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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하지만 신유리는 여전히 송지음을 과소평가했다.

점심시간, 그녀는 사무실 입구에 나타나 노트북을 들고 있었다.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올라 울었던 흔적이 보였다.

그녀는 신유리 앞에 나타나더니 심한 콧소리로 말했다.

"유리 언니, 미안해요, 점심때 제가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어요."

신유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눈을 들어 송지음을 바라보자, 진심다워 보였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저는 그냥 나중에 실수라도 할까 봐 미리 회장님 취향을 알고 싶어했을 뿐이에요."

그녀의 태도와 변명은 늘 완벽했다. 게다가 점심시간이라 대부분 직원이 사무실에 있어 신유리도 뭐라 하기 애매했다.

신유리는 차라리 송지음을 데리고 바깥 베란다로 나갔다.

베란다에서 송지음은 열심히 신유리의 말을 듣고 있었다.

신유리의 마음속에는 별다른 파장이 없었다.

무슨 얘기긴!

오랜 시간을 들여 알아낸 서준혁 부모의 취향을 휴식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송지음은 그걸 쪽쪽 빨아먹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신유리는 홀가분했다.

신유리는 마지막 한 가지를 말하고는 휴대전화를 보더니 돌아가려 했다.

"출근 시간이야. "

"유리 언니."

송지음은 수첩을 끌어안고 부드럽게 그녀를 불렀다.

"언니…. "그녀는 망설이다가 말을 잇지 못했다.

신유리는 잘 알고 있다. 송지음은 서준혁 부모의 취향을 어떻게 그토록 자세하게 알아냈는지 묻고 싶은 것이었다.

자신을 깊게 들여다보려는 송지음의 시선에 신유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표님 알려준 게 아니야."

송지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수첩을 들고 떠났다.

신유리는 베란다에 잠시 서 있었다.

베란다에 외벽 유리를 사이에 두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차들을 바라보며 신유리의 눈동자는 아주 평온했다.

서준혁 부모의 취향은 확실히 서준혁이 그녀에게 알려준 것이 아니다.

예전의 서준혁은 화인의 일에 전념하느라 집안과의 관계가 매우 안 좋았다.

그땐 그녀는 어리석게도 자신이 그의 부모님께 잘 보이면 부모로서 아들을 도와줄 줄 알았다.

두 분의 취향도 갖은 비난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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