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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Author: 무안안
이진영이 멍하니 서 있는 틈을 타 심미연은 마치 질풍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신하린을 품에 안고 발걸음을 단단히 다잡고 밖으로 내달렸다.

경호원들은 마치 강철로 만든 성벽처럼 일렬로 서서 단단히 사람들로 이루어진 벽을 형성했고 격분한 이진영을 외부와 완전히 차단했다.

이진영은 두 눈을 크게 뜨고 가슴이 격렬하게 오르내리며 마치 분노한 사자처럼 보였다.

하지만 심미연이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심미연이 경호원들을 여기까지 데려올 정도라면 분명 완벽한 대책을 세운 것이 틀림없었다.

지금 손을 대면 심미연의 경호원들이 몰려오면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주위의 공기가 마치 얼어붙은 듯 고요해지고 심미연과 경호원들의 무거운 발걸음 소이만이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이진영의 가슴 속에 깊이 파고들며 매 걸음이 전례 없는 좌절과 무력감을 안겨 주었다.

한유나는 한쪽에서 심미연의 말을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귀 기울여 들었다.

그녀의 눈빛은 복잡하게 변화하며 질투가 독사처럼 마음속을 감쌌고 숨이 막힐 듯한 기분이었다.

‘도대체 왜 심미연은 두려움 없이 당당할 수 있는 걸까?’

반면, 자신은 마치 쫓겨난 개처럼 처참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심미연은 한유나가 지금 마음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는 오직 신하린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기만을 생각했다.

그래야 신하린이 더 이상 이진영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될 테니까.

대문 앞에 쌓인 폐허를 보고 신하린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대문이 왜 이렇게 된 거야?”

심미연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사람을 시켜서 굴삭기로 밀어버렸어.”

그녀는 이곳에 올 때 이진영이 신하린을 안고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문이 폐허처럼 변한 모습을 보고 신하린은 마치 심장이 꽉 쥐어진 듯 숨이 막힐 정도로 압박감을 느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깨달았다.

심미연처럼 좋은 친구를 만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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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4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심미연의 눈이 가늘어졌다. “문도현 씨? 무슨 일이죠?” ‘지난번에 차에서 걷어찼는데도 정신을 못 차렸나?’ “같이 방 잡을려고요. 이 정도면 충분한 이유 아닌가?” 문도현의 느물거리는 목소리에 심미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할 얘기 없으면 끊겠습니다.” 심미연은 정신 나간 사람이랑 엮일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문도현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당신 아들 찾고 싶지 않아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심미연은 손끝이 떨렸지만 애써 감정을 다잡았다. “무슨 뜻이에요? 내 아들이 당신 손에 있어요?”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녀는 거듭 물었다. “지금 어디예요?”조급한 마음이 앞서 자꾸만 질문이 튀어나왔다. “나한테 예쁘게 부탁하면 가르쳐 줄 수도 있죠.” 가벼운 웃음이 섞인 장난스러운 말투. 심미연은 이를 악물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장난치지 말고. 지금 당장 위치 알려줘요.” “그럼 내 카톡 추가 받아줘요.” 순간, 지난번에 그가 카톡 추가하자고 했을 때 단칼에 거절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엔 그걸 핑계로 삼으려는 거였다. “좋아요. 아이만 찾을 수 있다면 추가할게요. 아이디 알려줘요.” 문도현이 키득 웃었다. “내 번호도 저장해 둬요. 다음번에도 안 받으면 가만 안 있을 겁니다.”“알겠어요.” 심미연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아이부터 찾고 그다음에 번호를 삭제할 생각이었다. “삭제하지 말고. 알겠죠?” 대답도 하기 전에 마치 속을 꿰뚫어 본 듯한 말이 들려왔다. 심미연은 말없이 침묵했다.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문도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대답 안 하는 거 보니까 내 생각이 맞았네요? 당신 나 찾고 나면 바로 번호 지울 생각이었죠? 그런 거라면...” 문도현은 목소리는 한층 낮아지며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당신 아들 다시 못 볼 줄 아세요.” 뇌리를 찌르는 듯한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5화

    전화기 너머로 낮고도 깊은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치 심연에서 흘러나온 듯한 묵직한 울림이었고 단 한 마디만으로도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위압감을 풍겼다. “이제 믿겠어요?” 순간 심미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손에 쥔 핸드폰이 한순간에 뜨겁게 달아오른 것만 같았고 목을 조여오는 듯한 압박감에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주변의 공기는 얼어붙었고 들려오는 건 오직 빠르게 고동치는 심장 소리와 멀리서 간간이 울려 퍼지는 자동차 엔진 소리뿐이었다. “지금 당장 추가할게요.” 심미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손가락이 화면 위를 바삐 움직였고 거의 반사적으로 ‘친구 추가’버튼을 눌렀다. “번호도 저장해요. 헷갈리게 만들지 말고요. 그리고 두 번 다시 삭제하지 마세요.” 남자의 목소리는 다시 한 번 저음으로 울려 퍼졌다. 이번에는 묘하게 날카로운 위협이 섞여 있었다. 마치 어둠 속에서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한순간이라도 틈을 보이면 그대로 덮쳐올 기세였다. 하지만 그의 말에는 또 다른 의미도 내포되어 있었다. 그가 거쳐 온 여자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신경이 쓰이고 직접 손에 쥐고 싶어진 여자는 그녀가 처음이었다. 그는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면 언젠가는 그녀도 자신에게 마음을 열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여자는 결국 마음이 약해지는 법이니까. 심미연은 급히 연락처 목록을 열어 저장 버튼을 눌렀다. 그녀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 남자의 속셈이 무엇인지 몰라도 지금은 순순히 따르는 게 최선이었다. 망설임 없이 번호를 저장한 뒤 곧바로 캡처를 떠서 그의 카톡으로 전송했다. 핸드폰을 손에 꼭 쥔 채 그녀는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가슴속 불안과 초조함이 얽혀드는 가운데 시간은 더더욱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카톡 알림음이 적막을 깨듯 울려 퍼졌다. 문도현이 보낸 메시지는 단 하나. [실시간 위치 공유.] 정확한 좌표가 찍힌 지도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6화

    어두운 밤, 문도현의 모습이 희미하면서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의 얼굴은 약한 가로등 불빛 아래서 더욱 단단해 보였고 그 눈 속에는 수많은 말들이 숨겨져 있었으나 그것들이 곧바로 복잡한 감정으로 굳어졌다. 유리창 너머,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교차했다. 그 순간, 심미연은 문도현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남자가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임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숨기지 않은 가식 없는 관심 그 자체였다. 시간이 이 순간에 마치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매 초마다 늘어나는 듯했다. 결국 문도현이 손을 들어 창문을 다시 두드리며 심미연을 불렀다. 심미연은 정신을 차리고 깊게 숨을 쉬며 천천히 창문을 내렸다. 차 안으로 문도현의 낯선 기운이 섞인 바람이 들어왔다. “왔어요? 대담하시네요.” 문도현은 심미연이 혼자 온 것을 보고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마음속으로는 심미연의 용기에 대한 감탄이 있긴 했지만 그가 내뱉은 말은 여전히 도발적이고 귀찮게 들렸다. 심미연은 차를 안정적으로 멈추고 차 문을 열었다. 긴 다리를 내딛고 이어서 몸을 날렵하게 차 밖으로 나갔다. 밤하늘 아래, 그녀의 모습은 가로등 불빛에 의해 길게 드리워졌다. “문도현 씨, 이제는 제 아들을 데려갈 수 있나요?” 심미연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문도현을 향한 눈빛은 마치 두 자루 날카로운 칼날이 그의 심장을 겨냥하는 듯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어떤 두려움도 없었고 단지 눈앞의 남자를 평범한 사람처럼 대했다. 문도현은 피식 웃으며 심미연에게 다가가 귀에 가까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이렇게 잘생겼는데 마음이 조금이라도 흔들리지 않으세요?” 말을 마친 후, 그는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심미연의 뺨을 가볍게 스쳤다. 그 행동은 경솔하고 무례함이 가득했다. 심미연은 얼굴이 순간적으로 어두워지며 그에게서 한 발 물러섰다. 그녀는 문도현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이 그 사람의 손에 있기에 그녀는 그와의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7화

    “왜요? 무서운 건가요?”앞에 있던 남자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어두운 밤공기 속에서 더욱 깊고 오싹하게 들렸다. 심미연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앞에 있는 남자에게 돌진했다. 그녀의 충동적인 행동에 문도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열정적이네요. 내 품에 안기고 싶었어요?” 문도현은 쾌활하게 웃으며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손을 뻗어 그녀를 가볍게 품에 안고 붉어진 얼굴을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 여자는 정말로 자극적이었고 조금만 건드려도 언제든지 반응할 것 같았다. “이거 놔요!”심미연은 그를 노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심미연 씨, 지금 내가 당신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나중엔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문도현의 목소리는 갑자기 무겁고 진지해졌다. 그의 말은 마치 심미연이 그와 잠자리를 갖지 않는 것이 인생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인 것처럼 들렸다. 심미연은 그의 말에 더 이상 참지 않고 힘껏 그를 밀쳐냈다. “경성에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른 여자나 찾아요.”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문도현 같은 남자와 하룻밤 관계를 맺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런 관계는 명예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안겨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까도 말했잖아요. 지금은 당신한테만 관심 있다고요. 다른 여자는 상관없어요.” 문도현은 여자들을 자주 만나지만 그렇다고 모두와 자는 건 아니다. 그의 말에 심미연은 잠시 멍해지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거예요?”심미연의 목소리에는 어이가 없다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 ‘내가 왜 너랑 잠자리를 가져야 돼?’‘사람을 뭐로 보고... 정말 어이없네.’ “그렇게 생각해도 나쁘진 않죠.” 문도현은 달빛에 비친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이 은밀하게 빛났다. 그녀의 작은 얼굴은 붉어지고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8화

    “내 아들은 어디 있어요?” 심미연의 표정은 심각했다. 문도현은 일반적인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먼 남자였다. 그와 엮인다는 건 곧 크게 골치 아픈 일을 떠안게 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심미연은 그를 최대한 피하려고 애썼다. “당신 아들은 방 안에 있어요. 들어가서 찾으면 됩니다.” 문도현은 미소를 띤 채 심미연을 바라보았다. “그 방에 들어갈 용기 있어요?” 심미연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 아들이 안에 있으니 누가 뭐래도 들어갈 거예요!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요.” 문도현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럼 내가 속인 거면 어떻게 할 건데요?” 심미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런 짓 못 해요.” 그녀는 이미 사람들을 불러놓았다. 만약 자신이 한 시간 내에 이 집을 떠나지 않으면 굴착기를 보내 문도현의 집을 밀어버릴 테니까. 그때가 되면 관계는 완전히 틀어질 수밖에 없다. 심미연의 자신감에 찬 표정을 보고 문도현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녀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나무 계단은 어두운 불빛 아래서 쿵쿵 소리를 내며 그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듯했다. 2층 복도.발을 디디자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심미연을 소름 끼치게 했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작은 그림자가 빠르게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 속도는 마치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처럼 빠르고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충격을 안고 있었다. 문도현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심미연을 자신의 뒤로 잡아당기며 그 그림자를 주시했다. 그 그림자는 거의 충돌할 듯 가까워졌으나 그 직전 멈춰서 빠르게 몸을 돌려 그들 앞에 서게 되었다. “엄마, 왔어요? 평생 엄마를 다시 못 볼 줄 알았어요...” 심미연은 급히 문도현을 밀쳐내고 아이 앞에 섰다. 그 아이의 얼굴을 보자 심미연은 가슴이 먹먹하고 심장이 쪼여 오는 듯했다. “미안해. 엄마가 잘못했어.” 그녀는 그 말을 끝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 울지 마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9화

    “안 돼요.” 심태하의 작은 얼굴은 진지해지며 큰 눈을 치켜뜨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엄마는 아빠랑만 있어야 해.’ “이 녀석, 벌써 은혜를 잊었냐? 누가 너를 구해줬지?” 문도현은 강지한과 똑같은 아이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심미연과 함께 한다면 심태하는 결국 그를 아빠라고 부르게 될 거다. 그때 강지한은 아마 미쳐버릴 거라고 생각하며 입꼬리가 점점 더 교활하게 올라갔다. 이 아이디어는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알아요. 아저씨가 저를 구해준 건. 하지만 그건 저와 아저씨의 일이고 엄마와는 아무 관계 없어요.” 심태하는 빠르게 생각하며 말했다. 그는 절대로 엄마가 문도현과 함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그는 이미 선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할 줄 알았다. “네가 꽤 똑똑하구나. 그렇게 관계를 확실히 구분하다니. 그럼 말해봐, 내가 널 구해준 거 어떻게 고마워 할 거야?”문도현은 심태하를 놀리기 위해 장난스럽게 말을 던졌다. “제가 크면 알게 될 거예요.” 심태하는 진지하게 말했다. 마치 어른처럼 그는 말하는 모든 것들이 깊이 생각한 결과였다. 문도현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놀랐다. ‘이 아이는 참 대단해.’ ‘세 살짜리가 이렇게 큰 말을 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네.’ 심미연은 그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가 커서 정말로 문도현을 기억할지, 그때가 되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저를 안 믿는 건가요?” 심태하는 문도현을 똑바로 바라보며 조금은 불편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야.” 문도현은 고개를 흔들며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네 양 아빠가 되어줄까? 이렇게 하면 우리는 절대 헤어지지 않겠네.” 그는 갑자기 이 길이 정말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가 심태하의 양 아빠가 되면 그들과의 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좋아요.” “안 돼요.” 어머니와 아들이 동시에 말했다. 심미연은 단호하게 반대했다. 심태하는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0화

    “엄마, 아파요.” 아들의 목소리에는 섬세한 억울함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마치 따스한 바람처럼 그녀의 마음 속 먹구름을 강제로 걷어낸 듯했다. 심미연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며 흐릿했던 시선이 아들로 집중되었다. 아들의 어린 얼굴에는 불안과 궁금함이 가득했다. “미안해. 엄마가 너무 생각에 잠겨 있었어.” 심미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고 급히 꽉 쥔 주먹을 풀며 아들을 위로하려 애썼다. 하지만 마음속의 혼란은 거세게 밀려들어 그녀의 목소리는 어딘가 힘이 빠져 있었다. 그녀의 아들, 심태하. 그 예리한 눈빛은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는 심미연을 똑바로 바라보며 작은 얼굴에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엄마, 상태가 이상해요. 뭔가 걱정되는 일이 있죠? 나한테 숨기고 있는 거 있어요?” 심미연은 깜짝 놀라며 아들이 그녀의 이상을 이렇게 빠르게 알아챌 줄은 몰랐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지만 그 무형의 압박감은 마치 거대한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해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녀의 눈빛은 흐려지고 적당한 핑계를 찾으려 애썼지만 그럴 여유도 없었다. 그러나 심태하는 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심미연의 손을 잡았다. 그의 작은 손은 아직 어렸지만 그 손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은 마치 겨울날 햇살처럼 심미연의 마음을 살짝 흔들었다. “엄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난 항상 엄마 곁에 있을 거예요. 우리가 함께 이겨낼 거예요. 그죠?” 심미연은 코가 시큰해지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아들을 꽉 안으며 혈육의 온기와 힘을 느꼈다. 이 순간, 그녀는 의지할 곳을 찾은 듯했다. 모든 불안과 긴장이 그 따뜻한 가족애 앞에서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녀는 강해져야 한다.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심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 말 속에는 알아채기 힘든 묵직함이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1화

    “이모, 다리 많이 아파요?” 심태하는 신하린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큰 눈으로 그녀의 다리를 바라보며 작은 얼굴을 찡그렸다. 마치 자신이 아픈 것처럼 안타까워하는 모습이었다. 신하린은 손을 그의 머리 위로 가볍게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태하가 있어서 이모는 하나도 아프지 않아.” 심태하는 정말 마음 따뜻한 아이였다. ‘나한테도 이런 아이가 매일 곁에서 함께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계속 이모랑 함께 있을 거예요.” 심태하가 진지하게 말했다. “좋아.” 신하린을 그를 안고 싶었지만 결국 그의 얼굴에 살짝 뽀뽀만 해주며 말했다. “우리 태하는 정말 착한 아이야.” “방금 누구한테 전화 왔어?” 그때 심미연이 갑자기 물었다. 신하린은 미소를 거두고 얼굴에 진지한 표정을 띠며 말했다. “예전에 내 작업실에서 2년 동안 일한 비서야. 부잣집 딸인데 내가 작업실을 닫고 회사를 차렸을 때 비서님 어머니가 강제로 결혼을 강요했어. 결국 울고 불고 해서 집에 돌아갔지. 그 후로 몇 번이나 소개팅을 했는데 아직 결혼 못 했어. 부유한 집안 사람들과 잘 어울리니까 그쪽의 소식은 항상 나한테 전해줬어.” “방금 전화가 왔는데 술집에서 육현성과 온지유가 아주 친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했어.” “온지유가 그 당시 경성에서 큰 사건을 일으켰잖아. 온지유거 감옥에 갇혀 있었다는 걸 누가 몰라. 갑자기 나타난다면 탈옥한 거겠지.” 신하린은 말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심미연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있었지만 결국 입을 열지 못했다. 심미연의 가만히 아들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태하야, 너 먼저 올라가서 씻어. 엄마랑 이모는 잠깐 얘기하고 올라갈게. 알겠지?” 심태하는 너무 똑똑했다. 그녀는 아들에게 이런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알았어요. 엄마.” 심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하린에게 입맞춤을 하고 말했다. “이모, 나 먼저 갈게요. 내일 봐요.” 신하린은 순간 마음이 녹

Pinakabagong kabanata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4화

    이진영이 그녀를 보러 온 것은 여전히 마음속에 그녀가 있다는 뜻이다. 한유나는 자세를 낮추어 그가 분명히 병원에 데려다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진영은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의 그림자가 그녀를 덮으며 그에게서 나는 남자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한유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영 씨가 이제 뭘 하려는 걸까?’ “진영 씨... 당... 당신.” 한유나는 너무 흥분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진영이 한 번이라도 그녀를 봐주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가득 차올랐다. 그가 그녀 앞에 서자 그녀는 흥분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러나 기쁜 마음도 잠시 그녀는 남자가 갑자기 손을 뻗어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진영 씨, 뭐 하는 거예요?” 이진영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도 한 번 경험해봐. 목 조르는 기분이 어떤지. 제대로 느껴봐.” 한유나는 순간 그의 의도을 알아챘다. 이진영이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은 신하린을 위한 복수였다. 신하린은 어린 나이에 이미 몸이 망가졌고 이제는 장애까지 입었는데 이진영이 왜 아직도 그 여자를 잊지 못하는지 한유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도대체 무엇이 부족했을까? 이진영의 손은 점점 더 세게 조여졌고 한유나는 숨이 막힐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눈은 커다랗게 떠졌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해졌다. ‘고작 신하린의 복수를 하려고 날 죽이는 건가?’‘내가 신하린보다 못 한게 뭔데?’ “다음에 다시 하린이에게 손 대면 널 공해에 던져버릴 거야.”이진영은 살기를 가득 담아 말하며 그 말투는 매우 위협적이었다. 한유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진영 씨의 얼굴이 왜 이렇게 잔인해 보이는 걸까?’ 그리고 그 후로 한유나는 더 이상 이진영의 목소리도 얼굴도 보이지 않았고 완전히 어두운 곳에 빠져들었다. 이진영은 그녀가 의식을 잃자 손을 풀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3화

    “하린아, 어디 있어? 내가 지금 찾으러 갈게.”이진영의 목소리는 매우 급박했다. 그는 신하린이 전화를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전화를 받았다. “이진영, 제발 나에게 살 길을 줘. 다시는 연락하지 마.” 신하린은 이진영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한유나가 그녀를 거의 목 조르던 그 장면이 떠올라 감정이 격해져 목소리가 떨렸다. “하린아, 난 너를 놓지 않을 거야. 평생 너와 함께할 거야.” 이진영의 말투는 갑자기 강압적이 되었다. 그에게는 신하린이 없으면 인생에 아무 의미가 없었다.“너랑 평생 함께하는 게 나를 집에 가두고 다른 여자들이 나를 모욕하게 만드는 거라면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과거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반복되며 신하린의 마음은 아프게 찢어졌다. 자신이 지난 생에서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번 생에서 이진영과 만나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도 한유나가 대체 어떻게 들어갔는지 몰라. 제발 믿어줘.” 이진영은 급히 해명했다. “한유나가 어떻게 들어갔든 내가 본 건 단 하나야. 한유나가 나를 죽일 뻔했다는 거야.”신하린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이진영, 제발 그만해. 나 좀 놔줘.” 그녀는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고 번호를 차단 리스트에 추가했다. 핸드폰을 끄고 신하린은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 그냥 지나가게 놔둬.’ 이진영은 전화기에서 나오는 차단 음성을 듣고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걸 수 없었다.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내던졌다. 그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밖으로 나갔다. 신하린이 예전에 살았던 방으로 가서 공기 속에 아직 그녀의 향기가 남아 있음을 느꼈다. 순간 그의 눈가가 붉어졌고 마음속에서 큰 고통이 밀려왔다. ‘하린아, 예전에 우리가 정말 행복했었는데 왜 이렇게까지 되어버렸을까?’ “도련님.” 문 밖에서 가정부가 그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이진영은 감정을 가라앉히며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2화

    그냥 한 쪽 다리만 다친 거지 숨만 붙어 있는 게 아니였다. 그녀는 자신을 비웃으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는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더 멋지게 살아갈 거라고.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안심이 돼.” 심미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린아, 앞으로 내가 항상 너와 함께할 거야.” “고마워.”신하린은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맞다. 미연아, 너도 빨리 유진 씨랑 혼인신고 해. 너를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해줬는데 지금까지 니 곁에 있어주는 것도 쉽지는 않았잖아.” “응. 그럴려고. 오빠가 경성에 돌아오면 바로 결혼할 거야.” 심미연의 눈빛에 미소가 가득했다. 박유진이 그녀에게 잘해준 모든 것, 그녀는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당연히 그와 결혼해야 했다. “내가 대신 다 기뻐. 미연아, 꼭 행복해야 해.” 신하린은 마음 속으로 알았다. 지금의 그녀는 행복을 찾을 수 없을 거라고. 앞으로는 혼자 외롭게 늙어갈 거라고. 심미연은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네가 어떤 모습이 되든 충분히 사랑받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있어. 하린아, 마음 가는 대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용기 내서 고백해.” 그 말에 그녀는 도진혁이 떠올랐다. 며칠 전, 갑자기 휴가를 냈고 뭘 하러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알았어.” 신하린은 밝게 웃었지만 그 웃음 속엔 씁쓸함이 묻어났다. ‘도진혁이 전에 나에게 고백하더니 결국 그 사람도 사라졌잖아...’ ‘이런 쓸모없는 나를 누가 좋아하겠어.’ “가자. 내가 방까지 데려다 줄게. 일찍 쉬어야 해. 지금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으니까 너무 늦게까지 버티면 안 좋아.” 신하린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심미연은 그녀를 소파에서 일으켜 휠체어에 앉힌 후 1층에 있는 손님방으로 향했다. “여기서 자. 내가 침대 시트 바꿔줄게.” “좋아.” 신하린은 거절하지 않았다. 지금 이 상태로는 침대 시트나 이불을 교체할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1화

    “이모, 다리 많이 아파요?” 심태하는 신하린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큰 눈으로 그녀의 다리를 바라보며 작은 얼굴을 찡그렸다. 마치 자신이 아픈 것처럼 안타까워하는 모습이었다. 신하린은 손을 그의 머리 위로 가볍게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웃었다. “태하가 있어서 이모는 하나도 아프지 않아.” 심태하는 정말 마음 따뜻한 아이였다. ‘나한테도 이런 아이가 매일 곁에서 함께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계속 이모랑 함께 있을 거예요.” 심태하가 진지하게 말했다. “좋아.” 신하린을 그를 안고 싶었지만 결국 그의 얼굴에 살짝 뽀뽀만 해주며 말했다. “우리 태하는 정말 착한 아이야.” “방금 누구한테 전화 왔어?” 그때 심미연이 갑자기 물었다. 신하린은 미소를 거두고 얼굴에 진지한 표정을 띠며 말했다. “예전에 내 작업실에서 2년 동안 일한 비서야. 부잣집 딸인데 내가 작업실을 닫고 회사를 차렸을 때 비서님 어머니가 강제로 결혼을 강요했어. 결국 울고 불고 해서 집에 돌아갔지. 그 후로 몇 번이나 소개팅을 했는데 아직 결혼 못 했어. 부유한 집안 사람들과 잘 어울리니까 그쪽의 소식은 항상 나한테 전해줬어.” “방금 전화가 왔는데 술집에서 육현성과 온지유가 아주 친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했어.” “온지유가 그 당시 경성에서 큰 사건을 일으켰잖아. 온지유거 감옥에 갇혀 있었다는 걸 누가 몰라. 갑자기 나타난다면 탈옥한 거겠지.” 신하린은 말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심미연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있었지만 결국 입을 열지 못했다. 심미연의 가만히 아들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태하야, 너 먼저 올라가서 씻어. 엄마랑 이모는 잠깐 얘기하고 올라갈게. 알겠지?” 심태하는 너무 똑똑했다. 그녀는 아들에게 이런 일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알았어요. 엄마.” 심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신하린에게 입맞춤을 하고 말했다. “이모, 나 먼저 갈게요. 내일 봐요.” 신하린은 순간 마음이 녹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80화

    “엄마, 아파요.” 아들의 목소리에는 섬세한 억울함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마치 따스한 바람처럼 그녀의 마음 속 먹구름을 강제로 걷어낸 듯했다. 심미연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며 흐릿했던 시선이 아들로 집중되었다. 아들의 어린 얼굴에는 불안과 궁금함이 가득했다. “미안해. 엄마가 너무 생각에 잠겨 있었어.” 심미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고 급히 꽉 쥔 주먹을 풀며 아들을 위로하려 애썼다. 하지만 마음속의 혼란은 거세게 밀려들어 그녀의 목소리는 어딘가 힘이 빠져 있었다. 그녀의 아들, 심태하. 그 예리한 눈빛은 마치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는 심미연을 똑바로 바라보며 작은 얼굴에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엄마, 상태가 이상해요. 뭔가 걱정되는 일이 있죠? 나한테 숨기고 있는 거 있어요?” 심미연은 깜짝 놀라며 아들이 그녀의 이상을 이렇게 빠르게 알아챌 줄은 몰랐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했지만 그 무형의 압박감은 마치 거대한 돌덩이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해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녀의 눈빛은 흐려지고 적당한 핑계를 찾으려 애썼지만 그럴 여유도 없었다. 그러나 심태하는 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심미연의 손을 잡았다. 그의 작은 손은 아직 어렸지만 그 손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은 마치 겨울날 햇살처럼 심미연의 마음을 살짝 흔들었다. “엄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난 항상 엄마 곁에 있을 거예요. 우리가 함께 이겨낼 거예요. 그죠?” 심미연은 코가 시큰해지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아들을 꽉 안으며 혈육의 온기와 힘을 느꼈다. 이 순간, 그녀는 의지할 곳을 찾은 듯했다. 모든 불안과 긴장이 그 따뜻한 가족애 앞에서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녀는 강해져야 한다.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심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 말 속에는 알아채기 힘든 묵직함이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9화

    “안 돼요.” 심태하의 작은 얼굴은 진지해지며 큰 눈을 치켜뜨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엄마는 아빠랑만 있어야 해.’ “이 녀석, 벌써 은혜를 잊었냐? 누가 너를 구해줬지?” 문도현은 강지한과 똑같은 아이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심미연과 함께 한다면 심태하는 결국 그를 아빠라고 부르게 될 거다. 그때 강지한은 아마 미쳐버릴 거라고 생각하며 입꼬리가 점점 더 교활하게 올라갔다. 이 아이디어는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알아요. 아저씨가 저를 구해준 건. 하지만 그건 저와 아저씨의 일이고 엄마와는 아무 관계 없어요.” 심태하는 빠르게 생각하며 말했다. 그는 절대로 엄마가 문도현과 함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비록 나이가 어리지만 그는 이미 선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별할 줄 알았다. “네가 꽤 똑똑하구나. 그렇게 관계를 확실히 구분하다니. 그럼 말해봐, 내가 널 구해준 거 어떻게 고마워 할 거야?”문도현은 심태하를 놀리기 위해 장난스럽게 말을 던졌다. “제가 크면 알게 될 거예요.” 심태하는 진지하게 말했다. 마치 어른처럼 그는 말하는 모든 것들이 깊이 생각한 결과였다. 문도현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놀랐다. ‘이 아이는 참 대단해.’ ‘세 살짜리가 이렇게 큰 말을 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네.’ 심미연은 그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가 커서 정말로 문도현을 기억할지, 그때가 되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저를 안 믿는 건가요?” 심태하는 문도현을 똑바로 바라보며 조금은 불편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야.” 문도현은 고개를 흔들며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가 네 양 아빠가 되어줄까? 이렇게 하면 우리는 절대 헤어지지 않겠네.” 그는 갑자기 이 길이 정말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가 심태하의 양 아빠가 되면 그들과의 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좋아요.” “안 돼요.” 어머니와 아들이 동시에 말했다. 심미연은 단호하게 반대했다. 심태하는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8화

    “내 아들은 어디 있어요?” 심미연의 표정은 심각했다. 문도현은 일반적인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먼 남자였다. 그와 엮인다는 건 곧 크게 골치 아픈 일을 떠안게 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심미연은 그를 최대한 피하려고 애썼다. “당신 아들은 방 안에 있어요. 들어가서 찾으면 됩니다.” 문도현은 미소를 띤 채 심미연을 바라보았다. “그 방에 들어갈 용기 있어요?” 심미연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 아들이 안에 있으니 누가 뭐래도 들어갈 거예요!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요.” 문도현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럼 내가 속인 거면 어떻게 할 건데요?” 심미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런 짓 못 해요.” 그녀는 이미 사람들을 불러놓았다. 만약 자신이 한 시간 내에 이 집을 떠나지 않으면 굴착기를 보내 문도현의 집을 밀어버릴 테니까. 그때가 되면 관계는 완전히 틀어질 수밖에 없다. 심미연의 자신감에 찬 표정을 보고 문도현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녀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나무 계단은 어두운 불빛 아래서 쿵쿵 소리를 내며 그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듯했다. 2층 복도.발을 디디자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심미연을 소름 끼치게 했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작은 그림자가 빠르게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 속도는 마치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처럼 빠르고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충격을 안고 있었다. 문도현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심미연을 자신의 뒤로 잡아당기며 그 그림자를 주시했다. 그 그림자는 거의 충돌할 듯 가까워졌으나 그 직전 멈춰서 빠르게 몸을 돌려 그들 앞에 서게 되었다. “엄마, 왔어요? 평생 엄마를 다시 못 볼 줄 알았어요...” 심미연은 급히 문도현을 밀쳐내고 아이 앞에 섰다. 그 아이의 얼굴을 보자 심미연은 가슴이 먹먹하고 심장이 쪼여 오는 듯했다. “미안해. 엄마가 잘못했어.” 그녀는 그 말을 끝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 울지 마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7화

    “왜요? 무서운 건가요?”앞에 있던 남자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어두운 밤공기 속에서 더욱 깊고 오싹하게 들렸다. 심미연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앞에 있는 남자에게 돌진했다. 그녀의 충동적인 행동에 문도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너무 열정적이네요. 내 품에 안기고 싶었어요?” 문도현은 쾌활하게 웃으며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손을 뻗어 그녀를 가볍게 품에 안고 붉어진 얼굴을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 여자는 정말로 자극적이었고 조금만 건드려도 언제든지 반응할 것 같았다. “이거 놔요!”심미연은 그를 노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심미연 씨, 지금 내가 당신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나중엔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문도현의 목소리는 갑자기 무겁고 진지해졌다. 그의 말은 마치 심미연이 그와 잠자리를 갖지 않는 것이 인생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인 것처럼 들렸다. 심미연은 그의 말에 더 이상 참지 않고 힘껏 그를 밀쳐냈다. “경성에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다른 여자나 찾아요.”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문도현 같은 남자와 하룻밤 관계를 맺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런 관계는 명예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안겨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까도 말했잖아요. 지금은 당신한테만 관심 있다고요. 다른 여자는 상관없어요.” 문도현은 여자들을 자주 만나지만 그렇다고 모두와 자는 건 아니다. 그의 말에 심미연은 잠시 멍해지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거예요?”심미연의 목소리에는 어이가 없다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 ‘내가 왜 너랑 잠자리를 가져야 돼?’‘사람을 뭐로 보고... 정말 어이없네.’ “그렇게 생각해도 나쁘진 않죠.” 문도현은 달빛에 비친 그녀를 바라보며 눈빛이 은밀하게 빛났다. 그녀의 작은 얼굴은 붉어지고

  • 다시, 너를 붙잡다   제676화

    어두운 밤, 문도현의 모습이 희미하면서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의 얼굴은 약한 가로등 불빛 아래서 더욱 단단해 보였고 그 눈 속에는 수많은 말들이 숨겨져 있었으나 그것들이 곧바로 복잡한 감정으로 굳어졌다. 유리창 너머,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교차했다. 그 순간, 심미연은 문도현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남자가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임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숨기지 않은 가식 없는 관심 그 자체였다. 시간이 이 순간에 마치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매 초마다 늘어나는 듯했다. 결국 문도현이 손을 들어 창문을 다시 두드리며 심미연을 불렀다. 심미연은 정신을 차리고 깊게 숨을 쉬며 천천히 창문을 내렸다. 차 안으로 문도현의 낯선 기운이 섞인 바람이 들어왔다. “왔어요? 대담하시네요.” 문도현은 심미연이 혼자 온 것을 보고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마음속으로는 심미연의 용기에 대한 감탄이 있긴 했지만 그가 내뱉은 말은 여전히 도발적이고 귀찮게 들렸다. 심미연은 차를 안정적으로 멈추고 차 문을 열었다. 긴 다리를 내딛고 이어서 몸을 날렵하게 차 밖으로 나갔다. 밤하늘 아래, 그녀의 모습은 가로등 불빛에 의해 길게 드리워졌다. “문도현 씨, 이제는 제 아들을 데려갈 수 있나요?” 심미연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문도현을 향한 눈빛은 마치 두 자루 날카로운 칼날이 그의 심장을 겨냥하는 듯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어떤 두려움도 없었고 단지 눈앞의 남자를 평범한 사람처럼 대했다. 문도현은 피식 웃으며 심미연에게 다가가 귀에 가까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이렇게 잘생겼는데 마음이 조금이라도 흔들리지 않으세요?” 말을 마친 후, 그는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심미연의 뺨을 가볍게 스쳤다. 그 행동은 경솔하고 무례함이 가득했다. 심미연은 얼굴이 순간적으로 어두워지며 그에게서 한 발 물러섰다. 그녀는 문도현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이 그 사람의 손에 있기에 그녀는 그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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