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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5화

구봉남은 그녀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고 어색한 웃음소리만 냈다. 그는 술을 마시며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가렸다.

강소아는 남편인 최군형을 감싸주고 있었고 한참 지나도 그녀의 입에서 그가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구봉남은 술잔을 내려놓았다. 조금 더운 기분이 들었고 호텔도 이상하게도 실내 온도가 높은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술을 두 모금만 마셨을 뿐인데도 몸이 더우면서 취기가 돌았다.

게다가 지금까지 안줏거리라곤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테이블엔 와인 한 병 제외하곤 아무것도 없었다.

구봉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유명한 베스트 레벨이 손님 대접을 이렇게 하는 것일까?

그는 직원 호출 버튼을 한참이나 눌러보았지만 마치 직원들이 증발이라도 한 듯 누구도 오는 이가 없었다.

민망함이 극에 달한 구봉남은 살면서 이런 취급은 처음이었다.

벽 뒤에 숨어 있던 최군형은 입꼬리를 씨익 올리고 있었다.

“허, 이런. 오늘 손님이 많은가 봐요. 직원 그렇게 호출했는데도 한 명조차 안 오다니!”

구봉남은 하는 수 없이 어색한 말로 상황을 무마했다.

그러나 강소아는 거침없었다.

“그런가요? 하지만 지금 레스토랑엔 저랑 구봉남 씨밖에 없는데요.”

“그건...”

구봉남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아, 그래요.”

그는 재빨리 말을 돌렸다.

“강소아 씨가 제 조카랑 같은 전공이라면서요. 건축디자인학과 맞죠?”

강소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허허, 강소아 씨 공부를 아주 잘하시나 보네요. 그 성적이라면 어느 회사에 지원하든 다 받아줄 거예요.”

“과찬이에요.”

“강소아 씨, 전 정말로 강소아 씨가 제 밑에서 일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구봉남은 미소를 지으며 와인잔을 두어 번 천천히 흔들었다.

그녀의 입으로 원하는 정보를 들을 수 없다면 다시 천천히 유도하면 되었다. 구성 그룹으로 와서 일하라는 말을 그녀에게 두 번째로 하는 중이었다... 강소아는 여하간에 학생이었고 구성 그룹 인턴십 기회는 거의 그녀에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설령 지난번에 거절했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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