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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4층은 그의 “천문대”였다.

그는 어린 시절 별을 보는 걸 좋아했었다. 그 사실을 안 최연준이 그에게 이 천문대를 지어줬었다.

방 중앙에는 커다란 지구본이 있었고, 천체 망원경이 창가에 세워져 있었다.

이곳은 최군형의 비밀 아지트였다. 예민하고 마음 약했던 사춘기 시절,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그는 이곳에서 모든 아픔을 별에 담아 보냈다.

지금 그는 또 망원경 앞에 서 있었다.

두 개의 시공간을 이어줄 수 있는 웜홀은 정말 존재한다고 했다. 웜홀을 지나 육지유가 실종됐을 때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

그는 누가 육지유를 데려갔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

......

주말, 오성에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강주는 맑았다.

강소아는 기지개를 켜고는 티셔츠와 슬랙스 바지를 입고 내려와 소정애를 도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소정애는 그런 딸이 낯설다는 듯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얘, 언제부터 이렇게 철이 들었어? 엄마 도와줄 줄도 알고?”

강소아는 얼굴을 붉히고는 수줍게 웃으며 소정애에게 안겼다.

“저리 가! 가만히 있어, 튀김 하고 있잖아, 기름 냄새가 너무 세. 넌 밖에 나가서 기다리고 있어.”

말과는 다르게 소정애의 마음은 한없이 따뜻해졌다.

“엄마, 제가 도와줄게요!”

“아이고, 필요 없대도!”

소정애가 옅게 웃었다. 지금껏 그가 딸에게 가르쳐 준 요리라고는 가장 기본적인,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요리밖에 없었다. 튀김 같은 고난도의 요리는 절대 시키지 않을 생각이었다. 만약 다치기라도 하면 너무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였다.

가끔은 강우재가 딸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라고 얘기했었다.

“나중에 시집가서 밥도 할 줄 모르면 구박받아!”

그 말을 들은 소정애가 강우재를 흘겨봤다.

“내 딸이 왜 시댁에 밥을 해줘야 해? 우리 소아의 남편이 평생 밥을 해 주면 될 거 아니야?”

할 말이 없어진 강우재는 소정애가 억지를 부린다고 했다. 소정애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웃음이 어렸다.

“걱정하지 마, 내가 배운 모든 걸 소아에게 가르쳐줄 테니까. 하지만 뭐든 천천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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