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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네?”

최군형의 품에 안긴 강소아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결혼하면 신혼여행은 남양으로 와요. 나 여기가 꽤 마음에 들어요.”

“진짜요?”

“네! 왠지 모르게 좋아요.”

최군형이 눈웃음치며 강소아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췄다. 갑자기 먼 옛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작디작은 그는 저보다 더 작은 사람과 손을 잡고 있었다. 인형 같은 그 아이는 막 걸음마를 떼고 있었다. 그는 아이에게 나중에 꼭 함께 남양에 가 반딧불을 보자고 약속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마친 그의 마음이 저릿해졌다.

......

오성, 육씨 가문.

육연우가 옷을 갈아입고 계단을 내려왔다. 육경섭 부부는 이미 식탁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임우정이 고용인에게 물었다.

“음식은 다 준비됐어? 아가씨는 뭘 좋아하셔?”

고용인은 우물쭈물하며 대답하지 못했다. 육연우는 본래 많이 먹는 사람이 아니었다. 빵 한 조각으로도 끼니를 때울 수 있었다.

임우정은 조금 화난 듯 인상을 쓰며 주방으로 가 직접 음식을 준비하려 했다. 육연우가 급히 그녀를 불러세웠다.

“괘, 괜찮아요! 전 다 좋아요...”

임우정이 멈칫하며 고개를 돌리더니 육연우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소유야, 괜찮아. 엄마가 샌드위치 해줄까? 담백한 게 좋으면 드레싱은 적게 넣어줄게... 너도 참, 네 아빠랑 하나도 안 닮았다. 이 사람은 매운 거 엄청나게 좋아해!”

육연우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임우정이 불쌍했다. 임우정은 최대한 육연우에게 잘 보이려 했다. 말 한마디라도 더 섞고 싶어서 안달이 난 모습이었다.

한 번 웃어주기라도 하면 임우정은 한참을 기뻐했다.

부모 마음은 다 그런 것이다. 그녀는 엄마가 없었지만 임우정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우정이 딸에 대한 마음을 실감할수록 그녀를 마주할 수가 없었다. 언젠가 진실이 드러날 때 이들 부부가 받을 충격이 두려웠다.

그러니 그녀는 어서 빨리 진짜 육소유를 찾아 육경섭 부부 앞에 데려다 놔야 했다. 그것으로 속죄하는 수밖에 없었다.

임우정이 관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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