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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이신은 전시회를 보는 사람이 신유리일 거라고 예상 못 했다. “아트 디렉에 이렇게 관심 있는 줄 몰랐네요.”

신유리는 웃으며 말한다. “우연히 와 봤어요.”

“마침 내가 책임진 전시회에 오다니.” 이신은 신유리 등귀에 걸려있는 작품을 가리키며 말한다. “오늘 오픈 1일차인데 첫 번째 관객이시네요. 이 그림 위치를 바꾸려고 폐관해요.”

신유리는 이신이 가리킨 방향을 쳐다봤지만 딱히 문제가 될 만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여기서 뭘 더 바꾸죠?”

“빛이요, 다양한 빛이 작품에 주는 감정들이 다 다르거든요.”

“사물에도 감정이 있어요?” 신유리는 이 말만 계속 중얼거렸다. 이신의 관점이 매우 흥미로웠지만 작업을 방해하기 싫어 나가려는데 그가 불러 세웠다.

“계속 보고 있어도 돼요. 난 여기만 바꾸면 되니까.”

신유리는 전시회를 한 번 더 돌아봤다. 이신이 위치를 바꾼 작품을 보고 아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미묘했다.

전시회에서 나갈 때즘 이미 7시가 넘었다. 시간이 늦어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핸드폰을 봤지만 서준혁은 연락이 없었다. 아마 어디 갔는지 신경조차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신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속눈썹을 부르르 떨고 핸드폰을 가방에 넣으면서 감정을 추슬렀다.

“어디서 지내요? 데려다줄게요.” 딴 생각을 할 때 이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유리는 이신에게 폐가 될까 봐 택시 타고 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곳은 택시 잡기 힘들어요.”

이신은 기어코 신유리를 호텔까지 데려다줬다. 신유리는 밥 한번 먹자고 했지만 이신이 다음 일정이 있어 나중으로 미뤘다.

차에서 내리자 주현이 다른 차에서 내리는 것을 목격했다. 물론 서준혁이 주현의 뒤를 따랐다.

주현은 여기서 신유리를 마주칠지 몰랐다. “신 비서님 간도 크시지, 대표님 앞에서 땡땡이도 치고.”

서준혁이 신유리의 곁을 지날 때 차갑게 스쳐보고 그대로 지나갔다.

신유리는 차 옆에서 오래도록 서있었다. 이신이 헛기침을 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신은 운전대를 잡고 그녀를 바라보다 입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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