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고 차가운 기운이 갑자기 뒤에서 덮쳐오더니 싸늘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감히 우리 율이한테 손을 대? 죽으려고 환장했어?”지옥에서 온 듯한 싸늘한 말이 원문산의 귀에 떨어져 온몸을 떨게 했다.무의식중에 손을 떨자 방금의 오만방자한 기세가 그대로 사라지고 놀란 얼굴이 나타났다.“누구야! 대체 누구야!”원문산은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굳게 닫혀 있던 대문이 어느새 활짝 열려 있었다.입구에 젊은 그림자가 서 있었는데, 지금 젊은이의 얼굴은 얼음같이 차갑고 두 눈에는 짙은 살기가 가득했다.온몸에 공포스러운 기운이 흘러넘치고 있다.이는 금단 경지 강자만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이다.‘금단 경지?’원문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바로 그때, 젊은이의 차가운 음성이 다시 원문산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무릎 꿇어!”쾅-원문산 일행은 더 이상 등 뒤에서 오는 공포의 위압을 견디지 못하고 걷잡을 수 없이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살려주세요!”“저 잡놈... 아니 아가씨가 선배님과 관련이 깊으신 줄은 몰랐습니다.”“알았더라면 절대 감히 무례를 범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무릎을 꿇자마자 원문산은 젊은이를 향해 용서를 빌었다.율이는 그제야 비로소 젊은이의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땅을 짚고 선 길쭉한 두 다리, 떡 벌어진 어깨, 조같은 얼굴, 그리고 눈동자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부드러움까지 모든 것이 익숙한 율이이다.율이는 코끝이 갑자기 시큰거리더니 작은 발을 내디디며 젊은이를 향해 달려들었다.“아빠!”그렇다, 윤도훈이었다.“아빠, 아빠 왔어요?”“율이 아빠 엄청 보고싶었어요. 흑흑...”율이는 윤도훈을 와락 껴안고 울음을 금치 못했다.“너무 보고 싶었다고요! 왜 이제서야 온 거예요!”“그동안 율이 괴롭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아요? 엄청 무서웠어요.”그동안 겪은 일을 이야기하고 있는 율이의 모습에 윤도훈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율이야, 아빠 왔어! 아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약속할게.”“우리
“아빠, 율이 너무 아파요! 율이 죽을 것 같아요...”“율이 나을 수 없는 거예요?”“율이는 이렇게 아픈 거 싫어요. 아빠 율이 때문에 돈 더 쓰지 마요.”“율이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면 안 돼요? 율이 집에 가고 싶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중환자실에는 작은 아이가 누워있었다. 아이의 예쁘장하고 귀여운 얼굴은 종잇장처럼 창백했고 코와 입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으며 온몸이 출혈점으로 뒤덮여 있었다.마지막 힘까지 끌어모은 아이는 작은 손으로 윤도훈의 손을 꽉 잡았다. 큰 눈망울에는 괴로움과 아빠에 대한 미련이 가득했다.윤도훈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심장이 바늘에 찔린 듯이 아팠고 왼쪽 신장을 도려냈을 때보다 만 배는 더 고통스러웠다.“율이 착하지, 아빠가 율이 꼭 낫게 해줄게. 율이 다 나으면 아빠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 아빠가 율이 위해서 닭강정 해줄게, 어때?”윤도훈은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울먹이며 말했다.“아빠 거짓말하지 마세요. 율이 낫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돈 아껴 써요. 율이 죽으면 아빠 계속 살아야 하잖아요. 아빠, 율이한테 더 돈 쓰지 말아요...”아이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자신이 하고 있던 용이 조각된 옥 목걸이를 뺐다.“이 목걸이는 율이가 하고 있어도 소용없어요. 아빠가 하고 있으세요. 목걸이가 아빠를 지켜줄 거예요!”옥으로 만들어진 그 목걸이는 윤도훈의 아버지가 남긴 유품이었다. 윤씨 일가에서 대대로 전해지는 그것은 병마를 물리치고 화를 피하게 해준다고 했다.율이가 앓게 되면서 윤도훈은 부디 목걸이가 아이를 지켜주길 바라며 그것을 아이에게 건넸다.하지만 지금 보니 병마를 물리치고 화를 피하게 한다는 건 그저 염원인 뿐이었다율이의 말을 들은 윤도훈은 마음이 찢어지듯 아팠다. 그는 율이의 체온이 남아있는 목걸이를 손에 꽉 쥔 채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다섯 살밖에 되지 않은 율이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다.그리고 아이가 철이 들수록 윤도훈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무거운 무언가가 심장을 꽉 짓누르
“뭐라고요? 멀쩡한 데다가 이미 정신을 차렸다고요?”도시 중심부 병원 안, 이진희의 기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놀라서 물었다.“환자는 별일 없습니다. 외상을 조금 입은 것 말고는 멀쩡합니다.”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리가요? 그 사람 차에 치였을 때 상태가 엄청 심각해 보였고 피도 많이 났어요.”기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이었다.“말씀하셨다시피 그냥 겉으로 보기에만 그랬을 거예요.”이진희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의사의 말이 농담이 아니란 걸 확인한 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제가 가볼게요.”병실 문이 열리고 이진희는 멍한 얼굴로 침대 위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다.윤도훈은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게다가 몸 상태도 어쩐지 이상했다.머릿속에 여러 가지 정보가 떠올랐다.용혼소울링, 용황경, 용안관천술...이게 다 뭘까?게다가 계속 은근히 아팠던 왼쪽 신장에서 한 줄기 열기가 흘러나와 사지로 퍼져나가는 듯해 불편했다.윤도훈이 제대로 살펴보려 할 때 이진희가 들어왔다.고개를 든 윤도훈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아름답다!과거 윤도훈의 혼을 쏙 빼놓았던 주선미도 눈앞의 미인과 비교하면 삽시에 빛이 바랠 것이다.“당신은...”윤도훈은 입을 뻐끔거리며 불확실한 어조로 물었다.이진희는 대답 대신 그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자해 공갈하려던 사람 맞죠?”잠시 넋을 놓고 있던 윤도훈은 한참 뒤에야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상대방이 운전하는 차량을 향해 돌진했으니 자해 공갈단으로 여기는 게 당연했다.“아뇨...”윤도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 그러면 정말 죽고 싶었던 거예요?”이진희가 무덤덤한 얼굴로 물었다.“네...”윤도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죽지 못했으니 이제 어쩔 생각이에요? 계속 자살 시도할 생각인가요?”이진희의 눈에서 빛이 반짝였다. 그녀가 어떤 의도로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그녀의 질
“헉!”조강인은 입을 떡 벌리며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옆에 있던 간호사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이럴 수가? 왜 갑자기 살아난 것일까?갑자기 시체가 벌떡 일어나다니?“아빠... 아빠예요? 아빠, 가지 마요!”바로 그때, 율이가 비몽사몽 눈을 떴다.전에 윤도훈이 돈을 모으러 가겠다고 해서 아주 불안했던 것 같다.율이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빠가 옆에 있어 주길 바랐다.“율이야, 정말 깨어났구나! 아빠 여깄어. 아빠 떠나지 않고 율이랑 함께 있을게!”윤도훈은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기쁜 얼굴로 말했다. 열류가 끊임없이 율이의 체내에 주입됐다.율이가 깨어났다!정말 효과가 있었다. 율이가 살아났다.윤도훈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몸이 떨렸다. 한때 지옥이었다가 다시 천국에 온 기분이라 다 큰 성인 남자지만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그는 온 세계를 손에 쥔 듯 율이의 작은 손을 꼭 잡았다. 조금이라도 힘을 빼면 이 모든 것이 환상이 되어 흩어질 것만 같았다.소중한 걸 잃었다가 다시 얻은 그 기분은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아빠 손이 엄청 따뜻해요. 기분 좋아요! 아빠, 왜 울어요? 울지 마세요. 율이는 아빠 우는 거 싫어요.”율이의 창백한 얼굴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고 아이는 다른 손을 뻗어 윤도훈의 젖은 뺨을 닦았다.“알겠어. 아빠 안 울게. 아빠 너무 행복해! 하하하, 율이 이제 괜찮아. 우리 율이 다시 살아났어!”작은 손으로 그의 뺨을 어색하게 닦아주는 율이의 손길에 윤도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울면서 웃었다.“아빠, 율이 집에 가고 싶어요.”율이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지만 아빠가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게 싫었다.“그래. 아빠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윤도훈은 잠깐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말하면서 율이의 몸에 달려있던 장치들을 떼어내고 아이를 안고 떠나려 했다.“잠깐만요. 병원비 미납하셨거든요. 아직 떠나시면 안
“진짜 고마워요!”병실 밖에서 윤도훈이 진지한 모습으로 이진희에게 말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이제 당신은 내 사람이니까요.”이진희가 덤덤히 말했다.“아...”윤도훈의 표정이 이상해졌다.이진희는 여신급이었는데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그를 자기 사람이라고 칭하니 어쩐지 조금...바로 다음 순간, 이진희는 자신이 한 말이 이상한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걸 자각했고 이내 화제를 돌렸다.“참, 의술을 공부한 적 있어요? 당신 딸 백혈병이에요?”조금 전 이진희는 문밖에서 똑똑히 들었다. 윤도훈의 딸은 활력징후가 전혀 없었다가 갑자기 살아났고 지금 상태를 보면 꽤 괜찮은 것 같았다.정말 신기한 일이었다.그래서 이진희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조금 알아요.”윤도훈은 잠깐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일단 딸 일부터 처리하고 날 따라와요. 날 좀 도와줘야겠어요!”이진희의 눈빛이 반짝였다. 표정을 보니 무언가를 시도할 생각인 듯했다.뒤이어 윤도훈은 병실로 돌아왔고 한참 동안 율이를 달래서 재운 뒤 조심스럽게 자리를 떴다.이진희의 인맥 덕분에 황 원장은 직접 병원의 다른 전문가를 불러와 율이를 1대1로 치료하게 했다.현재 윤도훈은 용의 기운을 잘 응용하지 못했고 머릿속의 용황경 또한 흐릿했다.율이는 집에 돌아가고 싶어 했으나 병원에 있으면서 계속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더 나았다.30분 후, 윤도훈은 이진희와 함께 개인 병원에 도착했다.공립 병원에 비해 그곳은 의료 조건이 더 좋고 설비도 더 선진적이었다.물론 그곳의 비용은 일반인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액이었고, 그곳에서 치료받는 사람들도 전부 엄청난 거물이었다.“인 대표님은 내가 지금 쟁취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예요! 그의 아들도 백혈병을 앓고 있어요. 만약 당신이 아이를 치료하거나 아이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면 나한테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알겠어요?”고급 병실 입구에서 이진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최선을 다할게요!”윤도훈은 장담하지는 못하
“헛소리하지 마요! 당신이야말로 목숨이 위험할 것 같네요!”인광준은 완전히 화가 나서 무시무시한 얼굴로 말했다.흰 가운을 입은 유 닥터가 냉소하며 말했다.“저희 병원은 인 대표님 아드님의 병세를 안정시켰어요. 대표님 아들은 만성 과립구성백혈병에 걸렸고 지금은 만성기인데 갑자기 생명이 위험하다니요! 시비 거는 겁니까?”“전 백혈병 때문이라고 한 적 없어요! 이 아이는 독에 중독되었어요!”윤도훈이 설명했다.용의 기운을 두 눈에 주입한 윤도훈은 겸이의 체내에서 검푸른색의 독소가 유동하고 있는 걸 보았다.그것은 이제 곧 심맥에 침입할 것이다.“그게 무슨 말이죠? 저희 병원이 환자에게 독을 썼다는 말입니까?”유 닥터는 더욱더 화가 났다. 그는 윤도훈을 손가락질하며 호된 목소리로 물었다.“제 말은 그 뜻이 아닙니다. 어떤 음식들은 서로 상극이라 그 자체로는 독성이 없을지 몰라도 함께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어요.”윤도환이 고개를 저었다.“장난해요? 우리 국인 사립병원의 레시피가 이런 저급한 실수를 저지른다는 게 말이 돼요?”유 닥터는 못마땅한 얼굴로 불만스레 인광준을 바라보았다.“인 대표님, 이 사람이 헛소리하는 걸 듣고만 계실 겁니까? 저희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럼 이 사람에게 아드님의 치료를 맡기시죠?”그 말에 인광준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유 선생님, 전 절대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말하면서 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이진희 씨, 얼른 이 사람 내보내시죠.”도운시 상류층이라면 이진희가 데릴사위를 찾고 있다는 걸 대부분 알고 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조금 전 기사는 윤도훈이 이진희의 약혼자라고 했다. 그래서 인광준은 곧바로 윤도훈을 형용할 단어 몇 개를 떠올렸다. 쓸모없는 사람, 기생오라비, 수치를 모르고 허영심만 가득한 사람.그러니 그가 윤도훈이 한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아들은 계속해 이곳에서 치료받아야 했기에 절대 이곳 의사에게 밉보여서는 안 됐다.이진희는 자신을 부르
삐! 삐! 삐!10분 뒤, 기계에서 들리는 소리가 다시 안정적으로 변했다.겸이의 오른쪽 엄지발가락에서 나온 피는 푸른색이었다.닭 피를 마시자 아이의 상태가 기적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인광준은 너무도 기뻐서 눈물을 흘렸고 더할 나위 없이 감격했다.유 닥터는 식은땀을 닦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조금 전 그는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만약 인광준의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겼더라면 병원도 망하고 그도 큰일 났을 거다.“유 선생님, 정말 아이가 중독되었나요?”이진희가 물었다.인광준은 분통을 터뜨리며 유 닥터를 노려보았다.“병원 음식에 독이 있다니 말이 돼요?”“아뇨!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희가 왜 독을 넣겠어요?”유 닥터는 얼굴이 잿빛이 되었다. 그는 곁눈질로 옆 탁자 위에 놓인 도시락을 보았다.그 안에는 뱀탕이 들어있었다!“이 뱀탕은 어디서 난 거죠?”유 닥터는 무언가 떠오른 듯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이건 제 아내가 보양식이라면서 아이를 위해 만든 겁니다. 왜 그러시죠?”인광준이 물었다.“알겠어요! 바로 이 뱀탕 때문이에요! 오늘 병원에서 제공한 일반식에는 흰 무가 있었어요. 이 두 음식은 독이 없지만 같이 먹으면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어요!”유 닥터는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아까 그 젊은이가 이걸 보아냈을 줄은 몰랐네요. 그 사람 말이 맞았네요. 전부 맞았어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인광준의 표정이 달라졌다.자신이 가져온 뱀탕 때문에 아들이 죽을 뻔했다.만약 윤도훈이 떠나기 전 당부하지 않았더라면 일이 어떻게 됐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 순간, 인광준의 마음속에 두려움, 미안함, 감격이 한데 어우러졌다.그는 이희진의 앞에 서서 말했다.“이 대표님, 저 대신 그분께 감사 인사를 전해주세요. 그리고 이 대표님 회사와 협력하겠습니다. 저번에 이 대표님이 말씀하셨던 조건대로 며칠 뒤 계약서에 사인하시죠. 참, 다음번에 다시 만날 때는 그분과 동행하셨으면 합니다. 제 아들
30분도 되지 않아 윤도훈은 서안구 시장에 도착했다.시장 입구 쪽 거리에 꽈배기를 파는 곳이 있었다.이렇게 먼 곳까지 온 이유는 그 가게가 좋은 기름을 쓰기 때문이었다.“사장님 1kg, 아니 1.5kg 아니, 5kg 주세요. 그리고 순두붓국 두 그릇 포장해주세요!”윤도훈이 사장에게 말했다.사장은 이상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혹시 장사 망치러 온 건 아니죠?”윤도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아뇨, 일단 돈부터 드릴게요.”왼쪽 신장에서 용의 기운이 끊임없이 흘러나와 육체를 강화하고 있었고 윤도훈의 몸은 마치 블랙홀처럼 대량의 양분이 필요했다.율이도 배가 고프겠지만 윤도훈이 훨씬 더 배가 고팠다.그는 지금 소 한 마리도 통째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윤도훈이 먼저 돈을 내겠다고 하자 사장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 그는 앞에 놓인 꽈배기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것뿐이에요. 여기에 하나 더해도 5kg는 안 될 것 같네요. 일단 무게 재볼 테니까 있는 만큼 가져가요.”“알겠어요!”운도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그때, 한 무리 사람들이 그 가게로 왔다.맨 앞에 선 사람은 위엄있는 얼굴의 노인이었는데 그는 인형처럼 생긴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다가왔다. 여자아이는 6, 7살 정도 돼 보였다.그들 외에도 잘생긴 청년 한 명과 기세가 남다른 중년 남성이 있었다.“할아버지, 손 선생님이 할아버지는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고 그랬어요. 할머니께서 할아버지가 꽈배기를 먹었다는 걸 아시면 혼나실 거예요!”잘생긴 청년이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언제 꽈배기를 먹으러 왔다고 했어? 난 아침 운동하러 나온 거야. 알겠어?”어르신은 청년을 흘겨보며 말했다.“네! 네! 할아버지는 아침 운동하러 나온 거죠.”할아버지를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잘생긴 청년은 그저 쓴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다들 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더니, 한때 위세를 떨쳤던 그의 할아버지도 예외는 아니었다.“이 가게는 좋은 기름을 써. 순두붓국도 맛있고. 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