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명이 퇴원 수속을 마치고 휠체어를 탔고, 경호원이 그를 밀며 계단을 내려갔다.그의 형수는 그가 퇴원한 것을 알고는 모든 일을 제쳐놓고 서둘러 그를 데리러왔다.이미 많은 사람들이 노동명의 퇴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경호원이 돌봐주고 있었으니 하예진은 이제 그만 그녀의 일을 보러 가고 싶어 했다. 그녀는 윤미라에게 말했다."사모님, 대표님도 이제 퇴원했고 그를 보살펴줄 가족 분들도 많아서 대표님을 잘 돌볼 수 있을 것 같으니 저는 따라가지 않겠습니다. 새로 개장한 식당이 현재 리모델링 중이라서 저는 이만 가서 리모델링 상황을 확인하고 싶습니다.”윤미라는 사실 하예진과 집에 같이 가고 싶었다. 그녀가 있으면 윤미라의 아들이 화를 내지도, 건방지게 굴지도 않을 것이다.하지만 하예진의 피곤한 얼굴을 본 윤미라는 마음이 조금 아파졌다. "예진 씨, 동명이는 우리가 돌보면 돼요. 그러니 이만 가서 일 봐요. 그래도 너무 피곤하게 무리하지는 마요, 그동안 이미 많이 지쳤잖아요.”그녀는 하예진의 손을 잡고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사모님, 저희는 대표님의 건강만을 바라왔잖아요. 대표님만 괜찮아 지신다면 전 피곤해도 괜찮아요. 그럼 사모님, 전 먼저 가보겠습니다.”윤미라가 그녀의 손을 놓았다.하예진은 아들의 작은 손을 잡고 윤미라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나섰다.......하예정이 본가에서 떠나 시가지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황혼이 가까워 있었기에 그녀는 먼저 언니의 집으로 갔다.언니가 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주우빈이 홀에 앉아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 그녀가 문을 닫으며 그를 불렀다.“우빈아.”주우빈은 이모가 온 것을 보고 TV 리모컨을 놓으며 벌떡 일어나서 하예정에게 달려갔다.하예정이 어린 조카를 안고 몇 바퀴를 돌았고 두 사람은 모두 환하게 웃었다.하예진은 방금 요리한 음식 두 접시를 들고 부엌에서 나오더니 웃으며 말했다. "예정아, 마침 잘 왔어. 방금 밥 다 했으니까 빨리 손 씻고 와서 밥 먹어.”
"대표님도 퇴원했고, 언니도 집에 있을 것 같아서 와서 밥 얻어먹으려고 왔지. 집에 가면 혼자 밥 먹을 맛도 안 나잖아.”하예정은 주우빈을 안고 식탁 앞에 앉아 있다가 그릇을 가져다가 국을 담았다.관성 사람들은 모두 국을 좋아해서 매 끼니마다 국물이 없으면 밥을 삼키기가 힘들다고 한다.하예진은 동생이 와서 밥을 먹을 줄 알고 반찬 네 가지에 찌개 하나를 준비했다. 찌개는 된장찌개였다."우빈아, 이건 네 국이야. 먼저 마셔봐”하예정이 조카에게 먼저 국 한 그릇을 떠준 뒤 언니에게 한 그릇을 떠주고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국을 떴다.국을 한 모금 마신 후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만족해했다."역시 언니가 만든 국맛은 달라. 집에 있는 요리사가 끓여주는 국도 맛있지만, 그래도 나는 언니가 끓여주는 탕을 가장 좋아해.”하예진이 웃으며 말했다."언니가 끓여주는 국이 그렇게 좋으면 자주 와서 먹어도 돼.”진수성찬도 싫증이 나서 이제는 평범한 집밥이 먹고 싶어졌다."언니, 노 대표는 이미 퇴원했는데, 그래도 계속 돌볼 거야?”하예정이 물었다."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아. 그 집에는 사람이 많아서 대표님을 잘 돌봐줄 수 있으니 난 레스토랑이나 관리해야겠어. 근데 일단 내일 하루는 쉬면서 우빈이를 데리고 공원에 놀러 갈 거야. 우빈이도 이제 곧 유치원에 갈거니까.”"마침 나도 내일 쉬려고 했는데. 우리 그럼 공원 말고 우리 서원 리조트에 가자. 리조트가 공원보다 훨씬 재미있어.”하예진이 그 의견에 동의했다.서원 리조트는 공원보다 더 아름답게 지어졌고, 리조트에는 어린이 놀이터가 있어 주우빈은 서원 리조트에 갈 때마다 집에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언니, 이따가 쇼핑하러 가자. 사람들 줄 선물 좀 사가게.”"그래."하예진이 흔쾌히 대답했다.두 자매는 이제껏 매우 바빠서 함께 쇼핑을 한 지 꽤 오래되었다.저녁 식사 후, 쇼핑을 하고 저녁 9시가 되어서야 하예정은 차에 선물을 가득 싯고 피크 별장으로 돌아갔다.전태윤은 9시 30분 전에 집에 도착할 것
보디가드가 낯선 여자에게 정중하게 물었지만 그 여자는 차체에 기대어 있다가 가방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더니 두 개비를 꺼내 두 명의 경호원에게 건넸다. 경호원은 그녀가 건네준 담배를 거절했다.여자는 개의치 않고 담배에 불을 붙인 후 가방을 다시 차에 올려놓고 다시 차체에 기대어 연기를 뱉으며 경호원에게 말했다."전 당신들 사모님을 찾으러 왔어요. 당신들 사모님에게 가서 전해요. 내가 밥을 살테니 나랑 이야기 좀 하자고.”"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젊고 예쁜 여자가 사모님을 만나고 싶다고 우기고 있었기에, 경호원은 이 여자가 도련님을 사모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사모님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 것이다."도씨예요."붉은 옷을 입은 여자는 다름아닌 도차연이었다.도차연은 전태윤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아버지에게 야단을 맞은 뒤 한동안 전태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하지만 집에 돌아온 후, 그녀는 자신이 전태윤을 잊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전태윤이어야만 했다.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조씨 그룹이 전씨 그룹과 협력하는 동안 그녀가 전태윤 부부를 방해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고,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후계자 위를 박탈하고 사촌 오빠를 후계자로 만들겠다고 했다.이런 아버지의 협박때문에 도차연은 한동안 감히 손을 쓸 수 없었다.하지만 요 며칠, 아버지가 해외 출장을 가면서 이번 출장은 몇 달이 걸린다며 회사를 그녀와 큰 오빠에게 공동 책임으로 맡겼다.아버지가 제지하지 않자 도차연은 그리움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혼자 관성에 왔지만감히 전씨 그룹에 가서 전태윤을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곳에 가도 전태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결국 이렇게 하예정을 만나러 왔다.그녀는 하예정과 직접 겨루어 보고 싶었고 하예정이 그녀를 따라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녀는 전태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었다.사실 이 빌라 촌은 매우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어 원래라면 도차연은 들어올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의
하예정이 도차연을 가늠할 때, 도차연도 하예정을 훑어보았다.관성의 사람들은 현재 하예정이 전씨 가문의 사모님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하예정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녀가 언론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태윤이 그녀를 잘 보호했다.매번 그녀가 인기 검색어에 오를 때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는 곧 내려갔다.전태윤은 아내가 평온한 삶을 좋아하는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자신 때문에 할수 없이 대중 앞에 자주 얼굴을 내밀어야 했으니, 그 외의 다른 일들은 그녀가 많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그녀를 보호했다.도차연은 인터넷에서 하예정의 사진을 검색해 보았지만, 흐릿하게 찍히거나 정면을 찍지 못한 사진만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비로소 지금에야 그녀는 사모님의 미모를 감상할 수 있었다.도차연도 매우 아름다웠지만 하예정의 실물을 보는 순간 그녀는 하예정의 외모가 매우 예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그녀가 자랑스러워하는 기 센 분위기도 하예정을 제압할 수 없었다. 하예정은 타고난 분위기가 좋았던데다, 전씨 가문의 사모님이 된 지도 거의 1년이 되었기에 양질의 가르침 아래, 그리고 또 자주 남편과 함께 각종 활동에 참가하다보니, 그녀의 타고난 분위기가 더욱 분명해졌다."당신이 하예정인가요?”도차연이 묻자 하예정이 되물었다."절 만나려고 하시면서 제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셨나요?”"사진을 봤는데 사진이 흐릿해서 잘 안 보이더라고요. 하예정 씨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네요."어쩐지 전태윤의 마음이 움직였더라.하예정이 웃으며 말했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도차연 씨가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는지 모르겠네요.”도차연은 잠시 침묵을 지켰는데 아마도 자신의 생각을 고수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다. 긴 고민 끝에 도차연은 여전히 전태윤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이렇게 크는 동안 수많은 남자를 봤지만 전태윤만이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녀는 전태윤을 좋
이제 겨우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도차연은 평소에 아버지 곁을 따라다니는데 부녀는 늘 밤 늦게까지 바쁘게 돌아쳤고 주말도 쉴 수가 없었다.하예정은 행복하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희 남편이 좀 모범적인 남편이긴 하죠. 제가 그와 함께 밖에 있지 않는 한 그는 매일 밤 9시 30분쯤 집에 와요. 그는 일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저보단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어요.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고, 일찍 퇴근해서 나와 함께 있고 싶다고 했죠.”하예정의 웃음이 눈부셨다. 안 그래도 듣기 힘든 하예정의 자랑을 듣고 있자니 도차연은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라 지금 당장 하예정을 잿가루로 만들고 싶었다.다행히 그녀는 아버지의 프로젝트를 따라 이곳저곳 돌아니며 배운것이 많았고, 좀 더 침착해졌고, 마음속의 분노를 표출하지 않으며 털끝만큼도 드러내지 않는 법을 배웠다."두 분 사이가 좋네요.”"그럼요. 그 사람이 저를 사랑하기만 한다면 저는 항상 그를 사랑할 수 있어요. 저는 이미 그의 사랑에 익숙해져 있어요. 만약 이후에 그가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참을 수 없을 거예요. 그랬더니 그가 오히려 나를 평생 사랑하고, 다음 생에도 나를 사랑하고 싶다고 했죠.”"이 남자가 달콤한 말을 하면 전 정말 어쩔바를 모르겠어요. 사람들 모두가 달콤한 말을 듣는 걸 좋아하지만, 우리 태윤 씨는 항상 진지한 사람이라 전 그가 말한 것을 반드시 지킨다고 믿어요.”도차연은 질투가 나서 미칠 지경이다.그녀는 마음속으로 하예정을 욕했다. 그녀라고 지금 하예정이 일부러 도차연을 자극해서 전태윤에 대한 마음을 꺾으려는 의도를 모르는게 아니었다.남자, 특히 돈 많고 힘 있는 남자은 누구나 바람을 핀다. 그녀는 전태윤이 하예정을 지키며 한평생 바람 피지 않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마음속의 질투를 억누르고 도차연이 말했다. "좋은 말은 누구나 듣기 좋아하지만, 그건 종종 거짓말이기 때문에 믿을 수 없죠. 하예정 씨가 지금 시간이 없으니 다음에 다시 얘기 좀 하는
도차연은 하예정의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했다. 그녀는 하예정이 그녀에게 가짜 번호를 줄까 봐 걱정해서 하예정의 면전에서 휴대전화 번호에 전화를 한 번 걸었고, 하예정은 휴대전화를 꺼내 그녀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도차연은 전화를 끊고 말했다."하예정 씨, 그럼 전 먼저 갈게요. 다음에 다시 봐요.”“네, 안녕히 가세요.”하예정은 도차연이 차에 오르는 것을 본 후, 도차연이 그녀에게 손을 흔들 때 다시 입을 열었다."도차연 씨, 다음에 올 때 번거로우시겠지만 차를 입구의 주차 공간에 세워주세요. 이렇게 함부로 주차하지 마시고요.”"오늘 밤 제 차를 가로막으셨죠? 하지만 전 성격이 좋고 포용력이 강하니 도차연 씨를 곤란하게 만들지 않을거예요. 하지만 만약 우리 집 그 이의 길을 막는다면 도차연 씨의 스포츠카는 아마 폐기될 수도 있어요.”“알겠어요, 제가 무례했네요... 죄송합니다.”하예정이 웃었다. "괜찮아요. 말했다시피 저는 성격이 좋고 포용력이 강해서 도차연 씨의 한 번의 주차 실수때문에 화내지 않습니다. 그럼 도차연 씨, 안녕히 가세요. 배웅은 하지 않을게요.”도차연은 손을 내저으며 차를 몰고 갔다.연적의 차가 멀어져 가는 것을 지켜보던 하예정이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더니 방금 별장에서 나온 박씨 아저씨를 바라보았다."사모님, 무슨 일이세요?”박씨 아저씨는 방금 소문을 듣고 무슨 일인가 해서 나와봤다.도차연은 이 곳에 온 후에도 집 안의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그저 묵묵히 차에서 하예정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별일 아니예요. 태윤 씨를 좋아하는 여자가 집까지 쫓아왔는데, 주차 공간에 주차하지 않고 문 앞에 가로로 주차해 제 길을 막았어요. 박씨 아저씨, 경비실에 가서 CCTV 좀 찾아볼수 있을까요?”"도차연 씨는 이 빌라단지의 출입카드가 없고, 저희 집 도우미들이 데리고 들어왔을 리도 없는데, 그녀가 어떻게 들어온거죠?”하예정은 연적 앞에서 매우 대범하게 행동했고 게다가 도차연에게 한방 시원하게 먹이기까지 했지만, 사실 그녀는 사랑
운전사가 하예정을 따르는 경호원에게 물었고, 그 경호원은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 "난 몇 달 동안 사모님 곁에서 그녀를 보호해왔어. 내가 아는 사모님은, 도련님에게 화를 낼 것 같지 않아. 도차연이 알아서 들러붙은 거고 아직 도련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도련님을 원망해서 뭐해?”"그럼 다행이고. 난 사모님이 화나서 도련님이랑 크게 싸울까봐 걱정이야. 그럼 중간에 낀 우리는 무슨 죄냐고.”전태윤이 화가 나면 그 누구도 발 뻗고 편히 잘 수 없다.그러니 가장 불쌍한 건 전태윤을 자주 보는 사람들이었다.운전기사는 하예정을 자주 모시는 편이라 전태윤도 자주 볼 기회가 많았기에 걱정이 앞섰다.하예정은 방에 들어간 후 소파에 앉았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고 전태윤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다.전태윤의 차는 별장 입구에 도착해서 멈추었다.하예정은 소파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차 소리가 나는 순간 밖으로 나갔을 것이다.전태윤은 몇 개의 쇼핑백을 들고 차에서 내렸는데, 쇼핑백 안에는 명품 브랜드의 신상 옷이 들어 있었다. 그는 하예정에게 선물할 생각이었다.하예정은 현재 신분과 관심도가 매우 높았는데, 명품 브랜드의 새로운 옷을 입고 연회에 참석하는 등 사람들의 앞에 나서면 걸어다니는 광고가 따로 없었다.그래서 과거에는 남성 브랜드만 전태윤에게 협찬이 들어왔는데, 전태윤이 결혼하면서 여성 브랜드도 우르르 협찬을 해왔다.전태윤은 차에서 내린 후 하예정이 마중 나오지 않고 박씨 아저씨도 마중 나오지 않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는 집에 들어가지 않고 경호원을 불러 물었다."내가 돌아오기 전에 집에 무슨 일이 있었어? 예정이 기분이 안 좋아?”경호원이 조용히 대답했다. "도련님, 그냥 방에 들어가서 사모님께 직접 물으세요. 이건 도련님과 사모님 사이의 개인적인 일이니 저희 모두 뭐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도련님, 그럼 저희는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그리고 경호원은 얼른 도망갔다.또 다른
하예정이 지금 기분이 좋아보였기에 전태윤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여보, 내가 돌아오기 전에 집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하예정은 그를 보며 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해요?”"평소에는 내가 돌아오고 차가 막 별장에 들어서면서 인기척이 들리면 당신이 방에서 나와서 내 차 앞에 서서 빙그레 웃으며 내가 내리기를 기다렸잖아. 당신이 나보다 늦게 돌아오는 날에는 박씨 아저씨가 나오고. 근데 오늘 밤에는 박씨 아저씨도, 당신도 나오지 않았으니까.”"이상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뭔가 이유가 있는거겠지. 내가 돌아오기 전에 무슨 일이 생긴 게 맞지? 그리고 그 일은 우리 부부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칠 일 인거야. 그래서 당신 지금 나한테 화 난 거지?”전태윤이 부드럽게 물었다."예정아, 내가 뭘 잘못했어?”그는 하예정이 자신을 마중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짐작했고, 그래서 그녀에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며 그녀를 화나게 했을까 봐 걱정했다. 하예정은 그 모습이 웃기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자신이 평소에 그를 잘 대해주지 못해서 그에게 주는 안전감이 부족하다고 느꼈다.전태윤은 그녀가 화를 낼까 봐, 화가 나서 그를 떠날까 봐 항상 걱정했다.그녀는 옷을 내려놓고 그의 얼굴을 잡아당겨 입술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당신은 잘못한 게 없어요. 그리고 난 화나지 않았어요. 당신이 돌아왔을 때, 난 단지 너무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어서 당신 데리러 나가지 않았을 뿐이에요.”그녀는 그의 품에 기대며 두 손을 뒤로 감아 그의 허리를 껴안았다."전태윤 씨, 당신은 내 남자잖아요. 나만의 남자. 누가 나랑 당신의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해도 난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내 남자 내가 지켜요. 내가 길들인 남자 내가 누릴거예요.”"당신 쫓아다니는 여자, 도차연 씨가 또 왔어요. 저랑 나가서 이야기 나누고 싶어 했는데 시간이 늦었기도 했고, 당신이 곧 돌아올 것을 알고 거절했어요. 그러면서 다음에 시간이 되면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