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취!" 생각하던 윤슬은 몸이 추워지는 것을 느껴 재채기를 하고 서둘러 드레스를 갈아입었다.그녀가 문을 열자마자 짙은 담배 냄새가 몰려왔다.윤슬은 눈살을 찌푸리고 옆을 바라보니 부시혁이 벽에 기대어 고개를 숙이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연기가 그의 얼굴을 가려 표정과 이목구비를 똑똑히 볼 수 없었다.그는 지금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꼼짝도 하지 않았다.윤슬이 문을 닫을 때 그는 문을 닫는 소리를 듣고서야 반응하고 고개를 돌려 윤슬을 향해 보았다. "됐어?"윤슬은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 "응. 너는 몸이 아직
장씨 아주머니는 한 번 보고 순간적으로 그의 뜻을 깨닫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도련님에 대한 소부인의 태도는 확실히 변했습니다. 방금 저는 소부인이 도련님이 다칠까 봐 매우 긴장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6년 전 소부인이 우리 도련님에게 처음 시집왔을 때 도련님을 대했던 태도와 같습니다. 그래서 노부인, 아마도 소부인이 도련님에게......”노부인은 케이크를 먹었다. "맞아, 나도 같은 생각이야. 나는 그동안 슬이와 시혁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슬이가 확실히 시혁에 대해 다시 감정이
그 순간, 장아주머니는 멍해졌다가 바로 얼굴을 가리고 돌아서서 윤슬을 등지고 당황하며 말했다. "아가씨, 잘못 봤어요. 저는 장아주머니가 아니에요."윤슬은 헛웃음을 지었다.잘못 봤다고?그녀가 어떻게 잘못 볼 수 있겠는가.그녀는 눈이 보이지 않았을 때 확실히 장아주머니의 모습을 몰랐다, 하지만 눈이 회복된 후 그녀는 보이지 않는 동안 그녀를 돌보던 사람이 궁금해서 장아주머니의 사진을 보았다.눈앞의 이 얼굴이 그녀가 본 사진과 똑같은데, 그녀가 어떻게 잘못 볼 수 있겠는가?게다가 장아주머니의 이 당황한 모습도 모든 것을 설명
이에 윤슬은 속도를 빨리하고 곧 홀로 돌아왔다.사람들 속을 누비며 윤슬은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부시혁의 모습을 찾고 있다.한 바퀴 둘러보고는 마침내 맞은편 한구석에서 그를 찾았다.하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라 여자와 마주 서 있었다.그 여자는 특별히 예쁘지는 않지만 키도 크고 품위도 있어서 어느 집 천금 아가씨인 것 같았다.부시혁은 이 여자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무언가를 이야기하면서 때때로 술잔을 부딪치기도 했다.윤슬은 심지어 부시혁이 그 여자에게 웃는 것도 보았다.그리고 그 여자는 부시혁 가슴의 핀도 조절해
"그래!"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성준영의 요청을 받아들였다.성준영은 어떻게 그녀가 시혁과 여나 누나의 자극을 받아서 그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인지를 모르겠는가.그게 또 어때서?적어도 그녀는 그의 댄서 파트너가 된 것은 확실하다.성준영은 웃으며 우아하게 춤을 요청하는 동작을 했다. "그럼, 아름다운 아가씨, 같이 하시죠."윤슬은 아직 헤어지지 않은 두 사람을 한 번 보고 눈빛이 어두워졌다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양쪽 치맛자락을 들어 요청을 받는 동작을 한 뒤 성준영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성준영은 그녀의 손을 보고 환하
가까이 서면 그녀는 그들을 계속 보게 되고 그러면...윤슬은 고개를 숙이고 기분이 많이 나빠졌다.성준영은 부시혁과 여나 누나를 다시 보고 당연히 그녀의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하긴, 그녀는 다시 부시혁을 사랑하게 되었고, 부시혁이 다른 여자와 춤을 추는 것을 보았고, 게다가 바로 앞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어떻게 기분이 좋아질 수 있겠는가.조용히 한숨을 쉬고 성준영은 웃으며 부시혁과 여나 누나에게 인사를 했다. "시혁, 여나 누나, 춤추러 오셨군요.""그래, 누구 때문에." 여나 누나가 부시혁의 어깨를 두드
왈츠의 춤은 다른 사교춤처럼 열정적이지 않다. 부드럽고 우아한 춤으로 모든 동작이 매우 감상적이다.윤슬은 비록 성준영과 춤을 추고 있지만 마음과 주의력은 모두 부시혁쪽으로 갔다.그녀는 부시혁과 여나 언니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오직 한 손만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나 언니랑 춤 추려고 한다.여나 언니가 그의 마음속에서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성준영은 자연히 윤슬의 눈빛을 알아차리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의 허리에 놓인 손은 자신도 모르게 조이게 되고 그녀의 몸을 자신의 몸 쪽으로 힘껏 끌어안았다.윤슬은 그가 이렇
여나는 한 바퀴 돌고 손을 그의 어깨에 다시 얹고 못 알아들은 척하며 물었다. "준영아, 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여나 누나, 이제 와서 우리 다 연기할 필요가 없잖아요. 누나가 부시혁이랑 일부러 달려와서 저와 윤슬 옆에서 춤을 추는 것도 회전하는 틈을 타서 윤슬과 교환하기 위해서죠?" 성준영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며 안색이 좋지 않았다.여나는 빨간 입술을 올리며 웃었다. "어머 어머, 정말 너를 속일 수 없구나. 나도 어쩔 수 없어. 시혁이 내 사촌 동생인 걸 어떡해. 시혁이가 좋아한다는데, 내가 당연히 도와줘야지.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