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723화

작가: 금추
도우미는 문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안에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바로 그때, 다른 도우미가 꿀물을 들고 다가왔다. 문이 열리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한 듯 말했다.

“문이 왜 안 열리지?”

열쇠를 든 도우미가 다가오며 말했다.

“제가 열쇠를 가지고 있어요!”

두 도우미는 열쇠를 사용해 문을 열었다. 그러나 문이 열리자마자 방 안의 광경을 보고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꿀물을 들고 있던 도우미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구은서 양!”

그녀의 손이 떨리며, 쨍그랑! 찻잔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났다.

방 안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은서의 옷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고, 한 남자와 뒤엉켜 있었다.

그 남자는 상반신을 벗은 채 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바지는 반쯤 내려가 있었다.

찻잔이 깨지는 소리에 놀란 남자는 순간 움찔하며 은서와 위에 엎어졌다.

그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까지 몰려들기 시작했다.

방 안을 들여다본 사람들은 경악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거실에 있던 노정순과 우정숙은 소란스러운 소리에 얼굴을 마주 보았다. 우정숙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가서 무슨 일인지 확인해 볼게요.”

노정순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알겠어. 다녀와.”

객실 앞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고, 사람들은 방 안을 보며 손가락질하고 있었다.

“저 여자, 구씨 집안 딸 아니야? 배우 구은서 맞지? TV에서 자주 봤잖아.”

“그리고 저 남자, 영화감독 아니야? 영화제에서 상도 받았던 걸로 아는데.”

“와, 정말 추잡하다!”

“그러게. 남의 집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민폐 아니야?”

“참지 못했으면 나가서 하지. 여긴 너무하잖아!”

...

서선영은 구은태와 함께 있었지만, 내내 구은서의 상황이 걱정됐다.

결국 그녀는 핑계를 대고 객실 쪽으로 향했다.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고, 그들 사이에서 구은서와 임씨 집안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서선영은 속으로 흥분하며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724화

    방 안에서 서선영은 분노에 찬 얼굴로 여안형에게 달려들어 소리쳤다.“이 인간 말종! 감히 술에 취한 내 딸을 건드리다니, 당신 고소할 거야!”여안형은 겁에 질린 얼굴로 급히 변명했다.“구은서 씨가 먼저 저를 유혹했어요. 믿기 힘들면 직접 물어보세요!”서선영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분노로 떨었다.“그럴 리 없어! 우리 은서가 너 같은 사람을 좋아할 리가 없잖아!”계획이 완전히 어긋나고, 딸의 명예까지 훼손된 상황에 그녀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옆에 있던 꽃병을 들어 안형에게 던지려 했다.그때 우정숙이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조용히 말했다.“이미 일어난 일이니 진정하세요.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지 생각하는 게 우선이에요.”“게다가 지금 밖에 손님들 모두 주시하고 있어요. 여기서 더 큰 사고가 나면 일이 걷잡을 수 없게 되고요.”이 말을 듣고 서선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우정숙은 차분히 덧붙였다.“저는 먼저 나가볼 테니, 안에서 잘 이야기해 보세요.”우정숙은 방 안을 한번 훑어보고,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은서를 지나쳐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방 안에는 서선영과 은서, 안형만 남았다. 서선영은 여전히 격분하며 안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외쳤다.“이 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그러자 안형은 억울하다는 듯 비웃으며 말했다.“도대체 어쩌시겠다는 겁니까? 은서 씨가 먼저 저를 유혹한 건 사실이에요. 만약 이 일이 알려지면, 피해는 구은서 씨가 다 보게 될 거고요.”“대중은 그녀를 가정 파괴범으로 몰고, 모든 명예를 잃고 업계에서 퇴출당할 거고요!”이 말을 듣고 서선영은 더욱 격분하여 근처에 있던 물건을 집어 다시 안형에게 던지려 했다.“그만둬!”구은서가 갑자기 날카롭게 외치며 침대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분노에 찬 목소리로 그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모두 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라고!”안형은 옷을 대충 걸치고 얼른 방을 빠져나갔다. 나가면서도 벽에 붙어 서선영의 공격을 피하느라 바짝 긴장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725화

    구은서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선영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으로 서선영을 때리며 외쳤다.“엄마, 미쳤어요? 왜 나를 이렇게 망치려고 해요?”은서는 울부짖으며 절규했다.“엄마가 진짜 내 엄마 맞아요? 나를 완전히 망쳤다고요, 알아요?”은서는 서선영에게 달려들며 휴대폰으로 그녀의 얼굴을 계속 가격했다. 서선영은 허둥지둥 물러서며 손으로 얼굴을 가리려 했지만, 은서의 손톱이 그녀의 얼굴을 긁어 피가 맺혔다.“은서야, 엄마는 네가 잘되길 바라서 그랬던 거야!” 서선영은 서둘러 은서의 손목을 붙잡고 말했다.“진정해, 내 말 좀 들어봐!”하지만 은서는 울면서 얼굴이 일그러질 만큼 분노와 슬픔에 휩싸여 있었다.“꺼져요! 두 번 다시 엄마를 보고 싶지 않아요. 엄마 스스로도 남의 가정을 망친 사람이잖아. 그런 더러운 수법을 나한테까지 쓴다고요?”짝! 서선영이 화를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은서의 뺨을 때렸다. 그리고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며 차갑게 말했다.“구은서,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 더 하고 싶으면 나를 엄마라고 생각하지 마라!”은서는 벽에 기대어 흐느끼며 울었다....어느덧 어둠이 내려앉고, 여안형은 술기운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바깥의 차가운 바람에 정신이 들었다.‘큰일 났네. 구씨 집안이 보통 집안이 아닌데, 그것도 하필 임씨 집안에서...’그는 두려움에 휩싸여 아무도 모르게 몰래 자리를 떴다.그 시각, 임씨 집안의 정원에서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저녁 만찬이 한창이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서 웃음소리와 건배 소리가 이어졌지만, 몇몇 손님들은 조금 전 사건에 대해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고 있었다.노정순은 작은 응접실에서 조용히 쉬고 있었고, 우정숙이 닭고기 실을 넣은 연잎탕 한 그릇을 조심스레 놓으며 말했다.“어머니, 오늘 하루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조금 쉬세요.”노정순은 가볍게 손을 들어 배려 깊은 도우미들을 물리고 우정숙과 단둘이 남았다.“구은서 건은 어떻게 됐니?”노정순의 질문에 우정숙은 차분히 답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726화

    노정순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잘했어. 이런 시점에는 어떤 일도 구택의 결혼식을 방해해서는 안 돼. 소희의 기분도 흩트려선 안 되고. 모든 건 결혼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해.”우정숙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이번 일은 우리 임씨 집안에서 발생했으니 우리가 잘 수습해야죠. 구씨 집안이 여안형을 어떻게 처리하든, 그건 구씨 집안의 몫이에요.”노정순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구은서, 그 아이가 어릴 때는 참 괜찮아 보였는데, 엄마가 저 모양이니.”“서선영 같은 사람은 구씨 집안에서 20년을 살아도 여전히 상류 사회에 어울리지 못하더군.”우정숙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번 일로 은서가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그 상황이 워낙 추잡했어요. 아마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을 거예요.”“그래도 스스로 깨닫고, 더 이상 잘못된 길로 빠져들지 않고 제자리를 찾으면 좋겠어요.”노정순은 고개를 끄덕였다.“결국 본인의 운명은 본인이 만들어가는 거겠지.”...3층.임구택은 방금 소희와 영상통화를 마쳤다. 책상에 앉아 창밖으로 황혼빛을 바라보고 있을 때, 명우가 들어와 보고했다.“구은서 씨는 이미 구씨 집으로 돌아갔습니다.”구택은 의자에 앉아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이틀 동안 구은서를 감시해. 절대로 운성으로 못 가게 막아.”명우는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혹시 이번 일을 사모님께 앙심 품고 무슨 일을 벌일까 걱정되세요?”구택은 차가운 눈빛으로 대답했다.“구은서는 늘 자존심이 강해. 이번 일은 그녀에게 큰 충격일 거야. 어떤 일이든 벌일 가능성이 있어.”구택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소희가 괜히 이 일에 휘말렸지만, 어떤 식으로든 위협이 닥치는 걸 허락할 수 없어.”명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철저히 감시할게요.”구택은 의자를 돌려 아래층 정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이번 일에 심명이 관련 있나?”명우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말했다.“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결정적인 역할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727화

    남궁민은 고민 없이 대답했다.“그건 간단해요. 내일 내 사람들이 C국에 올 거니까요. 주소만 알려주면 이틀 동안 어디도 못 가게 할게요.”심명은 눈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그래도 당신이 직접 감시해야 나랑 소희가 안심하죠.”남궁민은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직접 감시할게요!”심명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 그렇게 결정된걸로 하죠.”심명은 시동을 걸고 차를 몰아 임씨 집안을 벗어나자, 남궁민이 물었다.“어디로 가는 거죠?”“당신을 위로해 줄 좋은 곳으로.” 심명은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그의 귀 아래에서 검은 오닉스 귀걸이가 은은하게 빛났다.심명은 남궁민을 데리고 블루라는 유명한 클럽에 갔다. 클럽 안으로 들어가자, 미리 준비된 다섯 명의 여직원이 남궁민을 에워쌌다.앞뒤로, 그리고 양옆으로 그를 감싸며 매혹적인 미소를 띠고는 완벽한 외모와 몸매, 그리고 능숙한 태도로 그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남궁민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심명은 한 잔의 술을 마시며 여유롭게 그 장면을 바라보다 자리를 떠났다. 나가며 매니저에게 지시했다.“좀 더 데려다 넣어. 아주 만족하도록.”매니저는 고개를 깊이 숙이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사장님.”심명은 다시 한번 남궁민이 있는 방을 돌아보며 웃었다.“즐기길 바랄게요.”심명은 복도를 따라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휴대폰을 꺼내 자기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내일 아침 운성으로 가는 비행기표 예약해.”지시를 마친 후,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심명은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걸어 들어갔다....이날 임유진의 친구들도 임씨 집안의 연회에 참석했다. 그녀들은 몇 장의 사진을 유진에게 보냈다. 유진은 화면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사진을 모두 삭제했다. 친구에게도 사진을 삭제하라고 당부했다.밤이 깊어져 갔지만, 임씨 집안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잔디밭에서 열린 만찬은 한창 무르익었고, 부드러운 바람과 웃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728화

    몇 명의 사람을 사이에 두고 유진이 멈춰 섰다. 술 때문인지 유진의 눈은 촉촉한 가을 물빛을 머금고 있었고, 붉어진 입술과 고른 치아가 그녀의 매력을 더욱 부각했다. 목소리에는 억울함이 서려 있었다.“왜 또 내 메시지에 답하지 않은 거예요?”서인은 오후에 돌아갔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구은서와 관련된 일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서인은 술기운이 감도는 유진의 붉은 입술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술 못 마시겠으면 마시지 마. 너한테 술 강요할 사람은 없잖아.”유진은 눈을 살짝 굴리며 환하게 웃었다.“내가 스스로 마신 거예요.”“구은서의 꼴을 못 봤어?” 서인은 차갑게 쏘아붙였다.“봤지!” 유진의 눈이 반짝이며 말했다.“완전 속이 다 시원하더라고요!”유진은 오후에 은서와 서선영의 대화를 들으면서 은서가 또 어떤 짓을 저지를지 걱정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삼촌인 임구택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은서가 감독과 엮인 일이 터지면서, 적어도 이틀 동안은 얼굴을 들고 다니기도 어려울 상황이 되었다.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하고 싶은 말이 그거야?”유진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그럼요?”서인은 손목시계를 힐끔 보고는 무표정하게 말했다.“네가 손님들을 접대할 필요 없어. 네 방에 들어가서 쉬어.”유진은 고개를 흔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들어가도 잠이 안 와요. 자꾸 어떤 사람 생각만 날 것 같단 말이에요.”유진의 말에 서인의 눈빛이 깊어졌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들어가서 쉬어. 내일 아침에 운성으로 가야 하잖아.”“안 들어가요.” 유진은 고개를 들고 반짝이는 눈으로 말했다.“대신 저랑 같이 가면 생각해 볼게요.”“안 돼.” 서인은 단호하게 거절했다.“그럼 나도 상관하지 마요. 여긴 우리 집이니까 아무 문제도 없을 거니까.” 유진은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다시 술을 마시려고 돌아섰다.그 순간, 서인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에는 순진한 듯하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729화

    임유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그는 다시 서인을 향해 손짓했다.“삼촌, 저랑 가요!”서인은 미소로 응답하며 우정숙에게 가볍게 인사한 후, 유민과 함께 그의 방으로 향했다. 유진도 따라가려는 듯 움직였으나, 우정숙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막았다.“어딜 가려고? 방금 내가 여진구 온 거 봤어. 가서 여진구랑 얘기 좀 나눠봐. 유민이 방해하지 말고.”유진은 대답 대신 얼굴을 찡그리며 투덜댔다.“선배는 맨날 회사에서 보는데 뭐요.”“오늘은 손님으로 왔잖니.” 우정숙은 단호하게 말했지만, 유진은 여전히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손님이면 어때요. 내가 손님 접대하는 담당도 아니고. 게다가 아까 술 좀 마셨더니 머리가 약간 어지러워요.”우정숙은 그녀의 핑계를 흘려듣고 정색하며 말했다.“핑계 대지 마. 네가 지금 유민이 방에 가고 싶은 것 같은데, 안 돼!”우정숙은 유진의 손을 놓지 않고 단호히 끌고 다시 잔치가 벌어지는 마당으로 내려갔다.2층의 방 안.유민은 방문을 닫고 서인에게 물 한 병을 건넸다.“우리 엄마가 워낙 눈치가 빨라요. 그래서 제가 삼촌을 데려왔어요.”“삼촌이랑 우리 누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엄마한테는 비밀로 하는 게 좋겠어요.”서인은 물병을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맙다.”“별말씀을요!” 유민은 웃으며 말했다. 변성기가 와서 낮고 묵직해진 목소리였다.“그런데 제 방에 조금 더 계세요. 엄마가 의심하지 않게요.”서인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러면 잠시 시간을 빼앗을게.”“저야 괜찮아요. 숙제는 벌써 다 했고, 내일은 학교도 안 가거든요.” 유민은 스마트폰을 들고 발코니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돌아보며 서인에게 물었다.“게임 하실래요? 삼촌이랑 같이하면 더 재밌을 텐데.”서인은 발코니로 따라가며 미소를 지었다.“소희가 지금도 게임을 할 시간이 있을까?”유민은 장난스럽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이틀 동안 가장 한가한 사람이 삼촌이랑 숙모예요.”서인은 웃음으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730화

    임유민의 말은 표면적으로는 임유진을 나무라는 듯했지만, 서인에게는 묘하게 자신이 지적당한 느낌을 들게 했다. 서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유민도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게임에 집중했다.서인은 무심코 고개를 들어 밖을 보았다. 그 순간, 정원 한가운데에서 연한 파란색 셔츠를 입은 남성과 이야기하고 있는 유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서인은 그 남자를 알고 있었다. 여진구였다. 예전에 가게에 유진을 찾아온 적도 있고, 성연희의 결혼식에서도 봤던 사람이었다.그리고 현재 유진이 다니는 회사 역시 진구의 회사였다.유진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몸을 앞으로 젖히고 있었다. 손에 든 과일 주스가 거의 쏟아질 지경이었다.서인은 다시 시선을 스마트폰으로 돌리고 게임에 집중하려 했지만, 알 수 없는 초조함이 그를 덮쳤다.결국 연이어 두 번이나 게임 속 캐릭터가 죽고 말았다.서인은 옆에 놓인 얼음물이 든 병을 집어 들어 목을 축였다. 물을 들이키며 다시금 밖을 보았지만, 유진은 여전히 진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서인은 얼음물을 마셨음에도 식혀주지 못하는 짜증과 답답함에 휩싸였다. 억지로 스마트폰에 집중해 게임을 끝내자, 유민이 말했다.“시간이 늦었어요. 삼촌, 이제 집에 가세요. 제가 누나에게는 잘 얘기해 둘게요.”서인은 차분히 대답했다.“괜찮아. 조금 더 같이하자.”유민은 서인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미소를 지으며 정원의 유진을 한번 쓱 바라봤다. 이윽고, 그의 눈빛에는 어딘가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알겠어요. 그럼 한 판 더요.”...한 시간쯤 뒤, 유진이 2층으로 올라왔고, 아주 자연스럽게 유민의 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서인은 이미 떠난 뒤였다. 방 안에는 유민만 남아 여전히 게임을 하고 있었다.“그 사람, 언제 갔어?” 유진은 문에 기대어 물었다.“방금 갔어.” 유민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담담히 대답했다.“그래?” 유진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속으로는 약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731화

    강재석은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주변을 둘러보았다.“요요는 어딨어? 왜 안 보이냐?”우청아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요요는 아빠랑 같이 있어요. 지금쯤 운성에 도착했을 거예요. 아마 별장에 묵고 있을 거예요.”성연희가 덧붙였다.“요요는 화동으로 나올 예정이에요. 할아버지, 내일이면 보실 수 있을 거예요.”“그래, 그래!” 강재석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하게 웃었다.그때 강솔이 다가오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스승님, 요요만 찾으시고 저, 강솔이는 안 찾으시나요?”강재석은 웃으며 강솔을 가리키며 도경수에게 말했다.“이 아이 좀 봐. 결혼을 앞둔 주제에 요요랑 애들처럼 관심을 얻으려고 하네!”도경수는 얼굴에 자애로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어쩌겠어, 사람은 커도 마음은 여전히 아이 같은걸.”방 안은 순식간에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양재아 역시 함께 웃으며 강솔을 쳐다봤지만, 그 시선의 끝은 어딘가 차가웠다.대화가 이어지던 중, 소희는 연희와 청아, 유정을 데리고 뒷마당 숙소로 안내했다.그 사이 강재석은 도경수와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강재석은 재아에게 일행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라고 권했으나, 재아는 고개를 저었다.“잘 모르는 사이에요. 차라리 외할아버지와 강재석 할아버지와 함께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 말에 강재석은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도경수를 보며 말했다.“오늘 아침에 도도희와 통화했어. 내일 소희의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하더군.”도경수는 차를 들던 손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곧 고개를 들어 물었다.“도희가 온다고?”강재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운성에 온 지 조금 됐다고 하더라고. 아이들에게 강의하고 있다던데, 수업이 끝나면 강성으로 돌아가서 양재아와 친자 확인도 할 예정이라 했어.”도경수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했다.“그런 건 나중에 해도 돼. 그저 돌아와 주기만 하면 돼.”그러고는 재아를 바라보며 덧붙였다.“재아야, 내일 네가 엄마를 볼 수 있을 거야.”재아는 전화에서

최신 챕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8화

    유진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방으로 돌아가 휴대폰을 챙겼다. 왜냐하면 유진이 가져온 것은 오직 휴대전화뿐이었다. 두 사람은 조용히 계단을 내려갔다. 어둑한 복도에서, 유진은 무의식적으로 서인의 손을 잡았다.그리고 이번에는 서인이 그녀를 밀어내지 않았다. 유진은 조금씩 용기를 내어 손가락을 더 깊이 엮었고, 결국 그의 손 전체를 단단히 쥐었다.서인의 손은 크고 뼈마디가 굵었으며, 손바닥에는 거칠지만 단단한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그러나 유진은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촉감이 이상하게도 더 마음에 들었다.깊은 밤, 조용한 복도에서, 유진은 자기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쿵, 쿵. 긴장과 부끄러움, 그리고 묘한 설렘이 섞여 있었다.민박집을 떠난 뒤, 서인은 차를 몰아 유진과 함께 산을 내려가 도시로 향했다. 그는 자기 외투를 벗어 유진의 어깨 위에 걸쳤다. 어둠 속에서 서인의 날렵한 얼굴선이 더욱 차갑고 도도해 보였다.“잠깐 눈 붙여. 도착하면 깨울게.”하지만 깊은 밤 도로를 달리는 이 순간이, 유진에게는 너무나도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유진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반짝이며 전방을 바라보며 서인과 대화를 나눴다.“그 쥐덫, 아무 소용도 없을 거예요. 쥐는 계속 나올 거라고요.”그곳의 쥐들은 너무 대담했다. 사람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창가에 올라와 그녀와 눈을 마주치기까지 했다.서인은 물었다.“그러면 왜 날 안 불렀어?”유진은 서인을 바라보며 말했다.“입을 막고 있었거든요!”유진은 서인이 피곤할까 봐 일부러 참고 있었다. 하루 종일 운전했으니, 이미 녹초가 됐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침대 속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냥 밤새도록 그렇게 버틸 생각이었다가 그 소리를 들었다. 바로 맞은편 방에서 들려오는 민망한 소리.그 순간, 유진은 차라리 쥐랑 함께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그리고 마침 그때, 서인이 문을 두드렸다. 그 순간이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유진은 본능적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7화

    “임유진!”서인의 목소리는 다급하고 거칠게 떨렸다. 그는 급히 옆방 문을 두드렸고, 문이 열리는 순간, 임유진이 그대로 서인의 품에 뛰어들었다.서인은 방 안을 빠르게 둘러봤으나 별다른 이상은 없는 듯했다. 그제야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 풀어지며 조용히 물었다.“무슨 일 있었어?”유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저, 저기 쥐가 있어요!”서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반쯤 설명하고 반쯤 달래듯 말했다.“이런 곳에서는 쥐가 나오는 게 당연해. 그냥 네 방을 지나간 거야. 널 물지는 않아. 오히려 네가 더 무서울걸?”하지만 유진은 서인의 품 안에서 겁에 질린 듯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제야 서인은 유진의 모습을 제대로 보았다.커다란 티셔츠 한 장만 걸친 채, 하얀 다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 창백할 정도로 희고 매끈한 피부가 시각을 자극했다.반면, 서인은 방금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있다가 나왔기에, 바지만 입고 상의는 벗은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 서인은 목이 바짝 타는 듯했고,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얼굴이 굳어버렸다.손을 뻗어 유진을 떼어내려 했지만, 유진은 겁에 질려 서인의 허리를 더 꼭 붙잡았다. 두 사람은 문 앞에서 그렇게 서 있었다.혹시라도 누가 지나갈까 걱정된 서인은 유진을 가볍게 안아 방 안으로 들어간 뒤, 문을 닫았다. 그러나 유진의 티셔츠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였기에, 그녀의 부드러운 체온이 서인의 맨가슴에 고스란히 닿았다.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느낌이 들자, 서인은 서둘러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고 이불로 감싸주었다. 그제야 상황을 깨달은 유진은 얼굴이 불타오르듯 붉어졌다.그녀는 이불을 꼭 움켜쥔 채 눈을 피했고, 서인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안토니한테 가서 쥐 잡을 도구가 있는지 물어볼게.”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이자, 서인은 곧장 방을 나섰다. 유진은 그의 넓은 어깨와 탄탄한 허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눈길이 미묘하게 흔들렸다가, 황급히 창밖으로 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6화

    안토니는 서인에게 자신의 상처를 보여주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부모님이 여기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모든 절차는 다 정식으로 등록된 거예요. 게다가 이 땅은 호텔 부지에 포함되지도 않고요.”“그런데도 그 사람들이 철거하라고 명령할 수 있어요? 보상금도 터무니없이 적고, 우리 부모님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라는 거죠?”“하지만 호텔 뒤에는 권력과 돈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무도 우리 편에 서지 않아요.”임유진은 분통이 터져 소리쳤다.“이건 완전히 강도질이잖아요! 소송이라도 걸어야 하죠!”토니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소용없어요.”“사실, 보상금이 충분하다면 철거를 고려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그 옆에서 안주설이 조용히 말하자, 토니는 즉시 그녀의 말을 끊었다.“얼마를 준다 해도 안 돼. 우리 고향 집도 이미 팔아버렸어. 부모님께 남은 건 이 민박집뿐이야. 여기가 없어지면 어디로 가란 말이야?”주설은 난처한 표정으로 웃으며 변명했다.“그냥 의견을 낸 것뿐이야.”서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상황은 알겠으니까 방법을 찾아볼게.”토니는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정말 어쩔 수 없어서 서인 형한테 전화한 거예요. 형이 강성에 있는 거 알지만, 흥성 일에는 개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잖아요.”토니는 분노에 휩싸여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서인에게 연락을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서인은 그날 바로 달려와 주었다.서인은 단호하게 말했다.“토니 형과 나는 형제나 다름없어요. 걔의 일은 내 일이나 마찬가지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해결할 테니까요.”토니의 부모는 연신 감사를 표했다.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밤 11시가 되었다. 토니는 2층에 서인과 유진을 위한 방 두 개를 준비해 주었다. 계단을 올라가며, 유진은 서인에게 다가가 조용히 속삭였다.“나 아무것도 안 가져왔어요.”서인은 고개를 돌려 토니에게 물었다.“새 세면도구 있어? 갑자기 오느라 아무것도 못 챙겼어.”“당연하죠! 다른 건 몰라도 세면도구는 넉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5화

    유진은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생각하니까 정말 비싼 건 아니네요!”서인의 품에 안겼으니, 20만원이라도 아깝지 않았다. 서인은 본래 유진을 위로하려 했는데, 그녀의 표정을 보자 무슨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순간 서인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유진은 기분이 좋아진 듯 미소를 지었다.“이미 산 거니까, 그냥 먹어요. 버리긴 아깝잖아요!”그녀는 티슈로 사과를 닦아내고 서인에게 하나 건넸지만, 서인은 거절하며 고개를 저었다.“난 안 먹어.”“그럼 저 혼자 먹을게요!”유진은 사과를 입에 가져가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사과가 신선해서 아삭하게 씹히며 입안 가득 달콤한 과즙이 퍼졌다.이윽고 차 안에 오직 사과를 씹는 소리만 울렸다. 서인은 앞을 주시하며 운전을 계속했지만, 무심결에 목젖이 한 번 움찔거렸다. 유진은 연달아 몇 입을 베어 물다가 반쯤 먹은 사과를 들고 서인을 바라봤다.“정말 안 먹어요? 진짜 맛있어요!”2만원으로 이 정도 퀄리티라면 완전 대박이었다. 그러나 서인은 도로를 응시한 채 담담하게 말했다.“보통 과수원에서는 사람들이 몰래 따 먹는 걸 방지하려고 사과에 농약을 뿌려 둬.”유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손에 든 사과를 바라봤다가 곧 얼굴이 새파래졌다.“왜 이제야 말하는 거예요?”서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방금 떠올랐어.”“어떡하죠? 나 중독되는 거 아니에요?”유진은 볼을 불룩하게 부풀리며 억울한 얼굴로 그를 노려봤다.“내가 만약 중독돼서 장애라도 생기거나, 바보가 되면, 사장님이 평생 책임져야 해요!”서인은 웃음을 터뜨렸다.“그게 왜 내 탓이지?”“사장님이 산 사과잖아요!”당당한 유진의 태도에 서인은 말문이 막혔다. 물론, 사과에 농약 따위는 없었다. 결국 유진은 바보가 되지도, 장애가 생기지도 않았고, 심지어 배 아픈 일조차 없었다.두 사람이 안토니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였다. 토니네 민박집은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다.주변에는 몇 개의 민박집이 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4화

    산길 위로 가끔 여행객들의 차가 지나갔다. 멀리 보이는 민박집의 불빛이 어둠 속에서도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이게 무슨 냄새지? 사과 향 같은데?”임유진은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기쁜 표정으로 돌아보며 말했다.“저기 사과나무가 있어요!”서인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만 가자. 이제 출발해야 해.”“딱 하나만 따면 돼요!”유진은 그렇게 말하며 성큼성큼 사과나무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무에 열린 사과를 봤다. 달빛을 받아 가장 크고 탐스러운 사과를 골라 따냈다. 그리고 서인에게 줄 사과도 하나 더 따려 했다.사과를 막 손에 쥐려던 찰나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내 사과를 훔쳐 가지? 거기 서요!”어둠 속에서 손전등 불빛이 깜박였고,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멀리서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유진은 얼어붙었다. 사과나무가 야생인 줄 알았는데, 주인이 있는 나무였다니!유진은 처음에는 자리에 서서 주인을 기다려 설명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사람의 고함과 함께 거친 숨소리를 내며 달려오는 개 한 마리가 보였다. 커다란 개가 사나운 기세로 유진을 향해 돌진했다.유진은 등골이 오싹해지며 온몸의 털이 곤두서, 본능적으로 뒤돌아 도망쳤다.“사장님!”멍! 멍멍멍! 사람 허리까지 올 법한 덩치 큰 검은 개가 빠르게 움직였다. 유진이 달아나는 것을 보자 더욱 거칠게 그녀를 향해 뛰어들었다. 유진은 손에 사과 두 개를 꼭 쥔 채, 있는 힘껏 서인을 향해 달렸다.서인도 상황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고, 유진을 향해 달려갔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자, 유진은 순식간에 뛰어올라 그의 품에 안겼다. 유진은 겁에 질린 채 서인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 순간, 개가 가까이 다가왔고, 서인은 한쪽 다리를 들어 강하게 개를 걷어찼다. 50킬로그램은 나갈 듯한 큰 개가 힘껏 날아가 땅에 쾅 하고 떨어졌다.개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몇 번 뒤틀다가 겨우 일어났지만, 아까의 사나운 기세는 사라지고 멀찍이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3화

    “흥성.”흥성은 강성의 옆도시로, 관광 도시였다. 이에 임유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결정을 내렸다.“나도 같이 갈게요!”꽤 발랄하게 말하는 유진에 서인은 코웃음을 쳤다.“내가 뭘 하러 가는지도 모르면서 따라가겠다고?”유진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사장님이 뭘 하든 상관없어요. 어쨌든 나도 갈 거니까요!”서인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안 돼.”“왜 안 돼요?”“오늘 돌아오지 못할 거야. 거기서 이틀은 머물러야 하는데, 네가 따라오면 불편해.”“그냥 여행 가는 셈 치면 되잖아요!”서인은 대꾸하지 않았지만, 다음 사거리에서 임씨 저택 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이에 유진은 여유롭게 말했다.“그러면 집에 데려다줘요. 집에 가서 짐 챙기고 내 차로 흥성으로 갈게요. 어쩌면 거기서 우연히 만날 수도 있겠는데요?”“임유진.”서인은 얼굴을 굳히자, 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그를 바라봤다.“우리 동료들은 다 놀러 갔는데, 난 너 때문에 남아 있었어요. 그런데 사장님은 나를 두고 혼자 나가겠다고요? 그게 맞는 거예요?”서인은 설명했다.“나는 노는 게 아니라, 일이 생겨서 가는 거야.”“몰라요. 어쨌든 따라갈 거예요. 나 어린애 아니니까 방해 안 할게요. 그냥 나 없는 셈 치면 되잖아요!”유진은 애타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사장님은 일 보러 다니고, 난 혼자 놀러 다닐게요. 절대 방해 안 할 거예요. 됐죠?”서인은 시간을 확인했는데, 더 미루면 해 지기 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았다.“그럼 말 잘 들어야 해.”서인이 신신당부했다.“약속할게요!”유진은 신나서 손까지 들며 맹세할 기세였다.서인은 고속도로에 올라탄 뒤 오현빈에게 전화를 걸어 가게를 잘 봐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은 이틀 동안 자리를 비울 거라고 했다.유진도 노정순에게 전화를 걸어 아무 설명 없이 친구들과 여행을 가겠다고만 말했다. 노정순은 오전에 여진구가 찾아와 회사 워크숍을 언급했던 걸 기억하고, 그녀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나가는 줄 알고는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당부했다.전화를 끊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2화

    강성의 한 묘지.홍복과 표용을 비롯한 전우들의 묘가 모두 이곳으로 옮겨졌다. 전우들은 이제 백랑의 곁에서 다시 함께할 수 있었다.서인은 묘비 앞에 담배 한 개비씩 놓았고, 임유진도 묘지 밖에서 사 온 꽃을 하나하나 올려놓았다. 그는 언제나처럼 돌계단에 앉아, 멀리 보이는 산을 조용히 바라보았다.유진도 서인의 곁에서 한동안 조용히 앉아 있었다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이야기 좀 더 해 주세요!”서인은 무심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다 얘기했잖아.”유진은 묘지를 찾을 때마다 늘 삼각주에서의 과거를 이야기해 달라고 졸랐다. 그리고 서인이 기억하는 건 이미 다 말해 준 상태였다. 그러나 유진은 질세라 다시 말했다.“이번에 전우들 묘지가 새로 생겼잖아요. 분명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텐데요!”“없어.”서인은 한쪽 다리를 굽힌 채 느슨하게 앉아 있었고, 말투 역시 어딘가 귀찮아 보였다.이에 유진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그러면 다음에 소희한테 물어봐야겠네!”그제야 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유진을 노려봤다.“진짜 듣고 싶어?”“당연하죠!”유진은 활짝 웃으며 턱을 괴고, 이야기 들을 준비를 했다. 유진은 과거가 늘 궁금했다.서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가 맨날 말하는 내 229명의 여자친구들 얘기, 하나씩 다 해 줄까?”유진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곧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고는 곧장 옆에 있던 꽃을 집어 들어 서인에게 던졌다.서인은 피식 웃으며, 거친 목소리 속에 장난기가 묻어났다.“이야기 듣고 싶다며? 229개의 이야기가 있지. 아마 내년까지도 다 못 들을걸.”“아직도 그 말을 해요?”유진은 씩씩거리며 서인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서인은 가볍게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는 별다른 힘을 쓰지도 않았지만, 유진은 아무리 버둥거려도 밀어낼 수 없었다.마치 큰 회색 늑대 앞에 선 어린 토끼처럼,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채 버둥거릴 뿐이었다.잠시 후, 유진은 숨을 몰아쉬며 결국 포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만 가득한 얼굴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1화

    임유진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그러면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겠네요!”문신 남자는 점점 짜증이 났다.“겨우 서빙하는 주제에 뭘 그렇게 잘난 척이야? 내가 맞팔 달라는 것도 네 급을 봐준 거라고!”유진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더 이상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층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사장님! 여기서 행패 부리는 사람이 있어요!”얼마 지나지 않아 서인이 주방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다부진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은 주변 공기마저도 서늘하게 만들었다.서인의 싸늘한 눈빛이 문신 남자를 향하자, 그는 마치 얼음장 같은 시선에 찔린 듯 등골이 서늘해져, 본능적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유진은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사람이 돈을 내기 전에 제 SNS 맞팔하라고 요구했어요.”그제야 문신 남자의 일행이 이쪽 상황을 알아차리고 하나둘 일어나 힐끗거리며 지켜보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험상궂은 인상이었고, 분위기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그러나 그때, 오현빈과 이문이 후원에서 걸어 나왔다.현빈은 본래 덩치가 크고 험악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고, 이문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손에 주방칼까지 들고 있었다.문신 남자의 일행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슬그머니 자리에 다시 앉았다.그때, 서인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며 문신 남자를 향해 말했다.“좋아. 내꺼를 추가해요. 나랑 얘기 좀 하자고요.”문신 남자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얼굴이 창백해지며 허둥지둥 휴대폰을 꺼내 결제를 마쳤다. 그러고는 재빨리 동료들을 불러 가게를 빠져나갔다.사람들이 나가자, 현빈이 비웃으며 말했다.“이런 겁쟁이 녀석들. 다음에 또 이런 쓰레기들이 나타나면 말도 필요 없어. 바로 나를 불러.”유진은 별일 아니라는 듯 웃었다.“알겠어요!”서인은 유진을 한 번 쓱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 이문은 그를 따라가며 넌지시 물었다.“아무 일도 없었는데, 왜 그렇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60화

    임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누가 당신 찻주전자를 훔쳐 가겠어요? 안심하세요!”서인은 유진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못마땅한 목소리로 말했다.“네 손님이 너 찾으러 왔으면, 할 얘기 끝났으면 나가라. 가게 바쁘다.”유진은 서인의 표정이 더 이상 좋지 않자, 정말로 화를 낼까 봐 서둘러 대답했다.“별거 아니에요. 내가 그냥 먼저 보낼게요!”그렇게 말한 뒤, 유진은 황급히 돌아서서 여진구를 향했다. 그런데 그 순간, 진구가 서인의 찻주전자를 들고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그거 내려놔요!”유진은 깜짝 놀라 뛰어가며 소리쳤다. 놀란 진구는 손을 헛디뎌 찻주전자를 떨어뜨릴 뻔했다.“왜 그래?”유진은 재빨리 찻주전자를 낚아채듯 빼앗았다.“이거 사장님이 2,000만 원 주고 산 거예요. 깨지면 감당할 수 있어요?”“뭐? 2,000만 원?”진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2,000만 원짜리 골동품 같지는 않은데?”유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되물었다.“선배 골동품에 대해 알아요?”“아니?”“그럼 됐죠!”유진은 찻주전자를 소중하게 끌어안으며 말했다.“2,000만 원인데 한 푼도 깎지 않고 샀어요. 그만큼 애착이 있다는 거죠. 깨지면 당연히 화내겠죠!”진구는 여전히 의심스럽다는 듯 말했다.“난 잘 모르지만, 우리 작은아버지는 골동품 전문가야. 가져가서 감정받아 볼까?”그리고 그는 서둘러 덧붙였다.“오해하지 마. 혹시라도 바가지를 썼을까 봐 걱정돼서 그래.”이 찻주전자가 아무리 봐도 2,000만 원짜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유진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찻주전자를 내려놓더니, 진구를 밖으로 밀어냈다.“무슨 바가지요? 마음에 들면 2,000만 원이든 2억이든 가치가 있는 거고, 마음에 안들면 2천원도 아까운 거죠.”“그러니까 선배도 선배 할 일 하러 가요! 내 일 방해하지 말고요!”진구는 서인에게 간단히 인사를 한 후, 마지못해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나가기 직전, 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유진아, 연애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