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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최군형이 나른하게 양가죽 소파에 기댔다. 두 사람은 일찍부터 그가 즐겨 마시는 커피를 준비했다. 커피 향이 코끝을 맴돌았다.

꿈을 꾸는 듯 몽롱했다. 꿈속에서 그는 강주에 있었고, 오성으로 돌아오니 꿈에서 깼다.

강서연이 생글거리며 물었다.

“아들, 어때? 케이크 맛있어?”

최군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맛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실은 단 음식을 좋아하지도 않아 얼마 먹지도 않았다.

최연준도 원래는 디저트를 싫어했지만 강서연 때문에 취향을 바꾼 것이다.

강서연은 그를 ‘대머리 알감자’라고 불렀다.

최군형이 작게 웃었다. 최연준은 그 또래의 남자 중에선 잘생긴 축에 속했다. 비범한 유전자 덕에 중년이 되어서도 최연준은 잘생긴 아저씨가 될 수 있었다. 세월의 흔적은 그의 얼굴에서 더욱 멋스러워졌다.

“엄마, 아빠. 이렇게 급하게 부르신 이유가 뭐예요? 무슨 일이에요?”

최군형이 허리를 곧게 세우고 물었다. 최연준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성원이가 말 안 해줬어?”

“자세한 건 얘기 안 해줬어요. 몇 마디로 끝낼 일이 아니라면서.”

“응, 그렇긴 해. 육소유 일인데... 군형아, 그 아이를 찾았대.”

“네?”

최군형이 얼떨떨하게 되물었다.

“우리도 너와 같은 반응이었어.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정말 별일이 다 있다 싶어.”

강서연이 최군형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말했다. 최군형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가 찾은 거예요?”

“육경섭 씨 사촌 동생이랬나? 육명진이라고.”

“그 아이가 소유인 건 확실해요? 어떻게 아는데요?”

“나와 네 엄마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최연준은 고용인들을 모두 바깥으로 내보낸 뒤 방한서에게 문을 지키게 하면서 누구도 들여보내지 말라 신신당부했다. 이제 거실엔 그들 세 식구만 남았다.

최연준은 DNA 검사 결과지를 아들에게 넘겨주었다. 최군형은 의학을 배웠기에 이 정도 검사 결과는 알아볼 수 있었다.

“이게 뭐예요?”

“육명진과 육소유의 DNA 검사야. 소유를 납치한 사람도 사고 생존자였대. 하지만 결국 경찰에게 잡혀서 사형당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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