생각도 없었다. 서선영은 다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8화

    곽시양은 임유진의 사무실에서 30분 넘게 있다가 나왔다. 복도로 나서자 동료들의 시선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졌다.시양은 다들 자신이 승진한 걸로 수군대는 줄 알고 웃으며 지나치려 했지만,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 한 명이 다급하게 말했다.“시양 씨, 얼른 회사 이메일 확인해 봐요.”시양은 곧장 사내 메일함을 열어봤고, 그 내용을 확인한 뒤 3분 넘게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고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눈에 잡히는 물건을 움켜쥐고 그대로 진소혜를 향해 달려들며 집어던졌다.소혜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두 사람은 한순간에 몸싸움으로 번졌다. 동료들이 달려와 가까스로 둘을 떼어놓자, 시양은 눈에 광기를 담고 소리쳤다.“진소혜, 이 악랄한 년! 팀장님도 모함하고, 나도 똑같은 수법으로 뒤통수 쳐? 너 같은 건 세상에서 그냥 사라져버려야 해!”소혜도 물러서지 않았다.“미쳤어? 그게 왜 내 탓인데? 그딴 더러운 짓을 해놓고 몰래 찍혔다고 나한테 화를 내?”“너야! 너밖에 없잖아!”시양은 미친 사람처럼 소혜에게 다시 달려들려 했다. 이때, 현준이 달려 나와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진정 좀 해!”“꺼져!”시양은 손을 뻗어 정현준의 뺨을 그대로 후려쳤고,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당신이 날 찍었지! 그리고 진소혜한테 넘겼지! 둘 다 정말 비열해!”현준도 결국 폭발했다.“유혹한 건 당신이 먼저였잖아!”시양은 그대로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아악!”유진은 사무실 문 앞에 서서 이 난장판을 조용히 지켜봤다. 몇 마디 오가는 대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어찌 돌아간 건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시양은 입사 이후 내내 소혜에게 눌려 지냈다. 겉으론 아첨하며 따라다녔지만, 소혜가 자신을 무시하고 조롱하듯 대하던 걸 속으로는 원망하고 있었다.시양은 현준이 소혜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도 소혜에게 특혜를 줬던 그를 시양은 일부러 유혹했다. 현준을 차지해 소혜를 공격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현준은 시양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7화

    이날, 임유진은 티타임에 진소혜와 마주쳤다. 소혜는 입술을 다물고 웃으며 말했다.“팀장님, 구씨그룹의 총애를 받으니 우리 부서 실적도 쭉쭉 오르겠죠? 부서 직원들 대신 감사드려요, 팀장님.”유진은 커피를 받아 들고 나가려다, 소혜의 옆을 지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 소혜 씨가 한 거라는 거 알아요. 이미 누가 나한테 말해줬거든요. 그래서 소혜 씨 그냥 두지 않을 거예요.”소혜의 얼굴빛이 살짝 굳어졌고, 고개를 돌려봤을 땐, 유진은 이미 자리를 떠나 있었다.오후 회의에서 유진은 이렇게 발표했다.“이번 평가 기간 동안 곽시양 씨가 업무에 성실히 임했고,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었어요. 따라서 정현준 씨의 직책을 승계하여 부서 부팀장으로 승진해요.”“인사팀에서 곧 공식 공지드릴 예정이에요.”유진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엔 놀라움이 번졌고, 시양 본인조차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었다. 부서 내에서도 존재감이 적었고, 입사한 지 오래되지도 않았으며, 능력이나 실적 모두 소혜에 비해 부족했기에, 시양이 발탁된 건 모두에게 의외였다.소혜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팀장님, 부팀장 선발 기준이 뭔가요? 기준을 명확히 해주시죠.”유진은 싸늘한 눈빛으로 소혜를 응시하며 말했다.“기준? 내 마음대로 정하는 게 기준이라면 기준이겠죠”소혜는 눈을 크게 떴고, 유진은 고개를 돌려 멍하니 있는 시양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시양 씨, 제 사무실로 잠깐 와요.”“네?”시양은 얼떨떨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소혜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서둘러 유진을 따라갔다.유진이 회의실을 나서자, 안에서는 수군거림이 폭발했다. 최근 있었던 일로 인해 유진은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었고, 그런 유진이 능력도 부족한 신입을 뛰어넘어 부팀장으로 발탁했다는 점에서 불만과 의문은 더 커졌다.현준도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이 인사 결정은 사전 상의 없이 유진이 발표한 것이었고, 그 역시 놀라고 있었기 때문이다.소혜는 맞은편에 앉은 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6화

    유진은 구은정의 표정을 보고, 가슴 어딘가가 서늘해졌다. 그는 평소와는 어딘가 다르게 느껴졌고, 유진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어제 술 마셨다던데, 괜찮아요?”은정은 유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괜찮아.”“안 좋아 보이던데, 이제 술은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유진이 조용히 은정에게 당부했다.“응.”그 말에 은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시간 됐어요. 나 출근해야 해요.”유진은 그렇게 말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고, 그렇게 둘은 스쳐 지나갔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유진은 안으로 들어갔다.그런데 조금 전 은정이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이 자꾸 마음에 걸렸고,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순간 망설임도 없이 엘리베이터 문을 다시 열고, 급히 뛰쳐나왔다.그러나 복도엔 이미 그의 모습이 없었다. 유진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스스로가 어이없었다.‘내가 지금, 도대체 뭐 하는 거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걸까? 아니, 지금은 내 문제부터 정리해야 해. 괜히 그 사람한테 짐이 되어선 안 돼.’그날 오후, 은정은 늦게서야 회사에 출근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법무팀에 최이석 관련 고소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마심호는 납득하지 못한 얼굴이었다.“그 사람 같은 놈은 봐줄 이유가 없죠. 이번 기회에 서성 라인 애들도 좀 눌러놓는 게 나아요.”그러나 은정은 별다른 설명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저도 제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요.”그날 저녁, 은정은 늘 그랬듯 이경 아파트로 돌아왔다. 조용히 복도를 지나, 곧장 유진의 집 앞으로 갔다.문 비밀번호는 여전히 바뀌지 않았고, 은정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집 안은 예전 그대로였고, 유진은 아무것도 챙겨가지 않았다.그런데도 방 안은 왠지 썰렁했는데, 무언가 본질적으로 달라져 있었다. 은정은 그녀가 드라마를 자주 보던 소파에 앉았다. 그 자리에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드리울 때까지 그렇게 있다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5화

    은정은 책상 위의 휴대폰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녹음 안 했어요.”서선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은정아, 이 일은 내가 밖에 알리지 않을게. 대신 조건이 있어. 최이석 일, 바로 고소 취하하고 다시는 들추지 마.”“그리고 스스로 구씨그룹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회사도, 강성도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네 아버지에겐 그냥 말하면 돼. 죄책감 때문에 이 집에 더는 못 있겠다고. 이번엔 분명히 놔줄 거야.”“네가 떠날 땐, 내가 사람을 시켜서 돈도 챙겨줄게. 아버지한텐 그걸로도 충분히 체면 세워준 셈이 될 거야.”은정은 서선영을 냉랭하게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당신 딸을 희생해서까지 날 함정에 빠뜨린 이유가 최이석 때문이었네요.”서선영의 얼굴이 순간 굳더니 곧바로 해명했다.“그 사람은 내 동생 밑에서 오래 일했어. 난 내 동생을 위해서 한 거야. 은정아, 지금 네가 분위기 바꿔서 빠져나갈 생각은 아예 하지 마.”“내가 당신 말대로 안 하면요?”은정은 담배를 내뿜으며 한껏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어차피 난 이미 악명 높은 놈이 됐어. 하나쯤 더 얹혀도 그만이죠. 오히려 구은서는 이제 절대 부잣집 자제와의 결혼은 꿈도 못 꾸겠죠.”서선영의 얼굴은 날카롭고 차가웠다.“끝장을 보겠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은서는 동정받는 쪽이 될 거야.”서선영은 은정을 똑바로 노려봤다.“임유진하고 너, 꽤 가까운 사이잖아. 그 애는 나랑 너 때문에 몇 번이나 맞붙었지. 근데 만약 그 애가 네가 술에 취해 여동생을 건드린 놈이라는 걸 알게 되면?”“그 아이 눈엔 네가 어떻게 보일까? 널 어떻게 생각할까? 넌 그걸 감당할 수 있어?”그 말에 은정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서선영은 그 반응에 확신을 얻은 듯 미소를 지었다.“내 말대로 해. 열흘 안에 강성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 안 그러면 임유진이든, 임씨 집안이든, 강성 전체가 너란 인간이 얼마나 추잡한 놈인지 알게 될 거야.”“널 사회적으로 매장 시킬거고, 임유진도 널 경멸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4화

    은정은 격노한 아버지를 똑바로 바라보며 또렷하게 말했다.“저는 그런 짓 하지 않았어요. 이건 서선영 저 사람이 꾸민 함정이에요.”서선영은 엉엉 울면서 외쳤다.“내가 내 딸을 희생시켜서 너한테 함정을 판다고? 구은정, 네가 나를 미워하는 건 알아.”“예전부터 나한테 편견이 있었지. 그래, 미우면 나한테 손찌검을 해. 왜 애먼 은서를 괴롭혀?!”“은서는 아직 시집도 안 갔어. 이제 어떻게 살라고 해? 이 소문이 밖에 나가면, 우리 집안은 완전히 끝장이야!”은정은 오직 구은태만 바라보며 물었다.“저를 믿으세요?”구은태는 아들의 눈을 바라보다가, 문득 다른 기억 하나가 떠오르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때 갑자기 은서가 벽을 향해 몸을 던지듯 달려갔다. 죽을 각오로 내달리는 눈빛이었다.“은서야! 안 돼, 은서야!”서선영이 급히 은서를 껴안고 붙잡았고, 울음이 멎지 않았다.“은서야, 제발 그런 짓 하지 마.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거기 누구 없어요! 얘 좀 붙잡아줘요!”서선영은 울먹이며 도우미들을 향해 소리쳤다. 몇 명의 도우미가 급히 달려와 은서를 붙들고 감싸 안았다.그중 평소 은서를 따르던 도우미가 조심스럽게 구은태 앞에 다가와 입을 열었다.“회장님, 사실은 전에도 도련님께서 밤에 아가씨 방문을 두드리는 걸 몇 번 본 적이 있었어요.”“하지만 도련님이 너무 무서워서, 보복당할까 봐 말씀 못 드렸어요. 제가 잘못했어요.”그 도우미는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제가 좀 더 일찍 말씀드렸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요!”은정은 도우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애옹이가 은서에게 보내졌던 그날 밤, 은정은 술에 취해 돌아와 애옹이가 사라진 걸 알고 은서를 찾아갔다. 그때 이 도우미가 어두운 구석에서 숨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구은태는 거기까지는 떠올리지 못했다.죽을힘을 다해 몸을 던지려던 은서, 그리고 도우미의 일방적인 증언이 더해지자, 구은태는 은정을 더 이상 믿지 않았다.다시 근처에 있던 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3화

    [말 좀 해봐요.][삼촌?]서선영이 천천히 2층에서 걸어 내려오더니, 바닥에 떨어져 있던 휴대폰을 집어 장말숙 아주머니에게 건네며 눈짓을 보냈다. 이에 장말숙 아주머니는 눈치를 채고 전화를 받아 들고 말했다.“유진 씨죠? 저희 도련님이 술에 취하셨어요.”유진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네, 신세 좀 질게요. 잘 부탁드려요.]“네!”장말숙 아주머니는 괜히 말을 더했다가 실수라도 할까 봐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은정의 까만 눈동자가 서선영을 향해 있었지만, 그 시선은 이미 흐릿했다.서선영은 은정을 부축하듯 손을 내밀며, 자애로운 얼굴로 말했다.“은정아, 술 너무 많이 마셨잖아. 방으로 데려다줄게.”“으악!”날카로운 비명에 은정은 정신이 번쩍 들며 눈을 떴고, 날은 훤하게 밝아 있었다.옆에서는 구은서가 실크 잠옷 차림으로, 옷가지로 몸을 허둥지둥 가리고 있었고, 얼굴은 절망감에 젖은 눈물로 가득했다. 그녀는 분노로 떨리는 눈으로 은정을 노려보고 있었다.구서의 비명은 곧 서선영과 집 안 도우미들을 방으로 불러 모았다. 문이 열리고 방 안 풍경을 본 순간, 모두가 굳어버렸다.은정은 조금씩 의식을 되찾았고, 은서를 훑어보며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다. 이불을 들추고 자신을 확인해 보니, 바지는 제대로 입고 있었지만 상의는 전혀 없었다.은정은 몸을 일으켜 세우려다 이마를 짚으며 침대 머리에 기대앉았다. 머리가 묵직하게 지끈거렸다.“엄마!”은서는 멘탈이 완전히 무너져 울부짖었다.“은서야!”서선영이 달려와 은서를 안고, 옷을 덮어주며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니?”“몰라요!”구은서는 서선영 품에 얼굴을 묻은 채 오열했다.“밤에 오빠가 갑자기 방에 들어왔어요. 술에 취해서 저를 한 대 치더니 그다음은...”은서의 머리는 흐트러져 있었고, 드러난 어깨엔 붉은 자국이 가득했다. 누가 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짐승 같은 놈!”서선영은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온몸을 떨며 은정을 향해 소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2화

    우정숙은 이 모든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예전에 은정은 분명히 임유진은 내 스타일 아니라며 선을 그은 적이 있는데, 왜 지금 와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쫓고 있는 걸까?“넌 어떻게 생각해?”우정숙이 묻자, 유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말했다.“조금 냉정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돌아왔어요.”그 말투가 생각보다 무거워, 우정숙은 분위기를 일부러 누그러뜨리며 웃었다.“이미 거절했는데도 냉정해져야 해?”유진의 귀가 붉게 물들었다.“어쨌든, 엄마는 이 일.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는 말하지 말아줘요. 그리고 삼촌한테도 되도록 비밀로 해주세요.”그 말에 우정숙은 딸의 속내를 단번에 알아차렸다.“갑자기 이렇게 서둘러 집에 돌아온 이유 혹시 일이 더 커질까 봐? 너희 할아버지가 구은정한테 가서 따질까 봐 걱정돼서 그런 거 아니야?”유진은 재빨리 대답했다.“누가 그 사람 걱정했대요? 밖에서 사는 게 질려서 온 거지, 그 사람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하지만 우정숙의 따뜻하고 조용한 눈빛은 유진의 진심을 꿰뚫고 있었다. 우정숙은 다만 조용히 숨을 내쉬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날 밤, 구은정은 외부 일정으로 접대를 나갔고, 유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좀 늦을 것 같아. 집에 들어가면 애옹이 좀 봐줘.]유진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저도 집에 왔어요. 아주머님께 부탁하세요.]은정은 유진이 하루 정도 집에서 자려는 줄로만 알고, 별 의심 없이 답했다.[알겠어.]밤 10시.은정은 아직 접대 자리에서 술자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에 구은태가 보낸 메시지가 하나 들어왔다.[은정아, 나 몸이 좀 안 좋다. 한번 집에 들러줄래?]은정은 미간을 찌푸렸다.[몸 안 좋으면 병원 가시죠.]그렇게 답장을 보냈지만, 더 이상의 응답은 없었다.술자리가 끝나고 나니 이미 자정 무렵이었다. 은정은 그래도 아버지를 확인하고자 구씨 저택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서자, 애옹이를 돌봐주던 장말숙 아주머니가 거실에서 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1화

    정현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지난번에 뭐라고 했죠? 임유진 건드리지 말랬잖아요. 왜 말을 안 들어요?”진소혜는 웃었다.“들었어요. 적이 내 사람이 될 수 없다면, 없애버리라는 그 말, 정말 감명 깊었거든요. 곧 임유진은 이 회사에서 쫓겨날 거예요.”현준은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임유진은 쫓겨나지 않아요. 사장님이 반드시 지킬 거니까요.”현준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덧붙였다.“유진 씨, 그 정체가 간단하지 않아요. 사장님이 곤란한 일에 휘말릴 때마다 뒤에서 도와준 사람이 바로 그 애였다고요.”“이렇게 성급하게 나가면 결국 당하는 건 소헤 씨라고요.”소혜는 비웃으며 말했다.“그런 것도 그 얼굴 덕 아니었을까요? 임유진이 무슨 대단한 집안 출신이라도 돼요?”현준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그 애, 성이 임이야.”소혜는 비웃었다.“강성에 임 씨 많은데요? 임씨라고 다 임씨 집안이예요?”“임유진이 정말 그 임씨 집안 사람이었으면, 이런 작은 곳에서 평사원으로 일할 일이 없죠.”강성에서도 가장 윗자리에 있는 집안, 그 임씨 집안 사람이라면 당연히 격이 달랐을 것이다.현준은 소혜를 바라보며, 무력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소혜 씨, 소혜 씨는 너무 자만해요. 이제 막 졸업한 사람이잖아요. 세상이 어떤지 아직 몰라요.”“내가 경력은 부족하지만, 머리는 좋아요.”소혜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내가 원하는 건, 어떻게든 손에 넣을 수 있어요.”현준은 더는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막막했고, 소혜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이번 달 말이면, 임유진은 이 회사에서 존재 자체가 사라질 거예요.”이메일은 해외 IP에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되어, 추적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루머는 벌써 영업팀까지 퍼진 상황이었다.한때 유진이 구씨 프로젝트를 따낸 걸 보고 감탄했던 동료들조차, 그녀가 정말 실력만으로 이룬 건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너무 젊은 나이에, 임씨 그룹 같은 대형 고객을 설득하고, 이미 다른 부서에서 거의 성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0화

    서선영은 유혹적인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거절하려는 듯하면서도 몸은 피하지 않았다.“안 돼. 나, 한 시간밖에 못 나와 있어.”“당신 보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니까.”최이석은 그렇게 말하면서 서선영의 치마 지퍼를 내렸다.“밖에 사람 세워놨어. 아무도 안 들어와.”...오전, 임유진은 구씨그룹과의 계약을 마무리했다. 오후에는 회사 고위층 회의에 참석했고, 회의가 끝나고 마케팅부로 돌아왔을 때쯤, 팀 동료들의 시선이 평소와 달랐다.유진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자, 모두는 급히 예의를 갖춘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유진은 손에 든 자료를 들고 여진구를 찾아갔다.문을 열고 들어가니, 진구는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유진이 들어오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무슨 일 있었어요?”유진이 맑은 목소리로 묻자, 진구는 곧바로 말을 돌렸다.“아니야. 너 손에 든 거, 청원안 자료야? 나 좀 볼게.”하지만 유진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휴대폰, 보여줘요.”진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휴대폰 화면을 다시 켰다. 방금 보고 있던 건, 유진과 은정이 함께 있는 사진들이었다.둘이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 그리고 둘이 함께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는 장면. 얼마 전 중식당에서 있었던 그날이었다.진구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누군가 이 사진들을 너희 팀 메일에 전체 전송했어. 내용은, 네가 구씨 프로젝트를 따낸 게 구은정과 부적절한 관계가 있어서라고.”유진은 이미 그 메일을 확인했었다. 메일에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구씨 그룹 사장을 유혹했다는 식의 악의적이고 천박한 문장들이 적혀 있었다.업계 풍기를 망친다는 말까지, 표현이 거칠고 추했다. 유진은 이를 꽉 물었지만, 곧 침착하게 물었다.“발신 IP 추적할 수 있어요?”진구가 답했다.“지금 IT팀에서 추적 중이야. 내부 직원일 수도 있고, 유지그룹 쪽의 보복일 가능성도 있어. 하지만 반드시 밝혀낼 거야.”“일단 외부로 확산은 안 됐고, 회사 내부 루머 수준이야. 이미 전체 공지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