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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6화

장시원이 저녁을 대접하기로 했지만, 임구택은 전혀 가고 싶지 않았다. 처음으로, 시원을 전혀 만나고 싶지 않았다. 시원이 저녁을 대접하기로 한 곳은 진수원이었다.

구택은 일을 마치고 드라마 촬영 팀에서 소희를 마중 나갔고 잠시 후, 구택은 주차장으로 걸어오는 소희를 발견했다. 저녁 무렵의 바람은 이미 쌀쌀했고, 소희는 얇은 모직 스웨터만을 입고 있었다. 소희의 연한 청록색 스웨터는 정교한 얼굴을 돋보이게 하였고, 깨끗하면서도 차가운 기운을 풍겼다.

소희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머리를 살짝 숙이고 있었고,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소희의 맑은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노을빛 아래, 소희의 아름다운 옆모습은 사람의 시선을 떼기 어렵게 만들었다.

구택은 한참을 소희를 바라보다가 차에서 내려 소희에게 다가갔다. 소희가 소리에 고개를 들고, 저녁노을이 비치는 따뜻한 빛을 받으며 구택에게 환하게 웃어 보이자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이 순간, 구택은 소희를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다. 소희 앞에 다가간 구택은 자신의 코트를 벗어 걸쳐주고 차로 안내했다. 차에 탄 뒤, 구택은 습관처럼 소희에게 안전벨트를 매주고 소희의 입술에 키스했다. 소희의 입술은 차갑지만 부드러워 계속해서 입에 머금고 싶은 정도였다.

해 질 녘 햇살이 차창을 통해 들어와 소희의 반쯤 내린 긴 속눈썹에 부드러운 빛을 더했고, 그 빛은 두 사람이 맞닿은 얼굴까지 비추었다. 그리고 진한 스킨쉽 덕에 촉촉해진 두 사람의 입술에서 무한한 애정이 흘러넘쳐 보였다.

잠시 후, 소희가 멈추고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이제 가야 해!”

구택은 가고 싶지 않았지만, 소희의 얼굴을 다시 쓰다듬고 입술 끝에 키스하고는 깊게 숨을 내쉬며 운전석으로 돌아가 차를 몰았다.

초겨울의 저녁은 매우 짧아, 진수원으로 가는 길에 이미 어두워졌다. 차 안에서는 소희가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왔고, 소희는 창밖에 서서히 밝아지는 가로등을 바라보며, 구택이 옆에 있어 마음이 평화롭다고 느꼈다. 그리고 구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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