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74화

작가: 고능비
예준하의 큰형 예준성은 애초에 형수님과 혼인신고를 마친 후 형수님이 큰형의 진짜 신분을 알고 이혼을 요구했고 장모님도 줄곧 이혼을 부추겼지만 큰형은 전혀 자존심에 타격을 입지 않았고 실제 행동으로 형수님께 진심을 보여주었다.

또한 장모님이 걱정하시는 모든 것들을 해소해 주었고 오늘날 형수님과 이토록 애틋하게 보내고 있다.

예준하는 이경혜의 날카로운 눈빛을 처음 마주하는 것도 아니다. 이경혜는 그의 본심을 알아챈 이후로 웃는 얼굴로 대한 적이 없다.

그래도 평상시에는 성소현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각별히 주의하시더니 지금은 아예 대놓고 째려보고 있다. 예준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주머니가 이젠 나랑 소현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작정하셨구나.’

성소현을 아내로 들이는 길은 험난한 여정이었다.

예준하는 우아한 제스처로 온수를 한 모금 마시고 아주머니에 대한 관심과 걱정도 끊이지 않았다.

그는 온수 한 잔을 30분 동안 마셨다.

그리고 빈 잔을 내려놓으며 이경혜에게 말했다.

“아주머니, 제가 귀찮게 굴었죠. 저는 이만 집안 인테리어를 보러 가야겠어요.”

성소현은 엄마가 갑자기 싸늘한 태도로 예준하를 대해서 그가 속상해할까 봐 덜컥 걱정되어 배웅해주려고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마, 나 준하 배웅하고 올게.”

이경혜는 뭐라 말하려 했지만 결국 말을 아끼고 굳은 표정으로 딸아이가 예준하를 배웅하는 걸 지켜봤다.

예준하가 사 들고 온 영양제와 바르는 연고는 그가 집 밖을 나선 후 아들 부부에게 명령했다.

“기현아, 청하야, 예준하가 갖고 온 물건들 싹 다 버려. 보기만 해도 열불 나니까.”

유청하가 대답했다.

“어머님, 준하 씨는 좋은 마음으로 사 온 거잖아요. 소현 씨랑 친구 사이이고 또 우리랑도 새로운 이웃으로 지내서 어머님이 발을 다친 소식을 듣고 이웃으로서 약을 챙겨온 건데 버리는 건 좀 지나친 것 같아요.”

성기현도 한마디 보탰다.

“소현이랑 준하 씨가 꽤 친해 보이던데요. 아까 준하 씨 편도 들고. 엄마가 이 물건들 버리라고 했다가 소현이가 보기라도 하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575화

    이경혜가 대답했다.“말할 거면 빨리해. 두 사람 더 깊이 빠져들기 전에 하란 말이야. 특히 네 동생은 아직도 전태윤만 떠올리면 마음 한편에 불편해하고 있어. 내가 모를 줄 알아?”전태윤이 그녀의 조카사위가 돼버렸으니 그녀도 더는 뭐라 말하지 못할 뿐이다.전태윤도 굳이 딱한 일이 아니면 성씨 일가에 안 온다. 그가 이리로 오는 이유는 전부 하예정 때문이다.성기현이 말했다.“엄마, 소현이 인제 전태윤 완전히 단념했어요. 걔 태윤이 대할 때 되게 태연했다고요.”그는 곧장 말을 이었다.“엄마 발목 다친 거 진짜 의외 맞아요? 장연준 씨는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장연준 씨랑 소현이를 이어주려고요? 그분 전태윤 사촌 동생이에요. 아무리 장씨 일가가 겸손하고 조용하게 지낸다고 해도 전 씨네랑 장 씨네가 혼인을 맺은 건 누구도 커버하지 못할 팩트라고요.”이경혜는 목이 확 메어 문 쪽을 바라보며 소현이가 들어오지 않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관성 전체에 우리 가문과 조건이 비슷한 집안은 얼마 안 돼. 장연준이 비록 태윤의 사촌 동생이지만 두 사람 동갑이고 연준이가 태윤이보다 생일이 고작 몇 개월 늦을 뿐이야. 연준이는 성격도 진중하고 한없이 다정해.”“그 아이는 예준하랑 같은 과야. 소현이가 준하랑 잘 지내니 나중에 연준이랑도 분명 잘 지낼 거야. 걔랑 태윤이는 딱히 뭐라 단정 지을 것도 없어. 태윤이는 단 한 번도 소현이를 좋아한 적도 없고 맹세 따위는 더 없으니까.”“연준이도 이 점은 아주 잘 알 거야. 연준이가 소현이를 좋아하게 되고 두 사람이 함께할 수만 있다면 엄마는 너무 만족할 것 같아. 아무튼 소현이랑 준하가 함께하는 걸 막을 수만 있으면 돼.”이경혜는 또 한 번 문 쪽을 바라보더니 목소리를 한껏 낮췄다.“내가 또 한 번 쭉 둘러볼 거거든. 관성의 젊은 남자들 중에 우리 소현이랑 어울릴만한 남자가 있다면 몇 집 선택해서 소현이한테 대시하게 할 거야. 연기라도 좋아. 쟤가 예준하 만나는 걸 막을 수만 있으면 돼. 설사 나중에 소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576화

    “넌 나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사랑이야.”예준하는 진지하게 고백했다. 그의 성소현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애틋한 사랑이 가득했다.그는 가면 갈수록 성소현이 더 좋아졌다.“준하야, 난 너의 진심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어. 단지 너무 갑작스러워서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했을 뿐이야.”“응, 그건 나도 알고 있어.”예준하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도 감히 더는 성소현을 밀어붙일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럼 난 먼저 들어갈 테니 넌 네 일 봐.”예준하의 사뭇 진지한 표정에 성소현은 조금 부끄러웠다.천하에 무서울 게 없어 보이는 성소현이 수줍음을 타다니.그녀는 항상 털털하고 직설적이어서 사람들의 미움을 사기 쉬웠다.그녀 본인조차도 자기가 어린 여자애처럼 수줍음을 탄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예준하도 더는 만류하지 않고 그녀를 데리고 자기 별장을 나와 성씨네 별장 앞에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는 입구에 멈춰 서서 눈길로 배웅했다.성소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예준하는 그제야 돌아서서 옆 별장으로 향했다. 동시에 휴대폰을 꺼내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바로 전태윤에게 전화해서 장연준에 대해 알아볼 생각이었다.장연준은 전태윤의 사촌 동생이니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전태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테니까.전태윤은 곧 전화를 받았다.“태윤 씨, 부탁이 있어 연락드리게 되었어요.”“편히 말씀하세요.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반드시 도울 테니까요.”두 그룹의 긴밀한 협력 사이를 봐서라도 예준하의 체면을 세워 주어야 했다.“혹시 장연준 씨가 태윤 씨의 사촌 동생인가요?”“연준이요? 네 맞습니다. 내 사촌 동생이자 외삼촌의 아들인데 왜 그러십니까? 혹시 둘 사이에 갈등이라도 생겼나요?”전태윤은 관심 조로 말을 이었다.“둘이 무슨 일로 갈등이 생긴 거죠? 연준이는 다정하고 성격도 좋아 다른 사람과 원한을 맺는 일이 매우 드문 것으로 알고 있는데.”전태윤은 만약 누군가가 장연준과 원한을 맺었다면 그건 꼭 상대방의 문제일 거로 생각했다.“그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577화

    겨우 정신을 차린 전태윤은 입을 열었다.“준하 씨, 방금 준하 씨가 한 말, 터무니없게 들리네요. 연준이가 어떻게 당신의 라이벌이 될 수 있죠? 연준이는 3년 전에 5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지금까지 독신으로 살고 있어요.”‘예준하는 성소현을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 그게 연준이랑 무슨 상관인 거지? 연준인 비록 성소현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둘은 어떠한 왕래도 없는 거로 기억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성소현을 좋아하고 또 예준하의 라이벌이 될 수 있겠어?’“장연준 씨도 오늘에서야 소현이를 처음으로 만난 거니 그 짧은 사이에 소현이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죠. 이건 그저 나의 걱정에 불과해요. 오늘 소현이네 집에 갔다가 소현 어머니의 태도에 위기감을 느끼게 되어 이렇게 염치를 무릅쓰고 연락드리게 된 거예요.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해요.”이때 아내 하예정이 옆으로 다가와 귀를 솔깃하고 엿들었다. 전태윤은 아내의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해 어쩌다가 오지랖 넓게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무슨 일이 있었기에 연준이에 관해 물어보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연준이의 어떤 부분을 알고 싶은 거죠? ”예준하는 자초지종을 알려준 후 말했다.“난 그냥 장연준 씨가 태윤 씨의 사촌 동생이고 미혼이며 현재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만 알면 충분해요.”이미 결혼했거나 고정된 여자친구가 있다면 예준하도 장연준을 라이벌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만약 장연준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면 자존심이 강한 성소현은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절대 그와 왕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전태윤이 결혼한 것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성소현은 단념하고 마음을 접었다. 성소현은 늘 자신이 자존심과 자부심이 있는 당당한 성씨 일가의 딸로서 다른 여자와 한 남자를 다툴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준하 씨, 지금 너무 예민한 거 아니에요?”자초지종을 들은 전태윤은 웃음이 나왔다.예준하가 과분하게 예민한 것 같았다.장연준이 성소현과 우연히 만난 후 명함 한 장을 주었다는 이유만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578화

    “연준이가 당신 이모를 집에 데려다줬대. 그러다가 소현 씨가 연준이를 밖에까지 배웅할 때 마침 예준하와 마주쳤다지 뭐야. 예준하는 지금 소현 씨에게 대시하느라 좀 예민한지 연준이가 자기 라이벌이 될 수도 있다며 나에게 전화 와서 연준이에 대한 소식을 물었어.”“이모가 발을 심하게 다쳤나요?”“삐끗해서 연고를 발랐다는데 큰 문제는 없을 거야. 그 집에도 가정의가 있는데 의사를 보일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걱정된 하예정은 여전히 성소현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또 이모에게 전화를 걸어 발을 약간 삐었을 뿐이라 약을 바르고 며칠 쉬면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을 놓았다.“준하 씨는 소현 언니를 정말 신경 쓰는 것 같아요. 너무 신경 써서 예민한 거고요.”전태윤은 이해한다는 듯 말했다,“그건 그래.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함께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지.”전태윤도 예전에 김진우를 경계했었다.하지만 김진우가 정말 하예정을 좋아할 줄이야. 이럴 때 보면 남자의 예감도 꽤 정확한 편이다.“난 그렇지 않아요. 난 당신이 나를 배신할 거라고 걱정하거나 의심하지 않아요.”미소를 지으며 말하던 하예정은 남편이 자신을 바라보자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당신은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항상 차가운 모습이에요. 젊은 여성에게도 매우 쌀쌀하고요. 당신을 좋아하는 여자가 많을지는 모르지만 당신에게 고백할 수 있는 여자는 거의 없을걸요. 그리고 당신한테 대시할 여자는 더더욱 없을 거예요. 그래서 난 언제나 안심이죠 뭐.”“하하, 그래?”“당신 성격 차가운 거, 좋은 일인 것 같네요. 적어도 난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 거라는 염려가 없거든요. 당신이 먼저 다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한, 아무도 당신을 내 곁에서 빼앗아 갈 수 없어요.”전태윤은 부드럽게 자기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는 손을 잡아 입술 쪽으로 끌어당기더니 뽀뽀했다.“난 당신을 다른 사람한테 빼앗길까 봐 계속 걱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579화

    한편, 전태윤과의 통화를 마친 예준하는 인테리어 작업을 지켜보았다.동시에 꽃가게에 전화를 걸어 저녁 무렵에 큰 장미 꽃다발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꽃가게의 점원들은 예준하의 분부에 따라 그에게 산뜻하고 아름다운 장미 꽃다발을 보내왔다.예준하는 꽃값을 지불한 후 그 꽃다발을 안고 성씨네 별장으로 향했다.두 집은 걸어서 2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거리가 가깝다.초인종을 누르려는 찰나, 성기현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보았다.그는 초인종은 누르다 말고 성기현이 나오기를 기다렸다.2분 후.키도 비슷하고 카리스마도 비슷한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섰다.“이 꽃다발은 뭐죠? 보기 눈 아프네요!”성기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성기현은 비록 예준하가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가 정말로 자기 여동생에게 구애하자 왠지 마음에 걸렸고 손에 들고 있는 꽃다발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집에서 애지중지 키워온 성소현의 곁에서 멀리 떨어지라고 하고 싶었다.예준하는 고개를 숙여 손에 들고 있는 꽃다발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이 꽃다발이 너무 생생하고 눈부셔서 눈이 아플 수도 있어요, 너무 아름답잖아요. 꽃잎에 맺힌 물방울이 빛을 반사해서 눈을 찌르네요. 소현이는 어디 안 갔죠?”예준하는 자기 별장에 있는 내내 성씨네 별장의 동정을 잊지 않고 살펴보았다. 그 때문에 성소현이 오후 내내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리고 성기현 부부도 여태 외출하지 않았다.다시 말해 성문철과 성주현만 집에 없었다.이웃이 되면 바로 이런 장점이 있다. 이웃집 가족이 집에 있는지 없는지 수시로 파악할 수 있다.“지금 이 시각에 웬일로 찾아오신 거죠? 또 밥이나 얻어먹으러 오신 겁니까?”“소현이가 자꾸 요청해서요.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성기현은 속으로 예준하가 낯짝이 두껍다고 욕을 했다.아까는 분명히 예준하가 집에 눌러앉아 나가지 않으려고 했고 그걸 본 성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580화

    성기현은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멀지는 않습니다만...”“대표님.”예준하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전 소현이를 정말 좋아하고 결혼을 목적으로 구애하고 있어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저도 당신들이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이 별장을 산 거고요. 예진 그룹에서 저는 주로 관성 쪽의 비즈니스를 책임지고 있어 오랫동안 관성에 머물렀고 거의 A시에 돌아가지 않아요. 이제 소현이가 저와 결혼하더라도 우리는 관성에서 살 거고 여기 이 별장에서 살 거예요.”예준하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였다고 생각했다.“앞으로의 일은 누가 확신할 수 있겠어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죠. 당신이 우리 집안의 데릴사위가 되지 않는 한, 어머니는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데릴사위 할 수 있어요. 데릴사위 할게요. 우리 부모님이야 큰형이 옆에서 효도하면 되죠 뭐.”“...”이경혜도 데릴사위를 들이겠다고 한 적은 없다. 다만 딱 잘라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을 뿐이다.절대 하나뿐인 딸을 먼 곳으로 시집보내지 못한다고 했다.“대표님, 저도 당신들의 걱정을 잘 이해합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든 어떻게 약속하든 아직은 믿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 걱정되는 거죠. 하지만 시간이 모든 걸 증명해 줄 거예요. 저에게 실제 행동으로 증명할 기회를 줘요. 전 제가 한 말 꼭 지킬 겁니다.”성기현은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한참 동안 침묵한 후, 성기현은 비로소 입을 열었다.“잘 알겠어요. 준하 씨와 이렇게 얘기를 나눴으니 어머니께 임무를 마쳤다고 보고해야겠어요.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예준하는 따라 일어나서 성기현을 성씨네 문 앞까지 배웅했다. 그는 성기현이 집 안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 곧 다시 초인종을 눌렀다.잠시 후 도우미인 영미 아주머니가 나왔다.“준하 도련님? 방금 우리 큰 도련님께서 들어가셨는데 혹시 못 보셨나요?”영미 아주머니가 어리둥절한 표정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581화

    예준하는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부모님이야 당연히 우리를 위해 생각하셔서 그러겠지. 다만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법을 선택하셨을 뿐이야. 그 때문에 우리가 곤란한 거고.”“그러니까, 너희 부모님도 평소에 널 이렇게 강요하셔?”성소현이 물었다.“음... 우리 부모님은 내가 성인이 된 후로부터 내 일엔 아예 신경 안 쓰셔. 아니, 날 신경 쓴 적이 없다고 해야 할 거야. 난 어릴 적부터 큰형이 알아서 챙겨줬어. 우리 집안 어른들은 보통 아랫사람의 일에 관여하지 않아. 다만 나이를 먹고도 결혼하지 않으면 좀 재촉할 뿐이야.”그러자 성소현이 웃으며 말했다.“맞아, 나도 너의 집 어른들은 매우 개명하고 전씨 일가와 같은 가풍이라고 들었어. 어쩐지 너희 집이랑 전씨 일가가 갑부가 될 수 있더라더니. 가풍 때문인 거야. 그래서 가문이 번창하는 거고.”“소현아, 엄마가 더 이상 나랑 만나지 말라지?”성소현도 솔직하게 대답했다.“응, 너희 집이 너무 멀어서 절대 날 시집보낼 수 없다셔. 어찌 단호하게 말씀하시는지... 그리고 우리 관성에도 젊고 우수한 남자들이 많다는 거야. 재벌이 아닌 평범한 남자와 결혼해도 좋으니까 멀리 시집갈 생각만 하지 말래.”성소현과 예준하는 아직 혼담을 나누기엔 이른 사이인데 이경혜는 벌써 이렇게 급하게 막고 있다.예준하는 또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집이 먼 것 외에는? 또 뭐라셨어?”“다른 건 없어, 그냥 계속 멀다고만 하셔. 너 이 문제만도 해결하기 어려운데, 또 다른 문제가 있길 원하는 거야?”예준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 이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지 않아.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아주머니도 천천히 받아들이실 거야.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네가 언제 나를 받아줄 거냐는 거야.”“음...”기분이 조금 좋아진 성소현은 운전하며 말했다.“나 여태 남한테서 구애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누군가에게 구애받고, 보호받고, 아껴주는 느낌을 더 즐기고 싶어.”예준하는 성소현의 말을 깊이 새겨들었다.성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582화

    저녁 식사 후, 하예정은 일찍 방에 들어가 샤워를 한 후 언니가 머무는 객실로 향했다.하예진은 방금 아들을 안고 욕실에서 나오는 중이었다.“우빈이도 샤워 했네?”“응, 낮에 정신없이 놀아 졸린지 샤워를 시켜주는데 채 씻지도 못하고 잠들었어.”하예진은 아들을 침대에 눕혔다. 꼬마 녀석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하예정은 웃으며 우빈이의 작은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 깊은 잠이 등 우빈이는 이모가 자기 얼굴을 꼬집어도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오늘 지율 형을 따라 실컷 놀았어. 어쩌다가 이렇게 한번 놀아주는 것도 좋아. 지율이는 공부 스트레스가 심할 거 아니야, 이제 겨우 고1인데... 위에 있는 형들은 다 공부 잘했다며. 노력하지 않으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데 형들이 꽉 잡을 수밖에.”“그건 그래. 이렇게 정신없이 놀고 나면 스트레스도 많이 풀릴걸.”하예정은 막내 도련님을 매우 이뻐했다.전지율은 말도 예쁘게 해서 하예정을 볼 때마다 달콤하게 형수님이라고 부르곤 했다.“그런데 넌 무슨 일 있어?”하예진은 동생이 무슨 일로 찾아온 줄 알았다.“응? 그냥 우빈이 보러 온 거야. 자고 있으니 난 작은 서재로 가봐야겠어. 언니도 일찍 쉬어.”“지금이 몇 시인데 잠이 오겠어? 그래도 열 시는 돼야 자지.”이제 겨우 저녁 7시쯤이다.하예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알았어, 넌 네 일 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너 또한 네 시어머니 못지않게 우수하니까. 네 시어머니랑 어르신은 이미 장부에 익숙한 데다 경험도 많잖아. 넌 이제 겨우 시작이야. 경험은 모두 0에서 시작하는 거니 화이팅해!”하예정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도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어머님이 익숙해질 때까지 몇 년의 시간을 주시겠대. 그래서 마음이 훨씬 편해졌어. 언니, 나 정말 열심히 할 거야. 전씨 가문의 사모님 소리 헛듣지 않게 말이야. 이것도 못해내면 내가 너무 쓸모 없어 보이잖아. ”하예진은 달콤히 자는 아들에게 이불을 덮어줬다.“그래, 천천히 해. 가서 네 일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5화

    하예정은 무언가 떠오른 듯 전태윤에게 말했다. “태윤 씨, 우리도 리조트에 이틀 정도 지내러 갈까요? 주말에 출근도 안 하고 서점도 주말에는 문을 안 열잖아요.” 예전에는 서점만 운영할 때 주말에도 문을 열었다.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제 사업이 커지면서 서점은 그냥 하예정과 심효진의 추억으로 남아있었다. 돈을 더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애정으로 운영하는 곳이 된 것이다. 그래서 주말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 전태윤은 아직 대답하지 않았는데 친구인 소정남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를 읽고 나서 그는 휴대폰을 하예정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그래, 우리도 리조트에 가서 주말을 보내자.” “어머님, 아버님, 할머니도 오늘 가시니까 소정남 씨와 효진이도 불러서 점심 같이 먹어요. 샤부샤부 어때요? 오랜만에 샤부샤부 먹고 싶어요.” 하예정이 자주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하는 것에 전현림은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아무런 이의도 없이 받아들였다. 하예정이 자신의 어머니와 꽤 닮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이 그렇게 친한 것 같았다. 예전에 전씨 할머니가 일부러 하예정을 자신의 은인으로 만들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 덕분에 온 가족이 하예정에게 감사하게 되었고 전씨 할머니는 장남인 전태윤에게 하예정과 결혼하라고 했다. 전현림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머니의 수법은 정말 대단해. 손자들도 어머니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 없구나.’ 다행히 전태윤과 하예정은 사이가 좋았으며 지금은 아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하예정을 아끼는 전태윤은 당연히 아무런 이의도 없었다. 그는 소정남에게 답장을 보냈다. “예정아, 우리 아침 먹고 리조트로 가자. 소정남이랑 효진 씨도 리조트에서 만나자. 샤부샤부는 사람이 많아야 더 맛있잖아. 예준하 씨랑 소현 누나도 불러야겠다.” 전태윤이 제안했다. 하예정은 성소현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성소현은 사양했다. 그녀는 예준하와 A 시로 날아가 예진 리조트에서 며칠 지낼 예정이었다. 예준하를 계속 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4화

    전태윤은 그를 속인 거였다. 하예정은 주우빈에게 답장을 보냈다. [눈이 왔구나. 우빈이 운이 좋네, 갔는데 바로 눈이 와서 진짜 눈을 볼 수 있게 됐구나.] [눈사람도 만들 수 있네. 이모는 지금까지 눈사람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어.] [아침 맛있게 먹었어? 옷 많이 입고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 [너희 셋째 작은 아버지는 여행 갔는데 열흘에서 보름 정도는 있어야 돌아올 거야. 네가 따라가면 유치원에 못 가잖아.] 다행히 전호영은 빨리 도망친 덕분에 주우빈에게 붙잡히지 않았다. 하예정의 답장을 받은 주우빈은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 하예정과 주우빈은 30분 동안 통화를 했다. 통화를 마친 후, 전태윤은 중얼거렸다. “오늘에서야 우빈이가 그렇게 말을 잘하는 줄 알았네. 당신이랑 30분 동안이나 이야기하다니.”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 “우빈이는 앞으로 수다쟁이가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따뜻한 남자가 될 거예요.” 따뜻한 남자에다 수다쟁이라니... “9시가 넘었네요. 부모님과 할머니도 일어나셨을 거예요. 우리도 얼른 서둘러야죠. 창빈 도련님은 오늘 원림성의 A 시로 가는 거예요?” 전태윤은 먼저 그녀의 옷을 가져오며 말했다. “월요일에 갈 거야. 이틀 정도는 집에서 할머니랑 시간을 보내려고.” 10여 분 후, 부부는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1층 거실 소파에는 전현림 혼자 앉아 신문을 보고 있었다. 전씨 할머니와 장소민, 그리고 어제 형의 집에서 잔 전창빈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 “아버님.” 부부는 전현림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전현림은 부부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일어났구나. 아침 식사 준비해 뒀어. 아직 따뜻할 거야. 먹으러 가.” “엄마랑 할머니는 어디 계세요?” 전태윤이 물었다. “창빈이는 아직 안 일어났어요?” “할머니가 엄마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셨는데 창빈이도 같이 갔어.” “이렇게 추운 날씨에 할머니가 산책하러 나가시다니.” 전태윤이 말했다. “할머니 말씀하시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3화

    “예진아, 늦었어. 얼른 쉬어. 나도 방으로 돌아가서 쉬어야겠어. 내일 아침 같이 먹자.” 노동명의 목소리는 약간 쉰 듯했다. 하예진은 그의 얼굴에 살짝 입을 맞추며 말했다. “동명 씨, 잘 자요.” “잘자.” 하예진은 그를 밀며 밖으로 나왔다. 그는 직접 휠체어를 조종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달콤한 미소였다. 그날 밤은 더 이상의 대화 없이 지나갔다. 주말 아침, 출근할 필요도 없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평소 일찍 일어나던 전태윤도 침대에서 나오기 싫었다. 그는 침대에 늘어져 아내의 따뜻한 핫팩이 되어 주었다. 관성의 기온이 떨어져 정말 추웠지만 사실 기온은 아직 10도 정도였다. 낮에는 최대로 10도 중반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관성 사람들은 너무 추웠다. 많은 사람들이 서둘러 인터넷으로 두꺼운 옷을 주문했다. 관성 사람들이 옷을 주문하면 판매자들은 재빨리 발송했다. 며칠 후 주문이 취소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었다. 관성의 추위는 찬 공기가 남하할 때 며칠 동안 추워지고 며칠이 지나면 다시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발송이 늦으면 날씨가 풀리고 나서 두꺼운 옷을 입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주문을 취소하게 된다. 방에는 보일러를 켜지 않았다. 가장 추운 며칠 동안 전태윤은 보일러를 켜지 않았다. 그는 보일러를 켜면 하예정이 더워서 자신의 품에 안기지 않을까 봐 일부러 켜지 않았다. 그가 하예정이 자신의 품에 안기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건 절대 예정이에게 들키면 안 돼. 아니면 또 교활하다고 할 거야.’ ‘카톡!’ 하예정의 카톡에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녀는 잠에서 깼지만 움직이기 싫어서 전태윤에게 말했다. “여보, 누가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나한테 메시지를 보내는지 좀 봐줘요. 너무 시끄러워요.” 전태윤이 말했다. “내 생각엔 우빈일 거야.” “우빈이는 엄마랑 있어서 이렇게 일찍 나한테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거예요. 아직 꿈나라에 있을지도 몰라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2화

    시도 때도 없이 간식을 꺼내 그녀에게 먹여줬다. 영화가 끝날 즈음, 하예진은 그가 챙겨준 음식으로 배부르게 먹고는 그를 보고 말했다. “이제 됐네요. 야식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예요. 또 산책하면서 소화라도 좀 시켜야겠어요.” 노동명이 일어나자 하예진과 보디가드가 그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 노동명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를 밀면서 호텔까지 걸어가. 산책하면서 소화 시키는 거지.” 하예진도 웃으며 말했다. “그러죠 뭐. 그런데 걸어가면 길을 못 찾을지도 몰라요. 길을 잘못 들면 우리 둘 다 강성의 길거리에서 하룻밤을 돌아다녀야 할 거예요. 저 원망하지 마요.” “그럴 리 없어.” 지금은 밤이 더욱 깊어졌다. 영화관을 나오니 거리의 떠들썩함은 사라지고 점점 고요해지고 있었다. 하예진은 노동명을 천천히 밀며 걸었다. 보디가드들은 두 사람 뒤에서 조용히 그들을 보호했다. 걷다 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동명 씨, 눈이 오네요. 빨리 차 타고 호텔로 돌아가요.” 어느 정도 걷자 하예진은 더 이상 배가 부르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오니 길이 미끄러워 운전하기 어려울까 걱정되었다. “그래.” 노동명은 아무런 이의 없이 그녀의 말을 따랐다. 그에게는 그녀의 말이 곧 정답이었다.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다. 이내 그들은 이내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주우빈은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다. 강일구는 주우빈과 함께 있었다. 하예진이 돌아오자 강일구는 방으로 돌아갔다. “우빈이 자고 있어?” 노동명은 방에 들어와 주우빈을 보았다. 아이가 깊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 이불을 살짝 덮어주며 말했다. “보일러 온도는 적당하면 돼, 너무 높일 필요 없어. 우빈이가 땀을 흘리고 있잖아.” 아이는 더우면 이불을 걷어차는 버릇이 있었다. 하예진은 온도를 조금 낮췄다. 노동명은 주우빈의 땀을 닦아주고 이불을 살짝 걷어내 더 덥지 않게 했다. 노동명의 행동을 보며 하예진의 눈에는 애틋함이 가득했다. 그는 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1화

    노동명은 남들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그녀의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 손등에 한 번, 손바닥에 한번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하예진은 다급하게 손을 뺐다. 그녀의 얼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영화관 안은 어두웠고 아무도 그녀를 주시하지 않아 그녀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동명 씨, 진지하게 좀 굴어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그를 꾸짖었다. 노동명은 늘 거칠고 대범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비쳤으며 성격도 시원시원했다. 그런 그가 애교를 부리기 시작하면 그녀의 얼굴은 빨개졌다. 그녀는 그의 앞에서 마치 어린 소녀처럼 변했다. 하예정은 언니가 두 번째 사춘기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명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알았어. 진지해질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예진아, 앞으로 네가 휴식을 원할 때,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서 바람을 좀 쐬고 싶다면 나에게 말만 해줘. 아무리 바빠도 내 손에 있는 일을 내려놓고 너와 함께 나갈 수 있어. 일도 중요하지만 너의 행복이 더 중요해. 나는 돈도 충분히 있어. 예전에 번 돈이 너무 많아서 다 쓰지도 못했어. 지금 일을 하는 건 그냥 시간을 보내고 약간의 용돈을 버는 정도야. 나에게는 너와 우빈의 행복이 가장 중요해.” 하예진은 그를 꾸짖듯 말했다. “동명 씨가 말하는 약간의 용돈은 다른 사람들이 평생을 바쳐도 못 버는 금액이에요. 동명 씨, 일부러 자랑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이 하예진이 식당을 운영하며 매출이 좋아 월 순이익이 꽤 높다고 하더라도 그가 버는 돈에 비하면 그녀의 이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에잇, 비교하니까 열 받네.’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까지 일하며 온 힘을 다해야 그 정도 돈을 벌 수 있다. 일반 직장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노동명이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젊은 시절 고생하며 노력한 결과다. 노동명은 업계에서 십여 년을 뛰어다니며 오늘의 성과를 이루었다. 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10화

    우빈은 새 장난감을 들고 호텔로 돌아가 놀고 싶었다.아직 강성의 밤 구경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하예진이 아들에게 말을 건넸다.“우빈아, 일구 삼촌과 함께 호텔로 돌아가서 놀아달라고 할래? 엄마랑 아저씨랑 좀 더 돌아다니다가 돌아갈게.”우빈은 생각해 보더니 대답했다.하여 강일구는 우빈을 데리고 호텔로 돌아갔다.하예진은 노동명을 밀고 계속 돌아다녔다. 이는 두 사람만의 데이트나 다름없다.“동명 씨, 우리 영화 보러 갈까요? 이 근처에 큰 영화관이 있거든요. 저는 거의 매일 그 영화관 입구를 지나다녔는데도 영화를 보러 갈 시간이 없었어요.”노동명이 간절히 원하던 바였다.그는 즉시 경호원에게 먼저 영화표를 사라고 지시했고 그와 하예진은 천천히 걸어갔다.십여 분 후, 두 사람은 영화관 입구에 도착했다.경호원은 표를 끊고 간식도 사 놓고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간식을 먹으면 심심하지 않을 것이다.두 사람은 단지 영화를 보고 싶을 뿐이고 구매한 표도 곧 시작하게 된다.영화관 입구에서 잠시 기다리면 곧 들어갈 수 있었다.노동명은 휠체어를 타지 않고 한 손으로 경호원의 어깨를 잡고 나머지 한 손은 하예진이 부축하여 들어갔다.자리에 앉은 노동명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들 주변에는 아직 아무도 없었다.그와 하예진, 그리고 몇 명의 경호원들이 두 사람 주위에 흩어져 있었다. 경호원들은 그들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보호하고 있었다.“영화관에 와서 영화를 본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어.”노동명은 자리에 앉은 뒤 감개무량하게 한마디 했다.하예진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저도 몇 년 됐어요.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온 적 없어요.”결혼한 뒤로 영화를 보기는커녕 주형인은 그녀와 함께 쇼핑하는 것조차 점점 더 짜증을 냈다.그는 하예진이 물건을 살 때 항상 물건을 이리저리 비교하여 싼 물건을 고르는 모습을 싫어했다.하예진은 그때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배속의 태아를 돌봐야 했다. 저축한 돈은 모두 신혼집을 꾸미는 데 썼기에 돈 가방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9화

    하예진은 아들의 이마를 톡 쳤다.“뭐라고 한 거야?”우빈은 하예진이 때린 곳을 만지며 노동명에게 말했다.“아저씨, 엄마가 절 아프게 때렸어요. ‘호’ 해주세요.”노동명은 재빨리 불어주고는 다시 어루만져주며 하예진을 나무랐다.“예진아, 우빈 이마를 자꾸 치지 마. 똑똑한 애가 멍청해지면 어떡해.”“똑똑하면 똑똑하고 멍청하면 멍청한 아이인 거예요. 제가 몇 번 쳤다고 멍청해지는 건 아니거든요. 멍청한 건 녀석이 원래 멍청한 아이였기 때문이에요.”“우리 우빈은 똑똑하거든 멍청하지 않는단 말이야.”우빈은 하예진에게 혀를 내밀고는 얼른 노동명의 품으로 쏙 들어갔다.노동명 아저씨가 그를 보호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우빈을 아껴주던 노동명은 결국 우빈을 데리고 장난감 가게에 들어갔다.가게에 들어간 우빈은 노동명 품으로부터 바닥에 미끄러져 내려와 먼저 몇 권의 유아용 스케치북을 가져와서 하예진의 앞에서 귀여운 얼굴을 들고 물었다.“엄마, 이거요. 저 장난감을 더 사도 돼요?”노동명이 녀석에게 장난감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녀석은 엄마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만약 하예진이 그에게 새 장난감을 사지 말라고 고집한다면 그도 사지 않을 것이다.하예진이 대답했다.“하나만 사.”우빈이가 대답했다.“네.”우빈은 장난감 몇 개 더 사려고 했지만, 하예진이 한 가지만 살 수 있다고 하니 하나만 사는 수밖에!녀석은 얼른 가서 그의 장난감을 고르고 있었다.노동명은 우빈이가 여러 장난감을 어루만지며 전부 가지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더니 고개를 돌려 사랑하는 여인에게 말을 건넸다.“우빈이 좋아하는 건 다 사자. 내가 선물로 사줄게.”“동명 씨, 너무 아이 뜻에만 따르면 안 돼요. 한 가지만 고르게 해요. 장난감도 가지고 왔던데.”그러나 하예진은 아들에게 장난감 하나만 사주겠다고 고집했다.노동명은 어쩔 수 없이 하예진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그는 우빈이가 원하는 것을 전부 사서 우빈에게 주고 싶었다.“우빈은 너무 많은 사람이 사랑해주고 아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8화

    “엄마, 하나만 사줘요. 네?”우빈은 계속해서 졸라댔다.“안 돼. 장난감을 사도 여기저기 쌓여 있을 텐데. 네가 놀다가도 정리하지 않으면 엄마가 대신 치워야 하잖아.”“엄마, 제가 다 치울게요. 앞으로 다 치울게요.”우빈도 스스로 정리하고 있었다. 다만 가끔 치우지 않을 때도 있었을 뿐이다.“장난감을 가지고 왔잖아.”하예진은 우빈에게 장난감을 너무 많이 사주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그 이유는 녀석이 장난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우빈은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댔다.“새 장난감 사고 싶어요. 제가 새것 사 가서 동생에게 줄게요.”“그 동생은 아직 어려서 못 놀아.”“그럼, 스케치북을 사줘요. 글씨를 쓰고 숫자도 적으면서 놀래요. 네?”우빈이는 한발 물러서서 스케치북이라고 사고 싶었다.그 장난감 가게에는 연필들과 책들도 많았다.우빈은 그 가게를 다 돌아본 후에야 엄마를 찾으러 돌아와서 사달라고 졸랐다.강일구는 우빈이가 좋아하는 것을 사준다고 했지만, 녀석은 감히 받지는 못하고 하예진의 뜻을 물어보려고 했다.하예진은 항상 우빈의 장난감이 너무 많아서 두 번째 장난감 방도 가득 찼다고 잔소리했다.우빈은 장난감을 매우 사랑했다. 어떤 장난감은 실수로 망가져도 엄마가 버리겠다고 하면 아까워서 버리지 못했다.하예진이 쓰레기통에 버리면 녀석은 전부 도로 주워왔다.“스케치북은 사줄게.”우빈은 금세 원숭이처럼 노동명의 허벅지에 올라가 자신을 안아달라고 요구했다.그리고 하에진이 그들을 밀고 앞으로 가게 했다.“엄마, 그럼 우리 스케치북 사러 가요.”가게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녀석이 원하는 것을 전부 이룰 수 있었다.우빈은 여러 대의 큰 장난감 차와 강아지 인형이 갖고 싶었다.정말 탐나는 장난감이었다!그는 엄청 좋아했다.“스케치북만 사. 이따가 돌아오면 그림도 그려.”하예진은 그녀의 아들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모를 리가 있겠는가!그녀는 손을 뻗어 아들의 이마를 콕 찔렀다.“엄마가 네 곁에 없었는데 유치원에서 돌아와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007화

    노동명은 다정하게 말했다.“널 위해서 늘 재활을 꾸준히 하고 있어. 회사 일은 특히 중요할 때만 나가서 처리하거든. 우리 형도 도와줘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노동명은 그윽한 눈빛으로 말을 건넸다.“예진아, 만약 네가 없었다면 난 정말로 재활을 포기하고 자포자기하면서 평생 일어나지 못했을 거야.”“바보.”“아니거든. 난 단지 너와 우빈을 너무너무 사랑했을 뿐이야. 남들은 네가 이혼한 여자라고 말하고 있어. 내가 널 알게 되었을 때에도 넌 뚱뚱하고 못생겼는데 내가 왜 널 좋아하게 되었는지 몰라... 근데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나도 그 이유를 찾고 싶지도 않아. 아마 너의 강인함과 감히 자신을 개변시키는 그 능력에 매료되었을지도 모르지. 난 우빈이가 너무 사랑스러워. 사실 난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느껴져서 안 좋아하거든. 근데 처음으로 우빈을 보자마자 좋아하게 되었다.”“저도 알아요. 저도 제 아들 덕을 봤죠.”노동명은 우빈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빈의 엄마, 즉 하예진에게 조금 더 많은 관심과 포용력을 갖게 되었다.그러다가 접촉 횟수가 많아졌고 함께 지내다 보니 서로 정이 들었다.“우빈이가 우리 두 사람 중매를 선 거나 다름없어.”노동명은 헤벌쭉 웃었다.“태윤이도 마찬가지야. 태윤 때문이 아니었다면 널 알지도 못했을걸. 예진아, 네가 강성에서 일을 마치면 나랑 결혼하는 건 어때?”하예진의 대답이 떨어지기도 전에 노동명이 계속하게 말했다.“내가 정상적으로 걷지 못해도 난 결혼하고 싶어. 난 이미 스스로 설 수 있어. 그리고 몇 걸음 정도는 앞으로 걸을 수 있게 됐고. 1년이란 시간을 더 주면 분명 정상적으로 걸어 다닐 수 있을 거야. 근데 난 그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아.”노동명은 지금 36세이고, 2년만 더 기다리면 38세까지 될 것이다.곧 있으면 마흔이 된다.하예진은 속으로 흐뭇해하며 대답했다.“좋아요. 저야 지금 당장이라도 동명 씨와 혼인 신고를 할 수 있어요. 근데 동명 씨가 원하지 않잖아요.”노동명은 자신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