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노부인은 그런 부시혁의 반응을 발견했다. 그래서 경멸하는 눈빛으로 콧방귀를 한번 뀌었다.“싸다. 누가 이상한 소리 하래? 너 때문에 윤슬이가 사레 걸렸잖아.”윤슬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요?”돌솥을 씻은 물.윤슬이 이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그쪽으로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부시혁이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돌솥을 씻은 물처럼 보였다.윤슬은 이마를 짚으며 정말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옆에 있던 부시혁은 윤슬을 한번 보고 또 노부인을 쳐다보았다.“보세요. 같은지
노부인과 장씨 아주머니는 그저 이 보탕이 부시혁 몸에 좋은 거라고 생각했지, 부시혁이 이 안에 들어간 재료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그리고 부시혁이 엄청 괴로운 표정으로 뱉어내자, 장씨 아주머니는 문득 깨달았다.‘모든 사람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구나. 특히 도련님은 평소에 싱거운 음식을 좋아하시잖아. 이 재료의 냄새가 그렇게 고약한데…….’노부인은 부시혁이 토하는 걸 보고 마음에 찔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약간 목소리를 낮추고 대답했다.“우리도 시혁이 위해서 한 거잖아. 그래서 네가 보탕의
노부인의 허리가 약간 경직되더니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괜찮아. 그냥 현기증이 나서 그래. 한잠 자면 괜찮아질 거야. 내가 현기증 난 게 한, 두 번도 아니고. 그러니까 번거롭게 의사 선생님을 찾을 필요 없어. 내 몸, 내가 잘 알아.”‘의사가 오면 내가 꾀병 부리고 있는 거 들통나잖아.’노부인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부시혁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노부인 뒤로 걸어갔다.“번거롭다니요. 돈을 주고 치료를 받는 거잖아요. 그리고 몇 분밖에 안 되는 거리예요. 이 정도도 오기 귀찮다면 제가 의사를 계속 집에 둘 이유가
‘안 받을 이유가 없잖아. 본인은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그래도 걱정해서 관심하는 건 사실이니까. 우리한테 고마워하는 것도 당연한 거 아닌가? 내가 이 감사를 받아들이는 것도 마땅하네.’노부인은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다.하지만 장씨 아주머니는 약간 불안한 눈빛으로 노부인을 쳐다보았다. 마치 ‘도련님이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게 아니라는 거, 혹시 모르세요?’라고 눈빛이었다.아무래도 이를 갈면서 고맙다고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고맙다고 하기보다는 비아냥거리는 것 같은데.’노부인은 장씨 아주머니에게 눈을 깜박이며 대답했다.‘진심인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하하, 절대로 당신이 쇠채찍으로 끊인 국을 먹어서 웃는 거 아니에요. 하하하…….”‘세상에, 미치겠네. 변명하면 할수록 더 웃겨.’부시혁은 윤슬이 웃음을 금치 못하면서 쇠채찍 얘기를 하자, 순간 화가 더 끓어올랐다.자기가 마신 보탕에 이상하게 들어갔을 거라고 이미 예상했다.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안에 들어간 게 쇠채찍이라고 전혀 생가가 못했다.‘그래서 그런 비린내가 난 거야. 그런 게 들어갔는데 냄새가 안 날 리가 없잖아.’부시혁은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윤슬은 부시혁의 눈빛에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코끝을 만지며 말했다.“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당신이 웃음거리가 될까 봐, 그러는 거죠?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로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않을 거니까요. 이건 우리 두 사람만의 비밀이에요. 그리고 당신은 제 남자잖아요. 제가 어떻게 당신이 비웃음당하게 내버려두겠어요. 당신을 비웃는 건 절 비웃는 거랑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하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윤슬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읽을 수가 없어서 눈을 몇 번 깜박였다.
그러자 윤슬은 너무나도 억울해서 울먹거리며 부시혁을 노려보았다.“부시혁! 이게 다 당신 때문이에요. 제 입에서도 냄새나잖아요.”남자는 찔리는 마음에 입을 가리고 기침 한번 했다.“알아. 일부러 그런 거야.”그러자 윤슬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뭐라고요? 일부로 그런 거라고요? 제 입에도 냄새나게 하려고 일부러 키스한 거예요?”부시혁이 시선을 피하자, 윤슬은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부시혁 씨, 어딜 봐요. 제 눈을 보고 대답하세요. 왜 그런 거예요?”부시혁은 윤슬을 쳐다보며 대답했다.“다
하지만 부시혁은 한참이 지나도 윤슬을 붙잡지 않았다.결국 참지 못한 윤슬이 고개를 돌리고 무슨 상황인지 확인했다.뒤에서 여유작작하게 걸어오는 부시혁을 보고 윤슬은 또 화가 났다. 남자는 전혀 윤슬을 붙잡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관광하러 온 것 같았다.만약 사과하고 싶어서 쫓아온 거라면 진작 윤슬을 붙잡았을 것이다. 한참이나 지났는데 뒤에서 여유로운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다는 건 사과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었다.윤슬은 순간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사과할 기회를 주려고 일부러 느리게 걸었는데, 다 내 착각이었어!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