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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손발이 부러져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윤민기는 사골을 보자마자 눈이 번쩍이며, 마치 구세주를 본 듯이 외쳤다.

“증조할아버지, 구해주세요! 저를 구해주세요!”

사골은 윤도훈 일행과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 멈춰서서, 뒤에서 무구지와 윤금강이 싸우는 방향을 한 번 쳐다보았다. 잠시 후, 사골은 윤도훈을 노려보며 음침하고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윤도훈, 네가 네 딸을 구할 줄은 몰랐군. 하지만 너무 기뻐하지 마! 다시 만나게 될 테니까. 하하하. 네가 받은 전승에 대해 은둔 가문과 상고 윤씨 가문에 보고할 거야. 기대하고 있어라, 하하하.”

말을 마친 사골은 다른 방향으로 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 윤도훈은 그 모습을 보고 굳은 표정으로 큰 소리로 외쳤다.

“사골, 네 증손자가 내 손에 있어! 네가 도망치면 난 윤민기를 죽일 거야!”

“하하하, 죽여라! 죽여라! 증손자 하나쯤이야, 뭐가 대수라고?”

사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비록 윤민기가 사골의 소중한 증손자이긴 하지만, 그 순간 사골은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윤민기를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 사골에게는 자신의 목숨이 더 중요했다.

“젠장!”

윤도훈은 화가 치밀어 욕을 내뱉었다. 윤도훈은 당장이라도 사골을 쫓아가 죽이고 싶었다. 부모를 죽인 원수가 눈앞에 있었고, 그 원수가 딸에게까지 해를 가하려고 했으니, 윤도훈의 사골에 대한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윤도훈은 율이를 안고 있었고, 낯선 이곳에서 사방이 혼란스러웠다. 또한, 윤도훈은 율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도 없었고, 율이를 안고 사골을 쫓아갈 수도 없었다.

사골은 원영 경지의 고수로, 절대적인 힘에서 윤도훈을 압도하는 존재였다. 윤도훈은 악령의 소굴에서 겪었던 그 공포스러운 경험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래서 초조한 마음에 윤도훈은 옆에 있는 무몽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사골을 쫓아가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러나 무몽은 고개를 저으며 공손히 말했다.

“도훈님, 따님을 구해냈으니 우리의 목적은 달성되었습니다. 도훈님께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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