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별의 생각은 아주 간단하다. 수정이가 좋아하는 것은 모조리 빼앗는 것이다.“그래, 사줄게.”천태훈은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2억밖에 안되었기에 별로 비싸진 않았다.“전 2억 4,000만 원을 내겠습니다.”천태훈은 단번에 가격을 4,000만 원이나 올렸다. 수정은 그가 이것마저 빼앗으려고 하자 안색이 어두워졌다. 한별이가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는 걸 빼앗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10억!”수정은 가격을 대폭 증가하였다. 자기가 사갈 것이라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오늘 당했던 모욕들을 떠올리자 수정은 절대로 경매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16억!”천태훈도 가격을 올렸다.“20억!”수정은 또다시 가격을 올렸다.“30억!”천태훈도 마찬가지로 가격을 올렸다. 경매장 안의 사람들은 모두 의논하기 시작했다.“이 사파이어 목걸이가 좋긴 하지만 기껏해야 가격이 5억 정도 밖에 안 될 거야. 가격을 30억까지 올리는 건 너무 터무니없는 거 아니야?”“지금은 목걸이가 문제가 아니라 수정 씨와 한별의 자존심 싸움이야.”“어차피 모두 돈이 있는 사람들이니 모두 이길 때까지 싸우겠지.”...모두가 알다시피 지금 상황은 경매보다는 기싸움에 근접했다. 물론 가장 기쁜 것은 경매 측이다. 이 기회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50억!”“60억!”...가격은 계속 높아지고 있었다.“100억!”수정은 또다시 가격을 올렸다.“200억!”천태훈은 포기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가격을 올렸다. 경매장 안은 이처럼 높은 가격에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수정은 조금 망설이기 시작했다. 진씨 가문도 돈이 많긴 하지만 아무런 장사도 하지 않기에 어쩌면 천태훈의 집안보다 돈이 적을 지도 모른다.진씨 가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권력이다. 게다가 수정은 가문의 아가씨일 뿐이라 가지고 있는 비상금도 제한되어 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수정은 이런 기싸움 때문에 아빠나 할아버지한테 전화를 해 돈을 달라고 할 수 없다.그 사파이어 목걸이는 기껏해
수정은 운기의 행동에 깜짝 놀라며 의아해하더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한별과 천태훈 등도 놀란 표정으로 운기를 쳐다보았다. 모두 운기가 가격을 올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방금 가격을 올린 거예요?”한별이가 물었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그쪽 남자친구가 대신 경매에 나서는 것 같은데 저라곤 수정 씨를 대신해 경매에 나설 수 없나요?”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대신해 나서는 건 괜찮지만 정말 그렇게 많은 돈을 꺼낼 수 있긴 해요? 1,000억이 얼마인지 알기나 해요?”한별이가 차갑게 웃었다.“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운기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천태훈을 보며 물었다.“전 1,000억을 낼 건데 계속 가격을 올리실 건가요?”천태훈은 안색이 좀 어두워졌다. 운기가 단번에 500억을 올렸기에 조금 고민하게 되었다. 그의 집안은 D국에서 장사를 하기에 돈이 많긴 하지만 그에겐 용돈이 그 정도로 많진 않았다.방금 제시한 500억은 이미 천태훈의 예상을 벗어났기에 엄청 마음이 아팠다. 천태훈은 한별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시한 금액이다.“자기야, 얼른 가격을 올려!”한별은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그래, 1,100억!”천태훈은 이를 악물고 가격을 올렸다.“2,000억!”천태훈이 말을 마치자마자 운기는 빠르게 가격을 올렸는데 무려 1,000억이나 올렸다. 2,000억이라는 가격을 제시하자 경매장 안은 완전히 발칵 뒤집혔다.운기가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정말 돈이 많더라도 이렇게 허무하게 쓰는 건 말이 안 되었다.천태훈과 한별은 너무 높아진 가격에 방금 전 건방진 모습을 유지할 수 없었다.“더 올리실 건 가요?”운기는 미소를 지은 채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천태훈은 더 이상 가격을 올릴 수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는 건 정말 자존심이 상했다.“더 올리신다면 얼마든지 따라가 주죠.”운기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천태훈은 안색이 엄청 어두워졌다.“2,000억! 더 올
2,000억을 아무렇게나 꺼내는 사람이라면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건지.“수정 씨, 받으세요.”운기는 사파이어 목걸이를 수정에게 건네주었다.“이...”수정은 자기 앞에 놓인 사파이어 목걸이를 보자 마음이 복잡했다. 운기가 자기를 위하여 일부러 나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운기 씨, 괜히 저 때문에 돈을 많이 쓰셨네요...”수정은 좀 쑥스러워 보였다.“괜찮아요, 2,000억은 그냥 용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 그는 이전에 지하 권투 시합에서 쉽게 8조를 벌었기에 이 정도 돈은 전혀 아까워하지 않았다. 2,000억은 8조에 비하면 별것이 아니었다.“운기 씨, 고, 고마워요.”수정은 운기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수정 씨가 웃는 모습을 보려면 정말 쉽지 않네요. 저한테 너무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운기가 웃으며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수정은 재빨리 미소를 감춘 채 입을 삐죽 내밀었다.“전 그냥 저를 도와주신 것에 고마워한 것뿐이에요. 멋, 멋대로 생각하지 마세요.”수정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곧 한별을 보며 말했다.“한별아, 미안하지만 이 사파이어 목걸이는 이제 내 것이야. 네 남자친구가 대신해 살 수 있다면 내 친구도 날 도와 살 수 있잖아. 안 그래?”수정은 미소를 지었다. 방금 전 계속 참았던 마음이 마침내 후련해진 기분이다.이 말을 들은 한별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반박할 수 없었다.“태훈 형, 한꺼번에 2,000억이나 내는 걸 봐서는 분명 보통 사람은 아닐 거예요.”한 남자가 말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천태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꼴을 본다면 절대 돈이 많은 놈은 아닐 거야. 난 상대가 부자인 지 아닌지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거든. 어쩌면 2,000억은 수정 씨가 준 걸지도 몰라.”“하긴, 그럴 수도 있지.”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천태훈은 어두운 눈빛으로 운기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여자 돈 가지고
“그럼 우빈이 네가 장로님들을 모시고 다녀와.”공손 무일이 말했다. 그는 우빈이가 직접 운기가 죽는 꼴을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두 장로님, 제가 바로 그놈이 사는 곳으로 모시겠습니다.”우빈이가 웃으며 말했다. 곧이어 그는 두 장로와 함께 차에 앉아 운기의 별장으로 갔다....다른 한편.운기는 자신의 차를 몰고 별장으로 돌아왔고 수정도 차에 타있었다. 수정의 벤츠 G 클래스가 운기의 별장 입구에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집 앞에 도착한 후 수정은 차에서 내리고 자신의 벤츠 G 클래스에 올랐다.“운기 씨, 오늘 밤 차에서 있었던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세요!”수정은 주먹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말하는 건 부림 호텔에 가는 길에 자신이 무서워하며 운기의 품에 뛰어든 것이다.“걱정 마세요, 저도 그렇게 한가하진 않거든요.”운기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수정은 대답을 듣고 나서야 차를 몰고 떠났다.수정이가 떠난 후 운기는 별장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뭐지?”운기는 별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왠지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바로 이때, 검은 그림자 셋이 나와 운기의 길을 막았다. 자세히 보자 맨 앞에는 우빈이가 서있었고 뒤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 두 명이 서있었다. 운기는 두 노인을 모르지만 수사라는 것쯤은 눈치챌 수 있었다.“공손 우빈 씨가 이곳엔 어쩐 일로 오신 거죠?” 운기가 눈살을 찌푸렸다.“아직도 모르겠어? 당연히 복수하러 왔지. 임운기, 이 두 분은 은거하는 공손 가문의 장로야. 너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야. 오늘이 네 제삿날이야. 하하.”공손 우빈은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 운기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자 우빈은 너무 기뻤다. 곧이어 우빈은 고개를 돌려 둘째 장로와 넷째 장로를 보았다.“장로님들, 바로 이 녀석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우빈은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걱정 말고 한쪽으로 물러서시면 됩니다.”둘째 장로는 말하면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
넷째 장로마저 둘째 장로의 반응을 보고 의문을 품었다. 넷째 장로는 운기를 모르기 때문이다.우빈의 말은 단번에 둘째 장로를 정신 차리게 만들었다. 둘째 장로는 겁에 질린 눈빛으로 운기를 보더니 너무 놀란 나머지 두 손마저 조금씩 떨고 있었다.그날 운기의 실력이 그 정도로 엄청났기 때문이다.“임, 임운기 씨. 아, 아니! 임 선생님. 제발 용서해 주세요!”둘째 장로는 망설이지도 않은 채 무릎을 꿇고 운기에게 용서를 빌었다. 독고 가문이 처참하게 진 것을 본 그는 절대로 운기를 건드리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둘째 장로는 수원 공손 가문이 운기를 건드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그더러 운기를 죽이라고 하다니. 둘째 장로의 실력으로는 운기의 손끝마저 다치게 하지 못할 것이다.그래서 그는 오직 무릎을 꿇고 운기에게 용서를 빌 수밖에 없었다.우빈은 둘째 장로가 무릎을 꿇는 것을 보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수원 공손 가문의 둘째 장로가 임운기한테 무릎을 꿇다니.’“둘째 장로님, 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저놈은 우리가 죽이기로 한 사람이에요. 도, 도대체 왜 저놈한테 무릎을 꿇으시는 거예요!”우빈이 다급히 말했다.“둘째 장로님, 이게...”넷째 장로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둘 다 입 다물어요!”둘째 장로는 고개를 돌리며 소리 질렀다.‘공손 우빈은 어쩌다가 이 분을 건드린 거야. 이건 은거하는 공손 가문에게 엄청난 화를 초래하는 거나 다름없어!’은거하는 공손 가문 중에서 실력이 가장 높은 사람은 금단이었다. 독고 가문과 달리 그들은 원천인 강자가 없었기에 절대 운기의 상대가 아니었다.이건 은거하는 공손 가문의 생사존망에 관련된 문제이기에 둘째 장로는 망설이지 않은 채 용서를 빌었다. 곧이어 둘째 장로는 운기를 쳐다보며 계속 용서를 빌었다.“임 선생님, 제발 저희 은거하는 공손 가문만은 용서해 주세요!”운기도 이 상황에 어리둥절했다. 우빈이가 자기를 죽이기 위해 데려온 사람이 스스로 자기한테 무릎을 꿇다니.운기는 아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는데 어떻게 거짓이겠어요?”둘째 장로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직, 직접 보셨다고요?”이 말을 들은 우빈은 깜짝 놀라더니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임운기가 원천인 강자를 이기다니, 둘째 장로님이 직접 보셨으니 절대 거짓은 아닐 거야.’우빈은 마침내 둘째 장로가 왜 운기를 보자마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는지 알 수 있었다. 다시 운기를 쳐다보던 우빈은 마침내 두려워하기 시작했다.이때 우빈도 마찬가지로 무릎을 꿇었다.“임운기, 아니! 임 선생님, 제,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우빈도 다급하게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던 은거하는 공손 가문마저 운기에게 용서를 빌고 있으니 더 이상 잘난 척할 수 없었다.우빈은 드디어 운기에게 복수할 생각을 버렸다.“공손 우빈 씨께서 저한테 빚진 갑편은 아직도 돌려주지 않으셨잖아요.” 운기는 실눈을 뜨고 말했다.“지, 지금 바로 드릴게요!”우빈은 얼른 주머니에서 갑편을 꺼내 두 손으로 운기에게 건네주었다. 이때의 우빈은 등에 식은땀이 가득했고 이마에도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그만큼 긴장하고 두려웠던 것이다.운기는 갑편을 자세히 보더니 확실히 남다른 기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이건 절대 보통 물건은 아닐 거야.’하지만 지금은 갑편을 연구할 때가 아니다.“임 선생님, 이, 이제 용서해 주실 수 있나요?”우빈은 두려움에 떨며 운기를 쳐다보았다.“제가 용서해 줄 것 같아요?”운기가 차갑게 웃었다. 우빈은 여러 차례 운기를 죽이려 하였기에 운기는 절대로 그를 용서해 줄 생각이 없었다.운기가 엄청난 실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오늘 죽게 될 사람은 운기다. 우빈이라면 절대 운기를 용서해 주지 않을 것이다.이 말을 들은 우빈은 갑자기 온몸을 떨었다.운기는 고개를 돌려 둘째 장로를 보며 말했다.“은거하는 공손 가문이 용서를 받으려면 그만큼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어요?”“임 선생님, 원하시는 건 얼마든지 말씀해 주세요.”둘째 장로가
지난번에 독고 가문과 싸웠을 때 운기는 겨우 금단인 독고 가주를 상대할 수 있었다. 후에 독고 가주가 전력을 다할 때 운기는 하마터면 지게 될 뻔했다. 운기는 백전단을 먹고 단기간에 실력을 제고해야만 독고 가주를 이겨낼 수 있었다.하지만 약효가 지난 후에 독고 가주를 이기지 못할 뻔했는데 양류 도관의 도장의 도움을 받고 겨우 독고 가주를 이길 수 있었다.운기의 현재 실력으로는 신령을 동원하지 않는 한 금단인 강자를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은거하는 공손 가문에는 분명 금단인 강자가 있을 것이다. 금단인 강자를 이기려면 반드시 신령을 사용해야 하지만 신령은 총 세 번만 사용할 수 있다. 이미 한 번 사용했기에 이젠 두 번밖에 남지 않았다. 신령은 운기의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에 절대 쉽게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다 쓰면 운기는 분명 또다시 위험해질 것이다.둘째 장로가 이처럼 운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운기가 원천인 강자를 이겼을 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신령을 세 번밖에 쓸 수 없다는 것을 몰랐기에 운기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운기가 공손 가문과 화해하기로 한 것은 운기 스스로에게도 엄청 좋은 선택이다.운기는 두 장로가 떠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별장으로 돌아갔다.별장 안.“하루빨리 실력을 제고해야지.”운기가 중얼거렸다. 은거하는 공손 가문과 정말 싸우기라도 한다면 운기는 지게 될지도 모른다.만약 운기가 실단인 실력에 도달한다면 금단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적혈검을 사용하면 분명 금단인 강자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수련은 매우 느린 과정이라 엄청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참, 갑편을 연구해 봐야겠어.”운기는 말하면서 우빈한테서 얻은 갑편을 꺼냈다. 이 갑편은 분명 보통 물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운기는 한참을 연구해도 갑편에 대해 알 수 없었다.“계속 단약이나 만들어야겠어.”운기가 한마디 중얼거렸다.연단실 안.회기단 한 알이 곧 만들어지기 직전이었다.
공손 가문의 모든 산업을 얻은 후 운기의 총자산도 엄청나게 많아졌다.운기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돈과 서남에서의 산업들을 포함하면 이미 자산이 총 20조를 넘었다. 공손 가문의 산업을 약탈한 뒤 운기의 총자산은 32조를 넘었다.(공손 가문의 모든 자산을 합치면 20조가 넘지만 사건 발생 후 일부 공손 가문의 성원들이 자신의 돈을 챙기고 외국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일부 자산과 자금은 외국 은행에 몰래 숨겨두었기에 운기는 그것들을 제외한 10조 정도를 가지게 되었다.)이 밖에 공손 가문은 일부 선보이기 어려운 산업을 가지고 있었기에 운기는 그것들도 가지지 못했다.운기도 마찬가지로 서남에 숨겨둔 산업들이 있었다. 운기가 실제 가지고 있는 자산은 32조가 넘었지만 선보일 수 있는 것은 20조 정도다.국내의 많은 부자들도 이렇다. 발표된 총자산은 어쩌면 실제 총자산이 아닐 수 있다.부자 순위는 공개된 정보 중의 자산들을 집게 한 것이기에 일부 비공개적인 자산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없기에 집계될 수 없다.국내에는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는 부자들도 있었다.주씨 가문 회의실.주국건과 강철은 물론 주씨 가문의 수십 명의 핵심 인물들이 앉아있었다. 그들은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회의실의 분위기도 매우 답답해 보였다.주국건과 강철도 안색이 매우 어두웠는데 두려움에 떨고 있는 눈치였다.모두 공손 가문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운기가 한 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주씨 가문의 성원들은 매우 겁을 먹고 있었다. 그들 주씨 가문도 운기와 원수를 맺었기 때문이다.“공손 가문은 줄곧 수원 8대 가문 중에서 가장 실력이 강한 가문이야,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수원에서 사라지다니. 정말 믿기 어려운 사실이야!”“임운기가 공손 가문을 없앴으니 이제 우리 주씨 가문의 차례일 거야!”“공손 가문마저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는데 우리가 무슨 수로 임운기한테 저항할 수 있겠어!”“아이고, 이제 어떡하지!”“그러게,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