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듣기 싫었던 부시혁은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 "나 그런 사람 아니야.""내가 아직도 당신을 몰라요?" 윤슬은 입을 삐죽거렸다. "당신은 의심이 많고 까다로운 사람이에요. 어쨌든 조용히 있어요. 저 금방 올게요."말을 마치자 그녀는 사무실을 나와 접수창구로 걸어갔다.그녀가 접수를 마치고 부시혁한테 돌아가려고 할 때,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그 사람은 걸으면서 손을 들어 눈을 비비며 마치 우는 것 같았다.하지만 윤슬은 한 번 보고 눈을 돌렸다. 그 사람이 왜 울고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원수
"맞아!" 고유정은 굳은 표정으로 고도식을 구하는 것이 윤슬의 책임이라고 우겼다.그리고 윤연이도 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윤슬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간신히 분노를 억누르고는 "뭐? 말해봐, 왜 내 책임인지?” "왜냐하면 넌…"여기까지 말한 고유정은 또 갑자기 조용해졌고, 얼굴빛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기색이 그 위에 떠올랐고, 망설임도 있었고, 갈등도 있었고, 갈등도 있고 고민도 있었다.윤슬은 눈을 가늘게 떴다. "말해, 왜 내 책임인데, 왜 말을 안 해?"고유정은 아랫입술을 필사적으로 깨물었고, 양쪽 손도
그 말에 고유정은 고개를 번쩍 들고 윤슬을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네가 뭘 알아? 넌 아무것도 몰라. 네가 무슨 근거로 내가 신장 기증을 거부한다고 말해? 난 누구보다 아빠가 살기를 바라고 있어. 아빠가 살아야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계속 존재할 테니까, 단지…”뒷말은 잇지 않았지만 보아하니 또 내뱉지 못할 사실이다.윤슬은 이에 관심이 없었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네가 무슨 이유이든 난 상관없어. 단지 난 네가 너무 웃겨. 원수한테 자기 아버지를 구하라고 하다니. 네 아버지를 당장 죽으라고 저주하지 않은 것만으로 이미
윤슬도 숨기지 않고 방금 고유정을 만난 모든 과정을 이야기했다.임이한은 그 말을 듣고 바로 찻물을 한 모금 내뿜었다.윤슬은 임이한의 이 같은 모습을 처음 보고 어리둥절했다. "괜찮으세요?"임이한은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요. 조금 놀랐어요. 윤슬 씨 신장이 고도식과 적합하다니!”"이소은이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인지는 모르죠. 근데 표정을 보니 거짓말 같지는 않았어요.” 윤슬은 빨간 입술을 오므리며 짜증스럽게 말했다.정말 사람 기분을 나쁘게 하는 사실이다.자신의 장기가 다른 사람과 적합하다는 것은 누군가가 자신의 장기를 노리
윤슬은 임이한처럼 사람 살리는 일에 몰두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을 죽일 생각만 하는 의사를 본 적이 없다.그는 의사라기보다는 오히려 마귀에 가까웠다.임이한은 윤슬의 뜻을 알고 안경을 밀며 가볍게 웃었다. "안심하세요. 보통 사람들, 혹은 나와 아무런 원한이 없는 사람들에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죄 많은 사람들에게는 응징을 가해야죠. 그리고 그 악마들을 괴롭히는 일이 재미있지 않으세요?"Comment by 善花: 윤슬은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선생님이 즐거우시면 됐어요."됐다. 그는 일반인에게 손을 대지 않고 나쁜 사
생각하던 중, 고유정의 머릿속에 갑자기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고, 섬뜩해졌다.‘그래, 윤슬때문이야!’‘방금 윤슬을 만나서 아버지에게 신장을 기증해 살려달라고 해서 윤슬에게 미움을 샀어.이 남자는 윤슬에 대한 애정이 깊어. 그가 지금 병원에 있는 건 윤슬과 함께 왔을 거야. 그래서 내가 윤슬에게 한 말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지금 나를 찾아온 거지.’그녀가 윤슬에게 신장을 기증하라고 했기 때문에, 윤슬을 사랑하는 그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당연히 화가 나서 그녀를 찾아왔다.사실이 증명하 듯 고유정의 추측이 맞았
고유정은 몸이 굳어서 천천히 땅바닥에서 일어나더니 주눅이 든 얼굴로 "죄송해요, 대표님. 저도 충동적인 행동이었어요. 아빠의 모습을 보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순간 이성을 잃고 윤슬에게 그런 말을 했어요. 정말 고의가 아니었어요!"라고 대답했다."고의인지 아닌지는 네가 잘 알고 있겠지. 넌 고도식이 죽으면 지금 네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까 봐 그 누구보다 고도식을 살리고 싶은 거잖아. 그래서 윤슬을 보고 구해달라고 한 거고.” 부시혁은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가식을 가차없
윤슬은 부시혁의 왼팔을 보고 가볍게 두드렸다.부시혁은 팔을 약간 움직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들었어. 하지만 내가 기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그러니 네가 앞으로 감독해줄래?""감독이요?""응." 부시혁은 턱을 치켜들었다.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도록,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도록, 팔이 빨리 완치되기를 감독해 줘.” 윤슬은 붉은 입술을 약간 움직이며 막 입을 열려고 했다.옆에 있던 임이한은 안경을 올리더니 가볍게 말했다. "감독은 무슨, 이 자식 뜻은 윤슬 씨가 앞으로 며칠 동안 곁에 더 있어달라는 거예요."부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