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거야. 이렇게 조급해서 날 재촉하는데 내가 아무것도 안 하면 네가 날 남자라고 생각 안 할 거 아니야.""알면 됐어요."윤슬은 그에게 콧방귀를 뀌었다.부시혁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래? 그럼 알게 해주지. 내가 남자인지 아닌지."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방금 여자가 한 말에 벌칙이라도 하듯 부시혁은 아주 거칠게 키스했다. 그가 물고 빨면서 키스하자 여자는 불편한 신음을 내었다. 부시혁의 행동은 그제야 부드러워지면서 그녀와 입을 맞추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이날 밤은 정말 두 사람을 미치게
그녀의 가여운 모습을 보자, 부시혁은 그녀를 괴롭히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짙어졌다.하지만 그녀가 정말 힘들다는 걸 알기에 그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며 그 생각을 억눌렀다. 그리고 그녀의 뜨거운 얼굴을 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누구 건데? 이름을 말해. 이름 말 안 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남자가 일부러 그러는 거라고 윤슬이 모를 리 없었다. 만약 힘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면 그녀는 진작 이 남자를 침대에서 쫓아냈을 것이다. 무조건!"응?"윤슬이 눈알을 굴리며 대답이 없자 부시혁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입술에
'그래. 좀 더 자게 내버려 두자.'부시혁은 몸을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방에서 나가 장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무슨 일이야?"부시혁은 소파 앞으로 걸어가 물을 한 잔 따르며 덤덤하게 물었다.전화 맞은편의 장 비서는 허스키하면서도 졸음이 섞인 그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대표님, 설마 방금 일어나신 건 아니죠?"부시혁은 목을 한번 축였다."응.""지금 일어나신 거예요?"장 비서는 자기 사무실의 창밖을 한번 내다보았다. 이렇게 눈 부신 햇살은 정말 추운 겨울에 보기 드물었다.그리고 이 햇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윤슬과 부시혁은 이미 화해했지만, 사실 부시혁은 아직 불안해하고 있다는걸.왜냐면 윤슬이 어떤 방면에서 부시혁을 계속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젠 윤슬이 자기 몸까지 부시혁한테 줬으니, 부시혁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고 기를 펼 수 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장 비서의 축하를 들은 부시혁은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됐어. 축하할 게 뭐가 있다고. 그저 당연한 일일 뿐이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의 말투에는 감출 수 없는 의기양양이 담겨 있었다.장 비서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겉으로는
부시혁은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어제저녁을 만든 경험이 있어서 지금의 부시혁은 아주 여유롭게 요리를 만들었다.할 줄 아는 게 몇 가지 없긴 하지만.죽을 끓이고 나니 벌써 세 시가 넘었다.부시혁은 시간을 확인하고 다 됐다 싶어서 불을 꺼버렸다. 그리고 앞치마를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가 윤슬을 깨울 준비를 했다.방안에 들어와 보니 윤슬은 아직도 자고 있었다. 그녀는 전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부시혁은 조심스레 침대 옆으로 와서 천천히 앉았다. 그리고 윤슬의 어깨를 살살 흔들었다."단풍아, 일어나."윤슬은
윤슬은 몸을 꿈틀거렸다.'그럼 못 볼 일 아니야? 이런 건 원래 다른 사람이 보면 안 되는 거잖아.'더구나 어젠 그녀의 진정한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게다가…….윤슬은 자기의 잠옷을 살짝 열더니 그녀의 하얗고 가는 목을 드러냈다.원래 티 하나 없던 피부에 붉은 흔적들이 남겨져 있었는데 보는 사람더러 상상을 금치 못하게 했다.윤슬은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쇄골 쪽에 있는 키스 마크를 보았다. 그리고 화가 난 눈빛으로 침대 옆에 있는 남자를 노려보았다."이것 봐요. 너무 하잖아요. 이러고
부시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어제 드디어 그녀를 얻게 돼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행동이 조금 거칠어졌다.끝나고 그녀를 씻겨 줄 때도 그녀의 거기는 심한 괴롭힘을 당한 것처럼 보였다.그렇기에 그녀가 아픈 것도 당연했다.그의 잘못이었다!윤슬은 부시혁이 무슨 생각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그가 말하지 않겠다고 하자 그제야 얼굴을 붉히며 그의 입을 놓아주었다.그는 숨을 한번 내쉬더니 그녀를 번쩍 안았다.그러자 윤슬이 깜짝 놀랐다."뭐 하는 거예요?""몸이 불편해서 걷는 것도 힘들잖아. 그러니까 내가 안아 줄게.
부시혁은 눈썹을 들어 올렸다. 그는 그녀가 이렇게 빙빙 돌려서 칭찬할 거라고 전혀 생각 못 했다.하지만 그는 매우 좋았다.그녀의 인정이라면 그는 다 좋았다."맛있으면 많이 먹어. 아직도 많으니까."부시혁은 웃으며 그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두 사람은 죽을 먹기 시작했다.반쯤 먹었을 때, 부시혁은 갑자기 젓가락을 내려놓고 윤슬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넌 집에서 쉬고 있어. 난 할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하거든. 다 처리하면 돌아와서 같이 있어 줄게.""그래요."윤슬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같이 있어 주지 않아도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