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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강소준은 통화를 하던 강소아의 목소리와 어투를 떠올렸다. 절대 친구나 동창에게 하는 어투가 아니었고 혹여나 보이스 피싱이라도 당하는 것일까 걱정되어 강소아가 무심한 틈을 타 몰래 방으로 들어가 강소아가 통화하면서 끄적였던 메모지를 빼돌렸다.

“형, 우리 누나는 누군가와 약속을 잡고 나간 거예요!”

그에게 말해주면서 강소준은 이미 콜택시까지 불렀다.

“얼른, 얼른 타세요! 빨리 누나 따라가야 해요!”

최군형은 감격스러운 눈길로 그를 보았다.

이 순간 그는 강소준이 너무도 고마웠고 평생 이 은혜 잊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차에 올라탄 뒤 그는 메모지를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

그곳은 호텔이었다. 베스트 레벨 호텔 최상층에 있는 레스토랑이었고 이런 곳에서 강소아와 약속을 잡을 사람은 한 사람뿐이었다.

사실 지난번 파티에서부터 그는 강소아를 향한 남자의 시선이 미묘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긴, 강소아 같은 여자는 어떤 남자가 봐도 매력적이고 눈이 가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아내이다.

비록 가짜 결혼이긴 해도 그녀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은 진짜였다.

최군형은 메모지를 힘껏 구겨버렸다.

차는 빠르게 베스트 레벨 입구에 도착했다.

최군형은 호텔 매니저에게 미리 연락해 두었었기에 그대로 돌진해 들어가도 그를 막는 사람이 없었다.

막지 않을 뿐 아니라 호텔 매니저는 굽신거리며 그를 맞이했고 공손한 태도로 구봉남을 쫓아내 주겠다고 말했다.

최군형은 차갑게 고개를 저었다.

“아뇨, 괜찮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 테니 따라오지도 마세요.”

매니저는 그가 원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았다.

최군형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 레스토랑으로 왔다. 조용히 장식으로 가득한 벽 뒤로 다가가 그곳의 상황을 살폈다.

구봉남은 강소아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그는 잔에 술을 따라 건넸지만 강소아는 거절했다.

“구봉남 씨, 할 말이 있으신 거면 그냥 하세요.”

강소아의 목소리가 약하게 들려왔다.

“제 남편은 말을 돌려서 하는 걸 싫어하거든요. 저도 그래요. 말 돌리는 걸 딱 싫어하죠.”

그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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