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경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웠다."왜? 조의찬과 서시언도 모두 여기서 싸웠는데, 나 하나 더 늘까 봐 겁나는 건가?” 신세희의 안색은 더없이 안 좋아졌다. 그녀는 부소경에게는 자신이 여기 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 일대에는 그런 장사를 하는 여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그녀들은 대부분 외지, 산촌에서 온 사람들이었고 그중에는 결혼을 한 사람이 많았으며 모두 아이도 여러 명 있었다. 그녀들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하며, 고작 몇 천원 정도 벌 뿐이었고 하룻 밤 일해서 몇 만원 정도 버는 정도였다. 그녀들은 이 도시의 하층 사무직과도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매일 몇 만 원을 벌어도 그녀들은 모두 모아서 고향에 있는 아이들의 학비와 생활비로 썼고, 또 노후를 위해 남겨 두어야 했다. 그러니 좋은 집을 구할 수 없었고, 이런 빈민가에 살 수밖에 없었다. 신세희가 이곳에 산다는 것은 원래부터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데, 더구나 자신의 셋집 문 앞에서 조의찬과 서시언 사이에 껴 있다니. 신세희가 가장 보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바로 부소경이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누추한 방 안의 모습을 몸으로 가렸지만, 부소경은 그녀의 머리 꼭대기에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 그녀의 방 안 모든 것을 그는 똑똑히 보았다. 신세희는 페인트칠조차 하지 않은 판자 침대에서 잠을 청했고, 판자 위의 이불 한 벌은 매우 깔끔했지만 실내 주변의 벽은 모두 얼룩덜룩하고 누렇게 변해 있었으며 바닥은 마루를 깔지 않은 시멘트 바닥이었다. 실내에는 화장실, 씻을 곳도 없고, 유일하게 있는 가구는 천으로 된 지퍼 옷장뿐이었다. 하지만 바닥에는 커다란 뱀가죽 주머니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천 옷장도 신세희가 열어 놓고 있었고, 안에는 텅 비어 아무것도 없었다. 분명히 그녀는 이곳을 떠날 작정이었다. "조의찬을 따라갈 작정이야, 아니면 서시언?”부소경이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그녀는 매우 억울했고, 눈시울이 붉어지자 눈물을 삼키며 주머니에서 표를 꺼냈다.“부소경
엄선우는 부소경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았고, 부소경은 또다시 싸늘하게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다시 돌아가!”“……”그는 그의 머리가 정말 총명하다고 느꼈고, 부소경이 이렇게 호통을 치자, 그는 즉시 어디로 돌아가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그는 시동을 걸면서 부소경에게 말했다."도련님 안심하세요, 비록 신세희 씨가 살고 있는 그곳은 빈민촌이라 안전하지 않지만, 제가 그곳을 지키고 있는 한 다시는 누구도 그녀를 괴롭히지 않을 겁니다. 지금 당장, 신세희 씨의 집으로 가서 보초를 서겠습니다!” 부소경은 이번에는 다시 말을 꺼내지 않았고, 혼자서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 엄선우는 차를 몰고 재빨리 다시 신세희가 살고 있는 곳으로 갔다. 그는 감히 다가가지 못하고 차 안에 앉아 불을 껐고, 멀리서 신세희의 작은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엄선우는혼자 코를 쥐며 감격해했다."이런 곳에 사람이 살 수나 있을까. 여기저기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길이 좁아서 두 대의 차가 나란히 지나갈 수도 없는데, 이제 10분 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세 남자가 나와서 아무데나 똥을 싸는 걸 보다니. 게다가 더 많은 남자들은 여자를 끌어안고 지나가거나 아예 구석진 곳을 찾아서 들어가기도 하다니, 여긴 도대체 뭐 하는데야!”엄선우는 여자와 놀아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부소경이 그런 쪽에 예민했다.부소경은 자신의 어머니가 부 씨 가족의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는 이 방면에서 매우 자제하고 있었고, 그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만약에 한다면 한 번만 하는 규칙을 스스로 가지고 있었다. 오로지 자신의 아내하고만 아이를 낳아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 방면에서 부하들에게는 일절 간섭하지 않았다. 엄선우도 방탕한 사람은 아니었고, 가끔 적당히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클럽 같은 데를 갈 뿐이었다. 그는 이렇게 지저분한 장소를 본 적이 없었고, 아무 나 구석진 곳을 찾아서 한바탕하고는 몇 천원 정도 돈을 쥐여준 뒤 떠나는 식이었다. 그는 보기만 해도
부 씨네 저택의 웅장한 홀에는 신세희가 모르는 사람도 있고, 아는 사람도 있었다. 신세희가 주위를 둘러보자, 임서아, 서 씨 집안 어르신과 민정연, 그리고 조의찬의 부모님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신세희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신세희를 보는 그들의 눈빛은 모두 쓰레기 한 무더기를 보는 것 같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왔구나!" 정중앙에 앉은 부 씨 집안 어르신이 거들먹거리며 신세희에게 말했다. "하실 말씀이 있으면 빨리 말해 주세요!”신세희가 싸늘하게 말했다.“우선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사과부터 하거라!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써야……”“사과를 하라고요?”신세희는 부태성의 말을 끊고 강경하게 물었다.“난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사과를 해야 하는 거죠! 게다가,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처음 보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뭐 때문에 사과를 해야 하는 겁니까!” 부태성은 신세희가 말을 끊을 줄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고, 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말했다. "버르장머리 없는 놈 같으니라고! 오늘 부 씨 저택에 들어왔는데 그렇게 쉽게 나갈 수 있을 것 같으냐? 얌전히 있는 게 좋을 거다!” 신세희는 그 말을 듣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출소한 지 두 달이 넘었고, 부 씨 집안에 대해 다소 알고 있었다.부 씨 집안은 남성을 넘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집안이었고, 게다가 200여 년 동안 운성에 들어 앉아 있었기에 뿌리가 깊어 부 씨 집안에서 사람 한 명을 죽이는 것은 개미 한 마리를 잡아 죽이는 것과 같았다.비록 부 씨 집안이 사생아인 부소경에 의해 부 씨 집안사람들이 제거되어 나날이 줄어들고 있었지만, 부소경은 부 씨 집안에서 더욱 악랄한 새 가주였다. 부소경이 상대방을 처리하는 것을 지켜본 신세희는 부소경의 잔인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부소경의 몸에서는 부 씨 집안의 피가 흐르고 있었고, 부 씨 집안의 역대 가주들이 모두 독한 인물이었따는 증거이기도 했다. 부태성은 여든이 넘었지만,
역시 엄마의 계략이 잘 먹힌단 말이야.허영이 임서아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비록 신세희가 명이 질겨서 번번이 그녀를 죽이는 데 실패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러 번 시도한다면 분명히 그녀의 기를 죽여버릴 수 있을 거라고. 허영은 임서아보고 매 순간 신세희를 따라다니며 타이밍을 잡아 그녀에게 손을 쓰라고 했다.임서아는 신세희를 미행한 첫날에 조의찬과 서시언이 그녀를 중간에 두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장면을 발견하고 말았다.어머! 임서아는 그 장면을 보자마자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무척이나 꼴사나운 장면이었다.영상 속에 있는 신세희는 동시에 남자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는 듯했다.게다가 그 남자들은 운성에서 이름 꽤 날리는 부씨 집안의 도련님들이었다.영상이 촬영된 후, 임서아는 조금도 쉬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영상을 전문적으로 올리는 플랫폼을 찾아다니며 매 플랫폼에다 영상을 올려 이 사실을 홍보했다. 플랫폼마다 수천, 수만 명의 사용자가 있었다.단 한 시간 만에 수많은 계정이 이 영상을 퍼가기 시작했고 운성 전체가 이 영상 때문에 들끓고 있었다.아래 내용을 댓글의 일부분이다.-이것 좀 봐. 운성에서 이름 꽤 날리는 도련님들이 여자 하나를 중간에 두고…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그것도 벌건 대낮에.-이 여자 정말 음탕하다.-저 여자 대체 뭐하는 여자래?-어머! 저 여자가 어디에 서 있는지 좀 봐! 주택 같은데? 주위 환경을 봐서는 빈민촌 같기도 하고. 이런 데서 사는 여자가 뭘 하겠어?-어머! 몸 파는 여자라 이거야? 그 주제에 동시에 부잣집 도련님을 둘이나 꼬시다니.-도련님 둘이서 누가 앞에서 하고 누가 뒤에서 할지 그것 때문에 싸우고 있는 거네!-너무 꼴불견 아니야?물밀듯 쏟아지는 댓글에 허영과 임서아는 배꼽이 떨어져라 웃어댔다.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신세희가 어떻게 얼굴 들고 살지 한번 두고 보자고!네티즌들의 심한 말들에 끄덕없다 해도, 아마 상류층 사람들한테 암살당할 게 분명했다.역시나, 부씨 집안의 어르신이 제일 먼저 손
신세희는 고개를 들었고, 고개를 들자 부소경의 얼굴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차갑게 웃었다. “부소경씨, 날 이 저택으로 부른 게 당신 아니었어요?”“…”이 여자 정말 사리 분별도 못하는 여자네!내가 신세희를 부씨 저택으로 부르긴 했지만, 여기서 죽으란 뜻은 아니었다!그는 어제 회의를 한 후부터 이 사건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는 밤새 이 일에 몰두하고 있었고 한 시간 전에 겨우 만개가 넘는 영상을 모두 깨끗하게 삭제했다!행여나 하나라도 놓칠까 봐 계정마다 그가 직접 처리했다.영상 사건을 해결한 후 그는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차를 몰아 바로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 결과 문을 들어서자마자 신세희가 자신의 가슴을 칼로 찌르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신세희는 죽는 걸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았다!남자는 여자를 놓아주더니 차갑고 독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널 부른 건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야. 네가 부씨 저택에 핏자국을 남기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란 말이야. 지금 나한테 한 몫 뜯어내고 싶은 거야? 고작 네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엄선우는 부소경이 신세희를 알기 전보다 말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느꼈다. 옛날에는 하루에 말 열 마디도 안 하던 사람이… 방금 3분 동안 한 말이 예전에 하루종일 한 말보다 많았다.그리고, 도련님이 입이 언제 저리 험해졌지?아무리 봐도 신세희한테만 독하게 말하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이었으면 아마 평소의 모습대로 행동했을 것이다.부소경은 자리에 앉아있는 부태성과 다른 손님들을 쳐다보더니 무표정으로 말했다. “사람은 이미 데리고 왔으니 서로 쌓인 원한이 있으면 알아서 푸세요. 하지만 다른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나도 그런 일이 우리 부씨 저택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거든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날 약한 여자나 괴롭히는 사람으로 생각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나 부소경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될 거예요!”그 말은, 부소경이 자신의 할아버지도 봐주지 않겠다는 뜻이었다!그리고
임서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알겠어요, 소경 오빠. 오빠 말대로 할게요.”말을 끝낸 후, 그녀는 일부러 신세희를 쳐다보았다.신세희의 가슴에 형언할 수 없는 처량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부소경이 임서아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임서아의 배속에는 그의 아이가 있었다. 이것은 세 식구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애였고 다른 사람은 그들 사이에 조금도 끼어들 수 없었다. 부소경이 임서아를 무척이나 세심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신세희는 자기 자신이 웃음거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무척이나 어이없는 웃음거리.똑같이 임신한 예비 엄마인데 왜 내 운명은 임서아랑 이렇게 다른 걸까?신세희는 턱을 치켜들더니 무척이나 교만한 얼굴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소경씨가 이렇게 왔으니 그럼 이 자리를 빌어 제대로 말씀드릴게요. 일단 먼저, 전 부소경한테 꼬리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부소경씨가 먼저 절 찾아온 거예요. 제가 부소경씨 어머님이랑 사이가 좋았거든요. 부소경씨가 절 찾아오는 이유는 단지 어머님에게 마지막으로 위로해주길 바라서예요. 맞아요, 우린 계약까지 한 사이예요. 하지만 그건 그냥 하씨 아주머니를 속이기 위해서였어요. 하씨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금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말할게요. 다들 제대로 들으세요! 나, 신세희는! 하씨 아주머니의 돈을 단 한 번도 탐낸 적이 없어요! 저랑 하씨 아주머니는 진정한 우정을 나눈 사이였어요. 피는 나누지 않았지만 가족 같은 사이였다고요. 하씨 아주머니는 절 딸처럼 대해주시고, 전 그런 아주머니를 엄마처럼 따랐어요!”“저랑 하씨 아주머니의 사이의 정은 부소경과 조금도 상관이 없어요! 내가 굶어 죽는다고 해도, 길거리에서 밥을 동냥하는 처지에 떨어진다고 해도 난 절대로 하씨 아주머니와의 감정을 팔아먹지 않을 거예요! 부소경씨, 알아들었어요?”“…”부소경을 바라보는 신세희의 눈빛에는 경멸감이 가득했다. “부소경씨, 내가 전에 하씨 아주머니를 보살폈던 건 당신
신세희가 핸드폰을 부숴버렸다. 그 행동은 운성의 상류층의 얼굴에 핸드폰을 던진 거랑 다름이 없었다. 그들에게는 조금의 체면도 남아있지 않았다.자리에 앉아있는 수많은 부잣집 사장님, 사모님들은 껄끄러운 얼굴로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쳐다보았다.신세희는 경멸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저 이미 고향으로 돌아갈 차표까지 다 사 놓았거든요. 모레, 하루하고 반나절만 더 지나면 이제 운성을 떠나게 될 거예요. 운성에 있는 당신 같은 사람들한테는 미련이 하나도 남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당신네 집안 도련님들이 앞으로 어떤 여자들이랑 만나는 지는 나 신세희랑 이제 아무 상관이 없는 거예요! 도련님들이 다른 여자들한테 빠지지 않길 기도할게요! 부소경씨, 이제 다시 물어볼게요. 이 일, 이제 제대로 해결됐나요?”부태성의 얼굴은 무척이나 어두웠다. 그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부태성은 신세희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사과하게 만들려고 했다. 앞으로 다시는 상류층에 있는 도련님들과 엮이지 않겠다는 다짐도 받아내려고 했다. 다시는 헛된 망상 따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아내려고 했는데…부태성은 신세희가 도련님들이랑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도 하고, 자리에 있는 사람들한테 정중하게 사과도 한다면 그녀에게 보상금까지 두둑하게 챙겨주려고 했다.하숙민이 죽기 전 그 두 달 동안 신세희가 하숙민을 줄곧 세심하게 보살펴준 건 사실이긴 했으니까. 신세희는 하숙민을 아주 잘 챙겨주었다.신세희에게 커다란 공은 없어도 그동안 고생한 건 사실이니까!부태성이 악독한 사람이긴 하지만 그렇게 인정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그는 도리를 따질 줄 아는 사람이었다.하지만 부태성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신세희가 이렇게 강직하게 나오다니… 그것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자살까지 하려고 하다니…죽는다 해도 그들에게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상류층의 체면을 완전히 바닥에 내팽개쳐 버렸다.그녀는 부잣집 도련님들을 조금도 소
”이 여자, 호락호락하지 않네요!”“이 여자 밀당을 엄청 잘 하는데요? 내 아들이 이런 여자를 만났다면 아마 견디지 못하고 홀랑 넘어가고 말았을 거예요.”“핸드폰 부숴버린 게 얼마나 다행인지… 하루빨리 운성을 떠났으면 좋겠어요. 이제 운성에서 그만 소란 피웠으면 좋겠네요.”“쯧! 이름도 가문도 없는 여자가 운성 바닥에서 바람을 일으키려고 하다니… 알아서 손 떼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 우리 집안 다 거덜 났을 거예요!”“이런 여자는 제대로 눌러줘야 해요! 다시는 고개도 들지 못하게!”“퉤!”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신세희가 무릎을 꿇고 자신들에게 사과할 거라고 생각했다. 제일 비굴한 방식으로 사과할 줄 알았는데…드라마에서는, 소설 속에서는 다 이렇게 행동하지 않나?신분이 미천하면 고개 숙여 무릎 꿇고 사과해야지. 그들은 모두 신세희의 이런 반응을 기대했다. 하지만 신세희는 조금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녀의 당당한 반응이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신세희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떠났고 핸드폰도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그 누구와도 연락하지 못한다.부소경도 이제는 그녀와 연락할 수 없게 되었다.그녀는 핸드폰이 없었다.하지만 상류층에 떠도는 신세희의 소문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신세희를 여전히 남자나 홀리고 다니는 천박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신세희를 상류층의 물이나 흐리는 미꾸라지처럼 생각하고 있었다.“만약에 걔가 다시 돌아온다면 난 그 년 팔을 다 분질러 버릴 거예요!”“난 걔 다리를 부러뜨릴 거예요!”“다시 여기 찾아와서 소란 일으키면, 난 걔 눈을 멀게 만들어버리죠!”다들 너나없이 신세희에 대해 떠들고 있는 그때, 거실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나타났다.서경수가 제일 먼저 그 사람을 알아보았다. “준명아, 여긴 왜 왔어! 내가 분명히 집에 가두어 놨는데… 누가 너 꺼내준 거야?”서준명은 분노가 가득 찬 얼굴로 서경수를 쳐다보았다. “할아버지! 왜 여기서 덩달아 소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