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놀라게 하려고 그런 거에요? 설마 두분 무슨 게임이라도 하신 거에요? 그런데 대표님이 지셔서 저한테 화풀이하시는 건가요?”장 비서의 이말은 부시혁이 무고한 사람한테 화풀이하고 있다는 뜻이었다.부시혁도 당연히 그 뜻을 알아들었다. 그래서 얼굴이 또 어두워졋다.‘이 장 비서, 정말 해고 할 때가 됬나? 아니면 F국에 보내서 개고새하게 만들까?’윤슬은 장 비서가 이렇게 대담할 줄 몰랐다.물론 부시혁이 게임엣 진 건 아니지만, 장 비서의 추측이 거의 맞은 셈이었다.왜냐면 방금 부시혁과 윤슬 만의 ‘게임’을 방해받아, 부시혁
부시혁은 몰래 기뻐하는 장 비서를 보며 화가 나서 콧방귀를 뀌었다.“만약 다음에도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내 일을 방해한다면 그냥 안 넘어갈 거야.”이 말은 즉, 이번엔 그냥 넘어가겠다는 뜻이엇다.‘하지만 다음엔 꼭 F국으로 보낼거야.’장 비서는 너무 기뻐서 울먹거렸다.“네, 대표님. 명심하겠습니다. 앞으로 다시는…….”여기까지 마ㄹ한 장비서는 문득 뭔가 깨달았다.‘방금 내가 대표님을 방해했다고 했지? 설마 그런 일을 하고 있었던 건가?’이 늦은 시간과 부시혁의 원망으로 가득한 표정을 생각하니 장 비서는 순간 부시혁의
이 말을 들은 윤슬은 콧끝을 한번 만지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시혁 씨는 지금 비서랑 중요한 얘기 중이에요. 물론 제가 통화중인 것도 알고 있고요.”‘그저 누구랑 통화하고 있는지, 모를거야.’“참, 제가 임 선생님 쉬는 시간 방해한 건 아니겠죠?”윤슬은 핸드폰에 대고 이렇게 물었다.“많이 피곤하신 것 같은데. 아직 병원이세요?”임이한은 녹색 수술복을 입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묻을 닫고 곧장 책상 쪽으로 걸어가서 의자 위에 앉았다. 그는 많이 피곤했는지 안경을 벗고 관자놀이를 누르며 그제야 대답했다.[방해하진 않
‘그런 거로 만든 요리, 정말 먹을 수 있나? 생각만 해도 별로일 거 같은데. 아무튼 임이한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다 먹지 않을 거야.’윤슬은 순간 임이한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그럼…… 매일 그런 음식 먹어요?”윤슬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한 마디 물었다.임이한은 부정하지 않았다.[의학을 배울 때부터 계속 이랬어요.]그러자 윤슬이 숨을 한번 들이 마셨다.“그럼 10년 이상은 됬잖아요! 참 대단하시네요.”임이한이 피식 웃었다.[사람 마다 자기의 독특한 취향이 있기 마련이에요. 이런 걸 조미료로 사용하는 건 제 취미
윤슬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했다.그러자 임이한이 턱을 들어올렸다.[그럴 생가기에요. 아무래도 매 박물관 마다 전시된 시체가 다 다르잖아요. 그래서 한번 씩 둘러볼 필요 있어요.]“그렇긴 하네요.”윤슬은 턱을 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근데 이런 박물관은 공개된 게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런 어떤 사람들한테 열리는 건데요?”[의사, 군인, 정치인.]임이한은 차키를 누르고 차문을 열었다.그러자 윤슬은 의혹이 담긴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의사도 포함되면 임 선생님이 티켓을 구입하는 것도 엄청 쉽겠네요? 의학계에서 유명인사
이날 밤 남자는 마치 미친 사자처럼 윤슬을 극도로 요구했다.만약 지금 윤슬의 신체 능력이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게 아니라면, 아마 두번 만에 기절했을 것이다.기절은 하지 않았지만 윤슬은 여전히 지쳐서 침대에 퍼져있었다. 그녀는 정말 손 하나 까닥하고 싶지 않았고 그저 눈을 가늘게 뜨고 천장만 쳐다보았다.반면 남자는 배부른 사자처럼 나른하게 가운을 입고 있엇다.그러자 윤슬은 화가 나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더 이상 부시혁을 쳐다보지 않았다.중간에 몇 번이나 그만하자고 애원했는데, 남자는 매번 마지막이라고 했다.‘마지막은 무
부시혁은 성급하긴 하지만 윤슬이 피곤한 걸 보고 그만 포기했다.이런 상황에서 만약 계속한다면 변태와 다름없으니까.남자의 생각을 알아챈 윤슬은 표정이 이미 누그러졌다. 그녀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부시혁 품 안으로 파고 들며 따뜻하고 편안한 자리를 잡았다.부시혁은 이런 윤슬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늦었으니까, 일단 자.”“잠이 안 와요. 이따가 잠이 오면 그때 잘게요.”윤슬은 남자 품 안에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부시혁은 강요하지 않고 그저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그럼 나랑 얘기
‘고도식 부부가 좋은 보모라고 칭찬하고 있어…….’확실히 윤슬 말대로 고도식 부부는 좋은 부모였다.27년 전, 고도식 부부는 윤강호가 고유정을 죽였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이 27년 동안 고도식 부부는 이 죽을 딸을 계속 마음에 새겨두었고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이건 많은 부모에게 있어서 불가능한 일이었다.아이는 죽었지만 산 사람은 계속 살아야 하기에, 죽은 아이를 위해 죽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더구나 고유정이 죽은 지, 이미 27년이 지났다.아마 대부분의 부모가 죽은 아이를 잊은 채 살고 있겠지만, 고도식 부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