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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구현수가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는 편한 자세로 고쳐 눕고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첫째, 자신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면 안 돼요. 난 부귀영화를 바라는 사람이 아니에요. 돈이야 얼마를 벌든 상관없어요. 살 수 있을 만큼 벌면 되는 거죠. 가장 중요한 건 당신이 편히 일하는 거예요. 알겠죠?”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둘째, 위험한 일을 하면 안 돼요.”

강서연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경기에서 너무 안간힘을 쓰지 말라는 얘기예요. 우린 상금 같은 거 필요 없어요. 항상 당신의 안전이 보장된 조건에서만 백 프로 당신을 지지할 수 있어요.”

“셋째는...”

그녀가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다가 한참을 망설인 다음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여자 학생에게 당신의 근육을 만지게 하면 안 돼요!”

구현수는 참지 못하고 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강서연은 새빨개진 얼굴을 그의 가슴팍에 파묻고는 그를 톡톡 두드렸다.

“정말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저도 여자라 여자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아요! 아무튼... 아무튼 절대 만지게 하면 안 돼요. 정상적인 접촉은 괜찮지만 선을 넘는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어요!”

“당신이 약속해주지 않으면 나가지 못하게 할 거예요! 어디도 가지 말고 그냥 얌전히 집에만 있어요!”

씩씩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순간 구현수의 마음에 연민의 감정도 피어올랐다.

그는 그녀를 꼭 껴안고 작은 목소리로 그녀의 귀에 대고 맹세했다.

“알았어. 뭐든 네 말대로 할게.”

강서연의 팽팽했던 긴장감이 그제야 가라앉았다. 그녀는 빙그레 웃음 짓고는 얼마 되지 않아 그의 품에서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꿈나라를 거닐면서 말이다.

...

다음날은 주말이었다.

강서연은 구현수의 팔짱을 끼고 나가 쇼핑을 했다.

그는 쇼핑엔 조금의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꼭 그에게 그럴듯한 옷을 사주어야 한다는 그녀의 성화에 못 이겨 이곳저곳 바삐 돌아쳐야 했다. 한동안 떠돌아다니다 드디어 남성복 브랜드숍을 찾아낸 강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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