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려고 했다.그러나 한영 사령관은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 “사죄를 거절해도 사례는 꼭 받아야 하네! 아니면 나를 깔보는 것으로 생각하겠네. 내 딸이 그깟 별장보다 못하다는 말인가?”이렇게까지 얘기한 마당에 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거절할 수 없게 되었다.마침 조만간에 집을 한 채 마련하려고 했는데.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겠네요…”"참, 자네 이름이 뭔가? 주민등록증은 가져왔는가? 오늘은 좀 늦었으니, 내일 수속을 하라고 얘기하지.”한영은 연이어 물었다.“윤도훈입니다..."윤도훈은 웃으며 자기소개를 했다.이 말이 떨어지자 옆에 있던 손광성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네가 바로 윤도훈인가? 그날 아침 시장에서 송가네 할아버지의 목숨을 구한 젊은 명의도 자네였는가??"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데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손광성은 쓴웃음을 지었고 고개를 저으며 자조했다. “어쩐지! 어쩐지… 만약 진작에 자네가 그 젊은 명의인 줄 알았다면 난 오늘 이런 추태를 부리지 않았을 것이네!”조금 전에 윤도훈이 자신을 일깨워 주려고 했을 때 자신은 그를 비꼬고 훈수를 두었다고 생각하니 손광성은 너무 부끄러웠다.이때 이원은 손광성과 윤도훈을 번갈아 보며 마음속에 남아있던 마지막 의심까지 다 사라졌다.보아하니 이 녀석은 정말 송 씨네 할아버지를 구했군!그리고 한영은 열렬히 윤도훈을 아래층의 거실로 초대했다.“단비야, 어서 와서 은인께 감사 인사를 해야지?”한단비는 고분고분하게 걸어와서 윤도훈을 향해 깊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 이원에게 감사해야 해. 쟤가 나를 끌고 온 거야. 너 때문에 쟤는 며칠 동안 잠도 못 잤어.”윤도훈은 손을 흔들며 이원에게 눈치를 줬다.윤도훈도 당연히 이원이 한단비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따라서 한단비를 치료한 김에 인심을 쓰려 했다.이 말을 들은 한단비는 이원을 향해 웃으며 얘기
한영은 윤도훈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 처음에는 호형호제하더니 지금은 자기 딸과 맺어주려고까지 한다.조금 전 한영이 한 얘기를 당돌하다고 생각할 순 있으나 사실은 그가 심사숙고하여 얘기한 것이다.손광성이 부끄러워할 정도의 대단한 의술 실력을 갖춘 명의를 한 명 사귀면 그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깊이 생각 안 해도 쉽게 알 수 있다.그리고 처음 그의 무예 실력을 떠보았을 때 한영은 윤도훈의 무예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윤도훈과 친분이 생길 때 생기는 좋은 점들 중에서 다른 건 몰라도 이런 사람이 만약 군대에서 발전할 수 있다면 그의 앞길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할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인재를 사랑하는 한영이었기에 윤도훈을 보니 정말로 마음이 동했다.하지만 옆에 있던 이원은 정말로 급해졌다.아니, 상황이 점점 말도 안 되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잖아!한단비는 자신의 이상형인데 한영은 어떻게 자신의 이상형을 저 굴러온 매형에게 소개해 줄 생각을 한단 말인가?"아저씨, 저 사람은 제 매형이에요!"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이원은 초조한 말투로 얘기했다.이원의 말이 떨어지자, 한영은 순간 멍해졌다. “너의 매형이라고? 어느 누나를 얘기하는 거지?”"저희 친누나 이진희요.”이원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 말을 들은 한영은 쳇하며 콧방귀를 꼈다. “그건 다 가짜라고 들었어!”도운시 방위사령부 사령관은 이진희가 가짜 약혼자를 찾아 가족의 정략결혼을 거부한 일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그래서 윤도훈이 이진희의 남편이라는 말을 듣고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다만 이런 실력을 가진 윤도훈이 왜 이런 방패막이를 했을까 하는 궁굼증뿐이었다."아니에요! 가짜가 아닙니다! 이번에는 진짜예요, 진짜가 아닐 리 없습니다!”이원은 한영이 계속 한단비와 윤도훈을 엮을까 봐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그리곤 윤도훈의 어깨를 껴안고 아주 친한 척을 했다. “아저씨, 진짜 제 매형 맞아요. 진짜 매형이요!”"맞죠? 매형?”이렇게 말하면서 이원 도
"너희 둘은 다른 차를 타. 나는 매형과 단둘이 이야기를 좀 할게."이원은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두 부하에게 명령을 내린 후 운전석에 앉았다."왜? 또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데? 오늘 내가 어떻게 한 사령관과 친분을 쌓게 되었는지를 봤잖아. 송 씨 가문과도 이렇게 친분이 생긴 거야.”윤도훈은 조수석에 앉아서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이원은 헤헤 웃으며 얘기했다. “아니, 이 일은 아니고! 나 지금 매형을 아주 굳게 믿고 있어…”그리고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켕기는 말투로 얘기했다. “나 지금 단비를 좋아하고 있어. 보다시피.”“그래서 전에 본 일들은 그냥 비밀로 해줘. 절대 사령관님과 단비한테 얘기해주면 안 돼!”한영 사령관은 윤도훈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고 한단비보고 오빠라고 부르게까지 했으며 연락처까지 다 줬다. 앞으로 그들은 자주 만날 것 같았다.만일 윤도훈이 실수로 무슨 일을 얘기한다면 이원의 희망은 싹 다 없어져 버릴 것이다.이원의 얘기가 끝나자, 처음에 의아해했던 윤도훈은 바로 반응하고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카지노에서 여자 여러 명을 껴안고 있었던 일? 그 일을 얘기하는 거야?”"매형, 난 절대 그런 바람둥이가 아니야. 어렸을 때부터 가정교육이 엄했고 단비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고.”“그날 단비가 자기랑 심길이 사귀기 시작했다고 얘기해서 내가 너무 충격받아서 분풀이를 하려고 마음대로 여자 두 명을 찾은 거야!”이원은 조급하게 말했다."그걸 왜 나한테 해명하는 거야?"윤도훈은 어리둥절하다는 듯이 얘기했다."씨발. 암튼 네 마음대로 얘기하지 마라!”이원이 말했다."너 이게 무슨 말버릇이야?”윤도훈이 농담으로 물었다.이원은 입을 다물고 아부가 담긴 웃음을 지으며 얘기했다. “매형! 매형은 제 진짜 매형이잖아요! 전 매형의 둘도 없는 동생인데 동생이 연애를 하려고 하는데 당연히 나서서 도와줘야죠.”“그렇죠?”“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 동생을 찾아 주세요. 뻥치는 거 아니고 도운시에
거실 문이 열렸고 윤도훈이 차가운 표정을 하며 들어왔다.거실에는 이진희와 그녀가 찾은 도우미를 제외하고 한 쌍의 중년 부부와 한 명의 젊은 여자가 있었다.세 사람은 모두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부티가 났으며 당당하게 있었다.딱 봐도 호강하며 산 사람들이었다.중년 부부는 이진희의 둘째 작은아버지인 이천강과 둘째 작은어머니 최순희였다. 그리고 젊은 여자는 이진희의 사촌 여동생 이정이었다. 윤도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이천강 일가족은 갑자기 멍해졌다.그리곤 멸시하는 태도로 윤도훈을 살펴보았다. "당신이 우리 사촌 언니가 새로 사귄 제비야?”이정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어봤다. 윤도훈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마치 시장에서 금방 사 온 가축을 보는 눈빛과도 같았다.이가네 사람들은 이번에 이진희가 찾은 약혼자가 슬쩍 능력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구명진을 불구로 만들고 7명의 킬러를 죽였다고 하는 그런 얘기들을 들었다.그러나 이 정도의 능력은 그들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다.싸움을 잘한다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은 아니니까.혼자서 10명을 거뜬히 해결하는 고수라고 할지언정 그런 고수들도 결국엔 보디가드가 되어 시중을 들게 된다. 그래도 돈과 권력이 제일인 법이다.“넌 나를 형부라고 불러야 할 텐데?”이정의 태도에 불쾌함을 느낀 윤도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형부? 웃겨 죽겠네, 네까짓 게?"이정은 경멸하는 표정으로 윤도훈을 비웃었다.자신의 고귀한 신분을 자랑으로 여기는 이천강과 최순희는 윤도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저 이진희와 이렇게 얘기했다.“진희야,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이런 제비 새끼를 찾아 약혼자인 척하는 행동은 정말 너무 가소로워서 못 봐주겠다. 그리고 더군다나 이건 허 씨 집안 도련님과 허 씨 집안을 향한 도발이야!”“가문에서 너에게 2년의 시간을 주어 발버둥 칠 수 있게 하는 것도 너에게 주는 가장 큰 배려야.”“오늘은 네 할머니의 뜻을 전하러 왔다. 이 제비 새끼랑 헤어지고 직접 가서 허 씨 집안 도련님께
이천강의 낯빛은 어두워졌고 콧방귀를 뀌며 손을 내려놓았다.그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틀림없이 윤도훈을 이길 수 없고 정말 싸움이 일어난다면 손해를 보는 사람은 오직 자신들이라는 것을."이진희, 네 할머니의 뜻은 우리가 이미 잘 전달했어. 너에겐 두 가지 선택밖에 없어. 이 제비 새끼를 차버리든지 아니면 이 씨 가문에서 쫓겨나든지!”이천강은 차가운 눈빛으로 윤도훈을 한 번 보고 이진희와 얘기했다.이진희가 짧디짧은 2달 이내에 그린 제약회사의 수익을 10배로 늘린다고? 이천강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이진희에겐 이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이진희는 막막함과 답답함을 느꼈다.물론 그녀는 외적으로 카리스마가 넘쳐 보이는 강한 이미지지만 결국엔 약한 여자일 뿐이었다.그녀는 속으로 무력감을 느꼈다. 이 씨 가문에서 권력을 제일 많이 가진 사람은 그녀의 할머니였다. 그런데 지금 그 할머니조차 그녀의 기회를 뺏으려 하는 것일까?어떡하지? 또 누구한테 기댈 수 있지?부모님?그들의 입장에선 그들이 직접 와서 말을 전하지 않고 자신을 핍박하지 않은 것을 이미 엄청 대단한 ‘배려’라고 생각할 것이다.원이?원이의 실력은 이미 많이 좋아졌지만 그녀의 비즈니스엔 도움이 안 되었고 할머니의 뜻은 그도 감히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바로 이때 차갑고 확신이 찬 목소리가 울렸다."여보, 여보에겐 아직 세번째 선택지도 있어. 바로 2달사이에 회사의 수익을 10배로 늘리는 거야! 그리곤 저 사람들에게 증명하는 거야. 이진희는 명문가에 시집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 씨 가문을 다시 되살릴 수 있다고!”윤도훈의 얘기가 끝나자 모두 멍해졌다.이천강과 그의 가족들은 윤도훈을 보며 그를 비웃었다.마치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농담을 들은 것처럼 계속 웃었다."웃겨 죽겠어! 사회 밑바닥의 개자식 주제에 비즈니스가 뭔지 알기나 해? 네 주인이 아직 말을 하지 않았는데 네가 감히 함부로 짖어?”이정은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증오가 가득한 어조로 조롱했
이진희는 눈을 떴고, 아름다운 얼굴에는 씁쓸한 미소가 나타났다.그녀는 마음이 혼란스러웠다!“네가 가서 그들과 얘기 좀 하지 그래? 그들은 모두 내 둘째 작은아버지의 오랜 부하들인데, 내 말을 듣지 않은 이상, 네 말을 들을 거 같아?”“네가 뭐라고?”“윤도훈, 당신 좀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힘없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 이진희는 윤도훈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지금 그녀는 마음속에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했고, 참지 못하고 눈앞의 남자에게 발산했다.그렇게 말하다 억울한 이진희는 눈물까지 줄줄 흘렸다.윤도훈은 웃으며 이진희의 작은 손을 잡고 말했다.“나만 믿어, 응?”그는 이진희의 심정을 잘 알고 있어서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이 남자의 얼굴에 나타난 부드러운 미소를 보면서, 이진희는 왠지 모르게 진정을 되찾았다.방금 화를 낸 것은 윤도훈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정말 발산이 필요했을 뿐이었다.감정을 안정시킨 후, 이진희는 조금 전의 자신에 대해 놀라움을 느꼈다.늘 도도하고 담담했던 그녀는 아무리 불쾌해도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하지 않았다.특히 남자한테…….‘이건 능력 없는 여자만이 드러내는 표현이 아닌가?’그러나 이진희는 이 남자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내가 왜 이러지?’‘이번엔 진짜 당황했나 봐…….’이진희는 자신이 무기력해서 이런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당신 믿어요.”오전 8시, 이진희와 윤도훈은 회사에 도착했다.꼭대기 층에 도착하자, 그들은 10여 명의 사람들이 대표 사무실 문 앞을 둘러싼 것을 보았다.양 비서는 억지로 웃으며 회사의 핵심 간부들을 설득하고 있었다.“어머, 이 대표님 드디어 오셨군요?”“대표님, 제 아내가 암에 걸려서 미국에 가서 치료해야 하거든요. 한두 달 정도 휴가를 내야 할 것 같아요.”“대표님, 저희 남편이 태국에 가서 고래를 잡아야 하는데, 역시 두 달 정도 휴가를 내야 해요.”“미안하지만 대표님, 저는 회사가 파산할 것 같아서 사
양유나는 놀라서 소리를 쳤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됐어, 여보, 나한테 맡긴 이상, 너희들 먼저 나가 있어. 가서 그 황 대리 들어오라고 해.”윤도훈은 자료를 보다가 이진희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이제 자신이 취할 일부 수단에 대해 윤도훈은 사실 이진희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이진희는 눈을 부라렸다.‘내가 오히려 그의 부하가 된 것 같은데.’그러나 그녀는 윤도훈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이진희는 양 비서에게 눈짓한 후, 비서는 문을 열고 나가서 방금 그 풍채가 있는 중년 부인을 향해 말했다.“황 대리님, 들어가세요.”“그게 무슨 말이야?”황 대리는 영문을 몰랐다.‘이진희는 이미 나왔는데, 내가 뭐 하러 들어가는 거지?’“사직하고 싶다면서요? 안에 당신의 사직안을 처리해 줄 사람이 있거든요!”이진희는 무뚝뚝하게 말하고는 복도 한쪽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그녀는 이미 그들을 아랑곳하고 싶지 않았다.이진희는 비록 윤도훈을 믿고 있었지만, 여전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그래도 그녀는 끝까지 최선을 다 하고 싶었다.“흥, 나도 이 대표가 지금 뭐 하려는지 궁금하군.”황 대리는 답답했지만 그래도 문을 열고 들어갔다.그리고 이때, 양유나는 이진희 옆에 앉았고, 참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대표님, 윤 선생님더러 이 일을 처리하라고 하셨어요?”이진희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응! 그가 해결할 수 있다고 했으니 한번 해보라고 해. 난…… 사실 아무런 방법이 없거든.”이 말을 듣고 양유나는 눈빛이 번쩍였지만, 여전히 그녀를 위로했다.“윤 선생님이 할 수 있다고 하신 이상, 틀림없이 해낼 수 있을 거예요.”“응?”이지희는 이 말을 듣고 다소 의외를 느끼며 상대방을 바라보았다.“양 비서, 넌 도훈 오빠에 대해 아주 믿음이 있는 것 같군.”“아…… 그냥 직감이에요”.양유나는 마음에 찔렸다.이지희는 자신의 비서를 보면서 눈 밑 깊은 곳에는 의심의 빛이 스쳤다.그것은 여자들 사이의 의심이었다.……
황 대리의 눈에는 이미 당황과 두려움이 가득했다.윤도훈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그녀는 자신이 마치 옷을 입지 않은 것처럼 모든 것이 간파된 느낌이 들었다.이런 느낌은 아주 무서웠다!“에이, 그래! 당연히 되지! 회사는 직원의 프라이버시를 절대적으로 보호하니까!”“그리고 당신이 회사에 남아 있는 것은 당신 자신에게도 현명한 선택이야!”“내가 확신해서 하는 말인데, 회사가 최근에 적어도 수천억대의 주문을 받을 거야. 당신들은 회사의 고위층으로서 그때가 되면 모두 고액의 배당금을 누릴 수 있고!”“그러니까 다른 생각하지 말고 일이나 잘해.”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환하게 웃었다.그도 병 주고 약 주는 이치를 알고 있었다. 상대방의 파렴치한 비밀로 상대방을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익을 줘야 이런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할 수 있었다.사무실 문이 열리자, 황 대리는 문을 열고 나왔고 얼굴은 약간 창백해졌다.전보다 많이 조신해진 것 같았다.“오 주관, 들어가 봐요.”황 대리는 한 남자에게 말했다.“황 대리, 사직 수속을 마친 거야?”누군가가 물었다.“난…… 난 계속 남아있기로 했어요!”황 대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말이 떨어지자 이곳에서 사직이나 휴가를 기다리던 고위층들은 갑자기 멍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람?’황 대리는 전에 태도가 가장 확고한 사람이었고, 게다가 이천강과 가장 가까운 사람 중의 하나였다.그녀는 여기서 그만두면 이천강은 그녀를 이씨 집안 기타 회사에 배치하여 직접 사장님을 부임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그리고 이진희가 이 ceo의 자리를 그녀에게 양보해도, 그녀는 이 회사에 있지 않겠다고 큰소리쳤다.하지만 지금은…….다음 순간, 황 대리는 이진희 앞에 다가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이 대표님, 나도 회사에 이렇게 오랫동안 있었으니 이곳에 이미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어요. 방금 잘 생각해 봤는데, 정말 회사를 떠나고 싶지 않더라고요.난…… 난 앞으로 반드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일할 거예요.”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