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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시……신세희 씨.”

조의찬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수줍은 표정까지 지었다.

지금 신세희 앞에 선 조의찬은 수염이 나 있고 초췌한 얼굴을 하고 있어 마치 생사의 시련을 겪은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신세희의 표정은 오히려 홀가분해 보였다.

"조의찬 씨, 무슨 일이 있으면 그냥 말씀하세요."

"신세희 씨, 죄송해요.”

조의찬은 난처한 듯 말했다.

"일주일 전에 이미 나한테 말했잖아요, 괜찮아요."

신세희가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이 나를 용서해 줬으면 좋겠어요.”

“이미 용서했는걸요.”

"아직도……날 사랑하나요?”

조의찬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신세희는 고개를 숙이고 잠시 아무 말이 없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말했다.

"저는 조의찬 씨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 저는……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어요.”

“……”

조의찬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저는 정말로 의찬 씨를 사랑한 적이 없어요.”

신세희는 석연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12살부터 남의 집에 얹혀살았고, 일찍부터 눈치 보는 법을 배웠어요. 임 씨네 집에 맡겨진 8년 동안 나는 거의 배불리 먹은 적도 없고, 좋은 음식을 먹은 적도 없어요. 임 씨 집안의 가정부가 저에게 그 집 아가씨가 먹고 남은 케이크를 조금 준 그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해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의찬 씨, 당신이 처음 내 앞에 나타나서 껄렁껄렁한 말투로 나한테 말을 걸고, 나와 부소경의 결혼 현장에 자진해서 데려다주었을 때, 나는 당신이 그저 부잣집 도련님이 사냥감을 찾는 그런 단순한 놀이인 걸 알았어요.”

“……”

조의찬은 대꾸하지 않았다.

"내가 무관심하고 쓸쓸한 건 저항할 능력이 없어서 냉담하게 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당신은 저에게 틱틱대고 놀리기도 했지만, 저한테 잘해주기도 했죠. 당신이 호의를 품지 않은 것이라도, 또 그런 도움이 당신에게는 아주 보잘것없는 것이라도, 그리고 어쩌면 난 당신의 심심풀이일 수도 있지만, 당신이 나에게 해준 것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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