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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최군형은 그녀를 벽에 몰아세웠다. 그의 온몸에서 위험하지만 유혹적인 향기가 나고 있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

약간 쉬어버린 그의 목소리에는 슬픔마저 담겨있었다. 강소아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

“10시간 32분 56초나 기다렸다고요!”

“그렇게 정확해요?”

“당연하죠. 내게 상이라도 줘야 하지 않아요?”

최군형이 강소아의 턱을 끌어올리고는 서서히 고개를 숙였다. 곧 키스하려 할 때, 강소아가 한 손가락으로 그의 입술을 막으며 신비하게 말했다.

“상 줄게요, 같이 반딧불 보러 가요!”

“네?”

“어제 말한 거기 말이에요!”

최군형이 어리둥절해졌다. 강소아가 그곳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소아는 두 손으로 최군형의 목을 끌어안은 채 그의 귀에 대고 말했다.

“동기가 말해줬는데, 사유지이긴 해도 뒤로 돌아가는 오솔길이 하나 있대요! 거기고 가면 들어갈 수 있어요!”

“뭐... 뭐요?”

최군형이 놀란 표정으로 입술을 달싹였다. 강소아는 그가 흥분한 줄 알고는 그를 향해 씩 웃어 보였다.

“어때요? 괜찮죠? 사실 처음 그 얘기를 들을 때는 안 믿었는데, 검색해 보니까 정말 있더라고요. 이거 봐요. 제가 약도를 그렸어요. 먼저 이쪽으로 가고, 거기서 다시 이쪽으로... 이렇게 가면 사바 우림이 나온대요. 세계에서 유일한 쌍날개 반딧불이 여기 있어요!”

강소아는 가방 안에서 약도를 꺼내 열심히 설명했다. 최군형은 한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이 모든 게 이목을 끌기 위한 거짓말인지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윤상 빌라의 보안은 그렇게 허술할 리 없었다.

최군형은 강소아의 약도를 들여다보았다. 그 오솔길은 멀리 돌아가는 길이었다. 경비원은 없었지만 선진적인 적외선 장비와 위치추적 시스템까지 있었다. 사람은 물론이고 벌레 한 마리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강소아가 가고 싶어 한다면 당연히 그 소원을 만족시켜 줘야 했다.

강소아가 최군형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군형 씨! 듣고 있어요?”

“네, 듣고 있어요.”

“무슨 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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