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의사는 잠시 멍하니 있더니 이내 더듬거리며 서준명에게 물었다. “당신… 당신들 뭘 더 어쩔 생각 이신데요?”그 말에 서준명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뭘 어쩌고 싶냐고요? 그건 당신이 대답해야 하는 말인 것 같은데요! 그동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예요!”남자 의사는 아직도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지금 나 납치하는 거예요? 이런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납치라니요? 당신들, 절대로 도망 못 칠걸요? 이거 범죄예요! 빨리 나 좀 놓아줘요! 안 그럼 신고할 거예요!”“좋아요. 핸드폰 줄 테니까 어디 한번 신고해 봐요!” 서준명은 핸드폰을 그에게 건네주었다.예상치 못한 행동에 남자는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 “당신들… 신고가 두렵지도 않아요?”그 말에 서준명은 또 한 번 냉소를 뿜어내더니 단번에 남자의 목을 잡아버렸다. “당신, 유전자 검사 결과도 감히 조작하는 사람이잖아요. 내가 당신을 경찰에 신고한다고 하면 감옥에서 몇 년이나 썩게 될 것 같아요?”남자는 당황해서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버리고 말았다. “당… 당신들… 이미 알고 있었어요? 어떻게 알았어요? 그 여자… 그 여자… 예전 모습이랑 전혀 다르잖아요. 목소리도 전혀…”그의 얼굴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나중에는 말도 못 할 정도가 되었다.“준명 삼촌, 너무 흥분하지 말아요. 당장 그 사람 놓아줘요! 그러다 정말 죽어요! 삼촌!” 반명선이 서준명을 달랬고, 서준명은 그제야 손을 놓았다.남자는 바닥에 앉아 가쁘게 숨을 내쉬었고 한참 후에야 겨우 호흡을 되찾았다.서준명은 바로 반명선에게 말했다. “명선 씨, 당장 경찰에 신고하세요!”곧이어 서준명은 다시 남자를 쳐다보더니 그에게 또박또박 말을 건넸다. “장담하는데! 경찰에 신고하면 이 병원에서 잘리는 건 물론이고 다시는 의학계에 발도 못 들이게 될 거예요! 그렇게 끝나면 오히려 다행이죠. 당신은 감옥까지 가야 해요! 우리 집안 영향력 잘 알지 않나요? 내가 당신을 감옥에서 완전히 썩게 하겠다고 하면 평생 거기서 나올 생각은 하지
이런 여자를 마주하자 주성훈은 아래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버렸다. 매번 잠자리를 해야 할 때마다 그는 항상 코를 막았다.하지만 그렇다고도 이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렇게 아내와 대충 살다 보니 10년이라는 세월이 순식간에 지나갔다.그는 25의 젊은 청년에서 서서히 30이 넘는 기품 넘치는 남자가 되어갔다. 하지만 누가 그의 집에 늙고 못생긴 추녀가 살고 있는 사실을 알기나 할까?또 누가 주성훈이 고자가 아닌 정상적인 욕구가 있는 남자라는 사실을 알까?그는 정상적인 욕구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는 예쁜 여자를 볼 때마다 눈에서 빛을 뿜어냈다.하지만 그의 직업은 또 하필 실험실 연구원이었고 평소에 예쁜 여자를 만나게 될 기회가 무척이나 적었다.3개월 전, 그는 퇴근하는 길에 병원 앞에서 자신에게 자발적으로 플러팅을 하는 미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다 두 사람은 그렇게 침대에 구르게 되었다.다음날 주성훈이 일어났을 때는 이미 사람들이 나체사진과 두 사람의 뜨거운 사진을 찍은 후였다.“사진 찍은 사람은 누군데요?” 서준명이 그에게 물었다.그의 말에 주성훈은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중년의 여자였어요.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딱 봐도 좋은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았죠.”중년의 여성? 험악한 얼굴?그 말에 서준명은 미루나의 정원에 나타난 여자를 떠올렸다. 굳이 미루나를 부추기며 유전자 검사를 하라던 그 여자 말이다.그 여자다! 그 여자였어!보아하니 미루나가 벌써부터 사람들의 주시를 받고 있었던 것 같았다.“미리 상의했던 거죠? 당신이 출근하고 있을 때 누가 미루나를 데리고 유전자 검사를 하러 오기로. 맞죠?” 서준명이 물었다.일이 이 지경이 된 후에야 서준명은 모든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누가 여기다가 수작질을 부리다니!젠장! 죽일 놈의 새끼들!바로 그 순간, 그는 여전히 자신의 분노를 참으며 평온한 말투로 주성훈에게 물었다.그 말에 주성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금기시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서준명은 나금희, 엄위민의 집으로 찾아왔다. 집에 들어가기도 전에 그는 안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웃음소리를 듣게 되었다.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자 호들갑 넘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준명 씨 아니야? 나 준명 씨 너무 보고 싶어. 다들 일어서지는 마. 내가 갈게!”곧이어 가벼운 뜀박질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고, 문이 열렸다.서준명의 눈에 들어온 여자의 모습을 그를 멍하게 만들었다.“선희야… 정말 너야? 드디어 돌아왔구나, 우리 선희…!” 지금 이 순간, 서준명은 연기를 하는 게 아니었다. 이것은 정말 그의 진심이었다.그는 엄선희가 너무 보고 싶었다.거의 매일 밤 꿈속에서 이 얼굴을 봐왔을 정도였다. 서준명의 앞에 서 있는 엄선희의 얼굴이 조금 경직되어 있긴 했지만 그 얼굴은 여전히 그가 매일같이 그리워하던 엄선희였다.서준명의 눈시울은 빨개지고 말았다.“선희야… 우리 선희, 드디어 돌아왔구나.” 남자는 흐느끼고 있었고, 목소리는 꽤 많이 잠겨있었다.엄선희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달링, 나… 정말 달링이 너무 보고 싶었어! 난 달링이 날 더 이상 안 좋아하는 줄 알았어. 감히 만나지도 못했는걸..?”달링?진심이 가득했던 서준명의 얼굴이 순간 멍해졌다.곧이어 그의 마음속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반감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엄선희는 한 번도 그를 달링이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그녀는 보통 준명아, 준명 씨, 서씨라는 등의 호칭으로 그를 불렀다.잠시 멍하니 있던 그는 엄선희 품속으로 끌어안았다. “돌아왔으면 됐어. 이렇게 왔으니 됐어. 우리, 아니 온 가족이 널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우리가 널 얼마나 기다렸는데… 노력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더니,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구나.”“그러니까, 달링. 나 달링 정말 사랑해. 매일 매시 매분 매초 달링을 생각하고 있었어. 달링은 몰라. 그동안 엄청난 수모를 겪어도 달링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만 생각하면 다시 살아갈 희망이 생기곤 했어. 달링… 이렇게 달링이 찾아왔으니 이제
"선의는 왜 오지 않은 거예요, 일이 너무 바빠서 그런 건가요?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시누이가 집에 돌아왔으면 일을 좀 놓을 필요도 있는 거 아닌가요? 염선의는 너무 일에 미쳐 있어요. 형님, 형수님 잘 설득해서 이렇게 중요한 집안 모임에 참여해서 같이 밥 한 끼라도 먹자고 해요. 이게 얼마 만의 집안 모임인데 빠지면 되나요?"서준명이 꾸짖는 듯한 눈빛으로 엄선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러자 엄선우는 즉시 원만하게 그의 말에 대꾸했다."그게 말이야.. 매부, 우리는 한 집안 식구이고 선의는 아직 식구가 된 지 얼마 안 됐잖아. 그리고 선의는 우리 친가 쪽도 아니니 일부러 부르지 않았어. 게다가..."엄선우는 말을 반쯤 하고 나서 뚝 끊겼고, 서준명이 재빨리 조롱하는 말투로 대꾸했다."아이고, 선의가 친가 쪽이 아니면, 저는 뭐죠? 그 말은 저도 이 집안 식구들과 같이 밥을 먹으면 안 된다는 건가요? 형님도 남편이 되셔서 그러면 안 되죠. 우리 선희가 집에 없던 몇 년 동안 선의가 장인 장모님을 얼마나 잘 돌봐드렸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외부인 취급을 하시다니요." 엄선우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그때, 엄선희가 입을 열었다."여보! 나 대신 생각 좀 해봐. 염선의 그리고 당신들은 모두 그 사람을 가족이라고 여기지만,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해. 알다시피 나는 평소에 가장 친한 사람이 우리 오빠였고, 내가 떠났을 때까지만 해도 오빠는 독신 주의자였어. 그런데 이렇게 몇 년이 지났는데 오빠를 쫓아다닌 여자가 부지기수였겠지? 남성 전체를 통틀어서 염선의 보다 뛰어난 여자가 얼마나 될까? 당신은 언제 우리 오빠가 여자한테 눈길이라도 준 걸 본 적이 있어? 우리 오빠는 평생 결혼이라고는 생각도 안 한 사람이야. 그런데 내가 돌아오자마자 우리 오빠가 결혼한 걸 봤고, 게다가 결혼한 여자는 예전에 사기꾼에다가 중졸이라니, 그리고......"엄선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눈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서준명이 엄선우를 바라보자, 그
엄선희는 두 아이를 보고 잠시 넋을 잃더니, 이내 다시 미소를 지었다. “너희 둘은 누구니? 어디서 온 꼬마 친구들이야?” "내 이름은 미미예요.""내 이름은 단이고요."두 아이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고, 엄선희는 빨개진 눈으로 서준명을 혼란스럽게 바라보며 물었다. "준명 씨, 내가 몇 년 동안 집에 없을 때 혹시 다른 여자라도 만났던 거야? 만약 그렇다면 말해줘, 난 당신에게 매달리지 않을 거니깐. 이렇게 오랜 세월이나 지났으니 누구라도 내 자리를 대체할 수 있었겠지. 준명 씨, 난 이만 갈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몸을 돌렸지만, 걸음은 떼지 않았다."선희 씨, 무슨 말이야? 내 마음속에는 당신 하나뿐이야, 난 지금까지 다른 여자를 마음에 둔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서준명이 엄선희를 끌어안았고, 엄선희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럼 이 두 아이는...""미루나라는 여배우의 아이들을 입양한 거야. 그 여자는 범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혔고,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었어. 그런데 마침 우리 부모님이 아이들을 좋아하셔서 두 아이를 집에 와서 살게 한 거고.”서준명이 침착하게 말했다.“그런데 당신을……아빠라고 부르네?”엄선희가 묻자, 서준명이 웃으며 대답했다.“앞으로 당신도 엄마라고 부를 거야.” 그러자 엄선희는 다시 눈물을 흘렸다. "준명 씨, 나 할 말이 있어……” 서준명은 엄선희를 부드럽게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당… 당신을 떠났을 때 나도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었어..." 엄선희가 울먹이며 말했고, 서준명의 얼굴에도 슬픔과 절절한 표정이 떠올랐다.“나도 다 알아, 당신은 그 당시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고, 아이를 유산했었지. 괜찮아 선희 씨, 앞으로 우리도 아이를 가질 수 있어……” "아니야 여보, 아니야. 난 우리 부모님과 세희 씨를 속였어. 난 그 사람들을 다시 슬프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 내 아이들은 사실…… 유산되지도 않았고 그 당시 아이를 바로 낳았어.” 엄선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충
엄선희는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달려가 서준명 어머니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울었다."어머니, 흑흑, 이 두 아이를 보니 제 아이들이 생각이 났어요.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났고, 저는 쌍둥이 아이들의 얼굴도 보지 못했어요. 어머니, 제가 어머니 손주들을 잃게 만들었어요, 저는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요……”서준명 어머니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고, 곧이어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 두 손주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노인은 눈물을 흘리며 미미와 단이를 품에 안았다."돌아왔으면 됐어, 돌아왔으면 된 거야 선희야. 넌 아직 어리니, 너와 준명이는 앞으로도 아이를 낳을 수 있어. 울지 말고 이리 오렴.”서준명 아버지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고, 그렇게 엄선희는 서준명의 부모님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두 아이들도 서로를 바라보며 뒤를 따랐고, 아이들은 고작 3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저 아줌마는 진짜 엄마가 아니야.”미미가 단이에게 말하자, 단이도 눈을 굴리며 대답했다.“맞아, 저 아줌마는 나쁜 사람이야!” “그런데 아빠는 저 아줌마를 좋아해.”단이는 눈을 굴리며 소리쳤다. 저 여자는 나쁜 사람이에요!""미미야……”“오빠랑 같이 엄마를 찾으러 갈래?” 조금 뒤, 단이가 말하자 미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데 남매는 손을 잡고 조용히 대문을 향해 걸어갔고, 두 아이는 너무 작아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아이들이 대문 앞에 이르렀을 때, 미미가 갑자기 멈춰 섰다.“왜 그래 미미야?”단이가 물었다.“오빠, 나 무서워.”미미는 차마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무서워하지 마, 오빠가 있잖아. 나쁜 사람이 미미를 데려가지 못하게 오빠가 평생 지켜줄 거야.”단이가 동생을 위로하며 말하자 미미는 고개를 저었다.“오빠, 저기 봐. 대문 밖에 있는 사람이 꼭 유령 같아.” 단이는 미미의 눈을 따라 문밖을 내다보았고, 과연 대문 밖에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서 씨 집안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집 담장 밖에서 누군가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심지어 엄선희 자신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고, 그녀는 그저 행복에 젖어 있었다. 서씨 집에 들어가 집안에 녹아들어 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 엄선희의 최종 목표였고,이를 위해 엄선희는 정말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많은 계획을 세웠으며 매번 치밀하고 꼼꼼했다.마침내, 오늘의 성취를 통해 그녀는 진정으로 서 씨 집안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얼마나 좋은가! 서 씨 집안은 남성은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큰 집안 중 하나이며, 서준명 또한 매우 유능하고 좋은 사람이며, 그가 설립한 회사의 시장 가치도 몇 백억에 달했다. 서 씨 집안의 골동품, 서예, 그림과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가업, 그리고 전국에서 서 씨 집안의 영향력은 부 씨 집안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국내에서 서준명과 결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의 수를 과연 셀 수나 있을까? 남성 전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엄선희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겠는가? 엄선희가 무슨 재능과 품행을 가지고 있길래, 이렇게 대단한 서준명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진짜 엄선희였다! 그러나 그녀의 원래 이름은 엄선희가 아니다. 그녀의 원래 이름은 서청하, 15~16년 전 그녀는 어린 소녀였고, 대학을 졸업한 후 해성에서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하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의 총명함으로 당시 두각을 나타냈던 여자 연예인의 매니저가 되었다. 당시 여자 연예인의 소속사는 서청하를 잘 대해주지 않았고, 여자 연예인도 서청하를 함부로 대했다.하지만 서청하가 여자 연예인의 매니저를 하는 것에는 좋은 점이 있었고, 더 많은 것을 보고 시야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그녀가 만난 상류층의 사람과 일들은 그녀의 시야를 넓히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됐다. 그녀가 매니저로 맡았던 여자 연예인은 매일 부유하고 화려한 사람들과 교류했고, 고급
그 연예인은 괴롭힘을 당해 죽었고, 연예인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던 사람이 연예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녀를 퇴출시키려 한 것이였다.하지만 그 연예인은 감히 저항하지 못했고, 그녀는 단지 더 많은 역할을 맡고 싶었던 것 뿐이었지만 스폰서는 그녀에게 매우 과분한 일을 시켰다. 만약 그녀가 복정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연예계에서 은퇴할 수밖에 없었기에, 순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그 자리에서 바로 목숨을 끊어 버렸다. 이 소식을 접한 서청하는 너무 무서워서 눈물을 마구마구 흘렸다.그녀는 연예인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일했는데, 그제야 연예인들의 삶이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것을 깨달았다.서청하는 그 순간 연예인은 전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진정한 상류층의 눈에 연예인은 그저 장난감일 뿐이었다.때로는 목숨이 자신의 손에 달려 있지 않을 때도 있었다. 목숨이 자기 손에 달려있지 않은 이런 일이 곧 서청하의 차례가 되었고, 어느 날 연예계의 한 유명 인사가 그녀에게 술자리를 제안했다. 술자리의 복잡한 상황을 본 서청하는 간담이 서늘해졌고, 그렇게 몰래 현장에서 도망쳤다. 이후로 그녀는 연예계에서 사라졌다. 2~3년 후, 한때 그녀에게 술자리를 요청했던 사람이 병에 걸려 죽자 서청하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녀는 이미 한 번 겪어보았기에 더 이상 연예인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기획사를 차리고 싶었고, 전문적으로 스타를 양성하고 그들이 자신을 위해 돈을 벌도록 하고 싶었다. 그녀는 연예인들이 돈은 있지만 발언권은 없다고 느꼈다. 그렇기에 그녀는 스타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발언권이 있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녀는 기획사를 차릴 때 어려움을 겪었고, 한때 그녀와 교제했던 사람들이 가끔 그녀를 찾아왔기에 나중에 그녀는 아예 가명을 지어 버렸다.‘미란다’, 이제 그녀의 이름은 미란다가 되어야 했다. 미란다가 오랫동안 연예계에 종사한 경험은 헛된 것이 아니었고, 그녀는 이미 많은 요령을 터득했다. 그녀는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